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착증 환자들

미인 콘테스트는 고대 그리스 시대에도 있었다. 주로 레스보스등지의 섬에서 치렀다. 알몸으로 출연했다. ‘건전한 정신은 건강한 육체에 깃든다’고 여긴 그리스인들은 여성은 아름다움, 남성은 단련된 체격을 건강한 육체로 평가했다. 이무렵에 여성의 미인콘테스트와 함께 있었던 남성미콘테스트도 역시 알몸으로 겨루었다. BC 4세기중엽 신을 모독한 죄로 기소된 창녀 프류네의 알몸이 법정에서 공개되자 판관들은 ‘이처럼 아름다운 육체의 소유자에겐 죄가 있을수 없다’며 방면했다. 미인을 신의 창조물로 본 고대 그리스인들은 미인콘테스트를 이처럼 경외로운 종교적 행사로 여겼던 것이다. 지금은 미인대회를 수영복 차림으로 하지만 상업성 탓인지 논란이 없지않다. 성(性)적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여성의 미를 가슴 허리 엉덩이 크기로 보는것 부터가 그러하다는 주장이 있다. 그렇지만 외형의 조건이 미의 기준이 됐던것은 동서양이나 고금이나 마찬가지다. 당시선(唐詩選)가운데도 ‘세요’(細腰 버들가지처럼 가는 미인의 허리)란 말이 나온다. 실생활에서도 남성보다는 여성이 미를 더 추구하는 것은 사실이다. ‘여성이 아름답게 보이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고 하는 것은 거짓이란 말이 있다. 아름다움이 인생의 행복과 반드시 비례 하는것은 아니지만 기왕이면 아름다워지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요즘 여성을 성적대상으로 삼는 일부 지도층 인사들의 탈선이 드러나 말이 많다. 이들의 행태는 거의가 변태심리자들이라 할수 있다. 여성미 추구와는 어디까지나 별개인 성도착증 환자들인 것이다. /白山

김포시의 고민

김포시가 백남준기념관 유치문제를 놓고 큰 고민에 빠졌다. 유정복 시장은 지난 4월 이 문제를 논의키 위해 미국서 작품전시회를 열고 있던 백씨를 만나 다음달에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기로 약속까지 하고 돌아왔다. 그러나 최근 이 문제를 놓고 안팎에서 좋지 않은 조짐이 일고 있다. 지역정서적으로도 그렇고, 만만치 않게 들어갈 예산문제로도 시 유치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난 23일에는 박지원문화부장관이 장소까지 거론하며 백씨의 기념관을 서울에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백남준씨는 올해 우리나이로 68세로 지난 96년 뇌졸증으로 쓰러져 왼쪽 몸이 마비된데 이어 왼쪽 눈 백내장 수술까지 받았지만 불굴의 예술혼을 불사르며 세계 곳곳을 돌며 작품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금 일본에서도 백씨의 기념관 유치를 위해 정성을 쏟는다고 한다. 자원이 한정적인 우리로서는 백씨의 기념관을 유치하는 것로도 세계에게 우리를 알리는 소중한 자원을 하나 얻는 것이다. 지방화 시대의 성공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백씨의 기념관은 지방재정을 살찌우기 위해 지역정서를 무시하고 들어서는 카지노 도박장과 같은 시설이 아니다. 관람객들은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그의 작품세계를 감상하고 음미하기 위해 달려 올 것이다. 기념관 건립을 위한 재원문제도 우리가 혼자 풀어야할 숙제는 아니다. 정부는 인구의 수도권 집중화를 막고 성공적인 지방화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하기위해 인구유입 시설의 지방 분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금의 수준으로 미래를 예측한다면 아마도 다가올 미래도 지금의 수준밖에는 않될 것이다. /김포=권용국기자<제2사회부> ykkwun@kgib.co.kr

