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욕심쟁이 개

이솝우화에 ‘욕심쟁이 개’라는 제목의 우화가 있다. 욕심 많은 개가 지나가다 큰 고깃덩어리를 발견하고 혼자 몰래 먹기 위해 멀리 가던 중 다리를 건너다 물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또 다른 개가 고기를 물고 있는 것으로 착각해 그 고기를 뺏으려 으르렁거리며 짖는 바람에 물고 있던 고깃덩이를 떨어뜨렸다는 내용의 이야기다. 누구나 잘 아는 이야기이고 교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매우 짧고 우스운 이야기지만 때론 이러한 단순한 교훈도 잊어버리고 살아갈 때가 있다. 요즘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뉴스 중 김포시 서울 편입에 대한 사안에 이 우화를 대입해 본다. 김포시는 서울지하철 5호선 검단·김포연장 노선을 김포시 안으로 가져가기 위해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겠다는 강수를 뒀다. 인천시안과 김포시안으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각자의 주장으로 평행선을 긋고 있는 상황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안은 검단신도시와 불로동을 거쳐 김포 장기동으로 향하는 검단에 4개역을 만드는 노선인 반면 김포시안은 검단지역에 2개의 역만 만드는 노선이다. 마지막 인천 서구 불로역은 김포 감정동과 매우 인접해 있어 우리는 인천시안은 3.5역, 김포시안은 1.5역이라고 표현한다. 결국 검단지역에 두 개의 역을 더 두느냐 마느냐의 차이다. 더욱 냉정하게 보면 김포시는 두 개의 역을 거치는 동안 늘어나는 불과 몇 분도 안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아둔한 몸부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얼핏 생각하면 김포시가 역을 더 가져가느냐 마느냐의 싸움일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게 아니다. 서울5호선 연장사업은 2016년 총선에서 검단지역 후보가 공약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방화동 차량기지와 건설폐기물처리장을 이전하고 그 지역을 개발할 구상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의 계획을 알고 검단으로 노선을 연장하는 제안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와중에 김포골드라인의 문제점이 발생하자 지리적으로 김포 고촌지역을 지날 수밖에 없기에 김포시와 함께 힘을 모아 추진하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김포시의 현안을 함께 해결하자는 호의를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내 보따리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는 것과 도대체 무엇이 다른가. 건설폐기물처리장을 받겠다고 서울시에 구차하게 사정을 해도 안 통하니 이제는 광역소각시설, 수도권쓰레기매립지를 공물로 바칠 테니 서울 사람으로 해달란다. 이를 통해 50만 김포시민들이 몇 분의 시간 단축 외에 얻는 이익은 무엇인가. 김포골드라인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주려던 인천시와 서구 검단주민의 호의를 저버린 채 두 개의 역을 빼앗아 보겠다고 하기에는 잃는게 너무 많은 것 아닌가. 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다가는 5호선 연장 전체가 물 건너 갈 판이다. 고촌과 시네폴리스 그리고 장기동까지 연장하는 많은 것을 입에 물고 있음에도 가지지도 못할 남의 것을 뺏기 위해 그 많은 것을 내놓고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서울 편입 카드를 꺼내며 판을 키우고 있다. 과거 검단과 강화는 김포 행정구역이었다. 비록 경기도와 인천광역시로 분리됐지만 같은 생활권으로 묶여 있고 버스도 지하철도 같이 이용하는 같은 생활권에 지역공동체이며 행정공동체다. 김포와 검단은 상생을 꾀하며 행정력을 모아야 하는데 자꾸 입에 문 고기를 혼자 먹기 위해 멀리 떠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나치 독일로부터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낸 영국 처칠 총리의 말이 뇌리를 스친다. “돈을 잃는 것은 적게 잃는 것이다. 명예를 잃는 것은 크게 잃는 것이다. 그런데 용기를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5호선 연장이 물거품이 되면 물고 있던 고기도 강물에 떨어뜨리는 어리석은 이솝우화의 개와 다를 바 없다. 23만 검단시민과 50만 김포시민의 염원을 걸고 베팅하기엔 소득이 없는 도박이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도박을 멈추고 이웃인 300만 인천시민에게 악수를 청해 의리를 지키고 공동체의 협치를 통해 상생발전을 꾀하길 바란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자녀 교육의 유레카를 찾아라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는 복잡계 이론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얽히고설켜 있다. 이렇다 보니 학부모는 사교육비에 휘청이고, 학생들은 중도 퇴학과 학습 의욕 상실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으며, 교사들의 어려움은 서이초 교사 사례가 현장의 분위기다. 기업은 인재가 없어 난리고 청년들의 실업 문제는 이미 사회 문제화된 지 오래다. 특히 이공계 인력의 미스매치는 의대 광풍에서 보는 바와 같다. 사교육(학원)은 통계 수치를 들을 필요조차 없이 진부하다. 공교육은 생존의 더듬이가 발달된 사교육의 촉수에 비교우위를 잃은 지 오래다. 사교육과 공교육의 단순 비교는 불합리성이 있지만 공교육은 교육의 이상(理想)으로 먼 미래고, 사교육은 눈앞의 현실이기에 피부에 와 닿는다. 그렇다면 자녀 교육을 어떻게 해야 그들이 행복하고 더 나아가 국가경쟁력으로까지 이어질까. 가정에서부터 행복해야 가족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 그래서 프랑스 속담에 ‘가정은 국가의 심장’이라 하지 않았는가. 윤대현 서울대 교수의 ‘자녀들의 학업 성취와 유전적 요인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유전적 요인이 학업 성취에 70%의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자녀의 각기 다른 유전적 특성을 인정하고, 그들의 장점을 파악해 칭찬과 격려를 통해 긍정적으로 계발(啓發)시켜줘야 한다. 그러나 유전적 특성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환경에 반응해 내재한 새로운 소질이 강하게 활성화될 수 있다. 그래서 자녀의 관심과 하고 싶은 공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내 직업 사전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업의 종류는 1만2천145개고, 파생 직업을 포함하면 1만6천442개다. 선진국은 2만~3만개로 직업과 기능이 계속해서 분화되고 있다. 여기에서 교육의 방향성을 모색해 유레카를 찾아야 한다. 요즘 TV에 조명되는 연예인, 스포츠 스타 및 유명 전문가들은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설명하면서 “미녀와 함께하는 1시간은 1분 같고, 뜨거운 난로 위의 1분은 1시간 같다”고 말했다. 이는 소구력 있는 명언으로 인간(학생)의 심리와 정서를 잘 대변하고 있다. 맬컴 그래드웰은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에릭슨의 연구를 인용해 ‘1만시간의 법칙’을 제시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하루에 3시간씩 10년 동안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인데, 필자는 40여년의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이 이론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김영훈 연세대 교수가 쓴 ‘노력의 배신’도 그러한 점을 지적한다. 이 책의 내용은 자녀의 수학적 유전성을 무시한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필자는 현직에서 부모의 오도된 교육열과 대리만족으로 자녀 교육에 실패한 사례를 부지기수로 봐왔다. 이유는 단순하다. 의대 광풍에서 보듯 조율되지 않은 악기처럼 부모의 바람은 현실적이지 않은 유니콘과 같다. 적어도 현 대학입시제도하에서는 그렇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화재 예방의 필수불가결, 주택용 소방시설

