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가진 모든 가용재산을 다 털어서 모두에게 10만원씩 먼저 지급합니다.”(이재명 지사·2021년 8월13일). 이랬던 ‘이재명 예산’의 현재는 어떤가. ‘이재명 재난기본소득 부메랑...경기도 곳간 뒤숭숭’. 2024년 6월19일, 경인일보 고건 기자의 기사다. 2020~2021년, 경기도가 세 차례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전(全)도민에게 예외 없이 10만원씩 줬다. 이 중 1, 2차는 이재명표(標) ‘재난기본소득’이었다. 경기도가 재원을 다 마련해야 했다. 팍팍한 살림에 ‘가용재산’이 있을 리 없다. 기금에서 꿨다. 상하수도·도로 등에 쓸 준비 기금이다. 이렇게 빌린 게 1조5천억원이다. 3년 거치 5년 균등 분할. 이재명 지사는 ‘3년 거치’ 이전에 떠났다. 첫 ‘차용증’은 2024년에 왔다. 수신인은 김동연 도지사다. 2024년부터 2028년까지 매년 1천357억원씩 갚아야 한다. 1차 재난기본소득 상환금이다. 2025년부터 2029년까지는 1천651억원씩 갚아야 한다. 2차 재난기본소득 상환금이다. 겹치는 2025년부터 2028년까지는 매년 3천8억원씩이다. ‘10만원 잔치’가 남기고 간 잔혹한 ‘1조5천억원 빚잔치’다. “13조원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이 아닙니다. (다른) 사업을 포기한 결과입니다.”(김동연 지사·2024년 9월7일). 이랬던 ‘김동연 예산’의 현재는 어떤가. ‘道 대책없이, 퍼주기식 돈 풀기’. 2025년 3월5일, 경기일보 오민주 기자의 기사다. 부총리 출신 김 지사가 경제철학을 설파했다. 확장 재정은 위기에 맞설 공격적 운용이라고 했다. 2025년 예산을 38조7천221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이어 역대 최고다. 그런데 재원은 용빼는 수가 없다. 똑같이 기금에서 빚을 충당하기로 했다. 지역개발기금에서 1조988억원, 통합안정화기금에서 2천550억원, 지방채 발행 5천억원. 기본소득과 다르다며 기회소득을 밀었다. 농어민 기회소득, 아동돌봄 기회소득, 장애인 기회소득, 예술인 기회소득, 체육인 기회 소득, 기후행동 기회소득.... 쏟아부은 돈이 엄청나다. 뭐가 다른가. 같은 퍼주기 아닌가. 모두 미래에 떠넘기는 부담이고.... 2024년엔 ‘이재명 빚’ 3천여억원이었다. 김동연 지사가 안쓰러웠다. 2025년엔 ‘김동연 빚’ 2천여억원이다. 후임 지사가 안쓰러울 판이다. 김문수(민선 4·5기), 이재명(민선 7기), 김동연(민선 8기). 대권 후보에 경기지사가 3명이나 된다. ‘누가 제일 대통령 잘할 것 같은가.’ 별 의미 없이 던진 질문이다. 다들 전직 경기도청 공직자다. ‘공보실 계장’이라는 경력도 같다. ‘기자’와 ‘공보실 계장’으로 치면 20여년이다. 매달(月) 만나 술(酒) 마신 친목도 수년째다. 안 그래도 모이면 ‘도지사 모신 얘기’였다. 그래서 잠룡 3인을 물었다. 고맙게도 진지하게 답해줬다. 광교산 농부 ‘이 계장’이 말한다. -그래도 공무원 출신은 선서를 하잖나.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을 위해 무한봉사하겠다고. 애국심은 물론 성실의무이행은 더 잘할 거 아닌가.- 김동연 지사 1표. 화성에서 바쁜 ‘다른 이 계장’이 말한다. -2025 시대정신에 맞는 분이다. 지사 시절 구호가 청렴 영생 부패 즉사였다. 사모님까지도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김문수 지사 한 표. 압도적 1위는 이재명 지사인데 오늘 여기선 0표에 그쳤다. 누가 되든 나쁠 거 있나. 경기지사 출신 대통령이 생기면 좋은 일이다. 정치 변방 경기도가 개벽할 일이고. 하지만 그 대가가 너무 크다. 잠룡이 지나갈 때마다 도 재정은 쑥밭이 됐다. 1조, 2조원이 ‘쌩빚’으로 남았다. 임기 4년 도지사가 이래도 될까 싶었다. 도(道)는 ‘감당할 수 있다’며 ‘차환’을 말한다. 차환(借換)이라면 빚내서 빚 갚는다는 것 아닌가. 가계(家計)가 이랬다면, 기업(企業)이 이랬다면 어땠겠나. 파산 아닐까. 경기 언론은 지금 이걸 말하는 것이다.
