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교육적 역할

최근들어 학교 폭력, 교실 붕괴 등 교육 문제가 사람들의 입에 부쩍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 때문에 미래 사회의 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학교만의 노력으로 한계가 있어 모든 교육 주체가 공동으로 인재를 기를 때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교과부(교육과학기술부의 약칭)의 명제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교육계는 이에 발맞춰 학부모정책팀을 새롭게 신설하고 학생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까지 폭넓게 공감대를 형성, 교육의 권리와 책임 역할을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교육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 선진화라는 슬로건아래 학부모들의 참여와 협육의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2013년 학부모회 조례를 제정, 학부모의 권리와 책임 역할을 제도적으로 강화, 교육의 주체자로서 학부모들의 위치를 정립해 나가고 있다. 미국의 교육학자 콜맨(1966년)은 교사의 질은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미치는 변량이 10%인 반면 부모의 교육지도 영향력은 약 70% 정도다고 말한다. 이는 학생들에 대한 교육 효과가 학교라는 제도와 학부모들의 다양한 교육적 역할이 어우러질 때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학부모 참여ㆍ지역사회 지원 병행돼야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보자. 여전히 교육의 책임을 학교나 사회의 몫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으며,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간과한 나머지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학부모들로 하여금 더 많은 자녀교육에 대한 책임과 보다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지역사회도 교육적 책임을 다하고자 교육 지원 사업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책임과 동참, 지원은 머지 않아 우리 교육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하리라 확신한다. 이런 맥락에서 경기도교육청이 제정한 학부모회 조례는 참여와 협육의 학부모의 학교교육 활동 참여를 활성화, 전인적 인간 육성이라는 교육 목표를 달성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이제 교육 공동체들의 올바른 교육 참여를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학부모나 지역사회의 학교 교육활동 참여에서 학교는 감시ㆍ평가가 아닌 협육의 교육목표를 위해 당연히 필요함을 인식하고 학부모나 지역사회도 협조의 인식을 넘어 교육 주체로서 참여와 지원이 책임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학교에서의 노력은 학부모나 지역사회의 전문적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는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 학생들의 적정과 특기를 발굴하고 계발하는 학교 교육력 극대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셋째, 학부모회 조례에 따른 학부모 참여에 대한 학교 규정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지역사회의 교육 참여와 지원 방안을 포함하는 한편 상시적으로 학교교육활동 전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이 필요하다. 끝으로, 미래 사회의 발전을 위해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학부모, 교사, 학생, 지역사회 모두가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인식하고 학교가 학생 교육뿐만 아니라 지역의 평생교육까지 담당하는 교육중심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물적ㆍ인적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세계를 이끌 미래 세대 가꾸어질 것 누구나 오늘날의 한국 사회를 고도의 지식정보화 사회라고 말한다. 그러나 교육이 가장 느리게 움직이는 사회적 산물이라고 비판하는 이도 많다. 정보가 넘쳐나는 사회에서 교육이 그만큼 앞서가지 못한 책임도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교육을 학교의 범위에서만 규정짓지 않았는지 자성해 보아야 할 것이고, 교육은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의 공통적인 관심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섭리도 깨달아야 할 것이다. 학부모의 참여, 학교의 노력, 지역사회의 지원 역할이 병행될 때 세계를 이끌 훌륭한 미래 세대가 가꾸어질 것이다. 교육 제도나 교육 정책을 창안할때 명심해야 할 명제라 생각한다. 심상해 이천 신하초등학교장

[기고] 외국인 근로자 30만명 시대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목적으로 고용노동부는 2003년 8월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제정, 2004년 8월부터 외국인고용허가제를 도입했고, 2007년 1월부터 기존의 산업연수생제는 외국인고용허가제도로 통합 운영하게 됐다. 제도시행 초기부터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고용허가제 시행의 중추적인 기관으로 제도의 전 과정에 걸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여왔다. 고용허가제 시행 9년이 지난 현재 체류 외국인근로자의 숫자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언어소통 및 문화적 차이로 취업생활 적응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외국인근로자와 한국인 사업주 간 갈등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공단 성남지사는 통역지원 등의 다양한 체류지원 서비스 지원 사업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외국인근로자와 한국인사용자간의 관계가 제도의 중장기적 정착에 중요함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고 있다. 한국인 사업주들의 외국인근로자의 문화적, 국민적 특성에 대한 사전이해가 선행된다면 이러한 갈등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국가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우리나라에 인력을 송출하는 국가는 15개국이다. 국가별, 문화별 기본적인 특징을 사전에 알고 존중하는 모습을 먼저 보인다면, 사업장내의 작은 변화를 이끌 수 있고, 사업주의 인력관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종교문제이다. 한국은 직장에서 종교 활동에 대한 큰 배려가 없는 편이다. 하지만 일부 종교를 가진 근로자들은 자신의 종교에 대한 무시발언 등,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평소 조용한 성격의 근로자라도 크게 분노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종교에 관한 언급은 조심하는 것이 좋다. 고용허가제 국가들의 종교를 알아보자면, 대표적인 이슬람국가로는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가 있으며, 동티모르, 필리핀은 가톨릭을 믿는 경우가 많다. 스리랑카,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베트남은 불교가 다수이며, 네팔은 힌두교를 믿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해당국가의 주요 종교를 언급한 것이며, 이슬람 국가출신이라고 하더라도 타종교를 가지는 경우가 있다. 공통적으로 외국인근로자들에게 금기시 되는 행동은 아래와 같다. 첫째, 왼손을 사용하여 사람을 가리키거나, 악수를 청하고, 물건을 건네는 것을 싫어할 수 있다.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오른손을 사용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 둘째, 대부분의 국가정서가 머리를 만지는 것을 싫어하므로, 머리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다. 격려의 의미로 머리를 쓰다듬는 것은 한국에서는 어른이 아랫사람에게 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다른 문화권에서 온 근로자에게는 오해의 소지가 될 수 있다. 격려의 의미로 엉덩이를 두드리거나 만지는 행동 역시 성희롱 또는 폭력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에 일하러 왔으니 한국문화와 정서를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이는 다문화사회로 바뀌어 가는 산업현장의 현실을 무시한 잘못된 관행이다. 타국 근로자들의 문화를 먼저 존중하고, 한국문화를 차근차근히 받아들이도록 돕는 것이 근로자 이탈방지 등 기업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고, 나아가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의 위상에 걸맞은 직장문화라고 볼 수 있다. 근로자들 역시 선발 후 한국입국 전, 현지에서 45시간, 한국에 입국직후 다시 2박3일의 취업교육을 받는다. 근로자도 한국생활 적응을 위해 많은 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한국사용자도 인지하고, 서로 존중하는 직장문화를 발전시켜 외국인근로자가 보다 따뜻하고 편안하게 한국에 적응하면서 꼭 필요한 인력으로 거듭나 우리나라 산업현장 뿐만 아니라 근로자 모국의 산업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유헌기 한국산업인력공단 성남지사장

