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 빌리고 연예인 불러 초호화 오리엔테이션
우리사회의 큰 고민거리 중에 하나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대학 등록금 문제다.
등록금을 나라에서 빌려서 낸 뒤 졸업한 뒤에 갚는 '취업후학자금상환제'가 우여곡절 끝에 '등록금상한제'와 함께 도입이 결정된 게 한달 전이다.
그러나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와 등록금 상한제 도입으로 문제가 다 해결된 게 절대 아니다.
취업후 상환제는 현재의 부담을 미래로 이전하는 것일 뿐이고, 여기에 이자도 붙어서 대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는 그 순간부터 큰 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와 등록금 상한제 도입이 결정되고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등록금 인상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지만 2월 3일을 기준으로 올해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대학이 61개나 된다.
여기에 상당수 대학들이 신입생들에게 받는 입학금을 대폭 올리는 얌체짓으로 등록금을 올리지 못한 데 따른 손실을 만회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숭실대학교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올해 등록금을 4.8% 인상하기로 해 서울지역 4년제 사립대학중 가장 높은 인상율을 보이고 있고 신입생 입학금도 10만원 인상한 95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숭실대가 17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하는데 장소가 눈에 띈다.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장충체육관이다. 예년에는 학교에서 했지만 이번에는 특별한 이유없이 거액의 대관료를 내고 장충체육관을 빌렸다고 한다.
사립대들이 학내에서 충분히 진행할 수 있는 오리엔테이션이나 입학식 같은 학생들의 등록금과 직결된 행사를 호화롭게 진행하는 게 요즘 추세라고 하는 데 동국대학교도 장충체육관에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숭실대는 수 천만원이 드는 연예인도 섭외했다고 하니 행사를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학생들 입장에서는 '있어 보이게 하기 위한' 초호화 오리엔테이션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만하다.
특히 오리엔테이션을 학교에서 검소하게만 진행해도 입학금 인상분 10만원을 대폭 낮추거나 아예 올리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한쪽으로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등록금과 입학금을 인상하면서 한편으로는 초화화오리엔테니션을 열고, 많게는 수천억원의 돈을 유보금 명목으로 쌓아놓고 있는게 우리 대학들의 현실이다.
이런 대학들의 문제점들을 고발하기 위해 숭실대학교 총학생회가 이날 낮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열리는 장충체육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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