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무료 공연에 숨겨진 ‘기만상술’ 근절하자

유명인의 무료 공연을 빙자한 상조업체의 홍보가 도를 넘는 듯하다. 오래전부터 소비자를 유인하는 상술이었지만 여전히 유명인의 무료 공연, 무료 강연을 빙자한 상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무료 공연이나 강연을 한다는 유명인 중에는 내로라하는 소위 셀럽인 유명 가수와 유명 강사가 등장한다. 상술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선 유명인의 ‘무료’ 공연 및 강연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광고하고 홍보한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니 진행 순서가 나와 있는데 입장하면 30분간 레크리에이션 후 1시간30분 동안 상조회사 홍보가 진행되고 그 후 유명인의 강의나 공연을 볼 수 있다. 대개 그렇듯이 그런 상술로 인한 피해자는 고령자가 대부분이다. 홍보하는 상조업체들은 대놓고 ○○세 이상만 입장이 가능하다고 광고한다. 아무리 냉정한 사람이라도 자식보다 살가운 ‘친절’과 솔깃한 혜택을 통한 가입 ‘유혹’, 반복되는 회유와 강권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유명인의 공연, 강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해 주니 뭐라도 갚아야 한다는 보상심리가 작동하기 마련이다. 현장에서의 가입 할인 혜택과 참석한 옆자리 사람들이 가입하는 모습을 보게 되고 판매원들의 애원어린 사정을 반복해 받으면 거의 다 넘어간다. 독한 마음으로 그 장소를 박차고 나오지 않는 한 바늘방석에서 2시간 이상을 버텨야 하니 참 고역일 것이다. 기만 상술에 동원되는 유명인 셀럽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그들은 자신이 상조업체의 홍보에 이용된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또 순수하게 무료로 공연이나 강연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이 출연료를 받는다면 그 돈은 무료공연·강연으로 믿고 그 자리에 참석한 순진하고 선량한 고령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공연 강연을 기획하는지 확인해보고 소비자를 유인하는 상술에 이용되는 공연·강연이라면 단호하게 거절하길 간절히 부탁하고 싶다. 소비자는 홍보하는 상조업체가 아니라 유명인 자신을 보기 위해, 유명인을 신뢰하고 그 자리에 참석한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 소비자가 피해를 입으면 유명인이 책임지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선량한 소비자는 무료라는 기만적인 수법에 현혹돼 상조서비스 회원에 가입하는 것이고 유명인은 그런 상술에 동원된 주인공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될 것이다. 셀럽이라면 돈보다는 명예가 중요하지 않을까. 상술이 동반된 공연이라면 출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셀럽, 스스로의 자존심을 세우는 일일 것이다. 아울러 소비자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및 지자체와 사법기관에서도 이런 기만상술이 근절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감시해야 하며 관공서의 공간이 기만상술 기업의 홍보장으로 대관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문화산책] 다크투어리즘에서 배우는 교훈

하루가 멀다 하고 전쟁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하마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 소식은 먼 중동의 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여파는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쟁이 곧 인류의 역사라곤 하지만 우리는 전쟁의 역사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있으며, 왜 그 아픈 역사를 반복하게 되는지에 대해 성찰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세계적인 역사학자 토인비는 ‘인류에게 가장 큰 비극은 지나간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 명언은 우리가 과거의 역사를 기억하고 그로부터 교훈을 얻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우리는 어떻게 역사를 기억하고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그 방법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다크투어리즘이다. 다크투어리즘은 전쟁, 재난, 대형 참사 등 아픈 역사의 현장을 관광의 대상으로 삼아 그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되새기고 배우는 관광 형태다. 이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과거의 비극을 기억하고 반성하며 미래를 위한 교훈을 얻는 중요한 과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크투어리즘 명소로는 유대인들이 학살된 아우슈비츠 수용소, 원자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에 조성된 평화기념공원, 전 세계가 놀란 9·11 테러가 발생한 옛 무역센터 자리에 세워진 그라운드제로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다크투어리즘 명소가 많이 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되고 고문당했던 서대문형무소, 6·25전쟁 중 포로들이 수용됐던 거제포로수용소, 남북 간 극한의 대치 속 접경지역에서 발견된 땅굴과 판문점, 미군의 사격장이었던 화성 매향리에 조성된 평화생태공원 등이 대표적이다. 전쟁 외에도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마련된 안산 단원고의 기억교실과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고문이 자행된 남영동 대공분실을 보존한 민주화운동기념관, 광주의 전일빌딩도 다크투어리즘 자원이라 할 수 있다. 다크투어리즘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명확하다. 아픈 역사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로 인한 상처와 피해는 오랜 시간 지속되며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에 철저한 예방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외 정세를 보면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권력을 가진 자들을 잘 선택하고, 그들의 권한 남용을 감시하고 끊임없이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과 깨어 있는 국민들의 의식이 필요한 것 같다. 언젠가 전쟁을 겪은 세대가 한 발짝 물러서야 우리나라가 더 성장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전쟁세대는 생존을 위해 가족과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했지만 이제는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전쟁을 겪었던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인간성을 말살하는 혹독한 전쟁을 경험하고도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모두 이뤄낸 우리 윗세대의 경험은 우리가 지금 서 있는 기반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다크투어리즘 명소들이 단순히 현장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담아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크투어리즘은 단순한 관광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과거의 비극을 기억하고 그로부터 교훈을 얻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부디 아픈 역사가 이 땅에 반복되지 않기를,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모든 이들에게도 평화로운 일상이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경기시론] ‘외국인주민 집중거주지역’ 게토화 막아야

