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비대면 설 연휴에 노인 음주 주의보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주연 원장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정부의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조치 연장으로 올해 설연휴는 본가나 친척 집 방문이 어려워졌다. 일각에선 가족이 찾아오지 못해 아쉽고 헛헛한 마음을 술로 달래는 노인이 늘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 절반 이상이 올해 설엔 고향에 가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취업포털 사람인이 발표한 코로나시대의 설연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연휴 고향 방문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63.4%였다. 지난해 추석(57.7%) 명절보다 무려 5.7%나 높은 수치다. 이번 설연휴는 오랜만에 가족을 만날 수 있는 명절을 손꼽아 기다리던 어르신들에게 허탈감과 무료함 등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특히 평소 음주를 즐기던 어르신들은 갑작스러운 연휴의 공백과 무료함을 술로 해소할 가능성이 크다. 어르신은 젊은 성인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빨리 취할 뿐 아니라 술을 깨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나이가 들수록 체내에 근육량과 수분이 부족해지고 알코올 분해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어릇힌이 술에 취하면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등 여러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다. 어르신의 경우 음주 사고가 발생하면 뇌출혈이나 골절과 같은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 혼자 사는 어르신들은 주변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 목숨을 위협하는 위급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5월 여수에서 술에 취해 자택 마당에 넘어져 있던 70대 어르신이 마을 주민에게 발견돼 응급 이송됐다. 6월에는 인천에서 70대 어르신이 만취해 도로 위에 쓰러져 누워있다 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혼자 사는 어르신은 술에 더욱 의존하기 쉽다는 문제점도 있다. 사별이나 이혼, 자녀의 독립 등으로 홀로 사는 어르신은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술로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혼자 사는 어르신은 자제시킬 상대가 없어 음주량과 빈도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명절은 어느 때보다도 코로나 19로 인해 더욱 고립이 심화하고 있는 혼자 사는 어르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무엇보다 노화로 신체 기능이 떨어진 어르신들은 적은 양의 음주로도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번 명절에는 고향 방문이 어려운 만큼 메시지나 통화를 자주 하며 부모님의 건강과 안부를 챙기길 바란다. 박주연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자주 피곤하고 몸이 무겁다면, 갑상선질환 '의심'

겨울철 추운 날씨 탓에 감기로 넘기고 지나치는 질환 중 하나는 갑상선질환이다. 갑상선질환은 보통 30대 이상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증상이 확연하게 눈에 띄지 않아 적절한 검사와 치료가 늦어지는 질환인만큼 평소 유의해야 한다. ■갑상선 호르몬 낮거나 부족 시 발생 암이나 염증을 제외한 갑상선질환은 목의 앞 부분에 위치한 나비모양의 갑상선 기관에서 생성되는 갑상선호르몬의 기능적 문제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으로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나눌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이 정상보다 낮거나 결핍된 상태일 때를 일컫고, 반대로 갑상선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될 경우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구분한다. 두 질환은 갑상선 호르몬의 기능적 문제가 원인이다. 이에 따라 기분, 체중, 여성의 생리주기 등에 영향을 준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온몸의 대사 기능 저하로 심장 박동수가 감소하고, 쉽게 피로하며, 손발이 잘 붓는다. 또 식욕이 없어 잘 먹지 않는데도 체중이 증가하며 특히 추위를 많이 느끼고, 피부가 건조함을 느낄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은 호르몬 대사가 활발하게 돼 가만히 있어도 심장이 빨리 뛴다. 신경이 예민해지며 몸속 에너지가 많아 식욕이 늘지만 먹는 양에 비해 체중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또 땀이 많아지고 더위를 많이 느끼며, 여성은 생리 양에도 변화를 느낄 수 있다. ■30대 여성 정기검진 중요, 가족력 있거나 추위 많이 타면 진단 필수 갑상선질환은 보통 30대 이상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초기에는 거의 자각증상을 느끼기 어려워 질환을 방치하기가 쉽다. 문제는 갑상선 질환은 자가면역질환이나 뇌하수체 종양이 원인이 되기도 해 방치 시 심장 질환이나 동맥경화증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목 주변에 무언가 만져지거나 목 앞에 부분이 눈에 띄게 부어 오를 때는 갑상선 질환이 많이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30대 이상의 여성이라면 정기적 검진으로 갑상선호르몬 기능의 상태를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 겨울철 추위를 타는 것은 당연하지만 유독 갑작스럽게 추위를 많이 느끼거나, 몸이 자주 피곤하다면 갑상선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타인에 비해 추위를 많이 느끼고 자주 무기력해진다면 내분비내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안철민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 건강증진의원 원장은 갑상선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주3회 이상의 꾸준한 운동으로 면역력을 키우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자연기자