[기고]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월이다. 어느날 호국원 안에서 이런 어르신을 만난적이 있다. 6ㆍ25 전쟁에 4형제가 참전해 1명은 전사(국립서울현충원 안장), 1명은 전상군경(국립대전현충원 안장), 1명은 참전유공자(국립이천호국원 안장), 막내 본인만 생존해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국립이천호국원을 찾아 눈시울을 붉혔다. 어르신은 호국원을 가끔씩 찾아 오늘의 현실을 개탄하면서 어떻게 지켜낸 자유 민주주의며, 어떻게 일궈낸 대한민국인데.를 되뇌이며 작금의 현실에 혀를 내둘렀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내 스스로 새로운 각오를 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이 어르신의 가족사를 듣노라면 가슴이 울렁거리고 두 주먹에 힘이 들어감은 왜일까? 오는 6월6일 현충일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의 넋을 위로하고, 그 분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는 날이다. 멀게는 일제강점기에 조국 광복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수많은 애국선열들이 있었고, 6ㆍ25 전쟁 때는 자유 민주 수호를 위해 피를 흘린 호국용사들이 있었다. 호국영령ㆍ순국선열의 넋 깊이 새기고 그들이 있었기에 후손들은 자유민주주의를 누리며 자손들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줄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는 점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다. 정부는 이에 발맞춰 온 국민이 역사적 장마다 새겨져 있는 호국영령들의 위훈을 기리고 추모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국가유공자의 명예를 선양하고 국민들의 나라사랑하는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했다. 금년 호국보훈의 달에는 정전 및 UN군 참전 60주년이 되는 해이니만큼, 대한민국 100년간 국권회복ㆍ호국ㆍ민주발전을 이끈 유공자의 공훈을 특별히 선양하게 된다. 특히 호국정신을 함양하여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58회 현충일 추념식, 제63주년 6ㆍ25행사 등 범정부적인 행사로 치룬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행사는 우리가 지난날 조국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고, 이 분들의 공헌과 헌신 위에 우리가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물론 더 큰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도 안고 있다. 국가보훈은 지난날 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예우를 통해 나라를 위한 헌신이 국가발전의 정신적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국가 상징정책 중의 하나다. 고귀한 목숨을 초개와 같이 여기며 조국수호에 바친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정신을 생각하면 그 분들의 뜨거운 애국심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숙연해진다. 평소 잊기 쉬웠던 조국의 소중함을 새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보훈의 참뜻을 알고 몸소 실천하며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나갈 때 그동안 우리가 이룩한 산업화와 민주화의 토대위에 선진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적 역량이 자연스럽게 결집될 것이다. 정전 및 UN군 참전 60주년이 되는 해의 6월 호국보훈의 달에는 국가보훈의 참의미를 다시한번 음미해 보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고, 자유는 거져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는 사실을 되새길 수 있는 한 달이 되기를 바란다. 국가보훈의 참의미 다시 한번 음미를 또한, 오늘의 장년의 모습으로 발전한 자랑스런 대한민국이 존재 할 수 있도록 지켜내시고, 희생공헌 하신 선열들에게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하면서 모든 국민들이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해보는 기간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2013년 또다시 밝아온 6월 하늘에 우리 모두는 60여 년 전 우리의 자유를 함께 지켜내 준 숭고한 그들의 정신과 넋을 마음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또 그런 고마움을 가슴 깊이 간직하며 선열을 추모하고 후손을 사랑하는 넉넉하고 후한 사랑의 마음을 함께 공유해야 할 것이다. 윤종오 국립이천호국원장

[기고] 변화하는 모성신화

지난 5월은 가정의 달로 유독 행사가 많았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이 많은 행사의 끝에 하필 필자의 생일까지. 해마다 어린이 날엔 두 아이들을, 어버이 날엔 양가 부모님을, 스승의 날엔 두 아이들 담임선생님을 챙기고 각종 어린이날 행사에 쫓아다니고 나면 경제적, 정신적, 육체적 피로감으로 녹초가 된다. 그러고 나면 일 년 중 유일하게 주인공이 되어 대접을 받을 수 있는 필자의 생일날엔 가족들이 만들어주는 이벤트조차 즐길 마음의 여유가 없다. 설문조사에 의하면 유부녀, 유부남, 독신녀, 독신남 중에서 유부녀의 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부녀로서 해야 할 의무감과 책임감, 그리고 구속감이 다른 포지션보다 더 크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된다. 필자 역시 가족이나 주변사람을 챙기는 일부터 주부로서 할 일을 완수하는 것이 마음 편하고 직무 수행을 했다는 안도감은 들지만 행복한 기분은 들지 않았다.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은 끝없는 자기 희생을 전제로 언제든 가족을 위해 전방위로 뛰는 플레이어가 되어야 하며 상황에 따라 멀티형 해결사 노릇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강준만 교수는 저서 어머니 수난사에서 국가가 가정을 지키지 못해 각개약진의 가족주의와 계층 상승 및 체제 존속의 수단으로 가족을 위해 투사로 살아야만 해왔던 어머니들의 역사에 대해 밀도있게 해부하고 비판했다. 입시전쟁, 부동산 열풍, 정략적 결혼풍속, 엄친아 현상 등이 투사로 살아야만 했던 어머니의 손끝에서 탄생되었고 그 결과 가족 구성원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으며 희생자이며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20세기 여성들의 대부분은 강 교수가 언급했듯 자식의 출세와 가족의 번영을 위해 가정에서 투사로 살아왔다면 21세기 여성들은 가정과 직장을 완벽하게 꾸려나가야 하는, 즉 주부역할에 커리어우먼이라는 역할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직장과 육아와 가정을 책임지느라 고단한 한 여성이 어느 베스트셀러 스님한테 SNS로 호소했다. 매일 아침 아이들을 놀이방에 데려다주고 회사에 출근해서 늦은 밤에 퇴근하면 아이한테 미안하고 할 일은 많고 힘은 들고 어찌하오리까?라는 질문에 스님은 새벽에 일어나서 아이와 매일 한두시간씩 놀아주세요라고 남성주의적 해결책을 내놓았다. 그러자 많은 젊은 엄마들이 댓글에 우리가 무쇠냐, 우리는 쉬지도 말란 말이냐라며 분노를 폭발했다. 자녀를 위해 희생만 했던 예전의 어머니와는 달리 자신의 존재감과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엄마들의 인식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희생과 헌신과 완벽한 모성을 강조하는 모성신화에서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엄마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와 엄마 모두가 행복하려면 엄마들 각자의 철학과 소신이 필요하다.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으로 육아에 대한 인식변화와 국가가 육아를 함께 책임지는 부분이 제도적으로 필요하다. 통계적으로 지금과 같은 저출산으로는 대한민국 존속이 위험하다고 하니 거시적으로 보면 행복한 엄마 만들기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것이 우리의 후손을 위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이국진 칼럼니스트 의정부 문화원 이사

[기고] 영ㆍ유아시설의 급식 체계적인 관리 필요

최근 출산율 저하 및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자녀를 영유아 시설에 위탁하는 가정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에 보육시설과 공교육의 질 향상에 대한 요구와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어서 영유아시설의 안전한 급식 및 영양관리는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할 때가 됐다. 영유아기는 음식에 대한 감각과 식습관이 형성되는 시기로서 어린이 급식의 안전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에 급식소 위생강화 일환으로 어린이 급식관리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 확대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식약처에서는 학부모들의 높은 기대감에 맞춰 어린이 급식을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2011년부터 일부 지자체에 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지원센터가 하는 일은 어린이 급식의 안전한 위생관리를 위한 순회방문 지원, 원장 등 종사원 대상 위생교육, 급식소 컨설팅, 교육 자료 개발 및 교육프로그램 운영, 효율적인 영양관리를 위한 어린이 급식용 식단 및 표준레시피 개발^보급 등 급식운영 전반에 대한 지원 및 정보 제공이다. 이를 통해 어린이 급식의 가장 큰 문제점인 영유아기의 성장단계별 영양관리의 미흡함이 해소되고, 영양사 등 전문가의 고용 의무가 없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의 집단급식소에 대한 식품안전 및 영양관리에 체계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게 된다. 앞으로도 더 많은 어린이 보호기관 및 단체시설에서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를 통하여 건강하고 안전한 식단을 제공받고 어린이를 위한 참교육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관으로 성장되길 기대하는 바이다. 강기후 식품의약품안전처 서울지방식약청장

[기고] 경인 아라뱃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물은 매우 신비한 존재이자 인류의 생존에 필수적인 생명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항상 물을 그리워한다. 서울 도심에 청계천이 복원되자 시민들의 폭발적인 관심이 집중됐고 가족과 연인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이처럼 물을 가까이 하려는 사람들의 욕구는 역사적으로 대도시를 관통하는 운하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켜왔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역사적 사실을 천착하다 보면 우리도 고려시대부터 한강과 서해를 연결하는 인공수로에 대한 염원이 컸음을 알 수 있다. 일찍이 고려 고종(1213~1259)시절의 권력자 최충헌의 아들 최이가 한강에서 서해로 나아가는 물길을 뚫으려 했으나 기술 부족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조선 중종(1506~1544) 때도 김안로가 똑같은 목적으로 김포지역을 파기 시작했지만 원통이 고개등 한 서린 지명만 남긴 채 좌절했다. 이런 조상들의 염원은 지난해 한강과 서해의 아름다운 만남이란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경인 아라뱃길이 열리면서 실현됐다. 오랜 숙성기간을 거쳐 태어난 아라뱃길은 주운수로 기능뿐만 아니라 다양한 멀티플레이어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우선, 아라뱃길의 방수로 기능은 인천시 부평, 경기도 부천, 김포시 등 굴포천 유역의 상습적인 수해를 방지해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이 안전하게 되었다. 둘째, 아라뱃길 양 끝에는 서울의 관문 격인 경인항(인천터미널, 김포터미널)이 위치하여 여객과 화물을 국내외로 운송하고 있다. 유람선은 4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으며, 금년 중 서해 섬, 여의도 등지로 항로를 확대할 예정이다. 화물의 경우 총 18개 노선을 통해 국내외로 수송하고 있으며, 점차 늘어나는 화물량에 맞춰 선박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국제 항로는 정기화물선이 중국의 청도, 천진으로 2개 노선이 운항중이며, 금년 중 동남아 방면으로도 항로를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양주, 포천, 별내 등 수도권 북부 및 한강 이북으로초중량물이 운송되고 있다. 초중량물은 중량이 커서 운송에 특수 장비나 특별한 취급이 필요한 화물(발전설비, 교량구조물, 건축구조물 등)을 말하는 것으로 안전문제 등으로 도로법상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한강 교량의 경우 화물중량이 40톤 이상일 때 통행 제한을 하고 있어 육로를 통해 서울 4대문 및 경기 북부권으로 초중량물 반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을 고려할 때, 아라뱃길을 통한 초중량물 운송은 발전설비, 교량, 건축설비 등 거대구조물 설계시공 및 운송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셋째, 경인항을 중심으로 물류단지가 조성되어 인천과 김포에 집적되는 물류를 수송한다. 향후 물류단지에 물류 업체들이 정상 영업을 개시할 시점에서는 수도권 교통난에 따른 물류비 절감과 함께 경기 북부와 인천 서부의 물류기지 역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넷째, 아라뱃길에는 뱃길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도로 36㎞를 비롯해 수변경관을 즐길 수 있는 친수시설들이 곳곳에 만들어져 있어 관광레저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아라뱃길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현재의 아라뱃길 문제에 대해 우리가 어떠한 자세로 대응하고,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라뱃길은 오랜 세월을 거쳐 탄생한 새로운 유형의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홍수통제, 물류수송, 관광레저 활성화 등 역할은 물론 기술축적을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 기회를 충분히 창출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힘과 노력을 투입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지만, 아직은 완전히 가공되지 않은 원석(原石)이다. 김문섭 한국수자원공사 아라뱃길운영처 시설 관리팀장

