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동에 위치한 도쿄시바우라제작소 사택은 공장의 길 건너편에 있으며 현재 2동이 남아 있다. 한 동은 8호 연립으로 지금까지 주택으로 사용 중이다. 한 동은 10호 연립이었으나 일부가 철거되고 나머지는 어린이집으로 이용 중이다. 건축물대장의 건축 연도는 1943년이고 광복 후인 1956년 이천전기회사에 불하돼 사택으로 이용됐다. 현재 건물의 용도는 사택이다. 인천시 제공
야권의 대권 후보 1위는 이재명 대표다. 총선과 전당대회를 거치며 더 공고해졌다. 20일을 전후해 관련 여론조사가 있었다. 미디어토마토와 한길리서치가 조사한 결과다. 야권의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는 이 대표다. 43.2%로 압도적이다. 그 뒤를 김동연 경기지사(7.7%), 김경수 전 경남지사(6%)가 잇는다. 조국 대표(5.8%)와 김부겸 전 총리(5.5%)도 있다. 차이가 크지만 야권 내 2위권은 김 지사와 김 전 지사다. 더 의미 있게 볼 항목도 있다.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표의 잠재적 경쟁자로 누가 경쟁력 있다고 보는가.’ 이 질문에 김경수 전 지사가 21.7%, 김동연 지사가 20%였다. 어떤 통계로도 김 지사가 야권 내 2위권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김 지사의 정치적 지지목은 친문 세력이다. 총선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던 것도 그런 취지로 풀이됐었다. 자연스레 김 지사 주변으로의 친문 세력 응집이 언론의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이런 때 전해철 전 의원이 합류했다. 수도권 친문이다. 경기도정자문위원장에 취임했다. 친문 세력 결집의 중요한 단초로 풀이된다. 26일 위촉식에서 전 위원장도 이런 의미를 숨기지 않았다. “언론 등에서 김 지사와 함께하고 후원하는 역할이 아니냐고 한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전혀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또 “김 지사가 잘했으면 좋겠다. 거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도 했다. 조심스럽게 접근했지만 김 지사 지지는 분명히 한 셈이다. 당내 기반이 약한 김 지사에게는 의미가 적지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 관심을 끄는 부분이 있다. 초일회와의 관계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기간에 출범한 모임이다. 박광온·양기대·윤영찬·신동근·박용진·강병원 전 의원 등이다. 하나같이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 ‘비명횡사’의 직격탄을 맞은 인사들이다. 대부분 수도권을 지역구로 하는 공통점이 있다. 경기•인천을 정치 발판으로 삼아야 할 김 지사다. 초일회와의 관계 정립에 관심이 쏠렸다. 초일회 방향에는 두 추측이 있다. ‘친김경수’, ‘친김동연’. 앞서 ‘친이낙연’이라는 지적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하지만 김동연·김경수 관계에 대해서는 신중하다. “우리는 누구 편도 아니고 나라다운 나라, 좋은 대통령 만드는 데 힘을 모으려고 합니다. 대통령 후보가 정해질 때까지 이 기조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회원 A의 설명이다. 현 상태의 스탠스는 이게 맞는 것 같다. 다만 향후 방향까지 담보할 일은 아니다. 정치는 생물이라 했잖은가. 언제든 다양성으로 분화하는 게 정치다. 초일회와 김동연 지사의 연관도 그럴 수 있다. 같은 경기도가 기반이라서 더욱 그렇다.
