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목소리 커져야

현대적 의미의 좌·우파 개념에 선을 딱 그어 설명하기란 어렵다. 소비에트 체제 붕괴이후 유럽의 좌파가 진보의 새로운 전망을 모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파 역시 냉전에서 벗어난 가치와 목적에 새로운 의미를 찾고 있다. 특히 좌파에서도 이데올로기에 신자유주의를 접목한 영국 블레어의 제3의길과 정통사회주의에 중산층의 역할을 강조하는 프랑스 조세팽의 신사회주의 노선이 병존한다. 어떻든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 서구 여러나라가 사민당 혹은 좌파연합 정권 일색으로 비록 좌파가 집권하고는 있어도 시장경제 원리를 존중하는 우파적 좌파 노선을 제시하고 있는것은 주목할 점이다. 이런가운데 오스트리아에 이어 스페인은 지난 3월 아스나르의 국민당이 압승, 우파 정권을 수립한바 있다. 우리가 처한 입장역시 좌우파의 개념을 서구와 똑같이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여러가지 견해가 나올수 있다. 특히 6·15 공동선언 이후에는 남북간은 물론이고 남남에서조차 개념의 혼선을 빚어 이에대한 정립이 시급하다. 이런 과제속에 보수와 진보라는 표현을 그대로 쓰면 남북정상회담 이후 갑자기 진보세력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보수세력의 목소리는 찾기가 힘들어졌다. 심지어는 언론도 보수언론은 마치 민족화해와 남북관계 개선을 원치 않는 것으로 매도되는 것은 심히 위험한 발상이다. 동족간의 평화 통일을 바라지 않는 보수세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두 정상회담의 역사적 의의는 보수든 진보세력이든 부인될 수가 없다. 남북협력에 철저한 상호주의냐 유연한 상호주의냐 하는 견해 차이를 두고 협력 자체를 부정하는 것처럼 말할 수는 없다. 보는 시각과 가는 방법이 다르다고 하여 목적이 다른것은 아니다. 더욱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보수성에 있다. 집권여당 또한 보수정당인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정부의 대북정책 급진은 급진좌경화가 아닌데도 진보세력은 고무돼있고 보수세력은 위축돼 있는것이 기형적 현실이다. 보수세력의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 예컨데 납북자 및 국군포로 송환촉구같은 것은 보수 진영의 목소리다. 물론 진보세력의 목소리도 계속 나와야 한다. 보수와 진보의 의견충돌은 국론의 분열이 아니다. 국론의 조화다. 이 과정에서 서로가 존중돼야 하는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요체다. 지금처럼 보수관은 반민족 분자 보듯이 하는 경직성은 뭔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돼 있다.

物價불안 방치해선 안돼

하반기 물가가 불안하다. 석유류 제품 가격 상승과 의보수가 인상 등으로 8월 소비자 물가가 올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이달에도 기름값이 오른 것을 시발로 의보수가 및 서울·인천 지하철 요금 등 공공요금이 추가 인상됐고 또 일부는 인상대기 중에 있는 등 물가상승 요인이 많이 잠복해 있어 물가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중 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가 지난달에 비해 경기 1.2% 인천 1.4%올라 연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소비자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석유류 제품 등의 가격상승에 따라 공업제품 가격이 지난달 대비 1% 상승하고 의보수가와 버스요금 등 공공요금이 3%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달중 의보수가가 지난 7월 9.2%에 이어 6% 추가 인상되고 인천과 서울지하철요금이 지난 1일부터 20% 인상됐다. 또 휘발유 가격이 ℓ당 30원 인상돼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고 물가 파급효과가 큰 전기료도 올해 안에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추석성수품 가격이 연일 뛰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 태풍과 호우피해로 농수산물 가격도 폭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중 1.5%대로 안정됐던 물가가 금융불안과 자금경색, 그리고 실물경기 위축속에서 이같이 공공요금과 농산물가격이 들썩이고 있어 물가불안이 한층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가는 정부가 물가안정에 자신감을 갖고 지난 6월 당초의 3%에서 2.5%로 수정한 물가상승률 목표치가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실물경기가 위축되고 금융은 경색되는 데도 물가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기업구조조정과 금융개혁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인플레 기대심리를 부추기게 될 공공요금 인상은 신중을 기해 무더기로 인상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가는 특히 심리적 영향이 커 사전에 불안요인을 제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 상당히 확산되어 있는 인플레 기대심리를 불식시키지 못한다면 올 물가억제 목표치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가상승의 근본원인은 과(過)비용에 있으므로 당국은 무엇보다도 금융·기업구조조정의 성공적인 마무리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일에 전력해야 한다. 특히 지지부진한 공공부문의 혁신을 통한 경영합리화로 공공요금인상요인을 흡수토록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오리무중 피살사건