발바닥 붓거나 뒤꿈치 통증... '아킬레스건염' 환자 증가

걷고 뛰는 역할을 담당하는 아킬레스건염을 앓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아킬레스 힘줄염(건염)을 앓는 환자 수는 2015년 약 13만 명에서 2019년 15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킬레스건은 발뒤꿈치에 붙어 있는 힘줄로, 서 있을 때 앞으로 넘어지지 않도록 지탱해주고 보행 시 앞으로 나가는 추진력을 준다. 우리 몸에서 가장 힘이 세고 굵은 힘줄인 아킬레스건은 걷고 뛰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부상이나 안전사고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특히 방향전환이 많은 무리한 운동, 하이힐, 플렛슈즈 등 발이 불편한 신발 착용, 축구, 달리기 등 발목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을 할 경우 유발돼 젊층에서 많이 앓고 있다. 권오룡 연세스타병원 병원장은 아킬레스건염의 증상은 발바닥이 붓거나, 뒤꿈치 뼈 부분의 통증 또는 열감 등으로 나타난다며 엎드린 자세로 종아리를 누를 때 발목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아킬레스건이 파열된 것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킬레스건염은 발뒤꿈치와 발목 뒤쪽에 부분의 손상으로 나뉜다. 특히 미부착부인 발목 뒤쪽 부분은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는 부위로 힘이 집중돼 발뒤꿈치의 손상보다 발생률이 높다. 이어 아킬레스건의 손상을 예방하려면 운동 전후 스트레칭을 잘해줘야 한다며 과격한 방향 전환이나 운동은 자제하고, 높은 신발보다는 쿠션이 있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만약 발뒤꿈치의 통증이 있거나 발목에 힘이 안 들어간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빠르게 받아 악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자연기자

우울증·공황장애… 정신건강 체크하세요

우울증, 공황장애등 정신질환을자가검진하고 근처의 정신건강 기관과 약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국가 서비스가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정신건강 정보를 하나의 사이트에서 통합으로 볼 수 있는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서비스를 1일부터 시작했다. 이는 지난달 14일 발표된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온국민 마음건강 종합대책)의 하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자 믿을 수 있는 정신 건강 관련 정보를 제공하도록 한 것이다. 포털은 자가검진과 질환별 자가검진(17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포털 사용자들은 자가검진 결과에 따라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에 도움이 되는 위치기반 정신건강 관련 기관 검색, 약 정보 등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아동(만 611세)청소년(만 1117세)성인(만 18세 이상) 등 생애주기나 우울증공황장애 등 질환에 대한 자가 검진을 통해 인근 의료기관이나 약에 대한 정보 등을 안내받을 수 있다. 주요 질환에 대한 정보나 자주 하는 질문 등도 찾아볼 수 있다. 신뢰성과 유익성 등의 기준에 따라 국립정신건강센터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검증을 거친 정보가 제공된다. 염민섭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알기 쉽고 정확한 정신건강 정보를 통해 국민의 접근성을 확대하고, 자신과 가족의 정신건강을 스스로 지키는 효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과민성대장증후군] 시도 때도 없이 ‘부글부글’... 腸이 보내는 적신호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반복적인 하복부 통증과 잦은 설사로 병원을 찾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배가 아프고 설사하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다가, 또 증상이 감쪽같이 사라져 나은 듯하기를 반복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다. 최근 스트레스와 긴장감 등으로 과민성대장증후군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에 따르면, 100명 중 7~8명이 해당 질환을 호소한다. 큰 질병은 아니지만 불편함을 주고, 병이 아닌지 고민하게 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 장의 기능적 장애뚜렷한 원인은 없어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복통 혹은 복부 불편감을 특징으로 하는 복합적인 증후군이다. 장의 기능적 장애일 뿐 큰 병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 대장이 과민해져 대장의 운동이 지나치게 활발해져서 설사가 유발되거나 움직임이 급격히 감소한 경우 변비가 발생하며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기도 한다. 또 내장 민감도가 증가해 위장관 내 대변 또는 가스로 인한 복부 통증이나 불편감, 속쓰림, 전신피로, 두통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질환은 유전적인 요인, 스트레스 및 심리적인 요인, 기름진 음식이나 자극적인 맵고 짠 음식에 대한 개인적인 과민반응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어떤 환자 평일에는 증상이 심하다가 주말에는 증상이 없다고 한다. 평일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탓이다. 젊은 여성에게 잘 나타나며 수능을 보는 고교 수험생 등에게서도 나타난다. ■ 검사받아 다른 질병 확인, 스트레스 관리 중요 일상에 불편함이 지속될 때,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 필요한 검사는 기본적인 혈액검사, 대장내시경, 복부 초음파나 복부 CT 검사다. 장결핵, 염증성 장질환, 대장암 등 복통, 설사 및 변비를 유발할 수 있는 기질적인 질환이 없음을 확인해야 한다. 다른 중한 병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심리적인 안정만 해도 증상이 좋아질 수도 있다. 평소 심리적인 안정을 위한 스트레스 관리와 해소도 중요하다. 어떤 운동이든 매일 30분에서 1시간 이상 꾸준히 하는 게 좋다. 술, 담배는 과민성 환자라면 당연히 피해야 한다. 안철민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 건강증진의원 원장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증후군 즉, 생활습관 및 심리상태와 관련된 문제라며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꾸고 심리적 안정을 위한 정신과적 치료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 음식은 가려 먹고, 개인차가 있지만 유산균이 많이 포함된 음식이 도움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자연기자