특정인의 얼굴과 나체 사진을 합성한 딥페이크 성착취물이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가뿐 아니라 중·고등학교까지 번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텔레그램 딥페이크 피해지역 및 학교 목록’이 나돌고 있다. 경기도에도 수원, 화성, 부천, 안산 등 수십 곳의 중·고교가 포함돼 있다. 피해의 진위나 규모 등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학생들은 공포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학교와 교육청도 비상이다. 딥페이크 성착취물은 인스타그램이나 카카오톡 등 SNS에 올린 얼굴 사진을 도용해 나체와 합성해 유포하고 있다. 1천300여명이 참여하는 한 텔레그램 채널의 경우, 전국 70개 대학의 개별 대화방을 열어 지인 신상을 확보하고 불법합성물을 제작해 게시하는 방식으로 범죄가 이뤄졌다. 인물 사진을 전송하면 5~7초 만에 불법합성물을 만들어주는 텔레그램방도 활성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제작부터 유포까지 쉽게 디지털 성범죄에 가담할 수 있는 구조다. 미성년자인 중•고생을 대상으로 삼은 텔레그램 채널에도 2천3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딥페이크 성착취물 유포는 보안 수준이 높아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 쉬운 텔레그램을 통해 주로 이뤄진다. 외국에 서버를 둔 텔레그램에서 유포되는 불법 합성물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포함한 국내 기관이 삭제를 요청할 권한이 없다. 수사에 착수해도 압수수색 영장의 강제력이 적용되지 않아 피의자 특정부터 난항을 겪는다. 실제 경찰이 ‘텔레그램 서버가 국외에 있어 피의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수사를 중단한 경우가 여러 차례 있다. 수사기관의 무기력한 대응 속에 디지털 성범죄 피해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가해자들은 죄책감 없이 재미삼아 성범죄에 가담하는 실정이다.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중 10대가 많다. 지난해 기준 허위 영상물 범죄 피의자 120명 가운데 10대가 91명(75.8%)으로 4명 중 3명꼴이었다. 딥페이크 기술은 신종 학교폭력으로도 악용되고 있다. 중·고등학교까지 덮친 딥페이크 성착취물에 대해 강력 대처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중·고생 등 미성년자까지 범죄 표적이 되게 해선 안 된다. 불법 음란합성물의 제작·유포행위는 피해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는 중범죄다. 수사와 처벌을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반포 목적’이 아닌, 성착취물 제작 자체도 처벌할 수 있게 법 개정이 필요하다. 제작과 유포뿐 아니라 2차 가해와 단순 시청도 처벌해야 한다. 단속·처벌 강화와 함께 윤리의식을 고취시키는 교육도 절실하다.
경기도지사의 민선 8기 공약사항인 경기 동북부권 혁신형 공공의료원 유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경기도 발표에 따르면 최근 동두천을 포함한 8개 시·군을 대상으로 공공의료원 설립 후보지 수요 조사를 진행했는데 7개 시·군이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공공의료원 유치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모든 준비를 마친 동두천시도 이번 수요 조사에 참여했다. 향후 경기도는 공공의료원 유치 후보지 1차 예비평가와 2차 현장평가를 거쳐 오는 9월 말 의료원 설립 최종 지자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동두천은 공공의료원 유치를 희망하는 타 후보지와 비교해 강점과 명분이 뚜렷하며 9만 시민 모두가 공공의료원 설립을 한마음으로 염원하고 있다. 유치뿐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공공의료원을 운영할지에 대한 세부 청사진도 마련한 상태다. 시장으로서 경기 동북부권 공공의료원 최적지는 동두천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논리적으로도 동두천에 공공의료원이 설립돼야 하는 명확한 이유가 다섯 가지나 있을 만큼 경쟁력에서 월등히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동두천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의료취약지다. 공공의료원은 의료취약지에 유치돼야 설립 취지에 맞고 균등한 도민 건강권도 보장할 수 있다. 동북부 의료취약지는 동두천, 연천, 가평 등인데 연천은 의료원이 있고 가평은 자체 의료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동두천은 지리적으로 의료취약지 중심에 위치해 의료 거점 역할 수행과 의료 골든타임 확보에 가장 유리하다. 둘째, 13만2천㎡(4만평)가 넘는 부지와 이미 완성된 건물이 있다. 지난해 경기도지사에게 제생병원 무상 임대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공공의료원이 제생병원에 들어서면 2년 이내 개원, 도민 혈세 2천억원 절감은 물론이고 1천200여 병상이 확보됨에 따라 국가재난 및 전염병 발생 시 감염병 집중 병동으로 전환할 수 있다. 셋째, 공공의료원 운영 안정성과 의료인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동두천과 대진의료재단은 민관 협력으로 경기 동북부 특화 의료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인데 공공의료원의 만성적인 문제인 의료인력 확보, 분당제생병원 운영 노하우 공유 등을 통해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넷째, 확실한 명분이다. 인구가 많고 각종 인프라를 비롯한 대형병원과 인접해 있는 신도시 지역에 과연 공공의료원이 필요할까 의문이 든다. 그곳은 민간 대학병원 유치도 가능하며 의료 또한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하지만 의료취약지인 동두천에서 의료는 생존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이며 경기도지사가 강조하는 지역 균형 발전 측면에서도 명분상 동두천이 가장 적합하다. 다섯째, 절실함과 진정성이 단연 으뜸이다. 동두천은 2023년 5월20일, 공공의료원 유치 범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했는데 12일 만에 11만명이 동참하는 기염을 토했다. 같은 해 10월24일에는 시민 700여명이 생업도 포기한 가운데 경기도청 앞에서 공공의료원 동두천 유치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그만큼 동두천은 매우 절실하고 간절하다. 이렇듯 종합적으로 경기 동북부 공공의료원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갖춘 단 한 곳 동두천에 반드시 설립돼야 한다. 지난 2년간 계속된 동두천의 단호하고 절박한 외침에 이제는 경기도가 공공의료원 동두천 유치라는 해답으로 응답할 때다.
