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에 사람냄새가 사라진다

농어촌 인구 감소세가 최근 둔화하고 있지만 20가구 미만인 과소화마을은 오히려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어촌의 과소화 마을 실태와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농어촌 인구는 지난 2010년 875만8천명으로 2005년 876만4만명보다 다소 줄었지만 귀농귀촌인구가 증가하면서 감소세는 과거보다 약해졌다. 이 가운데 오지마을을 중심으로 과소공동화 현상은 급격히 악화했다. 2010년 기준으로 과소화마을은 3천91개로 전체 농어촌 마을 3만6천496개의 8.5%로 집계됐다. 2005년 2천48개(5.7%)에서 5년 만에 무려 1천개 이상 늘어난 것이다. 과소화마을은 대도시 주변을 제외한 농어촌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2005년 과소화 마을이 한 개 이상 분포한 읍면이 전체 읍면의 약 47%인 661곳이었으나 2010년에는 전체의 63%인 884곳으로 늘어났다. 과소화마을 증가세는 면 단위 농어촌에서 두드러져 과소화 마을의 59.1%인 1천827곳이 면 단위에 있다. 또 읍면 소재지에서 멀어질수록 더 많아 소재지에서 차량으로 20분 이상 걸리는 마을의 16.2%가 과소화마을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과소화마을이 자매결연, 체험관광, 농수산물 직거래, 음식물 판매숙박 등 도농교류에서 소외됐다는 것이다. 농어촌 마을의 약 20%가 도농교류에 참여했으나 과소화마을의 참여율은 절반 수준인 11.2%에 그쳤다. 농수산물 판매나 농어촌관광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마을 단위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갖춘 비율도 3.2%로 일반 마을보다 매우 낮다. 영농조합, 농업회사, 작목반 등 생산자조직의 구성 비율 역시 25.8%로 일반 마을 42.4%보다 훨씬 저조하다. 이 때문에 과소화마을의 상당수는 소득 여건이 열악해 인구 유출이 지속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지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성주인 연구위원은 개별 마을 차원에서 해법을 찾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복수 마을을 연계해 공동체 기능을 확충하고 삶의 질 향상 정책을 충실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보리 재배 후 보릿짚은 다시 논으로!

농촌진흥청(청장 박현출)은 겨울철 논에서 보리 재배 후 보릿짚을 제거하지 않고 토양에 돌려줌으로서 지력증진과 함께 여름작물인 콩조기장 등 밭작물의 수량이 크게 높아진다고 8일 밝혔다. 논에서의 지속적인 보리 재배가 뒷그루 작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논에서 콩팥조기장 등 밭작물을 재배한 다음 보리를 재배하지 않은 논보다 보리를 재배하고 보릿짚을 토양에 넣어 준 논은 약 1530 % 수량이 증가했다. 또한 보리를 재배하지 않은 논에 비해 보리를 재배한 논에서는 토양유기물 함량이 18?35 % 높아지고 칼리 함량도 증가되는 등 토양지력 증진효과와 더불어 토양경도, 공극률 등 토양물리성도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논에서는 쌀 중심의 작부체계가 주를 이루고 있어 밭작물을 이용한 다양한 작부모형 개발이 미흡한데, 현재 쌀 수급조정 및 밭작물 자급률 향상을 위한 논에서의 밭작물 생산지원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논에서 겨울철 보리재배와 연계한 다양한 밭작물의 작부체계를 구축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여겨진다. 박창영 농촌진흥청 잡곡과 연구관은 경지이용률 제고와 조사료 생산 및 밭작물 자급률 향상을 위해 겨울작물로 보리, 호밀 등 맥류를 재배한 후 부산물인 보릿짚이나 호밀짚 등을 토양에 다시 넣어 주면 뒷그루 밭작물의 수량성 증대효과가 뚜렷해 농가소득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농진청, GLP 평가 심사관으로 선발