[경기도약사회] ‘건강기능식품 vs 의약품’ 당신의 선택은

요즘 TV에는 전문가들이 나와서 질병을 설명하고, 치료법을 알려주면서 건강에 좋다는 식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왠지 나의 증상과 똑같아 그 제품을 섭취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채널을 돌리니 홈쇼핑에서 그 제품을 판매한다. 나도 곧 병이 나을 것 같다. 큰 기대와 함께 주문을 한다. 그런데 고개를 돌려보니 이렇게 산 제품들이 곳곳에 쌓여 있다. 우리 주위에 흔히 있는 풍경이다. 이런 일들은 건강기능식품의 유행과 맞춰서 일어난다. 얼마 전 크릴오일이 뜨다가 조용해지더니 요즘은 포스트바이오틱스가 계속 TV에 보인다. 전문가들의 말과 홈쇼핑 호스트의 말에 만병통치약으로 변하는 전 국민 필수 영양제가 되어버린다. SNS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은 일이 벌어진다. 우리가 건강을 위해 복용 또는 섭취하는 것에는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식품이 있다. 이것을 나누는 기준은 효능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다. 의약품은 국가가 정하는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증명된 것들이다. 건강기능식품은 효과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고 의약품에 상당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없지만, 인체에 도움되는 효과가 있는 식품이다. 식품은 건강과 생명을 유지하고자 섭취하는 것으로 근거와 효능이 아주 적은 것이다. 이런 구별의 시작이 내 건강을 지키는 순간이 될 수도 있다. 지방이 물에 잘 섞이게 해서 콜레스테롤을 낮춘다는 크릴오일은 어디에 속할까? 요즘 TV에서 가장 핫한 만병통치약같은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어디에 속할까? 모두 건강식품도 아니고 식품이다. 크릴오일, 포스트바이오틱스가 식품이라면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할 텐데 어떻게 치료제처럼 느껴지는 것일까? 건강기능식품과 식품은 질병치료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질병명을 표기할 수 없지만 어떤 기능이 있는지 표기할 수 있다.(식품은 기능표시가 금지돼 있었으나 곧 기능을 표기할 수 있게 할 예정) 고지혈증을 치료한다고 표기할 수 없지만,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에 대한 표현을 쓸 수 있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면 소비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콜레스테롤을 낮추니 고지혈증에 좋겠네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식품이 의약품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소비자는 더욱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제부터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회사들의 교묘한 마케팅을 이겨내고 내게 필요한 영양소를 찾기는 사실 쉽지 않다. 또 만성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섭취하는 이런 식품들은 내가 복용하는 약물의 효과를 줄이기도 하고, 높이기도 하고,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식품이라서 부작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자몽이 고지혈증약을 복용하는 사람에게 금기인 것처럼 장기간 약을 먹어야 하는 만성질환자들은 그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한다. 그래서 특히나 만성질환자들은 나와 내가 먹는 약에 대해 가장 잘 아는 단골약국 약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김진수 약사

