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고령화, 저출산문제 가족정책 속에서 풀어야

몇 년 전까지 셋째 아이는 참 천덕꾸러기였다. 의료보험도 안 되고 각종 수당 및 학자금 혜택도 없이 어쩌다 실수로 태어난 아이 취급을 받았다. 그 뿐이랴. 아이가 셋이라 하면 국가 정책에 반하는 비 애국자에, 무식한 사람 취급을 받던 때가 엊그제이다. 그런데 불과 몇 년 뒤인 오늘날, 저 출산으로 인한 우리나라 인구 문제는 일상생활 속에서 국민들은 못 느낄 수 있지만 정부나, 언론에서 호들갑이 전혀 과장된 것이 아닐 만큼 진짜 심각한 문제이다. ‘세계인구의 날’을 맞이해 통계청이 발표한 ‘세계와 한국 인구현황’에 의하면 노동이 가능한 생산 인구는 2016년을 고비로 점차 줄어 2050년이 되면 절반에 불과할 거라고 추정했고 특히 경제 활동이 가장 왕성한 25~49세 연령층은 2007년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인구 감소는 이미 다양한 영역의 정책 방향을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 이슈화 된 것부터 몇가지 만 살펴보아도 초등학교 교사 정원 문제, 택지 개발 지역의 학교부지 문제, 산업구조조정, 노동 정책 문제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가까운 일본은 우리보다 10여년 전 인구증가율이 1.57로 감소하면서 출산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엔젤 플랜)과 고령화되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골드플랜 등과 같은 국가 정책을 수립·시행하였다. 그 후 시행 과정을 분석 평가해 지속적으로 정책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몇 년 전부터 저출산·고령화 문제와 관련, 중앙 정부는 물론 지방 정부도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지원책을 내 놓고는 있지만 그 내용을 보면 여성의 한 사람으로 코웃음이 나온다. 중앙 정부도 그렇지만 각 지자체가 내놓는 정책이라는 것이 정책이라는 말을 붙이기에도 부끄러울 정도로 유치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다. 과연 지방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몇 명이나 더 계획에 없는 아이를 낳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저출산 문제 및 인구 고령화에 대한 답은 커다란 틀의 가족 정책에서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가족 정책은 여타의 복지 정책과 마찬가지로 요보호 가족을 지원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가족정책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엮는 각 대상의 개별적 정책은 물론 가족을 포괄하는 정책으로 이 틀 속에서 저 출산 및 고령화 문제를 바라보고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저출산 및 고령화와 관련하여 국회에서 제정 및 개정이 추진되는 몇몇 법안에 대해 여성계가 반대하는 이유도 가족의 틀 속에서 이뤄지는 문제를 각각 개별화로 보거나 도리어 가족 문제를 악화시킬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경기도의 한 지방 신문 보도에 의하면 저출산 문제를 두고 가족여성정책국과 보건복지국이 서로 떠넘기고 있다고 한다. 물론 과거 ‘과출산 사회’의 인구 억제 정책이 주로 보건복지부 정책 기조 속에서 이루어졌다고는 하나 현재 저출산으로 인한 위기는 그 때와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작금의 저 출산 문제 해결은 여성의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정책을 포함하는 가족 정책에 바탕을 두고 포괄적인 국가 정책으로, 그리고 지방 정부의 주요 정책으로 통합적인 접근을 할 때 그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가족 정책은 지금처럼 이혼이나 억지로 막고, 다른 제도를 통해서도 충분히 지원 가능한 요보호 가족들의 생계를 지원하고, 건강 가족이라는 이름을 통해 가부장 문화로 회귀하면서 효라는 굴레를 통해 여성의 역할을 강제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경기도가 올 한해 가족 정책을 중요한 정책 과제로 삼고 도정을 펼칠거라면 당연히 그 중심에 가족여성정책국이 있어야 하고 가족여성정책국은 가족정책을 통해 저출산, 고령화 등 현재 우리나라 인구 구조가 당면한 문제를 중심적으로 풀어가야 할 것이다. /ㅁ 수원가족지원센터 소장 한 옥 자

기고/산학협력사업 추진 한눈 팔 시간 없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는 산학협력과 R&D(연구개발)센터 추진에 관심을 갖고 산업클러스터, 유비쿼터스라는 말 들이 인구에 회자되는 용어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R&D 투자는 IMF 위기 이후에 크게 위축되었으나, 2000년 후반기부터 회복되기 시작하여 2001년 기준으로 총16조1천억원 수준에 달하고 있다. 연구개발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2000년에 ‘97년 이전수준인 2.65%를 회복한 이후 2001년에는 2.96%에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구개발 투자규모는 2000년 기준으로 122억달러로 일본의 10분의1, 미국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R&D예산은 2002년 기준으로 5.2조원 수준에 달하고 있고, 정부예산에서 R&D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기준으로 4.68%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R&D 투자와 관련해서는 그 효율성이 낮다는 비판이 많이 제기되고 있으나 선진국들에 비해 R&D투자규모가 절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의 국가혁신역량과 국가혁신정책에 있어 문제점이 있다면 R&D투자의 효율성 부족, 산업기술정책과 지역정책의 한계, 산학연의 산업정책의 연계미흡 등이 있을 수 있다. 이 세가지가 유기적으로 연결고리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산업기술정책이 지역정책 또는 산업정책과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다. 산학협력 초기의 문제는 대학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측과의 산학협력의 경험이 없어 중소기업이 대학과 어떻게 협력을 해야할 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일부 중소기업에서는 돈을 내고 연구과제를 대학에 부탁하면 대학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거나 착각하는 기업들이 있어 어려움이 있는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려면 중소기업체에서는 연구소나 대학에 의뢰하는 기술개발과제를 세밀하게 검토하는 신중한 노력이 필요하다. 바로 이러한 중간역할을 할 수 있는 매개체의 역할이 부천시에서 출연한 부천산업진흥재단에서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산학협력이 원활하게 하려면 대학, 기업, 지자체 등이 제도적 정비와 관련 인프라가 되어 있어야하며, 기업들이 적극 참여하여 과제기획을 한다면 크게 성공률을 높일수 있는 것이다. 다행히도 부천산업진흥재단은 여타 자치단체보다 탁월하게 기업과 대학과 연구소와 지자체가 함께 어우러져 첨단산업연구단지와 로봇산업연구단지를 꾸려가고 있다. 지금 이곳에서는 다양한 성장프로그램을 협의하고 논의하여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세계는 지금 유비쿼터스와 제2의 혁명중이다. 이러한 미래산업이나 신성장동력산업에 대해 차분히 재단에서는 관련된 사업구상들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은 머뭇거리고 한눈 팔 시간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추진 주체는 역시 ‘인간’이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소의 문제들이 도출되더라도 그것은 더 나은 방편의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나가야 한다. 그리고 기업인들에게 힘을 실어줘야겠다. /변 종 환 부천산업진흥재단 기획팀장

기고/학교 시설 내진(耐震) 어디까지?

지구 온난화와 기상이변 현상인가? 2004년 12월 26일 08시 08분 인도네시아 북서부 수마트라 서부해안 40㎞ 지점에서 리히터 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하여 사망자 28만여명 중 어부 실종이 약 5천여명 발생하였다. 스리랑카에서는 쓰나미(해일이란 뜻)로 인한 인명피해가 4천500여명, 인도에서 2천300여명, 태국 푸껫 휴양지에서 310여명 등 인명피해가 남의 일같지 않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미국 지질 조사국(USGS)에 의하면 1900년 이후 4번째로 큰 규모이며, 리히터 규모 9.0은 일본 히로시마 핵폭탄 250만개와 맞먹는 위력이라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큰 지진 해일은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 타우섬에서 발생하였으며, 강력한 화산 폭발로 이 섬의 북쪽 3분의 2가 가라앉으면서 3만6천여 주민이 사망한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3년 일본 혼슈 아끼도현 서쪽 근해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지진해일 여파로 동해안에 90~100분 동안 10분 간격으로 지진 해일이 몰려와 당시 해수면이 3m 폭으로 높아졌다 낮아졌다 반복되면서 꽝하는 굉음과 수심 5m인 항구 바닥이 드러날 정도인 적도 있었다. 1978년 진도 5.0의 홍성 지진과 1996년 영월지진은 규모가 작아 피해가 가벼웠기는 하나 우리 기억에서 잊혀진지 오래이다. 역사 기록(삼국사기,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아주 오래 전에는 우리나라도 많은 지진이 발생하여 피해가 상당했었다고 한다. 한편, 판구조론에 의하면 한국은 유라시아 판에 속하고 있으며, 지진은 예측 불허하다. 1976년 인구 70만 이었던 중국 당산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여 가옥 98%가 파괴 되었고, 공식 발표로는 24만명이 사망하였다하나 전문가에 의하면 5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의 당산에서도 수백년 동안 지진은 없었으나 1976년 매우 큰 지진이 발생하였다. 미국의 뉴 마드리드라는 도시에서는 1812년에 인류사상 최대의 지진이 발생하여 북미대륙 전체를 뒤흔들었는데 그 이후로는 별다른 지진활동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 지진은 매우 불규칙하게 발생하는 특색을 갖고 있어 우리나라도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큰 착각일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구조물에 대한 내진설계 기준을 통한 지진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실제로 지진발생시 확인되고 있다. 현행 우리나라 내진설계 기준을 보면 금년 하반기부터 내진설계를 해야 하는 건축물이 현재 6층 이상 또는 10,000㎡ 이상에서 3층 또는 1000 ㎡ 이상으로 대폭 확대 시행된다고 한다. 다행히도 경기도 학교시설은 2000 년 2월부터 지진에 대한 교육시설 안전계획을 수립하여 초·중·고 663개교 719동에 내진설계를 반영함으로써 우리주변에 예측할 수 없는 인명 및 재산 피해방지에 노력하여 왔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라 생각한다. 지난 30일 남해 거제 지역에 진도 4.0 규모의 지진이나 인접국들의 지진에 대한 재앙을 접할 때 경각심은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며 지진에 대한 교육과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한 양 섭 경기도교육청 시설과장