가난한 시대에 세계에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일이라고는 올림픽에서의 메달 획득 정도였다. 하지만 메달을 땄다 한들 한국의 권위나 위세가 높아지는 일은 결코 없었다. 메달 한두 개로 이뤄지는 국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올림픽은 스포츠의 즐거움에 타국을 이긴다는 통쾌함을 주지만 져도 국가 위상을 변화시키는 일은 없다. 언론은 늘 메달 획득을 국위선양이라며 연금과 포상금을 결부시킨 기사를 내놓는다. 국위란 타국에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일로 스포츠로 이루기에는 한계가 있다. 남미나 아프리카에서 금메달을 따고 월드컵을 우승했다 하여 국위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말은 듣지 못한다. 일본이나 중국이 금메달을 땄다 하여 그 나라를 부러워하는 일도 없으며 누가 땄는지 관심도 없다. 미국이 메달을 적게 땄다고 국위가 변하는 일도 없다. 올림픽은 드라마와 같아 한국이 타국을 이기니 기뻐하는 것이지만, 거꾸로 패한 나라로부터는 부러움보다 시기와 질투로 악의를 갖게 할 수도 있다. 산업경쟁력을 주도하지 못하고는 국위선양은 어렵다. 외국을 방문해 한국 기업의 깃발이나 태극기가 휘날리는 위용에 감격하며 한국의 위상을 실감하게 된다. 국력 신장으로 타국이 한국의 위상을 높게 볼 때 국위가 선양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 국위선양의 일등공신은 기업이다. 국력의 뒷받침이 없는 한국을 봐줄 나라는 없다. 국위선양을 구태의연한 시각으로 보지 마라. 올림픽이 상업화되고 부패했지만 스포츠인만큼 관심도 갖고 자국의 메달 소식에 순간 열광하지만 지나면 잊히는 그런 것이다. 이제 가난한 시대에 국가가 주도하던 스포츠가 아니다. 일부 국가 지원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스포츠인 스스로가 알아서 할 일이다. 이미 국민의 수준이 높아져 개인이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는 시대다. 개인이 원하면 하는 것이고 국민도 좋으면 응원하고 후원하는 것이다. 한류 스타가 국가가 아닌 자신들의 노력으로 성공한 것처럼 스포츠계도 그래야 한다. 예체능은 이미 부를 창출하는 거대 산업이다. 성공한 자는 거대한 부를 누린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위를 선양하는 수많은 자들이 있지만, 그들에게 국가가 연금이나 포상금을 주지 않는다. 언론이 중계를 하고 보도를 하니 스포츠가 크게 보이지만 국위선양이란 말로 국민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노후 생명줄인 연금은 신체 건강한 젊은이들에게 가당치 않다. 포상도 기업 총수를 수장으로 두고 있는 협회에서 하면 될 일이다.
