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새 역사 쓴 2018년…전국 관측소 60%에서 최고기온 신기록

최악 폭염이 기승을 부린 올여름 전국의 기상 관측소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역대 최고기온 신기록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까지 공식 관측소가 있는 전국 95곳 중에서 60%에 해당하는 57곳의 역대 최고기온이 올해 새롭게 작성됐다. 기상 관측소가 세워진 시기는 지역마다 다르다. 부산과 인천이 1904년으로 전국에서 가장 이르고 서울은 1907년에 관측을 시작했다. 지방 소도시는 1960∼1970년대에 많이 세워졌다. 우리나라 최악의 폭염일로 기록된 지난 1일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한 지역이 28곳에 달한다. 강원도 홍천은 지난 1일 수은주가 41.0도까지 올라 우리나라 기상관측 이래 전국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올해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기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른 적은 1942년 8월 1일 대구(40.0도) 단 한 번이었다. 하지만 이날 홍천을 비롯해 강원 춘천(40.6도), 경북 의성(40.4도), 경기 양평(40.1도), 충북 충주(40.0도) 등 5곳이 40도를 돌파하며 지역별 역대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서울 기온도 이날 39.6도까지 올랐다. 이는 기존 가장 높은 기온이었던 1994년 7월 24일의 38.4도보다 1.2도나 높다. 작년까지 '가장 더운 해'였던 1994년에 세운 역대 최고기온이 지금까지 유지되는 지역은 충남 서산(1994년 7월 26일·37.3도), 경남 창원(1994년 7월 20일·39.0도), 전남 목포(1994년 7월 24일·37.0도), 전남 여수(1994년 7월 20일·37.1도) 등 14곳에 불과하다. 올해는 처음으로 '하루 최저기온 30도 이상' 현상이 두 번이나 나타나기도 했다. 작년까지 공식 관측소가 있는 95곳 중에서 하루 최저기온이 30도 이상을 유지한 곳은 2013년 8월 8일 강원도 강릉(30.9도)이 유일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서울에서 지난 2일(30.3도), 3일(30.0도) 등 이틀간 온종일 수은주가 30도 이상을 가리키면서 이틀 연속 초열대야(밤사이 최저기온 30도 이상 유지)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달 23일 강릉의 아침 최저기온이 31.0도로 초열대야 현상을 보였지만, 같은 날 밤 수은주가 28.4도까지 떨어졌다. 이번 주말이 지나면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살인 더위'는 올여름에는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낮 최고기온 30도 이상의 무더위는 당분간 계속해서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연합뉴스

도내 온열질환자 370명 돌파… 작년보다 3배

올해 경기도내 온열질환자가 지난해보다 3배가 넘는 37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는 등 폭염이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31일 경기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집계된 도내 온열질환자는 379명이다. 열사병이 81명, 열탈진 215명, 열경련 35명, 열실신 33명, 기타 15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 120명의 3배를 웃도는 규모다. 이와 함께 가축 폐사도 계속 이어져 30만 마리를 넘어섰다. 현재까지 돼지 805마리, 닭 30만 6천943 마리, 메추리 1만여 마리 등 모두 179개 농가 가축 31만 7천748여 마리가 폐사했다. 당분간 비 소식도 없이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도내 온열질환자와 가축 폐사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함께 서울의 한낮 기온이 38.3도를 기록하면서 지난 1907년부터 실시한 기상 관측이래 111년만에 역대 두번째 7월 낮 최고기온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31일 오후 3시19분 기준으로 기상청 위험기상감시시스템 상 서울의 공식 측정지점인 종로구 송월동 관측장비 기온이 38.3도로 확인됐다. 이날 기록된 낮 최고기온은 1907년 이후 7월 기온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값으로 가장 더웠던 7월 기록인 1994년 7월24일 38.4도와 0.1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대표 관측소가 아닌 무인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측정한 낮 최고기온은 의왕시 오전동의 40.2도가 가장 높았다. 광주시 퇴촌면의 39.8도가 뒤를 이었다. 이번 여름 경기도에서 AWS가 40도를 넘긴 것은 지난 24일 여주에서 40.3도가 측정된 이후 두 번째다. 뿐만 아니라 이날 오후 3시를 전후로 광주시 지월리와 여주시 금사면도 39.2도까지 오르는 등 전 지역에서 40도에 가까운 폭염이 맹위를 떨쳤다. 기상청 관계자는 “경기도를 비롯한 서울 인천 등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낮 최고기온이 35도 내외로 오르면서 무더위가 계속 이어지겠다”며 “특히 오늘(7월31일)부터 당분간 경기도 대부분 지역에서 기온이 38도 이상으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고 전망했다.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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