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유권자 45.4% “尹정부, ‘서민경제’ 정책 최우선 해야”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기사입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고물가, 고금리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집권 3년 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가 가장 우선 시 해야 할 정책은 물가 관리 등 ‘서민경제 관련 정책’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자신의 정치 이념을 ‘중도’라고 판단하는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서민경제 관련 정책을 집권 후반기를 맞은 현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꼽았다. 경제 성장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경제 정책 추진을 요구하는 응답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았고, 현 정부에서 예산 축소 등 홀대 논란이 일었던 R&D(연구·개발) 지원을 강조하는 응답자들도 많았다. 22일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3천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창간 1주년 국민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집권 후반기를 맞은 현 정부가 가장 최우선 해야 하는 경제 정책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가까운 45.4%가 ‘물가 등 서민경제 관련 정책’이라고 꼽았다. 이어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정책’이라고 답한 응답은 14.9%로 나타났다. 이외 △R&D 지원 정책(9.2%) △부동산 관련 정책(7.8%) △수출기업 지원 정책(5.5%) △금리·환율 정책(6.3%)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5.2%) 등은 오차범위(+- 1.8%포인트) 내에서 엇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서민경제 관련 정책’을 현 정부의 최우선 정책으로 꼽은 응답자는 지역별, 연령대별, 성별, 정당 지지도, 이념 성향 등과 구분 없이 가장 많았다. 서민들의 삶이 팍팍하고 경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현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국민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중도 이념 성향’ 45.3% “서민정책 1순위” 특히 자신의 정치적 이념 성향을 ‘중도’(45.4%)나 ‘잘 모름’(43%)이라고 선택한 응답자 중 ‘서민경제 관련 정책’을 최우선 경제 정책 과제로 꼽았다. 자신의 정치적 이념 성향을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 중 57.2%는 ‘서민경제 관련 정책’을 꼽았고, 보수라고 답한 응답자 역시 가장 많은 34.8%가 서민경제 관련 정책을 꼽았으나 그 비중은 줄었다. 또 남성(41.4%)보다는 여성(49.4%) 응답자가 느끼는 ‘서민경제 관련 정책’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는 정도가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R&D 지원 정책’을 현 정부의 최우선 경제 정책 과제로 인식하는 비율은 서울(13.3%)과 충남(10.4%), 울산(12.6%)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현 정부 들어 업계의 ‘R&D 예산 나눠먹기’를 비판하며 예산 축소에 나섰지만, 과학기술계는 국가경쟁력 약화 우려 등 ‘홀대 정책’이라며 반발해왔다. ‘부동산 관련 정책’ 응답자들의 지역별, 연령대별 특성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부동산 관련 정책’을 1순위로 비율은 경남 12%, 강원 11.3%, 부산 10.5%, 대구와 경북 각 10.1%로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수도권인 서울은 7%, 경기 8.7%, 인천은 4.1% 수준이었다. 연령대별로는 40대(4.9%)와 50대(6.8%)로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18~29세 9.1%, 30대 8.3%, 60대 8.5%, 70세 이상 9.9%로 조사됐다. 18~29세와 30대는 미래 주거 안정화가 중요한 세대라는 점에서, 60대 이상 세대는 자산 가치로서 집값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요한 경제 정책 과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한양경제의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2024년 8월 10~12일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100% RDD 방식, 성, 연령대, 지역별 비례할당 무작위 추출)를 실시한 결과이며, 표본수는 3천005명(총 통화시도 122,685명, 응답률 2.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 가중치 부여 방식: [림가중]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2024년 7월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기준)