기고/슬로푸드 마을 체험을 마치고

경기도는 충남상생의 일환으로 전국에서 최초로 조성·운영하고 있는 슬로푸드 마을에서 충남 농촌지역 담당공무원과 마을지도자를 초청해 여치집 만들기, 개떡만들기, 두부만들기 등 현장체험의 장을 마련했다. “여치집을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여치를 어디서 잡아다 기르죠?” “보리개떡을 만들면 개들도 좋아하나 보죠?” “서리태 장단콩으로 만든 두부맛이 기가 막히네요!” 충남지역의 공무원 및 이장, 부녀회장, 새마을 지도자 등 마을의 지도자 80여명이 이틀 동안 경기도에서 육성 운영중인 슬로푸드 마을을 방문해 동심으로 돌아가 몸소 여치집 만들기, 보리개떡 만들기, 두부 만들기를 체험해 보았던 내용들이다. 서천, 태안에 사시는 분들은 새벽 4시에 일어나 지정된 장소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아침밥도 거른채 새벽별을 친구삼아 설레이는 기분으로 하루를 열었던 것이다. 나이가 많이 드신 분들도 집을 떠나 여행을 한다는 것은 가슴설레이게 하는가 보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버스에 시달려도 피곤한 기색이나 짜증 한번 안내시고 경기도에서도 제일 끝자락인 파주 통일대교 넘어 장단콩 마을의 슬로푸드 체험과 연계한 제3땅굴, 도라 전망대의 안보 관광은 돌아가실 때의 환한 웃음으로 만족함을 표시했다. 양평 보리고개 마을에서 여치집, 보리개떡을 만드는 분들의 손에서 어린 동심과 단지 손만 커졌다는 어른됨을 순간 잊어버리는 듯 했다. 이틀 동안 진행된 충청남도의 공무원들과 지역주민들의 경기도 방문은 아마도 방문하셨던 분들이나 이 분들을 맞이했던 마을 주민들도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온정과 정성은 오래도록 잊지 못 할 감동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2개 마을은 충청남도 도민들에게도 다녀가신 분들의 입소문으로 유명해지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농촌의 체험관광 분야만큼은 지속 발전되리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보는 관광에서 자연을 즐기고 체험하고 교육과 연계한 체험관광으로 여행 패턴이 바뀌어 가고 있으며, 주5일 근무 및 주5일 수업으로 인해 가족 단위의 체험객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충청남도의 천혜 자연환경과 더불어 유명한 관광지와 연계한 농촌관광마을의 활성화로 커다란 발전이 있으리라 기대가 크다. 경기도와 충청남도는 연접해 있으면서도 교류가 활발하지 않았지만 양도 지역상생 발전협약으로 인해 경기도 남부와 충청남도 북부는 행정구역을 넘어 경제적 동반 협력 발전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 경기도가 운영하고 있는 슬로푸드 마을을 충청남도 공무원과 지역 지도자들이 직접 체험해 보고 느낌으로써 슬로푸드 사업의 필요성을 통해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농가소득에 기여할 수 있도록 양도 상생의 기회를 마련코자 충남지역 분들을 이번에 초청하였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경기도와 충청남도는 마음속에서부터 서로의 지역발전을 기원하고 서로가 잘 사는 방안을 의논한다면 대한민국의 중심에서 세계를 이끌어 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슬로푸드를 통한 풍요롭고 살기 좋은 농촌마을을 꿈꾼다. /김 덕 영 경기도 농정국장

기고/우리 사회의 건강지수는?

나이가 들다보니 관심은 온통 건강에 관한 것들이다. 텔레비전 채널을 돌려가며 건강관련 프로그램을 보면서 건강염려증에 걸리기도 한다. 위가 좀 더부룩하고 갑갑하고 쓰린 것 같아서 수면내시경이라는 것을 받아 보았더니 위궤양이란다. 처음에는 위암인지 위궤양인지 잘 구분이 가지 않는다고 하여 한 1주일간 마음을 졸였다. 마음을 졸이면서 그동안 너무 심신을 돌보지 않고 무절제하게 생활해 온 자신을 자책하였다. 1주일 후, 의사선생님과 상담하니 위궤양이 확실하다고 해서 어찌나 고마웠던지 맵고 짜게 먹는데다가 조그마한 일에도 스트레스를 잘 받으니 그동안 위궤양이 생기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지. 위병이 나고나서부터는 더 열심히 건강 관련 채널이나 먹거리에 관한 기사를 훑는다. 기사 내용중에 가장 빈번하게 나오는 말이 스트레스라는 말이다. 매운 음식을 먹고나서도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줘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겨울에 웃통 벗고 뛰는 사람도 스트레스 날려버리기 위함이란다. 얼마전 인터넷 기사에서 보니까 비슷한 상황에서 받는 스트레스 지수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세계보건기구가 정신건강을 주제로 하여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인구 4명 가운데 1명이 일생동안 1번 이상 정신신경질환을 앓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4억5천만여 명이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신경질환에 시달리고 있는데 환자나 환자 가족들이 이를 창피하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방법을 몰라서 전문의의 상담을 받지 못하다가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1천만에서 2천만명 정도이고, 이중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약 1백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 기사를 읽은 뒤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스트레스 실태와 그로 인해 정신적인 고통이나 질환을 나타내는 환자들의 실태는 어떠한지 궁금해졌다. 정신질환의 발생원인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무어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뇌의 대사물질의 이상이나 유전적인 소인이 잠복되어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구체적으로 발병이 되는 것은 강한 스트레스가 주된 요인이 될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경제적·사회적으로 강한 스트레스 요인이 늘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지수는 상당히 낮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문명사적 대전환기를 맞이하여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격변과 불확실성을 겪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불안은 잠재적 스트레스가 된 지 오래이다. 세계화라는 거대한 물결이 일등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무시무시한 두려움을 몰고 왔다. 어제까지 가치있던 지식이 오늘은 쓸모없어지고, 어제까지 친숙하던 기술이 오늘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하등 기술로 전락한다. 나 하나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가고, 모두가 세계 일류를 향해 가족까지 해체시키는 마당에 나는 과연 어떤 존재란 말인가? 나는 쓸모있는 존재인가? 어느 한 구석이라도 쓸모있는 존재란 말인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은 과연 어디에 있단 말인가? 평생을 몸바쳐 일한 직장에서는 이제 퇴물이라고 나가라 하고,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감에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가족간에도 따스한 대화는 언제 해 보았는지 기억이 아득하다. 이렇게 정신없이 앞만 보고 살아오는 과정에서 사회변화의 속도에 발맞추지 못하고 낙오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정신질환자가 될 수밖에 없다. 묻지마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들 질환자를 공동체의 울타리속에서 보듬어 재활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일에 아주 인색하다. 이제 우리도 개인과 국가 모두에서 건강한 가치관을 정립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신뢰받는 정치, 사회풍토를 만들어 국민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고 정신건강지수를 높여야 한다. /김 현 옥 안산교육청 중등교육과장·시인

