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제 순환형 3호선 건설이다

지난달 경기일보(5.19자)에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완공되어 7월30일 개통한다는 언론 보도를 읽었다. 필자는 도시철도건설본부장으로 재직시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계획의 실무책임자로 추진한 바 있다. 다음달 신교통시스템 경전철 개통을 앞둔 시점에 건설계획에서부터 설계·시공 건설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많은 기술인 등 관계자들의 피와 땀에 의한 수많은 난관을 극복한 결실을 갖게 됨에 노고에 감사드린다. 2004년 초부터 인천시 도시철도기본계획(변경)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분야별 TFT를 구성, 선진국 교통시스템 사례분석, 현지건설 견학을 실시하고 타당성 검토를 위한 전문가 조언을 받는 등 안전하고 경제적인 친환경적 신속 수송에 뛰어난 신교통시스템인 AGT형 경전철로 확정하였으며 2006년 말 중앙부처로부터 사업계획 타당성을 인정받아 승인을 얻었다. 이후 2007년 착공, 올해 7월에 9년간의 건설공사로 계획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 총 12년 6개월의 긴 시간이 소요되었던 것이다. 최초 계획수립에 참여한 실무책임자였기에 당시 추진과정에서 겪었던 애로사항과 절차에 어려웠던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철도연구원·인천발전연구원 등 관계전문가의 참여하에 2년 이상 걸려, 최적의 노선 및 역사위치 선정 등 2호선 건설계획(안)을 마련, 안을 갖고 관련 국회의원들에 직접 설명을 한 바 있었는데, 그 중 노선계획이 가좌역~인천시청 구간 중 주안역 통과역의 계획을 주원역으로 변경 요구가 있었으나 이에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설득에 애를 먹었던 일이 있었다. 위 사례에서와같이 도시철도 추진과정에서 실무진은 소신 있게 최적의 노선과 정류역을 선정하였던 결과로 무난히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인천은 오는 10월 중에 300만 인구를 갖는 우리나라의 3대 도시가 된다. 우리 인천은 지리적 여건상 육·해·공을 갖춘 최고의 성장동력을 갖춘 대도시이다. 세계 제1의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3개의 경제자유구역과 대규모 무역항의 자산을 가진 대한민국 미래를 짊어진 도시이다. 이제는 독자적으로 균형 발전 시켜야 할 인천 비전의 과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자족도시로서의 우선 추진해야 할 것은 저소득 소외계층의 지역 간 불균형 발전의 저해요인을 없애고 삶의 질을 향상시켜줄 수 있는 분야가 대중교통의 원활 수단인 도시철도 수송의 확충이다. 지난 4ㆍ13 20대 총선 때에도 인천지역 출마자들이 자기 지역구의 교통대책으로 2호선을 KTX 광명역으로 연장, GTX광역철도를 강남역으로, 계양에서 서울 화곡역으로 Tram을 놓겠다 등 사업의 타당성ㆍ효용성 소요예산 등 검토 없이 중구난방으로 공약을 난발하고 있음에 심히 우려가 된다. 도시철도교통계획은 도시계획과 도시철도기본계획을 근거로 1000년 대계를 내다보며 체계적 경제성을 고려한 분석한 결과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다. 몇 년전 시에서는 순환형 3호선 55.4km를 5개 권역(청라, 동인천, 연수, 논현, 부평, 계양)으로 4단계로 나누어 건설 추진 계획을 언론 보도한 바 있다. 순환 3호선이 건설되면 10개의 환승역과 연결 됨으로써 사통팔달 교통편의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유영주 前 인천광역시 도시철도건설본부장

[기고] 안전한 친환경 학교급식 확대한다

우리나라의 학교급식은 6·25전쟁 이후 외국원조에 의해 처음 실시됐다. 외국원조기관의 도움으로 초등학교 전 학생을 대상으로 1972년까지 20년간 시행됐는데 그때 필자도 옥수수빵과 바케스에 우유덩어리를 녹여 만든 우유를 먹은 기억이 생생하다. 균형 잡힌 식단이나 안전은 먼 나라 얘기였던 시절이기도 하다. 잠시 도시락 시절을 거쳐 다시 학교급식의 시대가 왔다. 국가가 부강해진 만큼 우리국민들은 이제 급식의 양보다는 질에 큰 관심을 갖게 있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좋은 재료와 균형 잡힌 식단, 안전한 식자재 등이 그것이다. 이런 시대 흐름에 맞춰 경기도는 2009년부터 친환경 우수 농축산물의 학교급식 공급을 지원하고 있다. 일반 농산물과 친환경농산물 간의 구매단가 차액을 경기도가 지원해 비용 부담 없이 안전하고 질 좋은 식자재를 사용할 수 있게 한 조치다. 친환경농산물 급식지원 예산은 2009년 19억 원에서 올해에는 416억 원으로 대폭 늘었으며, 급식 대상도 2009년 95개교 10만1천명에서 올해는 1천915개교 137만 8천명으로 폭증했다.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해 관내 초·중·특수학교를 대상으로 농산물잔류농약검사와 방사선 물질 검사 등 안전성 검사를 강화했다. 또 급식 유통과정을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실시간 확인 가능한 안전시스템도 개발했다. 먼저 농산물잔류농약검사는 식품공전에서 정한 농약 잔류허용기준에서 정한 220종을 대상으로 농장 출하 전 사전조사와 유통 전 단계조사로 나눠 올해 총 1천460건에 대해 검사할 예정이다. 사전조사는 수확· 출하예정 10일전 농장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방식으로 진행되며, 유통전 단계조사는 경기도 친환경농산물센터에 입고되는 농산물을 대상으로 계절별 특성을 고려한 무작위 조사 방식으로 진행된다. 부적합 농산물 발생시 출하금지 및 센터입고 금지, 해당 농산물에 대한 전량 폐기조치를 내릴 예정으로 해당 농가는 행정처벌과 더불어 향후 학교급식 납품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또, 올해부터는 방사선 물질이 포함된 급식 식재료의 공급 차단을 위해 방사선 검사도 새롭게 추가됐다. 이 밖에도 도는 올해 유통단계별 실시간 식재료의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전국 최초로 학교급식안심시스템 서비스를 4월부터 시범운영하고 있다.QTS시스템은 경기도가 개발한 학교급식관리시스템으로서 GPS 위치기반 서비스를 활용하여 저장고와 수송차량 이동 중 식품상태, 온·습도, 위치관리 등 유통단계별 품질관리를 통해 식재료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이를 학교·학부모가 모바일·PC 등을 통해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안심서비스다. 뿐만 아니라 유통비용 절감과 환경보전을 위해 학교급식 농산물 포장상자를 종이박스에서 물류용 플라스틱 상자로 교체해 신선도 유지와 검품시간 등을 단축하도록 했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다. 따라서 질 좋고 안전한 먹거리가 건강한 우리나라의 미래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가 친환경 학교급식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열 경기도 농식품유통과장·이학박사

