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범 화가 “일상이 여행이고, 여행이 일상입니다″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기사입니다 일상생활 자체를 하나의 여행으로 캔버스에 담아낸 화가가 개인전을 연다. 우리나라와 프랑스를 주무대로 작품활동을 해온 권영범 화가가 ‘어떤 여행(un Voyage)’이라는 주제로 초대 개인전을 연다. 22일부터 4월18일까지 경남 김해시 나비갤러리에서 그의 작품 50~6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주제는 ‘어떤 여행’을 비롯해 ‘기억 저편’, ‘붓을 들다’, ‘시들지 않는 꽃’, ‘일상’, ‘장미가족’ 등의 주제로 전시된다. 한양경제는 개인전을 앞둔 권 화가를 본사에서 만나 그의 미술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권 화가는 1998년도부터 26년째 여행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에게 여행은 먼 곳으로 떠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이 곧 여행’이고, ‘여행이 곧 일상’이다. 권 화가는 “1993년 프랑스로 유학을 간 것도 여행이었고 2001년 귀국한 것도 여행이라고 생각했고 나만의 독창적 기법의 작품 시리즈를 보여주고자 ‘어떤 여행’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간 그가 그린 시그니처 작품들은 구상적(사실적 표현) 그림으로부터 벗어난 추상적이다. 전적으로 작가의 머릿속에서 나온 회화인 셈이다. 작품들을 보면 캔버스 위에 기본적인 색을 바르고 나이프로 하나씩 하나씩 지워간다. 물감이 올려지지 않아 아래층의 색들이 부분부분 그대로 보이는 곳도 있다. 덧입혀진 색상들은 시간의 흔적이자 기억, 아픔, 추억 등 삶의 흔적이다. 수개월에 걸쳐 완성한 그림을 보여준 권 화가는 “여기 보이는 것처럼 덩어리로 하나씩 남겨져 있는 커다란 복잡함은 우리 ‘삶의 터’이며 이러한 삶의 터 속에는 ‘약속’이 주어져 있고, 그것을 ‘이정표’로 표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권 화가의 작품에는 ‘이정표’와 ‘벤치’가 하나씩 있다. 이정표는 ‘제도’와 ‘규범’을 의미하고 벤치는 휴식, 기다림, 만남, 또는 부재 어쩌면 죽음까지도 뜻한다고 한다. 이런 일련의 모든 작업을 권 화가는 ‘여행’이라고 말한다. 권 화가는 “물감에 덮이지 않고 남아 있는 다채로운 색과 그 가운데 있는 표지판의 이미지는 망각에 쓸려나가지 않은 소중한 추억을 상징합니다. 캔버스와 액자를 직접 제작하는 것도 여행이라는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입니다”라며 “나무가 싹을 틔워 목재와 캔버스 천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여행과도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도 이러한 기법을 활용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본인의 일상, 가족의 소중함, 삶 등을 표현했다. ‘시들지 않는 꽃 해바라기’ 작품은 사랑을 다하는 숭고함을 표현했다. 권 화가는 “보통은 해바라기를 부와 번영의 상징으로 생각하는데 저는 조금 달라요. 그리스 신화에서 물의 신 클리티에는 태양의 신 헬리오스를 사랑했지만 이뤄지지 않아요. 클리티에는 하늘만 쳐다보다가 쓰러져요. 그 자리에 피어난 꽃이 해바라기에요. 거절당했지만 변하지 않는 사랑, 최선을 다한 사랑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2016년부터 계속 작업해오고 있는 것 중에 하나인 ‘풍경’시리즈도 새롭게 선보인다. 그는 “여행 중에 그냥 스치는 풍경들이 많은데요. 삶 속에도 이런 풍경이 있지 않을까를 상상했어요. 제 작품은 생활속에서 나오는데 살면서 맞닥뜨리는 고난이나 어려움 등이 작품활동의 원동력입니다”라고 말했다. ‘붓을 들다’라는 작품은 1호짜리 아주 얇은 붓으로 짧게는 한 달 정도, 길게는 4~5년에 걸쳐 완성한다. 권 화가는 “붓을 든다는 것은 곧 내가 살아있음을 의미하고 붓을 들어 하루를 열고, 그것을 내리며 마무리 짓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장미가족’은 아름다운 아픔을 품고 보듬어 주는 가족을 생각하며 그린 그림이다. 가시를 품고 때론 상처를 주더라도 서로 꼭 품고 같이 뭉쳐있는 모습에서 가족의 참의미를 되새겨 보도록 표현했다. 권 화가는 “8월과 10월에 전시일정이 잡혀 있고 내년 상반기에도 개인전이 2번 있어요. 전시에서는 항상 신작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라며 “제 작품을 통해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와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본인만의 ‘어떤 여행’을 만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권영범 화가는 1996년 프랑스 랭스 국립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해 ‘프랑스 에빼 르네 미술축제’ 삐에르 아만드 1등, 1999년 프랑스 랭스 ‘살롱 오랑쥬’ 1등, 2008년 포스코 주최 ‘제9회 포항 국제 아트 페스티벌’ 대상 등을 수상했다. 2000년 귀국 후 경기도 김포 대곶면에서 작업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서 직구 70% 증가…적발 '짝퉁' 96% 중국산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지난해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온 직구(직접구매) 규모가 70% 늘어났다. 