“한번 간 사랑은 그것으로 완성된 것이다. 애틋함이나 그리움은 저세상에 가는 날까지 가슴에 묻어 둬야 한다. 헤어진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거들랑 자기 혼자만의 풍경 속으로 가라. 진실로 그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선 그 풍경 속의 가장 쓸쓸한 곳에 가 있을 필요가 있다.” 윤후명 작가의 장편소설 ‘협궤열차’ 도입부다. 제목이 특이해 펼쳤다가 단숨에 읽었다. 그 조그만 열차를 타고 둘러 봤던 서해안 풍광도 잊을 수 없다. 열차와 함께 달리던 맨드라미 행렬과 남미에서 시집 온 칸나 꽃이 처연하게 핀 모습 등이 그랬다. 흔치 않은 선경(仙境)이어서다. 얼개는 열차가 정차하는 곳에 거주하는 ‘나’를 주인공으로 이뤄진다. 군자역과 달월역 등 옛 수인선 역들을 비롯해 소래철교 부근 바닷가 풍경, 협궤열차를 타는 어민들의 모습, 시흥 군자봉 성황제 등을 배경으로 삶과 사랑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여덟 가지 사랑 이야기도 담았다. 오랜 세월을 협궤열차에 실려 보낸 역장의 죽음을 뼈대로 여인 ‘류’에 대한 열정과 상실의 기억들, 그리고 사라진 아내를 찾아 나선 어느 사내의 이야기 등이 협궤열차처럼 이어졌다. 수원과 인천을 잇던 수인선 얘기다. 지금은 아파트단지 등에 가려진 철로로 열차가 운행됐다. 국제규격으로는 철로 폭이 1천435㎜이나 수인선은 762㎜여서 협궤선으로 불렸다. 1937년 8월 개통됐다. 총길이는 52㎞였다. 소래, 남동, 군자 등지의 소금과 경기도 내륙에서 생산되는 쌀을 수탈할 목적으로 건설됐다. 1946년 5월 국유화됐고 이후 쌀 수송이 사라지고 1970년대 이후 염전지대 물량도 줄었다. 1995년 12월 영업이 종료됐다가 2020년 9월 수인분당선으로 부활했다. 꺾일 줄 모르는 폭염에 갈수록 척박해지지만 마음 한 편에 좁은 철로 하나는 품고 살아가는 건 어떨까. 좁다고 마음까지 좁은 건 아닐 테니 말이다.
7월29일, 영국의 사우스포트 지역의 댄스 교실에서 춤을 배우던 어린이 3명이 17세 소년에게 살해당하는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때 아이들을 해친 괴한의 신원이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인터넷에 퍼졌고 이로 인해 사우스포트에서는 반이슬람, 반이민 시위가 시작됐다. 사실 범인은 무슬림도 아니고 영국 태생이라는 정확한 신원 정보가 뒤늦게 알려졌지만 그럼에도 시위는 잦아들기는커녕 여전히 꺼질 기미 없는 산불처럼 영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중이다. 이 극우 성향 선동가들의 난동은 ‘시위’를 넘어 야만적인 ‘폭동’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들은 난민과 망명자가 있는 숙소에 불을 지르고 물건을 던지는가 하면 난민전문 인권변호사의 사무실까지도 공격하며 많은 이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유학생인 필자의 시선으로 본 이 상황은 사실 놀랍다기보다는 그저 그동안 쌓여온 사회 문제가 드디어 크게 터진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영국이라는 국가는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가 굉장히 좋은 나라다. 영국이라는 나라에 연상되는 키워드는 아마 ‘신사의 나라’ 또는 ‘홍차의 나라’일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으로서 영국에 거주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 이미지와 괴리감이 들기 시작한다. 신사는 찾기 어렵고 사회에는 여전히 계급이 존재하며 그들이 즐기는 홍차는 제국주의 식민지를 수탈해 수입하기 시작한 찻잎으로 끓인 차다. 많은 것들이 그렇듯이 아름다운 외면에는 항상 내면의 추함 또한 숨겨져 있는 법이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국의 폭력 시위는 그 어느 때보다 규모 크고 야만적이다. 최근 정권이 바뀐 영국은 그전까지 14년 동안 보수당의 나라였다. 이 14년 동안 보수당이 국민의 지지를 얻은 방식은 바로 포퓰리즘 정치였다. 보수당 정권은 유럽연합의 모토인 ‘다양성 속의 조화’를 오히려 경제난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외국인들의 자유로운 이동과 일자리 활성화를 ‘브렉시트’함으로써 적극적으로 막았다. 이런 정치는 자국민으로 하여금 난민과 불법 이민자들이 영국에 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게 했고 총리가 국제 인권법을 무시하는 법률을 만들어 당당하게 의회 통과를 요청하는 등 외국인과 난민, 그리고 특정 종교의 차별을 암시하는 제노포비아적 정치를 행해 왔다. 의도와는 다르게 결과적으로 영국은 최악의 경제난을 겪게 됐고 새로운 정권인 노동당이 현재 이에 대한 뒷수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폭동의 수위를 보고 있자니 보수당의 포퓰리즘 정치가 그동안 제대로 먹혀 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의 사회에는 오랜 기간 잘못된 정치로 국민의 갈등이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혐오와 편견이 축적돼 있었고 이번 사우스포트 사건은 폭동의 표면적인 명분이 된 것이라고 분석된다. 무분별하게 거짓 정보를 나르는 소셜네트워크에 쉽게 속은 사람들의 문제 또한 크다. 그동안의 잘못된 정치로 보수당이 남겨 놓은 숙제가 많을 것이라는 건 모두가 예상했지만 노동당이 진 짐은 생각보다 훨씬 큰 것 같다.
