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14. 안산 ‘경기도미술관’

2023년 6월 현재, 경기도미술관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미술관이 아닐까.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관장 안미희)에서 이건희컬렉션을 중심으로 한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사계’가 8일 개최됐다. 8월20일까지 이어지는 특별전 사계는 국민화가로 불리는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장욱진, 천경자를 비롯한 유명 작가 41명이 1927년부터 2010년에 이르기까지의 제작한 대표작 또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 작품 90점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행복한 자리다. ■ 사계, 근현대 한국 미술의 뿌리와 줄기 사계는 경기도미술관이 개관한 이래 가장 큰 전시로 꼽히는 특별전이다. 사계는 지난 2021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가족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 2만여점 가운데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컬렉션 46점을 중심으로, 경기도미술관을 비롯해 광주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가나아트센터 등 11곳의 소장품을 한자리에 모은 것이다. 전시의 제목을 비발디가 작곡한 사계에서 착안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통찰력 있는 묘사와 조화로운 구성으로 클래식 음악의 고전인 ‘사계’와 같이 참여 작가들은 한국 근현대미술에 수작을 남긴 분들입니다. 동시대 미술의 자양분이 된 이분들의 업적들을 이번 전시에서 다채로운 화음처럼 선보이고자 합니다.” 경기도미술관은 이처럼 대규모의 특별전을 열기에 최적화된 미술관이다. “4개의 전시공간은 순환 통로와 가변 벽을 둬 다양한 동선을 활용하는 전시를 구사할 수 있지요. 특히 8.5m 높이의 천창에는 개패의 조정이 가능한 천창 시스템을 둬 자연 빛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경기도미술관은 자연과 호흡하고 대중과 소통하며 경기도민 모두에게 열린 문화 공간입니다. 이번 전시도 이런 미술관의 특성을 잘 살려 관람 동선을 구성했습니다.” 미술관 관계자의 조언대로 5개의 주제를 따라가며 각 개념의 구간마다 작가별, 시대별 차이를 비교하며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이 특별전을 가장 알차고 풍요롭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겠다. ‘새로운 계절’부터 ‘자연으로부터’까지는 동선이 시원하게 뻗어 있다. 여성 작가들을 집중 조명한 ‘또 하나의 계절’과 고향과 가족이 주된 소재인 ‘향수의 계절’은 오랫동안 발길을 잡아끄는 구간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봄’은 지금, 여기, 우리가 서 있는 자리를 성찰하도록 이끌어주는 작품이 전시돼 있다. ■ 새로운 계절, 자연으로부터 20세기 초, 일제강점기 조선 화단은 서양의 기법을 체화해 동양의 기법 및 전통과 조화시키려는 모색이 이뤄진다. 1세대 서양화가인 김종태의 ‘사내아이’(1929)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인성의 ‘석고상이 있는 풍경’(1934)은 서양의 기법으로 조선적 색채와 주제를 탐구한 인상적인 작품이다. TV 화면에 비치는 부처를 바라보는 석불좌상을 등장시켜 깊은 사유로 이끄는 백남준의 ‘TV부처, 1974’(2002)는 새로운 계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정물을 고전주의 화풍으로 표현한 도상봉, 한국적 풍토에 맞는 인상주의 미술을 구현한 오지호의 ‘여수항 풍경’(1978), 산의 정기를 거친 터치로 그려낸 박고석의 ‘외설악’(1980), 역사적 고난에 대한 공감을 제주 풍광에 투영한 강요배의 ‘황파 1’(2002) 같은 작품들은 자연적 모티프를 통해 한국 근현대미술의 다양한 표현 양상을 살필 수 있게 해 준다. ■ 또 하나의 계절과 향수의 계절 이건희컬렉션에 포함된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또 하나의 계절’로 구성해 남성 중심 화단에서 독립된 예술 세계를 이룩해 낸 소수의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남성 중심의 세상에 맞서 고군분투했던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을 비롯해 국내 1세대 여성조각가 김정숙, 여성의 관점에서 조형성을 탐구하고 구현한 박래현과 천경자, 추상화가 방혜자의 작품들이다. 1928년 무렵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나혜석의 ‘자화상’은 시대의 우울을 담고 있는 듯 표정이 어둡다. 반면, 천경자의 ‘누가 울어2’(1989)에 등장하는 여성의 눈빛은 남성의 시선을 제압할 만큼 강렬하고 도전적이다. 식민지와 분단, 전쟁으로 이어진 수난의 시기에도 작가들은 예술혼을 불태웠다.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해 주는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1957)은 뜨거운 가족애를 화면에 가득 채운 이중섭의 ‘오줌싸개와 달과 개구리’(1950년대 전반)와 함께 관람객에게 빙긋 미소를 짓게 해 준다. 장욱진의 ‘까치’(1987)는 머잖아 반가운 소식이 들릴 것 같은 희망을 보여준다. 한국적 회화의 탐구 과정에서 민족의 혼에 다가선 박생광, 수행하듯 화면을 채운 김환기, 단순한 재현을 넘어 실존적 본질을 추구한 권진규의 작품들은 성찰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오늘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는 도대체 어디쯤에 있는 것인가? ■ 소통과 교육의 열린 마당 2006년에 개관한 경기도미술관은 다양한 전시와 활발한 교육 활동을 통해 관람객과 소통하며 성장해 온 수도권의 대표 미술관이다. 경기도미술관은 그동안 무엇을 목표로 어떤 사업들을 벌여 왔을까? “경기도미술관은 경기도의 정치, 사회, 문화에서 출발해 주제를 심화하는 전시 기획인 ‘경기아트프로젝트’와 동시대 미술의 형식과 내용을 실험하고 글로벌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동시대미술의 현장’ 주제전이 핵심 사업입니다. 또한 ‘경기작가조명전’과 ‘청년작가전’ 등을 통해 경기도의 중견 작가를 지원하고 신진 작가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미술관의 소장품을 다층적으로 담아내는 ‘상설교육전’은 소통과 교육의 장입니다.” “경기도 대표 공립미술관으로서 모두에게 열린 미술관, 문턱이 낮은 미술관을 표방하며 우수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했습니다. 이건희컬렉션을 통해 도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역사적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기쁩니다. 많이 찾아주셔서 즐기시기 바랍니다.” 2019년 10월부터 경기도미술관을 책임지고 있는 안미희 관장의 말이다. 경기도미술관의 미션은 ‘도민과 함께하는 열린 미술문화기관’이며, ‘지역을 잇고, 함께 공유하는 모두의 미술관’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경기도미술관이 세운 목표는 기획의 새로운 도약, 혁신적 교육, 지역과의 협력, 미술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참여미술관의 실현이다. ■ 잘 지내나요?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위치한 경기도미술관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 터를 잡고 있다. 화랑저수지와 숲으로 조성된 산책로를 걸으며 멋진 조각 작품을 감상하는 맛도 일품이다. 최평곤 작가의 ‘가족’(2007)은 아이를 안고 좌우에 자녀의 손을 잡은 어머니가 거룩한 모성애를 느끼게 해준다. 미술관의 외관을 화사하게 밝혀 주는 최정화 작가의 ‘꽃꽂이’(2008)는 거대한 꽃과 열매, 잎사귀들로 이뤄진 설치작품으로 가볍고도 딱딱한 재질의 플라스틱과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생명체의 형상을 대비적으로 어우러지게 한 작품이다. 이 밖에도 미술관 실내와 야외에는 미술관이 소장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으니 함께 감상하기 바란다. 현재 소장품전 ‘잘 지내요?’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모시는 글’에 경기도미술관의 설립 정신이 전달된다. “예술은 삶이 행복한 순간보다 우울하고 외로운 순간에 더 위로가 됩니다. 이번 전시 ‘잘 지내나요?’는 재난이 일상이 돼 버린 것 같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위로’를 전합니다. 경기도미술관은 비극적인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각자의 상처에 필요한 ‘위로’를 현대미술을 통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경기도미술관은 이번 전시 ‘잘 지내나요?’가 관객들과 소통의 장을 넓히고, 예술이 동시대와 공감하고 관계 맺기 하는 ‘위로의 방식’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김준영(다사리행복평생교육학교)