[기고] 수처리 신기술 통한 건강한 수돗물 공급

최근 환경부가 발간한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수도 보급률은 98.6%이며, 국민 1인당 하루에 사용하는 수돗물은 280L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처럼 높은 상수도 보급률과 수돗물 사용량을 바탕으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돗물을 부족함 없이, 마치 당연한 듯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수돗물을 생산하고 공급하기 위한 주변 여건은 그리 녹록지 않다. 최근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 등 환경변화로 인해 하천 및 호소의 수질이 악화되어 조류개체수가 과거보다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한 맛·냄새 유발 물질의 발생도 빈번해지고 있다.또한 최근에는 봄철 가뭄이 빈번해짐에 따라, 수량이 줄어 수중 오염물질 농도가 증가하는 등 물속 환경변화로 인하여 수돗물을 생산하기 위한 정수처리 비용이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와 더불어 경제발전에 따른 국민의 소득수준 및 의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수돗물에 대한 인식 및 요구수준도 점차 상향되고 있다. 과거에는 수인성 질병 우려에 따른 소독 처리와 수량 확보에 주력했다면, 최근의 물 관리 패러다임은 수질기준을 통과한 안전한 물 공급을 넘어서, 안전하면서도 맛도 좋은 물 공급에 이르고 있다.건강한 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맛·냄새 등 심미적인 요소에까지 확대됨에 따라, 국내 각 정수장에서는 일반적인 정수처리를 넘어서 한층 진화된 정수처리 공정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정수처리는 크게 표준정수처리와 고도정수처리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기존의 표준공정으로는 맛, 냄새 유발물질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최근 도입되고 있는 고도정수처리공정은 오존, 활성탄 처리 공정 등을 추가함으로써 보다 깨끗한 수돗물의 공급이 가능해졌다. K-water에서도 이에 발맞추어 수도권의 모든 생활용수 정수장에 고도정수 처리 시설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물속 미생물에 대한 소독 및 유기물 제거에 ‘자외선’을 활용한 신기술을 적용한 사례가 있는데, 바로 국내 최초로 UV-AOP 공정을 도입한 K-water 시흥정수장이다. UV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운영하는 시흥정수장에서는 수돗물의 곰팡내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오스민(geosmin)같은 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자외선 살균은 다른 소독 방법보다 낮은 투자 및 유지보수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경제적이며, 인체에 유해한 화학적 잔류물질을 남기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자외선 처리를 거친 물은 활성탄 흡착 시설을 통과하면서 한 번 더 걸러진다. 입상 활성탄 공정은 활성탄 표면의 미세한 공극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흡착 현상을 이용하여 유기물 및 미량유기물질을 제거하여 보다 고품질의 수돗물을 생산할 수 있게 한다.오랜 옛날부터 우리 선조들이 간장을 담글 때 숯을 이용했다는 사실이나, 현재 일상생활에서도 냄새제거와 공기정화 등의 목적으로 활용되는 숯의 효능을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K-water는 국민들이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건강한 물 공급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시흥정수장은 최근 시설을 준공하고 고도정수처리 의 복합공정을 통해 생산된 수돗물을 이제 시흥 및 안산지역에 본격적으로 공급하고 있다.K-water 과천권관리단 직원들은 몸에 좋은 물을 가득 담기 위해,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수돗물을 생산하기 위해, 또 시민들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김균동 수자원공사 과천권관리단장

[기고] 해야한다, 그러므로 할 수 있다

요즘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는 것이 ‘청년실업’이다.이와 관련 ‘N포 세대’는 말도 생겨났고, 청년들의 입장에서 우리나라 상황이 지옥(hell)과 같다 하여 ‘헬조선’이란 말도 유행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시선을 끄는 한 연구원 연구결과가 있었다.‘계층 상승 사다리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인데 국민의 81%가 노력을 해도 계층 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대답했다는 내용이다.한 마디로 국민 대부분이 노력해 봤자 신분 상승이 되지 않는다는 의욕의 상실 상태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경영학의 대가 잭 트라우트와 알리스는 저서 ‘호스 센스(horse sense)’에서 냉정하게 사회적 현실을 꼬집었다. 내용을 보면 따르면 자신의 힘만으로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면서 누구나 타고 달릴 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성공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다.실제로 우리 사회에서는 입찰이든, 계약이든 알음알음으로 비정상 루트를 통해 성사되는 경우가 많다. 성공한 사람들은 보면 노력도 있었지만 주위의 도움이 결정적인 경우도 많았다. 청년들의 실업문제는 ‘괜찮은 직업(decent job)’을 향한 무한 경쟁에 기인하는 부분도 있다. 중소기업은 사람이 부족하다고 한다. 예전에는 대학을 졸업하면 직장으로 옮겨가던 흐름에서 대학 졸업 후에는 부모 곁으로 돌아온다. 실제 우리나라의 경우 일할 의지가 없고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도 않는 ‘니트족’ 비중이 OECD 회원국의 평균보다 훨씬 높다. 짧은 글로 위에서 제시한 문제들의 해결 방안을 내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문제를 들여다보면 해답은 문제 속에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사회에 불합리한 요소가 많더라도 먼저 자신을 경영하는 관점에서 자신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앞으로 사회는 점점 인적자본 증권화를 요구한다. 사람이 상품이 되고 마케팅 대상이 되는 것이다. 또한 공무원이나 대기업 취업에 올인하기 보다는 중소기업에서 활로를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 세계로 진출하는 노력도 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 보다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 자신을 만드는 것은 자신뿐이다. 칸트는 “나는 해야 한다. 그러므로 할 수 있다”고 했다. 힘들어하는 청년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꼭 이룰 수 있다는 것이라 확신한다. 임창덕 경영지도사

[기고] 몽골 ‘수원시민의 숲’ 아주대가 지키겠습니다

지난 5월 26일~30일 동안 진행된 몽골 ‘수원 시민의 숲’ 조성행사에 김동연 아주대학교 총장님을 비롯한 우리 사회봉사단 60명과 수원시민 및 수원시 관계자 등 총 140여 명이 참여했다. 몽골의 사막화와 황사를 방지하고자 하는 뜻을 품은 우리 봉사단은 울란바토르 대학에 다니고 있는 몽골 학생들과 세미나를 시작으로 첫 공식 일정을 가졌다. 세미나를 하면서 우리는 몽골의 사막화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해결책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이번 해외봉사의 의의를 되새겼다. 울란바토르 대학 방문 후 에르덴솜 수원 시민의 숲으로 이동해서 사막화 지역을 둘러보았다. 사막 지역은 예상보다도 훨씬 넓었고 조금 걸었을 뿐인데도 신발에 모래가 가득하고 잊을 만하면 모래바람이 불었다.아직 나무가 듬성듬성 남아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나무들 대부분이 뿌리를 거의 드러낸 채 죽어가는 상태였고, 번식과 생존의 본능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열매를 많이 맺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어린 나무가 하나도 자라고 있지 않아 삭막감을 느꼈다. 다음날 몽골 주민들과 함께 나무들을 조림지에 심고 물을 주었다. 이미 2011년부터 진행되어온 사업이기 때문에 우리가 새로 나무를 심은 곳을 포함해 축구장 130개에 달하는 굉장히 넓은 지역에 걸쳐 방대한 양의 나무가 빼곡히 심어져 있었는데, 그 중에는 잎을 꽤 많이 달고 실하게 자라고 있는 나무도 많았다. 이 나무들은 방풍림 역할과 더불어 열매를 맺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잼과 음료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어 장기적인 실효성이 높다. 나중에 이곳의 나무가 모두 자라서 숲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몽골에 도착하기 전까지도 사막화 현상의 실태와 그 심각성에 대해 그리 자세히 알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해외봉사에 참여하면서 사막화를 비롯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심각한 환경 문제들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노력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몽골 주민들과 학생들, 아이들을 보면서 큰 동질감을 느꼈다. 외모가 비슷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감정,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장소의 제약으로 인해 이토록 서로의 모습과 생각을 전혀 모르고 살아간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번 몽골 해외봉사가 더욱 뜻깊었던 이유는 그들의 삶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보고 사막화 방지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며 ‘공감을 바탕으로 한 연대’의 중요성을 통감했다는 것이다. 우리 봉사단은 이후에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될 아주대학교 학생들에게도 국제적인 문제를 공감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열정이 가득하길 바라면서, 스스로도 국제ㆍ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몽골에서 우리 해외봉사단 모두가 함께 외쳤던 “수원시민의 숲, 아주대가 지키겠습니다!”라는 구호를 꼭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찬영 아주대학교 행정학과 학회장

