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만평] 감당할 수 있겠나...?

[사설] 경기남부광역철도, 지금은 논쟁할 여유조차 없다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도 경기남부광역철도 논쟁에 가세했다. 일부 시장들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들이 부정확한 주장을 퍼뜨려 도민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도 사업의 정치화를 중단하라고도 밝혔다. 경기남부광역철도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3·4차 국가철도망계획에도 16개, 21개 계획이 반영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자신했다. 지난 6일 김동연 경기지사가 강조한 것도 이 부분이다. 당시 김 지사 설명은 도민 청원에 대한 답변이었다. 청원은 ‘경기남부광역철도 추진’을 물었다. 김 지사는 “일부에서 왜곡된 정보로 도민을 불안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고 부지사의 주장은 이런 김 지사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사업 불발’을 조장하는 일부 시장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도 넘은 도정 흔들기가 되레 경기남부광역철도 사업을 그르칠까 걱정이라고도 했다. 용인·성남시장은 여전히 불신을 표하고 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김 지사의 설명은) 책임회피용 변명”이라고 비난했다. 신상진 성남시장도 “실제로는 GTX 플러스 사업 실행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고 부지사의 주장이 상황을 더 정치화시킨 측면이 있다. 침묵하던 수원시까지 논쟁에 끌어들인 역작용이다. “사업비 및 수요, 경제성 검토를 위한 용역은 수원시에서 뒷받침까지 했다”고 한 대목이다. 이상일 시장이 반박했다. “용역은 용인·수원·성남·화성시가 1억원씩 각각 부담해 공동 발주한 것이고, 수원시가 대표로 발주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분은 이 시장의 주장이 맞다. 해당 용역은 4개시가 분담한 비용으로 실행한 공동 용역이었다. 상황은 엉뚱하게도 수원·화성시민들 사이에도 ‘우리 입장은 뭐냐’는 목소리로 번졌다. 지역 철도 사업도 소속 정당의 유•불리로 침묵하는 것이냐는 지적이 등장한 것이다. 사실 이 문제가 복잡할 건 없다. 경기도지사 입장은 ‘잘되고 있다’고, 용인·성남시장 입장은 ‘어려워졌다’다.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되느냐 여부로 결판 나는 일이다. 포함된다면 용인·성남시장이 왜곡한 것이고, 제외된다면 김 지사가 거짓말한 것이다. 철도를 원하는 지역민에게는 그렇게 간단하다.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2026~2035년 추진될 사업이다. 이르면 상반기에 나온다. 얼마 안 남았다. 고 부지사가 “사업을 그르칠까 걱정”이라고 했다. 지금은 그렇다. 논란을 키워 경기도에 득 될 것 없다. 국토부로 갈 지푸라기라도 잡는 게 급하다. 그게 지금 일이다. 거짓말 공방은 결과 보고 해도 늦지 않다. 예상컨대 어차피 한쪽에는 치명타다.