LG복지재단 ‘부정거래 의혹’ 주식 기부 논란에 ‘법 미비’ 우려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기사입니다 LG가(家) 맏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이사가 ‘미공개 정보 이용 취득’ 의혹을 받는 코스닥 상장사 주식 3만주를 재단에 기부하려 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현행 법령상 사회복지법인 기부에 대한 주무관청의 사전 검증 절차가 없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불법적으로 재산을 취득한 기부 예정자가 공익재단에 증여하며 추후 ‘사법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특정액 이상의 고액 기부 재산의 경우 불법성을 객관적인 기관을 통해 사전 검증하는 법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불법 조성’ 거액 재산 기부해도 주무관청 사전 검증 없어 20일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사회복지법인의 관리·운영에 준용하는 사회복지사업법 등 현행 법령에는 법인이 취득하려는 재산을 주무관청을 통해 사전 검증하는 절차가 별도로 규정돼 있지 않다. 사회복지법인을 관리·감독하는 경기도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사회복지법인이 (증여·기부 등을 통해) 재산을 취득하고 난 뒤 해당 재산의 처분을 위해서는 주무관청의 사전 인허가를 받도록 법상 돼 있다”면서도 “다만 재산을 취득하기 전에 별도로 사전 인허가를 받는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주무관청의 설명처럼 현행 법령상 사회복지법인의 재산 취득에 대한 사전 검증 규정은 별도로 명시돼 있지 않다. 다만 매수·기부채납, 후원 등 방법으로 재산을 취득한 법인은 △취득 사유 △재산 종류·수량 △가액 등을 재산 취득이 이뤄진 다음 해 3월 말까지 시·도지사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사후 보고 규정만 있는 것이다. 결국 불법적으로 취득한 재산을 사회복지법인에 증여하려는 기부 예정자는 재단이사회의 ‘수증(受贈) 의결’만 거치면 증여를 할 수 있다. 특히 재단이사회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이사장이나 대표이사 등이 자신이 조성한 불법 재산을 증여할 경우 법적 안전장치는 더 허술한 셈이다. 최근 논란을 빚는 LG복지재단 사례에서도 이 같은 법적 미비가 허점으로 드러날 여지가 엿보였다.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는 지난 3월경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A사의 주식 3만주(8월 20일 종가 기준 9억9천만원)를 재단에 증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시는 KBS를 통해 구 대표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A사 주식을 취득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즈음이었다. A사는 바이오 신약 개발 업체로 지난해 4월 미국계 투자사인 BRV(블루런벤처스)로부터 500억원을 투자받았다. 구 대표 남편인 윤관씨는 해당 투자사의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일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 대표가 윤 CIO를 통해 투자 정보를 사전에 접한 뒤, A사 주식 취득을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핵심이다. BRV의 투자 결정이 알려진 이후 A사 주식은 급등했다. 1주당 1만8천원에 거래되던 주식은 한때 5만4천100원(52주 고가)까지 급등하다 이날 현재 종가 기준 A사 주가는 약 3만3천원이다. 구 대표와 LG복지재단은 A사 주식의 취득 시점 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 않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구 대표가 주식 취득 관련 내용 등) 관련 사안에 대해 따로 전달한 것이 없어 알지 못 한다”고만 말했다. 현재 금융감독원과 검찰은 구 대표의 부정 거래 의혹의 진위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법 174조는 상장법인 업무와 관련 미공개 중요 정보를 특정증권 등의 매매와 거래에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상 유기징역이나 거액의 벌금을 내야 한다. LG복지재단 이사회는 구 대표의 ‘부정 거래 의혹’ 논란에도 지난 5월 구 대표의 A사 주식 증여 가부를 결정하는 ‘보통재산 수증의 건’ 등을 상정했다. 다만 당시 이사회는 “추후 재논의하기로 했다”며 수증 의결을 보류했다. 이후 구 대표는 지난 7월 자신이 보유한 현금(13억원2천500만원)과 토지매매 계약 권리(14억3천만원) 등 144억5천500만원 상당을 기부하기로 했다. 해당 안건은 구 대표의 자택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통과됐다. 구 대표의 부정 거래 의혹이 논란을 빚고, 해당 주식의 재단 기부 시도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증여 결정 배경에 대한 여러 의혹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석연치 않은 주식 증여 결정에 대해 향후 사법처리 등에 대응하는 차원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금융당국 감시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재단 기부를 통해 사법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불법 행위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얻어 조성한 재산을 기부 행위를 통해 이전하면 양형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시시비비를 가리더라도 법원의 최종 판결까지 이어지면서 정상 참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단이사회가 구 대표의 주식 기부를 찬성이나 반대 의결하지 않고 재논의하기로 한 점도 석연치 않다. 차후 언제든 주식 기부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구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A사 주식이 어디에 귀속돼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통상 주식도 현금과 마찬가지로 계좌 간 입출고 거래가 가능하다. 