매출 기준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홈플러스 측은 신용등급이 낮아져 자금 관련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며 이번 회생절차는 사전 예방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익스프레스, 온라인 등 모든 유통채널은 정상 영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생절차 소식이 알려지자 CGV와 신라면세점, 뚜레쥬르와 빕스 등에서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하고 나섰다. 홈플러스에 대규모로 상품을 납품하는 일부 식품회사는 납품 대금에 대한 채권 추심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적지 않은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이번 홈플러스 사태 원인으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수조원 규모의 막대한 부채가 꼽힌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대형마트에서 전자상거래(이커머스)로 이동한 유통 시장의 변화에서 찾는 것이 옳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 이미 편리함에 길들여진 고객의 발길을 다시 오프라인으로 끌어내기 위해 경쟁 업체들은 창고형 매장을 강화하거나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강화한 복합 매장으로의 변신을 시도하는 등 부단히 노력해 왔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이러한 유통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반면 이커머스 기업의 대표인 쿠팡은 지난해 연 매출 40조원을 돌파, 창사 13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쿠팡의 40조원 매출은 기존 유통 대기업인 롯데쇼핑, 신세계그룹(이마트, 백화점) 등을 뛰어넘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홈플러스 사태가 ‘오프라인 매장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홈플러스가 보여주고 있다.
풍족하게 의식주를 누리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 욕구다. 오늘날 불특정 누군가에게 ‘좋은 집에서 살고 싶은가’라고 질문하면 대다수가 ‘그렇다’고 답변할 것이다. 그러면 좋은 집으로 인정받기 위한 조건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러 조건 가운데서도 중요하게 꼽히는 조건은 ‘위치’와 ‘환경’일 것이다. ‘사람의 자식은 서울로 보내고 마소 새끼는 시골로 보내라’라는 속담이 있다. ‘위치’와 ‘환경’ 조건의 중요함을 뜻하는 옛말로 중요 공공기관, 회사, 학세권이 대부분 서울에 위치해 있어 성공하려면 상경해야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은 과밀화가 진행됐다. 덤으로 서울의 집값도 폭등하게 됐다. 이에 정부는 과밀화 방지를 위해 도심의 기능을 분산하고 치솟는 집값을 조정위해 수도권 내 주택 공급을 대안으로 내놓았고 이렇게 ‘신도시’가 탄생했다. 신도시는 1980년대 1기를 시작으로 2기, 이제는 3기 신도시 조성에까지 이르고 있다. 기수를 거듭할수록 도심 기능 분산과 집값 조정을 위해 ‘신도시’는 점차 서울에서 멀어지고 있다. 이를 보완하고자 원활한 접근성을 위한 광역교통수단의 중요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교통수단 역시 차량, 철도로만으로 한정되던 광역교통수단에서 이제는 고속화와 항공수단으로까지 확장되려는 움직임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한계성이 뚜렷했던 기존의 항공수단은 소형화돼 한계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항공수단으로 탈바꿈하고 있는데 이를 ‘미래 항공 모빌리티’, 즉 AAM(Advanced Air Mobillity)이라고 한다. AAM은 신개념 교통수단으로 현재 운용 중인 일반 항공기와 달리 공항까지 가서 수속을 밟는다거나 착륙 뒤에도 도시 외곽에서 도심으로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드론처럼 수직으로 이착륙해 활주로가 아닌 착륙장만으로 가능해 면적도 적게 차지할 뿐더러 소음 발생에 있어서도 기존의 고정익, 회전익 항공기보다 자유롭다. AAM은 UAM(Urban Air Mobillity)과 RAM(Regional Air Mobility)으로 나뉘는데 UAM은 도심 간을 잇는 AAM이며 RAM은 지역 간을 잇는 AAM이다. AAM의 큰 장점을 꼽자면 도로나 철도는 ‘선’으로 구성된 도로나 선로를 양방향으로 다니는 체계이기에 수요가 높은 곳으로 교통효과가 쏠리기 십상이지만 AAM의 경우 이동 범위가 ‘원’으로서 상당히 입체적인 교통수단이다. 일례로 현재 경기도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내외이지만 경기도내 시·군 간 이동은 거리에 따라 1시간을 훌쩍 넘는 것이 현실임을 감안할 때 AAM은 경기도내 지역별 불균형 현상을 해결할 매력적인 교통체계임이 분명하다. 이를 증명하듯 서울시는 UAM을 통해 도심화의 과밀화를 해소하고 도심 간 연결성을 대폭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맞춰 경기도 역시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앞으로 조성해 나갈 3기 신도시에 AAM 체계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계획하는 것이 어떨지 조심스레 제언해 본다.