[사설] ‘빈집 팬데믹’의 시대... 위축(萎縮)사회의 아이러니다

‘빈집’이 지역의 골칫거리로 처음 등장한 곳이 부산이다. 특히 바다 하나 건너 영도구 일대가 심각하다. 여기도 연간 100만명 넘는 관광객의 ‘핫플’이 있다. 그러나 길 건너엔 금방 무너질 듯 쇠락한 동네가 공존한다. 2023년 기준 부산 빈집이 11만4천245채다. 5년 사이 15% 늘었다. 전체 주택 수의 9%, 열 집 건너 하나가 빈집이다. 부산시는 물론 구·군들도 빈집 태스크포스를 꾸리는 중이다. ‘빈집 팬데믹’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처음 한두 집에서 시작해 빠르게 번져간다. 빈집이 생기면 이런저런 피해가 옆집으로 넘어온다. 동네 탈출 현상도 빚어진다. 사회적 경제적 투자도 멈춰선다. ‘깨진 유리창’으로 설명하는 이들도 있다. 상점가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빠르게 슬럼화한다는 이론이다. 보통 일이 아니다. 인천에서도 점점 늘어난다고 한다. 미추홀구 도화동이나 동구 만석동 등에서는 10년 넘은 빈집도 많다. 세월과 함께 낡아 언제 무너질지 모를 지경이다. 온갖 쓰레기가 마당을 넘쳐 골목길까지 막는다. 고령화와 인구 유출이 많은 원도심에서 더하다. 주민들은 우후죽순격이라 한다. 현재 인천 전체 빈집은 2천962채에 이른다. 이들 빈집은 중구가 28.7%로 가장 많다. 다음 부평구, 미추홀구, 동구 등의 순이다. 72%는 원도심에 있다. 그중에서도 노후 저층 주거지에 몰려 있다. 한곳에 빈집들이 몰리면 지역 공동화가 진행된다. 이런 빈집밀집구역에 몰려 있는 빈집이 661채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 빈집은 인근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한다. 나아가 이웃들의 정주여건을 급속히 떨어뜨린다. 구조물 상태가 나빠 당장 철거해야 할 3·4등급 빈집도 1천여채에 이른다. 그러나 지자체들의 빈집 정비는 지지부진하다. 소유주의 동의 등 절차가 많다. 연락이 안 닿거나 재개발 등의 기대로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5년간 철거 및 개량, 안전조치 등이 이뤄진 빈집이 253채에 그쳤다. 주차장, 소공원, 쉼터 등 공공공간 활용은 138곳뿐이다. 남동구가 3년간 무상 사용 동의를 얻어 동네 개방주차장으로 만든 것이 가장 최근 사례다. 일본은 우리보다 더 일찍 빈집 사태가 시작됐다. 선진국병의 하나인가. 과거 경제도 인구도 성장 일변도이던 때는 없던 걱정이다. 그러던 성장사회가 어느 사이 급속히 위축(萎縮)사회로 돌아선 것이다. 내 집 마련은 더 힘겨워지는데도 한편에선 버려진 빈집이 골칫거리다. 위축사회의 아이러니다. 인천시가 ‘빈집세’ 도입을 고민 중이라고 한다. 결국 소유주의 관리책임을 엄격히 하는 수밖에 없다.

[지지대] 군(軍) 본연의 임무

군(軍)에겐 오래된 임무가 있다. 물리력으로 국가를 방어하는 일이다. 군은 합법적으로 물리력, 폭력을 쓴다. 예전에는 칼, 창, 화살 등 화약을 쓰지 않는 무기, 즉 냉병기(冷兵器)를 썼다면 현대는 화약을 쓰는 화기(火器)를 사용한다. 화기는 냉병기와 비교도 안될 만큼의 강력한 살상력을 지녔다. 대한민국 군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화력을 지녔다. 세계에서 보기 힘든 휴전 상황이 수십년간 이어지다 보니 군비를 축소하던 서방과 달리 한반도의 남북은 군비경쟁을 계속해 왔다. 이런 경쟁이 K-방산을 만들고 군을 강하게 무장시켰다. 군은 정부기관 중 합법적으로 물리력, 화력, 폭력 등 힘을 쓸 수 있는 집단이다. 군의 물리적 힘이 세다 보니 군은 국방부에 소속돼 민간의 통제를 받는다. 지상 최강의 힘을 지닌 조직은 문민 통제 속에서 국가방어라는 본연의 임무를 매일 수행하고 있다. 이런 바탕이 있어 우리의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한 달 동안 과거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을 경험하고 있다. 군통수권자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가 몇 시간 만에 이를 해제하고,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대통령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용산에서 공성전이 벌어졌다. 이런 와중에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참사가 또 일어났다. 이 모든 일이 한 달 동안에 벌어졌다. 우리가, 우리의 일을 제대로 수습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군의 성실함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르는 일을 정하는 동안 군은 충실하게 본연의 임무를 다하기 바란다.

[문화산책] 원도심, 문화예술로 유혹?

