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글> 보고싶은 삼촌께

조범식 <평택 지장초등1> 안녕하세요. 준규삼촌?그곳 미국은 무슨 계절인가요? 추울까요. 더울까요? 여기는 겨울이 와서 11월 27일날 첫눈이 내렸어요. 첫눈오는 날 저녁에 엄마 아빠랑 통나무집 모양으로 지은 작은 전통찻지에 가서 강냉이를 먹으며 밖에 눈이 내리는 시골풍경을 구경했어요. 작년에 이렇게 추울 때 방학이라 삼촌과 숙모가 오셨을 때 생각이 나요. 식구들 다 같이 삽교호에 놀러 갔을 때, 눈을 맞으면서 칼싸움하며 방어하는 방법과 공격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게임도 하고 재미있었어요. 공부 많이 해서 우리나라에 돌아와서 배운걸 다시 가르쳐 주려고 미국에서는 살지않고 졸업하면 얼른 올거라고 하면서 재미있는 미국 이야기를 해주셨던 것 지금도 생각나요. 내년에 대학원 졸업하면 숙모랑 같이 서울에 빨리와서 공부랑 수영이랑 가르쳐 주세요. 그리고 엄마는 제가 말을 안 들어서 꾸중하실 때, 삼촌이 어릴 때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나처럼 삼촌도 외아들인데 자기일 척척 혼자서 잘하고, 부모님 말씀도 잘듣고, 성격이 좋아서 친구들도 많다고 칭찬하셨어요. 더도 덜도 말고 준규삼촌 처럼만 커라라고요. 그렇지만 엄마는 나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데요. 어떤 사람은 공부를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미술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운동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을 음악을 좋아하고, 이 세상에는 똑같은 사람은 없대요. 훌륭한 사람의 좋은 점을 본받아서 범식이다운 범식이가 되라고 타일러 주시는 거래요. 엄마 아빠 말씀이 맞다고 생각해요. 삼촌이 사주신 아기곰 푸가 그려진 가방을 메고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그리고 친구들과 잘 지내고 바이올린도 배우고, 컴퓨터도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그런데 삼촌, 학교에서 가족신문 만들기 해서 우수상을 탔고, 태권도도장에서 품새상 메달을 받았어요. 잘 했지요? 저도 기분이 좋아요. 겨울방학동안 엄마 아빠랑 겨울여행도 하고 재미있게 지낸 이야기 다음에 또 편지 쓸게요. 삼촌, 공부 많이 하고 숙모한테 수영도 많이 배워서 더 멋진 삼촌이 되어서 오세요. 안녕히 계세요.

<독후감>헬렌 켈러를 읽고

유민진 <평택 지장초등6> ‘헬렌켈러’어렸을때는 단지 그림이 예뻐서 즐겨보다가 쳐박아 두었던 책이었다. 독후감숙제를 하게 되니 마땅히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몰라서 책을 뒤적이다가 문득 헬렌켈러가 눈에 들어왔다. 헬렌켈러는 내가 존경하는 인물중 한분이다. 헬렌켈러는 자신이 가진 온갖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남을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졌다. 헬렌켈러는 3살때 심하게 병을 앓고 나서 앞도 보지 못하고, 말도 하지 못하고, 듣지도 못하는 장애인이 되었다. 만약 우리가 단 하루라도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생활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답답해서 살수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헬렌켈러도 그랬다. 부모님께 짜증을 내고, 헬렌켈러가 안쓰럽고 불쌍한 부모님은 계속 받아주고… 그러나 헬렌켈러의 가정교사인 설리번선생님께서 오시고 나서는 달라졌다. 설리번선생님은 이런 나날이 계속되면 헬렌켈러가 제대로 성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셨다. 그래서 설리번선생님과 헬렌켈러는 서로 힘든생활을 하게 되었다. 헬렌켈러는 지금까지와는 너무나 다른 규칙적이고 지루한 생활을 하게 되었고 설리번선생님은 고집스럽고 막무가내인 헬렌켈러의 버릇을 고쳐야 했다. 이런 힘든나날의 반복 끝에 헬렌켈러는 마음에 문을열고, 점차 공부를 열심히 하게되었다. 만약 이런 설리번선생님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헬렌켈러는 아무것도 할수 없는 장애인으로 살게 됐을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설리번선생님은 매우 훌륭하신 분이다. 헬렌켈러는 설리번선생님의 노력과 헬렌켈러의 피나는 노력끝에 조금씩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처럼 간단한 말들이었지만 이런 말들을 하기위한 헬렌켈러의 노력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또 헬렌은 말을하면서 공부를 열심히 하였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노력해온 결과 헬렌켈러는 최고의 명문대학인 하버드대학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하게 되었다.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환경에서 조금씩 말을 하게되고, 게다가 공부까지 열심히해서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에까지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헬렌켈러…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장애인들을 돕고, 사랑하며 평생을 장애인을 도우며 살았다. 헬렌켈러의 이러한 노력하는 정신과,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씨, 또 힘든생활속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의지와 인내… 나는 이러한 헬렌켈러를 존경하며, 사랑한다.