주식의 계좌간 거래 업무를 담당했던 증권사 한 직원은 “일반적으로 상대방 주식 계좌를 알면 현금을 이체하듯이 자신의 계좌에서 타 계좌로 출고 거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구 대표가 보유한 A사 주식이 이미 재단 측 계좌로 넘어갔을 가능성도 있지만 재단은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더욱이 재논의를 결정하며 부담을 덜어낸 재단이사회가 구 대표의 주식 증여를 다시 판단해 수증 의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법조계 한 인사는 “부정 거래 의혹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한 차례 심의를 보류하는 등 심사숙고했기 때문에 이사회 구성원 입장에서는 수증 의결을 결정하더라도 법적 부담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잡음 이는 LG복지재단, 내년 경기도 정기점검 예정 한편 구 대표의 LG복지재단 운영과 관련한 잡음이 지속되면서 내년으로 예정된 경기도의 재단 정기점검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주무관청은 매 3년차마다 정기점검을 하고, 현안이 발생한 경우 수시점검을 할 수도 있다. LG복지재단(전 럭키금성복지재단)은 지난 1991년 고(故) 구자경 LG그룹 회장이 초대 회장이 설립한 이후, 지난 30여년 간 LG의인상 선정과 소외계층 지원 등을 통해 국내 대표 사회복지법인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현행 사회복지사업법 22조(임원의 해임명령)에 따르면 주무관청인 시·도지사는 회계부정이나 인권침해 등 현저한 불법행위나 그 밖의 부당행위 등이 발견됐을 때 임원의 해임을 명령할 수도 있다. 지난 2022년 4월 취임한 구 대표는 내년 3월 말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빛바랜 시장 속 빛나는 가게… 장볼때 ‘女기어때!’ [장다르크 이야기①]

여성의 경제활동은 최근 10년간 단 한 차례도 빠짐없이 증가하고 있다. 2013년 2천157만6천명이였던 여성 근로자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전체 근로자(4천540만7천명)의 절반이 넘는 2천304만5천명을 기록했다. 이렇듯 우리나라 노동계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 근로자들은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나의 이름’으로 불리며 하루를 살아간다. 생때같은 아이를 두고 나오는 속상함, 아이들이 커갈 때 옆에 있어 주지 못한 미안함이 오히려 마음을 다잡고 굳세게 만드는 원동력이 돼 준다는 우리 ‘엄마’들. 나의 이름을 잃어버리고 일생을 살아온 이들은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어느새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으로써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한민국 유통의 근간이 돼 주고 있는 전통시장. 그 속에서 빛나는 여성 상인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해 발표한 2022년 전통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전국 전통시장 수는 1천388개로, 경기, 인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383개(27.6%)가 자리했다. 이 기간 전국 전통시장 종사자는 31만6천315명으로 조사됐다. 2019년 전체 시장상인 중 63.4%, 약 20만명에 이른 전통시장 여성 점주는 2020년에도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처럼 유통산업의 뿌리 역할을 하는 전통시장. 그 속에서 새벽 이슬이 마르기도 전에 문을 열고, 늦은 밤 고생한 서로를 토닥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장의 엄마’들. 이들의 삶이 녹아 있는 전통시장을 찾아 여성 상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본다. ■ 첫 번째 場다르크. 양평의 ‘이불박사’ 홍성옥 대표(69) 이야기 전통시장을 지켜온 여성 상인을 만나기 위해 기획취재반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양평 물맑은시장. 장대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홍성옥 자미온 대표(69)는 가게 문 밖까지 나와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홍성옥 대표는 켜켜이 쌓여있던 이불 더미를 재빨리 밀며 자리를 권했고, 어깨에 떨어진 빗물을 털어내기도 전부터 홍 대표의 수다가 시작됐다. 양평 물맑은시장에서 37년째 이불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불 박사’ 홍성옥 대표는 용도별, 계절별 이불 추천은 물론 얼굴만 보면 취향도 알아차리는 명실상부 이불 전문가다. 이런 홍 대표는 사실 이불 박사이기 전 한 평생을 양평 물맑은시장에서 살아온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이기도 하다. 홍성옥 대표는 “내가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내가 이 시장이랑 역사를 같이 했다고 봐도 되지. 나야 뭐 여기서 나고 자랐으니까. 1956년에 양평에서 태어났는데 그때 아버지가 이 시장에서 쌀가게를 하셨어. 그래서 걸음마 떼고 나서는 아버지 보러 시장도 자주 오고. 그땐 내가 시장에 뜨면 그렇게 아줌마 아저씨들이 너무 귀여워해 주고 그랬지”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홍 대표는 “내가 어렸을 때야 시장이 최고였으니까. 물건도 많고 가격도 저렴하고. 그러다 보니 사람이 물밀듯이 많았지. 오죽하면 점포가 없어서 가판을 두고 장사하는 분들도 있었고 서로 부딪히고 밀리면서도 장을 봤으니까. 