[기고] 문화예술의 역사적 상징물 되어야 할 道 문화의 전당

한국사회에서 전국을 흔히 ‘중앙’과 ‘지방’이라는 이분법으로 구분 짓는다. 여기에서 구태여 ‘서울’과 ‘지방’으로 구별 짓지 않는 것은 중앙이라는 권역의 구분 속에는 ‘수도권’, 곧 경기도를 포함하는 통념 때문일 것이다. 그 경기도가 요즘 서울 인구의 유입으로 갈수록 다문화권을 형성하며 지방자치의 주도 세력으로서 미래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 로젠블라트가 문화란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교류하는 일체의 행위’로 정의한 것을 기준으로 한다면 경기도야말로 가장 막강한 문화의 잠재력이 있는 것이다. 21세기가 되기 전까지 이 중앙이라는 개념의 권역에 문화예술을 상징하는 건축적 구현체로 서울의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국립중앙극장, 그리고 경기도문화예술회관(현 경기도문화의전당)을 꼽을 수 있었다. 1978년 서울시 사업소의 하나로 개관된 세종문화회관이 1999년 재단법인체로 돛을 달았고, 1973년 장충동에 둥지를 튼 국립중앙극장이 2000년 책임운영기관으로 체계를 바꿨다. 그리고 1991년 개관한 경기도문화예술회관이 2004년 재단법인 경기도문화의전당으로 출범하였다. 이렇듯 중앙에서 상징적으로 소수의 복합문화예술공간만이 한국의 공연장시스템을 대변하던 시대, 21세기 들어 문화예술의 산업화에 대한 인식이 태동하면서 동시에 전국적으로 많은 문예회관들이 건립되었다. 금세기 들어 문화예술공간의 지형이 형성된 것을 개관해 보면 경기도문화의전당은 한국의 공연장 체계에서 한 역할을 맡아온 역사적·시대적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역사적 함의를 담고 있는 경기도문화의전당이 경영효율화 방안의 일환으로 폐지 대상의 기관으로 선정되면서 갈등을 빚고 있어 안타깝다. 폐지와 존치라는 양면의 논리 구도를 떠나 문화예술이라는 대의적·대승적 차원에서 그 상징적 건축물은 지역의 정신(spirit of place)과 이미지가 농축된 역사적 존재성이 배태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문화예술적 상징물을 커다란 시각의 틀로 접근하여 더욱 유지 발전시켜 유구한 역사적 에디피스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복합문화예술공간은 단순한 공장건물이나 단선적 사무공간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문화예술 향유의 전당으로 존중하는 현대의 공연장들은 고대 그리스 시대 제대로 공연할 공간이 없어 대중들이 모여 예술을 향유했던 구조물의 아고라에서 비롯되는 인류문명 정신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인류 역사를 통해 선진화 된 민족은 문화를 창달하고 예술을 부흥시켜 왔다. 그렇기 때문에 개관 후 수 십년 동안 경기도민과 함께 하며 문화예술의 자긍심으로 자리매김 되어 온 경기도문화의전당의 운명을 좌우하는 정책적 판단은 입체적 접근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중앙 권역에 있는 경기도문화의전당은 그 위상과 역할이 타 지역 문화예술기관에 대한 잠재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시대적 상황의 변화와 지자체 재원의 한계가 노정되는 추세 속에서 문예회관을 폐지하는 선례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중앙권에 위치해 현시적·잠재적 영향력을 갖는 경기도문화의전당이 문화융성의 역방향을 주행하는 부정적인 최초의 사례로 기록된다면 이는 역사적인 오점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앞으로 자칫 문화예술 분야에서 문제점의 돌파구를 찾는 해법의 자극제가 되는 이른바 점화효과(priming effect)가 될까 우려되는 것이다. 경기도는 그 위상만큼 대한민국 문화예술 중흥의 선순환의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 오히려 경기도는 산업화·도시화 팽창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인간정신의 황폐화와 현대도시의 비인간화 시대에 문화를 통한 치유에 앞장섬으로써 문화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 곧 문화향유나 문화복지가 갈수록 더욱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더더욱 문화정책의 순발력이 요구된다. 더불어 경기도문화의전당으로서는 급변하는 사회문화체계 속에서 주도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시대에 부응하는 대혁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도민의 잠재되어 있는 다면적인 욕구(seeds)를 충족시키는 창발력을 발휘해 나가야 한다. 경기도민의 진정한 문화예술의 중심체로서 부디 이번 현안들이 오히려 도약의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인권 前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기고] ‘변화’는 ‘기회’다

‘스니프’와 ‘스커리’라는 생쥐와 ‘헴’과 ‘허’라는 꼬마 인간이 살고 있었다. 이들은 치즈를 찾아 복잡한 미로 속을 뛰어 다니다 드디어 치즈를 얻게 되었다. 이들은 치즈를 먹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치즈가 사라져버렸다. 그러자 ‘스니프’와 ‘스커리’는 주저 없이 미로를 향해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섰다. 이들 보다 늦었지만 ‘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깨닫고 과거의 달콤한 향수에서 벗어나 또 다른 치즈를 찾아 미로 속으로의 모험을 떠났다. 하지만 ‘헴’은 과거의 기억에 사로 잡혀 그 자리에서 현실을 부정하고 불평만 하고 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의 이야기다. 우리는 하루가 멀다 하고 변화하는 세상을 살고 있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 눈 깜짝할 사이에 가지고 있던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 그것도 한순간에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 ‘변화’가 일상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변화의 시대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고방식과 몸가짐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체질적으로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고에 익숙하지 못하다. 대개의 경우 낯익은 습관 때문에 변화에 둔감하고, 애써 외면하며 변화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10년 후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그때 우리는 어떤 미로를 달리고 있을까? 아무도 없는 막다른 골목에서 썩은 치즈 때문에 절망하고 있지는 않을까? ‘스니프’와 ‘스커리’처럼 재빠르게 변화를 감지하고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설 것인가? ‘허’처럼 조금 늦었지만 더 일찍 떠났으면 하는 후회를 하며 미로를 향해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헴’처럼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라는 생각에 빠져 그 자리에 앉아 마냥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변화의 시기를 살면서 변화에 대한 감각을 갖고 있지 않으면 과거 썩은 치즈의 망령에 시달리게 된다. 과감히 과거의 치즈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새로운 치즈를 향해 나서야 한다. 과거는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흘러간 물과 같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앞에 남겨진 시간을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이다. 소망하는 미래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벽을 무너뜨리는 사람이다. 인생은 탄탄대로가 아니고 미로와도 같다. 때론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하고, 때론 막다른 길에서 좌절하기도 한다. 미로 앞에서 굳은 신념을 갖고 끊임없이 자신의 길을 개척한다면 새로운 길은 열리고 말 것이다. 변화의 시대에 신속히 대처하고 그 변화를 즐기자. 변화의 노예가 아닌 주인으로서 새 시대를 열어가자. 최악의 국회였다는 19대 국회가 막을 내리고 바야흐로 20대 국회가 새롭게 시작되었다. 여소야대 국회라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기에 희망과 기대를 가져본다.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새로운 국회가 되길 바란다. ‘변화’는 ‘기회’이다. ‘변화’는 ‘도전’이다. ‘변화’는 ‘창조’이다. 김유성 청덕고등학교 교장

[기고] 너에게 묻는다

연탄을 소재로 한 설치미술가로 알려진 서울 강남 판자촌 청년, 이효열 씨는 남을 데워주는 연탄처럼 치열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연탄재에다 생화를 꽂아 예술 작품을 만든다. 작품의 부제는 ‘뜨거울 때 꽃이 핀다’이다.연탄처럼 뜨거운 열정, 가슴 뛰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해 주는 것 같다. 실제로 연탄처럼 치열하게 살아야 인생의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생각하여 연탄을 활용한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태백 탄광촌에서 광부의 아들로 청소년기를 보낸 나로서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힘이 들 때는 고 김수환 추기경이 한 학생에게 써 주었다는 “장마에도 끝이 있듯이 고생길에도 끝이 있단다”라는 말을 마음의 빛으로 여긴다. 그리고 가수 서영은의 ‘혼자가 아닌 나’ 노래를 들으며 용기를 얻는다. “행복은 늘 멀리 있을 때 커 보이는 걸, 힘이 들 땐 하늘을 봐 나는 항상 혼자가 아니야, 비가 와도 모진 바람 불어도 다시 햇살은 비추니까”라고 되어 있는데, 모든 것에 끝이 있고, 행운도 불행이라는 가면을 쓰고 온다고 생각한다. 삶이 힘들어질 때는 보다 겸손해지라고 하는 신호로 여기고, 역경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고 애써 잊으려 하면서도 역경이 없는 삶은 불행일 수 있다고 생각해 보곤 한다. 주위에 힘들지 않은 사람을 없을 것이다. 크든 작든 누구나 고민을 안고 산다. 심리학자 롤로 메이는 “인간은 길을 잃었을 때 더 빨리 뛰어가는 유일한 동물이다”라고 했다. 사람들은 내면의 불안이 있기 때문인데, 일이 잘 안 풀리고 어려움이 닥치면 조급해하지 말고 장맛비도 그치고 햇살이 비치게 된다는 진리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유명인들도 시련이 다 있었다.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디오르는 절대로 디자이너가 될 수 없다는 말을 듣던 사람이었고,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는 200번이 넘는 거절을 당했다.KFC 창업자 홀랜드 샌더스도 치킨 조리법을 수백 번이나 거절당했으며, 20세기 최고의 베스트셀러라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쓴 마거릿 미첼의 어머니로부터 머리와 용기만 있으면 일어설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며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냈다. 꿈꾸는 다락방의 저자인 이지성씨도 출판사로부터 80여 차례 거절을 당하기도 했다. 태어나고 죽는 것은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지만 그 삶의 방향을 정하고 무엇을 채울지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 시를 보면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고 묻고 있다. 생각 없이 걷어차던 연탄재도 뜨거웠던 과거를 간직하고 있다. 신은 게으른 자를 가장 싫어한다고 한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현재의 자신이 미래의 자신에게 묻는다. 뜨거운 삶이었냐고. 임창덕 경영지도사

