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거나 불편한 곳이 없는 삶이 가장 행복하고 좋은 삶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인체의 모든 근육은 일상생활에서 습관적이고 규칙적인 활동을 통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며 근육의 기본적인 기능이 손상되면 그와 관련된 기능에도 영향을 준다. 인체공학적으로 잘못 디자인되거나 잘 맞지 않은 가구나 몸의 부적절한 사용과 의복이 통증 유발점을 만들고 통증을 발생하게 한다. 해결 방법은 잘 디자인된 가구로 교체하고 신체 활동의 변화와 몸에 잘 맞는 의복을 입는 것이 좋다. 잘못 디자인된 가구나 잘 맞지 않은 가구는 만성적인 기계적 스트레스와 통증 유발점을 생성해 통증의 지속 사이클을 만든다. 근골격계 질환은 근육이 짧아지면서 문제를 만들고 근육은 사람의 형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 근육은 단독으로 움직이기 힘들기 때문에 조화를 이뤄야 한다. 나쁜 자세는 근육의 불균형 상황을 만들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지를 가질 수 있게 하고 결국 균형 상실이 스스로 복구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정상적인 근육의 움직임을 수축이라고 하는데 근육은 짧아질 수도 있고 늘어날 수도 있다. 근육의 약화 단계는 근육의 과긴장 및 단축으로 근막이 유착되고 근막 유착은 통증 유발점을 형성한다. 이렇게 근육 불균형의 악순환은 근육의 과부하 및 잘못된 자세의 지속으로 근조직은 미세손상, 즉 근육과 근막 조직의 변화를 만들어 움직임 패턴과 자세 변화를 일으켜 불균형을 해결하지 못하게 돼 우리 몸은 불균형이 나타나게 된다. 짧아진 근육과 통증 유발점의 원인은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된 근육에 젖산이 축적돼 통증을 만들고 그 통증으로 근육은 다시 긴장하게 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신체 활동의 감소와 움직임의 둔화로 근육은 더 뭉치고 굳어져 통증을 만들고 지속시킨다. 이제 건강한 몸을 위해 근육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규칙적으로 실시해 몸과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 가는 계절이 됐다. 매일매일 스트레칭으로 우리 몸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건강하고 홀가분하게 봄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따뜻한 햇살에 봄기운이 완연해지고 있다. 거리마다 꽃이 피어나고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는 설렘 가득한 계절이지만 봄은 화재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이기도 하다.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그리고 작은 방심이 겹쳐 크고 작은 화재가 자주 발생한다. 실제로 봄철 화재는 연간 전체 화재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자주 발생하며 피해 규모도 크다. 봄철 주요 화재 원인 중 하나는 논·밭두렁 태우기다. 겨우내 쌓인 잡풀이나 해충을 없애기 위해 무심코 불을 붙였다가 자칫 주택가나 산림에까지 불길이 번져 큰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우리의 부주의로 인한 명백한 ‘인재(人災)’다. 꼭 필요한 경우라도 반드시 사전 신고와 안전조치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봄, 화재 위험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캠핑이나 산행 중 부탄가스, 라이터 등 인화성 물질을 사용할 때는 항상 주의하고 불씨가 완전히 꺼졌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작은 불씨 하나가 강한 바람을 만나면 큰 산불로 번질 수 있다. 불씨를 발견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초기 진화를 도와야 한다. 가정에서도 전기·가스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겨우내 사용한 난방기구를 점검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면 과열이나 전선 노후로 화재 위험이 높아진다. 사용하지 않는 전기제품의 플러그는 반드시 뽑고 가스레인지 주변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며 수시로 가스 누출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공사장 화재 예방 역시 봄철 안전관리의 중요한 과제다. 용접·용단작업 중 발생한 작은 불꽃이 큰 화재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작업 전후 방염포 설치, 화기 감시자 배치, 임시 소방시설 점검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 준수가 필수다. 양주소방서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봄철 화재예방대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양주소방서의 MBTI는 SAFE입니다’라는 슬로건을 실천하며 현장에서 직접 화재 위험 요소를 점검하고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안전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화재 예방은 소방의 노력만으로는 완벽할 수 없다. 시민 한 분 한 분의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화재 예방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우리의 작은 관심입니다.” 이 봄이 따뜻함과 행복한 기억으로만 가득할 수 있도록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화재 예방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 양주소방서 역시 시민 여러분 곁에서 든든한 방패막이가 돼 안전하고 평안한 봄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6일 발생한 포천 민간 오폭의 원인은 명백하다. 