그러나 통관 단계에서 적발되는 '짝퉁'의 대부분을 중국산이 차지하는 데다 이로인한 소비자 피해도 3배나 늘었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온 전자상거래 물품 건수는 8천881만5천건으로 전년(5천215만4천건)보다 70.3% 늘었다. 작년 전체 통관된 전자상거래 물품은 1억3천144만3천건으로 36.7% 증가, 늘어난 해외 직구 규모에 비해 중국발이 훨씬 많이 늘어난 셈이다. 중국발 직구 규모는 2020년 2천748만3천건에서 2021년 4천395만4천건, 2022년 5천215만4천건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전체 직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43% ▲2021년 50% ▲2022년 54% ▲2023년 68% 등으로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발 직구 금액은 23억5천900만달러(3조1천억원)로 전년(14억8천800만달러)보다 5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직구 금액은 47억2천500만달러에서 52억7천800만달러로 11.7% 증가, 중국 직구 양상과 큰 차이를 보였다. 전체 해외직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1%에서 45%로 커지며 지난해 미국(14억5천300만달러) 등을 제치고 직구 국가 1위에 올라섰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이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국내 시장 확대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뵌다. 중국 직구의 급격한 증가에도 불구, 이를 관리·감독하는 인력 등은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평택세관에서 처리한 전자상거래 물품 통관 건수는 3천975만2천건이었다. 평택세관 통관 물품은 모두 중국에서 들어온다. 세관 직원 근무일(310일) 기준으로 하루평균 12만8천건의 물품을 들오는 셈이지만 이를 담당하는 특송통관과 직원은 34명에 불과하다. 근무일(310일) 기준 직원 1명이 하루평균3천800여건을 처리하고 있는 셈이다. 엑스레이(X-ray) 전담 직원만으로 보면 1인당 처리 건수는 더 늘어난다. 중국 직구가 늘면서 평택세관의 전자상거래 물품 통관 건수는 2020년 1천326만3천건에서 2021년 2천306만8천건, 2022년 3천164만3천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인력 부족으로 인해 부실한 직구 물품이 마구잡이로 들어올 수 밖에 었어 소비자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소비자 민원 건수는 673건으로 2022년(228건)의 3배에 달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소비자 민원은 352건이었다. 같은 기간 테무 관련 민원은 17건으로 지난해 연간 건수(7건)를 웃돌았다. 특히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소위 중국산 '짝퉁'도 꾸준히 증가세다. 지난해 관세청에 적발된 중국산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특송목록 기준)은 6만5천건으로 전년(6만건)보다 8.3% 늘었다. 지난해 국경 단계에서 적발된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은 총 6만8천건이었는데 중국발인 경우가 96%((6만5천건)를 차지, '짝퉁' 대부분은 중국산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여의도 한양’ 재건축 수주전 ‘후끈’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여의도 1호’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서울 영등포구 한양아파트 수주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시공사 선정 과정에 법률 위반 사항이 있다며 시정조치를 명령해 사업이 5개월 간 중단된 후 다시 시공사 재선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3일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여의도 한양아파트 현장을 방문한 것이 양사 경쟁에 불을 지폈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23일 오후 2시 여의도 한양아파트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전체회의를 연다. 안건은 시공사 선정·계약체결과 시공사 입찰보증금 사업비 전환 승인 등이 상정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제9차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등 수권분과위원회’를 열고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안을 수정가결했다. 여의도 한강변에 인접한 한양아파트는 1975년에 준공된 8개동, 588가구 규모로 지난해 1월 신속통합기획이 완료됐다. 이번 결정을 통해 한양아파트는 용적률 600% 이하, 최고층수 56층 이하, 아파트 956가구와 오피스텔 210실 규모로 탈바꿈한다. ■ ‘오티에르’ vs ‘디 에이치’ 하이엔드 브랜드 격돌 지난해부터 수주 경쟁을 벌였던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다시 맞붙었다. 