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의원은 대표적인 친명(친이재명)계다.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이 취하는 유연성과 실용성이다. 야당 대표로서 30조원 추경을 요청할 때도 시급하게 어려운 사람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것도 당시 여당이 동의하면 진행하겠다는 취지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어떤 말을 했을까. 9일 비상경제대응TF 회의에서 있었다. “취약계층, 소상공인 등의 지원을 우선해야 한다.” 추경의 필요성과 방향을 제시한 당부였다. 이번 추경은 많은 국민이 보고 있다. 25만원 지원금이 있어서다. 대통령의 발언은 이 지원금 방향으로도 해석된다. 당내 의견이 모두 대통령과 같지는 않다. ‘전 국민 일괄 지원’ 주장이 여전히 있다. 11일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보편 지원을 주장했다. 소비진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선별 지원의 기술적 문제를 지적했다. 기준을 잡고 선별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양쪽 주장이 서로 맞선다. 여기서 새 정부 앞에 닥친 경제 상황을 보자. 생각지 못한 집값 상승이 등장했다. 과천의 최근 3개월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이 4.6%다. 강남(3.83%), 서초(3.49%), 송파(3.45%)가 뒤를 잇는다. 조심스럽게 부동산 가격 안정 대책이 예상된다. 당장 경기 과천, 서울 성동·마포 14개 지역은 이미 규제의 범위에 들었다.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 경제 회복 정책을 약속했던 이재명 정부에게 요구되는 집값 정책이다. 한국은행발 경고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밝힌 집값 경계론이다. “경기 띄우려다 집값이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때마침 보고서 ‘주택가격 기대심리의 특징과 시사점’도 나왔다. “거시 건전성 정책을 강화해 주택 가격 상승 기대 심리를 꺾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금감원은 시중은행 관계자들을 불러 가계 부채 간담회까지 가졌다. 이런 때 생산성 없는 유동성 확대 정책이 맞는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민주당이 야당이던 올 2월 추산한 추경 규모가 있다. ‘전 국민 25만원, 취약계층 35만원 소비 쿠폰 지급’에 드는 예산이다. 모두 13조 1천억원으로 추산했다. 시차를 두고 물가·집값으로 옮아 갈 수 있다. 공약의 비중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선별 작업에 따른 지체도 부담일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집값 폭등의 조기 차단이다. 자칫 5년 내내 치솟는 부동산에 끌려다닐 수 있다. ‘민생 지원금 선별 지원’은 이래서 나온 고민일 것이다. 우리는 현금성 복지·지원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그래서 작금의 ‘토론’이 갖는 의미가 크다고 본다. 지속가능한 정책을 만들어가는 순기능이 될 수 있다. 우선 이번 토론에서는 ‘취약계층 25만원 우선 지원’을 지지한다.
수원에는 특이한 곳이 많다. 오래된 소나무들이 늘어섰다는 뜻의 ‘노송지대(老松地帶)’도 그렇다. 좀 더 들여다보자. 이곳은 안양에서 1번 국도를 따라 지지대를 넘으면 만날 수 있다. 길이는 5㎞ 남짓하다. 왼쪽과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양옆으로 늘어선 모습이 마치 열병식을 하는 병사들처럼 늠름하다. 한 그루, 한 그루 들여다 보면 제법 가지런하다. 그리고 다소곳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선비처럼 올곧다. 조선왕조실록 등 문헌에 따르면 노송지대는 조선 후기 개혁군주인 정조가 조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왕실 경비 1천냥으로 소나무 500여그루를 심었다고 한다. 250여년 전이다. 현재는 대부분 고사하고 38그루만 남아 있다. 이곳의 소나무는 껍질이 붉은 편이다. 흔히 적송이라 불리는데 내륙지방에서 많이 자란다. 낙락장송이 울창한 경관은 정조의 효성을 함축하면서 발길을 멈추게 한다. 수원에는 이처럼 노송지대는 물론이고 만석공원과 옛 경기도청이 있던 팔달산 등지를 비롯해 곳곳에 소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그래서일까. 경기도기념물과 수원시 상징목으로 지정됐다. 각각 1979년과 1999년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수원에서 소나무들이 때 아닌 시름(본보 6월13일자 5면)을 겪고 있다. 잎이 바짝 마르고 일부는 가지째 축 늘어져 있다. 상당수는 생장 기능을 멈춘 듯 줄기가 갈라져 있다. 죽은 가지 사이로 병든 잎도 드문드문 보인다. 전문가들은 원인을 지난해 폭설로 추정하고 있다. 소나무는 공원녹지사업소와 각 구청이 예산을 편성해 관리 중이다. 