농촌진흥청(청장 박현출)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간의 GLP 규정 준수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심사관으로 선발돼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프랑스 GLP 관리현황을 평가한다. GLP(Good Laboratory Practice우수실험실 운영규정)는 산업용 화학물질, 의약품, 화장품, 농약 등에 대한 독성시험의 신뢰성을 보증하기 위해 시험기관의 연구인력, 시험시설과 방법, 장비 등 각종 시험 관련 사항을 정한 규정이다. 이 규정에 따라 OECD 회원국들은 자기나라의 시험기관을 심사해 GLP 기관으로 인증해주며 10년을 주기로 OECD 회원국들 간에 GLP 규정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평가하고 있다. 이번 프랑스 GLP 관리현황에 대한 현지평가에는 농촌진흥청 농자재평가과 정미혜 연구사가 심사관으로 참여해 독일 심사관과 함께 프랑스의 GLP 관련 법령 및 평가보고서 등 서류심사를 한다. 또한 GLP 인증을 받은 프랑스 시험기관들을 방문해 시설 및 인력, 시험계획관리현황, 시험보고서, 자료보관 등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게 된다. 박재읍 농촌진흥청 농자재평가과 과장은 이번에 농촌진흥청이 OECD 회원국의 GLP 평가 심사관으로 선발돼 참여함으로써 OECD와의 협력 강화는 물론 우리나라의 GLP 운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삼겹살 추가 수입발표에 양돈농가 분노

정부 광우병 발병 등 수요 증가수입물량 1만t 늘려 양돈농가 가격상승 수급불균형 때문급한 불만 끄려는것 정부가 이달 중 삼겹살 할당관세 물량을 1만t 더 늘리기로 한 데 대해 양돈 농가들이 즉각 철회를 요구하면서, 정부와 양돈농가의 충돌로 인한 삼겹살 대란이 또 다시 우려되고 있다. 6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대한한돈협회에 따르면 정부는 2분기 중 무관세를 허용한 2만t의 삼겹살 수입이 지난달 말 완료됐다며 할당관세 물량을 1만t 더 늘리기로 했다. 최근 들어 냉동 삼겹살 수입가격이 오른데다 미국산 소의 광우병 발병과 행락철을 맞아 삼겹살 수요가 늘어 가격이 급등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4월 7만t의 무관세 삼겹살을 수입하려 했던 농식품부는 돼지 출하 거부 등 농민들의 거센 반발로 삼겹살 대란이 예고되자 대한한돈협회와 협상을 벌인 끝에 수입 물량을 2만t으로 줄이기로 합의한바 있다. 이에 대해 양돈 농가들은 당시 향후 추가 수입 여부는 농가와 정부가 협의해 시행하기로 결정했는데 두달이 지나지도 않아 무관세 삼겹살 추가수입을 하려는 것은 농가를 우롱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는 최근 삼겹살 가격 급등은 지난해 할당관세로 수입된 원료육이 아직도 적체돼 있을 뿐만 아니라 극심한 소비침체로 인한 수급불균형에 기인한 문제라며 그런데도 정부는 표면적인 삼겹살 가격 상승을 이유로 손쉬운 할당관세 카드만 꺼내 급한 불만 끄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가 지난 3월 삼겹살 7만t 무관세 추가 수입을 발표할 때도 행락철 돼지값을 언급했지만 실제로는 예측과 달리 돼지값이 계속 생산비 이하로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대한한돈협회는 정부기관인 농촌경제연구원에서도 6월 돼지가격 상승은 한시적이고 7월부터 돼지가격 하락을 예고하고 있다며 이미 무관세 수입으로 소비자들도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유통업자인 대기업의 배만 불려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미, 한EU FTA로 인한 대규모 돼지고기 수입 증가로 양돈농가들이 백척간두에 몰려있다며 이번 조치를 즉각 철회하지 않을 경우 향후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함께하는 5일장 나들이]①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양평 5일장으로 초대합니다

