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서도 드러난 정의선의 경영철학 ‘인류 꿈 실현’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기사입니다 2024년 국내 기업의 ‘경영 화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과 전쟁 위기 등 대외 변수가 여전히 상존하는 올해, 기업마다 ‘생존’과 ‘성장’을 향한 몸부림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주요 대기업마다 불확실한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이 주요 어젠다(agenda)로 떠오르고 있다.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는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미래 전략을 전망하는 ‘연중기획’을 보도한다. 편집자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잔뜩 움츠려 있는 사이,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기업인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어내며 ‘글로벌 경제 위기’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특히 2021년 이후 두 계열사는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영업이익 각각 15조1천269억원, 11조6천79억원을 내며 국내 영업이익 1, 2위 자리에 등극했고, ‘300억 달러 수출의 탑’과 ‘200억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건강한 경쟁을 이어가며 수출을 통한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또 현대차와 기아 합산 영업이익률은 10.2%로 전기차 시장의 라이벌인 테슬라(9.2%)마저 앞질렀다. 또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730만4천282대를 판매하며 이른바 ‘글로벌 자동차 판매 빅 3’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같은 ‘역대급’ 성공은 미시적으로는 친환경차, SUV 등 고수익 차종 판매 전략과 해외 시장 판매 확대 등이 적중한 탓이지만, 업계에서는 본질적으로 품질 경영, 조직 개편 등 그동안 기울였던 혁신 노력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이른바 ‘혁신 DNA’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인 것이다. ■ 대대적 체질 개선 통해 실적 전환…글로벌 진출 초석 다져 작년 현대차와 기아가 영업이익 약 27조원을 달성한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지난 2021년 이후 3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10여년 전인 지난 2012년 현대차와 기아는 11조9천5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래 6년 동안 하락세를 걸었고, 2018년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이 3분의 1로 줄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실질적인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 뒤 다시 6년 만에 영업이익이 약 8배 정도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 개선은 정의선 회장이 궤적과 같이 한다. 그는 2018년 9월 당시 총괄 수석 부회장에 올라 세대교체를 통한 인적 쇄신, 조직 문화 개선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고, 과감한 투자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토대 마련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때 다져진 초석 없었다면 현재 현대차‧기아의 화려한 부활은 없었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올 정도다. 체질 개선을 통한 실적 안정화를 이뤄낸 정 회장은 최근 혁신의 ‘고삐’를 더욱 바짝 쥐는 모습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회사로의 대전환, 종합 수소 솔루션 등을 주요 어젠다로 설정하고,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다시 뒤처지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항상 위기라 생각했고, 실제로 난관이 많았지만, 우리는 그 어려움을 성공적으로 극복해 왔다”며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어떤 ‘체질’을 가졌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를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아, 여러분과 함께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고자 한다”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한결 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꾸준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멈추지 않는 ‘체질 개선’…성과로 이어지는 인사 전략 역대급 실적을 올렸음에도 정 회장 스스로 밝힌 것처럼 ‘고된 작업’인 체질 개선을 멈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정 회장은 SDV(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를 조종하는 자동차) 전환을 올해 본격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고, 이와 관련한 연구개발(R&D) 투자 4조9천억원, 설비투자 5조6천억원, 전략투자 1조9천억원 등 투자 계획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투자액은 전년 대비 약 2조원 증가한 규모다. 또 정 회장은 외부 인재영입과 이를 중심으로 한 조직 전면개편에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 회장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 츨신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를 현대차 사장으로 영입한 이후 인재영입에 힘을 쏟고 있고,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한 단계씩 현실화하고 있는 모습이 관측된다. 정 회장은 당장 AVP(Advanced Vehicle Platform)본부가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담하고, R&D본부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등 기존 자동차 관련 개발을 담당하는 구조로 조직을 개편했다.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 있었던 R&D 본부는 송창현 사장 지휘 하에 그룹 내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게 함으로써 기존의 종속성을 없애고 송 사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도 “최근 SDV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경쟁력, 품질에서 모두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정 회장은 인재영입을 통해 정몽구 선대회장 때부터 중시되던 ‘품질경영’의 기조를 이어가는 동시에 그룹 내 문제로 지적되던 ‘순혈주의’도 타파해나가고 있고, 이와 같은 행보는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정 회장은 그룹 부회장단을 축소하고 사장단 중심 경영체계를 안착시켰고, 도심 항공기(UAM),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 로보틱스 등 미래사업을 염두한 인사를 대거 중용했다. 