일상적인 송구영신이 어려운 시대를 지나고 있다. 어두운 밤거리에는 응원봉의 불빛이 한데 모이고 안타까운 참사로 수많은 이름들이 밤하늘 영롱한 별빛이 됐다. 전 국민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으려니와 뒤따르는 서민들의 현실적인 생활고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쇠퇴한 원도심 지역의 시장 상인, 자영업자들에게는 이번 겨울이 유난히 추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전쟁의 아픔을 딛고 빠른 경제 성장을 이뤄내면서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됐다. 그 뒤로 원도심의 쇠퇴라는 문제가 남아 있다. 신도시가 조성돼 인구가 분산되면서 원도심은 쇠퇴하고 도시 격차는 점차 벌어진 것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상권이 무너지면서 과거에 중심이었던 원도심은 그 기능을 잃고 쇠퇴한 지역이 됐다. 우리 사회는 원도심의 활성화를 위해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고 거리에 문화예술을 접목하는 등 여러 방안을 시도해 왔다. 필자가 살고 있는 지역만 해도 꽤나 여러 곳의 복합문화공간이 있다. 이러한 공간들도 역시 시민과 문화예술을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자 하는 목적에서 생겨났을 것이다. 하지만 취지와는 다르게 시민들에게 큰 공감을 얻지 못함에 따라 활용되지 않고 또 하나의 유휴공간이 돼버린 곳도 더러 있어 아쉬운 마음이 크다. 다른 예도 있다. 어느 시장 귀퉁이에서 연극 공연이 열렸다. 허름한 곳에서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이 공연은 주변 상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무대의 막을 내렸다. 눈물을 흘리는 상인들도 있었다. 원도심에도 문화와 예술에 대한 수요가 있음을 보여준 예시가 됐다. 이 사례는 거리 조성 사업에도 영향을 미쳐 문화의 거리가 만들어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간 복합문화공간을 우선적으로 만들면서 또 다른 유휴공간이 돼버리기도 한 몇 사례와는 달리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예술 콘텐츠가 문화거리 조성사업으로 확장된 일들은 원도심도 문화예술로 인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단,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공감을 얻고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담아내는 것이 중요한 성공 요인임을 강력히 시사한다. 올해에도 여러 지자체에서 문화예술을 접목해 원도심 지역을 활성화하거나 원도심의 빈 건물을 모집해 콘텐츠 창·제작기지로 조성하려는 계획을 언론을 통해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공간을 먼저 구성하고 그에 맞춰 콘텐츠를 모집하는 모양새다. 이미 정형적으로 지어진 건물에 창의적인 문화예술 콘텐츠를 끼워 맞추는 형국이니 일의 순서가 잘못된 것 아닌가.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콘텐츠’와 ‘공간’이 함께 기획될 때 문화예술과 원도심은 더 효과적으로 상호작용 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복합문화공간을 설계하기 이전에 원도심의 구성원, 문화예술기획자, 지역전문가가 함께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특색을 반영해 이 공간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 공간을 활용하는 사람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설계는 공간의 존재 의미를 퇴색시키며 자칫 새롭게 태어날 공간을 미래의 유휴공간으로 전락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술은 무형의 창의이며 문화는 자생적 흐름이다. 그리고 지역은 고유한 정체성을 가진다. 이러한 지역의 문화예술을 원도심의 재생과 접목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본질적인 특성부터 이해하고 그것을 잘 살려내야 한다. 공간이라는 유형의 결과물뿐만 아니라 콘텐츠 기획이라는 무형의 결과물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 지역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문화예술 콘텐츠가 기획되고 그것과 어울리는 공간이 존재할 때 원도심이 가진 특유의 매력을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인천시론] 짠물 당구 김가영

‘당구 여제(女帝)’ 김가영 선수의 활약이 갈수록 눈부시다. 지난달 강원 정선군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2024’ 대회 여자부(LPBA)에서 우승한 그녀는 이로써 2024년 5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일궜다. 또 이 ‘하이원리조트’ 대회에서 결승전을 끝낼 때까지 30연승 기록도 세웠다. 이는 프로당구 남자부(PBA)에도 아직 없는 신기록이라고 한다. 포켓볼로 시작했다가 3쿠션 선수로 변신한 그녀에 대해 “여자 당구에서는 적수(敵手)가 없다”는 말이 돈 지 이미 오래다. 이렇듯 큰 활약을 하고 있으니 그녀는 이제 기억조차 못하겠지만, 나에게는 그녀와 했던 재미있는 인터뷰의 추억이 있다. 24년여 전인 2000년 10월, 그녀가 인천여자정보산업고 3학년에 재학 중일 때 신문기자로 그녀를 만났다. “당구를 기가 막히게 잘 치는 여고생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취재를 위해 찾아간 곳은 동인천에 있던 ‘김가영 당구장’. 딸의 대성(大成)을 원했던 아버지는 자신이 운영하는 당구장에 딸의 이름을 붙였고, 당시 그녀는 이미 여자 포켓볼 분야에서 4년째 국내 1인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서울에서 태어났으나 인천에서 초·중·고교를 다닌 그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당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한창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나이에 당구에만 매달리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연습을 많이 했는데 경기가 안 풀리거나 게으름을 피우다 아버지에게 무섭게 혼이 날 때는 다 그만두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나 ‘최고가 되고 싶은 욕심’을 버릴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동안 당구에 투자한 만큼 투자할 만한 다른 일을 못 찾겠고, 기왕 이만큼 투자했으니 본전은 찾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했다. 당시 4구 당구는 700점 수준이었던 그녀는 매일 당구장에서 훈련을 하던 중에 오빠나 아저씨뻘 손님들과 자주 시합도 했다. 그러고는 정말 이유를 모르겠다며 두 가지를 물어 왔다. ‘남자들은 왜 경기에 지면 졌다고 깨끗이 인정을 하지 않느냐’는 것과 ‘당구장에서 왜 짜장면을 시켜 먹느냐’는 것. 대개 4구 150~200점, 잘 쳐야 300점 정도인 남자들이 어린 여학생이라고 우습게 보고 경기를 요청했으니 무참히 깨질 수밖에 없었다. 그럴 때마다 하나같이 “오늘은 이상하게 공이 안 맞는다”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남자의 자존심’을 끌어대 어찌어찌 설명했지만, ‘당구장과 짜장면의 오묘한 조화(調和)’는 도무지 설명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꼭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던 그녀는 이미 그 꿈을 이루고도 계속 정진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 인천 ‘짠물 당구’의 위력을 널리 알리고 있는 그녀가 자신을 키운 인천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으리라 믿고 싶다.