행정안전부는 기초지자체 중 외국인 주민이 1만명 이상이거나 총 주민인구 대비 외국인 주민 비율이 5% 이상이면 외국인주민 집중거주지역으로 지정한다. 2023년 기준 집중거주지역은 226개 기초지자체 중 127개(약 56%)에 있고 집중거주지역의 37.7%가 수도권에 있다. 특히 경기도 기초지자체 31개 중 77%(24개), 서울시 기초지자체 25개 중 72%(18개), 인천시 기초지자체 10개의 60%(6개)가 집중거주지역으로 수도권이 전국평균보다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민정책연구원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집중거주지역에서 외국인주민 유입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 지역에서 공공질서와 안전 분야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에 대처하기 위한 지자체의 예산이 공공질서 분야에서 1%, 안전 분야에서 2.6% 증가했다. 이민자의 집단 거주가 범죄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증가가 취약하지만 집중거주지역 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범죄에 대한 불안감과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송 및 교통 분야의 예산이 4.5% 감소하고 문화 및 관광 분야의 예산은 42.5% 감소했다. 이는 지자체가 예산의 한계 등으로 인해 집중거주지역에서의 거주기반 개선보다는 공공질서와 안전 분야에 행정역량을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집중거주지역의 경우 이민자가 정보를 취득하고 외로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고 이민자의 수요를 반영한 상권 형성 등에도 기여한다. 반면 집중거주지역의 게토화는 이민자의 정착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한국 언어, 문화 등을 학습할 기회를 줄여 주류사회로의 편입을 지체시키며 그 지역 자체가 주류사회와 분리되거나 주변화될 우려가 있다. 주요 선진국의 게토지역에 대한 연구결과를 보면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Nabihah 등은 집중거주지역에서 주택의 게토화까지 진행된다면 오히려 스트레스 증가, 보건환경의 악화 등과 같은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Hynsjo and Perdoni 등의 연구 결과는 미국에서 게토지역 낙인 효과로 인해 상대적으로 경제적 기회가 감소함을 보여 준다. Koster and van Ommeren의 네덜란드 게토지역 연구 결과와 Andersson 등의 스웨덴 게토지역 연구 결과는 게토지역의 집값 하락으로 인해 상대적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주민 구성에 변화가 있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Davezies 및 Garrouste 등은 프랑스에서 게토지역 낙인효과로 인해 부유한 가정은 공립학교 대신 사립학교 또는 다른 지역의 학교로 보내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법무부·통계청의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의 60.5%가 3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열악한 거주환경을 가진 지역에 집중 거주하거나 거주할 가능성이 높게 된다. 그렇다면 집중거주지역의 게토화를 방지하면서 지역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첫째, 게토화가 진행되는 지역일수록 공공형 재개발을 확대해 국민은 물론 정주자격을 갖춘 이민자를 위해 저렴한 공공형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의 보급을 확대하고 도로 정비, 교육, 직업훈련, 보건과 문화서비스 등의 공공 서비스를 제공해 거주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이러한 거주환경의 개선은 지역의 비교우위산업 육성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고 소비인구를 증가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둘째, 지자체에서 마을 단위 사회통합 전담관을 둬 정기적으로 이민자의 고충을 상담하고 국민과 이민자 간의 교류 창구를 제공하며 중앙부처, 지자체, 대학, 산업계, 비영리기관 등 간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셋째, 외국인을 고용하는 사용자는 그 외국인이 주말 등에 한국 언어, 사회 등에 관한 교육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도록 배려, 이민자가 국내 생활에 빨리 적응하고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 정부에서 지역특화비자 또는 광역비자 등을 통해 국내에 정주하는 이민자를 유치하고 정착을 지원하는 정책을 수립할 때 특정 지역이 게토화되지 않도록 필요한 예방대책과 사후관리 방안이 포함되기 바란다.