<독후감>아하! 그렇구나를 읽고

주상훈 <수원 원천초등3> 몇달전 순천에 이모부를 찾아 갔었다. 그때 순천이 바다와 가까워서 갯벌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이모부를 따라 갯벌에 갔었다. 온 벌판이 흙, 모래, 자갈로 뒤덮여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자갈이 아니라 꽃게 같은 게였다. 자세히 보니 계속 힘도 들이지 않고 옆으로 걸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같은 사람과 동물은 모두 앞만 보고 걷는데 특별히 게만 옆으로 걷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아하! 그렇구나”라는 책이 생각났다. 그 책을 보니 게가 옆으로 걷는 까닭이 자세히 나와 있었다. 옆으로 걷는 이유는 다리의 폭이 상당히 넓이 때문이고 다리의 각 관절이 앞 뒤로 지나치게 가깝기 때문이다. 또 거미고동이나 주먹게는 앞으로도 걷고 비스듬히도 걷고 있었다. 전에 살던 아파트 단지에는 작은 동산이 있었다. 그 동산에는 매미, 잠자리, 얼룩하늘소가 살고 있었는데 매미와 잠자리는 많이 잡아 보았으나 하늘소는 조금밖에 잡지 못했다. 그래서 동산의 여러곳을 찾아서 잡아보았다. 그러나 밖에서 잘 자라던 하늘소가 집에 오니 곧 죽어 버렸다. 그래서 “아하! 그렇구나”라는 것을 읽고 왜 죽어 버렸는지 알았다. 그 이유는 먹이가 없었고 친구들이 없어서 너무 외로워 죽었나 보다. 이 책을 읽으니 내가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이런 종류의 책을 많이 보면 동·식물에 대해 박사가 될 것 같았다.

선관위가 시급히 할 일

선거법 위반이라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들이 ‘국민주권의 정당한 행사’차원에서 12일 ‘2000년 총선시민연대(가칭 시민연대)’를 발족하고 ‘새 천년 공천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여론조사를 실시, 18일께는 공천반대 명단을 공개, 이들이 출마하면 낙선운동까지 전개하겠다고도 했다. 그런데 10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16대 총선 출마예상자 가운데 공천 ‘부적격자’ 167명을 자체적으로 선정, 발표해 정치권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부적격자’리스트에 오른 여야 의원들은 총선을 앞두고 자신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개인, 또는 집단적인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은 초유의 법정싸움으로까지 번질 것 같다. 공명선거 실시를 위한 시민단체의 활동 근본취지를 우리는 지지한다. 시민단체들이 그동안 시민의 이름으로 각종 부정부패·비리를 감시하고 고발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시민단체들이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선거감시운동을 벌여야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시민단체가 선거에 관여하거나 발언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선거법 테두리를 벗어나는 것은 곤란하기 때문이다. 오늘날과 같은 다원화 사회에서 시민단체의 정치참여는 바람직하고 확대되어야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차제에 선관위는 노조를 제외한 단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 87조의 개정, 또는 폐지를 적극적으로 논의, 검토하여야 한다. 노조의 예외적인 선거운동 허용이 시민단체와의 형평성 문제점으로 계속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특히 12일 발족되는 ‘2000년 총선 시민연대’가 낙선운동을 벌이려 하는 상황에서 선관위는 이번 경실련의 소위 ‘부적격자’ 명단발표가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명확히 판단, 발표해야 할 것이다. 16대 총선 후보자 등록도 안된 상태에서 야기되는 혼란을 국민들은 원치 않는다.

‘1시간내 통보했다’고?