아울러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신규 임원, 40대, 외부인재 등 비율을 대폭 늘렸다. 특히 GM 출신 안전·품질 분야 전문가 브라이언 라토프 부사장을 글로벌 최고 안전 및 품질책임자(GCSQO·사장)로 승진 임명하고, 글로벌기업 BAT그룹 최고인사책임자(CHRO) 출신 김혜인 HR본부장을 부사장에 임명하는 등 인사를 통해 정 회장은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조직 유연성을 제고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 회장의 인사 전략은 미국에서 2년 연속 ‘품질왕’에 등극하는 등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정 회장이 SDV 전환과 더불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역시 수소‧전기차 시장이다. 우선 정 회장은 글로벌 수소 생태계를 중동 지역을 시작점으로 구축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CES 2024’에서 현대차는 수소 벨류체인을 확장해 글로벌 수소 생태계를 만드는 미래 전략을 발표했고, 중동 지역에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해 수소차와 설치 충전시스템을 보급‧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와 관련해서는 전기차 전용공장과 글로벌 거점기지를 확대하고, 선도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읽힌다. 지난해 11월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이 첫 삽을 떴고, 현대차그룹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인 광명 2공장도 6월 정상가동을 앞두고 있다. 정 회장은 싱가포르에 스마트 모빌리티 허브단지를 설립하고,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에 생산공장을 확대하고 있다. 또 한층 치열해진 전기차 시장에서 올해 완공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을 전초기지로 삼아 본격적인 시장 탈환에 나설 각오도 엿보인다. ■ ‘안전‧자유‧평화’ 인류 꿈 실현은 ‘진행형’ 정 회장 경영의 특징 중 하나는 국내 여느 기업보다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특히 공염불에 그치는 수준이 아닌 사업 추진 과정 속의 실질적인 사회적 책임을 언급한다는 점이 차별적인 특징이다. 또 정 회장의 관련 발언에서는 사회적 책임이 필요한 ‘지속가능한 미래’가 궁극적으로 기업의 미래이자 투자라는 그의 가치관이 드러난다. 그는 신년사에서 “‘한결 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우리는 고객, 더 나아가 인류와 함께 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 나가야 한다”면서, 환경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수소 생태계를 신속히 조성하고, 소형 원자로와 Clean Energy를 통한 탄소중립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자원 재활용 등 순환경제를 활성화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 나가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인류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정 회장의 도전 의식은 회장 취임 이후 첫 신년사를 한 2021년 발언에서도 짙게 묻어있다. 지난 2021년 그는 “쉽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도 그룹 임직원 모두가 변함없이 지켜가야 할 사명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설 연휴에 말레이 간 이재용 “담대하게 투자해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설 연휴 말레이시아 배터리 사업 현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며 담대한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2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6일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행 전세기편을 타고 출국했다. 이후 9일 말레이시아에 도착한 이 회장은 헬기를 타고 스름반 삼성SDI 생산법인으로 이동,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배터리 1공장 생산 현장과 2공장 건설 현장을 살폈다. 올해 첫 해외 출장이자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 1심 결과가 나온 이후 첫 공개 행보다. 이 회장이 찾은 스름반 공장은 1991년 설립된 삼성SDI 최초의 해외 법인으로, 브라운관을 제조하다가 2012년부터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현재 1공장을 가동 중인 삼성SDI는 향후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원형 배터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부터 1조7천억원을 투자해 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인 2공장은 올해부터 ‘프라이맥스(PRiMX) 21700’ 원형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프라이맥스 21700 원형 배터리는 지름 21㎜, 높이 70㎜ 규격으로, 전동공구·전기차 등 다양한 제품에 탑재되고 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당부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22조7천억원의 매출과 1조6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최근 전동공구 및 전기차 글로벌 시장 성장 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삼성SDI는 이같은 시장 정체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차질 없이 실행하고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확보해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말레이시아 최대 도시인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현지 시장 반응을 살폈다. 이 회장은 10일 삼성전자와 말레이시아 유통기업 센헹이 지난 2022년 함께 만든 동남아 최대 매장을 찾아 갤럭시 S24 등 전략 IT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직접 살펴봤다. 말레이시아는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 1위 국가다. 이 외에도 이 회장은 명절에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근무하는 임직원을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회장은 최윤호 삼성SDI 사장 등 경영진과 함께 스름반 배터리 공장을 점검한 뒤 삼성SDI 주재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설 선물을 전달하고, 애로 사항도 경청하는 등 명절에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근무하는 임직원을 격려했다.