[천자춘추] 사방공사로 망가진 계곡

어릴 적 여름, 계곡은 우리의 놀이터였다. 차가운 물살을 따라 송사리를 쫓고 돌 틈에 숨은 가재를 잡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흐르는 물소리와 햇살에 반짝이던 물방울, 아버지 손에 이끌려 갔던 천렵은 단순한 유년의 추억이 아니라 살아있는 자연 그 자체였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계곡은 콘크리트 바닥에 물이 조금 흐르는 ‘정비된 공간’일 뿐이다. 물이 고여 있지 않고, 돌부리도 없고, 물고기도 사라졌다. ‘계곡 정비’라는 이름 아래 전국의 산간 계곡이 굴착기로 파헤쳐지고 있다. 이른바 사방공사다.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해 설치된 사방댐은 계곡을 가로막고 바닥은 평평하게 정리된 후 콘크리트로 덮인다. 현장에서는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한 구조물이라고 설명하지만 그 과정에서 돌과 흙, 뿌리와 생명, 물소리와 기억이 함께 제거된다. 그런데 잠깐, 묻고 싶다. 토사는 왜 내려오는가. 수천년간 멀쩡하던 계곡이 왜 갑자기 무너지는가. 해답은 계곡 아래가 아니라 상류에 있다. 도로가 생기고, 건물이 들어서고, 주차장이 만들어지면서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모두 아래로 쏟아져 내리게 된 것이다. 공학적으로는 이를 ‘유출계수 증가’라고 부른다. 같은 비가 내려도 예전보다 세 배 가까운 양이 계곡 아래로 쏟아지는 현상이다. 토사를 막는답시고 계곡을 덮는 것은 결국 증상을 가리는 대증요법에 불과하다. 원인은 그대로 두고 결과만 막는 방식은 예산 낭비이자 자연 파괴이며 무엇보다 지속가능하지 않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 있다. 계곡으로 들어가는 작은 물줄기, 즉 지류와 경사면에 ‘물모이’라는 작은 물웅덩이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의 계곡은 하나의 선(線)처럼 물이 집중돼 흐르지만 경사면 곳곳에 물모이가 생기면 그 물이 흡수되거나 증발돼 결국 계곡으로 내려오는 물의 양을 줄일 수 있다. 물모이 하나하나는 작지만 그것이 수십 수백개로 늘어나면 계곡으로 유입되는 물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상류 지역에서 빗물이 급속히 내려오도록 만든 구조적 원인을 줄이기 위해 건물 옥상이나 주차장 등 불투수면을 만들 때는 적절히 설계된 빗물저금통(저류조)을 설치해야 한다. 빗물을 저장하고 천천히 흘려 보내면 하류 계곡의 유출량 증가와 토사 유실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다. 최근 기후위기가 심각해질수록 우리는 자꾸 더 큰 장비, 더 단단한 구조물로 대응하려 한다. 그러나 정말 필요한 것은 돌 하나, 흙 한 줌의 소중함을 아는 감각이다. 계곡은 물이 흐르는 곳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기억과 자연의 질서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장비가 들어간 계곡엔 더 이상 추억도, 생명도, 미래도 흐르지 않는다. 우리 후손에게 이런 풍경을 물려주지 않도록, 그 비용마저 떠넘기지 않도록 지금 우리가 막아야 한다.

