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전국서 산림 3천286㏊ 잿더미…축구장 4천600개 규모

경남 산청·경북 의성·울산 울주 등 전국 동시다발적 발생한 산불로 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산림청 등에 따르면 오전 10시 현재 전국 35곳에선 산불이 발생했다. 경남 산청, 경북 의상, 울산 울주, 경남 김해 등 산불 영향 구역이 축구장 4천600여개 면적에 달하는 3천286.11㏊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지난 21일부터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산청군 야산 산불의 진화율은 30% 수준이다.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목숨을 잃고 중상자 5명, 경상자 1명 등이 나왔다. 주택 피해도 커 산청 내에서 주택 10동이 모두 불에 탄 것으로 전해진다. 또 전날 오전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시작한 산불의 진화율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2%다. 산불영향구역도 2천602㏊, 전체 화선 67㎞, 잔여 화선 65.7㎞(진화 완료 1.3㎞)로 늘었다. 의성에서는 주택 24동이 전소하고, 5동이 일부 산불 피해를 봤다. 현장에 헬기 52대가 투입되기로 했으나 일대에 연기가 낮게 깔린 탓에 어려움이 있고, 지상에서 3천여명의 인력과 440대의 장비로 진화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진화율은 이날 오전 기준 65% 수준이다. 전날 오후 7시 70%의 진화율을 보였지만 밤사이 불길이 번졌다. 산불로 피해가 예상되는 면적은 105㏊ 수준이다. 주민 대피 현황을 보면 의성 951명, 산청 335명, 울주 80명, 김해 148명 등 모두 1천514명이 주변 임시주거시설로 분산 대피했다. 산청에서는 임시주거시설로 운영됐던 한국선비문화연구원까지 산불이 근접하면서 이곳에 있던 주민들이 인근 8개 임시주거시설로 다시 몸을 피해야 하기도 했다. 의성의 경우 산불 우려지역 32개 마을주민이 15개 대피소로 이동했다. 요양병원 2곳과 요양원 1곳의 환자 전원도 대피했다. 울주군 온양읍 4개 마을·89세대가 4개 대피소로 분산 대피했고, 김해시 나전리 마을주민 98세대도 인근 2개 대피소로 이동했다. 현재 산청과 의성, 울주에는 산불 대응 최고 단계인 3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김해는 소방대응 2단계가 발령됐다. 이한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차장(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현재 산불은 건조한 날씨 속에 광범위한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번 산불을 조속히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과천 주거용 비닐하우스단지 화재…"20명 이재민 발생"

22일 과천시 과천동의 주거용 비닐하우스 밀집 지역, 일명 '꿀벌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26분께, 해당 비닐하우스 단지 내 한 주택에서 불길이 처음 목격됐다.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주변 비닐하우스로 번지자, 소방 당국은 신고 접수 10여 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작업에 돌입했다. 소방헬기 3대를 포함한 소방 장비 40여 대와 소방관, 경찰 등 130여 명의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어 화재 진압에 나선 결과, 불은 오후 7시 5분께 큰 불길이 잡혔다. 이 불로 인해 해당 마을 주민 20여 명이 급히 대피했으며, 70대 여성 1명이 1도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 과천시 관계자는 "비닐하우스 약 20여 동이 불에 탄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 인해 약 20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과천시는 과천동 제2통 마을회관 등 2곳에 임시 대피소를 마련하고, 긴급히 이재민들에게 생필품, 모포, 음식 등을 지원하며 보호 조치를 시행했다. 소방 당국은 현재 잔불 정리 및 추가적인 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마무리되는 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상세히 조사할 예정이다.

산청 산불, 실종자 2명 추가 사망…총 4명 희생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진화 작업 중, 강풍으로 인해 고립됐다가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로써 이번 산불 진화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총 4명으로 늘었다. 22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시천면 일대 화재 현장에 투입되어 진화 작업을 벌이던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 8명과 인솔 공무원 1명이 갑작스러운 강풍에 휩싸여 불길 속에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는 초속 11~15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불면서 불길이 예측 불가능하게 확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소방 당국은 즉시 구조대를 급파하여 화상을 입은 중상자 1명과 경상자 4명을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이후 남은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지속하던 중, 오후 5시께 해발 7부 능선 부근에서 2명의 사망자를 추가로 발견해 시신을 수습했다. 하지만 연락이 끊긴 산불진화대원 1명과 공무원 1명, 총 2명의 행방은 찾지 못했다. 이에 소방 당국은 위치정보시스템(GPS) 추적 등 가용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밤늦게까지 실종자 수색 작업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이날 오후 8시께, 화재 현장에서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 2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 뒤 시신을 병원에 안치할 예정이다. 앞서 발견된 사망자 2명은 아직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경남경찰청이 DNA 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창녕군은 유족들과의 협의를 거쳐 조만간 합동 분향소를 마련할 방침이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수습된 시신들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망 원인과 사고 경위에 대한 조사를 더욱 심도 있게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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