여전히 쌀쌀해 춘삼월에 걸맞은 따뜻한 기운은 요원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확실히 봄이 좀 더 가까이 왔음은 느낄 수 있다. 영하로 내려갔던 기온이 영상으로 올랐고 간혹 눈으로 둔갑하기도 하지만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데다 그 비는 겨울 동안 건조하게 얼어 있던 대지를 녹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맘때 거리를 걷다 보면 어디선가 옅은 흙냄새가 풍긴다. 물론 그것이 완연한 봄기운으로 바뀌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러다 순식간에 식물들이 싹을 틔우고 거기서 꽃이 피어나고 그럴 테다. 봄은 그렇게 대자연의 큰 흐름 속에서 우리들의 곁을 맴돌며 기쁨과 환희를 선사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은 긴 시련의 끝에 좋은 날을 맞이하거나 개인적인 경사가 연이을 경우 봄이 왔다는 표현으로 그 상황을 비유하곤 한다. 대표적인 예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가 있다. 이는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이상화 시인의 작품으로 이 시에는 나라는 빼앗겼더라도 민족혼을 불러일으킬 봄만은 압제당할 수 없다는 저항의식과 당장 그렇지 못한 현실에 대한 비애, 독립을 향한 열망 등이 혼재돼 있다. 그만큼 이 시에서 ‘봄’이라는 시어가 그것을 읽는 독자들에게 던지는 의미가 큰 것이다. 그런 봄이 2025년에도 어김없이 찾아오고 있지만 마음이 여전히 겨울처럼 얼어 있는 사람이 많을 테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걱정하며 주시하고 있을 정치적 혼란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고 심지어 그것은 매순간 새로운 국면으로 이어져 더 큰 혼란을 야기하기까지 하니 말이다. 거기다 경제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서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지 오래고, 이런 가운데 미국 대선 이후 국제 정세 또한 급변해 세계 도처에서 심상치 않은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이 TV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 보는 지금의 세상에서는 봄이라고는 느낄 여지가 없다. 그렇다고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세상을 보는 눈은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봐서는 절대로 길러질 수 없고 내가 보기 싫은 것도 봐야 균형 잡힌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주로 듣는 음악만 따로 모아 놓은 뮤직 플레이 리스트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플레이 리스트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번 신곡을 채워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 기존에 만들어 놓은 플레이 리스트를 매번 똑같이 듣는다면 우리가 듣고 느끼는 음악은 딱 거기까지로 한정돼 음악의 새로운 흐름을 체감하지 못하게 된다. 다시 봄 이야기로 넘어가면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때일수록 봄을 느끼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은 단순히 대중매체의 각종 소식에 무감각해지라는 것이 아니라 잠시라도 의도적으로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지금 그 주변으로 눈을 돌려 자연을 느껴 보라는 것이다. 자연은 내가 만들어 놓은 뮤직 플레이 리스트처럼 고정돼 있지 않고 매순간 역동적으로 변모하기에 그것을 관찰하면서 얻는 삶의 지혜는 생각보다 크고 깊으며 넓다. 자연은 인간의 욕망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늘 거기에 존재하지만 매순간 변화무쌍하기에 우리 생활 속 곳곳의 자연을 관찰하다 보면 우주의 놀랍고도 경이로운 섭리를 깨닫게 된다. 그러한 자연 앞에서는 이 세상을 살다 가는 일개의 유한한 인간으로서 겸허해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우리가 떠난 세상에도 자연은 여전히 거기에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봄은 그저 기다린다고 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능동적으로 대자연에 다가갈 때 비로소 관찰할 수 있고 느낄 수 있게 되니 말이다. 