흔히 사용되는 고사중에 오리무중(五里霧中)이라는 말이 있다. 액면 그대로 풀이하면 5리에 걸친 짙은 안개속을 지칭하는 뜻으로 찾을 길이 막연하거나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묘연함을 일컬을 때 지칭하는 말이다. 열흘전 오산에서 발생한 40대 주부 피살사건의 수사방향을 놓고 경찰이 처한 입장을 읽게 하는 표현으로 가장 적합한 생각이 든다. 지난 8월22일 오전 10시를 전후해 오산시 오산동 주택가의 한 허술한 집에서 40대 주부가 온몸을 무참히 난도당한 엽기적인 피살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길이 15cm정도의 예리한 흉기로 피해자의 목, 등, 복부, 허벅지 등에 무려 20여군데를 찔러 살해한 뒤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러나 범인은 현장에 지문이나 증거품 등 일체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고 지금까지의 경찰수사는 강도나 원한, 치정 등 어느 한쪽에 이렇다할 비중을 싣지 못한 채 안개속을 헤메고 있다. 바로 이같은 현실이 일말의 수사 단서조차도 확보하지 못한 경찰을 답답하고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 사건은 최근 수도권에서 발생한 엽기적인 살인사건중 자칫 미제(未濟)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은 강력사건으로 국민들의 치안불안감에 대한 경찰의 명예회복과 자존심이 걸린 중대사안임에 틀림이 없다. 경찰은 사건발생직후 줄곧 너나없이 하루 2∼3시간 정도의 눈깜짝할만한 짧은 수면과 잠복근무 등으로 밤이슬을 맞으며 날을 밝히는등 피곤하고 초췌한 몸을 정신력으로 지탱하며 사건해결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 이번 강력사건을 둘러싸고 묵시적으로 조여드는 따가운 여론과 질타에 상부(?)의 좌시가 밤잠을 설치며 동분서주하는 외근형사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속히 범인을 검거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수고한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주는배려가 있길 기대해 본다. /조윤장기자<제2사회부·오산> yjcho@kgib.co.kr

일산주민의 분노

고양시는 풍삼천 도촌천 일대 주택가 및 농경지에 대한 상습 수해예방을 위해 백석교 확장 공사를 추진하다가 이번 급수 지연사태를 유발시켰다. 백석교를 확장하려면 송수관을 먼저 이설해야 하는데 30∼31일 큰 비가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따라 28일 오후 뒤늦게 단수와 송수관 이설공사를 강행했다. 29일 오후 7시까지 마칠 예정이었으나 공사 난이도 등을 이유로 7시간이 지난 30일 새벽 2시30분이 다 돼서야 통수가 됐다. 그런데 일산신도시 단독주택 지역은 정발배수지 담수율이 80%에 이르러야 급수가 가능한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31일 오후 4시 현재까지도 담수가 완료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민들의 분노를 자극한 것은 공무원들의 위기 대처 능력 부재, 불친절, 거짓말 등이었다. 정상 급수지역에 대한 제한급수만 제때 이뤄졌어도 지금과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또 관계공무원들은 29일 저녁부터 주민들이 “왜 물이 안나오냐”고 항의하자 상당수가 거짓말이 될줄도 모르고 “곧 나온다”고만 둘러 댔다. 심지어 30일 오후부터는 상수도사업소장을 비롯한 모든 관련 공무원들이 휴대폰조차 받지 않았고 어느 부서에서는 “우리 소관이 아닌데 왜 내가 싫은 소리를 들어야 하느냐”는 퉁명스런 답변을 했다. 주민들은 어느 곳에서도 속시원한 답을 들을 수가 없어 친척집과 친구집을 전전해야 했고 급기야 31일 감정이 폭발한 부녀자들이 시청으로 몰려오게 됐다. “공무원들이 선진지 견학을 자주 다니는데 일본에서는 우회 송수관을 설치한뒤 단수한다”는 한 주민의 충고가 이번 단수사태현장에서 귀에 와닿는 이유는 왜일까. /한상봉기자<제2사회부·고양> sbhan@kgib.co.kr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雨)를 소재로한 문학작품, 특히 운문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동양인, 그 중에서 우리 한국인은 비에 유난히 다정다감해서인지 자고로 비를 읊은 운문들이 많다. “한식 비온 밤에 봄빛이 다 퍼졌다/무정한 화류도 때를 알아 피었거든/어떻다 우리의 임은 가고 아니 오는고” - 신흠(1566∼1628)의 시조. “자당에 비 뿌리고 양류에 내 끼인제/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매였는고/석양에 짝 잃은 갈매기는 오락가락 하노매” - 조헌(1544∼1592)의 시조. “이화우 흩뿌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임/추풍 낙엽에 저도 나를 생각는가/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매” - 계랑(1513∼1550)의 시조. “비 내리는 봄밤에 낙숫물 소리/노자가 한 평생 사랑한 소리/베옷으로 몸 가리고 등불 돋우며/아내와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네” - 권필(1569∼1612)의 한시(漢詩). “찬 비는 밤 새도록 대숲 울리고/가을이라 풀벌레는 침상곁에서 우네/흐르는 세월을 어찌 머물게 하랴/짙어 가는 백발을 막을 수 없구나” - 정철(1536∼1593)의 한시. “가만히 오는 비가/낙수져서 소리하니//오마지 않은 이가/일도 없이 기다려져//열린 듯 닫힌 문으로/눈이 자주 가더라” - 최남선(1890∼1957)의 시조 ‘혼자 앉아서’. 비를 소재로 한 시와 시조는 참으로 많은데 봄비를 노래한 작품은 ‘이별’이라고 하여도 유정하다. 그러나 가을에 듣는 빗소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비감에 젖게 한다. 요즘 경기북부지역이 경기남부지역에 이어 또 수해를 당해 심란스럽기 짝이 없는데 이제는 오지 않아도 될 비가 자꾸만 내린다. 수해지역에 내리는 비가 원망스럽고 빗소리가 두려운 이유는 아무리 예술이 훌륭하다 하더라도 생존을 앞설 수 없기 때문인듯 싶다. /淸河