기고/지역교육청의 업무보고

지난 6월 28일 성남교육청에서 용인교육청, 여주교육청, 양평교육청, 이천교육청, 광주교육청, 성남교육청 교육장들이 김진춘 교육감에게 업무보고가 있었다. 이 자리에는 각 지역교육청의 교육장과 관계자 여러분은 물론 그 지역을 대표하는 초·중·고교장을 비롯하여 학부모인 운영위원 등이 참석을 했다. 각 교육장들은 일반현황, 현안사항, 건의사항 등으로 보고를 했는데 그 중에서도 필자의 마음을 끈 것은 두 가지였다. 그 하나는 학습지도에 관한 운영계획이었다. 교육은 학습지도라는 커다란 틀 안에서 인성교육, 생활지도 등 여러 가지 교육들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교육이 교육자와 피교육자간의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사실이기에 학습지도야말로 교사의 생명과 같은 것이고 교육의 가장 핵심이라는 생각이다. 여주교육청의 경우 ‘으뜸수업 인증제 운영계획’이 눈에 띄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학력저하에 대비하여 교수-학습방법을 개선하고 그 기술을 향상시켜 수업을 가장 중시하는 학교풍토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으뜸 수업교사 선발대회를 실시하여 인증제를 주고 그 수업을 공개하여 일반화를 시켜간다면 반드시 교실개혁이 이루어질 것이다. 동시에 모든 교사들의 사기 진작이 이루어질 것이며 스승을 존경하는 사회가 조성되어 교육은 발전의 탄력을 받아 더욱 개선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양평교육청의 ‘수업기술 함께 나누기’도 같은 맥락에서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교원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U-Learning 학습시대를 대비하여 교과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고 그 일에 양평교육청이 앞장선다면 희망의 경기교육을 위하여 얼마나 좋은 것인가! 지금 우리는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세계공통어라고 할 수 있는 영어사용은 개인과 국가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정책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육성되고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런 시대에 부응하여 많은 교육청이 영어교육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이 돋보였다. 용인교육청의 ‘영어생활화 교육으로 세계인 육성’ 계획은 의사소통 중심의 영어교수력을 배양하면서 영어교육 활성화 기반조성과 신나는 영어 나라 운영 등은 그 기대가 크다는 생각이다. 이천교육청의 ‘영재교육원 전용 학습실 설치’운영은 지난 2003년부터 운영해 오는 것으로 더욱 더 영재교육원 필수 교재 교구를 확보하여 활용하는 등 세계화에 나서고 있는 좋은 활동이라는 생각을 했다. 성남교육청의 경우도 현재 운영하고 있는 영재교육원 이외에 추가로 ‘제2 영재교육원’을 설립 운영하는 것과 함께 ‘영어교과 특기교실 운영’으로 영어권문화의 숙지 뿐만 아니라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현실은 우리 영어교육의 앞날을 밝게 해주리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다. 광주교육청의 경우는 ‘원어민과 함께 하는 외국어 신장 교육’으로 영어 교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더구나 영어교수학습개선과 영어 친화적 환경조성, 영어교사연수를 통해서 영어교육의 활성화와 함께 무려 48명의 원어민 교사를 활용하여 영어교육에 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대부분의 지역교육청들이 영어교육에 관심을 갖고 추진 운영하는 것은 ‘희망 경기교육’의 앞날을 밝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지역교육청의 활동을 바탕으로 ‘희망 경기교육’이 더욱 발전하고 국가교육에 이바지 할 뿐만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교육의 앞날을 보는 것 같아 지역교육청의 업무보고에서 그 교육적 가치를 느껴본 것이다. /양 승 본 서원고 교장·소설가

기고/여자복싱에 열광하는 평양

평양을 다녀왔다. 지난 달 25일부터 29일까지 4박5일의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스포츠행사 참관을 위한 여정치고는 분명 보람 있고 의의가 큰 ‘평양방문’이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평양은 바야흐로 지금 복싱 붐, 아니 여자복싱 붐에 한껏 들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꺼번에 세계챔피언이 3명이나, 바로 그곳 평양에서 탄생되었기 때문이다. 28일 우리 일행은 오후 3시부터 열리는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한 시간 전 일찌감치 유경정주영체육관에 도착했다. 질서정연하게 입장하는 관객에 섞여 체육관에 들어간 내 눈은 화들짝 절로 커지지 않을 수 없었다. 1만 2천명을 넘게 수용한다는 체육관은 스탠드 맨 꼭대기만 더러 빈자리가 보일 뿐, 그 밖의 스탠드는 입추의 여지없이 관객으로 꽉 들어차 있지 않은가. 세계타이틀전마저 텅 빈 체육관에서 치르던 우리다. 어찌 그 광경이 부럽지않을 까닭이 있을까. 예상대로 신생 세계여자복싱평의회(WBCF·회장 박상권)의 3대 챔피언결정전은 북한선수들이 다 차지했다. 북측의 라이트 플라이급 최은순선수는 이본 캐플리스(미국)에게 근소 차로 10회 판정승 왕관을 썼을 뿐, 슈퍼 플라이급의 류명옥은 엘리자베스 산체스(멕시코)에게 2회 TKO승으로, 밴텀급의 김광옥은 모리모토 시로(일본)에게 일방적 판정승을 거둬 당당하게 왕좌에 올랐다. 우리 일행을 긴장시킨 것은 미국선수가 미국국기를 앞세우고 링에 올라왔을 때였다. 그러나 식순에 따라 미국국가가 울러 퍼지는 순간, 링 아나운서의 “모두 일어 나십시오”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관객들은 일제히 기립해서 예의를 지켰다. 평양의 변화를 눈여겨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평양의 변화는 여러 곳에서 감지되었다. 우선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그러했고 유적과 명소에서 만난 안내원의 세련된 한복차림에서도 변화가 느껴졌다. 만경대, 소년궁전, 개선문, 동명왕릉, 지하철 등을 돌아보면서 느낀 것도 적지 않았지만 대동강을 바라보며 먹은 옥류관의 냉면 맛은 좀처럼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번 평양행은 남북 프로복싱 교류의 일환에 따라서였다. 한국권투위원회(KBC) 박상권 회장이 심혈을 기울인 탓에 성사됐다. 북한엔 그가 사장으로 있는 평화자동차의 조립공장이 있다. 그뿐인가. 우리 일행이 묵은 보통강가에 자리잡은 ‘보통강려관’호텔도 박회장이 운영하고 있다. 박 회장이 북한에서 가장 신뢰를 받고 있는 기업인 중의 한사람이 아니었다면 과연 북에서 쉽게 문을 열었을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프로복싱은 아직 불모지나 다름없다. 1992년 프로복싱협회가 창설되었고 이듬해 4월 프로경기를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활발하게 운용되어 온 것 같지는 않았다. 특히 북한의 여자복싱이 다시 불붙은 것은 박상권 KBC회장 겸 신생 WBCF회장의 적극적 추진과 후원임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미 2번에 걸친 중국 심양에서의 여자세계타이틀전과 교류전은 바로 이번 ‘평양입성’의 값진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을 밝혀두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물꼬는 터졌다. 큰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남북의 프로복싱 교류는 계속될 것이다. 당장 오는 9월 서울의 교류전이 예정되어 있다. 여자복싱만으로 그치지 않고 남자복싱까지 확대해 갈 것을, 박상권 회장은 거듭 다짐한 바 있다. /한 보 영 한국권투위원회 부회장

기고/‘원칙을 지키는 교육감 선거’

오는 4일은 인천시교육감 선거일이다. 이번 선거에는 모두 4명의 후보자가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교육감선거의 선거권자는 학교운영위원으로 일반 시민들이 유권자가 아니므로 대중의 관심이 덜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래의 유권자인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인천의 교육행정을 이끌어 나갈 교육감을 선출한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선거보다도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므로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러내야 할 것이다. 또한 미래의 주역인 자녀들에게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통해 선거의 중요성을 일깨울 수 있는 값진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흔히들 선거는 축제이자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겪어 온 수많은 교육감선거를 뒤돌아보면 불행히도 일부 후보자 및 관계자들의 금품·향응 제공, 비방·흑색선전, 학연·지연 등 연고에 의한 불법선거운동, 불법선전물 배부 등으로 후보자들이 고발되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교육감선거는 선거인단이 소수의 학교운영위원으로 구성되어 선거인단에 대한 금품·향응제공 등 위반행위 적발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내부고발 등 신고·제보가 절실히 필요하다. 신고·제보를 한 자에게는 최고 5천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도 마련되어 있으며 신고·제보자의 신분은 노출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다. 또한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이번 선거를 관리함에 있어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라는 명제와 교육자치의 성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선거임을 깊이 인식하고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등 각종 공직선거를 관리하면서 터득한 경험을 토대로 기필코 바르고 깨끗한 선거로 치러질 수 있도록 위원회의 역량을 총결집하여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가 아무리 철저한 예방 및 계도, 감시·단속 활동을 벌인다고 해도 후보자나 선거인단 등이 공명선거에 대한 의지가 결여되어 있다면 소기의 성과는 거두기 어렵다. 후보자는 사리사욕을 버리고 지역교육발전의 선도자라는 사명감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선거에 임하기를 기대한다. 교육감선거의 선거권자는 학교운영위원으로 이 들은 학부모위원, 교원위원, 지역위원으로 구성되어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선거로 치러지게 된다. 분명한 것은 교육감선거가 후보자와 선거인단인 학교운영위원만을 위한 선거가 아니라는 점이다. 선거결과야 그들에 의하여 좌지우지되어 때론 왜곡될 수도 있겠지만 그에 따른 부담은 후보자나 선거인단 뿐만 아니라 우리 인천시민 모두의 짐으로 고스란히 남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명하다. 우선 선거에 직접 임하는 후보자나 참모들, 선거인단인 학교운영위원은 원칙을 지켜야 하겠다. 그리고 비록 선거인은 아니더라도 우리 인천시민 전체가 이들의 감시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한 치의 불법이 발생하지 못하도록 말이다. 그리하여 이번 인천광역시교육감선거가 법이 지켜지는 가운데 돈이 적게드는 깨끗한 선거로 치러져 명실공히 축제의 한마당이 되고 우리 지역의 교육 자치를 더욱 더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방 형 석 인천 계양구 선거관리위 홍보계장