배당 늘리고 자사주 소각…재계, 주주가치 높인다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국내 상장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가 이달 말에 발표 예정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결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하면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현대차와 기아는 실적 호조를 반영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기말 배당금을 보통주 기준 주당 8천400원으로 결정했다. 주당 배당금 8천400원은 역대 최대 금액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지난해 연간 배당은 2·3분기 배당 합계 3천원을 포함해 전년 대비 63% 증가한 주당 1만1천400원이다. 기아도 기말 배당금을 전년 대비 2천100원 오른 5천600원으로 책정했으며 주주총회에서 이를 확정한다. 결산배당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시가배당률은 각각 4.6%, 6.4%다. 하나투어는 코로나 팬데믹 3년간 배당이 없었으나, 이번에 특별배당 차원에서 순이익 607억원보다 많은 774억원을 배당금 총액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12월 중기 배당정책을 공시하면서 먼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연간 연결기준 순이익의 30~40%를 배당하겠다고 했다. 배당 기준일은 4월2일, 최근 시가 기준 배당율은 7.79%에 달한다. 특히 2023 회기에는 특별배당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한 업황 악화로 지난 3년간(2020~2022) 주주환원이 부재했음을 감안해 이에 따른 배당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2023년 결산 배당은 예외적으로 중기배당정책을 초과하는 수준의 특별 배당금으로만 지급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역대 최대인 주당 160원, 약 40억원의 총배당금을 의결했다. 주당 배당금은 전년의 30원 대비 약 5.3배 수준이다. 회사 측은 호실적을 고려해 주주 친화적인 환원 정책을 결정했다. 지난해 매출은 708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흑자 전환했다. SK가스는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전년의 6천500원보다 1천500원 늘려 8천원으로 결정했다. 중간배당 2천원과 기말배당 6천원을 포함한 금액으로, 시가배당률은 5.3%다. 그런가하면 대표적인 주주 환원 정책으로 꼽히는 자사주 소각도 활발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회계연도에 대한 현금·현물 배당 대신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소각되는 자사주는 491만9천974주로, 장부가 기준 7천936억원 규모다. 이는 기존에 발표한 배당 성향 30%를 웃도는 주주 환원 정책으로, 지난해 실적 기준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은 319%다. HD현대건설기계도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한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303억원 규모의 자사주 59만2000주를 취득한 뒤 소각하는 방안을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는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보다 강력한 주주 환원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통상 자사주를 소각하면 1주당 가치가 높아져 주가가 상승하는 편이다. DL이앤씨 역시 보유 중인 보통주 자사주 293만9천77주를 소각하기로 이달 초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이는 발행된 전체 보통주의 7.6%에 해당한다. 자회사 DL건설과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위해 발행할 신주의 수량을 사전에 소각해 주주 이익을 보호하려는 선제적 조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DL이앤씨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연결 기준 순이익의 25%를 주주 환원에 활용하는 신규 주주 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지주사 설립 과정에서 13곳 상장사 재무 담당 임원들로 ‘그룹 가치 제고위원회’를 신설하고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지난해 12월 발행주식 총수의 4%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소각했고, 계열사 한섬이 이달 말 총 발행 주식의 5% 수준을 소각한다. 상장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는 이유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책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IF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주환원정책을 제대로 이행하면 주가가 최소 50%에서 최대 120%까지 상승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리아디스카운트 주범은 상장사들이고, 기업들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가치 개선 기조까지 더해지며 배당금 확대와 자사주 매입 소식은 시장의 큰 반응을 끌어냈다”며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여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까이에서 함께”…HUG 경기관리센터 개소로 도민 편의↑