[기고] “바다를 지배하면, 세계를 지배한다”

5월31일은 바다의 날이다. 바다의 날은 1994년 11월, UN 해양법협약이 발효됨에 따라 해양을 둘러싸고 급격하게 변화하는 국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또 세계 해양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법정 기념일로 지정됐다. 지구면적의 약 80%는 바다이다. 육지의 개발이 끝나가고 해양경쟁시대가 도래하는 만큼 무궁무진한 자원이 담긴 바다를 지키기 위해 각 나라별 경쟁이 치열하다. 한반도의 총 면적은 22만1천336㎢로 영국과 비슷하다. 남한만 보면 절반에 못 미치는 10만32㎢에 불과하다. 면적으로는 전세계 120위권 밖이지만 바다로 눈을 돌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해양강국으로 성장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해양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해양레저문화와 산업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홍보하여 국민들의 해양에 대한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 특히 서해안의 경우 배후에는 1천만 인구가 살고 있는 수도권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중국과 마주하고 있어 지리적, 경제적으로도 강점이 많다. 예로부터 화성 전곡항 인근에는 당성이 위치해 고대 해상실크로드로써 우리의 우수한 문물을 세계로 알리는 창구였다. 따라서 화성시는 경기도 서해안을 통해 해양산업의 성장과 해양레저문화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세계적인 해양스포츠대회인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를 2008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개최 6회를 맞이한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는 경기화성 해양페스티벌과 동시 개최되며 오는 29일부터 6월2일까지 화성 전곡항에서 개최된다. 코리아매치컵은 ISAF(세계요트연맹)에서 아메리카즈컵, 볼보오션레이스, 익스트림세일링 시리즈와 함께 공인된 세계 4대 요트대회 중 하나로 AWMRT(알파리월드매치레이싱투어)의 국내대회다. 이미 해양강국에서는 최고 인기스포츠로 각광 받고 있는 만큼 전 세계로 경기가 중계되는 세계적인 요트대회가 화성시에서 개최되는 것이다. 또한 올해부터 한중 자매 도시 간 해상교류를 추진해 2013 화성컵 한중 오션레이스도 개최해 고대 해상실크로드를 재현하고자 한다. 역사적인 이유로 오랜 기간 닫혀있었던 1천290km의 해상 실크로드가 이제 중국과의 우호협력을 통해 세계를 향해 다시 길이 열리는 것이다.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 기간에는 경기화성 해양페스티벌도 동시개최 된다. 요트와 보트, 카약, 딩기요트 등 가족이나 어린이가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무료체험 프로그램 20여 종이 풍성하게 준비된다. 그리고 연중에는 화성 전곡항에서 요트 아카데미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아동, 청소년, 일반인에게 전문적인 해양레저교육도 실시한다. 영국군인 출신 탐험가 월터 롤리는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무역을 지배하고, 세계의 무역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의 부를 지배하며, 마침내 세계를 지배 한다고 했다. 예로부터 바다는 인류에게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알려주고 풍성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며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꿈과 희망의 장이였다. 앞으로도 바다를 보며 큰 꿈을 키우는 이가 많아 질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는 해양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속적인 발전을 꾀해야 할 것이다. 김정상 화성시 해양수산과장

[기고] 인천의 진정한 진료 네트워크 구축

지난 4월 인하대병원에서 인천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선정을 자축하는 심포지움이 열렸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설치 지원사업은 심근경색 및 뇌졸중의 발생율, 사망률, 장애율을 감소시키고 고혈압, 당뇨병 등의 관리수준을 높인다는 목표 하에 연속 통합적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체계의 구축이라는 심뇌혈관질환 종합대책의 하나로 지난해 말 지정받은 인하대병원 인천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까지 포함해 전국에 11개 권역심뇌혈관 질환센터가 있다. 주요지원사업은 24시간 365일 전문진료체계 운영지원사업, 병원기반의 예방관리 및 교육사업, 병원 환자 정보를 활용한 통계사업, 권역내 의료기관간 진료 네트워크 구축지원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사업들의 핵심은 결국 일단 발병하면 커다란 후유증이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심뇌혈관 질환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일단 발병했다면 발병 후 2~3시간내의 골든 타임에 최대한 빨리 적절한 치료 시설을 갖춘 병원으로 신속한 방문을 유도해 치료성적을 높이고 신속한 재활 치료로 발병 환자들의 장애와 재발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다. 원격ㆍ소프트웨어적 의료지원 필요 이 사업에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재정보조금 이외에도 지정된 병원 자체에서도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심뇌혈관 질환의 근본적 발생을 막는 예방사업이겠으나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병원의 입장에서 투자한 막대한 예산을 생각하면 급성기 환자의 유치에 필요한 병원의 인지도 향상에 관심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수년 전 권역센터로 지정됐던 모 센터의 경우 얼마 전 한 TV 방송국에 권역 센터 전체가 명의로 방송될 정도로 권역센터로로 지정되는 것은 인지도 향상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볼 때 더욱 그러하다. 인천 권역의 급성기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여러 다른 의료기관들이 권역센터를 주시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권역센터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단순하게 권역내의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를 얻었다는 안도감보다 인천 권역의 불량했던 여러 지표를 개선할 수 있는가 하는 중압감이 더욱 크다. 임상의사인 필자는 급성기 치료성적을 어떻게 높일 지 고민하고 있는데 이제껏 다른 권역에서처럼 권역센터로 빠른전원 또는 후송을 홍보하는 것만으로 가능할 지 의문이다. 현실적으로 권역 내 여러 병원의 인력이나 시설, 특히 심야시간대의 사정을 고려할 때 24시간 전문진료 인력이 대기하고 있고 어느 때라도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시설이갖춰진 권역센터로의 전원 및 후송을 독려하는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지역 못지 않게 급성기 치료 병원의 밀도가 높은 인천 지역의 경우 환자 발생시 가장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나 진단이 시작될 수 있다면 그 무엇보다도 효율적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것은 권역내의 타병원과 권역센터가 심뇌혈관 질환에 대한 동일한 표준 임상 경로를 공유할 때 가능한 이야기다. 모든 권역 내 타병원이 혈전 용해제 투여 등 시기 적절한 응급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24시간 365일 배치돼 있지 않을 수도 있고 시설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부분을 권역센터에서 원격의료 지원이나 자문으로 보완할 수 있다면 극복 가능한 일이라 판단된다. 필자가 권역 내 의료기관간 진료 네트워크 구축지원사업에 관심이 많은 이유다. 중증도 높은 환자 집중치료 담당해야 필자가 근무하는 인하대 병원에서는 작년에 백령도 병원과 모의환자를 대상으로 시험시연을 했는데 실현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권역 내 많은 병원에서는 일차 심뇌혈관센터의 역할을 수행하고 권역 센터에서는 명실공히 포괄적 심뇌혈관질환 센터로서 일차 센터에 대한 소프트웨어적 의료지원과 중증도가 높은 환자의 집중치료를 담당하는 것이 진정한 급성기 진료 네트워크의 구축이라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1, 2차 예방과 관리를 권역 내 일차 의료기관과 보건소에서 담당하는 진정한 의료기관의 기능 재정립 권역센터의 출발점에서 꿈꿔 본다. 박현선 인하대병원 인천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장