[함께하는 미래] F 학점도 아까운 F4 회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여하는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인 이른바 ‘F4 회의’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치 문제까지 깊이 관여하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최상목 권한대행이 대외신인도 하락과 국정 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F4 회의가 경제와 정치를 정상화하는데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기여하고 있을까. 시장의 평가는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유행어에 담겨 있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령이 발동되기 훨씬 전부터 해외투자자들은 물론이고 국내투자자들이 F4 회의를 불신임했던 것이다. 재정적자는 2년 연속 증가했다. 2023년 87조원, 지난해에도 30조원의 적자가 발생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정부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주택도시기금, 공공자금관리기금 등을 동원했다. 원화와 외화를 합친 외평기금 잔액은 2023년 말 기준 274조원이었다. 국세 수입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이 기금에서 2023년에 19조원, 지난해에도 4조원와 6조원이 각각 사용됐다. 환율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외국환평형기금의 축소는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시장의 냉혹한 평가는 ‘셀 코리아(Sell Korea)’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7~11월 미중 반도체 전쟁의 여파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 주식이 많이 매도됐다. 12월 이후에는 비상계엄령과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가속화시켰다.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이 지난해 7월10일에서 올 1월7일 사이 약 190조원 줄었다. 그 결과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외국인 지분도 같은 기간 3.08% 하락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내국인 투자자 속칭 ‘서학개미’의 해외 증권투자 증가다. 한국은행의 ‘2024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 잠정치’에 따르면 통계를 집계한 후 처음으로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액(9천969억달러)이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액(9천575억달러)을 제쳤다. 외국인과 내국인의 자본 유출은 원화 평가절하로 이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2월2일 이후 1천400원대를 지속하고 있다. 1990년 환율변동제를 도입한 이후 환율이 1천400원대를 3주 이상 지속했던 사례는 1997년 외환위기(1997년 12월9일~1998년 3월20일)와 2008년 금융위기(2008년 11월17일~12월9일)밖에 없었다. 이런 점에서 현재 상황은 금융위기 직전과 매우 유사하다. 이창용 총재의 주장과 반대로 현재 상황에서 F4 회의는 경제보다 정치를 더 고려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현재 가장 우려하는 문제는 경제정책이 아니라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는 한 어떤 경제정책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속한 사법 처리만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재판 과정이 길어질수록 탄핵의 경제적 충격은 커질 것이다. 지금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고] ‘일시정지’ 도로 위 생명 지키는 첫걸음