먼저 양사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전면에 내걸고 한판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올해 정비사업 수주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를 제안했다. 기존 주택 브랜드 ‘더샵’이 출시된 2002년 이후 20년 만인 2022년 7월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선보였다. 오티에르는 높은, 귀한, 고급을 뜻하는 프랑스어 ‘HAUTE’와 땅, 영역, 대지를 말하는 ‘TERRE’가 결합된 단어로 ‘고귀한 사람들이 사는 특별한 곳’을 의미한다. 포스코이앤씨는 오티에르로 치른 올해 첫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의 래미안을 물리치고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면서 지난해보다 빠르게 도시정비 1조 원 고지를 넘었다. 현대건설은 프리미엄 주거브랜드 ‘디 에이치(THE H)’를 활용해 한양 아파트 단지명을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로 제안했다. 2015년 4월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디에이치를 선보였다. ‘단 하나의’, ‘유일한’이라는 뜻을 담은 ‘디(THE)’에 ‘현대(Hyundai)’ ‘하이엔드(High-end)’를 의미하는 ‘에이치(H)’를 합쳤다. ‘여의도 1호 재건축 단지’라는 상징성을 부여했으며 완벽한 조망과 고품격 생활 등 여의도 최초의 ‘하이퍼엔드’ 라이프를 누리는 단 하나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 ‘사업비 우선상환’ vs ‘동일평형 입주땐 100% 환급‘…파격적 조건 조합원 분담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었다. 포스코이앤씨는 3.3㎡당 공사비를 798만 원을 제안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총사업비 1조원도 책임조달하기로 했다. 혹시 시행자의 자금 부족이 발생하더라도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여의도 한양에서 제안한 공사비 7천20억 원 대비 약 142% 규모의 자금을 책임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방식도 제안했다. 기성불이란 시공사가 공사를 진행하면서 발생된 공사 비용을 매 1개월마다 시행자가 시공사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시행자가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하면 시행자는 ‘신탁계정대’를 이용한다. 신탁계정대 금리가 최근 6%대를 상회하는 만큼, 포스코이앤씨는 시행자가 신탁계정대의 이자를 지급하는 일이 없도록 분양수입이 없더라도 공사비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또 수입이 발생하면 시행자가 그동안 대출한 모든 사업비를 상환할 때까지 공사비를 받지 않겠다는 ‘사업비 우선상환’ 조건도 내걸었다. 이 조건으로 시행자의 금융비용 절감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여의도 한양의 공사 기간이 약 57개월인 점을 고려한다면 사업비 대출을 우선상환함으로써 막대한 이자 비용을 절감하는 만큼 환급금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환급금을 지급받게 될 소유주들을 위해 계약금, 중도금, 잔금 등 분양 수입의 각 시점마다 환급금을 지급하는 ‘환급금 조기지급’ 조건도 제안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경쟁사 대비 720억원이 낮은 금액으로 입찰해 소유주는 가구당 약 1억3천만원 가량의 분담금 절감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공사비를 3.3㎡당 824만 원을 제시했다. 포스코이앤씨 대비 높은 공사비를 제시했으나 ‘소유주 이익 극대화’ 전략을 세우고 소유자에게 100% 환급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은 △분양수입 가구당 약 6억원 △미분양 때 최초 일반분양가로 현대건설이 대물인수 △일반분양가 상승으로 인한 모든 이익 소유주 귀속 등의 전략으로 동일평형 입주때 100% 환급받는 최고의 개발이익을 제안했다. 동일평형에 입주하면 분담금을 100% 환급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분담금 0원’ 조건을 내걸은 셈이다. 현대건설은 오피스텔의 경우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아 고급화를 통해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는 점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청담동 ‘PH129’, 삼성동 ‘라브르27’ 등 최고 수준 분양가로 주거상품 분양을 성공시킨 노하우로 여의도 최초의 하이퍼엔드 오피스텔을 탄생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전 가구 복층형 설계와 프라이빗 테라스 등의 대안설계를 통해 오피스텔 면적을 원안 대비 937평 늘리고 분양가격도 평당 8천500만원 이상으로 책정해 분양수입으로 KB추정분담금인 1천743억원 대비 1천440억원 늘어난 3천183억원(182% 이상)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특화설계로 아파트 분양성을 최대한 끌어올려 분양가격을 평당 7천500만원 이상으로 책정, 원안인 5천698억원 대비 1천860억 늘어난 7천558억원(132% 이상)의 분양수입을 제시했다. 