조종사의 표적 입력 실수가 직접 원인이다. 표적 좌표에 ‘5’를 ‘0’으로 잘못 입력했다. 공군의 공식 조사 결과다. 전대장(대령)과 대대장(중령)을 보직 해임했다. 직무유기, 지휘관리·감독 미흡 등 책임이다. 당사자인 조종사 2명을 형사 입건했다.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이번 주에는 공중근무자 자격 심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조종사의 자격을 유지할지를 가리는 심의다. 그런데 피해 보상 등 후속 처리가 이상하다. 피해자라 할 포천시가 모든 걸 처리하고 있다. 부상 주민 전담 공무원 투입, 재난 통합 지원 본부 가동, 긴급 시설 보수 및 피해 조사다. 하나같이 인력과 예산이 드는 일이다. 여기에 주민 한 명당 100만원의 재난기본소득도 지급한다. 이 예산만 11억7천만원에 달한다. 시 예비비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파손 피해를 입은 가옥 등에 들어갈 돈도 상당할 것이다. 모두 포천시가 앞장서고 있다. 본보가 확인해 봤더니 쭉 이랬다고 한다. 2019년 연천에서 도비탄 산불이 났다. 사격 훈련 중이던 군 부대의 과실이었다. 산불 책임에는 고의·과실을 떠나 엄하게 책임을 묻는다. 하지만 군은 아무 책임도 지지 않았다. 진화 예산, 복구 예산 등을 전부 연천군이 냈다. 양평군도 지역 내 군 사격장에서 사고가 빈발한다.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며 민원을 제기한다. 이 골치 아픈 업무도 양평군 몫이다. 군은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군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다. 접경 지역 포천 연천의 특수성을 모르는 바도 아니다. 운명적으로 감내할 불이익이 있다. 하지만 그래서 받아야 할 보상도 있다. ‘특수한 불이익에는 특별한 보상으로’라는 논리다. 그런데 현실은 딴판이고 그 적나라한 현실이 이번에 목격됐다. 훈련에 의한 불가피한 피해도 아니다. 황당한 실수에 의한 오폭이다. 당사자들이 업무상 과실 치상으로 처벌까지 됐다. 이걸 왜 포천시가 책임지나. 포천시의 즉각적인 후속 조치는 높이 평가한다. 예비비를 통한 보상 결정도 적절했다고 본다. 정부의 특별재난구역 선포도 잘한 결정이다. 직접 보상, 세제 지원 등의 조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제기하는 문제의 요지는 다른 데 있다. 크고 작은 군 사고 때마다 특별재난구역을 선포해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연천 산불, 양평 사격장 피해가 지자체 부담으로 떠넘겨진 것이다. 이번 기회에 이 문제를 손보고 가자는 것이다. 군이 야기한 사고의 배상 책임은 군에 있는 것이고, 그 군의 운용자인 국가가 직접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상식이다.
헌법재판소가 이번 주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할 것 같다.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등 각종 변수가 발생해 헌재의 숙고가 길어져 이번 주에 선고가 예상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 간 탄핵 찬반 대립이 극도로 격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광화문, 안국동, 여의도 등에는 수많은 시위자들이 탄핵 찬반세력으로 나뉘어 도심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격한 시위를 벌였다. 부산, 대구, 광주, 구미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탄핵 찬반 시위가 격하게 있었다. 헌재의 탄핵 결정을 둘러싼 정치권과 국민들 사이의 분열과 갈등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보다 더욱 심화되고 있어 우려된다. 8년 전 박 대통령 파면 결정 직후 헌재 앞 폭력 사태로 시민 4명이 사망한 전례도 있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불법 난입으로 극단적 폭력성을 드러낸 바도 있어 상당히 염려된다. 이와 같이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폭력적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임에도 오히려 정치권이 이를 방조 내지 선동하고 있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82명은 헌재의 탄핵심판 각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으며 헌재 앞 탄핵 각하·기각 촉구 릴레이 시위에 의원 다수가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도 14일 광화문광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가 하면 매일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탄핵 촉구 도보 행진과 농성을 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4일 탄핵 선고 당일에는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전국 기동대 2만여명 투입, 주요 국가기관·언론사·정당 등에 기동대 배치, 경찰서에 보관된 민간 총기 출고 금지 등 대응책을 발표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적 표현과 집회의 자유는 기본권으로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헌재가 내 생각과 다른 결정을 내렸다고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폭력 사용에는 엄격한 법적 제재가 있어야 한다. 경찰은 폭력적 행위에 무관용 원칙을 반드시 지켜 법질서를 확립해야 한다. 특히 정치권은 헌재의 탄핵심판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당 차원의 결정을 공식적으로 해 더 이상의 폭력적 사태나 극단적 국론 분열을 막아야 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 판단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것이 당의 공식 입장”임을 16일 밝혔다. 야당 역시 헌재 선고에 승복하겠다는 당 차원의 결정을 하길 바란다.