양평 5일장 입구는 동물농장을 방불케 한다. 이른 아침인양 울어 재끼는 암탉부터 보송보송한 오리, 새카만 오골계, 새끼 고양이와 강아지까지 갖가지 동물이 한데 모여 저마다 목소리를 높인다. 수십 마리가 뒤엉킨 철장 안을 내려다보며 어떤 놈이 실한가 고심하는 사람도 있지만, 동물들이 신기해 고개를 빼고 구경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작은 농장을 시작으로 줄지어 늘어선 노점에서는 직접 캐낸 나물과 싱싱한 생선, 갖가지 곡물, 각양각색의 옷가지와 푸짐한 먹을거리 등 온갖 것들을 찾아볼 수 있다. 갓 버무린 나물을 맛보라며 손을 내미는 아주머니, 2천원짜리 윗도리 석 장 사면 오백원을 빼준다고 눈을 찡긋하는 아저씨는 장터에서만 느껴지는 상인의 냄새를 물씬 풍긴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면 양손엔 어느새 짐이 한 가득 이다. 양평 5일장은 양평 정기시장의 주차장 부지에서 열리는 장터다. 625전쟁이 있기 전부터 수십 년간 명맥을 이어온 전통 있는 장으로 지난 1965년 양평 정기시장이 들어선 이후로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땔감용 나무와 인근 용문산에서 캐낸 나물 정도를 판매하던 시장이 80년대 들어 규모가 점차 커지기 시작하면서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장터로 이름을 알리기에 이르렀다. 특히 족발, 빈대떡 등 먹을거리가 인기를 끌면서 경기지역은 물론 서울, 강원도에서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 차량 350대를 세울 수 있는 2천640여㎡(800여평)의 널찍한 부지에 장을 세우는 상인만도 300여명. 양평에 사는 상인은 40명으로 대다수가 인천, 충청도, 강원도 등 다양한 곳에서 찾아온다. 하남에서 화원을 운영하는 신동수씨(52)는 올 들어 양평장을 찾기 시작했다. 1t 트럭 한가득 꽃과 화분을 싣고 와 판매는 물론 식물상담사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꽃은 언제 피냐, 집에 똑같은 화분이 있는데 시들어간다 등 질문이 쏟아져도 친절하게 대답하다 보니 벌써 단골도 생겼다. 1천원짜리 선인장부터 5만원짜리 나무까지 다양하게 판매하는 것 또한 손님을 끄는 신씨의 비결이다. 몸으로 부딪히면서 사람들을 만나니까 힘이 들면서도 재미있죠. 화원보다 싸게 팔다 보니 손님들도 좋아하고요 25년간 해오던 족발 가게를 접고 장돌뱅이로 전향한 지 5년째인 이윤근씨(47)는 장날이면 이른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쉴 틈이 없다. 부지런한 손님들이 7시부터 찾아오는 통에 오전 6시부터 족발을 삶아야 하기 때문이다. 미니족과 장족을 그 자리에서 삶아 판매하는 이씨는 하루 2시간 안팎씩 평균 4~5번씩 족발을 삶는다. 부글부글 끓는 육수에서 노릇하게 익어가는 족발을 건져낼 때마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이야하는 탄성도 이제 익숙하다. 진하고 쫄깃한 맛이 훈훈한 장터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은 가게를 운영할 때보다 60% 이상 늘었다. 5일 장이라도 없는 게 없으니까 쇼핑하기 편해서 매번 와요 양평 5일장 단골손님이라는 김영자씨(43여주)는 이미 예닐곱 개의 봉투를 들고선 남편에게 족발까지 떠안기며 사람 사는 재미가 느껴지니까 좋잖아요라고 덧붙였다. ■양평 5일장 양평군 양평읍 양근리에서 열리는 정기 재래시장으로 1900년대 초중반부터 시작된 유서깊은 장이다. 매달 3813182328일 열리며 중앙선 양평역 바로 앞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차량 2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은 1시간 무료로 30분에 500원씩 요금을 내야 한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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