[사설] 백남준 예술, 이 훌륭한 자산이 뭉개지고 있다

세계적인 예술품에 대한 결례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표현하게 되는 역사가 있다. 백남준 예술을 가장 먼저 품은 게 경기도였다. 그가 작고한 2006년 이전부터였다. 민선 2기 경기도가 130억원을 들여 작품을 사들였다. 작품을 보관·전시할 특별한 공간이 필요했다. 예산 390억원을 투입해 백남준 전용 전시관을 지었다. ‘백남준아트센터’의 시작이다. 임창열 당시 지사가 이렇게 강조했다. ‘예술에 대한 존중이며 경기도민의 미래 투자다.’ 이 판단은 백남준 사후에 정확히 증명됐다. 2006년 대구에서 ‘백남준 미술관’ 건립 사칭 사건이 생겼다. 2011년에는 정부가 기념사업회, 기념관 건립을 시도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교육청이 뛰어들었다. 2012년에는 ‘백남준 상표권 소송’도 있었다. 이 모든 시도가 ‘경기도 권리’ 앞에 무력화됐다. 작품을 매입하고, 시설을 만들고, 법적 권리를 확보한 터였다. 그때부터 경기도는 백남준 아트의 본산이었다. 경기도민이 만들어 낸 자산이었다. 그 ‘백남준아트센터’가 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예술품의 생명인 전시를 하는 것도 버겁다. 작품 특성상 전시회 비용이 많이 든다. 1회 전시 비용만 3억원 정도다. 배정된 올해 전시 예산이 5억1천만원이다. 두 번 하기도 힘들다. 다행히 올해 4회로 잡혔는데, 현대자동차의 후원 덕이다. 오히려 부산현대미술관이 3월에 회고전을 열었다. 8억원을 들여 개최한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이었다. 160여점을 전시했고 ‘사후 최고’라는 평을 들었다. 작품 살 돈도 팍팍하다. 백남준 작품은 아직도 세계 곳곳에 있다. 지난 2월 서울 옥션 경매에 한 작품이 등장했다. 1994년 작품인 ‘해커 뉴비’다. 전문가들이 백남준아트센터에 있어야 할 작품이라고 권했다. 1억5천만원이었다. 사지 못했다. 올해 배정된 소장품 구입 예산이 ‘0원’이다. 2018, 2019년에는 그나마 3억쯤 있었다. 요 몇 년, 계속 예산이 줄어들고 있다. 협소한 전시실·수장고도 큰 문제다. 하지만 목돈 들어갈 얘기라서 꺼내지도 못한다. 백남준 예술작품은 여전히 독자적이다. 세계적 위상도 바뀌지 않았다. 국내외 작품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술 가치가 여전히 차고 넘친다. 그런데 경기도의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센터)만 왜소해져 간다. 투자가 줄어들고, 전시가 뜸해지고, 관심도 사라진다. 백남준 예술을 살려 볼 연구가 필요하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안해 볼 필요가 있다. 모든 걸 행정이 부둥켜안고 있을 필요는 없다. 민간의 창의력이 반영될 길을 열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사설] 경기국제공항 건립 사업 추진 동력 있는가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핵심 공약인 경기국제공항 건립 사업이 과연 제대로 추진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국제공항은 수도권 남부 지역의 항공 접근성을 개선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으로 2023년부터 현재까지 약 3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사업을 진행했다. 그동안 도는 경기국제공항 건립 후보지로 지난해 화성시 화성호 간척지, 평택시 서탄면, 이천시 모가면 세 곳을 선정한 뒤 후보지 분석·배후지 개발전략 수립 용역을 추진했다. 그러나 후보지 분석 등을 위한 연구용역이 두 차례 입찰 공고에도 불구하고 응찰 업체가 없어 유찰된 것이다. 지방계약법 시행령에 의해 두 차례 이상 입찰이 유찰되면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도는 2월에 이어 지난달 2차 유찰 이후 수의계약 추진 방침을 밝혔지만, 입장을 바꿔 3차 입찰 공고를 냈다. 19일 ‘경기국제공항 후보지 분석 및 배후지 개발 전략 수립 연구’에 대한 입찰 공고를 게시했으며, 30일이 입찰 공고 마감일이다. 도는 이번 입찰이 유찰되면 수의계약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국제공항 건립에 대해 도는 김동연 도지사의 역점사업이고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경기 남부 200만여명의 주민들의 공항 접근성이 떨어지며 수원·화성 등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용인 SK하이닉스 등 국가기간산업이 밀집해 있어 국제공항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도의 사업 추진에 대해 경기도의회가 제동을 걸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호준 도의원(남양주6)을 포함한 도의원 10명이 ‘경기도 국제공항 유치 및 건설 촉진 지원 조례 폐지 조례안’을 공동 발의했다. 지난해 6월 제정돼 도지사가 경기국제공항 유치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추진하고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조례를 폐지하자는 내용이다. 특히 유 의원은 “경기국제공항의 수요 예측이 잘못됐고 국가 항공 정책과의 조화도 부족하다”며 “조례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만큼 폐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집에도 경기국제공항은 빠져 있고, 오히려 청주국제공항 활성화가 명시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경기국제공항은 전체 조성비용이 약 30조원까지 점쳐지는 대형사업으로 중앙정부 지원이 필요한 사업이다. 수원 군 공항 이전 연계 문제도 불분명하다. 경기도는 경기국제공항 건립에 대해 도의회는 물론이고 중앙정부와 더욱 긴밀히 협의를 해야 할 것이다.