정부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수해를 겪은 북한에 인도적 구호물품 지원을 제의했다. 이번 대북 수해 지원 제의는 냉각된 남북 대화를 이끌어 가는 데 시기적으로 적절했다고 생각되지만 한 번의 제의로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움도 따른다. 우리는 같은 민족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동포애의 견지에서 북한 이재민들에게 긴급히 필요한 물자를 신속히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측 언론이 수해 현황을 과장해 보도하고 있다며 “변할 수 없는 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와 관계를 맺고 있는 북한은 블라다미르 푸틴 대통령의 수해 지원 의사에 사의를 표하며 “필요할 때 도움을 청하겠다”고 했다. 북한은 내부 결속을 위해 외부의 지원보다는 자력으로 수해 복구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경색된 남북관계에서 선뜻 북한이 우리의 제의를 받아들이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견은 했지만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말해 주고 있다. 북한이 제8차 당 대회 이후 처음으로 노동당 중앙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개최해 압록강 범람으로 신의주시를 포함해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 강변지역을 ‘특급재해비상지역’으로 선포할 정도로 피해 규모가 컸다. 김 위원장이 현지를 방문해 조속한 복구 작업을 지시하는 등 대형 토목·건설 공사에 수시로 파견되는 대표적인 청년단체인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원 등 30만명을 동원한 것으로 볼 때 재난 상황을 자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해 주목받기 위한 의도로 비친다. 김 위원장은 수해 복구를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복구 작업에 성과를 낸 부대장들에게 훈장과 표창을 주면서 ‘재난 리더십’을 강조한 게 그 예다. 남북한 간 수해 지원은 40년 전인 1984년 9월 폭우로 서울에 대홍수가 발생하자 북한은 대남 수해 지원을 발표했고 우리는 수용했다. 당시 북한은 남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우리는 동포애로 받아들였다. 그러자 북측은 여기저기서 급히 모은 쌀과 시멘트, 옷감, 의약품을 보내왔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지만 2007년 8월 북한에 대규모 수해가 발생하자 긴급 구호물품 전달은 물론이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도 대북 수해 지원을 해왔다. 2022년 코로나19 확산 시 대북 의료지원을 제안한 바도 있다. 인도주의 지원은 말 그대로 인도적 차원의 지원으로 남북관계 경색 여부와 관계없이 이뤄졌다. 북한 주민의 고통을 덜어 주고자 하는 우리의 제의를 정치적 눈으로 보지 말고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평소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은 이번 수해로 집과 생계수단을 잃은 그 고통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다시 한 번 북에 수해 지원 수락을 위한 손짓을 해야 한다. 우리의 동포애와 인류애를 앞세운 제의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고황제의 능으로 구리 동구릉에서 가장 먼저 조성됐다. 정자각은 제향(祭享•제사)을 지내는 건물이다. 정면 3칸, 측면 2칸인 정전에 2칸의 배위청이 결합한 ‘丁’자형 평면의 건물로 태조가 세상을 떠난 1408년(태종 8년)에 건립됐다. 전체적으로 조선시대 정자각의 전형적인 형태를 잘 따르고 있으며 기둥 상부의 익공(翼工) 형식은 18세기의 수법을 보여주고 있어 1764년(영조 40년) 중수 당시의 시대적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조선의 능침제도 중 정자각의 표준으로서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큰 건물이다. 국가유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