경기문화재단 쇄신 기대한다

경기문화재단이 엊그제 도내 예술단체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밝힌 재단운영계획은 비전이 확연해 우선 기대를 걸게 한다. 경기문화재단은 그동안 경기문화의 정체성 확립과 도민의 삶의 질 향상, 문화관광홍보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삼아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실학(實學)전통의 계승, 전통문화 보존과 도민의 문화예술 향수기회 증대, 경기문화예술진흥 등에 주력하여 일부 지적사항도 있었지만 그러나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사업 가운데 특히 실학전통의 현대적 계승과 문화유산의 발굴 및 재조명, 생활속의 우리 전통문화 실천, 문예창작 및 활동 재정지원 등은 괄목할만한 성과라고 하겠다. 경기문화재단은 예술단체장과의 간담회를 통해 경기문화예술인 자료관 설치, 월간 ‘기전 문화예술’발간, ‘지역 문화예술인과의 만남’ 정례화를 공언했다. 경기문화재단의 독립청사를 마련, 문화재단 건물내에 도내 문화예술인들에 관한 상세한 기록이 비치된 자료관을 개설한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많은 음악인, 화가, 사진작가, 국악인, 무용인, 문인 등 예술인들의 인적사항과 작품 및 활동상황 등을 한눈에 일목요연하게 볼수 있다는 점에서 경기예술인 자료관 설치는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현재 계간으로 통권 10호를 낸 ‘기전 문화예술’지를 내년부터 증면과 함께 월간으로 발행한다는 계획도 바람직스럽다. 문학을 비롯 경기도의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하여 각 지역 문화예술활동을 골고루 상세히 알려주는 예술종합지로 일신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경기문화재단이 현재 추진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새로운 사업들을 환영하면서 앞으로 시행과정을 지켜보고자 한다. 그리고 차제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경기문화재단은 경기도 문화예술인이 있으므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또 지원하되 간섭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도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경기문화재단은 문화예술계의 상급관청이 아니라 문화예술인들의 지원부서라는 개념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문화예술인을 위하여 봉사한다는 자세로 매사에 임해 주기를 기대하여 마지 않는다.

