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청소년 6명 중 1명 비만

오랜 기간 에너지 소비량에 비해 영양소를 과다 섭취하면 에너지 불균형에 의해 유발한다. 유전적으로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식욕 조절 중추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내분비 질환, 식욕을 증가시키는 다양한 약제에 의한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에너지 섭취량이 에너지 소비량보다 많거나 유전적 영향 및 환경적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특히 칼로리가 높은 식품이 풍부하고 신체 활동을 덜해도 사는 데 불편이 없는 현대의 생활환경이 폭발적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 비만이 그렇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몸에 지방 조직이 과다한 상태를 가리킨다. 체중은 많이 나가지만 근육량이 증가해 있고 지방량이 많지 않은 경우는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정의한다. 서양인은 30 이상이고 인종 간의 차이를 고려해 국내에선 25 이상을 비만으로 정의한다. 지방 조직의 주요 성분은 혈장으로부터 유입된 지방산과 포도당이 에스테르화한 중성지방이다.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고혈당, 고혈압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일부의 경우 암 발생도 증가한다. 이런 가운데 초·중·고교생 6명 중 1명꼴로 비만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 학생의 20%는 당뇨병 전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연구원의 분석 결과다. 이에 따르면 영유아건강검진, 학생건강검진 표본조사 원시자료, 학교 밖 청소년 검진을 분석한 결과 아동·청소년의 비만 유병률은 영유아 8.3%, 학생 16.7% 등으로 나타났다. 영유아 12명 중 1명, 초중고교생은 6명 중 1명꼴로 비만인 셈이다. 과체중 또는 비만 유병률은 영유아 17.7%, 학생 27.3% 등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나서 에너지 소비량에 비해 영양소를 과다 섭취하면 에너지 불균형에 의해 나타나는 비만이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

[아침을 열면서] 계절의 선물 ‘봄나물’

생각만 해도 향긋한 쑥, 쌉싸름한 맛의 냉이, 달래, 취나물, 참나물 등 싱그러운 새싹들이 봄의 전령사가 돼 우리 식탁에 찾아왔다. 새로움, 시작, 순환의 시작점에서 살랑거리는 봄바람은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봄바람은 겨울잠에서 미처 깨어나지 못한 나무를 흔들어 깨우는 것으로 우리 몸도 자연의 변화를 따르니 새싹이 돋듯 기운이 일어나는 시기다. 미각은 계절에 따라 변하는 음식을 통해 자연의 기운을 감지하는 중요한 감각 기관이다. 겨울 동안 익숙해진 무겁고 기름진 음식에서 벗어나 봄이 되면 자연스럽게 새롭고 산뜻한 맛을 찾게 된다. 봄에 돋아나는 새싹은 만물을 소생시키기 위한 풍부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으며 특유의 강한 향을 지닌다. 봄나물이 전하는 맛과 향을 느끼는 것은 몸이 자연에 적응하는 과정이다. 봄나물의 쌉싸름한 맛은 나른한 봄철 피로를 덜어주는 역할을 하니 씁쓸한 맛을 통해 우리 몸에 신선한 힘을 불어넣는 것이다. 특히 쓴맛의 음식은 겨울 동안 쌓인 독소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봄철에 먹으면 좋다.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무의 싹과 잎, 또는 그것을 조리한 찬을 의미하는 나물은 들나물, 산나물, 재배 나물, 바다나물(해초) 등 다양하다. 봄나물은 단순한 제철 식재료를 넘어 자연이 주는 생명력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음식문화의 일부로 자리하고 있다. 나물(羅物)이라는 단어에서 ‘나(羅)’는 신라를 뜻한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나물문화는 오랜 역사를 가진다. 나물문화는 단순한 식재료 활용이 아니라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귀중한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 특히 농경사회에서는 봄나물이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음식으로 겨우내 저장한 곡식이 바닥날 즈음 들녘과 산에서 자라난 나물들은 부족한 영양을 채우는 소중한 자원이 됐다. 조선시대에는 산림경제, 규합총서 등의 문헌에서도 봄나물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으며 건강과 생명력을 북돋우는 중요한 식재료로 다뤄졌다. 음식의 온도와 질감 역시 미각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뜻한 봄볕 아래에서는 가벼운 음식이 더 잘 어울리며 부드럽고 신선한 질감이 입맛을 돋운다. 봄나물은 간단한 양념만으로도 그 맛과 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자연스러운 단맛과 쌉싸름한 맛이 은은하게 어우러져 미각을 한층 더 깨운다. 또 봄나물의 향긋한 성분은 후각을 자극해 식욕을 돋우고 마음까지 편안하게 만든다. 봄나물의 쌉싸름한 맛을 놓치지 않으려면 조리법도 중요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생으로 샐러드처럼 즐기는 것이다. 신선한 나물을 기름이나 간장을 곁들이면 더욱 풍미가 살아난다. 이른 봄에 만나는 봄나물은 살짝 데쳐 나물 본연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즐길 수 있도록 최소한의 소금 간이나 겨자초장으로 가볍게 양념하는 것이 좋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된장이나 초고추장을 활용해도 좋다. 봄나물을 볶거나 국에 넣을 때는 너무 오래 익히지 않는 것이 영양소 파괴를 줄이는 방법이다. 우리 생활 속에서 습관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건강한 생활 습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식습관이다. 봄은 몸과 마음을 다시 한번 새롭게 하는 계절이며 다양한 봄나물을 맛보는 것은 1년을 건강하게 잘 살아가는 통과의례다. 냉이된장국 한 그릇, 달래장을 곁들인 따뜻한 밥 한 공기면 봄의 향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봄나물이 나오는 시기는 매우 짧으므로 자연이 주는 계절의 선물을 받아들여 건강한 미각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갖도록 제대로 봄맞이를 해보자.