이와 같이 오피스텔 분양수입 1천440억원 이상, 아파트 분양수입 1천860억원 이상 등 분양수입만 3천300억원 이상 증가시켜 가구 당 약 6억원의 분양 수익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에도 공사비 대신 최초 일반분양가로 대물인수를 제안했다. 대물변제는 오피스텔 평당 일반분양가 8천500만원 이상, 아파트 평당 일반분양가 7천500만원 이상, 상업시설 최초 일반분양가를 기준으로 삼아 미분양에도 걱정 없는 사업조건을 강조했다. ■서울시 입찰지침 준수…신속한 공사 추진 약속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공통으로 서울시의 입찰지침을 준수해 신속한 사업추진을 약속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9월 제출한 제안서에 적혀 있는 내용만을 홍보하는 등 입찰지침서를 준수해 올바른 홍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제안서에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시행사 및 서울시 정비사업위원회와 협의 및 합의를 거쳐 신속하게 공사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서울시 신통기획 정비계획을 준수한 하이엔드 대안설계를 제안했다. 이에 따라 인허가 지연 걱정이 없으며, 공사비와 사업비, 각종 이자 비용도 함께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입찰 당시 제출한 사업제안서와 일치하는 도급계약서 안을 날인해 추후 제안내용과 계약내용이 불일치해 발생될 수 있는 소유주의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회사가 여의도 한양 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에 성공할 경우 여의도 재건축 시장에서 유리한 고점을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며 “갈수록 경쟁은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지촌’ 사라진 동두천·파주…아프리카계 외국인이 채웠다 [지역을 변화시키는 외국인]⑤

⑤기지촌 사라진 동두천 보산동. 파주 법원읍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국인 이주민 및 다문화 가정의 구성 형태가 중국·베트남 같은 아시아계를 넘어 아프리카계까지 확대되고 있다. 외국인의 발자취를 따라 K-ECO팀이 세 번째로 방문한 곳은 경기북부지역, 신흥 아프리카계 외국인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동두천시 보산동과 파주시 법원읍이다. 그간 방문했던 외국인 집주 지역과는 또 다른 모습이 취재진을 반겼다. 15일 찾은 동두천시 보산동. 보산역에 다다르자 보인 거리는 영어 간판으로 뒤덮여 있었고 곳곳에는 검은 피부에 큰 눈을 가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같은 날 파주시 법원읍에서도 어렵지 않게 흑인을 만날 수 있었다. 아프리카인들이 모여 새롭게 마을을 이뤄가고 있는 이 두 곳의 공통점은 오래전 ‘기지촌’의 역사로 거슬러 간다. 한국전쟁 이후 1960~1970년대 미군이 주둔하기 시작한 동두천 보산동과 파주 법원읍에는 기지촌 성매매 여성들이 사용한 쪽방촌과 미군 점유 주거지가 대거 들어섰고, 내수 경제의 한 축이 될 정도로 크게 활성화 됐다. 그러나 수십년이 지나면서 동두천 캠프 케이시, 파주 캠프 보먼트와 캠프 버드를 둘러싼 미군 이전, 공여지 반환 이슈 등으로 군부대 앞은 점점 비어갔고, 보산동과 법원읍은 외국인은 물론 원주민마저 대거 빠져나가 황량한 마을이 됐다. 이들의 공백으로 빈 건물이 늘어가고 지역 경제가 침체되자 건물주들은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건물 용도를 거주지로 전환, 월세를 대폭 낮춰 세입자를 들이는 등 추락한 지역 경제를 되살리고자 다양한 노력을 이어왔다. 이러한 동두천 보산동과 파주 법원읍의 빈 자리를 채운 것은 ‘아프리카계 외국인’이었다. 저렴한 임대료에 기존 미군기지의 영향으로 영어 문화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이들이 정착하기 알맞은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보산역 월드푸드스트리트 길 맞은편 골목에 들어서면 상점들이 즐비해 있는데, 이 중 절반 가량은 아프리카계 외국인을 위한 상점이다. 아프리카의 소울을 담고 있는 레게 헤어샵과 이들 특유의 화려한 악세서리샵, 아프리카 전통 식당이 들어서 있다. 저녁 시간만 되면 이곳은 아프리카계 외국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곳에서 8년 동안 운영 중인 슈퍼마켓은 미군의 발걸음이 뜸해지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최근 늘어나고 있는 아프리카계 외국인 덕에 다시 간판을 환하게 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장 A씨는 “저녁 퇴근 시간이 지나면 과일, 채소 등 식재료를 사러 오는 아프리카 인들이 많다”며 “손님의 절반가량이 아프리카계라서 안내문구도 영어로 작성해 놨다”고 말했다. 파주 법원읍 대능5리에 위치한 ‘문화창조 빌리지’도 아프리카계 외국인의 안식처가 돼 주고 있다. 문화창조 빌리지는 10여년간 비어 있던 기지촌을 문화·예술인 육성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자 했던 정부가 조성한 마을이지만, 당초 목적과 달리 예술인과 관광객의 발걸음이 뜸해지며 잊혀갔고 현재는 아프리카계 외국인의 정착지가 됐다. 