명절이라도 되면, 말도 못 하게 사람이 많았어.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모였다고 할 정도였다니까.” 그가 어렸을 적 양평 물맑은시장은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큰 소리로 손님을 끌어모으던 상인들과 그 사이에서 유심히 물건을 고르는 손님, 그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다니던 배달 오토바이까지 어우러져 때론 위험하기도 했지만 매일이 장날인 것처럼 북적이는 그 느낌이 좋았다고 한다. 결혼 후 이불 가게를 개업했을 무렵 전통시장에는 ‘여성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또래 여성 점주가 운영하는 가게가 늘기 시작했고, 그때 홍 대표에게는 언제, 어떻게 친해진 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자매 같은 존재들이 생겨났다. 홍 대표는 “피를 나눈 자매는 아니지만, 함께 구슬땀을 나눈 사람들이 생겼고 힘들 때 곁에 있어 주고, 기쁠 때 손뼉 쳐 줄 수 있는 언니 동생이 수십명”이라며 호탕한 웃음을 뱉었다. 이런 시원시원한 성격에 시장 상인은 물론 손님과도 끈끈한 관계가 됐다. 시대 흐름에 따라 인근에 크고 작은 할인점들이 들어설 무렵 찾는 이가 줄긴 했지만, 홍 대표와 시간과 추억을 나눈 단골들은 여전히 시장으로 발길을 옮긴다고 한다. 20년, 30년 시장을 잊지 않고 찾아주는 단골에게 고마운 마음이 큰 홍 대표는 평생을 함께한 물맑은시장이기에 ‘손님을 끌어모아 시장을 지키자’는 마음으로 쉬는 날도 줄여가면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홍 대표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양평 물맑은시장을 떠나본 적이 없을 정도로 시장은 나한테 또 하나의 집 같은 곳이야. 어쩌면 시장에서 보낸 시간이 집에서 보낸 시간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고. 지금이야 시장을 대신할 수 있는 곳이 많다지만, 그래도 시장은 다른 곳들이랑은 다르게 ‘사람 냄새’가 나잖아. 정겹고 편안하고. 어떻게 보면 내 인생이라고도 볼 수 있는 전통시장이 오래도록 살아남아서 다음, 그다음 세대랑도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맺었다. ■ 두 번째 場다르크. 안성의 ‘패션왕’ 최인영 대표(67) 이야기 다음 여성 상인으로는 안성에 위치한 안성맞춤시장에서 10년째 옷 가게를 운영하는 최인영 패션왕 대표를 만나봤다. 최인영 대표는 올해로 67세, 여성 상인 중 나이로는 선임이지만, 옷 가게 패션왕을 운영한 지는 아직 10년밖에 안 된 ‘맏내’(막내 같은 맏이를 일컫는 신조어)다. 시장에서 가게를 연 지 10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10년 동안 정말 많은 것이 변했다고 한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동안 가게를 운영했지만, 아직 사업경력으로는 시장에서 오래됐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업력 선배들이 많다”면서 “10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코로나19 같은 온갖 일을 겪었어도 시장 선배들에게 배울 것도 많다”고 한다. 10년 전 적지 않은 나이에 그가 시장에 들어선 건 ‘꿈’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원래는 직장인이었어. 그냥 일반 회사. 부족할 것도 넘칠 것도 없이 그저 물 흐르는 대로 살았는데, 아이 낳기 전에는 부업도 하고 했다가 나이를 먹을수록 ‘내 일을 하지 않아 그런지 무능력하다’라는 느낌을 받았지. 그런 기분이 좋지 않기도 했고 그래서 우울해지니까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아, 엄마이기 전에 인간으로서 내 일을 해서 보탬이 돼야겠다. 그런 생각을 해”라고 말했다. 꿈 하나로 뛰어든 옷 장사였기에 시작이 쉽진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함께 고생하는 주변 여성 상인들과 단골들을 보면서 마음의 안식처를 찾았고, 최 대표에게 안성맞춤시장은 단순히 일터가 아닌 여러 의미를 지닌 공간이 됐다고. 최 대표는 “일만 하려고 출근하면 못 버텨.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간단한 요깃거리도 챙기고, 오늘은 반찬가게 사장님네 들려야지, 내일은 신발가게 사장님네 들러야지 이런 소풍 가는 마음으로 다니니까 벌써 가게를 연 지 10년이나 흘렀지”라고 했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던 그는 “글쎄. 가게 문을 열었을 때를 생각해 보면 그때만 해도 참 여자에 대한 인식이 고리타분했지. 여자는 배움이 짧다. 어디 여자가 감히. 뭐 이런 말들 있잖아. 그런 말이 이상하지 않을 때였으니까. 근데 10년밖에 안 지났는데 요즘 그런 말 하면 못 쓰는 세상이 됐잖아”라며 웃음 지었다. 개인 사업을 하는 남편이 종종 거들 때도 있지만, 남편이 바쁠 때면 시장 사람 간 도움을 품앗이하면서 더욱 끈끈해지기도 한다. 그는 “남편이 사업하면서 바쁘니까 갑자기 옷이 배달오고 그러면 주변 상인들이랑 영차영차 하면서 옮기고 그러지. 시장 사람들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끔 하곤 해. 여자들이라 다들 처음에는 눈치 보면서 시작했겠지만, 지금은 서로에게, 이 시장에 없으면 안 되는 존재가 됐으니. 내가 어렸을 적엔 여자가 일을 한다는 게 어려웠잖아. 애도 키워야 했고. 그런데 지금은 여자들이 가진 재주를 원 없이 부릴 수 있는 시대가 됐으니 얼마나 좋아”라고 말했다. 장사를 하면서 쏜살같이 지나간 10년 동안 최 대표는 크게 느낀 점이 있다고. 최인영 대표는 “어떻게 보면 사회적으로 ‘여자는 나약하고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이 강했던 거 같아. 그렇게 세상 안에서 온실 속 화초 취급을 받던 여자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니 세상을 오히려 더 윤택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여자는 강해. 물론 나도 강한 여자고”라고 말하며 눈을 반짝였다. 기획취재반