[천자춘추] ‘수출의 나라’를 이어가야

‘세계화’는 지난 30여년간 우리나라에 수출 호황을 안겨 주며 선진국으로 이끈 성장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자원이 부족한 국가이므로 무역을 잘해 수출로 먹고살 수 있는 나라라고 가르치고 배워 왔다. 그런 정책 기조는 우리나라 형편에 아주 잘 맞았다. 자원이라고는 사람뿐이었기에 교육 열기는 뜨거워졌고 대부분의 국민이 고등교육을 받은 인재가 넘치는 나라가 됐다. ‘천불 소득 백억 수출’을 노래하던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이제 세계 6위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폐허의 잿더미에서 이런 장미꽃을 볼 줄은 몰랐다. 우리도 놀라고 세계인들도 놀랐다. 그래서 ‘한강의 기적’이라 하지 않았던가. 참으로 경이적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6천838억달러(약 1천2조1천억원)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목표치인 7천억달러에는 약간 미달했지만 수출 규모는 세계 8위에서 6위로 다시 올라섰고 무역수지는 51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의 697억달러 흑자 이후 최대 규모의 흑자란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서쪽을 향해 달렸다. 대서양을 건너 미국을 거치더니 태평양을 거쳐 일본에 이르렀다. 이 혁명은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기회가 넘어왔다. 우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부단히 노력한 결과 용(龍)의 권좌를 놓고 대만과 엎치락뒤치락하게 됐다.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2025년 세계 경제전망에서는 한국은 1인당 국민총생산(GDP)이 3만6천130달러로 대만 3만3천230달러, 일본 3만2천860달러를 제치고 동아시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어느새 우리는 일본을 제치고 대만과 무역 강국의 권좌를 놓고 자웅을 겨루는 입장이 됐다. 우리가 제조업을 잘 지키면서도 새로운 산업에 대한 적응이 빨랐던 결과다. 물론 우리에게는 ‘할 수 있다. 해야 한다, 해야만 한다’는 절실한 정신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세계화시대’는 저물어 간다. 나라마다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서서히 벽을 쌓고 있다. 자원 없이 수출로만 먹고사는 대한민국인데 잠시라도 수출을 멈춰서는 안 될 것이다. 산업구조도 많이 변했다. 전통적인 자동차, 선박, 철강, 화학 등 제조업에서 하이테크 산업, 플랫폼 사업으로 추세가 넘어가고 있다. 우리는 시대 흐름에 앞서 나가야 살아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어지러운 정국이 오래 지속된다. 행여 정치가 수출의 발목을 잡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조은수의 학습코칭] 2026 대입 일정과 꼼꼼한 입시 준비