파주의 미군기지폭파테러설을 둘러싼 대피 전말이 당초에 알려진것과는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와 주한미군은 이와관련, “지난 4일 오전11시 주한미군은 폭탄테러위협 사실을 본국에서 통보받은 뒤 1시간 이내에 한국군 관계관에게 첩보를 전달했다”고 공동입장을 밝혔다. 이는 7시간뒤에 한국군에게 첫 통보, 주민안전을 저버린 가운데 미군만 대피했다는 당초의 비난을 부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로버트 F 디즈 미2사단장 또한 본지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미 공조체제를 강조하면서 ‘당일 오후에는 파주경찰서등에도 폭파설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파주경찰서등에 통보된 당일 오후가 몇시인지 분명치 않으나 만약에 적정통보한 것이 사실이고, 한·미 공동입장 발표내용이 틀림이 없다면 귀책사유는 순전히 우리 군과 경찰에 돌아오는 사실을 간과하기 어렵다. 즉 한·미 공조체제는 이상이 없었는데도 대응조치라할 주민대피에 이상이 있었다는 것은 우리 내부의 지휘계통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다. 정보로 평가분석되지 않은 첩보를 두고 기민하게 대응하기란 물론 어려움이 따른다. 미군측도 4일 늦게 추가입수된 첩보로 만일의 경우 그 위력이 민간거주지역까지 파급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문제는 우리측에서 통보받은 첩보를 두고 무엇을 했느냐는데 있다. 첫 첩보통보를 받은지 12시간이 지난 이튿날 새벽 1시30분이 다 되어 예고한마디 없다가 잠자는 주민들을 깨어 영문모른 늑장대피를 하게 한 것은 조직력있는 처사라 할 수 없다. 다행히 폭파설이 사실이 아닌 해프닝으로 끝났기에 망정이지 실황이 발생했다면 엄청난 희생을 면치 못했을 수가 있다. 또 유사한 실황은 언제든지 있을 가능성이 없지 않은 점에서 심각한 교훈을 일깨운다. 우리는 이에 두가지가 궁금한게 있다. 미군측으로부터 첫 첩보를 받은 사람이 없어 확인중이라는 말과 중령인 한국군관계관에게 전했다는 상반된 과정에서 어떻게 공동입장 발표가 나왔는가 하는 점이다. 또 하나는 미2사단이 파주경찰서에 통보했다는 확실한 시간이 몇시며 경찰은 이에 어떻게 대처했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를 계기로 한·미 공조체제의 이상징후를 더는 드러내선 안되는 공고한 다짐이다.

시어머니

고부간의 갈등은 영국이라고 하여 다를바가 없는것 같다. 한 조사에 의하면 며느리를 나쁘게 평가한 시어머니가 10명인데 비해 좋게 평가한 시어머니는 3명 비율이었다. 그 시어머니들이 보통 여성들은 아니다. 젊은 시절엔 선구자적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며 여권신장을 목소리높여 외쳤던 여성들이다. 그러나 막상 시어머니가 되고 나서는 자신이 그토록 거부했던 전통적 부덕을 며느리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케임브리지대학이 지난 70년대의 여성운동가 등 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이러한 것으로 보도됐다. 사회적 성취욕을 중요시하던 여성들도 정작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며느리의 사회적 성취욕구보다는 아들을 극진히 위해주는 주부역할을 더 주요시 한다는 것이다. 한 심리학자는 이를 시어머니의 이중성이라고 설명했다. ‘시어머니가 된 많은 여성은 자신의 입장을 얘기할땐 여성으로서 겪는 갈등을 동정적으로 말하면서도 며느리에 대해서는 남편과 아들을 잘 돌보는 일을 우선해서 말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성취욕도 이루고 남편과 아들을 잘 돌보는 가정적 성취도 다같이 병행하면 더 말할 수 없이 좋을 것이지만 그게 아마 어려운 모양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가정의 안정없는 사회적 성취는 뿌리없는 허상이라는 사실이다. 여자도 그렇고 남자도 그렇다. 인간은 그 누구도 가정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케임브리지대학의 조사내용은 우리에게도 시사해주는 일깨움이 없지 않다. 시비가 어떻든 음미해 볼만 하다. /백산