[기고] 크론병

크론병이란 만성적으로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연예인 윤종신씨가 크론병을 앓고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었는데, 주로 10~20대의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여 ‘젊은이의 병’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서구에서만 흔한 질환이고 국내에는 희귀 질환이라 인식되었지만, 최근에 식생활이 서구화된 이후로 국내에 크론병 환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따라서 10~20대의 젊은 환자가 만성적으로 복통이 있다면 반드시 크론병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크론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장내세균에 대한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세포가 세균이나 바이러스 대신에 자신의 장세포를 공격하여 장에 염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크론병은 흡연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또한 한 가족 내에서 여러 명의 환자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아서 유전적인 요인이나 환경적인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에 어디에도 발병할 수 있으나 대부분은 말단소장과 대장에서 호발하고 있습니다. 증상은 환자에 따라 매우 다양한데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복통과 설사입니다. 그 외에 하혈이나 점맥변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크론병 환자들은 대부분 복통으로 인한 식욕감소로 마른 외형을 보입니다. 크론병의 특징은 병의 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데, 특별한 처지 없이도 증상이 회복되는 무증상기가 올 수 있습니다. 크론병 환자의 50% 이상이 항문질환이 동반되는데, 항문주위 농양과 치루가 생기게 됩니다. 외래에서 치루 때문에 외과에서 치루수술을 받았는데 계속 치루가 재발하여 원인을 찾다가 크론병으로 진단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장에 염증이 심해지면 장에 협착이나 누공이 생겨서 장 절제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발생하게 됩니다. 크론병이 수명을 단축시키지는 않지만 조절이 잘 안 된다면 삶에 많은 불편을 줄 수 있습니다. 크론병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관리가 중요합니다. 현재까지 크론병은 치료가 힘든 난치병은 맞지만 잘 관리한다면 일상생활은 물론 여행, 운동 등 모든 생활이 가능하므로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크론병의 치료의 목표는 염증과 손상된 조직의 파괴를 늦추고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있습니다.최근에는 약물치료를 적극적으로 함에 따라서 질병의 경과를 바꾸고 합병증으로 예방해 수술을 받게 되는 비율을 낮출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크론병의 치료 도중 합병증으로 인한 수술을 받게 되는 환자는 전체의 50%로 알려져 있습니다.수술은 장협착, 누공, 천공, 심한 출혈 등의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하는데, 수술을 해도 나머지 장에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급적 수술을 피하려고 노력합니다.최근에 크론병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다양한 효과적인 치료약제가 개발되고 있어 크론병 환자들에게는 큰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크론병의 예방법은 아직까지 정해진 지침은 없으나 크론병의 발생이 가공 식품과 서구화된 식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가공육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고, 특히 흡연이 크론병을 악화시키므로 금연이 중요합니다.또한 크론병 환자들은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서 독감이나 폐렴에 대한 예방접종이 꼭 필요합니다. 방병욱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기고] 여름철 오존, 어떻게 대처해야하나

5월 중순 날씨가 60년 만에 가장 덥다는 요즘 폭염에 오존주의보까지 발령돼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우리가 잘 느끼지는 못하지만 폭염만큼 조심해야 할 또 하나의 여름철 불청객이 바로 오존이다. 흔히 오존이라고 하면 성층권의 오존층을 생각한다. 이 오존은 지상에서 약 10∼50km 상공에 있는 엷은 층으로 태양으로부터 오는 유해한 자외선을 흡수해 인간과 동·식물의 생명을 보호하는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우리가 숨 쉬는 공간인 지상 10Km이내 대류권에도 오존이 존재한다. 이 오존은 농도가 일정기준 이상 높아질 경우 사람의 호흡기나 눈을 자극하는 등 인체에 해를 주거나 농작물의 수확량을 떨어뜨리는 유해한 물질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오존은 높은 하늘에서는 보호해야 하는 물질이지만 지상에서는 경계해야 하는 두 얼굴을 가진 환경피해 물질이다. 지상의 오존은 오염원에서 직접 배출되는 것이 아니다. 공장이나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휘발성 물질과 질소산화물이 강한 태양광선을 받아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들어진다. 때문에 오존은 여름철,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에 농도가 높아지고 저녁에는 줄어들게 된다. 오존에 장기간 노출되면 폐에 해를 입게 되고, 기관지염, 심장질환, 천식을 악화시키고 폐활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어린이나 노약자, 호흡기 환자, 심장질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오존생성에 영향을 주고 있는 자외선은 신체 노출시 피부 노화, 피부암, 안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부득이 야외활동을 할 경우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는 SPF10 전후, PA+ 제품을, 간단한 실외 활동에는 SPF10∼30, PA++ 제품을, 스포츠 등 야외 활동에는 SPF30 전후, PA++ 제품을 사용하고,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는 경우 SPF50+, PA+++ 제품을 권장하고 있다. 올해는 5월 17일 경기도지역에 첫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작년보다 열흘정도 빨리 오존이 찾아온 것이다. 이는, 일시적 고온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오존생성에 유리한 기상조건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오존경보제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오존피해 방지를 위하여 매년 5월부터 9월까지 오존경보제를 운영하고 있다. 시간당 오존농도에 따라 주의보(0.12ppm), 경보(0.3ppm), 중대경보(0.5ppm)로 나누어 주민과 차량운전자, 관계기관이나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에 오존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도 오존 생성의 주원인이 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질소산화물의 저감을 위해 도는 주유소에 유증기 회수시설 부착이나 청정연료 사용 확대,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 저녹스 버너 보급 등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그럼에도 오존은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오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도민 모두가 오존에 대한 인식이 증진되어야 한다. 오존은 가스형태의 물질로 마스크로 차단되지 않기 때문에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실외활동과 과격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노약자와 어린이는 실외활동을 금하고, 가급적 실내에서 생활하는 것이 가장 좋다. 도내 실시간 오존농도는 경기도대기오염정보센터(http://air.gg.go.kr)를 통해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경보안내 문자서비스를 원하는 도민은 누구나 경기도대기오염정보센터 홈페이지에서 경보제 문자신청을 하면 된다. 기업들은 오존 생성 물질을 줄일 수 있도록 청정연료 사용을 확대하고 도민 개개인은 대중교통 이용, 에너지 아껴쓰기, 자전거 이용 활성화 등 환경실천을 해야 한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할 때다.김건 경기도 환경국장