[기고] 다문화 가족은 한국국민이다

리틀 싸이 별명을 가진 황민우(8) 군이 춤을 추고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면 깜직스럽고 귀엽다. 그는 6살 때 KBS 노래자랑에 참가해 천부적인 재능을 인정받았다. 한편 싸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강남 스타일열풍과 함께 인기를 얻어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해졌다. 끼 넘치고 익살스런 황군이 싸이 노래와 말 춤 흉내 내는 것을 보면 웃음과 즐거움이 절로 넘쳐 일상의 스트레스마저 날려 준다. 또한 사회자 질문에도 나이답지 않는 말솜씨로 답변하는 걸 보면 놀랍다. 그는 뛰어난 예능의 신동처럼 보인다. 날이 갈수록 그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았고 이로 인해 그를 아끼고 사랑하는 수많은 팬들이 생겨났다. 필자 역시 그의 열렬한 할아버지 팬이다. 인형처럼 생글생글 웃는 얼굴이 tv에 자주 나오는 것을 기대하지만 볼 수 없어서 아쉽기만 하다. 그런데 최근 황군이 인터넷상 악풀과 학교 급우들의 언어폭력에 시달린다는 소식이 전해져 참으로 안타깝다. 어머니가 이주여성이고, 특정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네거티브를 당하고 있어 더욱 가슴 아프다. 그 내용은 이렇다. 다문화 자녀에 편견과 오해 일쑤 뿌리부터 쓰레기 열등인종, 절라디언** 혼혈아. 게다가 그의 친구들마저 리틀 싸이 설레발치는 거, 정말 꼴도 보기 싫어 눈앞에서 꺼져, 너의 어머니나라 베트남으로 가라 이런 야유와 조롱으로 어린 민우는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 사실 예능스타는 국경도 없는데 우리만이 왜 이럴까. 한국 k팝 한류스타들도 지구촌 사람들한테 뜨거운 사랑받지 않는가. 하물며 민우가 다문화가정 자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익명성 뒤에 숨어서 남의 가슴에 못 막는 짓은 천박스럽다. 아울러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것도 비열한 분열행위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해 새누리당서 다문화를 대표해 필리핀출신 이자즈민씨가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영입했을 때에도 네티즌들은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온갖 루머를 만들어 매도했다. 언론도 그것을 검증없이 보도했다. 심지어 수사기관에 고소까지 한 이상한 사람도 있었다. 당사자는 몇 갈래로 찢겨지는 가슴을 혼자서 움켜쥐고 그 아픔을 침묵으로 견뎌냈다. 하지만 이의원은 짧은 기간에 다문화가족 지원법 일부 개정법률 등 2건의 법안 발의를 했고, 이주여성 정책관련 세미나를 벌써 14회나 여는 등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지 않는가. 이처럼 한국을 위해 열정을 불태우며 혼신의 노력을 다한 그녀에게 돌을 던진다는 것은 낯부끄러운 일이다. 사실 우리 국민은 남을 칭찬해 주고 배려하는 데는 인색한 것 같다. 또 상대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편견과 오해를 갖고 험담하기 일쑤다.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 이런 치졸한 저급문화가 깊숙이 뿌리를 내렸을까. 본인은 멍석을 깔아줘도 못하면서 남이 피나는 노력으로 성공하게 되면 시기와 질투를 넘어 음해하는 자들이 적지 않다.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참으로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옛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은 오늘날의 사회상을 반영한 것처럼 느껴진다. 자신보다 상대가 나은 처지에 있으면 공연히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회병리가 확대재생산 된다면 세상은 우울해지고 무서워질 것이다. 이처럼 남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마저 안중에 없고 무교양의 극치를 보인 것은 우리의 성숙한 문화수준을 의심케 한다. 지금 한국사회는 다문화가족이 한축을 이루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한국국적을 가진 우리국민이다. 따라서 황민우군과 이자즈민씨는 분명 한국인으로서 누가 뭐래도 기죽지 말고 대한민국서 당당하게 살아가길 간절히 바란다. 박정필 시인

[기고] 중기 수출 확대로 수출 1천억 달러 시대 열자

최근 세계경기 침체 및 엔저 현상 등으로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수출이 크게 선전해 경기 수출 1천억 달러 시대 개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는 천연가스, 원유, 반도체장비 등 기초원자재 및 산업용자재 수입이 많아 구조적인 무역수지 적자 문제를 안고 있지만 최근 무선통신기기, 평판디스플레이, 전기기구부품 등의 수출 증가로 4월말 현재 수출은 사상 최고치인 315억 달러를 기록하며 28개월 만에 수출 전국 1위 탈환의 쾌거를 거뒀다. 이 같은 성장세라면 경기도는 연말 울산에 이어 두 번째로 수출 1천억 달러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대내^외 환경은 그리 녹녹치만은 않다. 엔화가치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대일 수출 감소뿐만 아니라 주요 시장에서 한-일간 수출 경쟁이 가시화되는 등 경기도 수출의 위협 요인이 산재해 있다. 경기도 수출의 53.6%를 차지하고 있는 IT전기전자 제품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관련 산업의 세계경기 변동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대기업과 일부 중견기업이 전체 수출의 상당부분을 견인하고 있어 수출 위험분산 차원에서 수출품목 다양화와 중소기업 위주의 수출구조 개편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 초 무역협회 경기본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에는 총 1만2천개사의 기업이 수출 실적을 기록했으며 이중 200만불 이하 중소기업은 1만개사로 전체 기업의 81.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따라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출초보기업들의 수출 확대 없이 대기업 위주의 수출 1천억 달러 달성은 절반의 성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데에는 이견이 없다. 이를 위해 우선 보다 체계적인 온라인 해외마케팅 수출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해외마케팅 담당자들한테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은 단연 유명 해외전시회 참가다. 하지만 참가지원을 받더라도 최소 500만원~1천만원 이상이 소요되는 전시회 참가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된다. 전시회에 가지 않고도 사무실에서 24시간 구글, 알리바바닷컴 등 글로벌 주요 B2B 싸이트를 활용해 효과적인 마케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 및 마케팅 활용 교육 등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둘째로 수출초보내수기업이라면 전문무역상사제도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기술력과 제품력이 뛰어난 중소기업과 해외시장 개척 노하우가 풍부한 전문무역상사간 윈-윈 상호협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각종 지원과 혜택을 기대해 본다. 셋째로 구매력이 큰 글로벌 유통바이어들과의 비즈니스 매칭 기회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 월마트 등 대형유통바이어 구매담당자의 구매력이 왠만한 중견기업의 연매출을 넘기 때문에 우리에게 익숙한 글로벌 유통기업과의 거래선 확보를 통해 중소기업의 수출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조달시장 같은 블루오션시장 개척에 힘써야 한다. 미국의 정부조달 시장만 하더라도 연간 규모가 연방정부, 주정부 등을 합쳐 1.1조 달러에 달할 만큼 거대시장이다. 경기도는 IT전기전자산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수출과 관련 글로벌 산업의 혁신리더 역할을 해왔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경기 수출 1천억 달러 시대 조기 달성과 보다 경쟁력 있고 건실한 수출구조 개선을 위해 기업인, 근로자, 정부 및 수출유관기관 관계자들이 다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이진호 한국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장

