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부르는 위험한 유혹, 술

우리나라의 자살시도 및 자살 사망 환자의 절반 이상이 발견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술이 충동성을 자극하고 공포심을 감소시켜 자살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자살시도 당시의 음주 행위를 자살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적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8 자살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살시도자 중 52.6%가 음주 상태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13년 조사 결과인 44%보다 8.6% 상승한 수치로 남성의 58%, 여성의 48.7%가 자살을 시도한 당시 음주 상태였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중독 치료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석산 원장은 술과 자살의 상관관계는 매우 높은 편이라며 실제 자살시도 전 6시간 내 음주한 사람이 비음주자에 비해 자살시도의 위험이 13~16배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알코올은 통제력과 판단력을 조절하는 전두엽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고 알코올에 의해 평소 억눌리고 통제돼 있던 감정이 증폭되면서 일시적으로 우울한 감정이나 불안감, 절망감이 커지게 된다며 알코올은 자해나 자살시도에 대한 심리적 자제력이나 통제력을 약화시키고 충동성과 공격성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술을 마시면 자살시도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게 되고 평소 공포심을 자극하는 자살 도구나 특정 장소에 대한 공포심이 낮아질 수 있다며 알코올에 의해 억제돼 있던 공격성이나 충동성이 밖으로 향하면 강력범죄가 되고 안을 향하면 자해 내지는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3일 한 20대 여성이 남자친구와 술을 마시고 말다툼을 하다가 홧김에 오피스텔 8층에서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다른 40대 남성은 생활고로 신세를 한탄하다 술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했다가 출동한 해경에 의해 구조된 바 있다. 알코올 중독자와 같은 고위험 음주자의 자살시도 위험성은 비음주자에 비해 더욱 높다. 건강증진개발원의 자살시도자의 알코올 사용장애 비율 자료에 의하면 자살시도자 전체 중 34.6%가 알코올 사용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남성 자살시도자 중 절반 이상이 알코올 사용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석산 원장은 습관성 음주자나 알코올 사용장애를 겪는 고위험음주자의 경우 자살 위험이 비음주자에 비해 10배 이상 높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불안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알코올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서 알코올 소비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만약 주변에 음주 문제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자살 위험 신호를 놓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자살 충동을 일으킬 수 있는 음주를 당장 중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의왕=임진흥기자

[의학·건강칼럼] 이름·물건 깜빡 '젊은 치매' 는다

중앙치매센터 대한민국 치매현황 2018을 살펴보면 국내 65세 이상 추정 치매환자 수는 약 70만 명에 이른다. 이는 65세 이상 어르신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는 셈이다. 치매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2024년에는 백만 명, 2050년에는 3백만 명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치매는 40~50대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병한다.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치매를 젊은 치매, 초로기 치매라고 한다. 젊은 치매 환자는 약 7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치매 환자 10명 중 한 명이 젊은 치매환자인 셈이다. 초로기 치매는 노인성 치매보다 더 빨리, 심각하게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초로기 치매의 원인은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이 대표적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부모 중 어느 한 쪽이 알츠하이머 유전자가 있다면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50% 가까이 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이 막히거나 음주나 과식, 흡연과 같은 생활습관으로 발생한다. 혈관성 치매는 발생 연령이 30대로 매우 젊은 편이며, 잦은 편두통과 뇌 MRI에서 백질 병변이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초로기 치매의 약 10%를 차지하는 알코올성 치매는 음주로 인한 치매이다.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기는 현상(블랙아웃)이 반복된다면 치매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알코올은 세포로 칼슘이 들어오는 것을 방해해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억제하고 산소 전달을 방해한다. 특히 학습과 기억에 관련한 신경전달 물질의 효율성을 감소시킨다. 초로기 치매의 증상은 기억, 이해, 판단, 계산능력이 저하되고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쉽게 말해 물건이 어디 있는지 기억하지 못하거나, 약속을 자주 잊는 등 노인성 치매와 비슷하다. 하지만, 나이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초기에 병원을 찾지 않는다. 그래서 초로기 치매는 조기 발견이 어렵다. 다양한 평가와 검사를 통해 초로기 치매로 진단받았다면, 그 원인을 찾고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특히 초로기 치매는 식생활, 음주, 흡연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고혈압과 당뇨 조절, 과음이나 흡연하지 않기, 취미활동, 주 3회 30분 이상 운동 등이다. 젊은 나이에 치매라고 하면 환자 본인도 위축되기 쉽다. 행동에 변화가 올 수 있으므로 주변에 알려 관심과 도움을 받고, 스스로도 운동이나 자기개발을 통해 뇌기능의 감소를 최대한 늦춰야 할 것이다. 디지털 치매라는 말이 있다.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억을 잃어버리는 증상이다. 누군가의 전화번호, 누군가의 생일, 누구와의 약속 등이 뇌를 거치지 않고 휴대전화로 곧장 가버린다. 빠름과 편리함에 취해 치매라는 질병을 일찍 만난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동규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다할 것" 7일 창립 55주년 기념식 개최