승진은 곧 명퇴다

‘승진은 곧 명퇴다.’ 평택시청 직원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이야기다. 지난해 10월 지방행정 서기관, 사무관으로 각각 승진했던 서기관급 3명과 사무관급 3명이 명퇴를 또 강요받고 있어 술렁이고 있다. 모두 40년생인 이들은 명퇴를 조건부로 승진했다는 것이 명퇴요구의 명분이다. 그러나 ‘조건부’는 일방적이었다는 것이 명퇴를 강요받고 있는 이들의 항변이다. 한 명퇴대상자는 “연금법이 유리하게 개정되므로 그동안만 좀 참아달라고해도 득달같이 나가라”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또 어떤 이는 “공무원법에 보장된 공직자의 신분이 개인회사 사장같은 민선단체장의 횡포로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고 불평했다. 새해 벽두들어 시작된 평택시청의 명퇴한파는 마침내 요구받은 대부분의 대상자가 굴복(?), 나가기로 했으나 몇몇은 아직 완강히 거부해 임명권자로서는 마무리를 짓지못하고 있다. 김선기 평택시장이 이처럼 명퇴를 강력히 추진하는 것은 오는 2월에 있을지 모를 ‘모종의 조치’에 대한 대대적 대비인사를 위한 것이라는 설(說)이 청내에 파다하다. 이같은 설의 진위는 앞으로 두고보면 알일이겠으나 아무튼 평택시청이 잇단 명퇴바람에 휘청거리는 것은 지방행정의 안정을 위해 우려스럽게 보는 것이 객관적 시각이다. 그동안 명퇴로 나간 간부만도 10여명이나 된다. 구조조정에 의해 그만둔 예도 있지만 구조조정을 빙자해 쫓겨나간 사례도 없지않다는 것이 시직원들 얘기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승진은 곧 명퇴다’라는 말이 나와 승진이 달갑지 않다는 기현상까지 일고있다. 지방공직사회의 안정은 요원한 것인가. /평택=이수영(제2사회부) sylee@kgib.co.kr

밀레니엄 이변

소한 추위를 톡톡히 치렀다. 눈이다 바람이다 하여 이 며칠새 밀어닥친 강추위는 겨울맛이 물씬했다. 소한 추위와 함께 들이닥친 밀레니엄 독감이 휩쓸고 있다. 국내 독감환자가 날로 늘어 병원마다 약국마다 독감환자로 만원이다. 가히 세계적인 독감이다. 일본 열도가 독감공포에 싸였다. 미국은 병원마다 독감환자가 평소보다 세배나 많이 찾아 줄을 잇달고 있다. 영국은 독감환자가 8백만여명에 이르러 입원실이 모자라 복도에 간이침대를 놓고 치료하는 지경이다. 독감 예방접종을 맞은 사람도 걸릴만큼 무서운 이번 독감은 연초 연휴이후, 다중이 접촉하면서 급속확산된 것으로 보도됐다. 독감도 독감이지만 밀레니엄 벽두 기상이변 또한 대단했다. 중동 골란고원에 눈이 펑펑 쏟어졌는가 하면 태국, 방글라데시, 인도, 파키스탄 등지에서 기온이 영하로 갑자기 떨어져 동사자가 나왔다. 방글라데시는 60여명, 인도, 파키스탄만은 280여명이 얼어죽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의 나라에 눈송이가 내리고 얼어죽는 사람이 사태난 것은 이만저만한 이변이 아니다. 지구남반부 브라질 등 남미에서는 새해들어 대홍수가 곳곳에 일어나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우리의 독감은 그래도 일본 미국 영국 등에 비하면 좀 낫지않나 싶다. 열대지방에서 동사자가 나오는 것에 비하면 이번 소한 추위쯤은 예사다. 열대 기상이변의 밀레니엄 현상이 어떤 지구촌의 조짐인지 몰라 그것이 걱정이 된다. /백산