기고/‘친환경 축산’ 길이 보인다

70년대 식량이 부족해 식량증산이 나라의 가장 큰 정책목표의 하나였을 때는 가축분뇨가 소중한 비료로 크게 대접을 받았으며, 계분을 팔면 사료값의 절반을 충당하기도 했다. 80년대 들어 고도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식생활 변화에 따른 축산물수요가 늘어나면서 축산업이 양적으로 크게 성장해 농촌지역의 중요한 소득원으로 발전했으며 가축 사육두수가 늘어나고 집단화 되면서 분뇨 발생량이 늘어났다. 그 당시는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기술이 개발되지 못했고 축산농가 의식도 미흡해 무단방류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해 이때부터 가축분뇨가 자원이 아닌 공해물질로 취급당하기 시작했다. 90년대 들어와 환경문제가 중요시 되고 관련법규와 제도가 마련돼 축분정화시설이나 공동처리시설이 대대적으로 설치됐으나 기술수준이 떨어지고 겨울철 온도관리 등의 문제로 대부분의 농가가 실패하는 등 쓴맛을 경험해야 했다. 이와 같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해 오는 동안 가축분뇨처리에만 전국적으로 1조원이 넘는 돈이 투자되었다고 하나 여전히 가축분뇨는 축산농가의 큰 고민거리로 남아있을 뿐아니라 처리비용이 축산농가의 커다란 경영압박 요인이 되고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농토는 오랫동안 화학비료의 사용으로 산성화 되었고 유기질 성분이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농가가 가축분뇨를 비싼 돈을 들여 바다에다 버리는 위탁처리를 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는 바다를 오염시키는 일이며 앞으로 국제환경협약에서 분뇨의 해양투기를 크게 감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이런 때 경기도가 가축분뇨의 자원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음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논이나 과수원, 특수작물을 재배하는 경종농가와 축산농가를 서로 연결시켜 논밭에 액비저장탱크를 설치해 놓고 탱크에 액비를 저장해 부숙 시킨 후 비료로 이용하는 순환농법을 장려하고 있으며, 액비로 농사지은 쌀이나 과일, 채소는 당도가 높고 맛이 좋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니 1석2조라 할 수 있다. 축산폐수 공공처리장 14개소에서 소규모 농가의 분뇨를 환경공영제 차원에서 수거운반 처리해 주고 있음은 환경개선과 더불어 생계형 소규모 추산농가의 보호 차원에서도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이를 받아들이는 농가가 수용할 수 있는 자세가 안돼 있으면 그 시책은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접목되기가 어렵다. 또한 소비자를 생각하지 않는 산업은 존재할 수 없다. 소비자는 쾌적한 환경과 끊임없이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고 있으며, 더구나 사람과 환경은 분리할 수 없다. 우리 산업이 소비자한테 외면당하지 않고 꾸준한 사랑속에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환경을 보전하고 함께하는 산업으로 거듭나야 하며,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대세라고 생각한다.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어렵게만 여겨지던 분뇨처리가 우리 축산농가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친환경적인 축산을 할 수 있는 길이 새로운 기술 개발 등 속속 열리고 있다. 더구나 경기도가 발 벗고 나설 때 우리 농가는 한걸음 더 나가 앞장서면 축산환경과 농촌 환경은 쾌적해지고 더 이상 소비자로부터 지탄받지 않고 사랑받는 산업이 될 것이다. /김 건 호 양돈협회 경기도협의회장

기 고/여름철 장마 철저히 대비하자

우리나라는 재해·재난이 너무 많이 발생 된다. 태풍이 오고, 홍수가 나고, 대구 지하철 화재사고,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강원도의 커다란 산불발생 등 사건사고가 수시로 발생한다. 하지만 재난·재해가 발생할 때만 각종 지원단체, 각급 기관이나 언론에서 성금을 모금하고, 복구에 참여하고, 각종 지원을 하는 등 떠들썩하지만 피해복구가 끝나고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재해·재난에 매우 둔감해 진다. 이런 재난·재해 때면 항상 언론에서 하는 소리가 조금만 준비 했으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다고 한다. 사람들이 재난에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잃어버리지 않아도 되는 피해를 당했다고 한다. 우리는 평소 소방훈련 또는 교육이 있으면 참석하기를 피하고, 대신 누구한테 미루어 평소 알아두어야 할 기본상식이 없다. 그리고 사고발생 후에는 기관에서 충분한 교육이 없었다고 책임을 전가 한다. 행정기관도 마찬가지다. 평상시 재난부서는 전혀 무슨 일을 하는지 관심의 대상도 아니다. 그러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에는 제일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요구하고 대책을 세워 복구하고 수습해야 한다. 재난이 발생 했을 때 재난부서 뿐 만이 아니라 소방서, 경찰서, 군부대 등 여러 부서의 협조가 필요하고 도 자체에서도 주택·교통·농림·보건·사회부서 등과 시·군과의 유기적인 관계가 필요하다. 이번에 제정된 경기도재난안전대책본부 구성 및 운영조례에서는 이러한 자연재난, 인적재난, 기반재난에 대비, 재난안전대책본부의 구성·운영 및 상황관리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자 구체적으로 명시하였다. 조례에는 여름철 재난 대책기간, 인적재난 대책기간, 기반재난 중점 대응기간을 따로 정하고 재난대비 체제를 자연·인적재난의 경우 준비·비상단계로, 기반재난은 예방·대비·대응·복구로 구분하여 상황관리 체제를 구축했다. 또 재난발생시 관련기관의 협조와 인적·물적 자원 동원을 위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여 신속하고 체계 있게 각종 재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제정하였다. 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는 경기도재난상황실을 방문하여 재난대비 상황에 대하여 보고 받고 재난발생시 각종 장비들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평소에 점검 및 정비를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여름철 자연재난에 대비하기 위하여 자연재난 취약시설에 대한 점검과 정비를 강화하고, 안전관리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 경기도홍수정보시스템을 점검하고 기상청과 연계하여 자동 기상관측장비와 자동우량정보시설을 점검하고 정비를 당부했다. 또한 재난 및 지진발생시 사전대비, 피해상황, 사후수습 등 단계별로 실제 상황시 대처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재난대응훈련과 방재시설물, 도로·교량·택지개발 등 대규모 공사장을 점검하여 위험요소를 사전에 예방토록했다. 특히 재해위험지구의 정비사업도 추진상황을 수시로 점검해 각종 수방자재 확보, 복구장비 동원 지정 등 재난발생시 신속한 동원체제와 이재민 수용시설의 방역물자 확보 부분에 대해서도 철저한 대비를 당부하였다. 재난에 대비하여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관계공무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우리 도민 모두가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우리 주변에 위험요소가 있는지 등을 맡은 직무에 따라 스스로 점검·정비 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올해는 조그마한 재해·재난이 한건도 발생하지 않는 한해가 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한다. /이 도 형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

