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2호선을 착공?

지난 6일로 개통 1주년을 맞은 인천지하철은 단절돼 있던 부평∼연수지역을 연결하여 인천의 발전축을 바꾸어 놓았다. 개통초기에는 하루 평균 13만3천명이던 이용객이 지금은 15%가량 늘어난 15만6천명에 이르고 있고 월 평균 수입도 지난해 10월 6천300만원에서 지난 9월에는 7천900만원으로 상승했다고 한다. 다행히도 개통이후 단 한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인천지하철은 24.6㎞의 ‘땅속 길’이 인천 생활문화를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인천지하철은 눈덩이처럼 부풀어지는 부채를 갚아야 하는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공사기간만 6년 3개월이 걸린 인천지하철의 부채는 올 연말 기준으로 총 5천939억원 규모로 이 금액은 인천시 전체채무액의 93.2%에 해당된다고 한다. 지하철공사의 연도별 상환계획은 2001년도 780억원, 2002년 1천108억원, 2003년 689억원, 2004년 이후 3천361억원 등으로 잡혀 있는데 이는 국고보조가 내년과 후년 각 600억원, 2003년 500억원, 2004년 이후 265억원씩 지원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기획예산처가 확정한 내년도 국고보조금 지원액에 따르면 인천지하철은 당초 요구액(1천161억원)의 38%에 불과한 450억원만 결정됐다고 한다. 현재 인천시가 내년도에 갚아야 할 지하철 부채는 원금 782억원과 이자 152억원 등 총 934억원인데 그렇다면 국고보조금 차액(484억원)은 지방채 발행을 통해 메워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지방채를 발행할 경우 시민부담이 그만큼 가중될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에도 부채원금 상환액 중 228억원을 아직 지원해 주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하철은 인천뿐만 아니라 부산·대구 등도 부채상환을 국고보조금에 의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운송이나 부대수입 등 자체수입만으로는 운영비를 마련하는 것 마저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게 어려운데 인천지하철 2·3호선과 수인선 조기착공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은 시기상조가 아닐 수 없다. 만일 2조5천억원이 추산되는 지하철 2호선 사업을 착공한다면 논의자체가 참으로 무모한 계획이다. 인천시와 관련 기관에서는 인천지하철이 부담하고 있는 현재의 부채를 갚는 길부터 적극 모색하기 바란다.

敎·政갈등 대화로 풀어야

전교조의 장외집회로 야기된 교·정(敎·政)-노사갈등이 심화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지난 24일 전교조 교사들이 집단연가 및 집단조퇴와 함께 서울역 장외집회에 참여한 데 대해 교육부가 이들을 징계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경기·인천을 비롯한 전국 시·도 교육청이 장외집회에 참여한 교사들의 인적사항과 참여경위에 대해 조사에 나서 일선 교육계의 분위기가 어두워지고 있다. 교육부가 이같이 강경방침을 정한 것은 교원노조법 위반으로 보고 있는 집단연가 및 장외집회에 참여한 교사가 경기 1천200여명 인천 300여명 등 전국적으로 7천여명에 이른데다 ‘교총’에서도 28일 3만여명이 참여하는 서울집회를 추진하고 있어 이의 확산을 막기 위한 조처로 보인다. 우리는 정부와 일선 교육계가 지난 89년 이후 전교조 결성과정에서 겪은 사태와 같은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교육당국과 교사들에게 고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교사들이 ‘7차 교육과정’실시 등 정부의 교육정책과 사립학교법 개정 및 공무원연금법 개정 등에 대해 반대의견이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하면서도 평일에 집단연가와 집단조퇴를 하고 장외집회를 가짐으로써 학교수업에 지장을 주는 것은 교직자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임을 유념하고 자중했으면 한다. 교사들의 평일 장외집회가 교원노조법이 불허하고 있는 단체행동(쟁의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앞으로 사법기관에서 판단하겠지만 집단연가 등으로 수업시간에 학교를 떠나는 것은 학생의 학습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교사들은 교육의 최일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근로자와는 분명히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명념해야 한다. 교원노조는 생산성에 따른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일반 산업현장과는 달리 학생들이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할 의무도 있는 만큼 수업결손을 초래할 집단행위는 자제되어야 한다. 교육자들은 또 자신들의 행동이 학생들에 미칠 영향이 어떠할까를 교육적인 관점에서 깊이 생각하고 과격한 언사를 삼가며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교육당국 또한 교사들의 집단연가와 집단조퇴 및 장외집회가 실정법 위반이라는 사실만을 내세워 강경일변도로 대응한다면 그 자체가 또 다른 마찰과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사려깊은 대책을 강구해야 될 것이다. 당국은 이번 사태의 근본원인이 단체협약불이행 등에 있음을 직시하고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사태를 조속히 매듭짓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왜 이지경이?