“가까운 곳에서 전세 보증 사고 상담을 할 수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 경기관리센터가 생기니 빨리 사고처리를 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도내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고로 많은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는 가운데, 최근 성남시 분당구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경기관리센터가 들어서며 도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위치한 HUG 경기관리센터에는 전세 사고 피해자들로 북적였다. 지난달 22일 개소한 HUG 경기관리센터는 관할 지역에서 발생한 전세 보증 사고 접수 및 대위변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센터는 공사의 분양보증이 있는 건설사가 부도가 발생했을 경우 이에 대한 이행 책임을 진다. 센터의 담당 지역은 광주시·성남시·안성시·용인시·이천시·하남시·여주시·양평군·과천시·광명시·군포시·수원시·시흥시·안산시·안양시·오산시·의왕시·평택시·화성시 등이다. 이 외 지자체는 접근성을 위해 가까운 서울 관리센터가 담당한다. 당초 경기지역에서 전세 사고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서울 등으로 이른바 원정 상담을 가야 했던 것들이 관할 지역에 한해 경기관리센터에서 빠른 상담과 이행이 가능해졌다. 센터의 일평균 방문객은 50~70여명으로, 개소 이후 2주가 흐른 현재까지 약 500명 안팎의 고객이 방문하고 있다. 전세 보증금 반환 신청을 위해 센터에 방문했다는 김 모씨(화성시·50대)는 “경기관리센터가 없었더라면 서울 서초구 서울동부관리센터까지 갔어야 했는데 그런 수고로움을 덜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자세히 설명을 들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수원 등 경기 남부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전세 사고 피해를 가까이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은 피해자의 심리적 부담을 다소 경감시켜 주는 부수적인 효과도 나타났다. 수원시에 거주하는 최모씨(20대)는 “전세사고 피해로 정신적, 경제적으로 너무 힘든 상황이라 1초마다 피가 마르는 심정인데, 센터가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경기관리센터 관계자는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과정을 돕고 하나의 방안이 돼 줄 수 있어 큰 사명감을 느낀다”며 “마지막 한 분까지도 보호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차기 회장, ‘내부’ 전중선·김지용-‘외부’ 권영수·김동섭 급부상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 선출을 위한 막바지 심층면접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르면 8일 오후 최종 후보가 공개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포스코 내부 인사를 발탁하는 ‘순혈주의’와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한 ‘수혈주의’를 두고 저울질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총 6명의 ‘파이널리스트’ 중 내부 인사로는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과 김지용 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이, 외부 인사 중에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김동섭 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내부 안정을 위해 전·현직 ‘포스코맨’ 발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만큼 내부 인사의 발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쇄신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반영해 뜻밖의 외부 인사가 기용될 수 있다는 반응도 있다. 7일 포스코홀딩스와 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후추위는 이날부터 이틀간 서울 모처에서 차기 회장 후보자 6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한다. 심층면접은 각 후보자를 대상으로 포스코그룹의 미래 비전과 이를 수행할 전략 등에 대해 묻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포스코홀딩스는 후추위의 심층면접이 끝난 뒤인 8일 오후 추가 회의와 임시이사회를 열어 최종 후보자 1명을 확정해 공개한다. 이어 다음달 2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최종 후보를 차기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을 올린다. 후추위가 심층면접을 시작하면서 업계 안팎에서 후추위의 최종 선택이 어디로 쏠릴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업계 안팎에서는 내부 발탁 가능성을 먼저 거론한다. 포스코그룹을 이끌었던 최근 9명의 사령탑 중 관료 출신인 김만제 4대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내부 출신이었다. 특히 포스코 내부에서는 여전히 그룹의 본질인 철강업계과 회사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를 기용해 조직 안정화를 기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순혈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조 역시 포스코의 근간이 철강산업인 만큼 기존 사업을 잘 아는 인물이 회장 자리에 올라야 한다며 ‘내부 인사 기용’에 방점을 찍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포스코 노조는 전날 경북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의 뿌리는 철강이며 현재도 영업이익의 대부분이 철강에서 나온다는 점을 잊지 말고 철강 노동자의 고충과 포스코, 그리고 철강산업에 대해 이해할 할 수 있는 회장이 선임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내부 인사 중에서는 포스코홀딩스 전·현직 사장의 맞대결 구도를 예측하며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과 김지용 현 포스코홀딩스 사내이사 사장(미래기술연구원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전중선 전 사장은 포스코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포스코 경영전략실장과 가치경영센터장, 전략기획본부장, 경영전략팀장 등을 두루 거쳤다. 