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癸卯年)이 저물고 갑진년(甲辰年) 청룡(靑龍)의 새해가 밝았다. 용띠는 12동물중 다섯 번째로 자(子), 축(丑), 인(寅), 묘(卯) 다음인 진(辰)에 해당한다. 십이지신(十二支神) 중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동물로 모든 동물의 장점만 결합한 모습이 이렇게 묘사됐다. 코는 돼지, 머리는 낙타, 뿔은 사슴, 눈은 토끼, 귀는 소, 목과 몸통은 뱀, 배는 큰조개, 비늘은 잉어, 발톱은 매, 주먹은 호랑이를 합한 형상이다. 아홉 마리 동물에서 장점만을 택해 합친 만큼 용의 능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믿었다. 숫자 9는 무한수의 상징이기도 하다. 용의 상징성은 다채롭다. 보는 이에 따라 상징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용은 임금을 상징한다. 용안은 임금의 얼굴을 용상은 임금이 앉는 평상을 상징한다. 용은 동양에서 왕이고 불의에 대한 저항이며 재앙을 물리치는 하늘의 힘이다. 꿈 중에서도 용을 으뜸으로 치는 이유다. 또 여러 용궁에 청룡의 인기는 남다르다. 사신인 청룡, 주작, 백호, 현무 가운데 하나이며 생명의 탄생을 주관하기 때문에 청룡에 대한 사람들의 사랑은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고구려와 고려의 고분벽화에도 등장하고 조선시대 궁궐의 동쪽문 천장은 청룡이 차지했다. 궁궐의 문은 희망과 성취의 의미를 품고 있다. 입신출세의 관문인 등용문이라 해 용이 되기 위해 수양하는 고단한 이무기 시절을 연못에서 견뎌내고 승천하는 끈기와 비상의 희망을 뜻한다. 옛 선조들은 풍년 농사에 풍족한 물을 얻기 위해 용에게 비를 내리길 기원했다. 삼국유사에 용의 그림을 그려 넣고 고려사엔 흙으로 용상을 만들어 놓고 다양한 주술적인 방법으로 비를 빌었다. 이렇듯 비를 내려달라는 용은 농신(農神)이었다. 어촌에서는 파도와 바람을 부리는 해신(海神)으로 용왕궁 용왕제로 풍어를 기원했다. 용은 동양문화에서 매우 중요한 상징 중의 하나이며 하늘을 알고 물을 조절하는 신비로운 용은 희망 성취 행운의 상징이었다. 쉽지 않은 시간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인간이란 어떤 목표를 위해 살아남으려 할 때 비로소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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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2024-01-03 1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