한빛은행 1천억원 부정대출사건이 현대판 봉이 김선달같은 몇몇 협잡배에 의한 단순범죄로 검찰수사가 종결나더니 대형금융사고가 또 터졌다. ‘정현준’이란 벤처기업사장이 동방상호신용금고와 대신금고로부터 514억원을 절묘하게 부정대출 받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경자’라는 동방금고 부회장과 ‘장내찬’이라는 금융감독원 국장이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더욱 이상한 것은 부정대출 받은 돈 가운데 400억원이 증발됐다는 사실이다. 하루벌어 하루먹는 민초들이 보기엔 도대체가 무슨 소리가 무슨 소린지 알수가 없다. 상식으론 납득이 안가기 때문이다. 도시 그동안의 금융개혁은 무엇을 했길래 대명천지 세상에 해먹었다하면 수백억원대의 꿍꿍이속이 다 통했는지, 나라꼴이 어쩌다가 이지경에 이르렀는지 서민들은 그저 분통이 터질 일이다. 대형금융사고가 터질때마다 거론되는 공식이 있다. 정부의 실세에 의한 비호의혹을 받다가 결국은 권력층과는 무관한 단순 부정대출사건으로 매듭짓곤 한다. 사실이 그런지 사실이 왜곡된 것인지 알수 없지만 이 역시 민초들에겐 분통이 터진다. 도대체가 도덕적 모랄이 없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위에서부터 그런 도덕성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판을 치는 것은 적당한 요령주의 처신 뿐이다. 성실근면한 시민이 대접받고 상식이 통하는 국가사회가 건강한 국가사회로 기준하면 우리의 국가사회는 한마디로 빵점이다. 자신의 노력으로 하루 몇만원 벌이나마 힘겹게 살아가려는 서민대중에게 희망을 주진 못할지언정 끝없는 무력감속에 추락시키는 권력형 비리는 서민대중의 공적이다. 또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겠다. 누가 나라의 기강을 이 모양으로 만들었는지를 생각해볼 때다. /白山

올브라이트방북과 그 이후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어제 서울에 와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예방,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또한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을 개최, 앞으로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3국간의 협조체제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올브라이트 장관의 방북은 전후 평양을 방문한 미국 최고위 각료일 뿐만 아니라 오는 11월 중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방북 사전 정지작업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특별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으로부터 파격적인 대접을 받았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김 위원장과 두차례에 걸친 6시간의 회담, 만찬과 집단체조 관람 등을 통하여 많은 대화를 나눴으며, 이 중엔 한반도 긴장완화, 북·미대표부 개설, 미사일 문제 등 양국의 현안에 대한 진지한 의견 교환과 건설적인 제안이 있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우리는 올브라이트 미 국방장관의 방북이 양국과의 관계 개선은 물론 한반도 긴장완화에 있어 큰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북·미관계 개선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이다. 휴전협정 당사자가 미국인 사실 이외에도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으며,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련붕괴 이후 세계질서 유지에 있어 막강한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협력 없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과 미국이 조속한 관계 개선이 이루어져 남·북문제 해결에 있어 긍정적 효과가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와 같이 급속히 진전되는 북·미관계 개선에 대하여 예의 관찰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최근 이산가족의 상봉 연기 등 남·북관계가 예상했던 상황대로 진전되고 있지 않음에 유의하여 북·미관계 진전에 대한 분석이 요구된다. 북한이 지금까지 견지했던 통미봉남(通美封南) 정책을 변경했다는 징후가 없다면, 이는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지렛대로만 이용하고 남한은 주체가 아니고 객체로서 격하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정부는 남·북문제 해결에 있어 결코 객체가 아니고 주체임을 북한에게 분명하게 인식시켜야 된다.