전 전 사장에 대해서는 특히 그룹 내에서 다양한 경력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포스코그룹에 대한 경영전략 및 조직 이해도가 높아 차기 회장으로 적합하다는 내부 평가가 있다. 이에 반해 유일한 현직인 김 사장의 선전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는 1992년 포스코에 입사한 이후 신소재사업실장, 철강솔루션센터장, PT·KP 법인장, 광양제철소장, 안전환경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포스코 내부에서 차곡차곡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전 전 사장과 김 사장이 맞대결 양상에서 철강 전문가 통하는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의 기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 전 사장은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 입사한 이후 기술투자본부장, 철강생산본부장, 대표이사 사장 등 요직을 거쳤다. 그는 지난 2018년 최정우 회장과 함께 회장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최종 후보로 낙점받지는 못했다. 만약 후추위의 선택이 외부 인사 기용으로 기울 경우,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김동섭 현 한국석유공사 사장의 맞대결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 전 부회장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사장, LG유플러스 부회장, LG 부회장,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등을 역임해온 전문 CEO다. 포스코그룹의 근간이 철강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히지만, 포스코그룹이 철강을 넘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가야 한다는 요구에 부합한다는 평가도 있다. 김 사장은 SK에너지, SK이노베이션 기술원 원장으로 재직해 정유와 에너지업계를 두루 거치고 2021년부터 공기업을 운영한 현역이라는 점이 부각된다. 김 사장은 현역 공기업 수장으로 막판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려 ‘의외의 인물’로 평가받는 만큼 후추위의 낙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외부 인사나 철강산업 쪽에 몸담은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이 심층면접을 통해 ‘다크호스’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우 전 부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인 198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이후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등 현대그룹에서 주되게 일해왔다. 현대제철 경력이 있다는 점에서 외부 인사 중 유일하게 철강산업과 교집합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심층면접을 통해 후추위가 최종 후보를 낙점한다고 하더라도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포스코 회장 선임은 포스코그룹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지분 6.71%)이 주주총회에서 회장 인선 개입 여부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포스코가 뿌리를 둔 포항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들도 국민연금이 포스코 CEO 인선에 적극 개입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만큼 ‘외풍’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단통법, 이통사·제조사·소비자 모두에 악영향”

단말기 유통법(이하 단통법)이 이동통신사와 제조사, 소비자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은 7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단통법 폐지 왜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홍 의원을 비롯해 염수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이정순 과학기술부 통신이용제도과장, 조주연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시장조사과장, 정지연 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장창구 이동통신유통협회 국장 등이 참석해 단통법 문제점 및 폐지 필요성과 관련해 토론을 진행했다. 단통법은 이통사의 단말기 판매를 위한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방지한다는 목적 아래 지난 2014년 제정됐다. 주요 내용은 ▲가입유형, 요금제, 거주지역 등 조건에 따른 차별적인 지원금 지급 금지 ▲판매하는 휴대전화의 출고가, 지원금, 판매가 공시 ▲지원금을 미끼로 고가 요금제, 부가서비스 사용을 강제하는 개별계약 체결 제한 등이다. 