[의학칼럼] 저도주(酒) 열풍 속, 낮아지는 도수↓ 늘어나는 주량↑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홈술 트렌드에 맞춰 주류업계가 알코올 도수를 낮춘 저도주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저도주의 경우 도수가 낮다고 방심하고 계속 마시다가는 과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한 주류업체가 자사 제품 대표 소주 알코올 도수를 16.9도에서 16.5도로 0.4도 낮추고 패키지 디자인도 바꿔 출시하기로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5월 또 다른 주류업체가 알코올 도수를 기존 17도에서 16.9도로 낮춘 지 불과 8개월 만이다. 독한 술로 알려진 위스키시장 역시 저도주 열풍은 마찬가지다. 한 유명 주류기업은 설명절을 앞두고 국내 최초로 32.5도의 저도주 위스키 선물세트를 출시한 바 있다. 주류업계의 저도주 마케팅 이면에는 코로나19로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 주류 트렌드인 홈술과 혼술이 반영돼 있다. 집에서 혼자 가볍게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음주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줄여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19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 내 코로나19 이후 유행하게 될 주류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홈(Home)술이 73.0%로 1위, 혼술이 54.7%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즐기는 술(18.7%), 가성비 좋은 술(12.0%), 소용량 패키지(9.7%), 마시기 편한 술(9.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저도주 마케팅은 술을 독하다고 생각하고 꺼리는 소비자에게 음주에 대한 심리적 접근성을 낮추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젊은 층이나 여성과 같은 가볍게 음주를 즐기려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지난 2005년 이후 월간 음주율 변화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후부터 남성의 음주 소비는 감소한 반면 여성의 음주 소비는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나라 음주실태를 보면 20대와 30대의 경우 저음주량이 높아진 반면 50대와 60대는 고음주량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 또한 지난 2000년 이래로 꾸준히 이어진 소주의 저도수화 영향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저도주는 음주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을 줄여 술에 대한 경각심을 무뎌지게 만든다. 아무리 알코올이 적게 든 술이라도 술은 그래도 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쉽게 취하지 않는다고 자주 마시다 보면 자연스레 횟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잘못된 음주 습관이나 음주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허성태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의학칼럼] ‘클릭만 하면 구매 가능한 술, 편안함에 술이 술술’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급증한 가운데 주류판매 규제가 완화되면서 비대면 주류판매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비대면 주류판매방식이 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류 온라인 판매는 국민건강이나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 그간 엄격한 기준으로 제한됐으나 주류법 개정으로 지난 2017년부터 전통주에 한해 온라인 판매가 허용됐으며 지난해는 모바일 앱을 통해 술을 주문ㆍ결제할 수 있는 스마트 오더가 가능해졌다. 최근 구독 경제가 확산하면서 매월 취향에 맞는 술을 집 앞으로 배송받는 주류구독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전통주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는 술담화는 지난해 6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배 이상, 구독자 수는 10배가량 늘었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최강 원장은 집 밖을 나가지 않아도 술을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음주에 대한 물리적ㆍ심리적 거리감이 줄고 있다며 주류 구매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 경우 쉽게 잦은 음주로 이어져 잘못된 음주 습관이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7월부터 완화된 주류규제 개선방안이 적용되면서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주류 가격이 음식 가격보다 낮은 경우에 한해서는 술을 함께 배달받을 수 있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강 원장 최 원장은 코로나19로 배달음식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주류도 배달이 가능해지자 반주로 술을 마시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며 하루 한두 잔 정도의 반주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반주도 결국 중독성 있는 술이므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술에 포함된 알코올은 마약과 같은 의존성 유발 물질이다.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습관적으로 반주를 한다면 내성이 생겨 점점 음주량이 늘어나게 되고 결국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대면 주류 판매가 활성화됨에 따라 미성년자의 주류 구매가 쉬워졌다는 문제도 있다. 실제로 2019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주류 구매 용이성이 남성 66.6%, 여성 65.7%로 나타났다. 2번 중 1번 이상은 청소년들이 술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최 원장은 비대면 주류 판매로 음주는 편리해졌지만 동시에 미성년자가 술을 구매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며 청소년 음주 문제를 심화시키고 알코올 관련 질환의 조기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다각적인 규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평균 13명이 술 때문에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음주로 인한 폐해가 심각한데 주류 구매에 대한 손쉬운 접근성이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며 술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할 정도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부디 국가와 개인 모두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의왕=임진흥기자