한국건강관리협회(회장 채종일, 이하 건협)가 지난 7일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창립 55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건협 임ㆍ직원과 건협 동우회원, 관계기관 등 400여 명이 참석해 건협의 발전과 변화를 지지했다. 제1부에서는 창립기념행사 개회식을 시작으로 문희상 국회의장 축하 메시지 영상 상영, 채종일 회장 기념사 및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세연 위원장의 축사 등이 이어졌다. 특히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기여한 직원들의 정부포상과 관계기관 감사패, 메디체크 언론상, 장기근속직원과 우수직원 표창, QI경진대회 우수지부 표창 등의 시상식이 진행됐다.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학교보건사업 기여 공로로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2부에서는 건협의 기생충 질환 관리 및 건강검진의 질적 서비스 향상을 위한 제19회 한국건강관리협회 메디체크 학술대회가 열렸다. 학술대회에서는 열대질환 퇴치와 한국건강관리협회의 역할(건협 채종일 회장) 및 국내 식품매개 기생충의 잠재적 위해성 탐색 조사 연구(건협 기생충병연구소 정봉광 선임연구원), 한국인의 혈색소 수준의 분포 및 빈혈의 유병률(건협 나은희 건강증진연구소장), 시간제한 다이어트(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조영민 교수)를 주제로 전문가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채종일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지난 50여 년간 건협은 국민의 건강증진을 향한 열정으로 하나 되어 다양한 보건의료 활동을 수행해왔다며,건강을 향한 열정의 반백 년을 토대로 신뢰와 희망으로 나아갈 한 백 년의 여정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건강검진전문기관으로서 질병의 조기발견 및 예방을 위한 건강검진 전반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하고, 사회공헌기관으로서도 역할을 강화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사회공헌활동을 발굴, 실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지난 55년의 소중한 역사와 함께 미래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모두가 건강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건협은 창립 55주년을 맞아 서울 관악구 및 양천구 보건소, 광주시 서구 및 남구 보건소, 제주 서귀포보건소에 장애인 특화차량 제작 지원금을 냈다. 느티나무도서관 등 13개 기관에 직원들이 모은 2천700여 권의 도서도 기증했다. 정자연기자

‘자궁경부암’ 젊은층서 증가… 허리·골반 통증 지속땐 의심

우리나라 대표적인 여성 암 중 하나는 자궁경부암이다. 암이 되기 이전 단계인 전암단계를 상당 기간 거쳐 암을 예방할 수 있지만 대게 시기를 놓쳐 암으로 발전한다. 특히 자궁경부암은 생활수준의 향상과 의학 발달로 감소하고 있지만, 국내 35세 이하에서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라 주의해야 한다. 적절한 시기에 검진이 중요한 이유다.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초기 발견이 중요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여성 생식기 암이다. 건강관리협회 경기지부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 표면의 정상 상피세포에서 시작해 미세한 변화가 발생하는 자궁경부 상피 내 이형성증을 거쳐, 상피 내에만 암세포가 존재하는 자궁경부 상피내암으로 진행하고 이 단계에서 발견하지 못해 치료하지 못한다면 다시 침윤성으로 진행된다. 자궁경부암은 첫째,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주원인이다. 이것이 발생하면 위험도가 10배 이상 증가한다. 70~80%의 경우는 1~2년 이내에 특별한 치료 없이 완치된다. 두 번째 요인은 흡연이다. 담배를 피우면 암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담배를 피우는 여성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에 비해 암 발생 위험이 1.5~2.3배가량 높다. 이 외에 인체면역결핍 바이러스감염, 클라미디어 감염, 장기간 경구피임약의 사용, 많은 출산 횟수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 ■허리ㆍ골반 통증 시 의심, 주기적으로 산부인과 방문해 검진받아야 대부분 초기에는 증상이 전혀 없고,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증상이 발생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암세포들이 덩어리를 형성하면서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 나타난다. 암 덩어리가 2차적으로 감염 되거나 암 덩어리 자체에 괴사가 생기면 악취가 나는 분비물이 생겨 질 분비물이 증가한다. 만약 상당히 진행돼 주위 장기를 침윤하면 요관 폐쇄로 신장이 붓고, 허리ㆍ골반 통증이나 하지 방사통이 있을 수 있다. 예방법은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최선이다. 백신을 접종해 예방하는 것 또한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서바릭스와 가다실4, 가다실9가 있다. 건강증진의원 안철민 원장은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을 완전히 막는 것은 아닌 만큼 무엇보다 주기적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해 검진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정자연기자