지난 2021년 4월9일 오전 8시40분께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한 명이 사망한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다. 현장으로 즉시 달려가 보니 왕복 4차선 대로 바로 옆에 있는 1층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도착 당시 화재는 진압됐지만 침대에 소사 상태로 있는 여성 한 명이 있었다. 그런데 주택구조가 침대에서 내려와 바로 문만 열면 야외로 나올 수 있는 작은 주택이었기 때문에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주택화재 통계자료를 보면 최근 10년(2012~2021년)간 아파트와 기숙사를 제외한 주택에서의 화재는 전체 화재의 18% 정도인 데 비해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47%를 차지하고 있어 화재 발생 건수에 비해 화재 사망자가 2.5배 이상 높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연면적 1천㎡가 넘으면 화재감지기와 경보설비가 설치돼 있어 화재 초기에 화재를 감지해 경보를 울려주기 때문에 화재 초기부터 대피할 수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그러나 연면적이 1천㎡ 미만인 공동주택이나 단독주택의 경우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미리 알고 대피 및 초기 진압할 수 있는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된 것이 2012년이고 기존 주택은 2017년 2월까지 설치하도록 했으나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의 경우 설치되지 않은 곳이 다수인 것이 현실이다. 2020년 전국 기준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화재경보기) 설치율은 35.4%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화재 발생 시 제때 작동한 주택용 화재경보기와 소화기 덕에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줄이는 사례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수원남부소방서 관내의 경우를 보면 지난 2021년 12건, 2022년 2건의 화재에서 주택용 화재경보기가 작동해 초기 화재 인지와 인명 피해 감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일례로 2021년 9월19일 오전 4시30분께 다가구주택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3층에 있던 거주자가 경보음 소리를 듣고 119에 신고, 소화기로 초기 진화해 큰 피해 없이 화재를 진압할 수 있었다. 또 지난 7월2일에는 수원시 호매실동에 위치한 공동주택에서 에어컨 실외기 화재가 발생해 거실에서 쉬고 있던 거주자가 실외기실에서 보이는 연기와 불꽃을 목격하고 119에 신고함과 동시에 집에 비치된 소화기 1대를 사용해 초기 진화했다. 이처럼 주택용 소방시설은 화재 초기에 소방차보다 더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단독주택, 공동주택에 필수로 설치해야 하는 소화기와 주택용 화재경보기다. 소화기는 가구별·층별 1개 이상 설치해야 하고 주택용 화재경보기는 화재를 감지하면 경보음을 울려주는 장치로 구획된 실마다 설치해야 한다. 화재의 조기 발견이야말로 인명 피해 감소와 화재 진화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일교차가 커지고 기온이 낮아지면서 화기 사용이 늘어나는 계절이다.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안전의식을 가지고 소중한 내 가족과 이웃을 위해 꼭 설치해 주기를 당부드린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너도나도 불조심, 자나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너도나도 불조심 자나깨나 불조심’은 광복 이듬해인 1946년부터 사용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불조심 표어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희수(喜壽∙77세)가 됐지만 그 어느 표어보다 명확하고 정확한 의미를 품고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으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올해로 76주년을 맞이한 불조심 강조의 달은 1948년 11월 초부터 7일간을 불조심 강조 주간으로 지정해 운영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화재가 늘어나는 겨울철을 대비해 화재 예방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홍보 활동으로 1970년대부터는 불조심을 주제로 하는 표어와 포스터 공모전이 중앙부처는 물론 전국 각지의 소방서에서도 이뤄졌으며 현재까지도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소방의 날도 불조심 강조의 달인 11월에 속해 있는데 1973년 당시 체신부에서는 제10주년 소방의 날을 기념하는 액면가 10원짜리 우표를 발행하는 한편 1979년부터 1992년 사이에는 대통령 명의의 담배를 제작해 소방의 날에 전국 소방관들에게 하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과거부터 현재까지 겨울철 화재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대비하는 것은 실제 화재 발생 통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5년간 안성시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1천 473건인데 이 중 12월부터 2월까지 겨울철에 발생한 화재는 570건으로 전체 화재의 약 39%에 달하고 있다. 특히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41%인 만큼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고 경각심을 갖는다면 화재는 예방하고 막아낼 수 있다는 방증이 되는 셈이다. 안성소방서에서는 11월 한 달간 더욱 촘촘한 불조심 환경 조성을 목표로 시민 참여형 소방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관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불조심 포스터 공모전을 개최한다.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시설에는 불조심 강조의 달 현수막과 배너, 수상작 포스터를 게시한다. 장애인 등 화재 취약계층에 찾아가는 교육을 운영하고 한국119청소년단원들과 함께 안전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이유로 사형 선고를 받은 뒤 일본인 변호사의 수첩에 남긴 메모 중 ‘곡돌사신(曲突徙薪)’이라는 고사성어가 등장한다. 한서 곽장전편에 나오는 말로 ‘화근을 없앰으로써 재앙을 미리 막는다’는 뜻으로 이토 히로부미라는 화근을 제거해 동양의 평화를 지키고자 했던 안 의사의 굳은 의지가 담겨 있다. 안 의사의 결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도 나와 내 가족, 이웃의 안녕을 지키기 위해 올겨울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세심한 주의를 가져 주길 바란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이제 다시 영화’라고? 대종에 묻다

대종상영화제(이하 대종)가 경기도로 왔다. 얼마 전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렸다. 경기도가 새로운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될 것인가. 인구 1천만의 서울을 벗어나 1천400만명의 경기도민에게로 다가왔다. 그런 시도는 신선했고 주목 받을 만했다. 새로운 모험과 도전의 시작이다. 생각지 못한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대종의 잃어버린 명예와 권위, 그 열정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외면하는 세상에, 무관심한 대중에게, 미래의 영화인에게 ‘이제 다시 영화’라는데 대종상이 정말 달라질까. 국내에서 가장 역사 깊은 영화제의 영광을 되찾고자 과오와 실수 그리고 애정 어린 질타 속에 하나부터 열까지 싹 다 바꾸려 노력했다는데. 1970년대 청춘 문화를 투영시킨 영화 ‘별들의 고향’을 연출한 이장호 감독이 영화제 통합위원장을 맡아 그동안의 논란을 딛고 ‘대종상’이라는 브랜드의 위신을 새로 하겠다고 힘을 모았다. 그 시작이 공정성과 투명성, 그리고 참여성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그간 공정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던 심사제도의 개편이다. 대종상영화제는 늘 하던 그들만의 리그인 심사위원단도 국민참여형과 전문심사단으로 바꿨다. 후보작 응모 방식도 바꿨다고. 오랜 중병을 앓은 탓인지 역사만큼이나 영화제에 대한 신뢰도나 참여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대종은 한국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영화상 중 하나로 응당 그 신뢰를 인정받아 마땅하지만 크고 작은 구설에 휩싸이며 위상이 실추되고 국민의 관심이 헤어질 결심을 한 상태였다. 명성은 오래됐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신뢰가 쌓이기까지 오랜 세월과 믿음, 그리고 결과가 필요하다. 한 편의 영화가 탄생하기까지 수많은 영화인들과 관객, 배우, 스태프들의 수고가 있다. 오늘 만나는 작품이 한국 영화의 내일이다. 10만 영화인의 축제라고 하는데 한 해 200여편이 제작되는 현실에서 26편의 출품작으론 깊이나 넓이의 한계가 있었다. 그런가 하면 수상자들의 불참은 옥에 티라고 하기엔 너무 컸다. 영화제에서 느끼는 감동은 구성과 연출의 디테일에 달려 있는데 대종이 남녀노소를 품는 영화에서 보여주는 도전정신을 보여주고 있는가. 필자는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광이다. 학창 시절부터 일주일에 평균 한두 편의 영화를 봐 왔다. 영화를 보며 먹는 팝콘과 탄산음료는 가장 해피한 시네마천국으로 이끌었다. 영화만큼 드라마틱한 종합예술도 드물 것이다. 영화는 19세기의 사진과 20세기를 잇는 우리 시대 최대 문명의 산물이다. 공간의 이동을 빠르게 해준 비행기와 현실의 재현과 함께 꿈과 상상력을 무한대로 확대시킨 것이 영화다. 대종이 한국 영화 104년에 걸맞은 희망과 감동을 주는 영화제로 가기 위해선 변화와 변신은 계속돼야 하지 않을까. 꼭 대종만 그런가. 다른 문화제나 지역축제도 마찬가지다. 구습을 답습하고 안주하는 것에 대한 외면을 되돌리려면 시대에 맞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보여지는 것만큼이나 문화예술인으로서 살기가 상당히 쉽지 않다. 하지만 영화에 진심인 예술인들의 열정과 희생으로 대종이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제로 이어오고,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콘텐츠와 영화의 위상이 큰 빛을 발할 수 있기를 국민들은 응원한다. 무엇보다도 영화 같은 삶. 인간답게 살면서 사회를 이롭게 하고 삶의 질을 높이려는 창조적인 노력이야말로 문화예술이 추구하는 상상 이상의 길이다. 문화적 타락과 혼돈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사방에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어느 지역이든 문화의 새 길을 여는 건강한 문화나 창의적 예술이 요청된다. 1970년대 유신시절 영화계를 다루며 영화의 실험정신을 보여준 ‘거미집’에서 김열 감독(송강호)의 대사 중 “우리 영화도 사랑해주라”, “영화는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는 말에 공감하면서 영화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내년이면 60주년을 맞이하는 대종은 중병에서 치유될 수 있을까. 저예산 독립영화의 설 자리가 없는 현실에서 과연 한국 영화의 미래는 지금처럼 언제나 밝기만 한 것일까.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양주지역 정계, 반목 끊고 협력을