소나무를 포함한 수목관리 예산만 140억원가량이지만 일부 소나무가 고사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더구나 정기적인 관리보다는 민원 접수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나무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매뉴얼에 따른 체계적인 관리가 제때 이뤄져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 뒤에야 조치하는 방식보다 사전에 점검하고 예방하는 관리체계 구축도 시급하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하늘에 샛별이 반짝입니다 저 별 뒤에 여명이 밝아오면 밤새 수런대던 말들을 까맣게 잊고 새벽을 맞이합니다 흩어졌던 조각난 시어들을 박음질해 봅니다 심연의 상념이 끊어진 필름처럼 무기력한 그림자만 가슴을 적시고 있습니다 창작시 다듬으러 가는 날 한 것 치장을 하고 詩밭의 희로애락을 만나러 갑니다 거기에는 다정한 얼굴들이 다양한 글감을 나누며 영감의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웃음 사랑 슬픔의 언어들이 삶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글들이 그믐밤 샛별처럼 빛납니다. 허정예 시인 2009년 ‘문파문학’으로 등단 한국경기시인협회·한국문인협회 회원 수원문학아카데미 시창작회 ‘시인마을’ 회장 동남문학상·경기시인상·시인마을 문학상 수상 시집 ‘詩의 온도’
아게라텀의 꽃말은 ‘신뢰’다. 아게라텀은 우리말로 멕시코엉겅퀴라고 불리기도 한다. 원산지는 멕시코나 페루로 국화과식물이다. 가을에 뿌려 여름에 피는 일년초지만 원산지에서는 반관목성 다년초로 야생한다. 아게라텀은 줄기 아래로부터 곁가지의 발생이 많아 초형이 둥글며 키는 20∼70㎝다. 줄기에 1.5㎝ 정도의 작은 꽃이 화방상으로 피며 꽃색은 청색 계통이 주를 이루고 연분홍색과 흰색이 있다. 화단에 심을 때는 20∼25㎝ 간격으로 심는다. 아게라텀만을 화단에 집단적으로 심을 수도 있지만 꽃색이 한정돼 있으므로 프렌치메리골드, 채송화, 샐비어 및 백일홍 등과 조화를 이뤄 심는 것이 좋다. 농촌진흥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임종빈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스타트업본부장 2025년 6월 현재 우리 경제는 유례없는 복합 위기에 빠져 있다. 12·3 계엄 이후 약 반년간의 정치적 혼란과 국정 공백은 내수 위축과 대규모의 외국인 투자 이탈을 초래했고 대외적으로는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외교 공백으로 이어지며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켰다. 대한민국은 지금 국내외 모든 면에서 최악의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현실은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확인된다. 먼저 수출 부문에서 타격이 크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관세전쟁을 재개하면서 대외 교역 환경이 급속히 악화한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6월 경제 동향’에 따르면 “5월 들어 미국의 관세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수출 둔화 흐름이 뚜렷해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5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감소했으며 대미 수출은 8.1%나 줄었다. 특히 주력 품목인 자동차는 무려 32%나 감소했고 철강과 알루미늄은 관세가 50%까지 상향되며 수출 여건이 더욱 악화했다. 내수 역시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통계청의 ‘4월 소매판매 동향’에 따르면 민간 소비는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매출 역시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소상공인 동향’에 따르면 1분기 소상공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2%, 직전 분기 대비 12.89% 감소했다. 동시에 금융 부담도 더 커지고 있다. 전체 개인사업자의 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약 15조원 증가한 719조2천억원에 달했고 이 가운데 연체된 원리금은 4조원이 늘어난 13조2천억원에 이르렀다. 내수 부진과 금융 부담이 맞물리며 소상공인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처럼 수출과 내수 양 측면에서 위기가 중첩되며 국가경제 전체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라 평가되는 위기 상황에서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민생 회복과 경기 부양을 목표로 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약 20조원 규모의 추경을 통해 국민 민생 회복 지원금, 지역화폐 확대, 일자리 창출, 신산업 육성 등을 집중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정부보다 한발 앞서 위기 대응에 나섰다. 