기고/공교육 정상화 해법 있다

한국의 교육 문제는 귀신이 와도 해결 못한다는 우스갯말이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이해가 엇갈리고 교육열이 높다못해 너무 지나치다 보니 해법이 쉽지 않아 회자된 말이라 사료된다. 우리나라는 357개교에서 24만여명의 4년제 대졸자와 25만여명의 초급대학 수준의 졸업생을 매년 배출하고 있다. 전국의 시·군·구가 234곳이므로 지역별로 보면 평균 1.5개교가 넘는 셈이다. 부존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현실상 고급 두뇌를 양성하여 국가의 발전과 차세대 성장 동력을 얻어야 함은 국가의 전략이다. 그러나 주요국의 대학 진학률을 보면 한국 81%, 미국 63%, 일본 49%로 선진국의 교육정책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민의 오도된 교육열을 다른 분야에 골고루 에너지가 발산되도록 해야한다. 이와 같은 난제를 해결하고자 정부는 교육혁신 위원회를 출범 시켰으나 교육의 주체인 교사나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 모두 큰 기대를 않는 분위기는 문민정부의 교육개혁 위원회, 국민의 정부의 새교육공동체 위원회와 교육인적 자원정책 위원회 등과 별로 다를 바 없다고 예단한 결과라 사료된다. 국민의 정부 5년에 교육부 수장이 7명이나 바뀌는 난맥을 보였고 참여 정부 역시 3년 차 임기에 장관이 4명째 재직하고 있으니 정책의 일관성 내지는 직무수행의 문제점은 불문가지(不問可知)라 하겠다. 난마처럼 얽히고 설킨 교육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필자의 오랜 학교 현장 경험과 두 명의 대학생을 둔 학부모로서 해법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고등교육의 구분을 영재교육, 고급학문, 실용학문, 예체능으로 구분하여 학제와 학교를 전문화·특성화·다양화하여야 한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직업의 종류는 대략 1만2천여가지가 있다고 한다. 현대 사회의 특성에 맞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인재의 육성이 시급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수한 영재성 있는 학생은 국가차원의 영재교육 기관에서 핵심전략으로 양성하고 실용학문은 2년제 정도의 초급대학 과정이나 특성화 고등학교를 중점 육성하여 높은 교육열의 인적자원이 사회 각 분야에 골고루 투입되어 산출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해야 될 것이다. 둘째, 학교에는 학생 선발권을, 학생에게는 학교 선택권을, 학부모에게는 교육권을, 교사에게는 교수권을 돌려 줘야한다. 지극히 원론적이고 모호한 면이 있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제자리를 잡아갈 때 교육은 정상화 될 것이 분명하다. 학부모의 교육권은 공·사립을 불문하고 그들의 요구에 맞는 학교 운영을 전제로 시장의 원리에 맡기면 자연스레 경쟁과 구조조정이 이루어져 선택된 학교만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자본주의의 근간이기도 하고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의 이념과도 부합된다 할 것이다. 교사의 교육권도 전술한 원리와 같이 유도될 때 교육력은 극대화되고 요즘 뜨거운 감자인 교원평가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 굳게 믿는다. 강남의 사교육 시장에 억대 연봉의 강사와 교수력에 문제 있는 강사는 비참 할 정도로 도태되는 현실에서 시사점을 찾아야 한다. 셋째, 정부의 간섭은 최소화하고 단위학교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해 줘야 한다. 정부는 이념적이고 철학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교육목표가 국가 목표에 도달되도록 지원만하면 된다. 그후 단위 학교의 경영상태를 평가하여 예산에서 차등을 두고 구성원에게는 인사와 보수면에서 혜택이 차별화 된다면 공교육은 하루 아침에 정상화 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 교사의 다문박식(多聞博識)과 교수력을 과소 평가해서는 안되며 그들도 인간인 이상 정신적 물질적 유인가가 제공될 때 참신한 아이디어와 교육에 대한 열정은 여타직종 보다 상당히 우월함은 현장 경험을 통한 해답이다. /김 기 연 여주초등학교 교장

기고/여주의 새 특산물 ‘찰옥수수’

옥수수는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강냉이, 강내미, 옥시기’ 등으로 불려 왔으며 벼, 밀과 함께 세계 3대 화곡류 식량작물이다. 용도에 따라 식용옥수수(찰옥수수, 단옥수수)와 알곡용 옥수수 및 담근먹이용 옥수수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최근 웰빙 바람과 함께 식용옥수수의 소비가 증가 함에 따라 좋은 찰옥수수 품종도 개발되고 있다. 여주지역에서는 찰옥수수 재배 전까지는 담근먹이용 옥수수가 목장지역을 중심으로 재배돼 왔으며, 밭작물로는 땅콩에서 고구마 그리고 최근 고구마 연작장해지를 중심으로 찰옥수수 재배가 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발 맞추어 여주군에서는 고구마의 대체 작목으로 찰옥수수를 선정하고 옥수수 전문육종가를 계약직으로 특채해 새로운 품종육성과 함께 재배, 이용기술을 중점 보급중에 있다. 여주찰옥수수의 대표적인 특징중 하나는 기존의 찰옥수수와 다른 새로운 품종이라는데 있다. 연농 1호라고 하는 가장 맛있는 품종으로 이 품종을 육성하는데 참여한 이원구 박사를 여주군농업기술센터 옥수수연구실장으로 특채하면서 우수한 자원과 함께 좋은 품종을 지속적으로 확대 보급하는 기반도 갖추었다. 또 하나 이곳이 옥수수의 재배 적지란 점이다. 여주지역은 중부내륙지대의 중앙에 위치한 지역으로 남한강 유역에 위치하고 있어 상수원의 수변구역과 특별지역으로 지정돼 개발이 엄격하게 제한되는 청정지역이다. 뿐만 아니라 영동·중부내륙 고속도로 등과 연계되는 교통의 요지로 접근성이 용이한 지리적 특성과 함께 수도권에 위치한 지역으로 방문객이 많아 판매 또한 용이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여건을 감안해 여주군에서는 지난 2001년부터 여주찰옥수수 육성계획을 세우고 옥수수연구회를 조직, 정기적인 교육과 함께 포장재개발과 규격출하기술, 도로변직판장 지원과 함께 연중 공급이 가능한 저온저장시설과 가공기술 등을 집중 지원중에 있다. 올해부터는 여주찰옥수수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등급별 출하전략을 세우고 특품(A급:에이스-콘), 상품(B급:베스트-콘), 중품(C급:초이스-콘)으로 구분 출하 하도록 옥수수 회원과 함께 협의를 마쳤다. 연농1호 품종을 직접 육성한 이원구 박사는 옥수수를 맛있게 먹는 법에 대한 교육에서 여주 찰옥수수는 쫄깃쫄깃하고 담백한 맛을 지닌 새로운 찰옥수수이며, 기존의 찰옥수수보다 껍질이 얇고 부드러워 당도와 맛이 월등히 좋으며, 또한 먹을 때에도 치아(齒)사이 잔재물이 끼지 않는 등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왕님표 여주 쌀과 여주밤고구마와 함께 여주찰옥수수가 여주의 3대 특산물로 정착될 것을 기대해 본다. /김 완 수 여주군농기센터 기술보급과장

기고/가축전염병 예방이 최선이다

지난 6월 1일 ‘구제역 비상대책상황실’ 간판을 내렸다. 작년 11월 조류인플루엔자 비상대책상황실을 설치·운영하기 시작하여 금년 3월 구제역 비상대책상황실로 간판을 바꾸어 단 뒤 7개월 만이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간판이 올려질 때는 떠들썩하지만 반대로 간판이 내려질 때는 주변의 관심 없이 조용히 내려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전혀 섭섭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조용히 간판을 내릴 수 있도록 애써주신 축산 농가를 비롯한 방제단, 방역지원본부, 관계 공무원 등의 노고에 기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2000년 파주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의 방역실태를 조사하기 위하여 현장에 방문한 OIE(국제수역사무국) 조사관(Dr. Graerme Carner)이 구제역 방역현장에서 농민, 경찰, 군인, 공무원 등이 한 덩어리가 되어 그야말로 혼신의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고 “대단히 감동적”이라고 했다. 조사관의 이 말에는 97년 외환위기로 IMF(국제통화기금)의 구제 금융을 받고 있을 때 발생한 구제역의 확산을 기필코 막아야 한다는 우리의 다급하고 처절했던 모습을 한마디로 함축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기도 북부지역의 농정을 지원하는 경제농정국장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나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간간이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을 뿐 가축전염병의 심각성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좀더 생각해 보면 악성 가축전염병이 발생하여 확산되면 수백만 내지 수천만 마리의 가축이 죽거나 도살을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여 결과적으로 축산농가의 생산기반이 붕괴되고 이는 축산물가공업체, 축산물판매업체, 사료업체, 동물약품업체 등 관련업체의 도산으로 이어져 필연적으로 축산물의 대량 수입을 수반하게 된다. 이 같은 결과는 곧바로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가적 재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하여 도에서는 1마을 1책임 공무원을 지정하고 소독실시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여 방역을 독려하였다. 소독약과 소독시설 그리고 각종 예방약을 지원하는 한편 매주 수요일을 ‘일제 소독의 날’로 정하여 소독을 실시하는 동시에 경기도와 각 시·군에 비상방역대책상황실을 설치하여 24시간 운영함으로써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였다. 축산농가에서도 자율적으로 방제단을 구성하여 자체 소독이 어려운 영세농가에 소독을 해주는 등 드러나지는 않지만 농가는 물론 각계각층의 단체나 업체 그리고 공무원 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혼신의 노력을 하였다. 지난 2000년 파주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조류인플루엔자의 발생, 광우병, 축산물가격의 하락, 생우수입 등 축산농가는 그야말로 악몽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희망이 조금씩 보이는 듯 하다. 일부 고질적인 가축질병이 발생하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축산물의 가격이 상승하였고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런 추세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조금만 더 노력하여 우리의 바람대로 악성가축전염병의 청정화를 유지한다면 축산농가들도 재도약의 기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는다. 간판을 내렸다고 방역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전파력이 강한 전염병이라도 철저한 사전대비와 방역을 하면 예방할 수 있다. 가축전염병의 청정화 유지로 축산농가는 그동안 노력한 대가를 보상받는 계기로 만들고, 어려운 국가 경제에도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방역일선에서 고생하는 모든 분들께 지면을 빌려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 /황 영 철 도2청 경제농정국장