분쟁, 내전, 독재.... 지구촌 어디에선가 지금도 진행형인 상황이다. 무기 수출 제한, 경제 제재, 여행 경고 등이 적용된다. 극도로 긴장 상태이거나 군사적인 위협도 우려된다. 국제사회에서 조심스럽게 다뤄지면서 경제 활동이나 외교 관계에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런 국가를 민감 국가(Sensitive Country)라 한다. 미국, 구체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 에너지부의 분류 방식이다. 원자력 및 인공지능(AI) 등과 관련된 협력이 제한된다. 연구소 및 방산업체 등과의 기술 이전도 어렵다. 일반적으로는 중국, 러시아, 이란, 쿠바, 북한 등이 이에 포함된다. 국가안보, 핵 비확산, 테러 지원 등의 우려가 있으면 민감 국가 리스트에 추가되고 있다. 그런데 예측하지 못했던 변수가 발생했다. 미국이 민감 국가 리스트에 한국을 추가해서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적용 예정일은 4월15일부터다. 이 때문에 정치·외교적으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당장 한국과 미국 간 첨단 기술 협력이 제약을 받는다. 전통적인 동맹 국가라는 명분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미국이 한국과의 원자력 협력을 제약하면 안보 차원에서도 북한에 부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부를 정도로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말이다. 아직은 발효 전으로 정부가 2개월 가까이 관련 상황을 분석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적시에 대응하지 못한 것을 놓고도 논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정책 등에서 미국 우선주의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그에 따른 변화가 아니냐는 판단에도 무게가 실린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국에 대한 민감 국가 지정 시기는 바이든 정부 말기인 지난 1월 초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당시 어떤 이유로 추가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 국론을 모아 대처해야 한다. 안보의 으뜸이 뭔지 제대로 헤아려야 마땅하다.
어린 시절, 명절이나 집안 제사가 있을 때면 부모님과 함께 시골 큰댁으로 내려갔다. 여름이나 겨울의 방학 때마다 이어지는 친가 방문도 의례적이었다. 지금은 없어진 장항선 완행열차, 비둘기호를 타고 오가던 길이 어린 시절의 필자에게는 설렘 가득한 기차 여행이었으나 어머니에겐 퍽 고생스러운 길이었을 게다. 공무원인 아버지는 대체로 근무를 마친 후 막차로 내려가셨고 이런저런 명절 준비를 해야 했던 어머니는 고만고만한 아이 셋에 짐까지 책임지고 인파로 미어터지는 서울역으로 향했다. 줄줄이 딸린 애들을 챙기며 자리 선점 경쟁을 위해 달리고 달려 어렵게 기차에 올랐나 싶으면 시끄럽고 담배 냄새 자욱한 완행열차를 몇 시간씩 견뎌야 했다. 시골 작은 역에 도착한 후에도 큰댁까지 가려면 30분 넘게 걸어 들어가야 했는데 타계하신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어머니는 그곳을 매년 수없이 다니셨다.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성격에 조용히 참아내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었을 그 시간 동안 어머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어머니와 옛 시절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게는 꽤 낭만적 기억으로 남아 있는 일화들이 어머니에겐 매우 힘든 기억이었음을 알게 돼 당황스러울 때도 있다. 언젠가 이런 어머니의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 드려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마침 의뢰받은 어르신 자서전 쓰기 강좌가 있어 어머니께 지난 인생을 대략의 기록으로 남겨보는 게 좋지 않겠냐며 넌지시 권했다. 배움이 길지 않아 글쓰기가 자신 없다며 잠시 주저하던 어머니는 마지못해 수강 신청을 마쳤고 교육이 시작되자 열혈 수강생으로 변신했다. 반년 동안 이어진 강좌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사진과 글로 엮어낸 어머니는 마침내 완성한 인생 사진첩 자서전을 가슴에 품고 매우 뿌듯해했다. 그 뒤로 다른 자서전 강좌를 통해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낸 어머니의 글을 읽으며 80년 인생 내내 얼마나 많은 꿈을 접으며 사셨는지 더 자세하게 알게 됐다. 