[기고] 원산지 표시는 우리 모두의 약속

청자(靑瓷)빛 하늘이 고운 계절의 여왕 5월이면 아파트 담장을 붉게 수놓은 넝쿨장미와 산과 들에 만개한 아카시아 꽃이 질세라 꿀벌들 날갯짓에 쉴 틈이 없다. 이즈음, 도시 직장인들은 아이들 손잡고 꽃놀이를 가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거리지만, 농촌에서는 풍년농사를 기원하며 모내기, 고추 심기, 과일 열매솎기 등 국산 농산물 생산을 위한 기초 작업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를 보낸다. 우리 농업인들의 열정과 노력에도, FTA 확대 등으로 농산물 시장 개방이 가속화 되면서 언제부턴가 우리 밥상은 다양한 국적의 농축산물이 장악해 오롯이 국산 농산물로 만든 음식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외국산 농산물로부터 우리 농업인을 보호하고, 소비자의 선택권 확보와 알 권리 보장을 위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에서는 1993년부터 국내 유통 농산물과 그 가공품에 대한 원산지 표시관리업무를 맡고 있다. 서울ㆍ인천ㆍ경기지역에서 농관원 경기지원 원산지단속 기동반 55명이 소비자에게 원산지를 속여 판매하는 자 등을 적발하고자 매의 눈으로 부정유통 농식품 단속활동을 하고 있다. 올 4월까지 256개 업소를 거짓표시 등으로 적발해 형사입건했고,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108개 업소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그러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하던가? 원산지 위반수법도 날로 교묘해지고 단속공무원을 회피하려고 야간의 한밤중이나 주말을 노려 외국산 농산물을 국산으로 둔갑 판매하는 업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전자 분석 등 과학적 기술을 총동원해 국산과 수입농산물을 판별하고, 야간이나 휴일로 단속 시간대를 확대해 불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올 2월부터 원산지표시법이 개정돼 원산지제도가 강화됐다. 국내에서 가공된 농수산물 가공품의 원료 원산지는 배합비율 순위에 따라 2개에서 3개 순위까지 표시대상이 확대됐으며, 음식점 원산지표시 대상품목에 콩, 오징어, 꽃게, 참조기가 추가돼 20개 품목으로 확대됐다. 쌀과 콩을 제외한 18개 품목에 대해서는 모든 조리용도로 제공된 원료에 대해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또한, 배달앱 등으로 조리 음식을 통신 판매하는 때도 음식 메뉴명이나 가격표시 주위에 해당 원료의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기타 자세한 표시방법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홈페이지 www.naqs.go.kr 참조) 다만, 이번에 개정된 내용은 올해 말까지는 계도기간이므로 농관원 경기지원에서는 농산물 명예감시원 3천400여명을 투입해 동 개정 내용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특히 서울ㆍ인천ㆍ경기지역의 34개 읍과 972개 행정동에 지역전담제 명예감시원을 2명씩 지정해 전담지역 내 농식품 제조ㆍ가공업체, 판매업체, 음식점 등에 원산지표시 개정사항을 적극적으로 지도ㆍ홍보토록 하고 있다. 원산지표시는 우리 모두와의 약속이다. 불신 사회에 기반을 둔 경제는 경쟁력을 잃고 뒤처질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에 신뢰가 뿌리를 내리고 외국 농산물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면 눈앞의 작은 이익에 흔들리지 않는 생산자와 판매자의 정직한 원산지표시 습관이 필요하다. 원산지표시에 관한 부정유통 신고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1588-8112)으로 신고하면 된다. 이재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장

[기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웃는 친환경학교급식

근래 우리 농업을 둘러싼 불안요소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농산물의 수입과 개방이 가속화 되면서 우리 농산물 시장은 사실상 무한경쟁 체제로 돌입하였으며, 영국 경제정보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2015년 세계식량안보지수(GFS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2년 21위(77.8점)를 기록한 이후 2015년 26위(74.8점)로 4년 연속 순위가 하락하고 있다. 물론 식량자급률은 정부의 각종 대책 등으로 2011년 이후 소폭이나마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OECD 34개 회원국 중 32위로 최하위권의 식량자급률을 기록하고 있어 ‘식량 안보’ 부문뿐만 아니라 농업의 기반까지 위협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먹을거리에 대한 안전성 문제는 어떠한가? 불량식품과의 전쟁을 선포할 정도로 먹을거리와 관련된 각종 파동으로 인하여 우리 밥상 안전은 크게 위협받고 있으며, 이를 둘러싼 사회적인 불신이 팽배한 가운데 안전한 먹을거리인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와 욕구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이러한 관심과 선호도 증가에도 불구하고 일반 관행농산물 위주의 농산물 유통구조로 인해 생산자는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소비자는 높은 가격, 품목의 다양성 및 수량의 부족 등으로 인해 여전히 친환경농산물을 쉽게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 농업과 먹을거리를 둘러싼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경기도는 일찍이 ‘친환경 우수농산물 학교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2009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이 사업은 2016년 현재 도내 1천906개교(138만 명의 학생)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도내 친환경 생산농가와 직접 계약재배를 통한 직거래 방식을 도입하고 일반농산물과 친환경농산물의 차액을 지원하여, 친환경 생산농가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우리 미래의 희망이자 주역인 아이들에게는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공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참으로 잘한 일이다. 특히 경기농림진흥재단은 2012년부터 총괄 운영기관으로 사업에 참여하여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논의하는 가격결정체계 도입 등 서로 이해하는 소통구조를 만들었으며, 합리적인 유통구조 마련을 위해 공급유통 수수료를 지속 개선·보완하는 등 공공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중이다. 또한 사전에 잔류농약 정밀검사 및 방사성물질 정밀검사를 통해 위해요소를 차단하고, 현장 중심 위생관리로 부적합 농산물 유통을 사전에 차단하여 친환경농산물 신뢰도 확보를 위한 조치를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도내 참여농가는 2009년 90여개에서 2016년 5월 현재 828개 농가로 비약적으로 증가했으며, 2015년 2만200톤의 친환경 우수농산물을 공급하는 등 안정적인 계약재배 시스템 도입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농업의 토대 마련에 기여하였다. 또한 생산농가와 소비자 간의 소통구조 마련을 통해, 생산자에게는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아이들에게 공급한다는 자부심을, 소비자에게는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먹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물론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경기도와 우리 재단은 2016년부터 기존 학교급식에 농산물 공급 시 사용되던 1회용 종이상자를 플라스틱상자로 전면 교체하여 품질제고 및 물류표준화를 실현하고 있으며, 이는 가히 환경 친화적인(Eco-friendly)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실시간으로 농산물의 위치 및 온·습도 등을 관제할 수 있는 QTS(Quality Transportation Safety) 안심 시스템을 시범운영 중이며, 이를 점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제 친환경농업은 우리의 삶에 있어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이는 친환경농업이 단순히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수단만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으로써 주변과 함께하는 환경 친화적인 삶의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생의 가치가 ‘친환경 우수농산물 학교급식’에서 실현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윤인필 경기농림진흥재단 친환경급식사업단장

[기고] 포대기

아기를 포대기로 업은 파리지엔느와 뉴요커가 파리와 뉴욕의 거리를 걷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는가? 최근 한국의 전통 육아용품 포대기가 외국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아기를 업을 때 사용하는 우리나라의 포대기가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과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와의 정서적 교감이 높아지고 아이를 업고 일을 하거나 이동하기 간편하다는 이유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안젤리나 졸리, 미란다 커와 같은 유명 헐리우드 배우들이 포대기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빠르게 전파되었다. 포대기라는 이름도 우리 말 그대로를 영문화한 ‘Podaegi’로 사용하고 있다. 포대기, 하면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이 떠오른다. 가장 한국적인 화가로 평가받고 있는 박수근의 이 작품은 1954년에 제작한 것으로 아기를 업고 절구를 찧는 아내를 그린 작품이다. 해방 전후 몹시 가난하고 고달팠던 당시 우리 서민들의 모습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박수근 화백의 또 다른 작품 ‘나무와 두 여인’에도 아기를 업은 여인이 그려져 있다. 추운 겨울 높고 커다란 앙상한 나무아래 아기를 업고 있는 여인과 머리에 함지를 인 여인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포대기에는 당시 어려웠던 시대상과 서민의 애환이 담겨있는 역사의 증표이기도 하다. 당시 모든 어머니, 할머니는 이 포대기로 아기를 업고 밭으로, 부엌으로, 물건을 팔러 시장으로 누비고 다녔던, 고단한 일상을 함께 했던 전통적인 육아용품이었다. 포대기는 참으로 실용적이고 과학적이다. 어머니는 아기와 한 몸이 되어 밥을 짓거나 집안일을 하고 장시간 외출을 하거나 놀 수도 있다. 장을 보고 두 손에 가득 물건을 들고 올 수도 있다. 아이를 따로 떼어놓지 않고 엄마의 몸에 밀착시키고 있으니 아이의 정서에도 안정감을 줄뿐 아니라 아이는 어머니가 하는 모든 일들을 함께 경험한다. 게다가 포대기는 별도로 휴대하기도 간편하고 사용하기도 쉽고 구입비도 아주 저렴하다. 선조들의 지혜가 대단하다. 이제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용품으로 취급되어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포대기, 아이러니하게도 서양에서는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생활문화를 놀이문화로 스펙트럼을 넓히고 이국적인 육아용품을 명품패션으로 승화시켜 기꺼이 즐기는 모습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모던한 디자인은 오래된 것으로부터 온다’라고 했던가? 어려웠던 시절, 삶의 애환과 고단함이 묻어있는 포대기가 패션의 고장에서 육아와 패션을 결합한 문화로 재탄생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 전통문화의 진화와 한류열풍은 어디까지일지, 이번엔 또 어떤 한국문화상품이 외국에서 화려하게 부활을 할 지 몹시 기대가 크다. 이국진 칼럼니스트의정부문화원 이사