빅딜통한 환경시설 해법

오늘날 우리는 모두가 쾌적한 환경을 원하며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주위에 환경시설이 들어선다고 하면 누구나 거세게 반대한다. 환경시설이 혐오시설로 잘못 인식됐기 때문이다. 내 지역 내 고장에 환경시설이 건설되면 무조건 나쁘고, 다른 지역은 어디에나 괜찮다는 극단적인 이분법도 횡행하고 있다. 더구나 집단이기주의, 님비현상이 팽배하면서 환경시설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필수조건이라는 사실조차 망각하고 있다. 기본적인 도덕성마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쓰레기장이나 화장장은 물론, 특정 종교건물, 사회복지시설까지 기피대상이 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님비현상은 이것을 이용하려는 집단들이 더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주민·지주들의 경제피해 과장과 일부 전문가들의 무책임한 조사결과 발표, 그리고 이를 이용하는 정치세력 등이 문제를 사실 그대로 보지 않고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가 추진하던 장지동 쓰레기소각장 건립이 인근 성남시 주민들의 반발로 끝내 무산됐고, 서울 중랑구 망우소각장도 주민들과 구리시의 반발로 답보상태에 있다. 전국 각지에서 환경시설 건립을 둘러싼 갈등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재론하거니와 님비현상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쓰레기나 오·폐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과 함께 자치단체와 주민들이 무작정인 반대보다는 참여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지난 7월 구리시와 남양주시는 쓰레기 소각장과 매립장을 각각 지역에 나누어 설치, 공동사용키로 합의했으며 인천시 계양구, 부천시, 서울 강서구도 3개 시의 경계에 공동소각장을 설치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무조건적인 시위로 환경시설 건설을 막는 것 보다는 전문가와 주민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기구를 구성, 감시활동을 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95년부터 소각장의 안전가동과 오염원 배출을 지속적으로 감시, 다이옥신 배출을 선진국 기준치 이하로 떨어뜨린 고양시 백석동 이산쓰레기소각장 시민대책위원회가 그 좋은 본보기이다. ‘내 고장엔 절대로 안된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를 배제하는 가운데 빅딜을 통해 공동체 삶을 가꾸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자치단체끼리의 공동건설·사용, 각종 공원지하를 활용하는 신기술 개발, 그리고 건설 뒤에 효과적인 감시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여야 하는 것이다. 2000년을 맞아 경기일보가 펼치고 있는 다양한 기획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쟁점시대’를 심층보도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4·13총선, ‘보수양대’체제로

우리가 4·13총선을 보수양당체제로 가기를 바라는 것은 국민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는 정치발전을 위해서다. 이번 총선은 국민회의(신당), 한나라, 자민련등 3당이 총선구도의 주축을 이루긴 하나 국민회의, 자민련등 두 공동여당은 연합공천을 할 것으로 보아 두 여당과 한나라당으로 압축되는 보수양대세력 다툼의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보수양당체제는 아니더라도 양대세력대결로는 볼 수 있다. 우리는 이같은 양대정당세력에 대한 국민의 완전심판이 훼손되지 않기 위해 정치진로가 모호한 무소속출마의 자제를 권고하고 싶다. 막상 당선되고 나면 민의를 왜곡하는 또 어떤 변신을 보일지 모르는 것이 그들이다. 군소정당 출마자들도 사정은 거의 비슷하다. 총선에 나서봐야 원내교섭단체 구성조차 못할 것이 이미 객관화된 군소정당의 태동은 심히 우려되는 점이 많다. 영남권의 제3당, 개혁신당, 노동조직을 발판으로 하는 진보정당 등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밖에 또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 건국이래 반세기가 넘도록 책임있는 양당체제가 확립되지 못한 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군소정당의 난립 또한 부정될 수 없다. 광복이래 무려 420여개의 군소정당이 명멸했다. 야당 대통합을 못이루어 집권당에 반사이익을 주는 다당체제는 쇠꼬리가 되기보단 닭대가리가 되겠다는 소영웅주의의 산물이다. 그러면서도 선거, 특히 총선은 지역적으로 더러 영향을 미쳐 양대정당제 발전에 부정적 작용을 한 것도 사실이다. 외국의 예에 비추어 통상 보수양당 보다는 보수대 진보정당의 양당체제가 관행이었다. 그러나 진보정당의 특성이 세계적으로 희석된 마당에 국내에서 진보정당이 보수정당에 대응할 만큼 자생할 수 있을지는 심히 의문이다. 영국 블레어정권, 프랑스 조핑정권, 독일 슈뢰더정권 등 이른바 유럽 좌파지도가 결국은 미국의 공화, 민주 양당의 보수대 진보 수준 차이를 넘지 못하고 있다. 양당체제 확립은 정치안정의 첩경이며 다당체제는 정정불안의 요인이다. 군소정당의 난립은 바람직스럽지 않으나 막을순 없는 일이어서 국민이 알아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하긴 보수정당마저 전통있는 당은 있다할 수 없다. 국민회의나 신당이나 자민련도 그렇고 한나라당도 뿌리깊은 정당은 아니다. 그러나 현실을 떠난 정치는 있을 수 없으므로 좋든 궂든 양대세력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보수양당체제를 이제부터라도 싹틔울 수 있는 4·13총선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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