개혁세력의 도덕성 위기

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던 민주당 386세대 일부 국회의원 및 당선자들이 전야제날 단란주점에서 여종업원의 시중을 받아가며 술판을 벌여 국민들을 실망시킨 사건이 발생하여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27일 녹색연합의 사무총장과 총선시민연대 대변인을 지낸 현직 대학교수가 여대생 추행혐의로 체포되어 구속영장이 신청된 사건이 발생,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산업연구원장이 노조로부터 여직원 성희롱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을 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착잡하다. 이들은 이유야 여하튼 우리사회에서 개혁세력으로 잘못된 정치사회를 올바르게 개혁하기 위한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 또한 크다. 386세대 국회의원 및 당선자들은 광주민주화운동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으며, 이들이 정치에 입문하는데 광주민주화운동에 힘입은 바가 적지 않다. 그런데 민주화를 위하여 목숨을 버린 영령들과 아픔을 같이하기 보다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니 이 얼마나 해괴한 일인가. 녹색연합 장원(張元) 전 사무총장의 경우 더욱 실망스럽다. 대표적인 환경운동가로서 지난 총선시 총선시민연대 대변인으로서 얼마나 도덕성을 강조하였는가. 우리는 그의 입을 통하여 시민단체의 높은 도덕성이야말로 시민들이 기대하는 우리 사회의 마지막 기둥인 것을 인식했고, 시민들 역시 동시에 시민단체의 도덕성을 기준으로 썩은 정치인들의 비도덕성을 비판, 그들을 정치권에서 퇴출시키고자 낙선시키는 운동에 동참하였다. 도덕성을 생명으로 하는 시민단체인 녹색연합의 사무총장과 총선연대의 대변인이었던 사람이 나이어린 여대생을 성추행하다니 놀랍고 참담한 심정이다. 개혁을 외치고 또한 국민들로부터 개혁에 대한 기대를 한몸에 받아온 개혁세력들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지르고 있으니,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절망할 뿐이다. 이들의 개혁에 대한 주장이 하나의 허구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도 제기된다. 개혁세력은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겨서는 안된다. 변명과 일시적 과오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더욱 철저한 자기 반성과 성찰을 통하여 고도의 도덕적 기준을 제시, 이를 실천에 옮겨야 한다. 개혁세력의 대오각성이 있을 때 국민들은 개혁세력에 대한 새로운 기대를 하게 될 것이다.

수원시 ‘화장실사업’문제점

수원시가 특색사업으로 추진하는 ‘아름다운 화장실’관리가 ‘돈만 펑펑, 편의 뒷전’ 이라는 제하의 보도가 있었다.(본지 29일자 15면) 광교산을 비롯한 등산로와 공원 등 17곳에 시가 세운 화장실은 음악을 들려주는 등 화장실 문화를 선도한다는 것이 평소의 자랑이었다. 그런데 보도 내용을 보면 이에 몇가지 의혹이 발견되는 것은 유감이다. 우선 건축비가 턱없이 비싸게 먹혔다. 평당 건축비가 1천만원인 것은 납득키 곤란하다. 그것도 3년전 이다. 지금의 아파트 평당 건축비 보다 두배도 넘게 들어갔다. 대부분의 부지는 시유지 여서 땅값은 빼고도 그렇게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건축비보다 턱없이 비싼 화장실 이란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 공사내역과 발주 경위가 어떤지 궁금하다. 이에 대한 규명이 요구된다. 화장실관리를 위해 월 5천만원의 인건비를 들이는 것 또한 석연찮다. 한곳당 3∼6명씩 모두 95명의 인원이 투입되고 있다. 투입되는 공공근로자 란게 과연 대상이 되는 사람들인지, 또 된다해도 혹시 특정인에 국한 한 것이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막대한 관리비를 들이면서도 저녁10시부터 이튿날 아침6시까지 문을 걸어 두어 새벽 산책객이나 등산객들은 이용 못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관리비는 인건비 말고도 비품비가 또 들어간다. 청소용구 및 화장지 등으로 들어가는 월 수천만원대의 비품구입이 과연 합당한 방법으로 하여 예산절감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수원시민들은 한해가 다르게 심화하는 교통난에 시달리고 사회복지 분야 역시 심히 열악하다. 지역사회와 시민의 고통은 외면한 채 ‘아름다운 화장실’사업만은 방만한 예산을 집행 하는 것이 지방재정법이 요구하는 건전재정 운영의 기본원칙에 합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수원시는 월드컵 축구대회를 말하지만 몇 군데의 화장실을 인위적으로 개선한다고 해서 수원의 이미지가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지엽적인 것 보다는 공중 도덕심 배양을 위한 범시민운동 같은 것을 추진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고 떳떳하다. 깨끗한 화장실 문화를 마다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화장실 특색 사업은 아무리 생각해도 전시행정이란 말을 면키가 어려워 재고돼야 할 것 같다.