[기고] 지방재정제도 개편,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등하굣길, 수원시 곳곳에서 ‘지방재정 개편 반대’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눈에 띈다. 이 문구의 의미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또 관심을 두고 있는 청년이 많을지는 의문이다. 좀 더 포괄적으로 말하면, ‘내가 낸 세금이 내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을 위해서 잘 쓰이고 있는지’ 자세하게 알고, 또 관심을 두고 있는 청년은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지난 4월 22일 행정자치부는 ‘2016 국가 재정 전략회의’ 중에 지방재정제도 일부를 개정예정이라 발표했다. 주된 내용은 시군조정교부금 배분 방식의 평가 기준 중 인구수의 반영비율을 50%에서 40%로 하향 조정하는 것, 법인 지방소득세 일부를 도세로 전환해 나머지 시군에 균등 배분한다는 것이다. 일단 일반인이 듣기에 용어가 생소해 쉽게 와 닿지 않는다. 먼저 ‘시군조정교부금’이란 기초지자체가 시민과 기업으로부터 도세(취ㆍ등록세)를 받아주면 그 대가로 도가 지자체에 주는 돈이다. 그리고 ‘법인지방소득세’란 지자체가 유치한 기업에서 이윤을 창출했을 때 이에 따라 해당지자체에 내는 세금을 말한다. 용어를 들어도 어렵다. 좀 더 간단한 이해를 위해 대학생인 필자의 입장에서 비유를 해본다면 이렇다. 나는 아주대 학생으로서 장학금이나 학교 산학시설, 양질의 수업, 편의 시설 등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등록금을 낸다. 당연히 재학생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돌아갈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재학생도 모르는 사이, 교육부가 등록금의 일부를 가져가서 등록금 수입이 상대적으로 적은 다른 학교에 선심 쓰듯 나눠준다.그동안 주던 학교 운영 지원금도 줄어든다. 결국 내가 아주대에 낸 등록금은 내가 가본 적도 없는 다른 대학에서 쓰인다. 그리고 오히려 지금 받던 장학금 규모가 작아지고 학생 식당 음식의 질이 예전 같지 않으며, 편의 시설이 점차 열악해지는 등 혜택이 줄어든다. ‘어느 날 갑자기’말이다. 며칠 전 총학생회를 찾아온 수원시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수원시의 경우 정부의 개편안이 시행되면 그동안 정부로부터 받던 교부금과 법인지방소득세 등 총 1천800억원 가량의 세입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예산 삭감이 불가피 하다. 인구 125만의 도시에서 1천800억 예산이 줄어든다는 것은 학생식당의 음식 질이 예전 같지 않은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수원시의 경우 기존에 추진해 왔던 누리과정, 무상급식 등 각종 복지사업이나 지하철 연장, 구도심 재개발 등의 각종 개발 사업이 축소 내지 폐지를 피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군 공항 이전, 컨벤션 센터 건립 등 일자리 창출이나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모든 신규 사업 추진은 엄두도 못 낼 상황이라고 한다. 지방자치단체 간 형평을 위한다는 정부의 말은 언뜻 일리 있어 보인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말에 틀렸다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지방재정자립도가 절반도 되지 않는 지자체들에게서 세수를 빼앗아 세수가 적은 지자체에게 주는 것은 ‘서민에게 돈을 빼앗아 가난한 이에게 나눠주어 모두가 가난해지게 만드는 형국’이다. 또한 지방 재정 자립도가 줄어든다는 것은 지방의 자생력이 약해진다는 것, 즉 지방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앙에 힘이 집중되도록 하기 위한 정책, 즉 지방무력화 수단과 다름없는 이러한 정책에 대해 우리 청년을 비롯한 시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주시해야한다. 지방자치법과 행정, 재정 관련 용어에 무지하다고 해도 우리 모두가 세금을 내고 있으며 그 세금이 자신의 생활을 위해 쓰이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다. 그리고 모든 시민은, 자신이 낸 세금이 나와 내 가족을 위해 올바르게 쓰이도록 집행할 권리를 대표자에게 ‘빌려준’ 유권자다. 아주대 총학생회도 온전한 지방자치 실현을 통해 나라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지방재정개편 추진 반대 서명운동에 적극 동참할 것이다. 이경진 아주대학교 총학생회장

[기고] 임금체계 개편이 노사 상생의 지름길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16.1.1일 부터는 300인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의 60세 정년이 의무화되어 시행되고 있고, 내년 1.1일 부터는 300인 미만 사업장도 의무화’될 예정이다. 연공서열 방식의 임금체계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으로서는 막대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기업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조기퇴직 유도 등으로 중장년의 고용불안이 현실화되고 있고, 청년 신규채용을 꺼려 청년실업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글로벌 경제가 침체되어 있고, 우리나라도 유가하락, 무역량감소, 조선업 파탄 등 범국가·국민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이때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기업은 인력조정을 통한 해결보다는 임금체계 개편 등을 통해 노사가 상생하는 해결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즉 현행 연공급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능력·성과 중심으로의 개편을 통해 기업 부담 최소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그러나 임금체계 개편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므로 우선적으로 임금, 근로시간 조정 등을 통한 임금피크제 도입이 필요하다. * 임금피크제 인지도 조사결과 : ①근로자 73%가 도입찬성 ②근로자 72.5%가 장년 고용안정에 영향 ③근로자 64.4%가 청년 채용확대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 우리나라 임금격차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특히 기업규모별 임금격차는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발빠른 대기업은 이미 근속기간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는 호봉급에서 탈피하여 근로자의 능력·성과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임금을 차등 조정하는 새로운 임금체계 즉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였으며, 최근에는 사무직 중심에서 생산직으로 확대하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이 미도입 사업장보다 장년들의 고용이 안정되고 청년 등 신규채용 효과도 높아 청년·장년 상생고용 실현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임금피크제 도입결과 및 표과분석 결과(총 7천571개, 고용부, 15.3.19) : 도입사업장의 퇴직자 수는 미도입 사업장의 40% 수준으로 고용안정성이 더 높고 도입사업장이 미도입 사업장보다 30세 미만 청년층을 16% 추가 고용. 날로 심화되는 글로벌 경쟁에서 기업이 생존할 수 있도록 근로자는 임금체계의 변화를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 들이고, 기업은 합리적인 임금체계 개편을 신속히 추진해야 하겠다. 올해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노사가 협력하여 임금체계 개편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절실한 시기라고 본다. 아무쪼록 노사의 자율적인 결정으로 노사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길 바란다. 특히 우리 평택지역이 임금체계 개편의 선도적인 모델지역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윤상훈 평택고용노동지청장