이들은 낯선 환경에서도 동향 사람들과 가까이하며 마음을 나누는 등 동두천 보산동과 파주 법원읍은 신흥 외국인 집주 지역의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 아프리카계 증가하는 동두천·파주…국적은 나이지리아 최다 동두천과 파주 등에 집중적으로 몰려 사는 아프리카계 외국인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프리카계 외국인들이 이미 터를 잡고 있었던 만큼 생활 인프라 등이 좋아 새롭게 유입되는 속도가 빨라지는 건데, 가장 많은 국적은 나이지리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기준 동두천시에 동록된 외국인은 총 3천788명이다. 국적 별로는 나이지리아 국적의 외국인이 524명으로 가장 많았고, 라이베리아(120명)·가나(89명)·아이티(20명) 등의 순이었다. 특히 보산동에는 동두천 전체 외국인의 25%인 960명이 살고 있는 만큼, 아프리카계 외국인의 대다수는 이곳에 터를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파주시 역시 다수의 아프리카계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국적 수 상위 3개 국가(나이지리아·가나·남아프리카공화국)를 기준으로 보면 2021년 287명, 2022년 302명, 2023년 327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난민신청자 등에 해당하는 G-1 비자나 기타 비자로 국내에 들어와 생활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말 기준 보산동에 거주하는 외국인 974명 중 308명이 G-1 비자, 307명이 기타 비자에 해당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파주시에서도 1만2천133명 중 883명이 G-1 비자로 거주하고 있다. ■ “아프리카 근로자 없는 경기북부 섬유공장, 상상하기도 힘들죠” 이같이 동두천과 파주 등에 사는 아프리카계 외국인들은 주로 섬유, 가죽, 패션 등이 특화된 양주와 포천, 동두천에 소재한 섬유·염색 등 공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3D 산업’으로 여겨지며 내국인이 취업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인력난을 호소하는 중소 규모의 공장 곳곳에 녹아들며, 아프리카계 외국인들은 경기북부 지역경제의 가장 밑바탕을 지탱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주에서 섬유공장을 운영 중인 사장 김모씨는 ‘아프리카계 외국인이 없는 공장은 상상조차 힘들다’고 단언했다. 현재 김씨의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 5명 중 2명은 아프리카계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내국인 고용 시엔 비싼 인건비 때문에 경쟁 상품인 중국·동남아산 섬유와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꾀하기 힘들다고 했다. 동두천 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한 가죽 가공업체도 전체 직원 4명 중 2명이 아프리카계 외국인이다. 물론 나머지 2명 역시 동남아 출신 외국인이다. 업체 대표 이모씨는 가죽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는 데다 일 자체를 내국인이 기피하다 보니 외국인이 없다면 공장을 운영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애초에 이 일을 하려는 내국인이 별로 없다”며 “공단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거의 없고 아프리카계 등 외국인이 많은데, 이들이 없으면 공장이 돌아가기 힘들다는 사실은 모든 기업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아프리카계 외국인들이 다수 포진한 경기북부지역의 섬유 생산은 전국 섬유 생산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경기북부의 주력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은 섬유·염색 공장 외에도 농공시설이나 폐차장 등에 종사하며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산업을 지탱하고 있다. 박혜원 경기북부이주민센터장은 “동두천에 있는 닭고기 마니커 공장은 아프리카계 외국인들을 위한 섹션이 따로 구분이 돼 있을 정도”라며 “이미 경기북부의 산업적인 측면에선 이들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분석했다. ■ 병원, 한국어교육까지…아프리카인 거점 된 종교시설 “A-men” 매주 일요일 오후 12시. 동두천 보산동에 위치한 자유로운교회에선 특별한 예배가 시작된다. 흑인 목사의 주도 아래 이들은 각자 지난 한 주를 마음속으로 정리하고 다가오는 새로운 날을 위해 기도한다. 흑인으로 가득한 이곳은 아프리카계 외국인들로 꾸려졌다. 예배는 물론 전도와 교육까지 모든 절차와 과정을 흑인들이 직접 이끌어 간다. 약 20개국의 아프리카 사람들이 한데 모여 한 주를 시작하게 된 것은 종교에 대한 남다른 애정 때문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기독교인은 현재 약 7억 3천400만명으로 대륙 전체 14억 인구의 52.4%를 차지한다. 또 교인은 연간 약 3%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아프리카인들의 남다른 기독교 사랑은 이주 후에도 계속됐다. 