실제로 단통법은 원하지 않는 사업자 전환이나 불필요한 단말기 교체를 줄였고, 선택약정할인제도 도입 등을 통해 실질적인 요금 인하에 기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도입 단계부터 단말기 보조금 경쟁을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실질적으로 단말기 지원금 경쟁이 줄고 통신사들의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단통법 폐지에 대한 요구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원금 공시제의 경우 유통망이 가격을 결정하는 불투명한 유통구조가 투명화돼 이용자의 탐색비용 거래 비용이 감소한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지만, 추가지원금 규제와 함께 이통사 및 유통점 가격 경쟁을 제한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가입유형에 따른 차별 금지는 불필요한 사업자 전환을 방지해 사회적으로 낭비돼온 전환비용을 감소시켰지만, 지원금의 가입자 획득 경쟁 수단으로서 기능을 약화해 시장 경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염 연구원은 “단통법이 단말기 보조금 경쟁을 제안해 이통사 경쟁이 전반적으로 약화됐고, 이통사 지원금이 축소돼 제조사가 단말 판매량을 늘리는 데 불리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용자 차별 해소라는 명분으로 평균적인 지원금 혜택을 낮춤으로써 전체적인 소비자 후생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홍 의원은 “지금 와서 돌아보면 단말기 판매를 위한 과도한 경쟁 방지라는 목적을 달성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로 인해 단말기 가격이 인상됐고 소비자에게 돌아갈 후생이 단말기 제조사로 간 것이 아닌가 하는 많은 비판을 받게 됐다”며 “당의 규제개혁 추진위원장으로서 단통법이 하루빨리 폐지돼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통법 폐지가 시간이 조금 걸리는 문제고, 여야 간의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사안인데 현재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에서는 적극적으로 시행령 개정을 통해 단말기 인하를 위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날개’ 단 이재용, ‘뉴삼성’으로 난다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기사입니다 2024년 국내 기업의 ‘경영 화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과 전쟁 위기 등 대외 변수가 여전히 상존하는 올해, 기업마다 ‘생존’과 ‘성장’을 향한 몸부림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주요 대기업마다 불확실한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이 주요 어젠다(agenda)로 떠오르고 있다.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는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미래 전략을 전망하는 ‘연중기획’을 보도한다. 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랜 시간 자신을 옭아맸던 족쇄를 풀고, 삼성가(家)가 강조해 온 ‘도전’을 위한 새로운 여정을 떠난다. 그동안 지체됐던 이 회장의 ‘뉴(New)삼성’ 구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4대 성장 동력인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바이오, 전장, 로봇 분야 등에 대한 대형 투자와 인수‧합병, 글로벌 신사업 발굴 등에 속도가 붙게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회장이 경영 전선에 정상복귀하게 되면 전략 수립 및 투자 등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신속한 대규모 투자‧M&A 기대…‘JY 리더십’ 부상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대규모 투자·인수‧합병 등이 이른 시일 내에 추진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가 관측된다. 지난 2016년부터 이어진 이 회장의 경영 참여 제약이 일부 해소되면서, 삼성의 조속한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한 영향이다. 앞서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이 회장 기소 혐의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한 것이다. 이번 재판부 결정으로 이 회장은 등기임원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그동안 발목이 잡혀있던 지배구조 안정과 컨트롤타워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다양한 조직을 품고 있는 삼성의 의사결정에 효율성, 통일성 등이 제고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특히 한층 치열해진 글로벌 반도체 경쟁과 불확실성이 커진 글로벌 경제상황에서 이 회장의 리더십에 힘이 실리게 된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회장도 1심 재판 최후진술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이 광범위하게 재편되고 있고 생성형 AI 기술이 반도체는 물론 전 세계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등 상상보다 빠른 속도로 기술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며 자신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 회장의 ‘책임경영’ 체제로 전환되면 당장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활발한 투자 등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반도체, 인공지능, 바이오, 전장, 로봇 등 삼성의 주력‧관심 시장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그동안 벌어졌던 간극을 줄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시장에서 대만 TSMC를 비롯해 미국‧일본 등 국가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이 회장은 공격적‧선제적 투자를 확대할 공산이 높다. 