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싸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강남 스타일열풍과 함께 인기를 얻어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해졌다. 끼 넘치고 익살스런 황군이 ‘싸이 노래와 말 춤 흉내’ 내는 것을 보면 웃음과 즐거움이 절로 넘쳐 일상의 스트레스마저 날려 준다.
또한 사회자 질문에도 나이답지 않는 말솜씨로 답변하는 걸 보면 놀랍다. 그는 뛰어난 예능의 신동처럼 보인다. 날이 갈수록 그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았고 이로 인해 그를 아끼고 사랑하는 수많은 팬들이 생겨났다.
필자 역시 그의 열렬한 할아버지 팬이다. 인형처럼 생글생글 웃는 얼굴이 tv에 자주 나오는 것을 기대하지만 볼 수 없어서 아쉽기만 하다. 그런데 최근 황군이 인터넷상 악풀과 학교 급우들의 언어폭력에 시달린다는 소식이 전해져 참으로 안타깝다. “어머니가 이주여성이고, 특정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네거티브를 당하고 있어 더욱 가슴 아프다. 그 내용은 이렇다.
다문화 자녀에 편견과 오해 일쑤
“뿌리부터 쓰레기 열등인종, 절라디언** 혼혈아”. 게다가 그의 친구들마저 “리틀 싸이 설레발치는 거, 정말 꼴도 보기 싫어 눈앞에서 꺼져, 너의 어머니나라 베트남으로 가라” 이런 야유와 조롱으로 어린 민우는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
사실 예능스타는 국경도 없는데 우리만이 왜 이럴까. 한국 k팝 한류스타들도 지구촌 사람들한테 뜨거운 사랑받지 않는가. 하물며 민우가 다문화가정 자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익명성 뒤에 숨어서 남의 가슴에 못 막는 짓은 천박스럽다. 아울러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것도 비열한 분열행위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해 새누리당서 다문화를 대표해 필리핀출신 이자즈민씨가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영입했을 때에도 네티즌들은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온갖 루머를 만들어 매도했다. 언론도 그것을 검증없이 보도했다. 심지어 수사기관에 고소까지 한 이상한 사람도 있었다.
당사자는 몇 갈래로 찢겨지는 가슴을 혼자서 움켜쥐고 그 아픔을 침묵으로 견뎌냈다. 하지만 이의원은 짧은 기간에 ‘다문화가족 지원법 일부 개정법률 등 2건의 법안 발의를 했고, 이주여성 정책관련 세미나를 벌써 14회나 여는 등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지 않는가. 이처럼 한국을 위해 열정을 불태우며 혼신의 노력을 다한 그녀에게 돌을 던진다는 것은 낯부끄러운 일이다.
사실 우리 국민은 남을 칭찬해 주고 배려하는 데는 인색한 것 같다. 또 상대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편견과 오해를 갖고 험담하기 일쑤다.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 이런 치졸한 저급문화가 깊숙이 뿌리를 내렸을까. 본인은 멍석을 깔아줘도 못하면서 남이 피나는 노력으로 성공하게 되면 시기와 질투를 넘어 음해하는 자들이 적지 않다.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참으로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옛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은 오늘날의 사회상을 반영한 것처럼 느껴진다. 자신보다 상대가 나은 처지에 있으면 공연히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회병리가 확대재생산 된다면 세상은 우울해지고 무서워질 것이다. 이처럼 남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마저 안중에 없고 무교양의 극치를 보인 것은 우리의 성숙한 문화수준을 의심케 한다.
지금 한국사회는 다문화가족이 한축을 이루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한국국적을 가진 우리국민이다. 따라서 황민우군과 이자즈민씨는 분명 한국인으로서 누가 뭐래도 기죽지 말고 대한민국서 당당하게 살아가길 간절히 바란다.
박정필 시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