이들은 이주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경기북부이주민센터를 많이 찾았는데, 이곳을 찾는 아프리카계 외국인들이 서로 모여 종교단체를 구성, ‘자유로운교회’라는 이름으로 매주 함께 예배를 드리며 종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교회를 통해 종교 외에도 의료 서비스, 한국어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며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교회에서는 아프리카계 외국인을 위해 치과를 운영하는데, 대부분의 치료가 무료이기 때문에 항상 아프리카인들로 북새통이다. 부모 손을 잡고 교회를 찾은 아프리카계 어린 친구들에게도 교회는 특별한 공간이다. 아이들은 토요일 오전 교회를 찾아 한글 수업을 듣거나 일요일 예배를 마친 뒤 교회 놀이방에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한글이 서툴러 언어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아프리카 부모들은 아이들이 주말 한글 교실에 참석해 언어 습득을 돕고 친구와 함께 어울리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한국어 교육은 인근에 있는 천주교 단체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의정부 천주교구 동두천 엑소더스(EXODUS)는 교육과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난민 가정 어린이들을 위한 아동센터를 운영, 한국어 교육이 필요한 외국 아이들에게 한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센터 1층 떼꿈(TECUM)은 지역아동사목위원회가 난민 가정 어린이, 청소년을 위해 공부, 식사, 체험활동을 하는 데 사용 중이며 2층은 엑소더스로, 이주사목위원회가 난민 상담과 교구의 ‘1본당 1난민가정 돌봄 사업’의 중심 공간이다. 파주 법원읍 법원리에도 주말이 되면 아프리카인들의 열정적인 찬송가가 울려 퍼진다. 아프리카계 외국인 수십명으로 이뤄진 법원리 CHRIST APOSTOLIC INTERNATIONAL 교회는 오전 예배를 마친 뒤 한국인 목사를 통해 아이들을 위한 한글 공부방을 운영, 아프리카 아이들이 교육에 뒤처지지 않도록 뒷받침이 돼 주고 있다. 교회를 운영하는 가나 출신 프랑코씨(53)는 “수십명의 사람들이 교회를 꾸려 운영하고 있다”며 “교회는 우리에게 종교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가족과 행복하게”…보산동·법원읍 아프리카계 외국인의 소박한 꿈 파주 법원읍에 사는 인디필립(11)은 엄마와 동생과 함께 두 달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국으로 이주했다. 머나먼 한국까지 왜 올 수밖에 없었는지 ‘이주’가 무엇인지도 모를 나이지만, 열한 살 꼬마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은 궁금한 것 투성이다. ‘말괄량이 아이’ 같은 인디필립에게 법원읍은 벌써 ‘우리 동네’가 됐다. 같은 나라에서 온 동갑내기 친구들은 물론 말은 완벽하게 안 통해도 어느새 학교에는 함께 장난을 치는 한국인 친구도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인들이 너무 잘해주고 아프리카 친구들도 있는 우리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인디필립과 비슷한 나이대의 딸들을 키우는 나이지리아 출신 은고지는 12년 전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에서 사업을 하던 남편을 따라 그는 두 살배기 딸과 이태원에 처음 정착했다. 문화권이 달랐던 그에게 적응은 녹록지 않았다. 그렇게 이태원을 떠난 은고지 가족은 평택을 거쳐 보산동에 지난 2019년 뿌리를 내렸다. 그 사이 두 살이었던 첫째 딸은 중학생이 됐고, 한국에서 태어난 둘째와 셋째 딸도 보산초에 다니고 있다. 은고지 가족의 꿈은 소박하다. 일자리를 구해 세 딸과 ‘제2의 고향’ 보산동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사는 것이다. 최근 아주대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은 은고지씨는 구직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제 가족이 보산동에서 살아가기 위해선 여전히 이민정책 상의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앞으로 이러한 문제들이 원만히 해결돼서 보산동에 계속 살고 싶고, 열심히 번 돈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고 했다. 20년 전 한국에 들어와 2009년에 동두천으로 이주한 ‘보산동 토박이’ 벤자민 아나짐바(47)의 꿈도 다르지 않다.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한국에서 산 벤자민은 개인 사업부터 공장 일까지 해보지 않은 일이 없을 정도다. 양주의 한 섬유공장에서 일했던 그는 최근 부천의 한 섬유공장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10년 전 보산동에서 태어난 아들 해리슨에겐 이미 한국어가 더 자연스럽다. 비자 문제로 아내가 한국으로 못 들어오고 있는 탓에 그는 엄마 역할까지 대신하고 있다. 그런 그가 바라는 건 딱 한 가지다. 이 맘 때 한국인 부모들이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길 바라는 것처럼 벤자민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아들이 친구들을 잘 사귀어서 올바르게 성장하기를 바라며, 아들과 함께 제2의 고향이기도 한 보산동에서 비자나 생활 걱정 없이 살아가는 것이 소박하지만 가장 바라는 꿈”이라고 말했다. K-ECO팀 ※ ‘K-ECO팀’은 환경(Environment), 비용(Cost), 조직(Organization)을 짚으며 지역 경제(Economy)를 아우르겠습니다.