파운드리(Foundry) 반도체 시장은 지난 2015년부터 급속도로 성장했지만, 삼성은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해왔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 실적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적자 규모는 14조8700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업계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선점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린 것도 삼성의 의사결정 속도가 더딘 탓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의 주력 메모리 반도체 D램이 흑자로 전환했고, 올해 반도체 실적도 흑자전환이 전망되고 있는 만큼 이 회장의 관련 전폭적인 투자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전망은 삼성 관련 주가에도 반영되는 분위기다.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이 이른바 ‘9만선’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삼성그룹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 M&A, 신규 투자 확대 등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여 향후 삼성그룹주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며 “삼성그룹주 전반의 낮은 기업가치는 이재용 회장 사법 리스크에 따른 그룹의 전략적 의사결정 지연과 정책 및 규제 리스크 확대 등이 해외 대형 펀드의 투자 조건에 부합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밸류업 프로그램 실효성이 확대되고, 유통업 규제 완화와 같은 정책 및 규제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ESG를 포함한 해외 대형 펀드의 자금 유입 가능성은 커질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현금‧현금성 자산은 약 75조원(지난해 3분기 말 기준)에 이르는 만큼 삼성의 투자전략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 미래사업기획단 중심 신사업 확장…글로벌 보폭도 확대될 듯 이 회장이 경영 일선으로 완전 복귀한다면, 삼성의 ‘미래먹거리’ 사업 분야도 탄력이 붙게 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 신설된 미래사업기획단,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신사업 발굴 총괄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신사업을 확장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1심에서 무죄를 받은 만큼 향후 재판 부담이 줄고 물리적 활동 제약이 해소됨에 따라 이 회장의 글로벌 보폭도 한층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AFP 통신은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의 분석을 인용해 “이 회장에 대한 무죄 판결은 전 세계 메모리 칩의 약 60%를 공급하는 삼성전자가 장기 투자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이 회장은 바이오‧6세대(6G) 이동통신 등 분야부터 신성장동력을 발굴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5월 삼성은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 등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국내 360조원, 관계사 합산 기준)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해당 투자 계획을 중심으로 이 회장은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 회장은 ‘제2의 반도체’로 점찍었던 바이오 분야를 위탁개발생산(CDMO)에 대한 투자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파이프라인 확대 속도를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 차세대 통신기술 관련 투자와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도 이전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미국 통신사업자 디시네트워크로부터 5G 통신장비를 수주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등 그동안 통신장비 부문에 관심을 쏟아왔고, 모바일·가전·반도체 등 삼성전자 핵심 제품들의 경쟁력의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6G 이동통신 기술과 글로벌 표준 등과 관련해서도 이 회장은 발 빠르게 움직이며 시장을 선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삼성 6G 포럼’을 처음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이 회장은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투자도 지속하며 ‘새로운 도전’의 기반을 쌓아 왔다. 세계 7개 지역의 글로벌 인공지능 센터에서 선행기술 연구와 인재 영입, 전문인력 육성 등을 추진해왔고,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국내 신진 연구자의 혁신적인 인공지능 연구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또 모든 사업 부문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 ‘삼성 AI 포럼’ 등에서 혁신 성과를 공유해왔다.