오늘부터 잠시 오가는 길에서라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앙상하게 서 있던 가로수나 식물들 혹은 내가 밟는 땅의 흙을 관찰해 보자. 그럼 이미 그들 속에서 움트고 있는 봄을 보게 될 것이며 더불어 얼어 있던 마음도 분명 한결 따뜻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자연을 관찰하면서 과연 우리 사회에서는 무엇이 진정한 봄이고 그것이 과연 우리들에게 실제로 왔는지를 좀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흔히 인공지능(AI)은 젊은 세대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모든 첨단 기술이 그렇듯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은 주로 젊은 세대의 몫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매킨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Z세대의 절반과 밀레니얼세대의 60% 이상이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반면 65세 이상 시니어층의 활용률은 20%에 불과하다. AI와 노년층을 연결하는 담론 또한 주로 돌봄, 말벗, 건강 관리 등 ‘수혜자’로서의 위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은 AI 시대 시니어들의 경쟁력을 간과한 것이다. AI의 장점은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능력이며 이는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는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제공된다. 따라서 AI 시대의 진정한 개인 경쟁력은 데이터화하기 어렵고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원천 경험’에서 비롯되며 바로 이 지점에서 시니어들은 오히려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이다. AI는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패턴을 발견하는 데 탁월하지만 최종적인 판단이나 복잡한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의 영역이다. AI는 윤리적 판단, 전체적인 맥락 파악, 인간에 대한 공감 능력과 설득력 발휘 등에서는 취약한 반면 특정 분야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아온 시니어들은 자신만의 경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직관과 통찰력을 발휘해 이러한 AI의 약점을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 시니어들은 AI가 제시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현실에 최적화된 선택을 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AI의 답변 속에서도 오류나 비약, 허점을 짚어내는 현장 경험으로 축적된 직관과 통찰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니어들의 경험과 지혜가 AI의 막대한 데이터베이스 및 추론 능력과 결합될 때 비로소 AI 시대가 요구하는 혁신이 탄생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미국의 벤처캐피털 ‘브릴리언트 마인드’는 50세 이상의 창업가들을 중점적으로 지원, “시니어의 지혜야말로 AI가 대체할 수 없는 혁신의 원천”임을 강조하면서 정년이나 은퇴 같은 고정관념은 AI 시대에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일부 로펌에서도 고참 변호사의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AI에 학습시켜 신입 변호사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숙련된 지혜를 공유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이러한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물론 단지 나이만으로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의미 있는 경험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소화해 독창적인 통찰력을 가진 시니어들만이 AI 시대의 새로운 기회를 활용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다. AI 시대에 경쟁력 있는 시니어가 된다는 것은 풍부한 스토리를 지닌 매력적인 인간으로 성숙해 간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 자신만의 경험을 새로운 기술에 접목하는 ‘젊은 시니어’와 기술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성숙한 주니어’들이 함께 만들어갈 미래 사회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귀중한 지식 창고이자 AI 시대의 능동적인 창조자로서 자리매김하는 그런 세상일 것이다.
