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질하며 싸운 교장과 행정실장

“학생들의 수업도 있고, 서로 합의가 됐으니 선처를 부탁합니다.” 20일 오전 8시께 시흥경찰서 형사계 사무실. D초등학교 이모교장(50)과 위모 행정실장(30)이 만취상태로 주먹다짐을 하다 경찰에 연행돼 피의자 대기석에 일그러진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이들은 전날 학교운영위원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만취상태에서 주먹다짐을 벌여 이를 지켜보던 운영위원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까지 아연실색케 했다. 이어 식당주인의 신고로 인근 파출소를 거쳐 경찰서로 연행됐다. 이들은 파출소와 경찰서로 연행된 뒤에도 교육자로서의 반성보다는 멱살잡이를 하는등 어린학생들의 교육과 인성함양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자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경찰관계자들은 토로했다. “단순히 술을 마시다 싸움이 시작된 것 뿐입니다.” 피멍이든 얼굴과 피투성이 옷차림으로 경찰관에게 선처를 호소하는 이들 교육자의 모습은 참담했다. 이를두고 주위에서는 이교장과 위실장이 학교에 정수기를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의견대립을 보여와 결국 주먹다짐에 이른 것 아니냐며 안타까워했다. 조서를 받던 경찰은 “수사생활 몇십년을 했지만 교육자들이 이같이 흐트러진 모습으로 경찰서에 연행된 일은 처음인 것 같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시흥=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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