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학교성심병원은 지난 15일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 개소식을 갖고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보호자나 간병인이 입원환자 곁에 머물지 않고 환자의 간호서비스를 전문 간호인력이 제공하는 서비스다. 성심병원은 신경과, 내과계 환자들이 입원한 13병동에서 총 42병상 규모의 ·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을 조성했다. 모든 병상은 전동침대, 욕창방지기구, 낙상감지센서,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의료진 호출 벨 등을 갖췄다. 또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병지원인력 등 전문 간호인력이 24시간 상주하며 점차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유경호 병원장은 “전문 간호인력이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간호·간병서비스를 제공해 입원서비스 전반의 질 향상은 물론 환자의 간병비 부담을 줄여 보호자의 생활안정까지 도모하는 등 환자를 위한 대학병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설아기자
분당서울대병원이 2013년, 국내 최초로 오픈해 운영 중인 ‘통합신경계중환자실’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4일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한문구, 방재승 교수팀은 중증신경계질환 환자의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고, 환자 예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신경계 중증환자를 전담 치료하는 통합신경계중환자실의 운영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뇌와 척수에 발생하는 신경계질환은 질병이 발생하는 부위의 특성 상 중증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중증신경계질환 환자들은 오랜 시간 중환자실 집중치료를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사망률도 매우 높다.이로 인해 신경계질환에 특성화된 중환자실에서의 집중치료는 중증신경계질환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고 합병증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는 이미 30여 년 전부터 전담간호사와 전담의사가 집중치료를 전담하는 신경계중환자실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하지만 국내병원에는 이와 같은 신경계중환자실이 없는 실태며, 중증신경계질환 환자들이 내과계중환자실이나 외과계중환자실에서 비신경계질환 환자들과 같이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통합신경계중환자실에서 중증뇌신경질환을 집중 진료하는 전담 의료진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은 2013년, 국내 최초로 뇌신경병원을 개원하면서 신경외과와 신경과 중증환자를 위한 20병상 규모의 ‘통합신경계중환자실’을 오픈했고, 뇌신경센터 한문구, 방재승 교수팀은 오픈이전 일반중환자실과 비교하여 통합신경계중환자실의 치료 성과를 확인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통합신경계중환자실 개설 후 1년간 입원한 신경계질환 환자 915명과 개설 전 3년간 내과 및 외과계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신경계질환 환자 1천572명을 대상으로 중환자실 재원 중 사망률, 중환자실 입원기간, 호흡기 사용기간 등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통합신경계중환자실 운영을 통해 상대적 사망률을 7.3%에서 4.7%로 약 36% 줄일 수 있었다. 또한 신경계중환자 치료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 예측사망률과 실제사망률을 비교했다. 통합신경계중환자실에 입원한 915명 중 중증도가 높은 473명에 대해 각 질환의 중증 정도에 기초한 예측사망률(사망할 정도로 중증인 환자들의 사망률)이 26.1%로 산출됐지만, 통합신경계중환자실에서의 치료를 통해 실제사망률이 8.9%로 확인되면서, 예측된 사망률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었다. 평균 중환자실 입원기간은 6.6일에서 5.4일로 단축됐고, 인공호흡기 사용기간 역시 4.2일에서 3.1일로 줄일 수 있었다. 또한 질병 발생 후 6개월 후, 환자의 54%가 혼자서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회복을 보였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한문구 교수는 “첨단 감시 시스템과 치료 장비를 갖춘 통합신경계중환자실 안에서, 신경계중환자 치료에 대한 교육을 이수한 전담 의료진을 통해서 중증 환자들의 사망률을 외국의 신경계중환자실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 결과는 높은 진료 및 치료 수준을 필요로 하는 중환자진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수가, 좁은 공간,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통합신경계중환자실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국내 환경에 비추어 볼 때, 뇌신경계질환 중환자 치료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을 뿐 아니라 통합신경계중환자실 운영의 기초 임상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문구 교수는 “중증신경계질환 환자들의 사망률을 줄이고 예후를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특화된 중환자실 운영과 함께, 이를 운영하기 위한 전문 의료진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국내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통합신경계중환자실을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의료 당국의 적극적인 재정적 보조와 도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Journal of Intensive Care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성남=강현숙기자