양주지역 정계에 언제부턴가 상대방 고소·고발이 일상화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양주시에서 지역정치를 했던 당사자로서 이러한 행태가 과연 양주시를 위하는 것인지 지역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양주시의 시장과 시의원은 양주시민을 대표해 일하라고 시민들의 선택을 받은 사람이다. 때문에 오롯이 양주시 발전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두고 집행부와 의회가 협치와 상호 협력을 통해 상생해 나가야 할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상생의 방향성을 공유하고 협력할 때 비로소 양주시 발전이라는 최종 목표에 가까워지고 그 속에서 본인들을 선택해준 시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양주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경기도당의 이름으로 시장을 고발한 사건을 보면서 그동안 양주시 지역정치를 했던 선배로서 필자도 책임을 통감하면서 동시에 양주시 정치 상황에 대한 우려 또한 공감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사안이 불러온 것처럼 상생과 협력 없이 반목만 깊어질 경우 지역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수현 시장의 관행적 행동에 대한 비판도 이해할 수 있지만 이는 협치정신을 뒤엎은 행동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이번 고발 사안이 지역 국회의원의 공조로 이뤄졌다는 항간의 소문은 지역정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울 뿐이다. 항간의 소문처럼 국회의원의 공조가 이번 사안의 발단이었다면 이는 지역정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번 행동이 진정 양주시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구태정치의 한 사례인지 다시 한 번 심각하게 살펴봐야 할 문제로 보인다. 문제가 된 이번 고발 사안이 관행적 행동에 불과하다는 이유는 언론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불특정 다수의 시민에게 전달된 것이 아닌 시정의 협조를 구해야 할 시의원에게 전달한 것, 또 비공식적인 전달이 아닌 공식 루트를 통한 공개적 전달이었다는 것이다. 이어 전달 과정에서 어떠한 지지 행위나 의도도 없고 기존 행사의 일부 소액을 관행처럼 진행했다는 것이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아무리 이번 사안이 관행적 행동이라고 하지만 강수현 시장이 비판받아 마땅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 과정을 들여다봤을 때 소문대로 현직 국회의원이 총선 승리를 위해 공조한 것이라면 참으로 개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양주시의 정치인들은 지역주민의 대표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대화, 타협, 상생의 협력정신을 제고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양주시의 발전을 위해 이제는 반목의 끈을 끊어야 할 때다. 지역 정치인들은 각자의 아집을 버리고 지역의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집중해야 할 것이다. 또 타협, 상생의 협력정신으로 돌아와 밝고 희망찬 양주시의 앞날을 만들어 나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재난현장서 무엇보다 필요한 ‘민관 협력’

최근 양주소방서는 서울우유 양주 신공장에서 긴급구조 종합훈련을 수행했다. 13개 기관 341명과 차량 43대가 동원돼 폭발을 동반한 화재로 인한 다수 사상자 발생과 유해화학물질 누출을 가정해 훈련을 수행했다. 비록 가상으로 진행한 훈련이었지만 실제와 같은 현장에서 여러 기관과 의견을 나누고 각자의 임무를 수행해 보니 가족은 핏줄만이 아니라 동료애로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재난이 발생해 생사가 갈리는 경계에서 각 기관이 책임감으로 서로 의지하며 해야 할 일을 성심껏 수행한다면 충분히 서로를 단단히 묶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생각은 비단 필자뿐만 아니라 훈련에 참여한 모든 기관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버드 스트라이크를 당한 비행기는 최악의 경우 추락까지 200초의 여유밖에 없다고 한다. 그 짧은 시간에 비행기의 기장은 완벽에 가까운 대응을 해야 승객들을 구할 수 있다. 현실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통계에서 말해주고 있듯 완벽에 가까운 대응이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몇 가지 성공적인 사례를 들여다보면 기장의 완벽한 대응도 중요하지만 사고현장에서 민간의 도움, 유관기관과 구조대원의 헌신이 있어야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점도 놓칠 수 없다. 기적의 또 다른 주역은 그 순간 그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재난현장에서 그런 유기적인 협업이 없다면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는커녕 혼란만 줄 뿐이다. 또 승객의 협력도 빼놓을 수 없다. 평상시 안전수칙을 실천하며 침착히 응답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평소 안전을 위협하는 잠재적 영향을 확인하고 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관리 주체의 노력을 근원적인 예방행정이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법이 아무리 엄격해도 게으름뱅이를 부지런하게 만들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더욱 바란다면 민간이 적극적인 예방활동과 안전수칙을 실천하는 자율관리에 공공기관이 응답하는 체계라면 금상첨화겠다. 유관기관과 민간이 각자의 자리에서 할 일을 다하고 인정을 베푸는 평범한 삶의 도리가 모인다면 절망의 순간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민관이 상호 보완하고 협력하는 환경이 당연하게 여겨질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최근의 크고 작은 재난을 보고 있으면 우리는 항상 같은 자리에서 넘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최일선의 소방관으로서 먼저 허탈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동시에 큰 책임을 느끼며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기고] 가평 대표 자산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가평군에서는 버려진 땅 자라섬을 개발해 2004년 제1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을 시작으로 2008년 세계캠핑 캐라바닝대회 개최, 2020년부터 자라섬 꽃축제 추진은 물론 각종 민간 행사를 지속적으로 유치하면서 수도권에서 각광 받는 문화관광지로 탈바꿈시켰다. 그 중심에 20회를 맞은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자라섬과 함께 뿌리를 내리면서 어느새 20돌을 맞이한 재즈페스티벌은 통합형 축제가 아닌 단일 콘텐츠 축제로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로 성장했으며 재즈라는 콘텐츠 하나로 가평군과 자라섬을 국내외에 널리 알려온 것을 칭찬해야 함은 물론 앞으로 더욱더 가꾸고 발전시켜야 할 가평군의 소중한 자산이다. 그런데 이 같은 추진에도 불구하고 축제의 낙(樂)을 악(惡)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일부 움직임에 즐거움은 사라지고 대안 없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어째서 김포시, 여주시, 당진시 등에서 지역 대표 축제 발굴을 위해 시장과 직원들이 20회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을 벤치마킹하고 대기업들은 자라섬에 와서 이슬라이브, KT보야지, 레인보우 등 대규모 공연을 할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자라섬이 서울 등 대도시에 인접한 지역에 있고 개인차량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편리하게 다녀갈 수 있으며,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자라섬이 재즈페스티벌을 통해 충분한 홍보와 공연 공간으로서 성공적으로 축제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기 때문이다. 그간 ‘재즈페스티벌이 가평지역 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나’는 의문에 대해 코로나 이전에 분석한(2013~2016년) 경제적 이익을 보면 직접 효과인 1차 효과(primary effect)로 내지인이 평균 2만6천830원을 지출했고 외지인은 평균 4만5천920원을 지출했다(관객 합산 3일간 평균 약 4만명), 이를 간접효과와 유발효과를 합해 2차 효과로 환산하면 관광승수효과가 발생하면서 지역 내 유입액은 평균적으로 약 150억원의 직접 유입액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용유발효과 역시 재즈 기간 평균 약 350명에 이른다. 2023년 제20회 재즈페스티벌의 경제적 이익은 현재 분석 중이며 그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재즈는 가평군민 모두의 것이다. 이를 간과하다면 가평에서 더 이상 재즈를 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처럼 획일적인 축제를 가진 도시를 생각해 보자. 생활인구나 관계인구 유입이 없어 소멸되는 도시가 떠오른다. 이는 실로 끔찍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가평은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을 기반으로 음악도시로서 급격한 성장을 시작했다. 2차 성장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엘리트 음악도시로서 생활인구가 늘고 있고 문화공연을 통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가평이 대한민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음악도시·문화도시로 발전하고 4차 산업 시대에 인공지능(AI)이 대체할 수 없는 문화예술·관광 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의 추진 방향을 재설정해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행사로 지역경제를 견인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포천시 박물관 건립 추진을 환영하며