2025 대입이 모두 마무리되고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됐다. 2026 대입을 치르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올해의 입시 일정을 체크하고 본격적인 입시 준비를 해야 한다. 교육부, 서울시교육청, 대교협, 한국교육과정평가원, EBS 등 대입 관련 중요한 홈페이지를 즐겨찾기 해두고 중요 일정과 최신 업데이트되는 정보들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3월26일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다. 3월 학평은 n수생은 응시하지 않고 고3 수험생만 응시한다. 중간고사 이전에 치르는 시험이고 첫 전국 단위 모의고사이다 보니 이 시험을 통해 수험생들은 본인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학습 목표를 세워야 한다. 첫 모의고사이니만큼 아직은 목표 학교나 학과보다는 자신의 약점을 채우고 수능 대비 실전연습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긴 시험시간 동안 집중해 문제풀이를 하면 된다. EBS 연계교재를 꼼꼼하게 공부하고 기출문제를 실제 시험처럼 시간에 맞춰 푸는 연습을 하면 실전 감각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3월 학평을 치르고 나면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때 학생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수시, 정시전형 중 어느 전형이 더 유리한지 알아보고 수시 중에서도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논술전형을 비교해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4월에는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 중간고사를 치른다. 2028 대입부터는 수능에서 선택과목이 폐지되지만 지금 고 2, 3학년은 국어, 수학, 탐구에서 선택과목을 골라야 한다. 보통 3월 말쯤 되면 각 대학은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발표하는데 일종의 대학별고사 대비용 기출 자료집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학별 기출 문항의 유형을 알아볼 수 있다. 이 보고서는 각 대학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 내에서 대학별 고사를 실시했는지 자체 평가한 것인데 전년도 출제 문항의 의도, 제시문, 해설 및 모범답안 등이 실려 있어 매우 유용한 자료다. 또 모의 면접, 모의 논술 같은 자료도 대학별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는데 학생들에겐 매우 중요한 가이드다. 특히 논술전형은 대학별로 스타일이 달라 희망 대학의 자료를 적극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출제 의도와 출제 근거, 자료출처, 채점 기준, 예시 답안까지 매우 자세하게 나와 있어 활용하기 좋다. 5월8일에는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고 6월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수능 모의평가가 있다. 무엇보다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에서 문제를 내기 때문에 올해 수능의 경향을 알아보는 데 매우 중요한 시험이다. 그리고 N수생들도 응시하기 때문에 3, 4월 모의고사에 비해 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7월10일에는 인천시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지고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방학 기간이야말로 내신 부담 없이 공부에 집중할 기회의 시간이다. 자신이 부족한 과목을 철저히 보완하고 주력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루 폭발적으로 공부하고 하루 쉬는 것보다 매일매일 꾸준하고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적당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방학 동안 충실하게 공부를 한 수험생이라면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 거는 기대가 클 것이다. 상위권 n수생들의 대거 유입뿐 아니라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올해의 수능 경향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시험이라 할 수 있다. 수시 원서 접수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해 9월에는 학생과 학부모 모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9월 모평점수를 분석해 지원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자신의 객관적 위치를 파악하고 희망 대학과 학과를 결정해야 한다. 보통 수시의 경우 상향 지원을 많이 하는데 상향, 적정, 안정 등 세 가지 트랙을 염두에 두고 지원하는 것이 좋다. 지난달 칼럼에도 언급했듯이 재수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무조건 상향 지원을 노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학별로 접수 시간이 다르고 기재 내용도 다르니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10월14일 마지막 모의고사를 끝으로 드디어 11월13일 수능이 치러진다. 그리고 수험생들은 12월5일 수능 성적표를 배부받고 12월12일부터는 수시 합격발표가 시작된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이 일정을 잘 체크해 효과적인 입시전략을 세우길 바란다.