[기고] 지방재정제도 개편 통한 재정형평성을 기대하며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지방재정 개편안’을 두고 지방자치단체 간 온도차가 커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세수(稅收)가 많은 도시지역 지자체는 정부안 철회를 주장하고 재정이 어려운 농어촌지역의 지자체들은 정부안에 찬성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재정 개편안의 주요골자는 재정력이 좋은 시ㆍ군의 재원을 재정력이 낮은 시ㆍ군에 분배해 지역 간 재정격차를 완화하겠다는 취지로 2018년부터 시ㆍ군세인 법인지방소득세의 50%내외를 도세(道稅)로 전환하고, 광역 시ㆍ도가 기초 자치단체(시ㆍ군)에 나눠주는 조정교부금 배분방식을 바꾸겠다는 것이 골자다. 찬반의견의 쟁점은 재정형편이 양호해 정부로부터 지방교부세를 받지 않는 불교부 단체에 대한 우선조항을 폐지하고 조정교부금 배분방식이 바뀜에 따라 지자체에 어떤 여파가 미치느냐가 핵심이다. 우리의 지방교부세 제도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교부해 그 재정을 조정함으로써 지방행정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재정의 조정기능은 지방자치단체 간 재정력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방교부세의 적정한 배분을 통해 지방자치단체 상호 간 과부족을 조정하고 균형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지방분권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동안 중앙집권방식의 불균형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추진해왔던 고도성장의 부작용인 부문간ㆍ계층간ㆍ지역간 사회경제적 불균형을 시정하고 균형발전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함임을 지방자치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21년이 지났으나 현실은 지방자치단체 간 재원불균형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는 자치단체 간 재정격차를 완화하고, 재정지출을 효율화해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재정개혁안을 내놨다. 현행제도인 조정교부금은 광역 시ㆍ도내의 시군 간 재정 형평화를 도모하기 위해 주는 돈이다.이 교부금은 인구수(50%), 도세 징수실적(30%), 재정력 지수(20%)를 바탕으로 교부해 오히려 역차별을 초래하고 있다. 배분기준 중 인구수가 차지하는 비율이 50%가 돼 농어촌지역과 인구가 적은 시군이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재정이 양호한 보통교부세 불교부 단체에 대해 조정교부금의 재원에서 재원조성에 기여한 금액의 90%를 우선 배분하는 특례로 인해 재정이 열악한 시ㆍ군들이 정당한 액수의 조정교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조정교부금 제도 취지에도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 발표한 인구수 반영비율을 낮추고(10%) 재정력 반영비율을 높이는(10%) 지방재정제도 개혁안을 통해 자치단체 간 재정 형평성을 높여 동반성장의 기회를 마련함으로서 주민 삶의 질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이와 더불어 급속한 고령화와 복지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지방재정 압박을 가중시키는 사회복지비, 상ㆍ하수도사업, 농어촌소득지원사업 등 국ㆍ도비 보조율을 상향조정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추진돼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이우인 가평군 기획감사실장

[기고] 진정한 미인의 조건

계절의 여왕 5월, 바야흐로 미인이 공식적으로 배출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올해는 누가 전국 서울, 경기, 충청 등으로 미스코리아로 선정될까? 하는 마음으로 가슴 설렌다. 옛날부터 동양인의 전통적 미의 기준은 삼백(三白) 삼흑(三黑) 삼홍(三紅)으로 살결ㆍ이ㆍ손은 희고, 눈동자ㆍ눈썹ㆍ머리칼은 검어야 하며, 입술ㆍ볼ㆍ손톱이 붉으면 갖춘 미인이 됐다.미인의 조건을 웃는 얼굴이라는 말이 있듯이, 얼굴은 웃지 않아도 웃는 얼굴로 보이는 것으로 불이 통통한 얼굴을 말한다. 많은 여성들이 필러 시술을 통해 볼을 통통하게 만드는 이유도 웃을 때 볼이 통통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미인은 둥글둥글하고 아담한 얼굴에 작은 아래턱, 다소곳한 콧날과 좁고 긴 코, 통통한 뺨과 작고 귀여운 듯한 좁은 입, 흐리고 가느다란 실눈썹, 쌍꺼풀이 없이 눈꼬리가 길게 늘어진 가는 눈 어찌 보면 소녀와도 같지만 그 자태나 풍기는 느낌이 지적이며 정적이다.하지만 최근에 미인의 조건은 서구적 체형과 얼굴이 미인으로 통하고 있다. 오똑한 콧날, 깨물어 주고 싶은 빨간 입술, 반듯한 이마, 얼굴의 반이상을 차지하는 커다란 눈, 어릴적 가지고 놀던 마론 인형처럼 작은 얼굴. 뼈마디가 튀어 나올 정도로 마른 체형, 이런 조건을 좇으려는 여성들이 거리를 채우고 있다. 그리하여 미인대회는 여성성의 상품화와 성형미인 논란에 휩싸이면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여성 단체들은 인간 품평회 같은 미인콘테스트는 집어치우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역 향토 미인대회는 젊은 처자들이 도시로 빠져나가 지원자가 없어 폐지되는 곳이 늘고 있다. 이를 놓고 일부에선 미스코리아 대회나 성형미인대회가 뭐가 다르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고유의 한국형 미인을 탄생시켜 하고 이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얼굴형은 조화로운 얼굴을 지니는 것이 좋다. 얼굴형은 정면, 측면에서 봤을 때 얼굴의 비율이 조화로워야 한다. 헤어라인, 눈썹, 코밑, 턱 끝을 기준으로 각각 1대 1의 비율을 가져야 하고, 위턱과 아래턱의 비대칭이 없어야 한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얼굴 길이는 182∼186㎜, 얼굴폭은 129∼136㎜로 가로와 세로비가 1대 1.3∼1.4 정도다. 요즘은 얼굴 크기가 작고 갸름한 형을 선호해 비율도 1대 1.5 정도로 서구형 미인을 따라가고 있다. 두 번째로, 사람은 치아의 배열이 기준이 바르게 되어야 한다. 공간이 부족해 치아가 삐뚤삐뚤하거나 반대로 치아사이의 공간이 있으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또 전치부에 보철물이 없고, 충치나 치주질환이 없이 깨끗해야 한다. 착색 없이 치아색이 밝아야 함은 물론이다. 세 번째로, 아름다운 미소를 가져야 한다. 웃을 때 잇몸이 2㎜ 정도 보이는 것을 아름다운 미소로 평가한다. 잇몸이 너무 많이 보이거나 혹은 반대로, 웃을 때 치아마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면 미스코리아에 서 멀어진다. 웃을 때는 입 꼬리가 아래로 처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살짝 올라가야 한다. 현대의 성형외과에서 배출한 미인은 미인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우리가 아름다움을 바로 보기 위해서는 타인이나 스스로를 바라볼 때, 자신의 잣대로 보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하고, 그 평가를 서로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여성의 아름다움은 여성답고, 나이에 걸맞고, 역할에 맞으면서, 자신의 개성을 멋있게 살리는 데 있는 만큼 진정으로 아름다운 한국미인은 한국 여성다워져야 하며, 뷰티와 미, 헬스와 건강을 최우선으로 건강한 세상을 펼쳐 나아가야 한다. 장태종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박사