보수의 목소리 커져야

현대적 의미의 좌·우파 개념에 선을 딱 그어 설명하기란 어렵다. 소비에트 체제 붕괴이후 유럽의 좌파가 진보의 새로운 전망을 모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파 역시 냉전에서 벗어난 가치와 목적에 새로운 의미를 찾고 있다. 특히 좌파에서도 이데올로기에 신자유주의를 접목한 영국 블레어의 제3의길과 정통사회주의에 중산층의 역할을 강조하는 프랑스 조세팽의 신사회주의 노선이 병존한다. 어떻든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 서구 여러나라가 사민당 혹은 좌파연합 정권 일색으로 비록 좌파가 집권하고는 있어도 시장경제 원리를 존중하는 우파적 좌파 노선을 제시하고 있는것은 주목할 점이다. 이런가운데 오스트리아에 이어 스페인은 지난 3월 아스나르의 국민당이 압승, 우파 정권을 수립한바 있다. 우리가 처한 입장역시 좌우파의 개념을 서구와 똑같이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여러가지 견해가 나올수 있다. 특히 6·15 공동선언 이후에는 남북간은 물론이고 남남에서조차 개념의 혼선을 빚어 이에대한 정립이 시급하다. 이런 과제속에 보수와 진보라는 표현을 그대로 쓰면 남북정상회담 이후 갑자기 진보세력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보수세력의 목소리는 찾기가 힘들어졌다. 심지어는 언론도 보수언론은 마치 민족화해와 남북관계 개선을 원치 않는 것으로 매도되는 것은 심히 위험한 발상이다. 동족간의 평화 통일을 바라지 않는 보수세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두 정상회담의 역사적 의의는 보수든 진보세력이든 부인될 수가 없다. 남북협력에 철저한 상호주의냐 유연한 상호주의냐 하는 견해 차이를 두고 협력 자체를 부정하는 것처럼 말할 수는 없다. 보는 시각과 가는 방법이 다르다고 하여 목적이 다른것은 아니다. 더욱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보수성에 있다. 집권여당 또한 보수정당인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정부의 대북정책 급진은 급진좌경화가 아닌데도 진보세력은 고무돼있고 보수세력은 위축돼 있는것이 기형적 현실이다. 보수세력의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 예컨데 납북자 및 국군포로 송환촉구같은 것은 보수 진영의 목소리다. 물론 진보세력의 목소리도 계속 나와야 한다. 보수와 진보의 의견충돌은 국론의 분열이 아니다. 국론의 조화다. 이 과정에서 서로가 존중돼야 하는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요체다. 지금처럼 보수관은 반민족 분자 보듯이 하는 경직성은 뭔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돼 있다.

강감찬장군 동상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낙성대(落星垈)’는 고려의 명장 강감찬(姜邯贊) 장군의 출생지로 전해져 왔다. 하늘에서 큰 별이 떨어진 날 강감찬(948∼1031년) 장군이 태어났다 하여 낙성대라고 이름 지었는데 사리탑식(舍利塔式) 석탑이 남아 있다. 강감찬 장군은 고려 현종(顯宗) 9년(1018년)에 거란의 장수 소배압이 고려를 침공하였을 때 서북면행영도통사(西北面行營都統使)로 상원수(上元帥)가 되어 거란군을 격파하였다. 특히 구주에서의 대첩은 대외항전사상 중요한 전투의 하나로 기록돼 있다. 구주대첩에서 거란군은 전멸에 가까운 손실을 입어 고려 침입군 10여만명 중 생존자는 수천명에 불과하였다고 한다. 이 강감찬 장군의 동상이 낙성대에 있지 않고 왜 수원 팔달산에 건립됐느냐고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였다. 강감찬 장군의 기마동상은 1971년 6월29일 애국조상건립위원회(위원장: 신범식 문화공보부 장관)와 서울신문사가 공동주관하여 기공했는데 1971년 10월 준공됐다. 제막식은 1972년 5월4일 김종필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요인과 많은 수원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남창동 산 1번지 대지 500여평에 조각가 김영준씨의 조각으로 세워진 이 동상은 원상(原像) 높이 4.5m, 좌대높이 5.7m, 전체높이 10.2m, 청동주물상 5t, 마상의 길이 5m의 거대한 기마동상으로 건립기금은 삼양식품공업주식회사 전중윤 사장의 헌납금 1천600만원으로 건립됐다. 그런데 30년동안 팔달산을 지켜왔던 강감찬 장군 동상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20여억원을 들여 정조대왕 동상을 세운다고 한다. 강감찬 장군 동상은 수원시 화서동 숙지산 공원과 군사훈련 장소였던 동장대 (연무대), 장안공원, 만석공원으로의 이전이 검토되고 있다는데 지금 팔달산에 가면 호국의 용장 강감찬 장군이 적진을 질타하는 듯한 호령소리가 들려온다. /淸河