신성이엔지,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재성장 동력 마련"

지난해 3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신성이엔지가 4분기 흑자로 돌아서며 재성장을 위한 동력을 마련했다. 신성이엔지는 지난해 4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누적 매출이 5천772억원, 영업이익 6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3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하며 회복세로 돌아섰다. 다만 전년과 비교하면 각각 13%, 67% 감소한 수치다. 특히 반도체 클린룸과 이차전지 드라이룸 사업을 담당하는 클린환경(CE)사업부문의 실적 개선이 주목할 만하다. CE사업부문은 지난 3분기에 매출 1천155억원, 영업손실 24억원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만 매출 1천562억원, 영업이익 45억원을 기록하며 주력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재생에너지(RE)사업부문은 4분기에만 129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연간으로 전년 대비 45% 축소된 661억원으로 마감했다. 국내 태양광 산업의 위축과 고금리 영향에 따른 프로젝트 지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신성이엔지는 올해 대규모 프로젝트가 개시됨에 따라 태양광 모듈·EPC 사업부문에서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분산에너지특별법 시행과 함께 통합발전소(VPP) 및 전력거래(PPA)사업에 대한 시장 관심이 높아지며 에너지IT전문 기업 ‘식스티헤르츠’에 투자하는 등 신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김신우 경영기획팀 상무는 “지난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4분기부터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국내외 반도체 및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과 신성이엔지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는 더 나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성이엔지는 연간 실적과 관련해 주주총회소집결의 이사회 이후, 실적과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상세 설명을 실시간 온라인 IR을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국내 유튜버·BJ 약 4만명…연수입 1조원 돌파

유튜버·BJ(인터넷 방송 진행자) 등 1인 미디어 창작자로 수입을 신고한 사업자들의 연간 총수입이 1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인 미디어 창작자로 수입을 신고한 인원은 전국 3만9천366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신고한 수입금액은 총 1조1천420억원이다. 총수입액은 2019년 875억원에서 2020년 4천521억원, 2021년 8천589억원 등으로 늘다가 2022년에는 1조원을 돌파했다. 수입을 신고한 인원수가 2019년 2천776명에서 2020년 2만756명, 2021년 3만4천219명 등으로 늘어나면서 이들의 총수입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1인 미디어 창작자 수입 상위 1%에 해당하는 393명의 총수입은 3천333억원으로 전체 수입의 29.2%를 차지했다. 1인당 평균 8억4천800만원꼴로 3년 전인 2019년 상위 1% 평균(6억7천100만원)보다 26.4% 증가했다. 또 상위 10%인 3천936명의 총수입은 8천684억원으로 76.0% 비중이다. 1인당 평균 수입은 2억2천100만원이었다. 전체 1인 미디어 창작자의 평균 수입은 2천900만원으로 2019년(3천200만원)보다 300만원 줄었다. 양경숙 의원은 “유튜버들이 급증해 이들이 벌어들이는 총수입이 크게 늘었다”면서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져 큰 수입을 거두는 유튜버는 극히 소수이고 유튜버만으로 소득을 올리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전했다. 한편 1인 미디어 창작자는 유튜버·BJ 등과 같이 인터넷 기반의 미디어 환경에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수입 금액은 경비를 차감하기 이전 금액으로 매출액과 유사한 개념이다.

‘수원 이목지구’ 수분양자 피해에도...농어촌공사 대안 無

수원 이목지구 택지조성 공사가 3년가량 지연되면서 수분양자들이 대출 이자 부담(경기일보 1월30일자 1면)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 시행자인 한국농어촌공사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6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추진된 ‘종전부동산 이목지구(1지구) 도시개발사업’은 당초 2023년 말 준공 예정이었지만 공원 조성을 놓고 수원시와의 협의가 지연되면서 계획보다 3년 미뤄진 2026년 12월로 준공이 늦춰졌다. 이런 가운데 상업 용지를 분양 받은 건설사들은 최근 치솟은 금리와 부실 PF(파이낸싱 프로젝트) 사태 등으로 자금줄이 막히면서 부지 개발을 하지도 못한 채 금융 비용만 매달 수천만원을 납부하고 있어 구제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농어촌공사는 수분양자들이 금리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중도금 반환 채권 대출 상품’을 안내했다. 그러나 이 상품은 수분양자의 신용 상태에 따라 타 대출보다 금리가 낮거나 높을 수 있어 일부 기업은 해당 상품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또 공사는 ‘토지사용허가’를 통해 택지 조성 지연으로 소유권 이전이 불가능한 택지를 수분양자들이 미리 개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 이미 막대한 비용을 토지 분양에 투입한 일부 수분양자는 비용 부담으로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상업용지를 분양받은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분양자의 잘못으로 공사가 미뤄진 것도 아닌데 공사 지연에 대한 금전적 피해는 우리가 감당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부담을 축소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구제 방안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농어촌공사 측은 “농어촌공사의 잘못으로 사업이 지연된 것이 아니고, 계약서에도 준공이 연기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 수분양자들에 대한 구제 의무는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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