민선 8기 경기도는 4천785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서고 있으며 지역화폐 발행 지원(299억원), 무역위기 대응 패키지(85억원), 스타트업 글로벌 펀드(50억원), 글로벌 수출기업 육성(13억원) 등이 포함됐다. 현재 진행 중인 도의회 심의가 마무리되면 바로 실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해 재정건전성, 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우려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추경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비교적 넓게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의 위기가 우리 경제의 결정적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고 동시에 민생 현장에서 극심한 어려움이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속도다. 지금 상황에서 추경은 단순한 예산안이 아니라 무너지는 경제를 떠받칠 수 있는 실질적 도구이며 국민 생활을 지켜줄 수 있는 마중물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정부와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추경이 효율적이면서도 신속하게 편성·집행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머뭇거림이 아니라 과감한 결단이다. 이번 추경이 단순한 위기 극복을 넘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경제 회복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올 초, 사무실 창문 너머 나무에 두 마리 까치가 찾아왔다. 그리고 한동안 부지런히 무언가를 주워 날라 둥지를지었다. 둥지를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인데 생각보다 크고 촘촘했다. 놀라운 건 까치둥지가 나뭇가지 외에도 철사와 건축자재 조각으로 지어졌다는 것이다. 예전 같으면 오롯이 자연의 재료만으로 지어졌을 텐데, 이제는 인간이 버린 쓰레기조차 둥지의 일부가 되어버려 마음 한 켠이 씁쓸했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 하나가 바다를 덮고 숲과 동물들의 삶에 스며들며 결국,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환경문제의 현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마침, 지난 6월5일 ‘환경의 날’을 맞아 필자가 속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는 ‘폐전자제품 자원순환 캠페인’을 시작했다. 회사나 집에서 보유 중인 폐전자제품을 수거해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재활용하여 탄소 감축 및 환경 보호에 기여하자는 취지다. 또, 탄소중립실천 포인트제를 도입해, 텀블러·다회용컵 이용, 전자영수증 발급, 친환경제품 구매 등 9개 녹색생활 과제를 이행하도록 독려하고, ‘캠코 그린워킹 캠페인’을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개최해 임직원 걷기와 기부를 연계하고, 생활 속 걷기를 통해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와 에너지 절약 등 일상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을 생활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캠코는, 친환경·탄소중립을 선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환경부 탄소중립 경영대회와 자원순환 실천대회에서 장관상을 수상하고,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한국의 경영대상에서 ESG경영 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명실상부한 탄소중립 선도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적수천석(滴水穿石)이란 말이 있다. 직역하면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로, 작은 실천이 모여 사회 전체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환경은 미래 세대를 위한 빚이 아닌 함께 가꿔야 할 자산이다. 캠코경기지역본부는 지속 혁신으로 미래를 선도하고, 모든 업무에 국민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방침을 바탕으로 물방울 같은 작은 힘이지만 환경보호에 적극 힘을 보탤 계획이다. 어제는 아내와 함께 차가운 커피 한 잔이 담긴 텀블러와 장바구니를 챙겨 30분 거리에 있는 매탄 시장을 걸어서 다녀왔다. 돌아오는 길이 무거운 짐 때문에 힘들었지만, 일상생활에서 탄소 절감을 실천했다는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났다. 다시 사무실에서 까치둥지를 관찰했다. 