기고/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나라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지 않는 나라에서는 존엄한 가치를 지닌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없기 때문이다. 1776년 작성된 미국 독립선언문의 내용을 보면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만들어 졌으며 모든 인간은 조물주로부터 남에게 양도할 수 없는 권리, 그중에서도 생명·자유·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부여 받았으며 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인민들에 의해 정부가 수립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 고대 하(夏)나라 시대에 걸(桀)왕이라는 폭군이 있었다. 걸왕은 제왕으로서 지녀야 할 덕은 닦으려 하지 않고 황음무도에 치우쳐 누구든지 마구 죽이고 학대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더욱이 술로 연못을 만들고 고기로 숲을 만들어, 못의 술을 퍼 마시고 고기 숲에서 안주를 뜯어 먹었다고 한다. 하나라를 이은 은(殷)나라에도 주(紂)왕이라는 폭군이 있었으니 주왕도 주지육림(酒池肉林)에서 심지어 나체로 황음무도한 잔치를 벌이기도 하였다. 또한 주왕은 ‘포락(抱烙)의 형(刑)’을 제정하였다. 포락의 형이란 주왕이 애첩 달기의 요청으로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구리 기둥에 불을 달구어 놓고 죄인이 불기둥 위를 걸으며 뿌지직 살이 타서 터지면 비명을 지르는 소리에 쾌감을 느끼는 달기를 위하여 제정한 형벌이라고 한다. 그래서 왕자 비간(比干)은 망해가는 은 왕조를 구해 보려고 주왕에게 사흘에 걸쳐서 목숨을 걸고 간(諫)하였다. 그러자 주왕은 “나는 사람의 심장에는 일곱 개의 구멍이 들어 있다고 들었다. 너의 심장에도 일곱 개의 구멍이 있는지 조사해 보자”하고 마침내 심장을 꺼내어 구멍을 확인한 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이밖에도 임신한 여자의 자궁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나 궁금하게 여긴 나머지 배를 갈라 확인한 후 죽게 한 일이나, 기수(淇水)라고 하는 강에서 어떤 노인이 다리가 시려서 강을 건너지 못하자 노인의 뼛 속에는 골이 부족하여 그렇다는 말을 듣고 “그러면 골이 무엇인지 보아야겠다”하고 노인의 종아리뼈를 쪼개봤다 한다. 폭군하면 조선조의 연산군도 동서고금을 통하여 손색없는 수준급이다. 운평 옥지화가 연산군의 애첩 장록수의 긴치마를 밟았다고 참수형이라는 과잉 형벌을 집행했다. 하기야 수나라 문제는 오이 하나를 세 명이서 따먹었다고 세 명 모두 참수형을 집행한 남형도 있었다. 연산군 11년(1505) 10월3일자 일기를 보면 甲子後王殘酷 日甚允刑人處絞未幾尋 又處斬處斬不足又加陵遲 陵遲不足而寸斬? 腹之刑? 寸斬?腹猶 未爲快又有碎 骨飄風之刑. 갑자년 이후로 왕의 잔혹함은 날로 심하여져서 사람을 형벌할 때 교살한 뒤 얼마 있다가 또 목을 베고 그러고도 부족하여 사지를 찢으며 찢고도 부족하여 마디마디 자르고 배를 가르는 형을 썼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뼈를 갈아 바람에 날리는 형을 쓰기도 했다. 요즘의 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의 731부대의 생체 실험이나 남경대학살 사건과 이밖에도 한·만인(韓滿人)이나 중국인을 일본인이 살해했을 때는 마치 사람이 금수를 죽인 것과 유사하게 취급했던 것이 과거 일본의 인권 문제로 한·중인의 원망이 지금도 풀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오늘날에도 여러 나라에서 탈출자들의 증언이나 공개처형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에 의하면 주민들의 공개처형보다 그 전에 끌려나오는 ‘죄수’의 처참한 모습에 더 치를 떤다고 한다. 거의 사람의 모습이라곤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미이라처럼 말라 비틀어져 있고 얼굴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짓이겨져 있고 재갈을 물려 입 주변은 피투성이가 되어 있다고 한다. 이러한 나라들의 처참한 인권 상황을 보고 계속 침묵만 지킬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육 광 남 의정부 호원고 교장

기고/양심교육과 무감독시험

한동안 나라가 핸드폰을 통한 조직적인 수능 시험 부정으로 온통 시끄러웠다. 또한 한 대학의 총장이 남의 글을 잔뜩 베껴 쓰고도 떳떳한 게 이 나라라면 이들에게 무슨 잘못을 탓할 수 있겠는가. 그 총장의 표절은 어쩌다 실수로 저질러진 표절도 아니고 의도적이며 습관적인 표절로 우리나라 지성인들의 양심을 멍들게 했다. 담임교사가 학생의 답안을 수정해주고 문제를 가르쳐 주는 행위도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려 놓았다. 유치원 때부터 양심교육, 정직교육을 해 왔는데도 왜 이 모양인가. 교과서에는 양심과 정직이 넘치지만 학교생활, 사회생활에서 이를 그대로 실천하면 오히려 손해 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중·고교는 물론 대학도 시험 때만 되면 강의실 책상과 벽은 글자와 기호, 숫자로 새카맣게 채워진다. 이렇게 커닝이 청소년 사이에 생활화 돼 있으니 정직과 양심은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 청소년들마저 어른들을 닮아 양심을 저버리고 살아가는 모습이 되고 말면 우리 사회는 희망이 없는 사회, 미래가 없는 사회가 되고 말 것이다. 청소년들에게까지 양심이 사라져 가고 있는 구체적 모습이 수능 부정 사건이요, 밀양에서 일어났다는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다. 청소년들에게까지 날로 퍼져 가고 있는, 양심을 저버리는 사태를 하루속히 고쳐 가는 것이 그 어떤 문제보다 더욱 중요하고 더욱 시급한 교육적 과제이다. 학교에서는 양심교육의 가장 좋은 방법은 무감독 시험이다. 날로 혼탁해지는 사회에서 자신의 양심을 지킨다는 사실 하나로도 무감독 시험제도는 가치있는 일이며, 어떤 제도와 방법을 동원해도 부정행위를 막는 길은 없다. 학식은 사회의 등불이며 양심은 민족의 소금이라고 하지 않는가? 양심의 1점은 부정행위의 100점보다 더 명예롭고 자랑스럽지 않는가. 경기도에서는 무감독시험을 실시하는 학교가 있다. 무감독시험의 실시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양심교육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따라서 시험 직전에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양심에 대한 선서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천의 양정여자중고등학교는 47년간 무감독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양정여자중고등학교 건학이념인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고 양심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기 위해 무감독시험제를 유지한다고 한다. 경기도교육청에서도 어렵겠다는 고정관념을 떨쳐버리고 우선 중학교 1학년 학생부터 실시해 보고 도지정 시범학교라도 운영해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용인의 태성중학교에도 금년부터 무감독 시험을 하고 있다. 금년 중간고사가 끝나고 나서 교장선생이 앞으로 성공적으로 지속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중학교 소규모 학교부터, 또 기독교 정신을 건학 이념으로 하는 기독교 학교부터 점진적으로 무감독시험에 대한 방안을 연구하고 시행해서 우리 경기교육에도 양심교육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교육청의 의지만으로는 안 된다. 무감독 시험을 하고자 하는 학교에서는 인내심을 갖고 양심교육을 해보자. 학생 스스로 양심이 돋아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무감독 시험이 아마 처음에는 학생들이 좋아하겠지만 얼마 안 가서 양심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깨닫게 될 것이다. 청소년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언론매체를 비롯해 사회단체, 종교단체 등이 이같은 양심교육 운동에 동참한다면 그 효과는 더욱 클 것이다. /강 창 희 경기도교육위원