JP와 청와대

청와대주인이 아니면서 청와대를 많이 드나든 사람으로 아마 김종필씨만한 이도 없을 것이다. 대통령으로는 박정희,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씨 등 4대를 거쳤다. 박대통령 시절에는 초대중앙정보부장에 이어 국무총리 8년, 노태우, 김영삼대통령때는 민자당 최고위원 등, 김대중대통령 당대엔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수시로 청와대를 드나들었다. 언젠가 대통령후보로 텔레비전중계를 통한 대화시간에 있었던 일이다. 어느 패널이 “청와대가 그렇게 좋습니까?”하고 묻자 만면에 웃음을 띠우며 “물론 좋지요… 청와대 주인이 되면 밥을 안먹어도 배가 부를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김종필씨를 가리켜 ‘영원한 2인자’라고 말한다. 어느 누구보다 최고권력자 주변에 많이 있었던 그는 권력의 맛을 아는 이다. 권력의 맛을 알기 때문에 항상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김종필씨의 정치곡예는 언제나 권력지향형이었다. 지금은 청와대 경비가 많이 완화됐지만 예전에는 무척 삼엄했다. 경무대시절에는 근처엔 얼씬도 못하게해 효자동 주민들의 불편이 막심했다. 경비가 비록 완화됐지만 청와대는 역시 민초들에게는 꿈의 궁전이다. 생전에 한번 가볼 기회가 없는 것이다. 이런 청와대를 자기집 드나들듯이 한 김종필씨가 DJP공조 부활설속에 곧 청와대를 방문하는 것으로 들린다. ‘정치환경은 변하고 정치는 현실이다’란 것이 정치인들의 편의적 논리다. DJP의 재회도 그같은 논리를 내세우는 것으로 안다. 김종필씨의 새로운 청와대행보에서 그는 또 무엇을 꿈꿀 것인지. /白山

이총리서리에게 바란다

연천·포천 지역구 출신으로 자민련 총재인 이한동의원이 국무총리서리에 임명됨에 따라 지역 곳곳에 취임을 환영하는 현수막들이 걸려 잔치 분위기를 연상케 하고 있다. 당직자들이나 지역주민들 모두가 한마음돼 진심으로 축하하는 가슴가득한 따뜻함의 표현들이다. 지역 주민들은 지난 80년대초부터 오직 큰일꾼을 만들기 위해 20여년이 넘도록 오직 이의원만을 지지해와 흡사 ‘우리 한동이’라는 닉네임까지 붙여오고 있다. 이토록 지역주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있었기에 총리서리라는 영광스런 자리에까지 오른 것으로 판단된다. 이의원은 그동안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골똘히 생각해왔고 혼신의 정열을 바쳐 열심히 일해온 결과가 6선과 함께 명예로운 총리서리의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포천에 비해 연천은 안보의 특성상 지역개발이 둔화되고 있는 것에 더 가슴아파하면서 연천을 위하는 일에 앞장서왔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제는 접적지역에도 봄이오지 않겠느냐며 지역개발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슴 설레이고 있다. 또한 접경지역지원법이 때맞춰 시행될 예정이어서 이를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 지금 주민들이 바라고 있는 것은 대도시의 꿈도 아니요 대단위의 공업단지 유치도 아니다. 다만 40여년간 국가안보라는 대명제하에 주민생활에 불편을 겪어오고 있는 각종 제한적인 법규나 규정들을 주민편에서 생각해보고 주민편의 위주의 행정을 펼 수 있는 제도마련을 바라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선거때와 같이 지역주민들의 곁에서,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것인가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싶어 하고 있다. /연천=장기현기자<제2사회부> khjang@kgib.co.kr