화성특례시의 질주가 모든 분야에서 거침없다. 이번에는 신생아 출산 전국 1등 소식이다. 사실 2023년에도 6천714명으로 1등이었다. 이게 2024년 들어서도 500명 늘어난 7천200명이다. 또 1등이다. 합계 출산율은 1.01명으로 경기도 0.79명, 전국 0.75명을 크게 웃돈다. 올해부터 인구 100만의 특례시다. 하지만 이런 인구 규모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수원은 6천500명, 용인·고양은 5천200명에 그쳤다. 출산율이 처한 절박함은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국가 생존의 문제이자 지자체 존폐의 문제다. 지자체마다 출산 정책을 쏟아낸다. 화성의 노력도 많았다. 첫째 아이에 100만원, 둘째·셋째에 200만원, 넷째 이상에 300만원을 지원했다. 2023년에만 100억여원을 썼다. 다자녀 가구 기준을 3자녀에서 2자녀로 확대했다. 이 밖에 출산 부모 교육, 산후 조리비 지급, 어린이집 운영, 각종 돌봄 시스템 운영 등의 정책도 펼쳤다. 이런 출산 장려책이 만들어낸 결과일 것이다. 다만 화성의 경우여서 특별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 직접적인 출산 정책만 놓고 보면 다른 지역과 큰 차이가 없다. 넷째 아이를 낳으면 화성은 300만원 준다. 수원과 고양은 500만원이다. 다섯째 이상을 낳으면 화성은 300만원을 주는데 수원과 고양은 1천만원이다. 단순 비교로 보면 화성이 되레 적다. 그런데도 신생아 출산은 화성에서 제일 많았다. 다른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출산율의 기본적 조건을 보자. 젊은 가임(可姙) 세대가 유입돼야 한다. 여기에 아이를 키울 여건이 넉넉해야 한다. 최근의 화성은 이 부분에서 다른 지역과 확연히 대비된다.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 1위다. 성남의 2배, 용인·수원의 2.5배다. 연간 수출 규모와 시(市) 지역 고용률 경기도 1위다. 지역 내 기업도 2만8천590개(2022년)로 전국 1위다. 지역 산업단지 22개로 기업 유입이 꾸준하다. 최고 부자 동네에 오른 것이다. 시쳇말에 ‘강아지도 지폐를 물고 다닌다’고 했다. 특정 지역의 호황기를 일컫는 말로 대개 과거형이다. 화성특례시에는 이 말이 현재진행형이다. 농촌 지역 군(郡)에서 시(市)로 승격하고, 다시 전국 최고 부촌이 되는 데 불과 20여년 걸렸다. 이제 지역경제를 평가하는 모든 지표에서 전국 최고 또는 경기도 최고다. 젊은층이 유입되고, 출산율이 높아지는 선순환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게 바로 출산의 모범적인 예 아닌가. 화성특례시의 2년 연속 출산 1위를 축하한다. 고마운 일이다. 시를 부유하게 하는 행정이 이끈 출산 행정이어서 더욱 그렇다.