명지병원 ‘마이크로바이옴 & 알츠하이머 심포지엄’ 개최

한양대학교 명지병원(병원장 김진구)은 13일 장 뇌 축(Gut-Brain-Aixs)을 주제로 한 마이크로바이옴 & 알츠하이머 조인트 심포지엄을 연다. 명지병원 뉴호라이즌 알츠하이머 연구소 및 뉴호라이즌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소 개소를 기념해 개최되는 조인트 심포지엄에는 Gut-Brain-Axis에 대한 실질적 연구 성과를 가진 해외 및 국내 저명 연자들이 초청된다.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연자로는 일본 모리나가유업주식회사의 차세대과학연구소의 Jin-zhong Xiao 박사가 장내 미생물과 뇌 기능 손상 ? 비피도박테리움 균의 위험감소 효과에 대해 소개한다. 또 일본 가나가와현 산업과학기술연구소 & 일본 리켄통합의료과학센터의 Hiroshi Ohno 박사가 장내 생태계와 정신질환의 이해를 위한 통합 오믹스 접근을 주제로 발표한다. 한국 연자로는 MD Healthcare 김윤근 대표가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 기반 뇌질환 이해를, BioWave W의 박순희 대표가 마이크로바이옴 약물의 제약 산업적 개발전략에 대해 설명한다. 알츠하이머병 분야에서는 충남대학교 김민수 교수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명지병원은 그동안 난치성 질병극복의 방법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의 가능성과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치료에 많은 관심을 갖고 다각적인 분야에서의 연구와 실험을 추진해왔다. 이번 두 연구소 개소를 계기로 마이크로바이옴과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연구의 체계를 새롭게 정비하고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왕준 이사장은 건강과 질병에 관여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의 기능과 역할이 속속 밝혀지는 등 거의 모든 인류의 질병에 마이크로바이옴이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출하고 있다며 각종 난치성 질병의 극복 방법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지는 시기에 개최되는 이번 심포지엄이 국내 연구자들에게 수준 높은 정보를 제공하고, 새로운 연구에 대한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양=유제원ㆍ송주현기자

세종병원, 이라크 심장병 어린이에 새 숨 불어넣다

심장전문병원인 세종병원(이사장 박진식)이 한국이라크우호재단, 현대차그룹과 함께 선천성심장병으로 고통 받는 이라크 어린이 2명을 초청해 무료 수술을 시행, 따뜻한 사랑을 전했다. 2007년 자이툰 부대에서 파병수당의 1%를 기부, 수술이 시급한 이라크 어린이를 선정했고, 세종병원이 수술을, 순복음교회 실업인선교회와 한국심장재단이 후원을 맡아 이라크 어린이 12명에게 새 삶을 선사했다. 이듬해인 2008년에도 세종병원, 자이툰부대, 외환은행 나눔재단의 후원으로 6명의 이라크 어린이들을 치료한 바 있다. 이후 10여 년 만에 한국이라크우호재단이 아이들을 초청하고, 현대차그룹에서 항공비를 후원해 심장병을 앓는 이라크 어린이 2명이 지난달 15일 세종병원에 내원해 수술을 받았다. 초청된 아이들은 심실중격결손, 심방중격결손을 앓고 있지만 열악한 의료환경과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치료받지 못했다가 한국이라크우호재단, 현대차그룹 후원으로 수술 무사히 마쳤다. 소아청소년과 박수진 과장이 아이들의 주치의를 맡았고, 지난달 17일과 18일 흉부외과 김응래 과장이 수술을 집도했다. 한국이라크우호재단 김태성 이사장은 세종병원에서의 이번 수술 지원으로 양국의 협력은 물론 국제 의료가 한층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두 명의 아이들은 회복기간을 거쳐 마지막 정밀검사를 받은 후 지난달 31일 이라크로 돌아갔다. 세종병원 이명묵 원장은 올해 말 추가로 이라크 어린이 4명의 수술을 준비하고 있다며, 선천성심장병은 어린 시절 단 한 번의 수술로 완치가 가능한 경우가 많아서 앞으로도 심장병을 앓는 여러 국가의 어린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수술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천=오세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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