소진공, 소상공인 지원 강화 위해 유관기관과 협력 강화 워크숍 가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돕는 종합대책의 효과적인 안착을 위해 경기지역 관계기관이 뭉쳤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기남부지역본부(본부장 김원중)는 지난 13일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합동으로 경기지역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의 원활한 안착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워크숍에는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중부지방국세청, 중소기업유통센터 등 유관기관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워크숍에서는 소상공인이 필요한 서비스를 한 번에 안내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상공인 종합정보 원스톱 플랫폼’의 취지, 추진 방향 및 유관기관 협조 요청사항이 공유됐다. 각 기관은 담당 지원내용을 설명하고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워크숍 종료 후에는 원스톱 플랫폼 운영 목적의 핫라인 구축 등을 논의했다. 박신옥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과장은 “이번 워크숍은 경기지역 소상공인과 관련이 깊은 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는 매우 뜻깊은 자리였다”며 “향후 소상공인들이 필요한 지원사업을 몰라서 못 받는 일이 없도록, 유관기관과 협업해 ‘소상공인 정책정보 원스톱 플랫폼’을 차질 없이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수원농협, 고향사랑기부제로 ‘농산물 소비·지역 재정’ ↑

수원농업협동조합(수원농협)이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한 지역농산물 소비 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주시농협과 손을 맞잡았다. 수원농협은 19일 수원농업협동조합 본점에서 제주시농협과 고향사랑기부제 기탁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염규종 수원농협 조합장, 박상웅 상임이사 등 수원농협 관계자, 전종근 농협중앙회 수원시지부장과 고봉주 제주시농협 조합장을 포함한 제주시농협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각 농협은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모은 기탁금 총 4천600만원에서 2천300만원씩을 각 지자체에 전달했다. 기탁금에 대한 답례품으로는 각 조합의 농업인이 생산한 품목이 선정됐다. 수원농협은 제주 농민이 생산한 제주레몬 100을, 제주시농협은 수원 농민이 생산한 수원 대표 쌀 정다미를 답례품으로 받으며 지자체 재정 확충은 물론 농업인의 이익까지 도모하는 일석이조의 행사를 진행했다. 기탁식 이후에는 최근 쌀 소비 감소로 시름하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한 ‘제주시 농협 아침밥 먹기 캠페인’ 업무협약식이 진행됐다. 수원농협과 농협중앙회 수원시지부는 수원지역에서 생산한 쌀과 가공제품을 판매처와 연결·배송 편의 등 제주시농협에 제반사항을 지원하며 제주시 농협의 아침밥 먹는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제주시 농협은 수원지역에서 생산된 쌀 및 가공제품을 각종 행사와 모임의 기념품·간식 등에 사용, 건전한 쌀 소비문화 정착을 위하여 홍보활동 및 캠페인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염규종 수원농협 조합장은 “제주시 농협과 수원농협, 농협중앙회 수원시지부는 보유한 역량과 자원을 활용해 조합원의 건강 증진을 위한 건전한 쌀 소비문화를 정착시키고, 쌀 산업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세 보증사고' 1~7월 1만4천여건…올해 벌써 3조원 ↑

집주인이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아 발생하는 ‘전세 보증사고’ 금액이 올해 들어서만 3조원 규모를 넘어섰다. 1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3조81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2천637억원)보다 36.1%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전세보증 사고건수도 1만4천250건에 달한다. 보증사고액을 월별로 보면, 2월(6천489억원을) 이후 4개월간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으나 지난달(6월 3천366억원→7월 4천227억원)부터 다시 증가세를 띄었다. 여기서 ‘전세보증’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내어주지 않을 때 HUG가 자체 자금으로 먼저 세입자에게 반환한 뒤 2∼3년에 걸쳐 구상권 청구와 경매를 통해 회수하는 상품을 말한다. 세입자의 전세금 반환을 요청받은 HUG가 올해 상반기 투입한 대위변제액은 2조4천177억원이다. 이 역시 지난해 상반기 대위변제액 1조6천506억원보다 46.5% 늘어난 것이다. HUG는 올 상반기까지 만기가 돌아온 전세계약의 보증 사고율이 높게 나타났으나, 하반기부터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집값 등이 정점이던 2022년 5~7월 맺어진 전세계약의 만기가 지나면 빌라 역전세 문제가 어느 정도 가라앉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올해 7월의 경우 전세보증 잔액이 늘어 보증사고액 또한 증가한 것으로 HUG는 보고 있다. 한편 ‘전세사기 피해’가 번지면서 경기도는 올해 상반기 공인중개사 점검을 진행, 그 결과 전세사기 가담이 의심되는 293개소(313건)를 적발한 상태다.