[경기만평] 이런 느낌적인 느낌...

[사설] 용인체육회장의 막말·폭언·성희롱, 시민은 부끄럽다

오광환 용인시체육회장은 민선 2기다. 지난 2022년 투표를 통해 당선됐다. 체육 관계자들이 유권자로 참여하는 선거다. 당시 투표 수는 249표였고 오 회장이 87표를 얻었다. 2위 83표와 박빙의 승부였다. 오 회장이 시민 앞에 약속한 당선 인사가 있다. “110만 용인시민이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체육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낮은 자세로 열심히 봉사하겠습니다.” 모신다던 시민들이 그 때문에 편치 않다. 낯부끄러운 막말 논란이다. 지난 13일 관내 체육계 만찬장에서 일이다. 관내 종목 단체장들이 참석했고 이상일 용인시장도 있었다. 술잔이 오가던 중 오 회장이 말했다. “술은 분 바른 사람이 따라야 술맛이 난다.” 누가 들어도 여성에게 모욕감을 주는 발언이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교본에도 대표적인 성희롱으로 예시되는 표현이다. 참석했던 여성 단체장이 이후 문제를 제기했다. ‘사과를 받겠다’고 했다. 오 회장은 사과하지 않았다. 이유를 들어봤다. ‘술자리에서 분위기를 띄우려고 한 말이다’, ‘A회장에게 직접 말한 게 아니다’, ‘그 자리에선 문제가 없었다’. 통상의 상식과 거리가 있는 해명이다. 공인에게 요구되는 도덕성과도 한참 동떨어졌다. 살폈듯이 해당 표현은 성희롱으로 규정돼 있다. 옳고 그름을 논쟁할 여지가 없다. 모욕감을 느끼거나 항의하는 절차는 듣는 이의 판단이다. 가해자가 평가할 사항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게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유사 전력이다. 이게 처음이 아니다. 2023년 2월26일 이른바 ‘시의원 모욕 발언’이 있었다. ‘용인시축구협회 예산을 없애는 시의원을 찾아내 기자회견을 열겠다.’ 지방의회에 대한 부적절한 표현이다. 2023년 6월에는 ‘워크숍 폭언’이 있었다. 워크숍에서 했던 폭언과 갑질 논란이다. 2024년 4월21일 ‘공무원 막말’도 있었다. 의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담당 공무원을 거칠게 대해 빚어졌던 논란이다. 그리고 이어진 게 이번 ‘성희롱 논란’이다. 시·군 체육회장 신분도 정치 범주에 들어간다.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 투표로 결정된다. 상시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고 봐야 한다. 오 회장이 주장하는 ‘정치적 음해’는 그런 측면일 것이다. 이 가능성이 없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 다만, 현재의 오 회장 논란은 그와 경우가 다르다. 이해해 주기에는 과거 논란이 너무 많다. 막말, 폭언, 성희롱까지 내용도 민망하다. 시민 누가 이를 두고 정치적 희생이라며 두둔하겠는가.