1992년 동·서독이 통일되면서 한반도는 세계 유일의 분단박물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서 말하는 박물관은 특정한 지역의 건물이 아니라 우리 삶의 터전 모두를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지역을 ‘자연박물관’ 또는 ‘노천박물관’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특정한 건물 안에 최소한의 삶의 자취를 모아 놓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박물관이다. 선진국일수록 거대하고 다양한 박물관을 건립, 운영하는데 영국의 대영박물관이나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대만의 국립고궁박물관은 삶의 자취를 종합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뮌헨의 과학과 기술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국립과학기술박물관이나 일본이 중일전쟁 중 난징에서 저지른 대학살을 아주 직접적이고 적나라하게 전시한 난징대학살기념관 등과 같이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전시한 박물관도 있다. 박물관은 글자 그대로 삶의 자취를 모아 놓은 장소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사회나 국가의 참모습을 보기 위해 박물관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실 학교 교육을 제외하고 어느 나라나 국민의 교육을 위해 꼭 필요한 곳이 도서관과 박물관이다. 도서관이 책을 읽고 사회와 역사를 이해하는 간접 기관이라면 박물관은 역사를 눈으로 보면서 배우기 때문에 훨씬 더 직접적인 교육의 장이다. 그래서 많은 국가의 정상들이 다른 나라를 방문하면 그 나라의 박물관을 찾는 것이 하나의 관례처럼 굳어졌다. 이 점에서 우리나라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적 전통에도 불구하고 박물관 시설이나 활용에 있어서는 후발주자다. 포천시가 이런 상황 속에서 시 승격 20주년을 맞이해 포천시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수집, 연구, 조사, 전시하는 1종 박물관 건립을 추진한다고 하니 이는 진심으로 환영할 일이다. 사실 늦은 감이 있지만 그렇기에 더욱 훌륭하고 충실한 박물관이 조속히 건립될 수 있기를 우리 모두 간절하게 기대한다. 포천시는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중심이며 남으로는 광릉국립수목원이, 북으로는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라는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자랑하는 지역이다. 역사적으로도 선사시대의 고인돌부터 삼국시대의 산성 등 다양한 유적을 도처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사상과 문화유적으로 기호학파의 맥을 이루는 유교의 중요한 지역으로 포천의 향교를 비롯한 옥병서원, 화산서원, 용연서원 등은 물론 충신이나 효자들을 존숭 표창하던 사당 및 정문이 많은 선비의 고향이기도 하다. 19세기 항일 의병운동의 선봉이었던 화서학파 김평묵, 최면암의 활동지이며 양사언과 이해조 등 문인들이 활동하던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포천은 한국 근대 사상의 발상지이자 경기 북동부의 양평, 가평에서 일어난 화서학파의 발전지로, 남양주 정다산 실학의 능내리 및 불교 개혁과 역경(譯經)의 산실인 광릉의 봉선사 등과 삼각의 사상적 발상지인 것이다. 남양주와 경기도 강주의 한강 유역에 일어난 천주교의 개조 광암 이벽(李檗)도 포천시 화현면 사람이 아닌가. 우리의 고향 포천은 6·25전쟁 중 한반도의 양측 군인뿐만 아니라 참전국의 많은 군인들이 지나간 역사의 현장이며 전후부터 지금까지 전국의 수많은 청년들이 군대 생활로 젊음과 조국애를 불태우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포천시에는 두 곳의 수복기념탑, 외국군 참전기념탑, 전승기념물 등 전쟁의 상처 또한 적지 않다. 따라서 전후부터 현재까지 포천시는 대한민국 수호의 전방기지로서 상당한 군사문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의 포천시립박물관을 어떻게 유용하면서도 독창성 있게 만들 것인가? 관계 당국은 물론 많은 시민의 빛나는 지혜를 널리 구해야 할 것이다. 다양하면서도 가치 있는 소장품을 소장, 전시해 포천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시민들에게 잘 보여주는 문화 교육기관으로 손색이 없어야 한다. 또 유물들의 종합적인 전시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만의 고유한 특수성을 갖는 전시장의 성격도 갖추길 바란다. 포천지역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많은 군부대가 있으며 6·25전쟁 관련 역사의 현장이었던 만큼 이와 관련해 다양한 유물 등을 수집, 전시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현재 시도되고 있는 38선을 따라 걷는 산책길과 연계해 분단의 역사와 6·25 남침의 역사를 함께 볼 수 있다면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상징적 전시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포천시가 추진하는 박물관 건립을 위해 포천 전역의 문중 자료나 작은 단위의 기관에 소장된 다양한 삶의 자취들을 이 기회를 통해 함께 정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는 포천시 역사 교육의 좋은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포천시립박물관 건립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훌륭한 계획이 차질 없이 잘 진행돼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역사와 문화의 포천이란 자긍심을 확립하며 후세에 전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정규탐방로 준수로 ‘설악산 가을’ 안전하게 즐기길

