[기고] 중대재해 조짐을 감지하는 스마트 안전기술

일터에서 살아있다는 것이 운이 아니라 치열한 예방의 결과이기를

소설가 김훈 선생의 근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집필실을 나와 시민집회 현장에서 ‘산업재해에서 인명을 구하라’고 절절히 호소한다. 젊은 생명을 덧없이 앗아가던 일련의 일터에서의 재해를 지켜보던 원로 작가는 어느 인터뷰에서 담담한 분노를 담아 말했다. ‘살아있다는 것에 아무런 필연성이 없고 목숨의 근거가 오직 재수라는 것은 허무하고 슬픈 일이라고’. 사회 운동가로서 그의 모습은 다소 낯설어도 그의 힘 있는 필치처럼 생명의 소중함을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큰 울림이 있었다.

산업현장의 안전을 말할 때 수없이 인용되는 하인리히의 법칙, 다시 말해 1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하기 전에는 29건의 경미한 재해와 300건의 부상을 당할뻔한 사고가 있었다는 통계적 발견의 가장 중요한 교훈은 바로 사고징후 포착과 예방이다. K-water가 담당하는 물관리의 영역 역시 안전을 위협하는 조짐을 빠르게 읽고 즉시 개선하는 것이 관건이다.

수도권의 젖줄인 한강유역에서 K-water는 소양강댐과 같은 다목적댐은 물론 상수도 시설, 경인 아라뱃길 등 국민안전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인프라를 운영하고 건설하고 있다. K-water는 국가 경쟁력의 바탕이자 국민복지 수준을 결정하는 물 인프라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건설 현장의 근로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업장별 위험의 특성에 맞추어 설계된 스마트 안전기술 도입이 K-water의 재해 근절의지를 실현하는데 든든한 조력이 되고 있다.

소양강댐, 평화의댐 같은 대규모 수자원시설에는 스마트 댐 안전관리를 적용한다. 예전처럼 사람이 댐체 벽면을 타고 직접 균열 등 안전상태를 점검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공중·수중 드론,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드론을 활용한 안전점검으로 과거 인력위주로 진행하던 방식 대비 점검시간이 90% 단축되었고, 결측률도 대폭 감소하였다. 장기적으로는 “스마트 댐 안전관리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여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으로 영상정보를 분석하고 안전에 이상징후가 감지될 경우 조기 경보를 통해 위기대응 능력을 높일 계획이다.

한편, 스마트 안전장비 도입으로 건설현장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작업자의 IOT 헬멧에 부착된 스마트 위치태그(비콘)를 통해 원격으로 위험구간 출입감시 및 위치파악이 가능하며, 액션캠 및 LTE 무전기를 활용해 현장의 실시간 영상을 전송하는 방식으로 관리자와 소통한다. 또한 환경 계측기를 활용해 작업환경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이상 시 자동경보가 발령되어 작업자의 대피를 돕는다. 현장에 설치된 건설안전지킴이(이동형 CCTV)는 작업환경에 대한 이상 유무를 사전 감지, 양방향 통신을 통해 근로자에게 작업중지 등을 지시한다. VR(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안전사고 사례를 직접 체험하는 교육을 운영하여 직원은 물론 협력사 근로자에게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예견된 위험이라면 절반은 피할 수 있다”는 말처럼 안전에서 예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K-water 역시 임직원 모두 경각심을 갖고 재해의 선제 예방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OC 디지털화와 스마트 안전기술을 적기에 정착하여 국민과 산업현장 근로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황영진 K-water 한강유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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