이제는 까치가 보이지 않는다. 둥지를 떠난 까치가족이 더 안전한 자연의 품에서 힘차게 날고 있을 그날을 조용히 응원해 본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은 무엇일까.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는 것, 자신에게 나쁜 짓을 저지른 이를 진심으로 용서하는 것, 그 밖에 자타공인 “진짜 어려운 일인데 그걸 해내다니, 대단해”라는 말을 들을 만한 것이라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로 손꼽을 수 있다. 각자의 경험과 생각, 처지가 다르므로 그 어떤 것을 유일하다고 말하기 어렵겠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바로 자식을 반듯하게 키워내는 것이다. 세상에 태어나 부모가 된 이들 중 부모 연습을 충분히 해보고 부모 된 이가 누가 있으랴. 누가 바로 옆에서 하나하나 자세하게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다 처음 해보는 것인데 그 과정이 어떻게 녹록하겠는가. 자식이 여럿인 경우라도 그 존재가 제각기이므로 첫째 키워냈다고 둘째가 쉽고 둘째 키워냈다고 그 아래 아이 키우기가 쉬울 리 없다. 다소 시행착오가 줄어들 뿐 매번 새로운 자식을 맞이해 새로운 육아를 하는 것이기에 부모 역할의 난이도가 줄어드는 건 아니다. 아이 문제로부터 기인한 가족 상담을 진행할 때면 혼란에 빠진 부모를 만나게 된다. “우리 아이는 원래 그런 애가 아닌데, 우리 아이가 아직 어려 뭘 잘 몰라서”라는 현실 부정에 빠지거나 아이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한 거센 후폭풍이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우리 애가 잘못은 했으나 책임지는 과정에서 혹여 상처받아 더 비뚤어질까 두려워서”라며 무조건적 보호 본능에만 충실한 부모를 볼 때면 안타깝다. 물론 어리고 몰랐다는 그 주장이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어리고 몰랐기에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자신에게도 생채기를 남기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부모 나이대의 어른도 아직 철없이 행동하는 이가 수두룩한데 인격 형성 중인 아이가 미숙한 행동을 하는 건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기에 더 분명하게 옳은 가치의 기준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온 가족이 아이가 저지른 잘못을 들여다보며 직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매우 괴롭고 힘든 일이지만 상황을 피하려 하면 절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부모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아이도 다시는 그런 잘못을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다. 사랑하는 아이가 괴로워하는 걸 보면 부모의 마음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부모가 흔들리면 아이는 바로 눈치채고 모면할 궁리를 하게 된다. 내 아이가 특별히 나빠서가 아니다.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보호하려 자연스레 방어기제를 펼치는, 지극히 인간다운 대응일 뿐이다. 그럴 때마다 충분히 이야기하고 경청하고 또 관찰하면서 아이의 생각과 마음에 뿌리 내리려는 나쁜 씨앗을 솎아내야 한다. 아이의 행동이나 마음을 깊이 살피며 잘못된 행동에 대한 객관화 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에 근거한 깊은 반성이 우선이다. 그래야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잘못을 발판 삼아 더 반듯한 삶을 꾸려 갈 힘도 얻는다. 내 아이를 제대로 사랑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단 하나뿐인 정답처럼 명쾌하면 좋으련만. 흔들리지 않고 의지할 수 있는 커다란 기둥 역할과 안전하고 넓은 마음의 울타리가 돼 주며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해내는, 이 세상 모든 부모에게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
지상의 고속도로 노선이 도심 생활권을 가른다. 지금은 최고 명품 도시가 된 한 지역이 그런 예다. 2000년대 초 경기도시공사가 개발을 시작했다. 그때 신도시를 가로지르는 영동고속도로가 문제였다. 도심 소음과 도시 분할이 불보듯 뻔했다. 소음은 폐쇄형 방음 시설로 완벽히 해결됐다. 하지만 도시 분할은 더 이상 논의되지 않았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같은 신도시지만 완전히 다른 생활권이 됐다. 지금 그곳은 모든 게 극단적으로 나뉘었다. 이런 문제가 김포시에서 불거지고 있다. 김포시를 가로지르는 계양~강화 고속도로다. 계양구 상야동에서 강화군 갑곶리에 이르는 30㎞다. 총사업비 3조원을 들여 7공구로 나눠 개설된다. 