영국의 언론

막내였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어머니가 마흔살이 훨씬 넘어서 난 늦동이였다. 아이를 밴 어머니는 간장을 들이마시고 지붕에서 떨어지곤 해봤다. 지우기 위해서였다. 가난한 집안에서 입하나 더 느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마흔이 지나 출산하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던 것이다. 이런 천대속에 태어난 박정희는 어머니 젖이 나지 않아 동네 아낙들의 젖을 얻어먹고 컸다. 영국수상 블레어(46)와 부인 셰리(45)사이에 늦동이 넷째아들이 태어나 언론이 연일 야단법석을 떨고 있다. 신문방송들은 현직 총리부부가 아이를 낳은 것은 경사라며 아이 이름을 리오라고 지어주는가 하면 득남 사진을 특종으로 취급했다. BBC 방송은 “사직작가 메카트니는 셰리와 친구사이어서 언론매체들이 갈구했던 장면을 필름에 담을 수 있었다”며 블레어부부가 갓난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을 보도했다. 블레어는 또 득남에 따른 2주간의 무급휴가를 얻어 무급 육아휴가를 확대하는 문제가 영국 정부와 노조간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박정희 어머니가 마흔 넘어서 출산하던 것과는 달리 셰리가 비슷한 나이에 낳은 늦동이는 언론의 축복을 받는 것이 시대가 다르고 배경이 달라 그렇다 치더라도 영국의 언론은 그토록 할 일이 없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오즉, 기사꺼리가 없으면 우리같으면 기사도 되지 않는 총리 아이 생산을 놓고 연일 야단들인가 싶다. 그것은 생활문화의 차이도 있지만 영국은 그만큼 풍요와 안정을 구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증시등을 불안에 떨게하는 제2 경제위기설도 없고, 기업의 자금난 경색도 없고, 3고(高) 걱정도 없고, 여야의 상극정치도 없고, 해먹었다하면 수십억씩 해먹는 부정부패도 없고, 부모를 죽이는 사회불안도 없기 때문인 것이다. 우리에게도 총리부인 애낳는게 뉴스가 될 날이 있을까./白山

15대 국회를 他山之石으로

국가적 위기 속에 제 역할을 찾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은 15대 국회가 29일 4년간의 임기를 마감한다. 사상 첫 여야 정권교체를 경험한 15대 국회는 총 1천561건의 법안을 처리하면서 ‘일 하는 국회상’ 정립에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극심한 정쟁과 대결로 얼룩져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불식하지 못했다. 1996년 5월30일 문을 연 15대 국회는 1997년 12월 대선 때까지는 정권을 잡기 위한 정쟁으로 일관하더니 정권교체가 이뤄진 1998년부터는 집권당의 숫적 열세 속에 불안한 나날을 지속했다. 이 과정에서 15대 국회 이미지는 ‘방탄국회’‘폭력정치’‘날치기’ 등으로 굳어졌다. 정권교체 전 8차례밖에 소집되지 않았던 15대 국회는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25차례나 열렸으나 이중 17차례는 야당 단독의 ‘방탄국회’였다. 또 5차례 임시국회에서는 단 한번의 본회의도 열리지 않는 등 국회 문만 열어 놓고 공전된 일수가 286일에 달했다. 특히 광복 이후 최대 국난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시대’를 맞아 오히려 위기극복에 걸림돌이 됐다는 비판도 면치 못했다. 개혁이랄 것도 못되지만 4·13총선을 앞두고 여론에 떼밀려 지역구 의원정수를 253명에서 227명으로 줄인 게 고작인가 하면 5차례 열린 청문회도 매번 진상규명에 실패, ‘청문회 무용론’까지 자초했다. 15대 국회가 이처럼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데는 야당으로 바뀐 하나라당의 비협조도 컸지만, 공동정권으로 출범한 여권이 정치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물론 국회의원 각자들은 할말이 많이 있겠지만 애석하게도 15대 국회는 이렇게 막을 내리는 것이다. 30일부터 16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15대 국회를 지적한 이유는 6월5일 개원하는 16대 국회는 15대와 같은 전철을 밟지 말아달라는 뜻이다. 의원 3명중 1명 꼴로 당적을 바꿔 ‘철새행각’을 서슴치 않고 당리당략에만 치우쳤던 15대 국회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16대 국회는 새천년의 원대한 국정을 슬기롭게 수행하라는 뜻이다.