지역에 중·고등학교 지을 부지가 없다는 말에 선뜻 땅을 내어줄 정도로 교육받을 권리에 깨어 있었고 마을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무상으로 농사지어 먹을 수 있는 공용 땅을 내놓았으며 집안 부엌 뒷마당에 누구나 가져갈 수 있는 쌀독을 뒀을 정도로 경제적 여유가 있던 집안에서 귀히 여긴 하나뿐인 딸에겐 왜 고등교육 기회를 주지 않았는지 당최 이해할 수 없다. 여자에겐 신교육을 시키지 않는다거나 고된 시집살이를 시키는 게 그 시절엔 비일비재했기에 어머니도 군말 없이 감내하며 살았을 것이다. 그 시절을 견뎌낸 수많은 어머니와 여성의 희생 및 인내 덕분에 이 땅의 가정 내 평화가 지켜졌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비단 여성만의 희생으로 이 세상이 돌아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육받은 권리를 누린다거나 사회적 활동에서 여성에 비해 많은 기회를 얻었음은 틀림없지만 남성인 아버지들의 삶도 녹록지 않았다. 격동의 20세기를 가족의 안녕과 국가 발전을 위해 책임감 하나로 버텨낸, 수많은 아버지와 남성의 노고도 기억해야 한다. 다음 세대를 위해 서로 힘을 합해도 부족할 판에 요즘 국내 정치·경제적 문제로 세대 간 갈등이 심해지고 남녀 갈라 치기도 횡행하니 안타깝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연민의 마음으로 서로 조금 더 이해하려 노력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갖길 바란다.
2기 트럼프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시작했다.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으며 결국 중국이 그 중심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지난 집권 시기에도 중국에 대해 강력한 관세 정책을 시행한 바 있으며 이번 선거에서도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지난 4일에는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0+10% 관세’를 추가 부과했다. 바이든 정부에서는 인공지능, 반도체를 중심으로 첨단 분야의 기술 경쟁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과학법,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출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전 정부의 거의 모든 정책에 반대하는 2기 트럼프 정부도 GPU 수출 제한 등의 일부 정책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이러한 견제에도 불구하고 자국 스타트업인 ‘딥시크’의 인공지능 모델인 ‘딥시크 R1(이하 R1)을 세상에 선보이며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줬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R1은 인프라, 비용, 인력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기존의 딥테크 기업들에 비해 열악한 여건에서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챗GPT로 대표되는 미국 중심의 기존 인공지능 기술과 비교할 때 경쟁력 있는 성능을 보여준 혁신적인 기술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혁신은 그 자체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핵심 수단이 된다. 그러므로 보호무역의 확산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크게 변하고 있는 최근의 글로벌 경제 상황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그래서 중국의 R1은 그저 우수한 인공지능 모델이라는 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렇다면 중국은 미국의 강력한 견제 속에서도 어떻게 이런 성과를 올릴 수 있었을까. 먼저 우수한 공학인재 양성을 위한 장기적 노력이다. 1991년 덩샤오핑은 우수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세계적 대학 100곳 육성을 위한 ‘211공정’을 제시했다. 이 계획은 장쩌민을 거쳐 시진핑의 ‘쌍일류’ 정책으로 이어졌다. 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인 THE가 발표한 지난해 결과를 보면 칭화대(12위), 베이징대(13위), 저장대(47위) 등 중국 주요 대학의 약진이 눈에 띈다. 100위권 내 우리 대학은 서울대(62위)가 유일하다. 다음은 정부 연구개발(R&D) 투자의 공격적 확대다. 중국의 올해 R&D 투자는 우리 돈으로 800조원가량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1년 예산보다 큰 규모다. 글로벌 경기 침체 확산에도 중국은 R&D 투자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보다 더 크게 늘리고 있다. 