[지지대] 사라지는 10원짜리 동전

무궁화, 거북선, 다보탑, 벼 이삭, 두루미.... 각각 1원, 5원, 10원, 50원, 500원짜리 동전에 새겨진 그림들이다. 유일하게 100원짜리에는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들어가 있다. 동전 이야기를 꺼낸 까닭은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길가에 떨어져 있어도 누구 하나 주우려 하지 않는다. 언제 봤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특히 10원짜리 동전은 즉석복권 긁기용으로 쓰이는 정도가 고작이다. 10원짜리 동전 발행액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다른 동전들도 발행액보다 환수액이 월등히 많았다는 집계도 나왔다. 지난달 기준으로 한국은행 발표가 그렇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10원짜리 동전 발행액은 1천700만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170만개를 새로 발행한 셈이다. 관련 통계가 남아 있는 1992년 1월 이후 가장 작은 액수다. 월간 10원짜리 동전 발행액은 2019년 8월 2억6천300만원(2천630만개)을 기록한 뒤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2천만원(200만개)까지 떨어졌다. 역대 최고액은 2000년 8월의 5억9천300만원(5천930만개)이었다. 지난 5월 한 달 동안 한은이 환수, 즉 시중에서 거둬들인 10원짜리 동전은 총 3천200만원(320만개)으로 발행액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그만큼 유통되는 양이 줄은 셈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50원짜리 동전은 5월 환수액이 2억3천200만원으로 발행액(1천800만원)의 13배에 달했다. 10원짜리 동전보다 더 빠르게 사라진 셈이다. 같은 달 100원짜리 동전 역시 환수액(14억6천200만원)이 발행액(1억3천700만원)의 11배였고 500원짜리 동전은 각각 24억7천500만원, 3억8천100만원 등으로 6배였다. 10원짜리 동전은 이제 과거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로만 소비되고 있다. 어쩌면 이 세상의 모든 동전은 실물경제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아닐까.