土公직원 투기의혹 밝혀야

공기업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또 도마위에 올랐다. 얼마전 한국토지공사 고위간부가 말썽많은 일산 신도시 러브호텔의 토지와 건물에 대해 10%의 지분을 비롯 성남 분당구 정자동 2곳에 지분 2%씩의 상업용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더니 요즘 국감장에서는 역시 토지공사 직원들이 자사 소유땅을 매입,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투기의혹을 받고 있다. 토지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국감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8월말까지 토지공사 직원들이 조합을 결성하거나 친인척을 끌어들여 자사소유 땅 2만600여평(203억9천만원)을 사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도로공사측은 매각안된 토지의 수요진작을 위해 1인 1필지 매각운동을 전개해 직원들이 매입하게 됐다고 설명하지만 이들이 매입한 땅 중에는 수도권 최대의 알짜배기인 분당 일산의 상업용지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볼때 변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특히 이들은 전 국민이 IMF관리 체제에서 고통받고 있는 때에 누진퇴직금 중간정산을 통해 받은 돈으로 투자가치가 높은 상업용지를 구입했다. 이렇게 매입한 땅을 중도에 전매한 것만도 3천여평에 이른다. 누가 보더라도 투기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물론 공기업의 임직원이라고 자산증식에 초연해서 눈감고 살아야 할 의무는 없다. 또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기업 직원들은 맡은 업무에 충실할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전망에 대한 독점적인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토지공사 직원들이 조합을 결성하고 중간퇴직금까지 동원, 자사 소유 땅을 매입하고 전매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부동산 전매행위는 투기꾼들의 전형적인 돈벌이 수단으로 된지 이미 오래다. 이같은 투기꾼들의 수법을 토지공사 직원들이 답습한 것은 지탄받을 일이다. 토지공사 직원들은 작년에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돼 시세차익이 큰 땅들을 일부는 내부정보까지 이용해 무더기로 매입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공기업 직원들이 이처럼 본분을 저버리고 사익을 챙기는 행위는 정부가 이제까지 부르짖은 공공부문 개혁이 겉돌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공기업 직원들의 비리와 도덕적 해이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 철저한 조사로 책임자 및 관계자들을 엄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다.

한결같은 인터넷 민원답변

의정부시청 홈페이지 ‘시정에 바란다’코너엔 하루가 멀다하고 민락동 택지개발지구 입주민들의 열악한 교통문제와 분통터지는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민락동의 교통 및 도시기반시설문제, 학교 인근 등의 신호등 설치문제, 대중교통수단의 확충문제 등 대략 5∼7개 분야로 압축되는 각종 민원의 재탕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달라졌다면 두세달전 진지하게 문제를 제기하며 시정 건의를 올렸던 한 주민이 얼마나 울화통이 치미는지 폭발직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투덜이’로 변화된 것과 아예 지치다 못해 의정부를 떠나야겠다는 협박(?)성 민원을 남기며 ‘민원포기형’양상을 보이는 모습이다. 이러한 이유는 공무원들의 답변을 보면 금새 이해가 간다. 두세달전의 민원답변과 현재의 민원답변이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시정에 관심을 가져주신 귀하께 감사를 드리며…’로 시작하는 답변은‘추경예산이 세워지는대로…, 관계기관과 협의해…’일색이다. 수차례에 걸쳐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못한 민원인의 간곡한 사유설명 부탁은 공허한 외침이 돼버린지 오래다. 외지 입주민들의 생활터전으로 자리잡은 민락동 택지개발지구의 열악한 도로시설과 교통문제 건의가 80%를 웃돌고 있다. 순간적인 모면을 참 잘도 해온 공무원들에 대해 민락동 주민들의 불만은 거의 폭발 일보직전이다. 엉터리 민원의 개별적 남발현상이 인터넷 지배세상의 골칫거리로 등장한 폐혜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있는 사실 그대로 설명해주고 단골민원은 아예 게시판을 통해 주민들에게 보다 성실히 알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근 화풀이성 민원이 폭증하는 현상은 인터넷 민원을 형식적인 여벌민원식(?)으로 치부해온 공무원들의 자세가 얼마나 무모한 발상이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조한민기자<제2사회부/의정부> hmcho@kgib.co.kr