[기고] 이제는 벤처기업이 뛰어야

정부는 창조경제의 첫 대책으로 벤처기업의 창업성장회수재투자와 재도전을 원활히 지원하기 위한 선순환 생태계를 발표했다. 2조원 규모의 성장 사다리 펀드와 5천억원 규모의 미래창조 펀드 등 3조3천억원의 자금을 투자 중심으로 지원하며, 벤처 투자자금을 원활히 회수할 수 있도록 기술혁신형기업의 인수합병 활성화, 코스닥 시장의 상장요건 완화와 그 전 단계 시장인 코넥스 신설 등 획기적인 조치를 취했다. 중소기업계와 벤처업계에서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 평가하며 크게 반기는 분위기라서 이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벤처생태계를 투자 위주로 운영함으로써 기업의 부담은 줄이고 민간의 참여를 높이려는 점이다. 민간 여유자금을 벤처 엔젤투자로 활용하기 위해 투자금액 5천만원까지의 소득공제율을 현재 30%에서 50%로 늘리고, 투자대상도 벤처기업에서 기술력을 갖춘 3년 이내 창업기업으로 확대하고 소득공제는 5년간 이월이 가능하도록 세제 혜택을 강화했다. 또한 소규모 자금을 보유한 일반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목돈을 만들어 창업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제도를 도입했다. 다음으로 세제 면에서는 중간회수단계를 크게 넓히는 방향으로 개선했다. 그간 벤처기업 투자자금 회수는 기업공개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방법이었는데, 이는 10년 이상이 걸려 자금회수에 있어서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앞으로는 기술혁신형기업을 세법상 시가의 150% 이상으로 M&A하는 경우에는 기술가치금액의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하며, 특수관계가 없으면 매도기업 주주는 증여세를 면제받는다. 대기업이 인수하는 경우에도 계열사 편입을 3년간 유예토록 해 벤처기업의 기술을 빼가기보다 정상적인 인수를 통해 성장 시킬 수 있도록 했다. 또한 M&A를 통해 중소기업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에는 3년간 유예를 받도록 하여 중소기업간 인수합병이 잘 이루어지도록 조정했다. 기술혁신형 창업기업을 키우기 위한 코넥스시장이 7월경에 개설된다. 현재의 코스닥시장의 공시항목이 64개인데 비해 코넥스시장은 29개로 줄어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쉽게 됐다. 코넥스에 상장한 기업에 대해서는 비상장기업과의 M&A 요건을 낮추어 주고, 창업투자조합의 투자요건을 완화하면서 세제는 코스닥기업에 투자하는 기준을 적용하여 불리함이 없도록 했다. 2조5천억원 규모의 벤처 펀드는 3년 이내 창업초기 2천억원, 그 이후 성장회수성숙단계에 2조2천억원, 재도전 1천억원 등으로 나누어 성장사다리가 끊어지지 않도록 설계된 것이다. 이제 중앙정부가 마련한 대책을 기업들이 도덕적 해이가 없이 잘 활용해 창조경제의 유망주들이 벤처붐을 일으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이를 잘 활용하여 경기도 특성에 맞는 벤처산업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제조기반이 튼튼한 서부지역 중소기업은 하이테크기업으로, 판교지역에는 연구개발과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으로, 동북부지역에는 스마트형 벤처기업을 늘려 동서와 남북의 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 특히 동북부지역은 중첩된 규제를 피하면서 우수한 수도권 인력을 활용하고 자연환경을 살리려면 저공해 벤처기업 육성이 바람직하다. 지금도 휴대폰 카메라 렌즈, 산업용 계량기, 형상기업합금, 태양전지와 반도체장비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유망 중소벤처기업이 이 지역에서 자라고 있다. 경기도 중소벤처기업들이 날로 성장하여 우리 경제의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종국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기고] 지역언론을 위한 키워드 ‘지역화’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 18년이나 되었지만 지역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은 요원하기만 한 실정이다. 국가의 주요기능들은 대부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되었고 지방은 속빈 강정처럼 껍데기만 남은 채 발전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도 정치권의 책임이 가장 크다. 언론, 특히 신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지역언론은 전국지의 지역시장 잠식, 디지털 저널리즘 발전을 배경으로 점점 쇠퇴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볼 때 지역신문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자생할 수 있을까 하는 심각한 회의감마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회의감의 본질을 최근 들어 더욱 추락하고 있는 지역언론의 위상에서 찾는다. 지역신문은 지역언론만의 특수한 역할을 갖고 경쟁력을 키워 지역의 선도적 매체로서 지역발전에 이바지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나 지금의 지역신문들은 그러한 책임과 의무보다는 오히려 지역신문에게 주어진 권한과 특권적 지위를 이용해 지역의 자치단체나 기관으로부터 광고를 수주하고 홍보하는 역할에 치중하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에 직면하고 있다. 일부이기는 하나 상당수의 언론이 언론 본연의 책무와 역할보다는 지역사회의 문화적 사회적 권력을 취득하여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에 군림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정보의 출처가 무한대로 늘어난 언론시장에서 지역신문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데 있다. 지역언론이 아니면 쓸 수 없는 가장 본질적인 지역언론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 독자들은 이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얻는다. 하버드대학 케네디행정스쿨은 2006년 발표한 저널리즘의 부가가치 창조 보고서에서 언론의 경쟁력과 경제성 확보를 위해 전문화와 지역화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제안했다. 거의 모든 뉴스가 상품화된 시점에서 언론사들은 열성적인 고객을 얻기 위해 이제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산만한 콘텐츠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콘텐츠의 차별성과 배타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전략은 독자가 살고 있는 지역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그들의 열망과 일상적인 삶에 대한 지역보도를 통한 부가가치 창조이며, 다른 언론사들은 이런 뉴스를 제공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영난과 마주하고 있는 지역언론들이 경제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이런 전제 하에서 소비자인 동시에 공공행정을 담당하는 경기도가 언론매체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환경변화로 더욱 어려운 제작상황에 처해 있는 지역언론의 경우는 현재 그 정확한 수를 파악할 수도 없는 상태이고 등록된 언론사들마저도 제한된 광고수익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공공과의 건전한 관계설정은 관언유착과 같은 비판적 시선을 해소하고 대중의 공기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정립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암흑의 시기에 불빛과도 같은 것이 언론이며 집단지성을 비판인도하는 것 또한 언론이어야 한다. 혹자의 말처럼 진실을 알리고 지키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요 역할인데, 지금 언론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는 것인가? 환경의 변화에 휘둘리는 허약한 모습이 아니라 지역의 선도자요 파수꾼으로서 굳건하게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남길우 경기도 언론담당관실 신문팀장

[기고] 2013 경기국제보트쇼, 제2의 도약을 시작하다

경기도는 해양레저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관심도 제고를 위해 해양수산부가 해체된 2008년부터 경기국제보트쇼를 개최, 꾸준한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5년간 97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하였고 1천150개 업체와 30개국 1천38개사의 바이어가 참가했을 뿐만 아니라, 전시회 규모도 꾸준히 확대되어 2008년 8천400㎡의 전시면적이 2012년 1만1천600㎡로 늘어났다. 또 국내 하나뿐인 세계보트쇼연합(IFBSO) 인증 획득으로 명실공히 국ㆍ내외가 인정하는 대한민국 대표 해양레저 전시회로 성장하였다. 전시회 못지않게 화성시 전곡항은 200척의 요ㆍ보트 계류가 가능한 수도권 최대 마리나 시설을 갖춤으로써 평일에도 요ㆍ보트 항해를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성과를 발판으로 올해부터 경기국제보트쇼는 고양 킨텍스로 이전하고, 세계요트대회와 경기화성 해양레저페스티벌은 화성 전곡항에서 개최된다. 하지만 세계보트쇼연합(IFBSO)총회에서 각국의 보트쇼에 대한 의견을 나누다보면 경기국제보트쇼의 성장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도 전시회 구성이 의아하다는 관계자들이 많았다. 해양 선진국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3가지의 구성은 각각 최적의 시기가 다를 뿐만 아니라, 서로 집중도를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공동으로 개최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유럽 등 선진 보트쇼는 전문 전시회 중심으로 개최되며, 요트대회나 해양 이벤트는 별도 개최된다. 북반구의 보트쇼는 9월 영국 사우스햄튼 보트쇼를 시작으로 시즌이 개막돼 다음해 2월 마이애미 보트쇼를 끝으로 주요 일정이 종료된다. 반면 남반구는 6월 호주의 생츄리코브 보트쇼를 시작으로 8월 시드니 보트쇼로 끝이 난다. 남ㆍ북반구 모두 동절기에 보트쇼가 개최되는 이유는 비수기에 전시회를 개최하여야 관련 기업 및 참관객의 참여가 용이한데다가, 이 시기에 주문 및 생산을 하여 성수기인 하절기에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에는 한국 해양레저시장이 미약한데다가 일반 국민의 관심도 역시 낮은 관계로 초창기 붐업을 위해 전시회와 스포츠대회(요트대회), 해양 이벤트를 결합시켰지만 이제는 분리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지난해 경기국제보트쇼의 참가업체 부스목표는 580부스여서 799부스나 신청했음에도 620부스에서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전시컨벤션(MICE)산업에서 성공여부는 기업 참여가 중요 척도인데, 임시텐트와 임시 콘크리트 바닥을 시공해야 하는 전곡항의 1회용 전시장에선 참가업체가 늘수록 사업비가 더 크게 증가하는 문제가 있었다. 개최 시기상으로도 전시회는 장기적으로 레저 비수기로 이동해야 하며, 해양이벤트는 하절기로 이동해야 한다. 5ㆍ6월은 레저 성수기가 시작되는 시점으로 관련업계가 바빠지는 시기인데다가, 해양이벤트 개최 시기로서도 조금은 쌀쌀하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은 초등학생 셋이 한방에 모여 있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이제는 초등학생들이 중학생으로 성장할 때가 되었다. 셋이 있기에는 그 방은 좁다. 이제는 중학생이 되는 만큼 고등학생, 대학생이 될 때를 대비하여 서로의 경쟁력을 키워야 할 시기이다. 오는 30일부터 4일간 킨텍스에서 열리는 올해 전시회는 2012년 620부스보다 두 배 증가한 1천210부스로 마감하였으며, 전시면적은 2만8천500㎡로 52년 역사의 일본국제보트쇼를 넘어 아시아 3위 규모의 보트쇼로 성장하였다. 경기국제보트쇼는 장기적으로 참가업체의 참가비와 입장료로 운영되는 지속가능한 전시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참가업체의 비즈니스가 우선이 되어야 하고, 그들이 희망하는 전시회로 구성되어야 한다. 해양 이벤트도 더욱 따뜻한 날씨와 하절기 방학시즌에 개최된다면 기존 해상프로그램은 물론이고 해수면을 활용한 다채로운 이벤트로 많은 국민, 도민들이 방문할 수 있을 것이다. 김충환 경기도 전문위원