‘순이익 1조 클럽’ 눈앞 메리츠화재…“기업가치 제고 필수”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올해 상반기 누적 실적이 잇달아 공개되면서 메리츠화재의 올해 순이익 규모가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상반기 누적 역대 최대 규모인 9천977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 클럽’에 육박하는 실적을 일궜다. 이에 따라 올해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등 경쟁사와 순이익 규모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업가치 제고가 필수적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손보) 5개 중 메리츠화재의 상반기 순이익은 9천9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3% 증가했다. 이는 메리츠화재의 상반기 순이익 규모 중 역대 최대치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에 이어 국내 손보사 중 3위 수준의 순이익 규모를 보였지만 삼성화재(1조3천144억원)와 DB손보(1조1천241원)의 뒤를 바짝 추격했다. 현대해상(8천330억원)과 KB손보(5천720억원)는 메리츠화재의 뒤를 이었다. 특히 전기(1분기)와 비교해 2분기 순이익이 증가한 손보사는 메리츠화재가 유일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1분기 4천909억원에서 2분기 5068억원으로 3.2% 증가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2분기 순이익이 611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8% 감소했고, DB손보는 2분기 5천407억원으로 1분기보다 7.3% 줄었다. 메리츠화재의 순이익 증가는 새롭게 적용된 회계제도 ‘IFRS17’ 도입과 맞물려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시장 대응 전략이 유효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신규 계약을 통해 얻은 보험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고, 장기보험 손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천500억원 증가했다고 메리츠화재는 설명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IFRS17 도입 이후 격화된 장기보험 출혈 경쟁에 동참하기보다는 적자 상품을 최소화하고, 수익성 있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질적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전반적으로 경쟁 손보사들의 선방도 두드러졌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3천억원을 넘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증가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 실적 증가에 대해 “보험금 예실차 개선과 양호한 투자손익으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DB손해보험은 상반기 순이익이 1조1천24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2% 늘었다. DB손해보험은 “운전자보험과 간편보험 등 상품경쟁력을 기반으로 보장성 신계약이 성장함에 따라 CSM(보험계약마진)이 증가했다”라며 “의료파업 등에 따라 장기위험 손해율이 개선됐다”라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8천33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7.6% 급증했다고 밝혔다. 반기를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KB손해보험의 상반기 순이익은 5천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늘었다. 역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손보사들이 대체로 역대급 실적을 경신한 데는 지난해 새 회계제도 IFRS17 도입에 따라 CSM(보험계약마진) 확보를 위한 장기인보험 판매에 집중한 결과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한 계약을 통해 미래에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현재 가치로 추산한 값으로 IFRS17이 도입되면서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회계상 CSM은 부채로 인식했다가 계약 기간이 지날수록 일정 비율을 상각해 보험수익으로 반영한다. 보험사들이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에 혈안이 돼 있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순이익 면에서 상위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타 업체를 따돌리기 위해서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견조한 지표를 바탕으로 하반기까지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손보사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배당 증익 안정성을 담보할 높은 자본여력, 낮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을 보유한 보험사가 주주환원 정책의 가시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메리츠금융지주는 올해 실적 공시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계획 이행 현황’을 공유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사주 매입·소각률이 15.1%로, 당사 요구수익률인 10%보다 월등히 높다고 메리츠금융은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10회 맞은 쌀의 날…경기米, 든든한 한끼!

