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타고 농사 지어 어려운 이웃과 나눠요”

태어나서 이렇게 흙을 많이 만진 건 처음인데 몇 달 동안 고생한 결과가 이렇게 나오니 뿌듯합니다.23일 오후 2시께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공원 옆 작은 텃밭에서 지체장애인 김민곤 씨(30부평구 청천동)가 휠체어를 탄 채 구부러진 손가락으로 상추 1포기를 뽑아들었다.언어장애인 김씨는 이내 얼굴을 활짝 피면서 주위 사람들 손바닥에 손가락으로 상추 한 포기 뽑았다고 글씨를 써가며 자신의 기분을 전했다.상추 1포기를 따는데 2~3분은 족히 걸리고, 손가락 힘이 약해 뿌리까지 뽑지 못하고 상추 줄기까지만 뽑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김씨는 주위에서 건네는 장갑을 마다한 채 수확을 하는라 구슬땀을 흘렸다.이날은 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전국 최초로 지체장애인도 휠체어에 탄 채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나무 틀에 흙을 담아 높이 1m, 넓이 3.6㎡ 크기로 제작한 장애인 텃밭(총 70여㎥)에서 작물을 수확하는 날이다.장애인 11명, 무배추 등 직접 가꿔 수확의 기쁨집 안에서만 주로 생활해 논과 밭을 TV와 책으로만 접해본 지체장애인 8명과 지적장애인 3명은 지난 8월 무, 배추, 상추, 총각무 등 직접 씨앗을 뿌렸다.그리고 매주 수요일 잡초를 제거하고, 솎아 주는 작업을 하면서 농사의 기쁨을 조금씩 알아갔다.농사 관련 서적을 독파하고 도시생활네트워크에서 농사교육을 받았지만, 흙을 고려하지 않고 심어 소출량은 욕심만큼 많지 않았다.특히 지난달 무 20여 개를 도둑맞은 데 이어 간밤에 배추 20여 포기마저 사라져 겉절이를 담가 홀몸노인들을 돕겠다는 계획이 무산됐다.그래도 이들은 어려운 사람이 가져갔겠지라며 인상 한 번 찡그리지 않고 남은 상추로 저녁에 삼겹살 파티를 하자며 수확에만 열중했다.김경현 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장애인들이 농사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직접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는 농사일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다양한 작물을 심어 제대로 된 농사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인천지역 학교 6곳 설립 ‘흔들’

인천시교육청이 지난 2004~2007년 사이 학교부지 6곳을 매입했으나 학생수용계획 차질과 도시개발사업 지연 등으로 사실상 학교 신설이 모두 무산될 상황에 놓였다. 24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2005년 족저초동운중마전고, 2006년 정화초상정여중, 2007년 숭의서초를 신설키로 하고 총 336억2천여만원을 들여 학교 부지를 매입했다.그러나 현재 4곳이 학교용지시설 폐지가 결정 또는 예정이고, 나머지도 학교 설립 계획이 불투명하다.시교육청은 2000년대 초반 학교 과대과밀 학급에 따른 학생 분산 수용과 신도심개발 등의 요인으로 이들 학교를 신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05년 이후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 감소로, 특히 구도심권 기존 학교의 경우 오히려 빈교실이 과다 발생하면서 동운중, 상정여중, 숭의서초 등은 학교 설립 계획이 중단됐다.정화초는 인근 루원시티 개발사업지구 내 초교부지가 마련돼 있어 2006년 3월 학교설립 계획이 아예 무산됐다.남구청이 주차장 등으로 무상 임대 중인 숭의서초 부지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는 지난해 학교용지시설 폐지 결정으로 환매 또는 공매절차가 진행 중이다.이와 함께 족저초마전고는 향후 학교신설 요인이 불투명해 기약없이 학교용지만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시교육청은 검단신도시 및 한들지구 개발 추이를 지켜보며 족저초의 설립 계획을 검토 중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000년대 초 학교수용계획을 수립할 당시 학교 과대과밀학급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신설이 필요했으나 이후 저출산 및 신도시로의 인구이동으로 기존 학교들 조차 빈교실이 남아돌게 됐다며 도시개발사업 추이에 따라 신설학교 설립 계획도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박혜숙기자 phs@ekgib.com

인천시 “내년 무상보육, 교육청도 참여해야”