[기고] 지방재정 확충 요원한 것인가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실질적이고 명실상부한 자치가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지방자치가 제대로 뿌리내리고 이뤄지려면 재정의 뒷받침이 중요한 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 지방재정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자치단체 전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1995년에 63.5%에서 2012년에 52.3%로 떨어졌고 지방세 수입(2011년 기준)만으로 124개 자치단체가 공무원 인건비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지방재정이 극도로 악화된 원인을 보면, 국내 경기침체와 감세정책에 따른 취ㆍ등록세 등 지방세입원의 감소, 복지사업의 지방이양으로 말미암은 지방비 부담의 급증 등을 들 수 있다. 경기도의 경우 세입을 보면 도세가 1995년 1조8천310억원, 2000년 2조4천931억원(36% 증가), 2005년 5조3천560억원(115% 증가), 2010년 6조9천75억원(29% 증가), 2012년 6조 7천192억원(3% 감소) 징수되었는데 그 증가폭이 큰 폭으로 줄고 있다. 반면에 세출 중 복지예산에 도비가 2005년 5천164억원, 2010년 9천526억원, 2012년 1조3천3억원(2005년 대비 152% 증가)으로 급증하고 있다. 자치단체 과세자주권 강화시키고 그리고 지방재정 악화로 인해 자치단체가 가용재원이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방채무가 증가하면 사회복지와 주민편의사업 등을 벌이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세출에서의 경직성 경비 증가로 자체사업으로 편성할 예산이 부족하게 되어 그 자치단체만의 특성을 반영하는 사업을 거의 할 수 없게 된다. 경기도의 경우도 도로공사가 착공되지 못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면 조리법원 간 도로 확포장 공사의 경우 당초 2012년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예산 부족으로 2017년으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교통안전에 꼭 필요한 지방도 보수 유지관리비도 매년 300억원 정도가 필요하나 2013년 예산에 83억원만 반영되었다. 지금까지 지방재정의 현실과 재정악화의 원인과 그로 인한 영향을 살펴봤는데 그동안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 왔는가? 이명박 전(前) 정부에서도 지방재정 공약을 내걸었지만 진전된 것은 거의 없었다. 그나마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을 통해 구멍 뚫린 세수를 메워 주는 정도의 지원만 하였는데 이러한 미봉책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지방재정 확충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중앙정부는 자치단체가 중앙정부의 이전재원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지방세에 대해 세율결정권을 행사하는 과세자주권을 강화하도록 해 재정의 독립성과 재정운영의 책임성을 강화시켜야 한다. 둘째, 지방세입을 더욱 확충해야 한다. 지방세 개편으로 주요 세목(예를 들면, 국세인 교통세)의 지방세화 혹은 공동세화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5%에 불과한 지방소비세 이양 규모의 연차별 확대(5%20%)와 지방소득세의 독립세 전환 등 세원 이양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이를 통해 현재 국세 대 지방세의 8대 2인 비중을 6대 4(OECD 권고기준)로 개선해야 한다. 국세 대 지방세 비율 6:4로 개선을 셋째, 복지사업 등에 대해서는 국고보조율 인상(70%90%)과 함께 자치단체 차원에서도 체납액의 효율적인 징수와 세외수입 확충, 예산절감 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끝으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지방재정 확충 공약으로 지방소비세 인상 등 지방세 비중의 확대, 이전재원 축소와 복지사업에 대한 국고보조율 인상 등을 약속한 바 있는데 이를 조속히 실천하여 주기를 기대한다.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

[기고] 안성시의 스마트한 홍보

시정홍보는 그 모습이 얼핏 짝사랑하는 남녀 사이와 닮았다. 먼저 상대는 내 쪽에 별로 관심이 없고 관심을 끌게 하려고 피나는 노력을 요구하는 점이 그렇고, 처음 한두 번의 시도만으로는 좀처럼 그 마음이 잘 열리지 않는다는 점도 그렇다. 나를 꾸미고 잘 보이도록 아무리 치장해도 진실과 성실이라는 알맹이가 있어야만 궁극에는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다. 홍보의 사전적 의미란 자신의 정책 수행과 관련된 공중(Public)이 누군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들과의 관계를 좋게 하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홍보란 공무원들의 존재 이유가 될 만큼 절박하고 대단한 가치가 되었다. 혹여 잘못된 소통이나 소통의 부재는 무서운 불신과 단절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은 소비자를 통해 소비될 때만이 존재가치가 있는 것처럼 모든 정책은 원칙적으로 시민들이 누리고 즐길 때 의미가 있다. 서비스 수혜자인 시민들이 제대로 정책을 알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정책은 무용지물이고 그 정책을 입안해 공급하고 서비스하는 공무원들 역시 그 존재 이유가 사라지고 만다. 더는 묵묵히 맡은 바 일만 잘하면 되는 시대는 끝이 났다. 지금은 자신이 하는 일을 알려야 한다. 티를 내야 한다. 티를 내는 것은 시민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시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리는 것 자체가 하나의 정보 제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시대는 뉴미디어 홍보에 대한 압박도 강화되고 있다. 뉴미디어를 이용하면 개인적인 취미에서 전문적인 영역으로까지 자유롭게 콘텐츠의 장벽을 넘나들며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홍보의 중요성은 커지면서도 정작 성공적인 홍보성과를 거두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 만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 홍보는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넓고도 깊은 총괄적인 홍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안성시는 더 스마트한 홍보를 위해 미디어 홍보팀을 신설하고 공보담당관에서 홍보담당관으로 조직을 새롭게 정비했다. 이는 시정 홍보를 강화하고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자 하는 시의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미디어 홍보팀을 별도로 꾸린 것은 자칫 고전적 홍보 형태인 보도자료만이 시정홍보 전부처럼 과거의 관습에 묻혀 구태의연한 홍보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며 나아가 다각적인 채널과 다양한 창구로 시정홍보의 영역을 넓혀가기 위함이다. 특히 1인 미디어의 총아로 불리는 블로그에 안성시는 기존 보도자료만을 일괄 게재해오던 것을 최근에는 내가 아는 친근한 이가 말을 거는 것과 같은 고정을 부여했다. 기관 블로그에 대해 시민들이 가진 고정관념을 없애고 주민에게 더 가까이다 가고자 시도되었던 것이다. 페이스 북 역시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소통과 공감의 창구로 가능하다. 안성시의 페이스북 친구는 현재 1천645명으로 젊은층 위주로 점차 이용자 수가 많아지는 추세다. 미디어가 곧 메시지라고 역설했던 맥루한의 말처럼 미디어는 모든 인간의 생활양식에 변화를 촉발하며 그 자체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인 셈이다. 민선시대 홍보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특수시책, 특산물 상표, 지역축제도 알리는 무엇보다 시민의 생활과 직결된 다양한 정보에 대해 시기를 놓치지 말고 알려야 하며 지자체의 성과에 대해서도 알려야 한다. 이 모든 것은 시의 일방적인 선언이 아닌 상대방이 원하고 좋아하는 방법으로 표현돼야 한다. 지금 안성시는 뉴 미디어에서 그 해법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친절하고 재미있으며 뻔하지 않은 홍보, 민간기업보다 더 민간의 냄새가 풀풀 나는 신선한 홍보, 이것이 안성시가 꿈꾸는 애틋한 홍보의 모습이다. 박명수 안성시 홍보담당관