매년 8월18일은 쌀의 날이다. ‘쌀의 날’은 한자 쌀 '미'(米)를 숫자 8(八), 10(十), 8(八)로 풀이해 쌀 한 톨을 얻기 위해 농부의 손길이 여든여덟번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아 8월18일로 지정됐다. 농업인의 노고에 감사하는 날인 ‘쌀의 날’이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가운데, 최근 쌀 생산 농가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간 쌀소비량이 크게 줄어든 데다 판로마저 여의찮아 쌀을 소비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 국민 1인의 연간 쌀소비량은 56.4kg으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30년 전인 1993년(110.2kg)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산지 쌀값도 올해 초 80㎏(한 가마)에 20만원대에서 이달 17만원대로 떨어졌다. 이렇듯 쌀 소비가 줄고 그로 인한 농업인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농협중앙회 이를 해결하고 범국민 쌀 소비를 촉진하는 내용의 전국적인 ‘쌀 소비 촉진 캠페인’을 펼쳐오고 있다. 우선 농협중앙회는 지난 7일 본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구내식당 아침밥 먹기 운동’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8일 열린 ‘2024 호찌민 국제 식품·음료 전시회’에선 우리 쌀 홍보에 열을 올렸다. 농협은 전시회에서 홍보관을 운영해 베트남 주요 수출 품목인 쌀과 쌀을 가공해 만든 과자, 약과, 떡, 즉석밥 등 가공식품 등을 선보이며 해외 판촉 강화 및 신규 수출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와 함께 수원에 있는 국립농업박물관에서는 색다른 쌀 소비 촉진 운동이 진행 중이다. ‘밥심 쌀심! 쌀벤져스 요리교실’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유아, 초등학생, 성인 및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지난 7월부터 운영 중이며, 밥과 쌀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국민의 주식인 쌀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쌀 중심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목표로 한다. 또 최근 연간 쌀소비량 감소에 따른 쌀 생산 농업인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판로 개척에 나섰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쌀 소비와 쌀 가공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쌀의 영양학적 가치를 재조명해 쌀에 대한 오해를 풀고, 한국형 건강한 식습관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또 14일에는 중구 한국의 집에서 쌀의 날 10주년 기념식을 열고 농협중앙회를 비롯한 5개 협동조합이 쌀 소비 확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쌀 산업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전 국민의 균형 잡힌 식습관 형성을 위해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도 정부와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의 협약도 이어오고 있다. 경기농협은 지난달 22일 수원 광교테크노밸리 경기R&DB센터 앞 광장에서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경기米로 든든한 한끼! 아침밥 먹고 米인되세요!’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날 캠페인에는 박옥래 경기총괄본부장, 김민자 경기본부장(NH농협은행), 김현일 경기노조위원장 등 경기농협 직원 20여명이 참석해 푸드트럭에서 만든 따뜻한 주먹밥과 백설기, 식혜를 나누며 우리 쌀 소비 촉진과 아침밥 중요성을 홍보했다. 같은 달 23일에는 제주시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경기미(500g) 소포장 쌀을 나눠주고 경기미로 만든 아침밥을 제공하며 내방 고객을 대상으로 우리 쌀 소비 촉진 캠페인을 전개했다. 또 경기미로 만든 아침밥을 먹으면 두뇌 회전에 필요한 당질을 공급해 창의력, 기억력, 집중력, 학습력을 향상하고, 과식과 폭식을 막아 비만 예방과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알렸다. 이달 8일에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관내 농·축협 상임이사(전무) 161명과 함께 우리 쌀 소비 촉진 결의대회를 열고 범농협 쌀 소비 촉진 운동에 앞장설 것을 약속했으며, 다음날인 9일에는 홍수환 前 복싱선수를 ‘아침밥 먹기 운동’ 홍보대사 위촉해 보다 적극적인 쌀 소비 촉진 운동을 전개할 것을 다짐했다. NH농협은행 경기본부는 현재 지역 내 31개 시군을 돌며 푸드트럭에서 만든 주먹밥과 식혜를 나누는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200여개 영업점에 ‘우리 쌀 소비 촉진’ 현수막 게시, 대고객 홍보 사은품으로 쌀(가공식품) 사용, 결식아동,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에 쌀 기부 등 약 10억원 상당의 쌀 소비 촉진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경기농협은 인천경기기자협회, 한일사료, 씨앤지하이테크, KT 등과 쌀 소비 촉진을 위한 MOU를 체결한 뒤 ‘동행기업과 함께하는 우리 쌀 나눔 행사’를 가졌다. 