기고/노령사회 준비하는 孝문화 콘텐츠 개발

세계최저수준의 출산율과 평균수명 연장으로 우리나라의 노인인구는 급격히 증가하여 2019년에는 고령사회로 진입이 예상된다. 고령화 사회에서의 중요한 문제는 노인복지의 사회적 부담이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노인복지를 위한 후속세대들의 저출산과 노인인구의 증가는 복지사회의 완성을 지연시킬수 있으므로 노인복지를 향상시키고 복지사회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세대간의 이해증진과 우리의 미풍양속인 부모공경의 정신을 되살리는 孝문화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개발과 실천만이 유일한 방안이라 할수 있겠다. 세대간의 격차해소와 노인·장애인·청소년 등의 사회복지와 차별화된 孝문화 프로그램의 개발을 위한 노력으로 孝문화 단체 활성화는 물론 孝문화센터 건립 등을 통하여 사회로 확산되는 사회적 孝실천 방안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즉 가족의 가치관과 관련된 일방적인 孝실천과 국가 및 사회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는 획일적인 孝문화 프로그램을 지양하고 가족의 위기 또는 해체를 미연에 방지하며 아울러 고령자의 건강과 안정된 노후생활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을 통하여 세대간의 통합을 꾀할수 있는 孝문화 콘텐츠를 제안한다면 첫째, 孝문화센터 및 3세대가 함께하는 孝문화거리 조성이다. 세대간의 어울림을 위한 孝교육·孝문화·孝사상의 진작을 통한 孝를 사회자본화 시키는 방안이다. 이는 지역, 학교, 직장 및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우리의 가장 우수한 전통문화인 孝문화로 통합화 시키는 초석이 될 것이다. 둘째, 국가에서 시행하기에는 규모나 가치에 있어 다소 왜소하고 개인차원에서 발굴하기에는 여러 난제-가 있는 孝와 관련된 문화재의 적극발굴이다. 孝문화단체 및 지자체에서는 孝문화재의 발굴과 복원사업으로 孝行 실체의 전시 및 출판을 통하여 우리조상의 소중한 얼을 현대인에게 귀감이 되도록 하여야 겠다. 셋째, 빈민층 가족에 대한 사회적 孝실천 프로그램의 개발이다. 현재 사회복지 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가족이나 독거노인 등 빈민층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더불어 정신적 차원의 孝실천 프로그램의 개발이다. 넷째, 노인사회봉사단의 운영 및 활성화 프로그램이다. 이는 노인세대가 지니고 있는 풍부한 사회경험을 토대로 젊은 세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사회활동 정년으로 인하여 활동의 장이 소멸됨으로써 인적자원이 사장되는 것을 방지하고 노인세대의 사회참여로 세대간의 이해 폭을 증진시키기 위함이다. 고령사회의 대책을 마련하면서 세대간의 이해증진을 도모할 수 있는 孝사상 고취운동은 우리 역사 속에 깊게 뿌리내린 전통문화의 복원운동이기도 하다. 아울러 孝실천 프로그램의 효율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질적으로 향상된 프로그램의 운용이며 지속적인 경제적 지원이 선행되어야 하겠다. 최근 수원을 중심으로 (사)한국孝사상연구회와 함께 전개되고 있는 孝문화의 특성화 사업인 일명‘Again Hyo’운동에 지자체의 통합적이고 조직적인 사업지원과 세대간의 만남과 이해를 증진시킴으로써 다가올 미래의 고령사회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실천마당에 지역민들의 아낌없는 참여를 당부한다. /최정숙 한국孝사상연구회 자문위원 안양시 교육청 중등교육과장

기고/6월 위기설과 한반도의 미래

6월은 많은 상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 민족에게 가장 비극적인 달이기 때문이다. 6월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은 한민족의 처참한 동족상잔뿐 아니라, 이 전쟁으로 왜곡된 반공논리를 통해 우리의 인권이 말살되고 우리 현대사가 질곡 되어 왔다는 점에서 우리 민족에겐 정말 끔찍한 비극이다. 그러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날이 6월15일이라는 사실에서 개인적이긴 하지만 6월은 어쩜 우리 민족에게 다소 위안과 희망을 주는 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올해의 6월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미래에 아주 중요한 달이 될 것 같다. 최근 밑도 끝도 없이 터져 나오는 6월 위기설이 우리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위기설 이란 북핵문제 해결과 관련하여 3차 6자회담이 열린지 1년이 되는 금년 6월말까지 북한이 만약 6자회담 테이블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대북제재에 착수하고 이에 북한이 반발하여 한반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심화되어 일대 위기가 조성된다는 것이 골자이다. 심지어 최근 북한 지하 핵실험설 보도와 맞물려 6월 전쟁설로 증폭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11일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서 한일 정상회담, 남북장관급 회담 등은 우리 한반도의 미래가 평화와 번영의 희망으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위기와 파국의 절망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6월은 두 가지의 시나리오를 갖게 될 것이다. 하나는 부정적인 것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이에 미, 일 등이 주축이 되어 북핵문제를 유엔안보리에 회부, 대북제재에 나설 경우 북한고립이 심화되며, 남북관계가 중단 되면서 위기가 증폭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긍정적인 내용인데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하고 북핵문제 해법을 평화적으로 마련한 후,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북미 관계가 정상화 되면서 북한의 경수로 사업이 재개되는 경우이다. 우리는 아마 6월의 두 가지 중 어느 한쪽의 시나리오를 현실에서 직접 읽게 될 것이다. 지난 5월,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과 미국의 북핵 유엔안보리 회부 움직임 등 불행한 조짐들이 하나둘씩 불거지면서 터져 나온 남북차관급 회담은 그야말로 절망적인 상황에서 한줄기 실낱같은 희망을 던져준 전환점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남북회담을 통하여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고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면, 미, 일 등을 설득하여 우리가 준비한 획기적이고 중요한 제안을 관철시켜 나가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만 한다. 6월 북핵문제 해결이 우리민족에게 중요한 까닭은 이것의 해결 없이는 우리가 구상하고 있는 동북아시아에서 경제중심 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한걸음도 뗄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핵문제의 해결과 그를 위한 6자회담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그리고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짜는데 그 첫 걸음이다. 6자회담의 중요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북핵문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의 인식도 마찬가지이다.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지낸 샌디 버거는 북핵문제야 말로 미국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지난달엔 필자가 공부하고 있는 스탠포드 대학 후버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월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 국제연구소 강연을 통해 북핵문제는 미국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는 표현까지 하였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남북회담을 통하여 바람직한 남북발전 관계의 모델을 만들어내고, 6자회담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선 북한에게, 그리고 미국에게 각기 우리의 대화채널과 영향력을 사용함으로써 우리의 국익과 민족의 이익을 확보하는데 모든 역량을 기울여 나아가야 할 것이다. 북핵문제의 해결은 한반도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핵 개발은 어떠한 경우에도 허용할 수 없다는 강한 기조위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 우리는 6자회담 틀 속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남북경제교류 협력을 강화시켜 나가고, 미·일·중·러와 함께 동북아 평화 협력 체제를 만들고 추진하는 동시에,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통한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를 건설하는 평화번영정책을 실현시켜야 할 것이다. /원유철 전 국회의원 <美스탠포드大 후버연구소 객원연구원>

기고/수원시의 자원봉사 현황과 전망

문명사회일수록 자원봉사의 사회적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선진국의 자원봉사 활동이 활발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우리 나라도 일반사회는 물론이고 기업체며 공직사회에까지 자원봉사의식이 널리 확산됐다. 특히 수원시의 자원봉사 활동은 타 지역을 능가할 정도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양면으로 가히 시범적이다. ‘더불어 사는 행복한 도시 수원 건설’의 캐치프레이즈는 자원봉사 측면에서 자원봉사자 관리 강화, 자원봉사단 조직강화, 자원봉사 참여분위기 조성으로 가고 있다. 시내 자원봉사자 수는 269개 단체에 2만6천261명(남 1만2천452명·여 1만3천809명)이다. 이들 자원봉사자는 크게 나눠 사회복지·의료시설·환경보호·교통질서·재해복구·공공기관·기타 분야에 참여하고 있다. 민간주도 자원봉사는 수원시종합자원봉사센터가 자원봉사신청 및 봉사알선 등을 관리하는 가운데 지역사회·청소년·장애우·여성·노인 등 5개 분야에 걸쳐 폭넓은 자원봉사 활동을 전개 중이다. 시청 공무원도 자원봉사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공무원들의 동아리 자원봉사 외에 민·관협력 자원봉사를 갖고 있다. 본청 각 실·과·구청·보건소·사업소마다 정한 자원봉사 사업 목적에 따라 소정의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예를 들면 본청 주민자치과의 경우, 소외계층 사랑의 집 고쳐주기 등을 맡고 있다. 이러한 여러 민·관협력자원봉사는 수원시종합자원봉사센터와 수원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등 알선으로 관련 분야 민간 자원봉사자와 공동으로 추진하여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이러한 민·관협력자원봉사는 모두 35개 분야에 걸쳐 실시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원봉사자 수요 대상이나 분야별 지원계획 등 자원봉사 종합지원에 대한 끊임없는 대책이 요구된다. 자원봉사의 질과 양 양면에 걸친 활성화는 민간협력 분야의 새로운 지방행정으로 등장했다. 지역주민의 자원봉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자치단체의 새로운 주요 소임이 됐다. 그러나 자원 봉사의 신종 행정은 일천하여 2년3개월 전에 처음으로 이 업무를 맡았을 땐 거의 전인미답지와 다름이 없었다. 다행히 지역사회 여러 분야의 협조가 있어 이제 행정적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시민자원봉사는 행정학에 새로운 항목으로 추가해야 할 만큼 학문적 연구 과제가 됐다. 자원봉사는 시민운동인 점에서는 NGO 같은 시민단체와 같지만 지향하는 성격면에서는 아주 다르다. NGO는 비판 및 감시 기능을 갖는데 비해 자원봉사는 넓은 의미의 사회복지 참여다. 또 넓은 의미의 사회복지 면에서도 정부나 자치단체의 사회복지사업은 예산사업인데 비해 자원봉사자 사업은 원칙으로 비예산사업이다. 이러한 자원봉사자나 자원봉사단체와 자치단체의 관계는 비권력 관계다. 계약 관계도 아니다. 오직 상호 독지가적 의식으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러한 관계는 자치단체와 자원봉사단체간의 유대를 쉽게 만들기도 하고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자원봉사 행정의 애로가 이에 있다. 그러나 수원시내 자원봉사단체나 자원봉사자들은 대부분 전자에 속해 민·관 협력체계가 거의 완벽하다. 자원봉사는 수요가 무한하다. 단체에 속하는 것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도 가능하다. 남녀노소나 나이 또는 학식의 유무도 관계가 없다. 자신이 능히 할 수 있는 자원봉사에 참여하면 된다. 우리 사회도 선진국처럼 자원봉사가 사회적 공헌으로 평가하는 인식이 점점 보편화해가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여러 분야의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더불어 사는 행복한 도시 수원 건설’에 이바지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류 승 희 수원시 민간협력담당