안산시 독일 아헨특구 방문단과 경제협력 논의

안산시가 우호협력 도시인 독일 아헨특구시 경제협력사절단을 맞이하고 수소에너지 분야 교류와 상호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6일 시에 따르면 지난 5일 독일 아헨특구시 경제협력사절단은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협력은 물론 양 도시 간 기업 및 교육 등 교류 확대 방안에 대한 논의를 위해 안산시를 방문했다. 안산시를 방문한 사절단은 팀 그뤼테마이어 아헨특구 시장과 벤자민 파다비앙 헤르조겐랏 시장을 비롯해 정계, 교육계, 산업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17명의 전문가 및 인사들로 구성됐다. 이번 방문은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수소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이날 안산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간담회에 참석해 안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시범도시 사업과 안산사이언스밸리(ASV)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대한 소개를 청취하고 ▲수소e로움 충전소 등 신재생에너지 시설 ▲반월공단 내 주요기업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를 방문, 양 도시의 수소산업 전략과 도시개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우호 협력도시인 독일 아헨특구시와 교류·협력이 신재생에너지 등 우리 시 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을 통해 아헨을 비롯한 많은 독일 기업이 안산에 투자하고 우리 기업은 유럽에 진출하는 교두보가 되도록 상호 협력과 교류를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시장은 지난 4월 하노버 박람회 참석차 독일 방문 당시 아헨특구시와 ‘수소분야 우호협력증진을 위한 실행협의서’를 체결한 바 있으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수소분야 협력 강화를 통해 대한민국 수소허브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여 나가고 있다.