가을

조상들은 계절에 대한 감각이 풍부했던 것 같다. 사계절에 쓰이는 계절 이름이 설흔여섯 가지나 된다. 봄으로는 이른봄 조춘(早春) 초춘(初春) 천춘(淺瑃) 헌춘(獻春), 한봄으로 중양(仲陽), 늦봄으로는 만춘(晩春) 잔춘(殘春) 춘말(春末) 모춘(暮春) 등이 있다. 여름은 초여름으로 초하(初夏), 한여름은 성하(盛夏) 성염(盛炎), 늦여름은 잔하(殘夏) 만하(晩夏) 등으로 불린다. 가을은 초가을을 초추(初秋), 한가을은 계추(桂秋), 늦가을로는 잔추(殘秋) 만추(晩秋) 등이 있다. 겨울은 초겨울을 초동(初冬), 한겨울을 증동(蒸冬), 늦겨울은 만동(晩冬) 잔동(殘冬) 등으로 부른다. 그러나 이는 개념적 철 이름으로 달마다 달에따라 부르는 계절 이름이 따로 있다. 음력으로 정월 상춘(上春) 맹춘(孟春) 2월 중춘(仲春) 3월 계춘(季春) 4월 맹하(孟夏) 5월은 계하(季夏) 라고 한다. 7월은 상추(上秋) 맹추(孟秋) 8월 중추(仲秋) 9월 계추(季秋) 10월 상동(上冬) 맹동(孟冬) 동짓달 중동(仲冬) 섣달은 계동(季冬) 이다. 흥미있는 것은 예컨대 상춘이 있었다 해서 하춘이 있는것이 아니고 철과 달마다 의미가 담겨 있다는 점이다. 사계절중에도 봄과 가을 이름이 비교적 많은것은 봄 가을에 더욱 생활의 정취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27일 백로를 앞둔 탓인지 초가을이 완연한 가운데 추석(9월12일)이 든 중추가절이 짙어가고 있다. 얼마전 까지만도 밤낮으로 쪄대든 한증막 더위가 사라지고 하늘이 높아 가면서 오히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기까지 하다. 건강에 유의해야 할 때다.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여 풍성한 가을을 보람있게 맞이 해야겠다. 바삐 살다보니니 어느새 중추로 접어든 한가을속에 묻혔다. /白山

LPG 사용자 고충 덜어줘야

산업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8월 현재 도시서민과 도서·벽지주민 등 800만가구가 액화석유가스(LPG)를 취사 또는 난방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가정 및 상업용으로 사용된 물량은 총 222만7천t이다. 이렇게 LPG는 주로 저소득계층이 사용하고 있는데 가격은 중산층을 중심으로 보급돼 있는 도시가스(액화천연가스·LNG) 요금보다 훨씬 비싼 실정이어서 빈익빈 부익부의 기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LPG의 가격은 ㎏당 812원인데 반해 같은 열효율을 감안해 비교한 도시가스요금은 절반 수준인 ㎥당 511원에 불과하다. LPG 유통구조가 도시가스에 비해 복잡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LPG 공장도가격이 ㎏당 490.55원, 도시가스는 ㎥당 339.90원인 것을 보면 서민용 연료에 대한 가격정책이 애당초 잘못된 것이다. 특히 LPG를 수입할 때 부과하는 관세는 1.5%로 도시가스 수입관세(1.0%)보다 비싸며 특별소비세도 LPG 사용자가 도시가스보다 많이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LPG와 도시가스에 각각 부과하고 있는 세금을 유효열량으로 환산하면 더욱 크게 벌어진다. 유효열량이 높은 대신 도시가스에 비해 무거운 LPG는 중량기준으로 부과하고 있는 현행 규정에 따라 세금을 더 많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용 LPG는 가격만 비싼게 아니다. 충전소가 턱없이 부족해 7인승 이상 LPG 승합차 운행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서해안 고속도로 중 수원에서 평택·안중까지 구간에는 LPG 충전소가 없으며 경부고속도로도 천안휴게소까지 가야만 충전을 할수 있다. 영동고속도로도 용인휴게소에만 설치돼 있을 뿐 나머지 도내 휴게소 등에는 충전소가 없으며 다른 시·군의 국도변에도 마찬가지다. 도시서민층과 도서 벽지의 농어촌주민, 그리고 승합차운행으로 사용하고 있는 LPG 가격은 수송용은 계획대로 인상한다 하더라도 취사·난방용은 현 가격에서 인하해야 한다. LPG를 보다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수입관세와 특별소비세를 폐지하는 것도 그 방법중 하나이다. 이와 함께 LPG 충전소를 국도변과 도심에만 설치할 것이 아니라 외곽지역에도 설치하여 연료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승합차 이용자들의 고충을 해소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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