[이슈&경제] ‘국민주권·사람 중심’ 관광 시대 열자

경기도 지자체의 여러 관광지를 갈 때마다 느꼈던 것은 비슷한 시설이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느 지역에서 본 것과 똑같은 레일바이크가 있고 또 다른 지역에서 경험했던 것과 거의 동일한 출렁다리가 자리하고 있었다. 최근 국내 여행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느꼈을 것이다. 어디를 가도 비슷비슷한 레일바이크, 출렁다리, 스카이워크, 집라인이 반복되는 현실 말이다. 마치 전국이 하나의 거대한 놀이공원 프랜차이즈처럼 느껴질 정도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은 ‘벤치마킹’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에 있다. 성공한 다른 지역의 관광시설을 보고 “우리도 저런 것을 만들자”는 식의 접근이 전국을 하나의 복사본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진정한 벤치마킹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다. 벤치마킹(Benchmarking)의 어원을 살펴보면 측량할 때 기준점을 표시하는 ‘벤치마크(Benchmark)’에서 나온 말로 자신의 현재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즉, 다른 곳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되 우리 지역만의 고유한 자원과 특성을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관광의 매력은 어디서 나올까.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바로 ‘사람’이다. 제주도 ‘해녀의 부엌’을 떠올려보자. 이곳의 특별함은 화려한 시설이나 최신 기술에 있지 않다. 1970•80년대 해녀 할머니들이 직접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로 음식을 만들고 평생 바다와 함께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방문객들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해녀 할머니들의 삶과 지혜를 경험하게 된다. 방문해 해녀 할머니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최근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절로 생각난다. 이는 관광의 본질을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다. 관광객이 진정 원하는 것은 인스타그램용 인증샷이 아니라 그 지역 사람들과의 진솔한 만남과 교류에서 얻는 새로운 경험인 것이다. 경기도만 해도 수원 화성의 역사적 가치, DMZ의 생태적 특수성, 이천 도자기의 전통 기술, 가평의 청정 자연환경 등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고유 자원을 바탕으로 그 지역만의 독특한 관광 상품을 개발한다면 관광객들은 매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다. 시설은 비슷할 수 있어도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경험은 절대 복사할 수 없다. 지역주민들의 삶과 문화, 그들만의 이야기를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것이 진정한 차별화의 열쇠다. 다행히 최근 출범한 이재명 국민주권정부는 국민이 주인이 돼 다양한 경험과 교류를 할 수 있는 생애주기별 관광 활성화에 관심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생애주기별 관광 목적지로서 관광이 활성화되려면 몇 가지 정책적 고려가 있어야 한다. 먼저 지자체의 ‘복사·붙여넣기식’ 관광시설 개발을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관광시설 개발 시 반드시 지역 고유성과 차별화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를 지원 조건으로 삼아야 한다. 둘째, 지역주민들의 관광 역량 강화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관광의 본질이 사람과의 만남이라면 그 지역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들려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스토리텔링 교육, 서비스 마인드 교육, 외국어 교육 등을 통해 지역주민들이 관광 발전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지역 간 관광 콘텐츠 공유 플랫폼을 구축해 유사한 시설의 중복 개발을 방지하고 각 지역의 독특한 매력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정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관광은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산업이 아니다. 서로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만나 문화를 교류하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소중한 활동이다. 그러나 현재의 획일화된 관광 개발은 이러한 본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주권정부와 함께 이른바 복사·붙여넣기식 관광에서 벗어나 국민주권과 사람 중심의 관광 시대를 열어가길 희망한다. 이것이야말로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이 진정한 관광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아침을 열면서] 더운 여름, 자연이 권하는 식재료

공심채(空心菜)라는 식재료가 있다. ‘속이 빈 채소’란 이름처럼 여백을 품은 이 채소는 동남아시아 기후와 같은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요즘은 국내에서 재배하는 곳이 많아 시금치보다도 저렴한 가격으로 마트에서 보인다. 동남아 전역에 걸쳐 김치처럼 많이 사용되는 공심채는 ‘모닝글로리’라는 이름처럼 여름 아침과 같은 생기를 더해 준다. 최근 한국의 날씨는 동남아시아의 열기와 많이 닮아 있다. 푹푹 찌는 더위와 습도 속에서 마치 태국이나 베트남의 골목 어딘가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고온다습한 기후는 몸을 지치고 늘어지게 만들지만 동시에 여름의 태양은 곡식과 채소 과일을 튼실하게 키워내는 엄청난 에너지의 계절이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멕시코, 브라질, 아프리카, 인도, 이탈리아 남부 등 아열대 기후를 지닌 지역의 음식문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뜨겁고 습한 날씨를 이겨내기 위해 칠리나 커리처럼 강한 향신료와 신선한 허브를 풍부하게 활용한다. 이들은 단순히 맛을 내기 위한 재료를 넘어 냉한 기운의 채소에 양기를 보완하고 더위에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특히 동남아의 음식은 매운맛, 신맛, 짠맛, 단맛의 네 가지 맛이 균형을 이루는 조화를 중시한다. 더위로 잃기 쉬운 입맛을 되살리기 위해 다른 지역보다 좀 더 자극적이고 생기 있는 맛을 담는다. 여름은 1년 중 양(陽)의 기운이 가장 강한 시기다. 뜨거운 태양, 상승하는 체온, 활발한 생명 활동은 모두 화(火)의 기운을 품고 있기 때문에 몸속 수분과 기운은 쉽게 소모되고 때로는 열독이나 갈증, 무기력으로 나타나 일상의 균형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이때 자연은 채소라는 지혜로운 해답을 내놓는다. 채소는 대부분 음(陰)의 기운을 지니고 있어 뜨거운 여름에 과도한 양기를 조절하고 체내 열을 내리며 수분을 보충해 주는 역할을 한다. 신진대사가 가장 활발해지는 여름에는 몸에 노폐물이 많이 쌓인다. 이를 배출하는 데는 섬유질이 많은 채소와 과일이 최고다. 오이, 가지, 감자, 풋고추, 열무, 수박, 참외, 자두 같은 제철 식재료는 무더위에 지친 몸에 생기를 불어넣고 노폐물 배출을 원활하게 한다. 상추, 깻잎 같은 잎이 넓은 채소들도 뜨거운 여름에 어울리는 음식이다. 된장과 고추장을 곁들여 쌈으로 즐기면 소화에 도움이 되고 입맛을 되살린다. 여름의 채소는 풍부한 수분으로 열을 내려주고 상열감을 가라앉혀 주며 몸의 균형을 조율하는 식탁 위의 처방전이다. 평소에는 쌈이 끌리지 않다가도 여름에는 우리 몸이 먹고 싶게 만드니 몸과 자연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생각이다. 몸과 마음이 쉽게 흐트러지는 계절, 신선하고 깨끗한 여름의 식재료는 우리 삶의 중심을 잡는 큰 힘이 된다. 싱그러운 쌈 한 입, 상큼한 오이냉국 한 그릇에서 여름을 건강하게 건너는 힘을 얻는다. 여름 식탁에서 채소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며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잡고 여름이 시원하게 지나가기를 기다리자.