기고/노인요양보장시대 열린다

급격한 고령화시대 진입으로 대다수 국민들의 노후불안과 가정의 부양부담대책이 급증하는 가운데 오는 7월부터 공적 노인요양보장제도 시범사업이 시작된다. 특히 전국의 많은 지자체들이 시범사업을 신청, 경합이 있었지만, 우리 수원시가 선정된 것은 무엇보다 반가운 일이다. 우리사회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하여 장기요양서비스가 필요한 노인이 급격히 늘어난 반면 핵가족화·여성의 사회활동의 확대 등으로 개인이나 각 가정에서 요양을 담당하는데 한계에 도달했다. 특히 중산·서민층 노인이 이용할 수 있는 요양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그나마 여력이 있는 가정에서는 별도의 간병인을 고용하는 등 과도한 비용부담을 감수하고 병원에 입원하고 있으며 그 외는 거의 방치수준의 상태로 불행한 노후를 지내고 있는 현실이다. 이제 전국의 6개 시·군·구지역에서 시작되는 1차 시범사업은 2006년 3월까지 9개월간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를 대상으로 요양등급판정기준 및 절차, 수가, 비용심사·지불체계 등 운영체계의 기술적인 검증을 거치게 되고, 2007년 6월까지 2차 대상자 및 서비스지역을 확대한 시범사업이 실시된다. 수원지역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인구 5만4천335명(전체 인구의 5.25%, 2005년 5월 기준) 가운데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 3천618명 중 요양이 필요한 노인들이 금번 시범사업의 대상이 된다. 우리 관내에는 기존 시립전문노인요양원 등 2개소의 입소요양시설과 22개소의 재가복지시설에서 단기·주간보호 및 가정봉사원 파견 등이 이루어 질 것이며, 적정수준의 시설과 인력체계의 규모를 검증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국적으로 노인요양보장제도의 시행과 관련하여 시설·인력의 부족에 많은 우려들이 있으나 2011년까지 ‘노인요양보호 인프라 10개년 계획’에 의거, 정부차원에서 매년 100개소의 공공시설 설치계획을 기반으로, 무료시설 위주의 실비시설을 매년 50~70개소씩 설치, 2007년까지 시·군·구당 1개소 이상의 공공입소시설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요양서비스로는 노인요양시설(경증), 노인전문요양시설(중증)에서 행해지는 시설보호서비스와 캐어플랜지원서비스, 방문·간병, 수발, 주간보호, 단기보호, 방문간호 등 5종의 재가보호 서비스가 제공된다. 제도의 안정적 출발과 운영이 가능하도록 치매·중풍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중증노인부터 우선적으로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신청은 시청에서 본인 또는 가족들이 할 수 있고 신청 일로부터 10일 이내 시범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건강보험공단(수원서부, 동부지사)에서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1차 방문조사를 실시, 전산프로그램에 의해 요양 필요여부를 평가판정 한다. 별도로 2차 판정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의사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 및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평가판정위원회에서 서비스의 인정여부 및 요양등급을 정하게 된다. 시범사업기간동안 지역운영위원회가 구성, 지자체, 학계, 연구기관 및 공단 등 10인 이내 위원들이 자문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만족도 제고를 위한 효과적인 서비스관리체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존의 각 시설별로 다양한 형태의 운영이 새로운 공적체계 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용을 지급 받는 체계로 바뀌어지는데 따른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선 만 수 국민건강보험공단 수원서부지시장

교단에서/너희들의 방

내 너희들을 뭐라고 부르랴? 물결, 장미, 노을, 구름, 진주, 사랑, 너희들은 그 모두에 속해 있어서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무엇. 석학 김윤식 교수께서 문학연구를 통해 평생을 두고 찾고자 하신 ‘아득한 울림’ 쯤이면 비슷할까? 제자라는 이름으로는 너희들의 형해(形骸)만 드러낼 뿐이어서, 그 이름으로 너희들을 부르지는 않을게. 내 가슴 안에는 너희들의 방이 너희들 수 만큼 있단다. 료헤이의 ‘우동 한 그릇’에서, 북해정 주인이 해마다 섣달 그믐날 2번 테이블을 예약석으로 비워놓는 마음으로, 나는 방마다 문을 열어놓고 너희들을 기다린다. 너희들은 무시로 드나들고, 재잘대고, 장난치고, 사내 녀석들은 팔씨름도 하고. 너희들은 내가 제일 공들여 가르친 중세국어문법은 다 잊어버렸어도, 지나가듯 한 얘기인 장미의 달, 유월의 신부 얘기는 안 잊었다지? 그래서 너희들 방에는 너희들과 함께 누렸던 교정(校庭)의 라일락 향기와 등나무 그늘과 연못 속의 붕어, 민들레, 그런 것들만 가져다 놓았다. 너 철이, 청개구리 짓을 잘하더니, 부모님 뜻 어기고 고등학교 진학도 마다하더니, 지금은 중국에 가서 회사 대표한다며? 네 경험을 살려 모 대학원에 특강 강사로 출강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네 방에는 네가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을 한 옆에 모아 놓았다. 병미가 제 방에 들어앉길래, 지금도 곱지? 물으니까 제가 예쁜 얼굴은 아니었잖아요, 예뻤지, 고등학교 1학년까지만 가르치고 떠났으니까, 그 나이에 알맞게 아기 솜털이 애잔하고 입매엔 어린양이 묻어있었잖아. 저 마흔둘이에요, 그러나 네 방에서 헤르만 헤세를 읽고 있는 너는 언제나 열일곱 살, 율곡 선생을 펴든 나는 스물 아홉이란다. 성우야, 네 방에는 김수영 시인의 시를 걸어놓았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만학으로 네 대학에서 나도 공부할 때 너는 벽보를 붙이다가 나를 보고 싱긋 웃고 절을 한 것 생각나니? 얼마 후 6·29 선언이 있었고 이 땅에 봄이 찾아왔었다. 너한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빚지고 있는지 너는 알려고도 하지 않을 거야. 주연아, 네가 네 방에 왔길래 주연아 하고 불렀더니, 선생님 제 이름이 송이엄만 줄 알았는데, 주연이네요. 선생님 자꾸 불러주세요. 넌 내 머리카락 한 가닥을 구해서 사진첩에 넣어놓고 들여다보곤 했다며? 마흔이 다 된 애가 이제야 그걸 고백하다니, 그 때 진작 알았으면 소월 아니면 영랑의 시집이라도 한 권 사주었을 텐데, 내 마음에 물결도 조금 일었을 테고, 너희들에게 주어서 아까운 게 있을까? 그런데 애들아, 내가 제일 아름답게 꾸며 놓은 방은 먼저 하늘나라로 간 선우 방이란다. 하늘나라에서 달에 물들고 별에 물들어 선우가 찾아오면, 눈가에 이슬방울이 맺혀 있어서, 그 방은 호수가 되고 강물이 되고, 우리가 멈추지 않는 바람이 아니니까, 언젠가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날 날이 있겠지. 아직도 내 가슴 안에는 너희들의 방을 더 만들 수 있는 공간이 무한대로 있어서, 오늘도 나는 너희들을 부른다. 애들아 모여라, 이제 종례할 시간. 오늘의 주제는 내 스승께서 그 분의 스승으로부터 넘겨받아 내게 전해 주신 그 말씀이다. “마음에 정의의 횃불이 타오르게 하라. 가난한 이웃에게 해를 끼치는 자 있으면 그 불길로 살라버리고, 그 불길로 네 가난한 이웃을 따뜻하게 하라” 그러다가 고단하면 내 가슴에 있는 너희들의 방에 와서 쉬거라.<모두 가명임> /김 국 회 도교육청 교육정책과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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