이한동총리

시위소찬(尸位素餐)이라고 했다. 시위란 중국사람들이 옛날에 제사를 지낼때 혈통자의 아이를 신위에 대리로 앉혔던 고사에서 나왔다. 별로 하는 일 없이 자리만 높은 것을 빗대어 말하기도 한다. 소찬은 재능이나 공로없이 국록만 타먹는 것을 뜻한다. 이시영 초대부통령이 이승만대통령의 독재를 막지 못하는 것을 개탄, 부통령자리를 사퇴하면서 “시위소찬의 자리”라고 말했다. 지금은 부통령제가 없지만 국무총리가 사실상 시위소찬의 자리다. 헌법상으로는 총리의 기능을 그럴싸하게 규정하고 있으나 대통령중심제에서는 막상 장관보다 실권이 없는 것이 총리다. 한동안 무슨 식장에서 대통령 치사나 대신 읽는다하여 ‘대독총리’란 말이 있었다. 정치인으로 어지간한 김종필씨가 김대중대통령 밑에서 총리를 1년남짓 하고 그만둔 이유 또한 그 자리가 시위소찬이기 때문이다. 이한동총리가 좀 애를 먹는 것 같다. 러시아방문에서 푸틴대통령도 못만나고 ASEM 직전 중앙 언론사 사장들에게 협조를 구하기 위한 초청만찬에 일부 유력사 사장들은 불참하는 홀대를 당했다고 한다. 푸틴 면담을 제대로 준비치 않은 외교통상부의 실책도 알고보면 총리를 제대로 보필할줄 모르는 중앙부처의 평소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가 하면 이총리가 총재로 있는 자민련 내부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다. 여러가지로 외로운 것이 요즘의 이총리 처지인 것 같다. 그가 총리로 끝내려면 그런대로 지내도 될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으로 앞길을 내다보려면 총리자리에 연연해서는 안된다. 정치적인 처신도 ‘수서양단’의 눈치보기보다는 분명히 할줄 알아야 한다. 시위소찬의 자리쯤 언제든 박차고 나올 뱃심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일줄도 알아야 한다. 모처럼 나온 기전출신의 총리를 아끼는 마음에서 몇마디 일러두는 것이다. /白山

도내 전문건설업체 살려야

경기도내 전문건설업체들이 지역에서 외면당하는 현실이 심히 안타깝다. 지방자치단체 등이 전문건설공사인데도 일반건설업체에 발주하거나 지역의무공동도급제도를 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건설공사의 주된 공종이 전문공사이고 전문공사를 시공하기 위해 부대되는 공사가 있는 경우 복합공사로 보지 않고 전문건설업체가 도급받을 수 있다. 또 일반건설업자는 전문건설업체가 시공할 수 있는 전문공사를 도급받아 시공해서는 안되며 일반업자가 전문공사를 도급받았을 때는 영업정지 내지 과징금을 부과토록 되어 있다. 특히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시행령 제72조는 공동도급을 시행토록 하고 있으며 경기도도 중소기업체의 보호·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의무공동도급 비율을 기존 30∼40%에서 45%로 상향조정해 공동도급을 시행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이 거의 지켜지지 않아 전문건설업체들이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본보 보도에 따르면 평택시의 경우 전문건설업 중 상하수도 설비공사업에 해당하는 세교동 일원 하수도정비공사를 토목 또는 토목건축 등록업체로 자격을 제한, 일반업체에게 발주했다. 시흥시는 시화신도시 보도육교 설치공사를 발주하면서 지역제한을 두지 않고 전국의 강구조물 공사업체를 대상으로 입찰, 지역의 공동도급을 외면했다. 지자체뿐만이 아니다. 농업기반공사 한강지부는 최근 전문건설업 중 철근, 콘크리트공사업에 해당하는 김포 후평지구 기계화 경작로 확·포장공사를 일반업체를 대상으로 발주했다. 반면 서울지역 업체들의 하도급률은 경기지역 발주 공사의 80%를 점유하고 있어 지역건설 경기 불황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군다나 지자체가 발주하는 관급공사 도급시 소화해야하는 지방채의 소화율이 높은데다 거치기간이 길어 수년간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문업계의 목을 조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도내 전문업체들이 계속 외면당한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가 더욱 극심한 타격을 받게 될게 뻔하다. 당국은 더 이상 방치하지말고 전문성 공사를 일반업체에게 편법 발주하거나 지역의무공동도급을 외면하는 것을 하루 빨리 시정해야 한다. 또 지방채 소화조건을 공사대금 청구액의 1.5%로 인하하고 거치기간도 3년으로 단축시켜야 할 것이다.