[천자춘추] 아름다운 우리말 쓰기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이 심각하다. 국립국어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언어에서 소리 나는 대로 쓰기, 과도하게 줄여 쓰기, 은어 및 비속어 남용, 외래어나 외국어 오남용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몇 해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EBS와 함께 초·중·고교생의 언어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었다. ‘×나’ , ‘×새끼’ 같은 욕은 이제 일상이 돼 버렸고 청소년의 65.6%가 ‘매일 욕을 한다’고 응답했다니 걱정이다. ‘극혐’, ‘노잼’, ‘깜놀’ 등 나이 드신 분이 요즈음 청소년의 카톡 내용을 이해하려면 학원이라도 다녀야 할 판이다. 아예 자모(字母)만 써서 ‘ㅎㅎ’, ‘ㅋㅋ’, ‘ㅇㅋ’ 정도는 상용화한 지 오래다. 이 정도까지 악화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청소년의 언어생활이 점점 저속해지는 것과 학교폭력이 심각해지는 것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유튜브나 TV, 인터넷 등 방송매체의 언어 오염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많다. 예능 프로그램 사회자나 출연자의 비속한 언어 사용이나 자막에 등장하는 쌍소리, 맞춤법 무시는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젊은이들에게 생각을 물으면 열이면 열 사람이 “같애요”를 남발한다. 우승 소감을 물으면 “우승해서 기쁜 것 같애요”, “속상한 것 같애요” 투다. 대체 초등학교 국어 시간에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를 가르치기는 한 걸까. 케이팝이 세계로 확산하면서 ‘한글’로 노랫말을 흥얼거리고 한글을 배우려는 사람들로 한국어 학당이 북적인다는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모국어’가 대접을 못 받고 있으니 기막힌 역설이다. 한글날이 언제인지 모르는 국민이 37%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다. 1년에 한 번 한글날만이라도 온 국민이 1446년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반포한 그날을 되새겨 보고 우리의 말과 글을 아름답게 써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K-컬처가 세계를 압도하고 있는 지금이 한글의 우수성과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다. 언어생활은 한번 길들이면 단기간에 바꾸기 힘들다. 느리지만 서서히 아름다운 말, 이쁘게 말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한글학회나 국어교육학회 같은 단체에서 우리말을 정화하기 위한 계몽 활동을 하고 있지만 막상 지역사회에서는 이런 활동을 찾아보기 어렵다. 유치원, 초·중·고교, 대학 등 모든 학교, 학원까지 동참하고 문화예술단체, 청소년보호단체가 나서 ‘아름다운 우리말 쓰기’ 범국민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진정한 지역공동체의 완성은 자라나는 청소년과 어른들의 올바른 언어생활이 첫걸음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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