[사설] ‘몸조심’ 하루 만에 ‘백혜련 계란’, 분노 선동 말자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계란 테러’를 당했다.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고 있었다. 당시 현장에는 경찰 기동대가 포진해 있었다. 경찰용 장우산을 펼쳐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하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계란은 헌재와 인도 사이 4차선을 넘어 날아왔다. 백 의원이 다행히 부상을 입지 않았으니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동시에 의문을 남겼다. 테러 대비 태세는 유효한가. 가장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는 헌재 앞이다. 헌재재판관들을 포함해 헌재 직원들이 드나드는 곳이다. 안 그래도 충돌, 테러의 위험성이 상존해 왔다. 회견 의원들을 경찰 기동대가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계란 테러는 막지 못했다. 경찰 작전의 현실적인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백 의원 얼굴에 남은 계란 잔해가 그대로 중계됐다. 지켜 본 시민들의 충격이 컸다. 폭발물이나 돌, 쇠붙이 등이었으면 어떻게 할 뻔했느냐는 걱정이 나왔다. 혹여 이번 사건이 가져올지 모를 모방 범죄도 걱정이다. 헌재 탄핵 선고가 임박하면서 테러 위험은 극에 달했다. 야당 대표에 대한 러시아제 권총 살해 경고가 주장됐다. 대표 측 요청으로 경찰의 신변 보호 작전이 시작됐다. 헌재 재판관들에 대한 살인 예고도 버젓이 방송됐다. 그 유튜브가 헌재 앞에서 라이브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한마디로 불특정 다수에 의한 폭력 경고, 테러 예고가 팽창한 풍선과도 같다. 보기에도 아슬아슬하다. 하루 전 이재명 대표의 ‘몸조심’ 발언이 있었다.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으니 몸조심하기 바란다.” 마은혁 헌재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한 경고였다. “경찰이나 국민 누구나 최 대행을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고 했다. 대단히 위험한 발언이었다. 폭력 시위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테러 실행에 좌표를 일러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 공교롭게도 하루 만에 ‘백혜련 계란 테러’가 터졌다. 모두의 자제와 노력이 필요하다. 경찰은 테러 행위자를 엄단해야 한다. 계란 테러 범인을 검거해 일벌백계해야 한다. 정치인들은 테러 노출 위험성이 있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영웅심 또는 충성도를 추구한 행위가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정치인들은 분별 있는 언행으로 긴장을 환기시켜야 한다. 테러의 뇌관을 건드리는 듯한 선동은 테러리즘이라는 다이너마이트에 불을 그어 대는 꼴이 된다. 테러는 여야를 구분하지 않는다. 테러 협박이 있었고, 캔맥주 투척이 있었고, 계란 테러가 있었다. 더 나가면 큰일이다.

[지지대] 신입생 없는 학교

세계적 규모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물론 거대한 경제력과 강력한 군사력은 필수다. 외교와 영향력 등 소프트파워도 마땅히 보유해야 한다. 우호적인 우방국을 하나의 영역으로 모아 범지구적인 범위로 만들어낼 수도 있어야 한다. 이른바 강대국의 자격이다. 여기에 절대적인 조건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인구다. 강대국 여부를 가늠하는 유력한 잣대이기도 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랬다. 중국은 그래서 강대국이다. 14억명이 넘으니까 말이다. 인도도 거대한 인구로 강대국으로 분류된다. 대한민국의 인구도 한때는 증가세였다. 이 집 저 집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필자의 어렸을 적 기억을 소환해도 그랬다. 골목마다 개구쟁이와 코흘리개의 악다구니로 시끌벅적했다. 어쩌면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의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베이비부머들은 다 그런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 오죽하면 정부가 아이 낳기를 규제하기 위해 가족계획까지 만들어 계몽했을까. 그런 일을 담당하는 대한가족계획협회라는 기관까지 창립됐다.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캠페인을 펼칠 정도였으니 말이다. 산업화시대 얘기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한 집 건너 한 집에도 아이들이 없다. 도회지 골목길에서 아이들 모습을 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시골도 마찬가지다. 미래의 주역들이 갈수록 줄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국에서 신입생이 없는 학교가 184곳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4년 새 64% 늘었다. 폐교도 49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24곳이었으나 4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보건복지부의 최근 집계다. 우울하고 슬프다. 학교가 줄어들면 지역주민의 교육 기회 불평등도 심화된다. 인구 유출도 가속화된다. 이런 상황을 학교에만 맡겨둘 게 아니라 중앙·지방정부, 지방교육청 등이 함께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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