인천시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만 4세 아동 무상보육에 인천시교육청의 참여를 주장하고 나섰다.23일 시에 따르면 내년부터 총 사업비 250여억 원으로 만 4세 아동 2만 5천여 명의 유치원 및 어린이집 보육비를 지원해주는 무상보육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시는 군구와 8대2로 비율을 정해 시가 96억 원, 군구가 18억 원을 분담해 지자체 차원에서 무상보육을 추진키로 합의했다.또 시교육청과는 5대5로 각각 68억 원씩 부담해 진행할 계획이다. 셋째아 유아학비 지원사업 사례에 비춰보면 시비 보조율이 50% 선인데다, 현재 4세 이상 유아의 유치원 분담률이 52.3%인 만큼 시교육청과 반반을 부담하자는 것이다.그러나 시교육청은 지난 10월부터 계속된 실무협의 과정에서 무상보육은 송영길 시장의 공약으로 추진된 것이기 때문에 시가 추진하는 게 옳다며 참여를 거부했다.시교육청 관계자는 시교육청의 재정상황이 좋지 않아 신규사업 예산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면서 특히 이미 내년도 예산(안)이 짜였기 때문에 이제 와서 무상보육 사업비를 추가로 반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반면, 시는 현재 정부에서도 만 4세 무상보육 정책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시교육청이 무상보육에 동참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특히 시교육청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현재 5대5인 분담률을 10~20% 낮춰 주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시 관계자는 시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와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등으로 재정 상황이 좋지 않지만, 무상보육은 하나의 사회적인 현상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라며 시교육청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이민우기자 lmw@ekgib.com

학력·체육 우수생 타지로 떠난다

인천지역의 교육체육 인프라 부실로 매년 지역학생 1만여 명이 학업 등을 이유로, 운동부 학생(88명)은 운동하기 좋은 환경을 찾아 다른 시도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23일 인천시교육청이 인천시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외국으로 유학을 떠난 학생이 2009년 1천175명, 지난해 854명, 올해 1천257명에 달한다.서울 등 다른 지역으로 학교를 옮긴 학생은 2009년 1만 2천163명, 지난해 1만 555명, 올해 10월 현재 9천877명에 이른다.이처럼 학생들이 인천을 떠나는 원인 중에는 지역의 학력 수준이 낮다는 인식이 팽배한데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은 특목고 등 교육 인프라가 잘돼 있는 서울지역 학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시교육청도 수능 12등급 성적이 전국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로 우수 인재의 다른 지역 유출을 꼽고 있다.또 인천지역 운동부 학생들 역시 지난해 52명, 올해 36명이 서울경기 등지로 학교를 옮겼다.올해 C 중학교 축구선수 5명이 서울과 경기충남지역으로 옮겼고 K여중과 M 중학교 역시 각각 4명의 축구선수가 한꺼번에 다른 시도로 빠져나갔다.이들 가운데는 표면적으로 고교 진학이나 거주지 이전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상당수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선수로 성공하길 바라는 학부모의 권유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또 지도했던 코치를 따라 다른 지역의 학교로 옮겨가는 경우도 흔하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나 학생 당사자가 체육 인프라가 좋은 다른 시도 학교로 전출을 희망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하지만, 지도자들이 열정을 갖고 선수들을 육성할 수 있도록 성과급수당 지급 등의 처우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혜숙기자 phs@ekgib.com

공포의 대피소가 ‘희망 북카페’ 탈바꿈

자꾸자꾸 가고 싶고 놀고 싶어질 만큼 좋아졌어요.인천 연평초등학교와 연평중고등학교에 있던 대피소가 차갑고 어두운 이미지를 벗고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따뜻한 북카페로 변신했다.연평초 5학년 서정무군(11)은 옛날 대피소는 그냥 차가운 벽에 스티로폼 같은 것만 깔려 있어서 옆으로 지나갈 때 조금 무서웠다고 회상한 뒤 지금은 텔레비전이 있고 책과 장난감도 잔뜩 있어서 정말 좋아요라며 함박웃음을 터트렸다.북카페는 희망의 대피소라는 이름으로 청소년들이 언제라도 찾아와 편하게 쉬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연평초 대피소에 첫발을 들인 어린 학생들은 자신의 키에 맞는 작은 농구대에서 힘껏 점프해보거나 귀여운 고양이, 곰 얼굴 모양의 쿠션을 들고 베개싸움을 하기도 하면서 새로운 놀이터를 만난 즐거움을 만끽했다.연평중고 대피소는 청소년들만의 신나는 비밀공간으로 바뀌었다.청소년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미니 당구대와 자유롭게 인터넷 세상을 돌아다닐 수 있게 해주는 컴퓨터는 인기 만점 아이템.이렇게 작은 당구대는 처음 본다던 연평고 3인방은 어색한 자세를 취하며 당구대와 당구공을 이리저리 만져보더니 이내 익숙해진 듯 게임에 열중했다.북카페 대피소에서 만난 한 청소년은 포소리가 들리거나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대피소에 오면 빨리 나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는데 여기서 책도 읽고 컴퓨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나가기 싫어질 것 같다며 친구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곳이 생겨서 큰 도시에 사는 애들이 전혀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연평초중고는 희망의 대피소를 청소년들 스스로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인천지역 교사 10%는 ‘기간제’