추울수록 더 기승 겨울 불청객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고온다습한 여름철 질병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노로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식중독은 낮은 기온에서 활발히 움직여 겨울철 더욱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매년 평균 52건 발생했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는 11월부터 봄까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월~3월 발생 빈도 높아 노로바이러스는 우리 위와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사계절 모두 문제가 되지만 주로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나타나는 빈도가 높다. 노로바이러스는 실제 60℃에서 30분간 가열해도 감염력을 유지하고, 영하 20℃에서도 죽지 않고 냉동 냉장상태로 감염력을 수년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물이나 식품 섭취 등으로 감염된다. 어패류 및 오염된 지하수가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전염성이 높아 호흡기를 통해 사람 간 전파 감염이 쉽고, 구토물에 의한 비말 감염 등 바이러스 환자의 직간접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가 있다. ■어린이, 노약자 등 탈수증상 동반도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평균 24~48시간 잠복기를 거친다. 잠복기가 지나면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와 같은 증상들이 나타난다. 이 증상은 보통 2시간에서 많게는 약 60시간 이상도 지속될 수가 있다. 오한, 발열, 두통 및 근육통과 같은 전반적인 신체증상을 동반할 수가 있고, 소아는 구토가, 성인은 설사가 주로 나타난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 일반적으로 2~3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치료될 수 있지만, 질환에 취약한 어린이, 노약자, 임산부의 경우엔 탈수증상이 동반된다. 합병증 위험도 커 입원치료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개인위생 철저히 해야 현재로서는 노로바이러스 백신이 없어 예방이 최선이다. 겨울철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함은 물론이고, 음식을 익혀 먹고, 물을 끓여 먹는 실천을 생활화해야 한다. 화장실 사용 후, 식사 전, 음식준비 전에 반드시 손을 씻고, 음식을 섭취할 때는 음식 재료의 중심부가 85℃ 이상이 되도록 속까지 충분히 익혀 먹도록 한다. 특히 굴, 조개와 같은 어패류나 수산물은 완전히 익혀 먹고, 오염되기 쉬운 지하수는 반드시 끓여 마셔야 한다. 안철민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회 건강증진의원 원장은 구토ㆍ설사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음식 조리를 삼가고, 증상이 회복된 후에도 2~3일간은 조리하지 않도록 한다고 당부했다. 정자연기자

[의학 칼럼] 그냥 부딪힌 것 뿐? 뇌진탕의 위험성

뇌진탕은 갑작스럽게 머리에 외상을 입고 의식장애를 포함한 뇌의 기능 이상을 나타내는 진단명이다. 꼭 직접적인 충격이 아니더라도 가속이나 감속으로 인해 머리가 흔들리는 경우에도 나타난다. 외상 당시 뇌출혈이 발생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으면, 의식이 없어지거나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뇌진탕은 외상 후 의식은 멀쩡하지만 지속적인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뇌 MRI나 CT 상으로는 이상소견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뇌진탕은 이후 수개월 동안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뇌진탕은 갑작스런 머리의 충격이나 움직임으로 두개골 내에 있는 뇌가 크게 흔들리면서 뇌 손상으로 여러 신경전달물질의 체계에 이상이 발생해 뇌의 기능적 손상이 유발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두통과 어지럼증이다. 그 외에도 구토나 집중력 저하, 이명, 기억력 저하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뇌진탕은 뇌 기능 이상에서 발생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휴식 등이 주요한 치료방법이며, 대개 2~4주 정도를 회복기간으로 잡는다. 일부 증상은 단기간에 호전될 수 있지만, 환자에 따라 증상이 몇 달씩 지속되기도 한다. 이 경우를 뇌진탕 후 증후군이라고 하는데 두통, 구토, 어지러움, 기억력 저하, 우울증, 과민, 불안 피로, 수면장애, 인지장애 등의 증상을 겪는다. 뇌진탕 환자의 15% 정도가 이러한 증상을 1년 이상 겪는다고 한다. 회복이 느린 경우 호르몬 검사를 통해 호르몬 보충요법을 시행하고, 인지장애가 지속되는 경우라면 신경심리검사 후 인지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휴식을 취할 때는 뇌 기능 회복을 위해 뇌를 쉬게 해야 한다. 때문에 휴대전화 사용이나 TV시청, 글쓰기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뇌진탕은 신경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등의 협진이 필요한 분야이다.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은 후 두통이나 어지럼증, 구토 증의 증세가 있다면 꼭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길 권한다. 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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