어느덧 ‘만산홍엽(滿山紅葉)’의 계절이 돌아왔다. 설악산도 기세 드높던 초록을 뒤로하고 알록달록하게 물들고 있고 대청봉 정상은 아침 기온이 이미 10도 아래로 떨어졌다. 대피소를 이용한 탐방객들로부터 새벽 추위에 잠을 설쳤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달 초 대청부터 살포시 내려앉은 단풍은 설악에 첫눈이 내리는 11월 중순까지 다양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탐방객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직접 둘러본 설악의 비경은 참으로 아름답고 웅장했다. 곳곳의 기암괴석과 계곡, 폭포는 왜 수많은 탐방객이 그리도 설악을 그리워하는지, 왜 그렇게 많은 외국인이 삼삼오오 몰려오고 있는지 이해하고도 남았다. 10월의 설악산은 대청봉에서 가을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첫 단풍 소식과 함께 본격적인 가을 성수기가 시작되고 있다. 지난해 설악산을 찾은 전체 탐방객(206만7천명)의 32%(66만2천명)가 10월과 11월 두 달 동안 방문한 것만 봐도 가을 설악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본격적인 가을 성수기를 맞이하면서 비법정탐방로를 찾는 산행객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와 맞물려 안전사고 역시 집중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 안전사고 131건 중 35.9%인 47건이 10~11월에 발생했다. 사고 발생의 여러 원인 중 고지대에 위치한 장거리 탐방로와 화강암으로 이뤄진 암벽과 암릉 구간이 많은 설악의 험준함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능력을 생각하지 않은 산행과 준비 소홀, 그리고 비법정탐방로의 불법산행이 가장 큰 원인이다. 비법정탐방로의 위험성을 체감하기 위해 돌아본 설악의 곳곳은 등반 장비를 갖춘 전문 산악인이 아니면 지나가기 힘든 절벽과 험준한 바윗길이었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곳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상에는 불법산행을 조장하는 모집산행 글과 출입금지구역임을 인지했음에도 그 구간을 다녀왔노라 과시하는 개인 블로그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위험지역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탐방객의 참여와 협조 없이는 사고 예방 효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비법정탐방로 불법산행은 사고 발생 위험성이 높고 통신이 불가능한 구간이 많아 신속한 신고와 정확한 사고 위치 파악이 어려워 비상 상황에 대한 대응과 구조작업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무엇보다 사고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허비하게 되고 때로는 구조를 수행하는 구조대원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한다. 이에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22개의 정규탐방로를 지정해 아름다운 풍경을 안전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탐방객을 맞고 있으며 이곳에는 탐방객 안전을 위해 탐방지원센터와 대피소, 안전쉼터, 다목적위치표지판, 응급구급함 등을 설치하고 직원을 배치해 응급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야생동식물 서식지 보호 등 자연자원 보호의 목적도 수행하는 정규탐방로 탐방을 통해 자연에 대한 배려와 함께 산행 안전에 대한 올바른 인식 및 준비를 더한다면 설악산국립공원의 아름다운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이 순간을 살아라 ‘카르페 디엠’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영어로는 ‘Seize the day’로 현재를 잡아라, 현재를 즐기라는 의미다. 이 말의 유래는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자신의 시 구절에 처음 사용했고 이후 오랜 세월 전쟁에 시달렸던 로마에 평화가 찾아오자 로마시민이 이제는 마음 편히 오늘을 즐기자는 의미에서 카르페 디엠을 사용했다고 한다. 중세 말기에는 흑사병이 유행해 많은 사람이 죽자 사람들은 만나고 헤어질 때 카르페 디엠이라고 인사하면서 서로를 격려하는 인사말로 변했다고 한다. ‘죽지 않아 다행이야. 지금 이 순간을 마음껏 즐기자’라고 하면서. 어찌 보면 좋은 말이면서 씁쓸한 의미다. 이 말이 더욱 유명해진 것은 1989년 개봉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에서 카르페 디엠이라는 대사가 등장하면서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숨을 멈추고 차갑게 죽어가게 돼 있으니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말고 지금 하고 싶은 것을 찾으라는 의미로 선생님이 학생에게 가르친 대사다. 그럼 21세기에 사는 우리에게는 카르페 디엠이 어떤 의미로 사용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이 현재를 온전히 즐기며 살까. 우리나라 자살률 통계를 볼 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지금이란 시간은 딱 한 번뿐이니 현재를 즐기라는 물질적 세계의 의미에서 벗어나 비물질적 영역인 마음의 상태까지 넓혀 보면 어떨까. ‘아니, 현재에 살지 과거나 미래에 살고 있는 사람이 어디 있어?’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가만히 자기 자신의 상태를 관찰하면 몸은 비록 현재에 살고 있지만 마음(생각)만은 과거나 미래에 가 있는 경우가 많다. 생각이 과거나 미래에 가 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동서양의 많은 영적 스승이 ‘지금 현재에 살아라, 현존하라’고 강조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행복이 충만한 삶의 비결이 현재에 있다는 말이다. 현재의 영적 스승 중 대표적인 사람이 에크하르트 톨레인데 그의 책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에서도 자신의 체험을 전하면서 ‘지금 여기’만이 유일하게 평화와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과거나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이다. 우리는 고통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다른 사람이나 바깥 세상이 아닌 우리 자신의 마음이라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의 마음은 하루 오만가지 다양한 생각을 끊임없이 하면서 언제나 불행했던 과거를 되돌아보고 두려운 미래에 대해 걱정한다. 지금만이 존재하는 모든 것이다. 지금이 아닌 삶이란 결코 존재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결코 존재할 수 없다. 영원한 현재야말로 우리의 전체 삶이 펼쳐지는 무대이며, 경험되는 유일한 곳이며 언제나 우리와 함께 남을 것이다. 과거·현재·미래, 지금 나는 어디에서 살고 있는가.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삶의 가을에

늦가을 하늘 대청봉에 첫눈이 내렸다는 소식과 우수수 지는 낙엽을 보면서 붉은빛의 가을이 깊었음을 실감한다. 여름날 소나기 등으로 풍성하던 물소리는 얇아지고 쌀쌀한 날씨 속에 하늘은 청명해 더 넓게 보인다. 또 이렇게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이한다. 독일의 영적 지도자 안젤름 그륀 신부는 황혼의 미학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생의 가을에는 아름다운 것을 보고 즐기는 일이 중요하다. 업적을 쌓는 대신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족하다”고 했다. 인생의 가을은 깊이를 생각하고 이치를 찾아가는 길을 헤아려 보는 것이다. 여름 같았던 젊음이 가고 소중했던 자신을 돌아본다. 모든 계절이 나름대로 매력을 지니고 있다지만 가을이 풍요로운 계절이라 해서 저절로 풍요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여름에 땀 흘려 가을에 거둬들이듯 늘 자신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스스로에게 진실 되게 살아야 한다. 가을이 열매를 풍요롭게 하듯 말이다. 만물은 만물로서 무르익고 아름다운 것은 오색 단풍과 함께 영원한 나라를 꿈꾸게 하는 것이 인생의 가을이다. 인생의 사색 속에 아무것도 소유하지 말고 아무것도 구별하지 말라고 삼천 가지가 생각 하나에 있으니 찰나에 모든 것이 이뤄진다. 본성을 깨달으면 부처가 된다는 석가모니가 설법한 내용을 정리한 법화경에 그의 가장 성숙한 사상이 담겨 있다. 우리의 삶은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니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맘대로 되지 않을 때 상대를 탓할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의 부족함을 탓해야 한다. 놓아 버림을 배우는 때가 인생의 가을이다. 어둠은 빛으로 풀고 미움은 사랑으로 풀어야 한다. 삶이 비록 힘들어도 가슴에 넉넉한 여백이 있어야 한다. 심원한 풍광 속에 자리한 소요산사 자재암을 찾아 때 묻은 영혼을 씻고자 하는 사람들. 그곳은 영적인 안식과 정결함이 있다. 소요골 맑은 물에 마음을 비우고 있노라면 은은히 들려오는 독경소리 인생이라 생각하면 자연의 모습에 잠기게 된다. 수나라 때 달마 스님이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왔다. 520년 마침 혜가 스님(487~593)이 달마 스님을 찾아가 가르침을 구했다. “어떻게 하면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을까요.” “너의 불안한 마음을 여기 손바닥에 올려 보아라. 그러면 편안하리라.” “올려 놓을 마음이 없습니다.” “그럼 너의 마음은 편안하게 되었다.” 돌부리에 넘어졌으면 그 돌부리를 잡고 일어나라는 것이다. 내 마음이 힘들다고 괴롭다고 밖에서 찾은들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날마다 기쁨만을 채울 수 없다. 때로는 조용히 빈 마음으로 꿈과 희망도 담아야 하고 슬픔 속에서 내재된 새로운 내일의 가치를 창조하기도 해야 하는 것이 삶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현대인의 향약 ‘공동주택관리규약’

