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의 화두는 ESG 경영이다. ESG 경영은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같은 비재무적 요소에 집중하는 경영 방식이다. 이는 단순히 이윤만 좇았던 기존의 경영 전략에서 벗어나 기업이 새롭게 추구해야 할 덕목으로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 투명한 거버넌스를 포함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가기 위한 약속이다.
ESG 경영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국제기구와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영향력을 미친다. 이러한 변화는 공공기관에도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국유재산 활용은 ESG 경영을 실현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2024년도 국유재산 중장기 정책방향’에서는 국가정책과 지역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국유재산의 활용이 강조됐다. 옛장흥교도소 부지를 활용한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촬영 같은 K-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비슷한 사례는 세계 곳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정부는 풍력과 태양광 개발자들이 연방 토지에서 발전사업을 진행할 경우 토지 임대료를 크게 할인해 주는 한편 국유지에서 진행되는 석유 가스 임대사업 허가를 취소하는 등 국유재산을 활용한 청정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최대 물 전문 공공기관인 K-water도 이 같은 정책 방향과 세계적인 흐름에 부합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K-water는 수년에 걸쳐 ESG경영 역량을 꾸준히 구축해 왔다. 그 결과 2023년 ESG 종합평가에서 SOC군 1위를 차지했고 2년 연속 ‘AA(최우수)등급’을 달성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도 이뤘다. 이를 기반으로 2024년 경영 방향에서는 ‘Your True ESG Partner’의 역할을 새롭게 제시했다. 기후위기 극복이라는 거시적 목표와 함께 지방시대 개척이라는 세부적 과제도 세심히 살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동반자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그리고 2천600만 수도권 주민들의 생명수인 한강의 댐과 수도를 관리하는 K-water 한강유역본부는 ESG 경영 구현의 핵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먼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강수계 수변생태벨트 조성을 추진 중이다. 양평, 여주, 광주 등 한강수계의 관리전환 폐천부지와 하천구역 등을 연계해 거점별 홍수저류, 비점오염 저감 및 탄소흡수를 증진시키는 다기능 생태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중앙부처, 공사,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협업해 탄소중립 달성과 지역주민 생활환경 개선에 기여하고자 한다.
또 여주에서는 여주시, 산림조합, 한국코카콜라와의 협력을 통해 건강한 숲을 조성하며 탄소중립을 위한 장기적인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 포천에서는 한탄강댐 홍수터 유휴지를 활용해 포천시와 함께 탄소숲을 조성함으로써 환경 보호와 생태계 교란종 제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국유재산을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연계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과 노력도 펼치고 있다. 2020년부터 유휴 수도부지에 조성된 남양주의 ‘어린이 숲 밧줄 놀이터’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은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함과 동시에 지역사회의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있다.
그동안 국유재산 관리를 단순히 자산가치 향상과 재정건전성 확보 수단으로만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제는 지역발전과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중요한 전략자원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K-water는 국유재산을 지구와 지역을 살리는 주요 자원으로 인식하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해 가겠다. 기후위기 대응을 넘어 한강 유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진정한 지방시대를 꽃피우는 ESG 경영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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