[새얼굴]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제12대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에 이상훈 전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장이 취임했다. 이 신임 이사장은 한양대 전기공학과를 졸업 한 뒤 산업통상자원부 소프트웨어(SW)산업과장과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 전문관, 국민안전처 특수재난지원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정책관, 국가기술표준원 표준정책국장, 국가기술표준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 이사장은 “산업단지가 직면한 여러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근본적인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산단공이 산업단지를 디지털·저탄소의 혁신공간으로 전환하고 기업의 매출과 경쟁력 제고를 지원하는 선도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이 다치지 않고 각종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산업단지를 조성하며, 시대에 뒤떨어지고 기업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저해하는 다양한 규제를 해소하는 데도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직원들에게 “현장에서 기업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소통하며 기업이 도약할 수 있는 구름판으로 산업단지를 이끌어 가야 할 것”이라며 “도메인 특화 인공지능(AI), 협동로봇, 6G, 탄소포집, 분산에너지 등 혁신기술의 컨설턴트로 활동할 것”을 당부했다.

檢, 10년 넘게 두 아이 양육비 1억1천만원 안 준 아빠 ‘기소유예’

검찰이 이혼 뒤 홀로 자녀를 키우는 전 배우자에게 10년 넘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남성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김재혁)는 31일 양육비이행법 위반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에게 이처럼 처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년간 양육비 이행의무를 저버린 행위 죄질은 불량하지만, 피의자가 감치결정 후 양육비를 변제한 점, 수사가 이뤄지자 뒤늦게나마 양육비 전액을 지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전 배우자인 B씨와 2010년 12월 이혼한 뒤 13년간 두 아이 양육비에 해당하는 1억1천400여만원을 B씨에게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1년 법원의 양육비 지급 이행명령을 지키지 않아 감치명령을 받았고, 이후로도 이에 불응해 신상 공개와 출국금지, 운전면허 정지처분 등을 받았다. 같은해 7월 양육비이행법이 개정되면서 법원은 양육비 지급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부모를 경찰서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가두는 감치를 명령할 수 있다. A씨는 감치명령 결정일로부터 2천600여만원만 B씨에게 지급했다. 감치명령 등에도 A씨가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자 B씨는 지난해 10월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은 양육비이행법 취지를 토대로 지난해 12월 A씨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불구속 송치했다.

침수 재발방지 특위 "안산 본오뜰 침수예방 반월천 제수문 시가 관리해야"

안산시의회 ‘본오뜰 침수 피해 등 재발방지를 위한 특위’가 그동안의 활동을 정리하는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보고회는 박태순 위원장과 설호영 부위원장 등 특위 소속 의원 및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29일 시의회에 따르면 관내 본오뜰 등지에서 대규모 침수 피해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해 9월 구성된 특위는 그간 6차례의 현장활동과 3회의 간담회를 진행,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 작업을 수행해 왔고 이번 보고회를 통해 그 결과물을 공개했다. 특위는 활동 결과로 ▲반월천 제수문 및 갈대습지 미개방구역 관리권 확보 ▲세계정원 경기가든의 토사유출로부터 갈대습지의 수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지속적인 점검 ▲안산시 재난대응시스템 개선 방안 마련 ▲본오뜰 농배수로관 교체 및 법면 불법행위에 대한 대책 마련 등 4개의 주문 사항을 제시했다. 특히 피해 발생 당일인 지난해 8월9일 반월천 제수문 5개 중 1개는 미개방, 나머지 4개는 50%만 개방된 상태였고 수문에 부유물이 쌓여 배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 본오뜰 침수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어 제수문 관리를 타 지자체가 아닌 안산시가 맡아야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갈대습지 미개방 구역도 안산갈대습지와 연접한 지형으로 입지적인 측면에서 안산시가 안전 관리 등에 더 용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특위는 갈대습지 내 토사 유입 방지를 위해서는 세계정원 경기가든의 유출수를 북측 구거로 흘려보내도록 경기가든 배수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러한 의견이 실제 침사지 설치가 변경되도록 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면서 안산시 재난종합상황실 및 시화호조력발전소·하천·갈대습지 관리부서 간의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과 피해신고 접수 매뉴얼 개선,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 재정비 해야 할 것 등을 주문했다. 특위는 본오뜰 중앙배수로의 경우도 배수로관 규격이 충분하지 않아 관리 주체인 농어촌공사와 협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태순 위원장은 “특위가 제시한 주문사항은 특위의 고민과 지역 각계의 지혜를 담은 것인 만큼 시와 유관부서는 이를 적극 검토해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시의회는 오는 6월29일 개회하는 제283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특위 활동 결과보고서 채택의 건을 의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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