[기고] 계획관리지역 건폐율 및 용적률 완화 법률에 대한 소고

천신만고 끝에, 지난 10년 동안 중소기업인의 발목을 잡은 고질적인 기업애로 사항이었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소정의 계획관리지역내 건폐율 및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는 법률 개정안이 지난 4월24일 국회법사위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전국은 물론 경기도 중소기업인의 경영 숨통이 트이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는 규제 완화라는 원론적 측면 이외 업체는 물론 경기도민 모두가 환영할 만한 일로 사료된다. 그동안 경기도는 북부지역의 고질적인 중소기업체의 기업애로인 공장건폐율 및 용적률의 규제 완화를 해결하고자 많은 고민을 해 왔다. 시발점은 지난해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선,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북부지역 제조업체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을 위해 전수조사에 나섰다. 고양시와 남양주 등 북부지역 10개 시ㆍ군 225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지난해 4월부터 6월말까지 40일 동안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들 업체들이 공장건폐율 및 용적률 제한으로 인해 공장 증설 뿐만 아니라 기숙사, 식당, 화장실, 샤워실, 휴게실 등 직원 후생복지시설까지 신축할 수 없는 실정임을 알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인은 컨테이너 박스 등 가설 건축물을 기숙사 등으로 사용하고 있어 화재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었을 뿐만 아니라 열악한 공장시설 및 후생복지 시설로 내국인은 일을 하려 오지 않아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정부 관련 부처의 문턱이 닳도록 찾아 다녔다. 하지만 정부 부처는 난개발ㆍ과밀화를 이유로 수용불가라는 직격탄을 날렸다. 연천은 인구가 5만명도 안 되는 데 무슨 과밀화냐 반박도 해봤지만 그들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도의회 근무 경력을 밑거름 삼아 안면이 있는 경기도의원 출신인 박기춘 국회의원실을 찾아 갔다. 박 의원실은 이를 흔쾌히 받아 들여 관련 법안이 국회 차원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 지난해 12월26일 박기춘 의원이 대표발의에 나서 4개월이 지난 지난 4월24일 국회법사위를 통과했다. 이제 본회의 통과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번 법률 개정효과는 실로 대단하다고 자평한다. 법률로 전국적으로 수혜 대상기업은 2만9천266개 업체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경기도는 2만2천30개업체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수 또한 전국 36만2천764개로 이중 경기도는 26만2천719개에 달한다. 연간 매출액은 32조6천406억6천600만원으로 이중 경기도는 23조6천447억원의 신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법률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지난 3년4개월간의 재직해 온 기업SOS 2팀장의 역할은 끝난 것 같다. 이제 본연의 업무인 대학협력팀장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려고 한다. 직책을 맡은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경기도 대학협력팀의 경우,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다소 문제가 내포 돼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교부금 법은 이제 대학협력팀장의 임무로 이에 대한 문제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과거 북부지역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이었던 계획관리지역 건폐율 및 용적률 완화 개정 법률 처럼 말이다. 구춘민 경기도 대학협력팀장

[기고] 수도권 대표축제로 거듭난 ‘군포 철쭉 대축제’

지난 8일 저녁 군포시를 에워싸고 있는 수리산 자락의 철쭉동산에는 1천500여명의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아름다운 선율과 성악가들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어 등장한 가수 박미경은 화려하고 신나는 무대를 연출하는 것으로 2013 군포 철쭉대축제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직원들과 함께 축제를 준비하면서, 그리고 축제 기간 동안 외부에서 찾아온 수많은 손님들을 맞이하면서 필자는 성공하는 축제의 모든 면을 눈과 몸, 마음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조심스럽게 2013 군포 철쭉대축제는 단연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축제로서 손색이 없는 축제로 발돋움 했다고 자평해 본다. 올해의 철쭉제는 예년에 비해 짧은 기간 동안 치러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반응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대학에 의뢰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번 군포 철쭉제에는 8일간 35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소도시이며 전국 240여 기초자치단체 중 세 번째로 면적이 작은 도시에서 불과 일주일 만에 전체 인구수를 훨씬 상회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은 행사는 이번 철쭉제가 최초였다. 더 놀라운 것은 연인원 35만 명 중 42%이상이 외부에서 방문한 손님들이었다는 점이다. 이번 축제의 성공요인을 분석, 정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이는 전국의 각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지역축제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과 조건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의 출발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첫째, 축제성공의 바로미터는 지역주민의 관심과 애정, 자발적인 참여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철쭉제의 성공은 상당부분 예상되기도 했다. 축제 준비기간 내내 지역 상인연합회에서 자발적 홍보에 나서는가 하면, 일반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의지 또한 남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꾸준한 준비가 성공으로 이끌었다. 군포시는 일찍이 6만여㎡에 조성된 철쭉동산에 16만본의 철쭉을 식재하는가 하면 인근 양지공원의 리모델링 추진, 주변 학교 측과의 협의를 통한 행사기간 동안의 주차문제를 해소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해 왔다. 이는 곧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속 투자와 인프라의 구축을 의미하는 일이었으며, 그것이 성공 축제의 밑거름이 되었다. 특히, 16만본의 철쭉이 식재된 철쭉동산과 높이 8m의 철쭉폭포는 도심속에 조성된 유일한 철쭉테마공원으로서 수리산의 신록과 함께 어우러져 장관을 이룸으로써 수도권의 명소로 자리 잡기에 손색이 없다. 셋째, 민간 차원의 추진위와 시 직원들의 협치가 성공의 열쇠였다. 시와 민간의 협력은 기본 행사준비는 물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등 다양한 부문에서 빛을 발했다. 특히, 경찰서와`교육지원청 등 유관기관과 여러 민간단체들의 유기적인 협조체계 구축은 축제성공의 주된 요인이 되었다. 아울러 축제기간 내내 보여준 직원들의 성실성과 헌신성, SNS 등을 통한 적극적인 홍보활동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성공요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군포 철쭉제는 올해를 기점으로 수도권의 대표적인 축제로 거듭나게 되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꿈과 희망, 행복의 하모니를 만들어 내는 군포철쭉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임봉재 군포시 부시장

[기고] 농업의 블랙스완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2011년 곡물자급률을 24.3%라고 확정 발표했다. 2010년 27.6%보다는 다소 하락했다. 곡물자급률이란 사람이 먹는 식량과 동물이 먹는 사료를 합해 산출되며 사람이 먹는 식량을 기준으로 한 식량자급률은 44.5%다. 쌀의 경우 1인당 연간 소비량은 71.2kg으로 매년 줄고 있으며 쌀 자급률은 2010년 104.6%에서 83.2%로 크게 하락했다. 정부는 오는 2020년 곡물 자급률 32%, 쌀 자급률 98% 그리고 식량자급률 60%를 목표로 하고 있다. OECD 선진국 대부분은 100% 내외의 곡물자급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2년 기준 국내 농촌상황을 보면 농촌인구는 291만 2천여명으로 매년 줄고 있고, 농촌 고령화율은 35.6%로 전체 인구의 고령화율 11.8%보다 훨씬 높은 상황이다. 경지면적은 주거시설 전용 등으로 인해 172만 9천여 헥타르로 줄었으며 이는 2020년 정부 곡물자급률 목표 32% 달성에 필요한 175만 2천 헥타르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해외 상황을 보면 곡물가격은 석유가격 상승, 이상기온 등으로 지속 상승하고 있고 곡물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애그플레이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등 공업화 되는 국가들에서 육류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 육류 생산에 필요한 사료 수요 증가로 곡물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환경에 대한 문제로 바이오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제는 곡물을 인간과 동물이 나눠 먹다가 바이오 에너지로 인해 차량과 나눠먹는 형국이 되었다. 일부에서는 전자업종과 자동차업종 등 제조업에서 벌어들인 외화로 가격이 싼 농산물을 수입해 먹으면 되지 않느냐는 그릇된 비교우위론을 옹호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이 옳지 않다는 사례가 많다. 농업을 경시하다 몰락한 이스터섬, 수입에 의존하다 해상 봉쇄로 어려움을 겪었던 영국, 우리나라 통일벼 품종을 개발했던 국제미작연구소(IRRI)가 소재하고 삼모작이 가능한 나라임에도 농지전용 등으로 2010년 240여만t의 쌀을 수입하여 세계 최대 수입국으로 전략한 필리핀, 80년대 까지 쌀을 자급하였으나 값이 싼 외국산 쌀에 의존하다 식량위기를 고스란히 겪고 있는 아이티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리고 외환보유액이 많다고 한들 2008년 식량위기와 2010년 곡물파동 때처럼 곡물 수출국에서 수출을 중단해 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결국 자급이 필요하다. 이것은 어쩌면 생존의 있는 필수조건이며 곡물가격 급등과 식량자원 무기화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할 경우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블랙스완(Black Swan)이란 용어가 있다. 거의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지만 한번 발생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사건 등을 은유적으로 표현할 때 하는 말이다. 농업에 블랙스완이 없기를 바라면서 소리없는 쓰나미라 불리는 식량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이러한 대비는 식량의 공동 생산자인 소비자인 도시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생산자인 농업인은 안전한 먹을 거리를 생산한 의무가 있고, 소비자인 도시민 또한 지속적으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우리 농산물을 구입해 줘야 한다. 이것이 신토불이와 로컬푸드의 기본 전제다. 임창덕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교수

