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천연가스, 원유, 반도체장비 등 기초원자재 및 산업용자재 수입이 많아 구조적인 무역수지 적자 문제를 안고 있지만 최근 무선통신기기, 평판디스플레이, 전기기구부품 등의 수출 증가로 4월말 현재 수출은 사상 최고치인 315억 달러를 기록하며 28개월 만에 수출 전국 1위 탈환의 쾌거를 거뒀다. 이 같은 성장세라면 경기도는 연말 울산에 이어 두 번째로 ‘수출 1천억 달러’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대내^외 환경은 그리 녹녹치만은 않다. 엔화가치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대일 수출 감소뿐만 아니라 주요 시장에서 한-일간 수출 경쟁이 가시화되는 등 경기도 수출의 위협 요인이 산재해 있다.
경기도 수출의 53.6%를 차지하고 있는 IT전기전자 제품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관련 산업의 세계경기 변동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대기업과 일부 중견기업이 전체 수출의 상당부분을 견인하고 있어 수출 위험분산 차원에서 수출품목 다양화와 중소기업 위주의 수출구조 개편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 초 무역협회 경기본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에는 총 1만2천개사의 기업이 수출 실적을 기록했으며 이중 200만불 이하 중소기업은 1만개사로 전체 기업의 81.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따라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출초보기업들의 수출 확대 없이 대기업 위주의 ‘수출 1천억 달러’ 달성은 절반의 성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데에는 이견이 없다.
이를 위해 우선 보다 체계적인 온라인 해외마케팅 수출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해외마케팅 담당자들한테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은 단연 유명 해외전시회 참가다. 하지만 참가지원을 받더라도 최소 500만원~1천만원 이상이 소요되는 전시회 참가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된다.
전시회에 가지 않고도 사무실에서 24시간 구글, 알리바바닷컴 등 글로벌 주요 B2B 싸이트를 활용해 효과적인 마케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 및 마케팅 활용 교육 등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둘째로 수출초보·내수기업이라면 전문무역상사제도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기술력과 제품력이 뛰어난 중소기업과 해외시장 개척 노하우가 풍부한 전문무역상사간 윈-윈 상호협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각종 지원과 혜택을 기대해 본다.
셋째로 구매력이 큰 글로벌 유통바이어들과의 비즈니스 매칭 기회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 월마트 등 대형유통바이어 구매담당자의 구매력이 왠만한 중견기업의 연매출을 넘기 때문에 우리에게 익숙한 글로벌 유통기업과의 거래선 확보를 통해 중소기업의 수출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조달시장 같은 블루오션시장 개척에 힘써야 한다. 미국의 정부조달 시장만 하더라도 연간 규모가 연방정부, 주정부 등을 합쳐 1.1조 달러에 달할 만큼 거대시장이다.
경기도는 IT전기전자산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수출과 관련 글로벌 산업의 혁신리더 역할을 해왔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경기 수출 1천억 달러 시대’ 조기 달성과 보다 경쟁력 있고 건실한 수출구조 개선을 위해 기업인, 근로자, 정부 및 수출유관기관 관계자들이 다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이진호 한국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