규약의 사전적 의미는 조직체 안에서 서로 지키도록 협의 후 정해 놓은 규칙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법적인 구속력 없이 구성원끼리의 약속과 같은 의미다.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규약의 예를 들면 상부상조 정신을 바탕으로 마을의 대소사나 주민 관계에 대해 마을 구성원끼리 정해 놓은 향약을 들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주택 중 7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공동주택은 건물의 소유자가 구분돼 있으며 전통 마을의 가구수와 비교할 수 없는 다수의 주민이 살고 있다. 공동주택에는 현대적 공동체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정을 약속하기 위해 ‘관리규약’이 존재한다. 도시 속의 공동주택이 하나의 마을 개념으로 볼 때 과거 마을 사회의 자치 규약인 향약에 뿌리가 있다 할 수 있다. 오늘날 공동체 의식 붕괴에 따른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부족으로 이웃 간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 소방 반복 민원 처리 건수는 911건으로 이 중 대다수는 이웃 간의 갈등 및 생활 불편 등을 호소하거나 복도(통로) 및 계단에 물건을 두는 행위에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실제로 민원 해결을 위해 현장을 마주하면 만만찮은 경우가 많다. 복도에 고추를 말리고 있어 치워 달라는 요청, 공용현관에 쓰레기통을 치워 달라는 요청 등 각양각색이다. 현장 조치를 하다 보면 이웃 간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진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던 이들이 대화 몇 마디에 금세 화해하는 식의 웃지 못할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이웃집 상황을 자세히 알거나 서로 친한 관계라면 소통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임에도 상대방이 어떻게 사는지 전혀 모르니 사소한 것도 용납 못하겠다는 정서에서 문제가 시작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갈등이 불거졌을 때 공동체 내부의 중재와 조정 등으로 해결하는 것이 원만한 갈등 해소의 지름길이 아닐까? 이웃 간 갈등을 관(官)의 개입으로 일거에 풀 수 있는 완전한 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 갈등은 공동체의 신뢰가 회복되고, 그 안에서 주민들의 자체적 화해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기존 제도나 정부 기관의 개입만으로는 해결하기 쉽지 않다. 공동주택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입주민 스스로 ‘함께하는 삶’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집단의 선진화를 이루기 위한 자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개인화돼 있으면서 밀집돼 있는 독특한 집합 주거 시대를 맞아 공동체의 바람직한 모습, 입주민의 태도, 행동 원칙 등이 규정된 ‘공동주택관리규약’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시급하다. 공존의식 함양을 위한 가장 기본적 실천은 입주민들의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수라고 믿는다. 이 규약의 원류가 공동체 정신인 향약에 있다는 점에서 선조들이 지향하고 실천하던 가치가 어느 순간 각자도생으로 나아가기 시작한 현대 한국 사회에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비록 오래전 선조들이 실천했던 형식을 재현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지라도 현대 사회에 맞는 모습과 방식으로 재해석하면서 실천하면 오늘날 모습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어릴 적 느티나무 그늘에 어르신들이 모여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던 모습이 그리워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내 손안의 해양기상서비스

아쉬우리 만큼 짧은 가을이 지나가고, 찬 바람이 겨울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이맘때부턴 서해 중부 해상에 매서운 북서풍이 찾아온다. 기상청이 발표한 최근 5년간의 자료를 보면 서해 중부 먼바다를 기준으로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4개월간의 평균 풍랑특보 발표 횟수는 36회로 1년간 전체 횟수인 72.4회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따라서 겨울철 해상 활동 시에는 정확한 해양기상 정보가 절실하다. 이때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해양기상정보포털’을 활용하면 바다의 변화무쌍한 날씨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날씨 정보를 뉴스, 인터넷 등 일상 곳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해상보다는 육상의 정보가 대부분이다. 바다 날씨에 관심이 많은 수요자를 위해 기상청은 2019년부터 해양기상정보포털을 통해 선박의 안전사고 예방, 어업 활동 지원, 해양관광 편의 등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해양기상정보포털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해양기상정보를 한곳에 모아 사용자가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해양 전문 기상서비스다. 지도 기반으로 해양기상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상관측 실황, 예보와 특보, 동네예보와 수치모델 자료 등을 중첩해 제공하며 사용자는 원하는 지점의 기상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있다. 사용자는 항만, 항로, 여가생활, 어업, 안전, 안보, 바다안개, 해양기후 등 8개 분야에 대한 맞춤형 해양기상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해양기상정보포털을 통해선 전국 120개 주요 항 정박지의 날씨정보와 주요 71개 항만의 기상실황과 동네예보, 조석예보도 한눈에 볼 수 있다. 기상청은 해상교통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국내 36개 주요항과 섬을 연결하는 여객항로의 출발, 도착항 기항지의 기상정보, 운항 시간 및 여객선 운항 통제 정보도 제공한다. 한‧중‧일을 연결하는 국제 47개 항로에 대한 서비스도 제공하며 바다 여가 활동 인구의 증가에 따라 낚시, 서핑, 스킨스쿠버 지점 기상정보도 자외선지수와 함께 제공한다. 또 어업 활동 지원을 위한 수온 실황 및 예측자료, 연직수온 예측자료, 월별 수온 전망 등의 정보, 해수욕장 이용객의 안전을 위한 너울 및 이안류 예측정보도 알려준다. 바다 활동에 큰 영향을 주는 바다안개 정보는 더 상세하게 제공한다. 위성안개 탐지 영상과 시정계 관측자료,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현재 상황을 알려주며 광안대교, 서해대교, 영종대교 등 대교 맞춤형 안개정보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바다 날씨가 무척 중요하다. 우리에게 즐거움과 먹을거리를 주고, 삶의 터전이 되기도 하는 바다를 안전하게 누리기 위해선 바다 날씨를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상청은 해양기상정보를 필요로 하는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해상예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예보와 기상정보를 가독성 높게 가공하는 등 사용자가 정보를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양기상정보포털을 꾸준히 개선해 나갈 것이다. 다가오는 겨울철, 서해상을 이용하는 국민에게 해양기상정보포털이 안전한 길잡이가 돼주길 바란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더 많은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업무적으로 또는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는 분들의 활동을 보기 위해 매일 페이스북을 접속한다. 그런데, 최근 페이스북에 들어가면, 유명인의 사진과 함께 ‘5천권의 도서를 무료로 증정한다’는 글이 도배돼 있다. 연예인뿐만 아니라, 유명 강사, 교수, 요리사 등이 자선행사를 통해 도서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갑자기 이런 글이 많이 나오는 이유를 알 수 없었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유명인들이 제대로 사회공헌 기부활동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뜬금없는 행사 홍보의 내용을 보기 위해 접속하면 어떻게 될까? 우선 행사에서 제공되는 도서의 잔여 수량이 표시되면서 다음 단계로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그 다음은 ‘주식투자분석그룹’의 회원으로 가입시키는 화면이 펼쳐진다. 결국, 유명인의 무료도서증정 행사는 주식투자회원을 모집하는 악덕상술이었던 것이다. 인터넷 광고, 스팸 전화나 문자도 모자라 이젠 ‘자선행사’의 가면을 쓰고 회원을 유인하는 수법인 것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불법 유사수신업체의 피해자 중 60세 이상 고령자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투자설명회, 확정배당금, 지급보증서’ 등의 수법으로 은퇴 후 고령 소비자를 유인한다는 것이다. 며칠 전 사촌동생에게 코인투자사기 수법에 속아 수천만원을 사기당했다는 하소연을 듣고 선량한 시민을 울리는 사기 수법이 얼마나 뿌리 깊게 이 사회에 물들어있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불과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1372소비자상담센터의 품목별 상담1위가 ‘유사투자자문’이었다. 2021년, 경기도내 유사투자자문업 실태조사 사업을 통해 여러 가지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정부에 건의한 적이 있었다. ‘유사투자자문업’의 명칭 개선, 유사투자자문업을 신고제가 아닌 등록제로의 전환을 통한 시장 진입 강화, 관리감독권의 지자체 위임, 유사투자자문 관련 표준약관 및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제개정 필요’ 등이 그 내용이었다. 아쉽게도 반영된 것이 거의 없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이미 일이 잘못된 뒤에는 고쳐봐야 소용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소가 한 마리가 아니라면 달라져야 한다. 한 마리 소를 잃고 난 후라 하더라도 더 많은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굳건하게 고쳐야 한다. 사례에서 보듯 사기상술업자들의 수법은 갈수록 진화하고 교묘해지고 있다. 반면, 소비자에게 정보의 신뢰도와 정확성을 판단할 능력은 충분하지 않다. 일반 시민에게 ‘사기상술을 주의하라’는 계도만으로는 부족하다. 소비자의 능력향상을 위한 교육을 확대하고, 주식투자 관련 사기수법 및 소비자 피해에 관한 언론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불법 사업자에 대한 강력한 감독과 처벌, 허위기만 광고의 차단, 거짓 광고로 인한 계약의 경우 전액 환불 등이 이뤄져야 악덕 사업자의 불법 행위가 사라지고, 선량한 소비자의 피해도 예방될 것이다. 이미 유사투자자문, 유사수신행위 등으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는 심각한 수준이다.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지금도 소비자를 유인하는 교묘한 악덕사기수법에 대해 금융당국과 사법기관의 적극적인 단속과 대응을 요구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치안산업 선도하는 ‘안전’도시 인천