[기고] 농업인이 만들어가는 6차 산업화의 기대

지난달 여주군 여성회관에서 여주군민과 함께하는 국회의원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 후반부에 방청석에서 한분이 의미 있는 질문을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여주의 장점 산업과 앞으로 육성할 산업에 대한 고견을 말해 달라는 요지의 질문이었다. 평범한 질문이었지만 의미가 큰 질문 이였기에 주목을 하게 됐다. 답변은 여주는 풍부한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한 관광문화산업과 세계적으로 미질을 자랑하는 여주 쌀 산업, 그리고 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도자산업이 발달한 곳으로 이러한 산업이 다른 지역에 비해 장점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산업이 약점으로도 변하고 있다 였다. 또 쌀 산업을 보면 생산과잉과 소비감소로 쌀값이 떨어지고 있으며 도자기 산업도 점점 축소되고 있는 현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고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규제를 받아오는 여주에 첨단산업단지나 기업 유치에도 제한을 받기 때문에 앞으로 여주는 관광자원과 연계한 농촌체험관광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한다는 답변에 많은 공감을 했다. 다행히 여주에서는 2012년부터 여주 21C 농업인 대학에 농촌체험관광과를 신설하고 2년차 농촌관광산업을 선도할 전문 인력을 양성해 오고 있다. 이제 그러한 사업들이 꽃을 피기 위해 보다 더 체계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 정보를 습득하고 집중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때문에 농업인이 주도하는 6차 산업화 활성화 방안 심포지엄에 참석, 많은 시사점과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다. 농촌진흥청과 한국 식품유통학회, 한국 농촌지도학회가 공동개최한 심포지엄에는 기존의 생산중심 농업에서 23차 산업과의 연계 및 융복합을 통해 농업의 새로운 소득과 일자리 창출은 물론 삶의 공간으로서 농촌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농촌지역의 활성화 가능성을 증폭시키는 농업의 6차산업화로 새 시대 농업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신념을 갖게 했다. 특히 우리나라 농업이 처해있는 다수의 영세 소농과 영세 고령농가의 대안으로 지역의 특화자원을 활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하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국민의 안전한 먹 거리 대명사로 통칭되는 로컬푸드 지역농산물을 활용, 가공하고(2차산업) 직거래 유통과 체험(3차산업)으로 연결하는 6차산업화는 농업인들을 지원하면 가능할 것이다. 즉, 하나의 농가나 법인 등 개별 경영체 또는 마을에서 1차 산업을 중심으로 농산물 가공의 2차 사업과 직거래, 관광, 서비스 등 3차 산업 간의 유기적 연계를 시키자는 농업의 6차산업화는 우리지역에서도 여러 곳에서 사례를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농업의 6차 산업화 인식을 확대하고 체계적인 지원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에서는 이미 농촌진흥청차장을 팀장으로 하는 6차 산업화 T/F팀을 운영 중에 있으며 충남에서는 이미 지난 2011년 6월부터 충남발전연구원 농어업 6차산업화센터를 개소하여 운영하고 있다. 또 일본에서도 47개 도도부현이 6차산업화 서포트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것은 발 빠른 대응이라 하겠다. 우리 지역에서도 이러한 사례를 참고하여 중간지원 조직을 검토할 때이다. 여주군은 여주 농촌관광협회 주축으로 6월 중 여주 농업인이 만들어가는 6차산업화 심포지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반가움을 표한다. 많은 농업인이 로컬푸드를 생산, 가공하고 직거래 유통과 농촌체험관광을 연계한 농업의 6차산업화로 여주 농업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김 완 수 여주군 농업기술센터 소장

[기고] 선생님과 나

안녕히 가셔요 선생님. 서울 명동에서 삼 년 가까이 다녔던 직장을 그만두고 직업을 시골 고등학교 교사로 바꾸어 떠나던 날, 그동안 허물없이 지냈던 옆자리 동료가 허리를 잔뜩 구부리며 마지막 작별 인사로 장난스레 나에게 던진 말이다. 이후 선생님이란 호칭을 들어온 지 삼십일 년째로 들어선 지금, 나에게 선생님이란 호칭이 주제넘은 것 같고 자꾸만 부담스러워짐은 왜일까? 며칠 전 등굣길에 만난 제법 의젓하게 생긴 남학생 녀석이 안녕하세욧, 선생님 하며 인사를 하는데, 선생님이란 호칭에 강한 액센트를 붙여 나를 다그치듯 하는 인사가 맘에 걸렸다. 선생이란 호칭의 단어가 도대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생소한 단어를 찾듯 맘을 설레며 우리말 사전을 펼쳐보았다. 선생 : 학식이나 덕행이 많은 사람에 대한 존칭 그 때 난 이런 의미를 거듭 되새길수록 부끄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결코 나는 그렇게 우리말 사전이 정의하고 있는 인물이라 생각할 수 없었기에. 우리 사회의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위해 교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 되고 있는 요즈음, 미래의 바람직한 교사상으로 인격의 힘을 지닌 교사, 전문적 능력을 갖춘 교사, 모든 사람들과 같이 호흡하는 교사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소크라테스의 윤리적 교사상, 공자의 구도적 교사상, 페스탈로치의 민중각성적 교사상, 이퇴계의 선비적 교사상, 그리고 섭리사적(攝理史的) 이상실현을 기한 김교신의 교사상을 미래의 바람직한 교사상(敎師像)의 예로 들 수 있는데, 이들은 우리가 모두 위대한 선생님이라 불러도 한 치의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이들 가운데 김교신(金敎臣)의 교사상은 나에게 상당한 공감과 감명을 주었다. 그는 일제 식민지하의 제약 많았던 민족사학만 맴돌며 민족의 이상(理想)을 논하고 민족의 혼을 키우다 마흔 네 살의 젊은 나이로 그렇게도 기다리던 해방의 그날을 넉 달 앞두고 조국의 흙으로 돌아간 무명교사였다. 그는 늘 수업시간에 교과서 내용을 일찍 마무리 하고 나머지는 인생, 민족, 인류의 이상을 논했다. 담당 교과는 지리였는데, 외국의 지리를 우리 지리의 눈으로 보게 학생들을 훈련시켰다. 그에게 배울 점은 단편적인 교과서의 내용보다 삶을 가르쳤던 그의 고집이다. 교육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일깨워 주어야 한다는 그의 고집은 훌륭한 제자를 많이 배출하게 했다. 그는 마라톤의 손기정, 어린이 운동의 윤석중, 농촌 운동의 류달영 등을 키워냈는데, 제자 손기정과의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손기정이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기 전 동경 예선전을 거쳐야 했는데, 김교신이 선두차로 손 선수를 직접 코치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없었더라면 손 선수도 없었을 것인 즉, 선두 차에 탄 선생님의 눈물을 보고 열심히 뛰어 내가 우승을 할 수 있었다며 생존 시 손 선수는 당시를 평생을 두고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세월의 빠르기가 마치 흐르는 물과 같다더니 교직에 발을 내 디딘지 어느덧 삼십년이 지나갔다. 무엇 하나 잘 해 놓은 것 없이 지내온 나날이었다. 이제 평교사로서 얼마 남지 않은 교직생활에서 부디 소크라테스, 페스탈로치, 이퇴계와 같은 위대한 선생님은 되지 못하더라도, 세계 제일의 마라토너 손기정을 키운 김교신과 같은 눈물을 흘릴 수 없더라도, 부끄럼 없이 떳떳하게 학생들로부터 선생님이란 호칭을 나는 듣고 싶을 뿐이다. 김 희 찬 비봉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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