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 장안문 복원 잘못됐다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장안문(長安門)이 ‘화성성역의궤’의 당초 설계대로 시공되지 않았고, 복원할 때도 설계에 없는 적루(문루)까지 엉터리로 시설한데다 안내 표지판도 틀린 내용을 수록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화성은 공사 보고서인 ‘화성성역의궤’에 의거해 가장 완벽하고 과학적으로 축조된 성곽으로 알려져 있으나 장안문의 옹성이 ‘화성성역의궤’에 수록된 설계대로 지어지지 않았음이 200여년 전 다산 정약용의 글 ‘여유당전서’에서 드러났다. ‘ 화성성역의궤 ’에 따르면 장안문에는 적과의 화공전 때 불을 진화하는 성곽방어시설인 오성지(五星池)가 시공되는 것으로 설계돼 있는데 1795년(정조 19년) 1월 완공때 이것이 누락, 부실시공 됐음이 정약용의 글에서 지적됐다. <관련기사 문화면> 화성의 설계자인 정약용은 장안문 완공 후 6개월 뒤 이곳을 지나게 되었는데 오성지가 시공되지 않았음을 개탄하는 글을 그의 저서 여유당전서중 ‘다산시문집’ 14권에서 적고있다. 이러한 사실은 경기문화재단이 계간 ‘기전문화예술’에 실릴 특집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밝혀낸 것으로 장안문에 대한 정밀 현장답사와 ‘화성성역의궤’와의 비교 결과, 1977년 화성을 전면 복원할 때 장안문 오성지 자리에 엉뚱한 문루를 새롭게 만들었음을 찾아냈다. 이와 함께 장안문 안내문에는 시공하지도 않은 오성지가 위치해 있다고 기술하는가 하면 물받이 홈통인 벽누조를 오성지라고 잘못 표기했음도 밝혀냈다. 경기문화재단의 김학민 문예진흥실장은 “가장 완벽한 성곽이라고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화성이 설계대로 시공되지 않은 것은 옥의 티로 안타까운 일이며 복원이 잘못된 것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화성성역의궤에 의거해 문루 등은 제대로 복원을 해야하고 안내표지판도 올바로 기록하는 등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세수확보위해 예금잔액조회 남발

○…세수확보에 비상이 걸린 인천시내 각 구·군청이 체납자의 예금압류를 위해 예금잔액조회를 남발하고 있어 금융기관들의 불만이 고조. 16일 인천시내 각 금융기관들에 따르면 올 하반기들어 인천시내 각 기초단체들로부터 의뢰받은 지방세 체납자의 예금잔액 조회는 한달 평균 1천여건을 상회. 이는 올 6월 이전까지 월평균 100∼300건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어서 이를 조회하느라 금융기관들이 본연의 업무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 실제로 부평구는 10월초 체납세 특별정리를 위해 50만∼300만원의 지방세(자동차·재산세·종토세 등) 체납사례 842건에 대한 예금잔액을 금융기관에 조회했고 연수구는 1천100여건, 남동구 1천500여건 등 대부분의 기초단체들이 인천시내 243개 금융기관 본·지점을 통해 체납자의 예금조회를 의뢰. 그러나 각 기초단체가 의뢰한 조회량에 비해 예금잔액이 확인되는 경우는 연수구 42건, 부평구 80건 등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 B농협지점 관계자는“일선 구청이 체납자의 재산상태 등을 확인해 체납세를 징수하려는 노력은 외면한채 징수가 손쉬운 예금압류를 위해 잔액조회를 남발하고 있다”며 “체납자 예금 잔액조회를 하느라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불만을 토로./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