‘해양주권’ 확립해야

중국어선의 영해침범이 더 잦아지고 있다. 오는 6월1일부터 중·일어업협정이 발효됨에 따라 일본 수역에서 조업하던 중국어선 상당수가 우리 수역으로 옮겨 조업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이러니 앞으로는 더 심해지지 않겠나 걱정된다. 중국어선의 영해침범은 물론 작금의 일은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어서 더러는 해경이 나포해왔다. 그러나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중국어선들은 영해침범에 그치지 않고 툭하면 우리 어선들의 어구를 빼앗는 등 행패까지 서슴지 않았다. 생각하면 우리 어민들만큼 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불행도 드물것 같다. 한·일어업협정으로 일본에 황금어장을 내주고도 모잘라 독도를 중간수역에 포함시켜 분쟁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중국에는 동중국해서의 어로 작업에 많은 제한을 받고 있다. 동해와 서해의 앞마당에서 이처럼 일본과 중국이 설쳐대는 바람에 우리 어민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거기다가 어선, 어구등 조업조건도 열악하다. 도대체 해양수산부는 무엇하는 곳인지 잘 모르겠다. 일본이나 중국은 이같은 부처가 없어도 잘만 해나가는터에 명색이 전문부처가 독립돼 있으면서 하는 일이란 영 신통치 않다. 영해는 물론이지만 어업구역 또한 영해에 준하여 장차 해양산업측면에서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21세기는 비단 어류만이 아닌 무한한 해양자원의 보고로 바다를 새롭게 평가하는 시대가 온다. 정부는 해양산업에 대한 전문식견이 모자란 데다가 일본과 중국에 항상 위축된 외교를 벌여 결과적으로 어민들만 불이익을 보게 만들었다. 이러고도 어떻게 주권을 가진 국민(어민)이라 할수 있겠는지 실로 한심하다. 폐선에 감척보상만 해주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해양산업 진흥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지리적 여건의 필연적 요구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양주권이 확립돼 우리 어민들부터 좋은 어장에 나가 마음놓고 조업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주민감사 청구권 시비

지난 27일 평택시의회 내무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안건은 평택시 주민감사 청구에 관한 조례안 심의에 관한 것이었으며 쟁점은 감사 청구 요건이되는 서명자 주민의 수를 몇명으로 규정하느냐는 것이었다. 주민 발의 인원을 적게하면 남발될 우려가 있는 반면에 많게하면 감사청구가 사실상 어려운 폐단이 있어 자연 논란이 오갔다. 평택시민 참여연대가 제안한 인원수는 500명이하인데 비해 집행부측 의견은 800명, 의회측은 1천명으로 팽팽히 대립됐다. 제각기 타당성을 주장하는 격론이 벌어졌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주민발의수를 높이는데 찬성했고, 참여연대 입장에선 내무위원장은 낮추기를 주장하는 반면에 집행부측에서는 그 중간인 절충안을 제시한 셈이었다. 내무위원회 회의는 집행부측 간부들이 회의장 밖에서 모니터하기도 했다. 회의는 상당시간이 지나도록 좀처럼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분위기가 그리 좋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자 돌연 위원장이 정회를 선포, 사회석을 이탈했다. “연장자가 사회를 맡아 회의를 하라”면서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일순, 분위기는 더욱 경색됐다. 할 수 없이 연장자의원이 사회를 맡아 다시 진행했다. 내무위원회 회의결과는 결국 주민발의수를 1천명으로하여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회의는 시정에대해 시민권 발동을 다루는 중요한 안건이 걸린 모임이었다. 내무위원회 결의를 어떻게 보느냐 하는것은 지역사회와 시민들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다만 아쉬운것은 “회의가 좀더 원만히 이뤄지지 못한게 마음에 걸린다”라는 것이 집행부측 간부들의 평이다. 29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어떻게 처리될지 주목된다. /평택=이수영기자<제2사회부> sy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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