위 협약을 통해 이들 기관은 각각의 역량과 자원을 토대로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아침밥 먹기 캠페인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지역농협별 행보도 눈에 띈다. 용인 기흥농협은 지난 5월 ‘함께 나눔 사랑의 여름 김치’ 행사를 열어 직접 만든 김치와 용인 백옥쌀 4kg 100포대를 지역 내 취약계층인 독거노인과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했으며, 포천 관인농협은 6월 농협 농가주부모임과 함께 떡 만들기 클래스를 열어 쌀 소비는 물론 하나 되는 지역사회를 도모했다. 팽성농협은 대한노인회 평택시지회와 관내 경로당에 평택 쌀을 공급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과잉 재고로 시름을 앓고 있는 경기도 양곡 농가도 쌀을 소비할 수 있는 계기와 함께 평택시 관내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은 품질이 우수하고 맛있는 평택 쌀로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양평군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은 양평군, 경기도주식회사와 함께 참드림쌀 4톤을 미국에 수출하며 지난해 호주에 이어 두 번째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이뤄냈다. NH농협 안산시지부와 하남시지부는 이달 8일 안산시청과 하남시청 본관 앞에서 시청 직원을 대상으로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실시했으며, 성남시지부는 성남시체육회와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아침밥 먹기 MOU를 체결, 건전한 쌀 소비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함께 하기로 했다. 박옥래 농협중앙회 경기본부장은 “우리나라 농가의 약 40%가 쌀농사를 짓고 있을 만큼 쌀은 우리나라 농업의 근간이자 우리 국민의 주식”이라며 “경기농협은 지금이 쌀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골든타임이라 생각하고 1인당 쌀 연간 소비량이 증가세로 돌아서 농업인들이 웃음 질 수 있도록 아침밥 먹기 운동 등 쌀 소비 촉진 활동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식사비 상향 움직임… 기대반 우려반

정부가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의 식사비 한도를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하는 개정안을 예고한 가운데 법의 영향을 받는 업계는 신중한 모습이다. 고물가 장기화로 외식 경기가 악화하고 소비자의 발길이 줄어든 가운데, 상향된 식사비 한도가 경제 활력을 되찾아 줄 것이라는 기대와 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 16일 수원시청 인근에 위치한 인계동의 한 식당. 정갈한 한정식 한 상을 내놓는 이 식당은 주력 메뉴의 단가를 맞추며 가격이 자연스레 상승했지만, 지난 2015년 개업 반년 만에 김영란법이 시행되며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이후 2만원 안팎의 메뉴를 새로 만들어 손님을 맞으면서도 이익이 나지 않아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사장 이모씨(67)는 이번 김영란법 식사비 인상으로 조금은 숨통이 트일 거라는 기대가 생겼다. 그는 “음식 가격을 바꿀 수는 없지만 기존 메뉴 중 3만원이 넘는 메뉴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질 거 같다”며 “가격 내에 다채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메뉴를 다양화하는 방향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도청, 시청 등 공공기관 근처에 자리 잡은 식당들은 고물가에도 가격을 올리지 못해 애먹었던 것이 해소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지만, 섣부른 가격 인상으로 오히려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음식점 사장 최모씨(61)는 “원재료 가격 등 물가가 계속 올라도 3만원이라는 선을 넘게 되면 손님이 끊길까 가격을 올릴 수 없었다”면서도 “이번 김영란법 식사비 상향으로 가격을 올릴 수야 있겠지만 되려 너무 부담스러워 발길이 끊길까 눈치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상린 한양대 유통연구센터장은 “이번 개정안은 액수 차이가 작고 이미 물가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늦은 감이 있는 결정이지만, 자유롭게 식사할 수 있는 심리적 효과를 줄 것으로 본다”며 “세태가 변할 때마다 상시로 상한선을 개정할 게 아니라 김영란법의 취지를 살린 근본적인 문제 해결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식사비 완화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는 선물용 농·축·수산물의 상한 가격을 평소에도 30만원까지 상향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5만원으로 설정된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선은 명절 기간에만 상한액을 30만원까지 허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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