현재 설계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기획재정부의 총 사업비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한국도로공사 구상은 연내 착공, 2031년 완공이다. 이 고속도로 노선이 한강신도시와 김포 한강2공공주택 지구를 관통한다. 두 도시를 완전히 쪼개는 노선이 그려져 있다. 도시 간 소통 단절과 생활권 분리는 불가피하다. 김포·경기 둘레길과 생태·휴식공간 침해도 우려된다. 김포시와 지역 정치권이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4.2㎞의 4공구 중 신도시 구간만이라도 지하화를 요구하고 있다. 김병수 김포시장이 ‘고속도로 지하화’를 요구했고,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도 ‘필요성 공감’을 표했다. 지역의 박상혁 의원(김포을)은 LH를 찾아 뜻을 전했다. 지하화 필요성에 대해 김포지역 전체가 하나의 목소리다. 문제는 지하화에 드는 추가 사업비다. 도공 측은 지하화 사업비를 4천억여원으로 추산했다. 신도시 개발 주체인 LH의 판단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도공과의 분담 문제도 있다. 조만간 내부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는 입장이다. 이번 경우는 앞서 소개했던 신도시의 예와 또 다르다. 당시에는 영동고속도로가 이미 자리하고 있었다. 경비·공법 등에서 지하화가 대단히 복잡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신설하는 고속도로다. 방향만 잡히면 어렵지 않다.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타당성도 있다. 지상 고속도로에는 방음 시설이 필요하다. 최근 도심 고속도로 방음은 전면 폐쇄가 대세다. 이 비용이 결코 적지 않다. 여기에 도심 분리에 따른 도시 가치 하락도 크다. 초기 분양 등 수익성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고속도로와 신도시의 상관 관계는 곳곳에서 증명되고 있다. 무엇보다 김포 100년을 정하는 도시·도로 계획이다. 4천억원 아끼려고 더 큰 걸 잃어선 안 된다. 의지와 지혜가 동시에 필요한 ‘김포시 고속도로’다.
“임기는 매일매일이 새로 시작이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도정 전체 회의에서 한 말이다. 경기도청 간부, 공공기관장들이 모두 참여한 자리다. 도정 방향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다. 어거지로 확대해 해석할 필요는 없다. ‘촌음을 아껴 도정에 최선을 다하자’는 당부로 보면 그만이다. 그럼에도 ‘임기’라는 단어를 주목하게 된다. 임기를 1년 여 앞두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김 지사 연임 도전 여부에 잔뜩 관심이 가 있다. 그는 이날 ‘임기’ 발언에 설명을 덧붙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임기 말 체험담을 소개했다. “2주일 남았지만 지금부터 일해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의 얘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도정에 임하는 자세를 재삼 강조했다. ‘이제부터 도정을 마무리한다는 말은 하지 말자’고도 했다. 신규 사업 발굴에 대한 의지도 주문했다. “사업 확장이나 신규 사업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자”고 당부했다. 하루 뒤 ‘김동연표 북부 개발’을 향한 의욕도 밝혔다. 11일 경기도의회 본회의 자리였다. 한 도의원이 북자도 철회 의사를 물었다. ‘그럴 의사 없다’고 답했다. 최대 역점 사업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다. 변함없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남북 분도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김 지사는 이 대통령과의 정책적 동질성을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같다고 했다. 이 또한 김 지사의 연임 의지로 해석될 수 있는 워딩이다. 중요한 건 이 대통령의 뜻 아닐까 싶다. 경기지사 출신이며 정치적 기반이 경기도인 대통령이다. 경기지사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특별할 수 있다. 이런 이 대통령의 정서를 누구보다 잘 아는 김 지사다. 그래서일까. 새 정부의 성공을 돕는 경기도정을 강조했다. “도정 역량을 모두 동원해 이재명 정부의 국정을 뒷받침해야 한다.” 경기도가 국정의 제1동반자이자 국정 성공의 테스트 베드라고도 했다. 정부에 대한 지원과 지지를 표했다. 21대 대선은 경기 정치인들의 판이었다. 전직 도지사 둘이 기호 1, 2번으로 맞섰다. 경기도를 얻은 자가 천하를 얻었다. 대선 주자였던 이준석 의원의 출마설이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후보군으로 분류돼 온 서너 명이 있다. 유력 정치인의 출마설이 가세했다. 반대로 ‘도백 포기 의원설’도 나온다. 이 중의 핵심 변수는 현 지사의 재도전이다. 그런 의사로 읽힐 김 지사 모습이 이어진다. ‘2026 지방선거’가 경기도에서 시작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