道公, 개발독주 왜 이러나

공기업들이 아직도 개발연대의 낙후된 사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국토의 산하 곳곳이 ‘개발’이란 명분아래 무분별하게 파헤쳐져 자연보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터에 대부분의 공기업들이 환경보호에 앞장서기는 커녕 오히려 파헤치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개발지상주의’에 함몰된 공기업이 환경보전을 위한 관계당국의 개발억지정책을 무시한 채 개발을 강행하는 처사는 개탄스럽다. 한국도로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국감자료를 분석한 결과 도로공사측은 아산만 서해대교 중간지점의 행담도 주변 갯벌 및 공유수면을 매립, 대규모 관광지 개발계획을 수립하면서 해양수산부와 환경부 등의 개발불가(不可)의견을 무시한 것으로 지적됐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97년 도로공사에 보낸 공유수면매립 수리현장조사서를 통해 해양생태계와 수산자원에 미치는 피해를 해소할 보완책이 없는 한 매립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또 환경부도 갯벌을 매립해 호텔 골프장 실내수영장 등 관광시설을 조성하면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오염유발의 주된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도로공사측은 이같은 정책당국의 부정적 의견에도 불구, 마치 공유수면 매립사업이 승인된 것처럼 매립을 반대해온 시민단체 등에 발표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정잡배들이나 쓸 사술(詐術)을 공기업이 무리한 사업추진을 위해 썼다고 봐야 한다. 더욱이 도로공사측은 민자유치로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환경영향평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99년 싱가포르 기업과 관광개발 계약을 채결했다니 개탄의 정도로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한다. 뒤늦은 용역의뢰로 현재 진행중인 환경영향평가 초안에도 갯벌을 매립했을 경우 해류속도가 빨라지고 수위도 1㎝ 상승하며, 수질오염으로 해양생태계의 파괴가 우려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도로공사측이 왜 갯벌매립사업을 강행하려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매립지역에 호텔 골프장 등을 건설하는 것은 도로공사측이 주장하듯 고속도로 이용자들을 위한 복합휴게시설이라고도 할수 없다. 이처럼 당초 목적과 어긋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어장을 황폐화시킬 게 뻔하기 때문에 갯벌매립 추진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관계당국은 아울러 정책당국의 반대입장을 무시하고 어떻게 매립사업이 그동안 강행돼 왔는지 그 과정과 배경을 소상히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시급한 도시가스 시공제도

도시가스 시공방식이 달라진지 10여개월이 지났다. 그동안에는 도시가스와 주민들간에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는 수탁업체에 발주하고 공사비도 표준이 있었다. 당연히 시공업체의 잘못이 발생할 경우 도시가스가 책임을 졌다. 그러나 올초부터는 주민들과 시공업체간에 계약을 하는 자율로 전환됐다. 그러다보니 업체난립으로 과열경쟁에 공사비도 원가에 못미치는 수준에서 수주, 업체들의 자금난은 물론 기존의 견실한 도시가스 시공업체들까지 자금압박으로 사업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이로인해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돼 주민들이 제때 가스를 공급받지 못하고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현장소장이나 자재납품상까지 피해를 보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같은 피해를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게 현 공사제도의 문제점이란게 일반적 시각이다. 부천 B설비의 경우는 설립된지 2년여밖에 되지 않았다. 주민들과의 계약을 위해 유명인까지 동원해 계약을 체결, 공사를 진행해오다 결국 부도는 아니지만 이 회사의 대표이사가 도주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단순한 도주가 아니라 법인인 회사명은 그대로 유지한채 대표이사를 다른 이사로 변경해놓고서다. 그런데 변경된 대표이사의 집행부는 그동안의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각종 채권채무에 대해서는 현장소장이나 영업직원들이 중도금을 받아 챙겨버려 오히려 피해자라고 강변하며 채권채무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마무리 되지않은 공사에 대한 사업권을 타업체에 양도해 버렸다. 양도과정이 주민들의 가스공급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하지만 법인사업체로서 보여줘야할 태도는 분명 아니다. 전임대표이사가 도주한 것도 상당한 의혹이 있기 때문이다. 주민과 계약을 체결해 공사를 시작했다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이같은 도시가스시공과 관련한 잡음들이 계속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공사제도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한 것이다. 수탁이나 표준공사비제도가 공정거래법에 위배되는 것보다는 주민들의 피해방지책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세광기자<제2사회부/부천> skoh@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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