[기고] 문화융성시대에 ‘문화 경쟁력’ 잃어가는 경기도

경기도가 산하 공공기관 24곳을 17곳으로 통폐합하는 최종안을 확정하고, 오는 6월까지 도의회 심의와 관련 조례 제.개정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폐지하고 예술단은 잔류한다는 것이다. 문화 경쟁력이 세상을 바꾸고 있는 세계적 흐름으로 볼 때 역행하는 처방이다. 하버대학교 케네디스쿨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Jr) 학장은 최근 세계는 문화전쟁을 펴고 있으며, 하드 파워에서 소프트 파워로 세계적인 흐름이 바뀜에 따라 문화경쟁력이 곧 국가의 전략을 말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5 공연예술실태’조사에서 2014년 국내 공연시장 규모는 공연시설과 단체 매출액을 합한 금액으로 총 7천593억원으로 추정됐다. 2012년 국내 공연시장 규모 7천130억원에 비해 6.5% 증가했으나 성장률은 23.3%포인트 둔화했다. 이에 정부는 공연장을 폐쇄하는 등 문화 분야를 제도적으로 막기보다는 문화융성이라는 차원에서 어떻게 하면 더 발전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 전전긍긍 연구하고 있다. 문화소비자가 글로벌 경쟁 속에 관광객의 유입으로 계속 급증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문화공간을 랜드 마크화하여 문화관광으로 확산, 경제적 시점에서도 경쟁력이 있어 관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공연물과 함께 문화공간에 대한 랜드마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공연산업의 성장은 물론 선진국형 도시개발의 어려움과 국민들의 외면과 많은 한계에 부딪혀 도시의 활력과 성장점은 도태되고 말 것이다. 따라서 경기도는 문화예술의 한계 극복을 위해 문화공간의 랜드마크 형성은 그 어디보다도 중요하고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경기도는 훌륭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문화의 전당과 예술단이 있음에도 그 활용 방법은 도출하지 못한 체 폐쇄라는 채찍과 예술단은 존치라는 당근 전략을 결정한 것은 공연예술 분야의 예술경영이라는 기본이 되는 전략을 전혀 모르고 재정적 성과에 따른 무모한 결정을 한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된다. 최근의 세계적인 공연장들을 보면 세계적인 킬러콘텐츠의 개발, 공연예술정책지원과 개발, 관광인프라구축 등으로 문화공간의 랜드마크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상호연관성을 연구하여 향후 그 가치를 확대하고 있다.1960년대 미국의 보몰(Baumol)과 보웬(Bowen)등 일부 경제학자는 예술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예술의 만성적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방법론적 연구 등에서 예술분야는 노동집약적 분야로 지원을 통한 지속성을 유지하여 다양한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을 역설했다. 현대화, 세계화, 서구화된 사회에서는 기존의 문화와 경제의 관계에 대한 개념이 변화되고 있다. 그래서 문화예술의 발전을 통한 경제적 가치의 새로운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것은 국가경쟁력의 원천으로서의 문화예술의 의미이며, 현대화의 진정한 영향에 대해서 숙고할 때 예술가들이 여기에 일조를 할 수 있는 것이다.그들은 제3자의 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업결정 및 정치적 계획수립에서 경제학자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의 가치를 우리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 따라서 향후 1천200만 명의 경기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종합문화공간으로 확장을 통해 예술단이 중심이 된 특단의 대책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경기도문화의전당도 아트콤플렉스(종합문화공간)의 기능의 극장으로 운영의 목표와 과제를 가지고 경기도의 랜드마크로서 문화 컨트롤 타워로서의 존재감으로 지속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울러 예술단의 역할을 확장하여 상생의 발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는 지금의 폐쇄 결정이 아닌 적극적인 투자로써 문화를 통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예술단 중심의 제작극장으로써의 전환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역할을 통해 경기도의 31개 시군에 문화공간과의 차별성은 물론 경기도의 경쟁력을 선점하여 중심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경기도민들은 걱정이 앞선다. 문화융성시대에 문화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박정배 청운대학교 공연기획경영학과 교수

[기고] NEXT 경기농정 비전! 건강한 먹거리 구현!

최근 TV 프로그램 등에는 먹방(먹는 방송), 쿡방(요리하는 방송)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방영된다. 동시에 이러한 열풍이 사회 전반적으로 먹거리 탐닉을 조장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건강한 식재료와 레시피로 만든 음식을 ‘잘’먹는 것이 아닌 단지 더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는 것에만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이렇듯 한동안 붐을 이루던 무방비한 먹거리에 대한 탐닉 열풍은 이제 자기 점검 단계에 이르렀다. 우리는 영국의 음식 프로그램인 ‘스쿨디너 프로젝트(school dinner project)’에서 건강한 먹거리의 표준을 찾을 수 있다. 제이미 올리버가 진행한 이 프로그램은 정크푸드(junk food)를 추방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 학교 급식을 크게 개선했다. 동시에 생산자는 건강한 식재료 공급처로 인정받았고 소비자는 행복한 소비가 가능해졌다. 이는 지난 10일 경기도가 발표한 NEXT 경기농정 비전과 일맥상통한다. NEXT 경기농정 비전은 건강한 먹거리, 행복한 소비로 농가소득 전국 1위 달성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 안전 농수축산물 확대 공급 및 농식품 안전 관리 거버넌스 운영 등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이를 소비로 연결하는 이른바 경기도만의 건강한 먹거리 표준을 마련한다는 것이 골자다. 미국의 유명한 환경운동가인 마이클 폴란은 푸드 룰(food rules)에서 ‘먹을 수 있는 물질’을 먹지 말고 ‘음식’을 먹으라고 충고한다. 쓰레기 음식 파동, 빈번한 원산지 둔갑 사례 등에 익숙한 우리는 이제 이 조언에 귀 기울여야 한다. 특히 1천300만 인구가 밀집한 맏형 경기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경기도가 솔선수범하여 건강한 먹거리 생산과 소비를 위한 경기도형 먹거리 표준안을 만들고 건강한 먹거리의 출발을 선도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넥스트 경기농정 비전 선포는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건강한 먹거리 표준의 시작을 알렸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이번 비전은 건강한 먹거리 생산과 소비를 원스톱으로 연결해 농가소득 전국 1위 달성을 이루겠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새로운 플랫폼 구축이야말로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윈윈할 수 있는 농업전략이자 이것이 바로 경기도가 제시하는 넥스트 경기농정 비전의 핵심이다. 작금의 글로벌 세계는 조용히 먹거리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 주변국 중국 농업은 가격경쟁력을 일본 농업은 기술력을 앞세우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농업은 중대한 전환점 앞에 서있다. 그래서 우리 농업이 나아갈 방향의 설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경기도는 단순히 비전 선포가 아닌 NEXT 경기 농정 비전을 충실히 이행해 대한민국 농업의 스탠더드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과 지원을 펼쳐 나갈 때이다. 최원용 경기도 농정해양국장

[기고] 진정성 없는 사과는 정치적 퍼포먼스

20대 총선의 결과를 보면서 우리 국민의 저력이 여실히 살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실로 엄청난 심판이었다. 그런데도 아직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다. 정신 차리라고 철퇴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양 당 모두 당 대표를 선출하는데 물불가리지 않고 계파별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더 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는 제1당이 되는데 기여해 당을 궤멸의 위기에서 살려낸 사람에게 또 다른 소리를 하고 있다. 원하지도 않은 호남에 가서 자기를 지지해주지 않으면 정계은퇴를 하겠다던 사람이 극명하게 지지를 철회한 호남 민심의 결과를 보고도 또 딴소리로 뭉개고 있다. 이렇게 수시로 말을 바꾸는 사람이 과연 나라를 잘 꾸려갈 수 있을까? 두고 볼 일이다. 새누리당도 비슷한 처지다. 김무성 전 대표는 총선 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생각해 보면 참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어차피 이렇게 될 바에는 좀 더 일찍 자신의 소신을 더 강력하게 내세웠으면 지금처럼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껄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적어도 야반도주 했다는 비하냥은 듣지 않았을 것이다. 김무성의 ‘상향식 공천’은 당대표 경선에서 많은 대의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중요한 키워드였다.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면 당도 살리고 대선주자의 위상도 더욱 높아졌을 것이다. 국민적 공감대도 컷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물거리다가 기회를 놓치면서 모두를 내려놓을 처지에 있다. ‘참! 나쁜 대통령’이란 말로 국민적 공감대를 얻으며 대권을 잡은 사람이 똑 같은 대통령이 되어 버리기 직전이다. 그 대통령의 충실한 시종들의 상식 이하의 행태가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가관이었기 때문이다. 그 칼춤이 한 때 대권 주자로 촉망되던 사람을 자기가 빠져나온 자리에 밀어 넣어 좌절로 내 몰았다. 그 도 지존을 거슬렸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사지로 내몰아 여지없이 대권의 싹을 꺾어버렸다. 그동안 북 치고, 장구 치고, 칼춤 추던 시종들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다. 반성문을 읽으면 뭐하나? 고개를 숙이면 뭐하나? 진정성이 없는 반성문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이제 정치적인 퍼포먼스는 그만두고 진정성이 담긴 모습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최무영 (사)천사운동본부중앙회 본부장·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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