유정복 인천시장의 대권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분권형 헌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그간 불을 지펴온 분권형 개헌론의 구체안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엔 국회에서 개헌 토론회도 열었다. 시도지사협의회장의 분권개헌론이라 설득력도 실린다. 지난 3일엔 서울에서 제이비(JB)포럼 창립 행사를 했다. 외곽 캠페인 조직으로 보인다. 이 행사에서 그는 또 다른 화두를 던졌다. 국회와 법원의 개혁이다. 국회·법원의 비대 권력을 막기 위한 처벌법 제정을 주장했다. 유 시장은 입법부와 사법부의 위법 행위를 모든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중대재해라 규정했다. 이를 처벌해 반칙과 특권없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유 시장은 이날 강연에서 “국회·법원이 남용하는 무법의 권력 탓에 대한민국이 정치 후진국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법치주의이고 헌법은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아니라는 것이다. 이 법을 가장 안 지키는 곳이 바로 국회라고 지적했다. 유 시장은 법을 만드는 국회가 헌법에 규정돼 있는 예산안 의결 시기(12월2일)를 해마다 어기고 있다고 했다. 헌법 제54조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국회는 예산안을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는 또 사법부인 법원은 ‘6·3·3법’조차 지키지 않는다고 했다. 공직선거법 제270조(선거범의 재판 기간에 관한 강행규정)를 말한다. 이 조항은 제1심은 6월 이내에, 제2·3심은 각각 3개월 이내에 반드시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처벌 조항이 없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유 시장은 국회에서 예산 편성을 미루고 사법부가 부정선거를 방관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간다고 지적했다. 국회·법원이 남용하는 무법 권력이야말로 중대재해라는 것이다. 따라서 국회와 법원도 그 무법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하는 처벌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회나 법원도 그 의무와 책임을 저버렸을 때 처벌할 수 있어야 우리 사회의 특권문화를 해소할 수 있다고도 했다. 어느 누구의 대권 행보를 떠나 틀린 말로 들리지는 않는다. 힘없는 국민들이 져야 할 의무와 책임에 대해서는 그 처벌이 엄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그들 권력들에 대해서는 아예 처벌 조항조차 만들어 두지 않았구나 싶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것이다. 왜 그런가. 필요 이상으로 국회·법원의 권력이 비대해진 때문이다. 180가지 특권의 국회의원에게 4년간 들어가는 세금이 1인당 60억원이라 한다. 비대 권력은 썩기 마련이고 국민의 짐이다. 그런데 그 처벌법 또한 그들 소관이니 누가 만들 것인가.
서양에는 없는 게 있다. 절기가 그렇다. 태양의 황도상 위치에 따라 계절적으로 나누기 위해 만들어졌다. 황도에서 춘분점을 기점으로 15도 간격으로 점을 찍어 모두 24개로 나뉜다. 아주 오래된 동양의 우주과학이다. 3월5일은 얼음이 깨지는 소리에 놀라 개구리들도 뛰쳐나온다는 경칩(驚蟄)이다. 우수(雨水)와 춘분(春分) 사이의 절기다. 한자로도 겨울잠 ‘칩(蟄)’에 놀랄 ‘경(驚)’이다. 삼라만상이 소생하는 시기다. 이맘때면 농민들은 선농제(先農祭)를 지내면서 차분하게 봄을 맞이하고 농사를 준비한다. 둑제(纛祭)도 빼놓을 수 없다. 조선시대 군대를 출동시킬 때 군령권을 상징하는 둑(纛)에 지내는 제사다. 보리싹점도 있다. 들녘에서 자라고 있는 보리 싹의 성장 상태로 그해 풍흉을 예측하는 농점(農占)이다. 보리의 싹이 추운 겨울을 잘 견뎌내고 생기 있게 잘 자라고 있으면 풍년이 들고 그렇지 않으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개구리점은 어떨까. 울기는 하겠지만 울지 못하면 논에선 좋은 벼를 거둘 수 있다. 개구리가 울부짖으면 논에서 모내기 상앗대를 끌어당기기 좋다. 개구리 울음소리를 서서 들으면 그해는 일이 많아 바쁘다. 누워 들으면 편안하게 농사를 지을 수도 있다. 봄은 영어로 스프링(Spring)이다. 용수철도 철자는 같다. 봄과 스프링, 두 단어 모두 솟아 오른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봄은 솟아 오르는 계절이다. 이 계절에 솟아 오르는 대표적인 건 새싹이다. 봄이 오면 땅속에 있던 씨앗들이 발아해 땅을 뚫고 올라온다. 