수원상의, 올해 첫 조찬강연회…석병훈 이화여대 교수 초청

수원상공회의소가 15일 라마다프라자 수원호텔에서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를 초청해 올해 첫 조찬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김재옥 수원상의 회장을 비롯해 이순국 본보 대표이사 사장 등 경기도언론인장학회 임원, 수원상의 회원업체 임직원 등 약 150명이 참석했다. 강연에 앞서 김재옥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강의가 기업의 경영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 기업인들을 대신해 초심을 잃지 않고, 회장이기 이전에 심부름하는 센터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석 교수는 ‘2024년 경제 전망과 자산시장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석 교수는 지난달 9차례 연속 3.5%로 동결된 기준금리는 오는 7월부터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기준금리가 6월부터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0.75%포인트 하락이 유력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에 따라 한국은행 역시 7월부터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특히 석 교수는 기업부채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기업 부채가 증가하는 이유는 크게 경제 성장 예상에 따른 투자 증대로 인한 부채 상승과 고금리 상황 지속에 의한 소비 침체로 인한 경영 악화 등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며 “현재 상황은 경기 침체 기간이 상당히 지속되며 후자의 이유로 기업 부채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석 교수는 부동산 등 자산과 관련해선 “흔히 금리가 오르면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되지만, 전세 가격이나 주택 가격은 금리 인상기에 항상 하락하는 게 아니다”라며 “금리 탄력성 등의 이유로 주택 매매가의 경우 금리 인상기에 전세가격 보다 더 뛴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은 대출 제약에 걸린 가계가 장기 평균보다 낮은 데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신규 주택 공급에 대한 규제가 많은 나라 중 하나”라며 “금리 인하까지 하반기부터 시작된다면 주택 가격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보람바이오, 예산 내포 농생명복합산업 클러스터에 500억원 투자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건강식품제조기업인 보람바이오가 충남 예산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에 500억 원을 투자해 공장을 짓는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람바이오는 전날 충남도청 상황실에서 김태흠 지사를 비롯해 최재구 예산군수, 김병근 충남개발공사 사장, 김성규 보람바이오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 조성 및 투자 협약’을 맺었다. 보람바이오는 농생명 융·복합산업 육성을 위해 2029년까지 클러스터 내에 공장과 연구소를 신설하기로 했다. 보람상조그룹 계열사인 보람바이오는 5월부터 예산군 농가와 기능성 작물인 소엽 등 계약재배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원료추출공장 설립과 표준화 시설 구축에 100억원을 투자한 뒤 사업 단계별로 500억원까지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예산 출신 김성규 보람바이오 대표는 “어렸을 적 농사를 지시던 아버지가 배추가 폭락해 우시는 모습을 목격한 일이 있었다”며 “농민들의 눈물을 닦아줄 그린바이오의 꿈을 실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착공도 전에 농생명 산업클러스터에 500억원 투자를 약속한 보람바이오의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미래 농업의 전진기지를 만드는 농생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는 예산군 삽교읍 일원에 3천458억 원가량을 들여 2027년까지 스마트팜(15만 평)과 산업단지(30만 평), 연구지원단지(5만 평) 등 50만 평 규모로 조성된다. 스마트팜은 청년임대형, 기업분양형 등으로 만들고 산업단지에는 농업용 기계 및 로봇 실증 건강기능식품, 동물 보조제 등 관련 기업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연구지원단지에는 그린바이오 관련 실증센터 벤처기업 지원 시설 등이 들어선다.

유한양행 직원들, 창업주 기일날 트럭시위 왜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기사입니다 국내 제약사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됐습니다. 그간 주총은 신규 대표 선임이나 연임 안건으로 비교적 조용히 치러졌습니다. 하지만 올해 주총에는 사정이 달라져 일부 제약기업의 경우 시끄러울 전망입니다. 15일 주주총회가 열리는 유한양행과 모자간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미약품은 치열한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먼저 유한양행은 내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부회장 직제 신설을 위한 정관 변경안을 상정했습니다. 그런데 이 직제신설을 놓고 사유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지난 11일 유한양행 창업자인 고(故) 유일한 박사 제53주기 추모식날 서울 동작구 본사 사무실 앞에서는 일부 직원들의 트럭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트럭시위는 유한양행 주주총회까지 이어진다고 합니다. 트럭시위를 벌인 직원들은 “유일한 박사님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트럭시위를 추진했다”며 “1회 중임 가능한 3년 단임 전문경영인 제도를 회장, 부회장직 신설로 사유화하려는 전·현 사장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유한양행은 창업주인 유일한 박사의 유지에 따라 경영에서 창업주 일가를 배제하고 공채 출신 사내이사들을 중심으로 한 전문 경영인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분 구조상으로도 유한양행은 사실상 주인이 없는 회사입니다. 회사 연관 공익재단인 유한재단이 지분율 15.72%로 최대주주이며 국민연금이 11.98%를 보유한 2대 주주입니다. 이밖에 유한학원이 7.57%, 연세대가 3.7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은 현재 유일한 가문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연세대가 보유한 지분은 유일한 박사가 개인 재산이었던 주식 1만2천주를 기증한 몫입니다. 이들 세 곳은 유일한 박사의 유지에 따라 모두 유한양행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배당금은 모두 공익사업에 쓰고 있습니다. 유한양행 내에선 불문율이 있다고 합니다. 어떤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도 같은 직무를 두 번까지만 맡을 수 있도록 한 일명 ‘투텀룰(Two-Term-Rule)’입니다. 