식도암은 전 세계에서 암 사망률 순위 중 6위를 차지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식도는 음식이 지나다니는 길이라는 특성상 암이 자라나면서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이 동반되는데, 처음에는 고기 같은 고체 형태의 음식을 삼키기 힘겹다가 암이 더 진행되면 물조차 넘기기 어려워진다. 또한 식도의 잘 늘어나는 성질로 인해 암세포의 크기가 작을 경우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껴 병원을 찾은 후에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강검진 시 내시경 검사를 통해 식도를 관찰할 수는 있지만, 식도암 초기의 점막 변화는 눈에 잘 띄지 않아 이상 징후를 발견하기 쉽지 않다. 이처럼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고 일단 암세포가 발생하면 림프절을 통해 주변 장기 및 기관으로 빠르게 전이되는 탓에, 5년 생존율이 40%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예후가 나쁘다. 따라서 식도암의 위험인자를 밝혀 암을 조기에 발견할 확률을 높이고,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식도암은 크게 식도선암과 식도편평세포암으로 나뉘는데, 미국과 서유럽 등의 서양 환자 사이에서는 식도선암 발병률이 더 높다. 따라서 서양의 식도암 연구는 선암에 집중됐고, 그 결과 비만이 주요 위험인자임이 밝혀졌다. 반면 한국의 경우에는 식도암의 95% 이상이 편평세포암에 해당하며 서양에 비해 비만율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편평세포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체질량지수 등의 위험인자를 조사한 연구는 매우 드물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윤진·이동호 교수팀(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주관하는 건강검진 자료를 활용해, 40세 이상 한국인의 전수에 해당하는 838만8천256명의 의료 정보를 평균 8.7년간 추적 관찰해 체질량지수와 간수치가 식도편평세포암에 미치는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저체중(체질량지수 18.5Kg/m² 미만)인 사람은 정상체중군(18.5~23Kg/m²)에 비해 식도암 발생 확률이 40% 이상 높았으며, 간수치를 나타내는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GGT)가 40IU/L 이상인 경우 16IU/L 이하인 사람에 비해 식도암 발생 확률이 2.22배 높게 나타났다. 또한, 저체중이면서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가 40IU/L 이상인 경우에는 정상체중이면서 40IU/L 이하인 사람보다 위험도가 3.65배로 크게 높아졌음을 확인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윤진 교수는 “식도암 조기발견을 위한 지표가 전무한 상황에서, 표본집단이 아닌 약 840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구집단을 기반으로 한국형 식도암의 위험인자를 밝혀냈다”며 “이러한 연구결과가 도출된 만큼 저체중이거나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 수치가 높은 상황에 해당한다면 식도암 예방과 조기발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최 교수는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가 식도암 조기발견의 표지자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부각된 만큼, 다른 암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저체중에서 정상체중으로 회복했을 때 식도암의 발생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논문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5월호에 게재됐다. 성남=강현숙기자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인 안양 윌스기념병원(병원장 이동찬)이 최근 보건복지부 2주기 의료기관인증을 획득했다고 11일 밝혔다. 의료기관인증제도는 병원 내 환자의 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을 보건복지부에서 인증하는 제도로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자율 시행하며 조사기준을 달성한 의료기관에 대해 4년간 유효한 인증 마크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윌스기념병원은 지난 4월25일부터 28일까지 △환자 진료전달체계 △안전보장 활동 △지속적 질 향상 △감염관리 △안전한 시설 및 환경관리 등 13개 분야 549개의 2주기 인증 조사항목을 기준으로 병원 전 분야에 대한 현장조사를 수행했다.조사 결과, 환자의 안전과 양질의 의료서비스 수준 등 모든 기준을 충족하여 2013년 1주기 인증에 이어 2주기 인증을 획득했다. 이동찬 병원장은 “환자뿐 아니라 의료기관 종사자의 안전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요구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인증 기준을 준수하고 지속적인 질 향상 활동을 통해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양=양휘모기자