대한민국의 독립과 함께 국민의 안전이라는 헌법정신을 담아 첫발을 내디딘 경찰, 하지만 대한민국 역사 속 경찰은 권력유착과 부정부패로 얼룩진 개혁의 대상이자 저항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끊임없는 자정 노력을 통해 인권과 청렴을 요구하는 시대의 흐름에 호응하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독자적 수사권을 확보하며 위상을 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치경찰제도를 도입하면서 맞춤형 치안 활동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최근에는 현장 중심의 조직 개편을 추진하는 등 변화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 속에 지난 10월, 제73주년 경찰의 날을 맞았다. 필자 또한 73번째 경찰의 생일을 축하하며 그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말을 전한다. 경찰의 변화는 제도와 사람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퍼져나가고 있다. 특히 매년 경찰의 날에 맞춰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하는 ‘국제치안산업대전’을 통해 치안산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는데, 놀랄 만큼 수준 높은 행사였다. 특히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 등 치안산업의 미래를 체험해볼 수 있었으며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해 세계 각국의 최신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는 기회의 장 또한 함께 펼쳐졌다. 이처럼 인천에서 펼쳐지는 행사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모습은 인천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미 대한민국의 성장과 함께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우리의 무기체계가 전 세계로 수출되며 K-방산의 이름을 드높이고 있다. 이제 K-치안이라는 이름으로 치안산업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핵심 산업으로 도약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각국의 국빈들이 한국의 방위산업을 직접 보고 체험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것처럼 국제치안산업대전을 통해 인천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치안산업의 중심지로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것 또한 충분히 실현 가능한 미래다. 우리는 지난 재외동포청 유치를 통해 하나 된 인천의 저력을 보여줬다. 이처럼 인천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인천시민들의 관심이 함께한다면 미래가치가 무궁무진한 치안산업을 선도하는 ‘K-치안’의 메카로서 인천이 날개를 활짝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천은 대북 접경지인 강화를 비롯한 도서지역과 함께 대규모 항만과 공항, 300만의 인구를 수용하는 신·구도심 등을 통해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치안 요구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자치경찰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지역이다. 그러한 시민의 요구에 발맞추기 위해 자치경찰 또한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단순히 심의·의결기관의 역할뿐만 아니라 시민과 소통하며 다양한 치안 정책을 추진하고 첨단 치안시스템을 적극 도입하는 등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중추적인 기관으로 발전해야 한다. 인천은 이미 물류의 중심지이자 바이오산업의 중심지가 됐다. 그와 더불어 특화된 자치경찰을 통한 ‘시민이 안전한 도시’이자 치안산업대전을 통한 ‘치안산업의 중심지’로서 자리 잡는다면 인천의 가치가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국민 모두가 구급대원이 돼야 한다

지난해 10월29일 토요일, 국민 모두가 보고도 믿기지 않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1년이 됐다. 이태원 일대에 다수의 인파가 몰리면서 300명이 넘는 압사자가 발생한 대규모 참사였다. 필자는 지금도 대한민국이 선진국 모임이라 할 수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이면서 수도 한복판에서 이러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는 점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사고 현장에 대규모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면서 출동한 119구급대원뿐만 아니라 시민들까지 심폐소생술에 나서 그나마 더 큰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심폐소생술은 현장에서 한줄기의 생명줄 같은 빛이었다. 통계에 따르면 일반인이 심장이 멈춘 환자에게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을 때보다 환자의 생존율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고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심폐소생술 방법에 대해 안내한다. ① 확인: 양쪽 어깨 두드리기+큰소리로 괜찮은지 의식과 반응 확인. ② 신고: 119신고→주변에 자동심장충격기(AED) 요청→호흡확인(10초 이내). ③ 압박: 30회 가슴압박(분당 100~120회 속도, 약 5cm 깊이, 복장뼈 아래쪽 2분의 1지점). ④ 호흡: 2회 인공호흡(이마 젖히고 코 잡기, 호흡 중간에는 코 잡은 손 놓기, 인공호흡은 교육을 받았고 시행 의지가 있다면 실시). 이 같은 순서로 응급처치를 시행하면 된다. 심정지 환자에게 4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으면 뇌가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손상되거나 사망할 위험이 높고 도로나 기상 상황의 변칙으로 골든타임 내에 구급차가 도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심정지 환자 최초 목격자에 의한 심폐소생술이 더욱 중요하다. 갑작스럽게 응급 상황이 발생해도 심폐소생술 방법을 숙지하고 있으면 어디서든지 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지키는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소방공무원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구급대원이 되는 안심 사회가 실현되길 기원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탄소 저감 도로정보 ‘디지털트윈’

고구려 무용총 벽화를 보면 소가 끄는 커다란 바퀴의 수레가 등장한다. 이는 당시부터 교통수단으로 말이나 소가 끄는 마차 또는 수레를 사용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오히려 조선시대에 이르러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외적의 신속한 침입으로부터 시간을 벌기 위해 숙종은 ‘치도병가지대기(治道兵家之大忌·도로를 건설하거나 보수하는 것을 금지함)’라는 방침을 세웠으며 이는 당시 조선의 국방전략과 도로정책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사람과 재화의 공간적 이동에 대한 수요를 막을 수 없듯이 현재 우리나라의 도로는 2021년 기준 총 길이가 지구의 2.8바퀴에 해당할 정도로 발달했다. 이처럼 발달된 도로에는 등급이 존재하며 도로법에 따라 고속국도, 국도, 지방도, 시·군·구도 등으로 나뉜다. 물론 대다수 국민은 도로의 등급을 의식하며 운전하지 않지만 도로와 인접한 지역의 경우 도로 등급에 따라 토지 시세가 달라질 정도로 도로는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최근 도로는 공간정보산업 중 디지털트윈이나 자율주행 등 신기술 핵심 분야로서 국민과 정부, 산업계 모두의 관심사다. 디지털트윈이란 가상세계에 현실세계와 동일한 3차원 모델을 구현하고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분석과 예측을 해 현실세계에서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술로 정부는 2027년까지 전국 지방도와 시·군·구도에 대해 디지털트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기도와 한국국토정보공사(이하 LX공사),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난 10월 국지도·지방도 도민소통 서비스 강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기간은 올해 10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2년이며 도민 재산권 보호와 도로 정보 제공 서비스 개선 및 데이터 기반 효율적 도로 자산 관리활용 체계 마련을 목적으로 한다. 경기도에는 현재 55개 노선 2천670㎞의 지방도가 존재한다. 지방도를 디지털트윈화해 도로정책 효율성을 높인다면 유휴부지를 발굴해 부족한 전기차충전소 등에 활용, 탄소를 배출하던 도로가 환경을 보호하는 도로로 변신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도로 자산관리 투명성 확보로 도로 재원을 확충해 그 효용성이 다시 도민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수 있다. 정부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견인하기 위해 ‘국정과제 국가도로망 디지털트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공간정보 기반의 국가도로망이 미래 모빌리티 핵심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LX공사는 국민 삶의 질 향상과 미래 모빌리티 시대 달성을 위해 디지털플랫폼 전문기관으로서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 분야를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탱크 위 용접·용단작업  “이제 제발 그만“