정부의 과학기술에 대한 전폭적 투자는 기술혁신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테크기업에 대한 강력한 지원도 중요하다. 얼마 전 끝난 중국의 가장 큰 정치 행사인 양회에서 지도부는 테크 산업 육성 의지를 강력히 천명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이를 주도하는 테크기업들을 인터뷰에 세우는 등 힘을 실어주며 글로벌 경쟁에서 테크기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중국은 이렇게 도전에 대응하고 있지만 우리는 반대의 길을 가는 것 같다. 기술 초격차 경쟁에 직면하고 있으나 지난해 정부는 사상 최초로 R&D 투자를 대폭 줄였다. 올해 크게 확대했지만 이전으로 회복한 수준이다. 현장에서는 투자 감소가 우수인력 유출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공계 우수인력 확보도 어렵다. 의대 정원 확대와 맞물려 최상위급 인재의 ‘의대 쏠림’ 현상의 심화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무역장벽을 기술 경쟁력으로 극복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미국의 견제에도 길을 찾는 중국의 대응에서 시사점을 얻어야 한다. 기술 초격차 경쟁에 도태되지 않으려면 정부는 지금이라도 보다 적극적 투자 확대와 우수인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이 되는 해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은 하루아침에 얻어진 것이 아니다. 이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광복 80, 독립유공자 묘소 참배 캠페인’은 국권 회복을 위해 그 힘든 시대를 견디며 희생과 헌신을 아끼지 않은 애국선열들의 묘소를 찾아 헌화·참배함으로써 숭고한 정신을 광복 80년을 맞아 온 국민이 함께 기리고 기억하고자 추진됐다. 이번 참배 캠페인은 삼일절을 계기로 독립유공자가 안장돼 있는 서울현충원·대전현충원, 제주호국원, 대구신암선열공원을 비롯한 전국 4개 국립묘지와 국가 관리 합동 묘역 일곱 곳, 그리고 개별 묘소에 안장된 7천900여명의 독립유공자를 대상으로 전국적으로 실시됐다. 지역별 지방자치단체장, 군인·경찰·소방 제복근무자, 학생, 각계각층의 인사로 구성된 아너스클럽, 지역봉사자, 공무원, 보훈가족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이 참여하는 이번 캠페인은 광복 8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에 지역에서 ‘모두의 보훈’문화를 확산시키고 독립유공자를 예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경기동부보훈지청은 캠페인 사업에 동참해 삼일절을 계기로 관내 독립유공자 묘소를 찾아 참배를 진행하고 있다. 용인, 성남, 광주, 하남, 안성, 여주, 이천 지역에 산재한 독립유공자의 묘소는 112개소다. 경기동부보훈지청은 지난 2월27일 국권 회복을 주장하며 자결 순국한 충정공 민영환 선생의 묘를 찾아 헌화·참배하는 등 독립운동에 헌신한 선열의 숭고한 뜻을 기렸다. 이 밖에도 애국계몽운동을 전개한 항일 언론인이자 민족운동가인 석농 유근 선생묘, 독립운동가 조소앙 선생과 함께 독립을 위해 일생을 바친 여성 독립운동가 조용제 선생의 묘소를 참배했다. 국립묘지 외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묘소의 실태를 파악해 체계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체 묘소 실태조사도 동시에 진행한다. 묘소 인근 환경 정화와 야생동물 피해 여부를 함께 조사해 독립유공자의 생애와 독립정신을 기억하는 사회적 예우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해 매월 독립운동 관련 기념일과 연계해 연중 캠페인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광복 80주년과 삼일절을 맞아 시작한 이번 캠페인이 단순한 묘소 참배를 넘어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출발점이 돼 그분들의 묘소를 찾아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하는 일에 더 많은 국민이 동참하는, 나라를 세울 때의 절박함으로 나라의 위기 극복을 위해 보훈으로 하나 된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한다.
종로교회 맞은편 수원시립 미술관에서 우연히 음악회를 만났다 미술관 2층 계단에 가득 앉은 시민들 카페 앞에서 열린 겨울방학 음악회 ‘G 선상의 아리아’가 울려 퍼지는 첼로 4중주 깊은 소리로 속삭이는 영혼의 흐느낌이여 방학이 끝날 학생들과 부모를 신나게 하는 금관 5중주의 힘찬 고함과 발짓이여 건너편 유리창 밖에서 따스한 봄기운이 기웃대고 수원시향의 섬세한 예혼이 넘실거렸다 송대용 시인 수원문학아카데미 회원 ‘시인마을’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