인천지역 고등학교의 기간제교사 비율이 높고 일부 교과목은 법정 교사정원을 확보하지 못해 교육청 예산으로 기간제를 채용하는 사례가 여전하다.2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인천지역 각 학교에 채용된 기간제교사는 1천950명으로 전체 교사 1만 9천352명(유치원 제외)의 10.1%에 달한다.기간제교사 채용은 고등학교가 783명으로 가장 많고 중학교 616명, 초등학교 551명이다.과목별로는 고교의 경우 국영수가 305명으로 39%를 차지했으며 초교는 특수 음악과학, 중학교는 영어과학보건체육기술가정 과목 등에 많이 채용됐다.고교는 학교당 평균 10명가량이 기간제 교사가 근무하고 있는 가운데 일반계고는 계양구의 S고는 무려 21명에 달하고 남동구 S 여고 18명, 부평구 S고 16명, 서구 K고 15명 등이다.특성화고 역시 I고, I 공고가 각 13~14명으로 가장 많고 특수학교 1개 교도 13명이 기간제교사를 채용하고 있다. 기간제교사는 주로 정교사의 휴직병가파견 등이 있을 때 대체인력으로 채용되고 있으나 보건특수과목의 경우 교과부가 법정 정원을 주지 않아 시도교육청 별로 예산 범위에서 기간제교사를 충원하고 있다. 셋째 아동까지 육아휴직이 경력으로 인정되고 출산수당도 인상되면서 갈수록 육아휴직 비율이 늘어나는 것도 기간제교사 증가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하지만, 기간제교사는 아무래도 정규직이 아니다 보니 책임감과 전문성이 떨어져 교육의 부실화는 물론 학교 업무의 연속성도 끊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특히 사립학교는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정교사를 충원하지 않고 편법으로 기간제교사 비율을 늘리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연수나 육아휴직 등의 대체인력으로 기간제교사를 채용하는 것은 불가피하더라도, 법정 교사정원을 기간제교사로 채우는 것은 개선되어야 한다며 기간제교사 인건비 역시 시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교육재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박혜숙기자 phs@ekgib.com

송도 국제병원 설립 ‘민민 갈등’

송도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인천국제병원 설립추진위원회는 22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병원의 조속한 설립을 촉구했다.추진위는 국제병원은 외자 유치 활성화와 외국인 주거여건 조성을 위한 필수시설인 만큼 조속한 설립이 필요하며 일부 정치세력과 시민단체 주도로 병원 설립 반대 움직임이 조직적으로 펼쳐지는 상황을 우려한다고 밝혔다.이어 국제학교 설립 당시 공교육 붕괴를 우려하며 극렬 반대했던 단체들이 이번에는 국제병원 설립으로 영리병원이 확대될 것이라는 이유로 또다시 반대하고 있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 대안 없는 반대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김창호 추진위원장은 국제도시를 표방하면서 정작 외국인을 위한 국제병원이 한 곳도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송도국제도시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국제병원 설립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추진위는 4천320명의 서명을 받은 인천국제병원 설립 촉구 청원서를 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제출한 데 이어 국제병원의 조속한 설립을 위한 대 시민운동을 벌일 방침이다.그러나 시민단체들은 국제병원 설립 문제는 송도국제도시에 국한된 지역적 현안이 아니라 영리법인이 국제병원을 설립할 경우 치료보다 이윤을 목적으로 운영돼 결국 국내 의료체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송도 국제병원 설립을 놓고 민(民)-민(民)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김창수기자 cskim@ekgib.com

“서해 평화 특별지대 이행하라”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 연평도 피폭 1주년을 앞두고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를 비롯한 104선언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인천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이하 평통사)은 22일 성명을 내고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지켜본 인천시민과 국민은 한반도가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을 확인하고 서해 평화의 절박성을 체감했다고 밝혔다.이어 한반도 평화를 해치는 반북 대결정책을 중단하고 하루빨리 조건없는 6자회담을 열어 한반도에 공고한 평화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평통사는 정부가 연평도 포격전 이후 교전규칙을 공격적으로 개정하고 국방예산을 늘려 서해 5도에 공격적 무기들을 배치하는 것은 국민과 국가를 전쟁의 위험으로 몰아넣는 일이라며 서해의 평화는 결코 무력증강이나 보복응징 같은 공격적 태세로 보장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평통사는 또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불안정한 정전체제 때문이라며 대결과 분쟁의 서해를 평화와 상생의 바다로 만드는 유일한 길은 104선언에서 합의한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조속히 이행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김미경기자 kmk@ekgib.com

“중구청장 하루 빨리 물러나야”

인천지역 시민단체는 22일 특가경법상 공갈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홍복 중구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단체행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중동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김 구청장이 구속된 이후에도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하는 등 대법원까지 상황을 끌고 가려 한다고 밝혔다.이어 유무죄를 떠나 개인의 잘못으로 생긴 모든 피해를 중구 구민이 떠안아야 하는 만큼 중구가 하루라도 빨리 안정될 수 있도록 깨끗하게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주장했다.인천연대는 구청장이 끝까지 사퇴하지 않는다면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오랜 기간을 구청장 공석으로 인한 행정 공백과 난맥을 걱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대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한다면 보궐선거비용뿐만 아니라 해당 기간 동안 구청장 직무를 보지 않더라도 관련법에 따라 월급이 지급되는 만큼 수억 원의 주민 혈세가 사용된다.라고 지적했다.인천연대는 민주당이 지금 해야 하는 일은 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구청장 구명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가져온 민폐 구청장을 제명하고 중구 구민에게 진정어린 사과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김미경기자 kmk@ekgib.com

인천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