식욕이 왕성한데도 체중이 감소하거나 평소와 달리 더위를 참지 못하고 맥박이 빨라지며 두근거림을 느낀다면, 단순히 ‘여름 맞이 증상’으로 치부하면 안 된다. 특히 손 떨림, 대변 횟수 증가, 피로감과 불안감 등의 감정적 변화, 가슴 통증, 근력 약화로 인한 근육 마비 등을 겪는다면 질환 ‘갑상선 기능항진증’을 의심할 수 있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발병하는 원인 중 90% 이상은 그레이브스병이다. 혈액 속에 갑상선 세포를 자극해 호르몬 생성을 촉진하는 항체가 존재해 질환이 발병하는 것이다. 기타 원인으로는 갑상선결절에서 호르몬을 과다 생성하는 경우(중독선종)와 뇌하수체 종양 등이 있다. 증상은 혈액 속에 증가한 갑상선호르몬 때문에 전신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더위를 못 참고 땀이 많이 나면서 피로감을 느끼고 두근거림, 떨림, 신경과민, 불면, 체중감소 등이다. 여성은 월경 장애, 가려움증, 잦은 배변과 설사 등의 증상도 겪을 수 있다. 여름에는 이 같은 증상을 겪으면서도 계절 탓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2~2015년 건강보험 적용대상자 중 ‘갑상선 기능항진증’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이용한 진료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5년 전체 진료 인원 중 3분의 2가 30대~50대였다. 50대가 전체 진료인원의 22.9%(5만 3천 명), 40대 22.4%(5만 2천 명), 30대 20.9%(4만 8천 명) 순이었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자가면역질환의 특성상 젊은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40~50대 환자가 많은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이와 관련 의료계 전문가들은 20~30대에 발생한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누적 또는 병원 이용빈도가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되는 40대 이후가 20~30대보다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또 여성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진 자가면역 질환이다. 실제로 015년 성별 ‘갑상선 기능항진증’ 건강보험 진료현황에 따르면, 성별 비율을 고려한 인구 10만 명 당 진료인원은 여성이 667명으로 남성 259명 보다 2.6배(408명)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나라 통계에서도 4~8배가량 여성의 발생률이 높다.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와 방사성요오드, 갑상선 절제술 등이 있다. 거의 대부분 약물 치료로 시작, 부작용이 있거나 조절이 안 되는 경우 방사성요오드와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유전적 요인도 있으므로 가족 중 기능항진증이 많은 경우 갑상선 기능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스트레스 완화다. 자가면역성질환은 공통적으로 신체, 정신적 스트레스가 악화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의 규칙적인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갑상선에 좋다고 알려진 해조류와 요오드 보충제는 오히려 갑상선 기능항진증 환자에서는 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류설아기자
의료법인 용인병원유지재단(이사장 이효진)은 용인정신병원이 정신 의료 분야에선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정신사회재활 및 지역정신보건 협력기관’으로 지정됐다고 11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는 다양한 분야의 공공보건 향상을 위해 전 세계 전문 의료기관들 가운데 협력기관을 선정, 사업을 시행 및 지원하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의 정신보건 분야에서는 중국에 5개 기관, 일본에 1개의 협력기관이 지정돼 있다. 그동안 용인정신병원은 Family link(정신장애 가족강사 양성 프로그램), PEPS(조현병 환자 역량강화 프로그램), SDM(함께하는 의사결정 프로그램) 등 수많은 프로그램을 개발해 매년 전국의 정신보건전문가들을 교육하고 시행을 관리 감독해왔다. 이 밖에도 정신사회재활 프로그램의 개발과 교육, 공공정신보건 영역에서의 자살예방 사업, 국제학술 행사 등을 진행했다. 또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의 정신과 의사와 정신보건간호사들을 한국에 초청, 한 달 동안 공공정신보건 이론 및 실무에 대한 수련을 제공하는 ‘정신보건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매년 진행해 지금까지 총 85명의 해외 전문가가 자국의 정신보건 사업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년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학술대회를 열어 작년까지 총 15회의 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효진 이사장은 “46년간 정신보건을 올곧게 연구해 환우들의 조기 치료를 위해 노력한 결과 세계보건기구로부터 협력기관 지정을 받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국민정신건강 발전에 이바지 하겠다”고 말했다. 용인=강한수ㆍ송승윤기자