청명한 하늘 아래에서 주위의 모든 사물이 서서히 초록에서 붉은 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본격적인 가을의 계절이다. 이번 여름은 유난히도 길고 더워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힘든 시기였다. 특히, 폭염으로 인해 외부 작업자의 온열질환 사고가 속출하여 산업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올해 여름은 더욱 더 힘든 계절이었던 것 같다. 이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오면 추위로 인해 연료 등 인화물질 사용에 의한 화재와 빙판 위 넘어짐 등 겨울철에 많이 발생되는 사고유형이 집중된다. 하지만, 계절과 무관하게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대형 화재·폭발사고로 이어져 큰 인명피해를 주는 안타까운 사고의 유형이 있다. 그것이 바로 ‘화재․폭발 위험장소에서의 화기작업’이다. 다시 말해, 위험물질(인화물질 등)이 존재하는 탱크, 밀폐공간 등 화재․폭발이 위험이 존재하는 장소에서 ‘용접․용단작업으로 비산된 불꽃이 탱크 내로 유입되어 그 안에 체류된 유증기를 점화시켜 대형 폭발사고를 일으키는 것’이다. 작년에 경기도에서 폐유기용제 저장탱크 보수작업을 위해 탱크 상부에서 용접작업을 하던 작업자 2명이 화재․폭발사고로 아까운 목숨을 잃었고, 최근 얼마 전에는 사료공장 옥수수 기름 탱크 위에 배관설치 용접작업 중 폭발로 인해 탱크 상부 지붕이 날아가 그 위에서 작업하던 작업자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산업현장에서 노동자의 귀중한 생명을 잃어 부모, 형제들에게 크나큰 슬픔과 고통을 남겨 평생의 한을 맺히게 하였다. 최근 10년간 용접․용단관련 산업재해 800여건을 분석한 결과 화재사고가 61.6%, 폭발사고가 33.6%로 거의 대부분이 화재·폭발로 이어진다. ‘매번 이렇게 반복되는 사고를 그만 멈추게 할 수는 없는 것일까?’하는 고민을 하다 보면 화기작업 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이는 화기작업 시 안전작업허가 절차에 따라 사전 안전조치 확인 등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이 선행되어야 하나, 설마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탱크 내에 위험성을 확인하지 않는 등 안전절차의 생략과 이를 감독하는 관리자의 부재가 엄청난 인적․물적 피해를 일으키는 큰 대형 폭발사고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혹자는 “지금까지 몇 십년동안 똑같이 작업을 했어, 그래도 사고는 없었거든, 그냥 해”라고 윗사람이 지시한다고 한다. 참으로 암담한 말이다. “지금까지 당신의 목숨은 행운에 맡겨진 삶이었고, 이 방식대로 작업을 계속하는 한 사고는 내일이 될 지 일 년 후가 될 지 운에 맡겨야 할 것입니다” 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럼, 인화성 물질 취급 장소(탱크 위 등)에서 용접·용단 작업 시 화재·폭발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확인은 무엇이 중요할까? 첫째, 위험작업 전 안전작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위험장소의 위험성을 파악하는 등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여 안전작업절차를 마련한다. 둘째, 안전작업절차 준수 확인이다. 저장탱크, 배관의 용접·용단 등 위험작업 전 현장 안전조치가 필수적이다. (위험물 제거, 물 세척, 퍼지 등) 마지막으로 위의 사항에 철저하게 지킬 수 있을 때 용접․용단 작업의 위험작업 사전 승인(허가)이다. 또한, 사업주나 관리감독자는 사전 안전조치를 철저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해당 근로자를 교육 하고, TBM(Tool Box Meeting) 통해 관리범위 내에 들어오게 하는 등 관리와 감독을 강화하해야만 안전한 작업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공단에서는 화학공장의 비정상작업 즉, 탱크 등의 위험장소의 화기 작업 등 위험작업이 이루어질 경우 사전 예방활동으로 화학사고 위험 경보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컨설팅 및 사후관리를 통해 화학공장의 정비·보수기간 중에 사고예방을 위한 관리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용접작업 등 단기간 정비․보수작업은 영세한 하도급 업체를 통해 이루어져 도급 사업주 및 관리자의 지원 및 평가 등 안전 분위기가 조성이 되어야 만 안전을 담보 할 수 있다. 도급 사업장은 수급업체의 올바른 안전인식에 충실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이를 지원하는 인적·물적 자원의 아낌없는 투자가 이루어지는 조직문화가 정착되어야 만 사고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현재, 시행 중인 중대재해처벌법 등 관련 법규에 따라 원청 사업주의 안전경영 책임의 강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하청업체와 상생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함에 따라 원청 및 하청 사업주의 관심과 노력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올해도 두 달이면 끝이 난다. 올해 목표 달성을 위해 제일 박차를 가하는 시기로 이런 때에는 마음이 조급해 진다. 특히 겨울철 대비 사업장에서 화기작업이 포함되는 정비․보수작업 일정이 급하게 이루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도 있지 않는가? 서두르면 도리어 일을 망치고 결국에는 후회하는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원·하청 사업장이 함께 안전을 챙기면서 모든 일에 천천히 임하자! 이런 조직문화가 정착된다면 다시는 용접․용단작업에서의 폭발사고로 인한 귀중한 생명을 잃는 일은 없을 것이다.

[기고] 이상기후와 농업의 공익적 가치

올여름은 유난히 덥기도 하고 비도 많이 내렸다. 그래서일까, 올여름 나의 휴대전화도 아주 바빴다. 애틋하게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도 없건만 ‘폭염 주의해라’, ‘한낮 야외 활동 조심해라’, ‘온열 질환 조심해라’ 등 친절한 문자가 하루에도 여러 번 왔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빙하가 녹고 있다는 TV 다큐멘터리 이야기를 흘려 듣기에는 이상기후 현상이 우리 삶에 너무 가까이 다가와 있다. 이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농업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농업은 우리에게 농산물이라는 먹거리만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니라 국토 및 자연생태 환경의 보전에 큰 영향을 준다. 또 채소나 과수 등의 농작물은 폭우로부터 토양의 소실이나 홍수 방지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농업은 농민 소득의 원천이다. 농민이 농작물을 심고 가꿔 나감으로써 유발되는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우리는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정부는 농업과 농촌의 공익기능을 유지하고 증진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국민은 농업과 농촌에 대한 공익적 가치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농업·농촌을 아끼고 지속 가능하도록 유지하는 데 모두가 동조할 것이다. 이런 인식의 전환은 농업인의 생산 활동에 긍정적 효과를 발휘해 자연스럽게 농가소득으로 이어질 것이다. 농업·농촌에 대한 공익적 가치를 지속해서 유지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농업인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부터 기존 쌀·밭·조건불리직불제를 통합해 공익직불제로 새롭게 개편했다. 개편된 공익직불제는 소규모 영농을 유지하는 농업인까지 혜택을 확대했고 그 과정에서 농업인의 의무 준수 사항은 한층 강화됐다. 이에 농업인이 준수해야 할 세부 사항을 살펴보자. 첫째, 공익직불금을 수령하는 농업인은 생태적 보전과 관련된 농지의 형상 및 기능 유지, 생태계교란생물의 반입 및 사육 등 금지, 방제 대상 병해충 발생 시 곧바로 신고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둘째, 먹거리 안전 준수 사항인 농약 안전사용기준 준수, 잔류허용 기준 준수, 유해물질 잔류허용기준 준수, 농산물 출하 제한 명령을 준수해야 한다. 셋째, 마을공동체 활동에 참여해 영농폐기물을 적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넷째, 영농일지 작성 및 보관, 농사 정보가 바뀔 경우 농업경영체 변경 등록, 농업·농촌 공익기능 증진을 위한 교육도 이수해야 한다. 다섯째, 화학비료 사용 기준과 가축분뇨 퇴비·액비화 및 살포 기준을 준수하고 비료를 적정 관리·보관해야 한다. 특히 공공수역에 농약이나 가축분뇨를 배출하면 안 되고 하천수 및 지하수 이용 기준도 준수해야 한다. 위의 다섯 가지 17개 준수사항을 지키면서 작게는 내가 생산한 농산물과 나의 자존심을 지키고 크게는 농촌의 발전과 변덕스러운 이상기후로부터 지구 환경을 지키는 길이라 생각한다. 익어가는 가을! 빠알간 사과가 열린 과수원을 보고 끝없이 펼쳐진 노오란 들녘을 바라보며 눈 호강하며 힐링하고 싶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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