도로를 주행하다 종종 마주치는 일시정지표지판은 단순한 교통표지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 표지판은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 교통신호이며 준수 여부는 보행자의 생명과 직결된다. 하지만 일부 운전자는 여전히 이 법규를 준수하지 않거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이에 해마다 일시정지 위반 교통사고가 꾸준히 증가세에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일시정지는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행위다. 이러한 표지판은 특히 사고 위험이 높은 장소에 설치된다. 주로 도로가 만나는 교차로, 좁은 골목길, 시야 확보가 어려운 곳 등에 배치되는데 이곳에서는 차량 간 충돌이나 보행자와의 사고 위험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 같은 교통약자들은 도로를 빠르게 건너기 어렵다 보니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운전자는 일시정지표지판 앞에서 반드시 완전히 정지해야 하며 이후 좌우를 살피고 주변 상황을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속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차를 완전히 멈추는 행동을 통해 도로 위 사고를 예방해야 하는 것이다. 실생활에서 일시정지를 준수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은 운전습관을 따른다면 어렵지 않다. 꼭 숙지해야 할 간단한 네 가지 운전습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신호 및 표지판 확인’이다. 횡단보도의 보행신호와 일시정지표지판을 확인하는 것이다. 둘째, ‘감속 및 정지 준비’다. 우회전하기 전 교차로에서 속도를 줄이고 주변 상황을 살펴야 한다. 셋째, ‘보행자 확인’이다.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거나 건너려는 모습을 발견하면 반드시 정지해야 한다. 넷째, ‘보행자 통행 완료 후 출발’이다.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완전히 건넌 것을 확인한 뒤 진행하면 된다. 이처럼 일시정지표지판을 지키는 일은 단순한 법적 의무를 넘어 도로 위에서의 상호 배려와 책임감을 실천하는 기본적인 행동이다. 몇 초간 멈추는 작은 습관이 주변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오늘도 모든 시민이 일시정지표지판 앞에서 나부터 멈추며 도로 위의 약속을 지키는 하루를 만들어 가길 희망한다.

[천자춘추] 2024년 경기도체육회 성과

국가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때 우리 국민은 스포츠를 통해 희망을 키워 왔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정치적 악재로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과정에 충실하고 규칙을 엄수하며 결과에 승복함과 동시에 상대를 존중하는 ‘스포츠정신’에서 국민들이 희망을 찾듯 우리 정치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기체육의 2024년은 눈부신 성과의 연속이었다.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체육 웅도 경기도는 도민의 성원 속에 도와 도의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발판 삼아 ▲전국동·하계체육대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의 4개 전국대회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지난해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에서는 49개 종목 총 419개(금 141·은 108·동 170개)의 메달을 획득해 종합우승 3연패를, 제105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는 8개 종목 총 287개 메달(금 97·은 94·동 96개)로 종합우승 21연패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미래를 이끌어갈 꿈나무들의 무대인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는 총242개(금 87·은 61· 동 94개)의 메달을 획득, 종합우승에 해당하는 최다 종목 우승을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만들어냈다. 2024년을 빛낸 스포츠 메가 이벤트는 파리 올림픽이었다. 대회 첫날 여자 핸드볼팀이 독일에 극적인 1점 차로 승리하며 상승 분위기를 만들었으며 대회 2일 차 사격에서 경기도청 금지현 선수가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대한민국 첫 메달 획득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뒤이어 탁구 신유빈, 유도 안바울·이준환·김민종·김하윤, 양궁 이우석, 태권도 박태준, 역도 박혜정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경기도선수단의 라인업은 대한민국 선수단이 대회 시작부터 끝까지 선전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경기도 소속 선수단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10개 종목 9개 메달(금·은·동 4개)을 획득해 한국 전체(32개) 메달의 28.1%를 기록했다. 지난 제32회 도쿄 올림픽과 비교해 경기도선수단은 2배 가까운 메달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스포츠는 관심과 지원으로 성장한다. 경기도체육회는 지난해 여름 의정부에 북부지원센터를 개소, 남북부의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태릉에서 이전해 신설되는 국제스케이트장 유치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국제스케이트장의 경기도 유치는 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북부 체육학교 건립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체육 발전에 방아쇠가 될 경기도선수촌 건립은 현재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즉 과학화된 훈련으로 부상 없이 오랫동안 마음껏 운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은 성과를 내는 지름길이다. 또 2027년 제108회 전국체육대회의 개최지로 경기도가 확정됨에 따라 2028년 전국소년체육대회와 2029년 전국생활체육대축전도 순차적으로 경기도에서 치러질 예정이며 주개최지로 화성시가 선정됐다.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철저한 계획과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을사년 새해 ‘2025 토리노 세계대학경기대회’를 시작으로 첫 국제대회 메달 사냥에 나선다. 1월13일부터 11일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대회에 경기도선수단은 5개 종목 22명의 동계종목 선수들이 출전한다. 스포츠로 국민에게 건강과 기쁨,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 경기도체육회는 2025년에도 도청과 도의회, 도교육청과의 긴밀한 소통체계를 유지하고 2024년의 성과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경기만평] 훈련인 줄... 90년대인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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