서울대병원 피부과 김규한 교수, 성형외과 최태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정재훈 교수팀이 공동으로 진행한 ‘소아혈관종 환자에 대한 대표적 약물치료제인 베타차단제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과 스테로이드(steroid)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한 연구 논문이 ‘미국의학협회 피부과학저널(JAMA Dermatology)‘ 홈페이지 최근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11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혈관종은 영아기(0~1세)와 유아기(1~6세)에서 흔히 나타나는 양성 종양 중 하나로, 비정상적인 혈관내피세포의 증식과 혈관생성에 의해 발생한다.출생 시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고, 희미한 점이나 모세혈관확장증(피부에 존재하는 혈관이 비정상적, 비가역적으로 늘어난 상태) 등의 형태로 보이다가 대개 생후 첫 2주 내에 나타나기 시작하며, 빠르게 자라는 증식기(생후 8~12개월)를 지나 수년 동안 퇴행기를 거치면서 서서히 크기가 줄어든다. 이처럼 자연히 치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거나 합병증이 생길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기도 한 질환이다. 크기가 작은 혈관종은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얼굴, 특히 눈 주위에서 눈을 가릴 경우, 혀나 후두에 생겨 기도를 막을 경우 등 위험한 부위에 생길 경우에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눈 주위에 생기는 혈관종의 유병율은 1~3%로, 이환된 환자의 약 60%에서 사시, 안구하구, 각막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치료가 필요하며, 치료 시 사용하는 대표적인 약물치료제가 바로 ‘스테로이드(steroid)’와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이다. 2010년대 이후 프로프라놀롤에 대한 단편적인 연구와 위약(placebo) 대조 임상시험은 다수 시행된 바 있으나, 프로프라놀롤과 스테로이드 두 약물을 비교한 임상시험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이에 서울대병원 피부과 김규한 교수, 성형외과 최태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정재훈 교수팀이 두 약물에 대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을 세계 최초로 성공적으로 시행하며 프로프라놀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총 34명의 소아혈관종 환아(9개월 이하)를 무작위 표본 추출해 스테로이드 치료군과 프로프라놀롤 치료군으로 나눠 16주간 약물 복용을 한 뒤 두 군 간의 유효성과 안전성 평가를 시행했다. 연구 결과, 프로프라놀롤 치료군의 치료반응률은 95.7%, 스테로이드 치료군의 치료반응률은 91.9%로, 소아혈관종 환아에서 프로프라놀롤의 치료효과가 스테로이드와 비교해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실제 통계적으로는 유의하지 않았지만 프로프라놀롤의 치료효과가 조금 더 좋게 나왔고, 안전성 면에서도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또한, 정확한 평가를 위해 치료 전 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으로 혈관종의 부피변화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연구결과의 객관성 또한 높였다.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정재훈 교수는 “혈관종에 대한 진료비가 매년 수십 억 이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초기의 적절한 치료가 부족한 경우에는 2차적인 치료에 진료비가 많이 소모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프로프라놀롤을 1차 약물 치료제로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앞으로도 소아혈관종 치료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약물 치료제의 용량 및 사용 기간 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소아혈관종 환아에서 1차 치료제로서 프로프라놀롤을 사용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프로프라놀롤과 스테로이드 두 약물치료에 대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을 세계 최초로 성공적으로 시행한 점을 인정받으며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인 ‘미국의학협회 피부과학저널(JAMA Dermatology)’ 홈페이지 최근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성남=강현숙기자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발표한 ‘2015년(7차)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 평가’에서 최우수 1등급을 획득했다. 심평원이 실시한 이번 평가는 위수술, 대장수술, 담낭수술, 고관절치환술, 슬관절치환술, 자궁적출술, 제왕절개술, 개두술, 전립선절제술, 갑상선수술, 유방수술, 척추수술, 견부수술 등 13개 수술에 대해 병원급 이상 전국 460여 개 기관을 대상으로 ▲항생제 투여시기 ▲항생제 선택 ▲투여기간 ▲환자관리 ▲기록률 등을 종합 평가고 그 결과를 공개한 것이다. 성빈센트병원은 대부분의 항목에서 만점에 가까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위수술 ▲대장수술 ▲자궁적출술 ▲제왕절개술 ▲전립선절제술 ▲갑상선수술 ▲견부수술에서 100점 만점의 성적을 거뒀다. 이에 종합점수 99점을 기록했다. 동일종별 평균 82.4점, 상급종합병원 평균 98.4점을 기록한 상태다. 