새싹이 올라오는 건 봄의 전령사여서다. 쑥도, 냉이도 한 뼘씩 웃자란다. 둔덕과 야산 등지에서 쑥과 냉이 등도 캘 수 있다. 소생의 계절을 맞아 우리의 믿음도 새싹과 같이 솟아 올라야겠다. 경칩이다. 어깨를 활짝 펴고 솟아오르는 계절을 맞이하자.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의정부시 용현산업단지가 미래형 첨단 산업단지로의 재탄생을 준비하며 새로운 도약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128개 기업, 2천여명이 근무 중인 용현산단은 2000년 조성된 이래 섬유, 조립금속, 기계장비 등 다양한 업종이 입주해 지역 산업 발전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조성된 지 20여년이 지나며 시설이 낡고 근로자를 위한 정주 여건이 미흡한 데다 문화재 보호 규제로 건축·개발이 제한되면서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됐다. 이러한 한계를 기회로 삼아 의정부시는 용현산단을 ‘청년과 신산업이 모이는 활력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구조고도화 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다. 그 중심에는 첨단 산업 유치와 근로자 정주 여건 개선이라는 두 가지 큰 축이 자리 잡고 있다. 의정부시는 2023년 1월 용현산단 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유치 협약으로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데이터센터는 정보기술(IT) 산업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첨단 기술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의정부는 스마트 산업도시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될 것이다. 또 지난해 기준 4조4천억원의 투자 규모를 가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북부지역본부가 용현산단 내에 입주하면서 경기 북부 13개 시·군의 주거복지 사업과 개발사업의 중심지가 됐다. 이는 의정부시가 경기 북부 행정·산업 거점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되고 있다. 용현산단 고도화 과정에서 큰 걸림돌 중 하나는 문화재보호구역에 따른 건축 규제였다. 산단 면적의 약 84%가 정문부 장군 묘 보호 구역에 포함돼 있어 건축 행위에 제약이 많았다. 이에 의정부시는 경기도 문화재 보호 조례 개정을 적극 추진했다. 지난해 7월 조례 개정에 성공하면서 건축 규제 없이 개발 가능한 면적이 기존 16%에서 약 40%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건축 허가 절차가 간소화되고 사업 기간이 단축되면서 첨단 산업 유치와 기업의 새로운 투자 기회가 크게 늘어났다. 시는 이 기회를 활용해 지식산업, 정보통신산업, 바이오산업 등 첨단 업종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청년 인재들이 머물고 성장할 수 있는 산학협력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용현산단은 산업단지의 혁신을 넘어 젊은 인재가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재직자 우선 주차제 도입, 근로자 통근버스 운영, 발광다이오드(LED) 가로등 교체, 힐링 산책로 및 쉼터 조성, 정기 버스킹 공연 등을 추진했다. 이로써 근로자들은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일하고 여가와 문화 생활을 함께 누릴 수 있게 됐다. 복합문화센터 건립도 준비 중이다. 이 공간은 근로자들에게는 휴식처, 지역주민들에게는 소통과 여가의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용현산단 고도화 사업의 핵심은 기업 유치를 통해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자연스럽게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 특히 청년 창업 지원과 첨단 산업 유치를 통해 신산업 중심의 일자리 생태계를 구축하고 안정적인 고용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의정부시는 일자리 창출의 핵심은 기업 유치라는 원칙 아래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앞으로도 기업이 뿌리내리고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의정부를 경기 북부 경제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