사장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상법상 사장 임기인 3년에 한 번 더 연장해 최대 6년까지만 직을 맡을 수 있는 것입니다. 자리에 연연하기보다 본인 위치에서 최선의 결과 혹은 회사를 위한 일에 전념하게끔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럼에도 유한양행이 회장, 부회장 직제를 신설한 것은 회사 성장에 따른 직제 유연화의 조치라는 게 회사측의 입장입니다. 유한양행은 “회장, 부회장 직제 신설은 회사의 목표인 글로벌 50대 제약회사로 나아가기 위해 선제적으로 직급 유연화 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정희 유한양행 이사회 의장이 회장직에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특정인의 회장 선임 가능성에 대해서는 본인이 (언론)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와 같이 절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유한양행은 1969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택해 이사회를 중심으로 주요 의사결정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이사회 구성원은 사외이사 수가 사내이사보다 많으며 감사위원회제도 등을 두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유한양행의 회장직을 수행한 이는 유일한 박사와 연만희 전 고문 2명뿐입니다. 연 전 회장은 1988년 유한양행 사장에 취임해 5년간 임기를 마치고 1993년에 회장에 취임했습니다. 창업자의 유일한 직계 후손인 유일링씨가 미국에 체류 중인데다 당시 나이가 너무 어려 창업 정신을 이어갈 분이 필요해 유한양행의 최대 주주인 유한재단의 요청으로 회장직을 수락했고 1996년에 은퇴했습니다. 하지만 유한양행 직원들은 ‘소유와 경영 분리한다는 유일한 박사의 창업 정신’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28년만에 부활하는 회장·부회장직 신설이 고 유 박사 유지와 맞지 않고, 이정희 유한양행 이사회 의장과 조욱제 사장이 회사를 장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직원들이 이 의장에 대해 불신을 갖는 이유는 대부분의 전임 대표이사들은 임기가 끝나면 회사를 떠났음에도 이 의장은 6년간 역임한 후에도 2021년 2월 주총을 소집해 그간 없었던 직위인 기타비상무이사 선임건을 상정해 선임됐으며 이후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3월 개정한 가이드라인에도 맞지 않다는 의견입니다.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위해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가 맡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유한양행은 이 의장이 장기간 의장 자리를 맡도록해 스스로 이사회 독립성을 유지하지 않았습니다. ■ 국민연금 “경영진 보수 많다,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도 또 전, 현직 사장의 도덕성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한 직원은 “이 의장이 받은 퇴직금은 59억1천600만원에 달하고 의장 월급도 많이 받을 텐데 뭐가 아쉬워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조욱제 대표는 ‘채용비리’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유한양행 전직 임원이 ‘조 대표가 채용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기 때문입니다. 유한양행 협력사 대표의 아들이 2022년 상반기 경력사원에 뽑혔고, 여기에 조욱제 대표가 관여했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이들 대표들은 2대 주주인 국민연금으로부터 경영진들의 보수가 과다하다는 이유로 감시 대상으로 낙인 찍히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022년 3월 주총에서 “유한양행의 보수한도 수준 및 보수금액이 경영성과 등에 비춰 과다한 경우에 해당하다”며 이사보수한도 승인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습니다. 이른 바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활동 가이드라인)를 발동한 것입니다. 국민연금은 유한양행의 전,현직 대표이사 등 경영진들이 실적에 비해 과도한 보수를 챙기는 도덕적 해이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해 반대표 행사 결정을 했습니다. 2021년 기준 개인별 보수총액은 △조욱제 대표 10억5천800만원(급여 7억1천800만원, 상여금 3억3천400만원) △이정희 전 대표(현재 기타비상무이사) 66억900만원(급여 5억5천800만원, 상여 1억9천500만원, 퇴직기념품 2천만원, 퇴직금 59억1천700만원) △이병만 부사장 6억1천300만원(급여 4억1천300만원, 상여 2억원) △박종현 전 부사장 19억6천만원(급여 9천400만원, 상여 1억600만원, 퇴직기념품 1천300만원, 퇴직금 17억4천700만원) △김상철 전 전무 9억8천300만원(급여 7천100만원,상여 5천700만원, 퇴직기념품 800만원, 퇴직금 8억4천700만원) △김재교 전 전무 13억2천100만원(급여 2억400만원,상여 9천100만원, 퇴직기념품 5천800만원, 퇴직금 9억6천800만원) 등입니다. 유한양행의 당시 영업이익은 486억원으로 전년(843억원)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당기순이익도 991억원으로 2020년(1천904억원)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2020년의 경우 이사 보수는 당시 이정희 대표가 9억4천200만원, 조욱제 부사장이 5억2천800만원, 박종현 부사장이 5억2천300만원이었습니다. 내일 열리는 주총에서 회장직 신설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유한양행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의 하나뿐인 직계 후손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가 귀국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유 이사는 “공석으로 남길 자리라면 왜 만드느냐”며 “회장직 신설은 ‘기업은 사회와 직원의 것’이라던 할아버지 유지에 어긋난다”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이에대해 유한양행 관계자는 “회사의 양적·질적 성장에 따라, 향후 회사 규모에 맞는 직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특정 인물 선임에 대해서는 전혀 아니라고 말한 바 있고 주총에서도 직제만 개편할 뿐 회장 선임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논란이 있지만 주총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가 선보이는 ‘한양why’는 경제·사회·정치 각 분야에서 발생한 이슈나 사건, 동향 등의 ‘이유’를 집중적으로 살펴 독자들이 사건의 이면과 본질을 들여다보기 위한 인사이트를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기획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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