관계자는 “그동안 환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가치로 두고 진료에 임해온 성빈센트병원이 이번 평가 결과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임을 대내외적으로 공고히 하게 됐다”고 의의를 밝혔다. 한편 심평원은 수술환자에 대한 적정한 항생제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2007년부터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류설아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윤혁 교수팀은 크론병 또는 궤양성 대장염을 앓는 국내 환자에게서 미세영양소인 비타민D, 아연 및 셀레늄 결핍이 얼마나 흔하게 나타나며, 어떤 경우에 결핍 위험도가 높은지 연구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염증성 장질환을 진단받은 8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비타민D, 아연, 셀레늄 혈청 농도를 측정하고, 이들 미세영양소 결핍의 위험인자를 분석했다.그 결과, 염증성 장질환 환자 중 89.2%에서 비타민D 결핍이 확인되었으며 특히 여성과 크론병이 비타민D 결핍의 위험인자로 나타났다.한편 혈청 아연과 셀레늄이 국내 정상 기준치 이하인 환자 비율은 각각 39.0%와 30.9%였으며, 40세 미만의 젊은 환자들은 아연이, 알부민 수치가 낮은 여성 환자는 셀레늄이 결핍되기 쉬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비타민D 혈청 농도를 성별과 나이가 유사한 건강대조군과 비교해 본 결과,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평균 혈장 비타민D 농도는 12.3 ng/ml로 나타나 건강대조군의 20.0 ng/ml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은 것을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한국인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서 비타민D, 아연, 및 셀레늄 결핍이 흔하게 나타날 뿐 아니라 이들 영양소 결핍이 질병 경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만큼, 미세영양소에 대한 모니터링과 적절한 보충이 요구되며 각각의 위험인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로 한국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비타민D를 비롯한 미세영양소의 결핍 정도와 위험인자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윤혁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에 관한 기존 연구는 주로 서구의 백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어 아시아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에 관한 정보는 부족한 실정이었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의 치료와 후속 연구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대한소화기학회가 발행하는 SCI(E)급 학술지 ‘장과 간’(Gut and liver) 5월호에 게재됐다. 성남=강현숙기자
뚱뚱한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충치 경험률이 20% 가까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저체중에 따른 영양결핍이 충치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적당히 살찐 사람이 오히려 더 오래 산다"와 통하는 또 다른 '비만의 역설'이다. 송인석(고대 안암병원)·박준범(서울성모병원) 치과 교수팀은 2008∼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만6천129명을 대상으로 비만과 치아우식증(충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구강 질병'(Oral Diseases)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조사 대상자를 저체중(18.5 미만), 정상체중(18.5 이상∼23 미만), 과체중(23 이상∼25 미만), 비만(25 이상)으로 분류했다. 또 체지방률(전체 체중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중) 기준으로도 4개 그룹으로 나눠 충치와의 상관관계를 살폈다. 이 결과 비만 그룹의 충치 경험률은 충치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변수를 모두 보정했을 때 저체중 그룹보다 20% 낮았다. 비만 그룹은 같은 조건에서 정상체중 그룹과 비교해서도 충치 경험률이 약 19%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과체중 그룹도 비만 그룹만큼은 아니지만, 저체중 그룹과 정상체중 그룹에 견줘 충치 경험률이 각각 13%, 12% 적었다. 이런 '비만의 역설'은 체지방률을 기준으로 한 충치 경험률 분석에서도 나타났다. 체지방률이 가장 높은 그룹의 충치 경험률은 체지방률이 가장 낮은 그룹보다 16%가 적다. 연구팀은 저체중인 사람에게 더 많이 생길 수 있는 영양결핍이 충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해석했다. 영양결핍이 입속의 침 분비기능을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침으로 인한 치아 세정작용이 덜해지면서 충치가 발생할 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송인석 교수는 "체근육량이 상대적으로 적으면 여러 질환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개념으로도 충치와 관련한 비만의 역설을 설명할 수 있다"면서 "다만, 향후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한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