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발병 경기·인천 4개 시·군 축사 모두 비웠다

지난 9월 16일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 최초로 발병한 뒤 경기, 인천 4개 시군에서 사육 중인 돼지가 모두 사라졌다. 경기도는 지난 10일 연천 4개 양돈 농가 돼지 1만7천399마리를 도태 처리한 것을 끝으로 ASF가 발병한 파주, 김포, 연천 등 3개 시군에서 ASF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진행한 양돈 농장 비우기 작업을 완료했다고 11일 밝혔다. 경기지역에서는 ASF 발병 전 3개 시군 206개 양돈 농장에서 사육하던 돼지 37만3천마리 처리가 끝났다. 발병 농가와 방역대 내 농가 56곳의 11만1천320마리가 살처분됐으며, 방역대 밖 농가 151곳의 돼지 26만2천143마리도 수매되거나 도태됐다. 이는 경기북부에서 사육하는 전체 돼지 사육량(62만2천마리)의 60%에 달한다. 인천 강화에서도 9월에 5건이 발생하며 농가 39곳 4만3천602마리를 살처분한 바 있다. 이로써 경기, 인천 4개 시군에서 사육 중인 41만7천65마리 처리를 완료해 246개 양돈농장을 모두 비웠다. 방역에 취약한 소규모 농가의 돼지 처리도 99% 이상 완료했다. ASF는 지난달 9일 연천군 신서면 농장에서 9번째 발병을 끝으로 한 달 넘게 추가 확산은 없는 상태다. 그러나 지난달 2일부터 파주(6건)와 연천(8건), 강원 철원(9건) 등 접경지역 야생멧돼지에서 ASF 확진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방역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야생멧돼지 포획에 주력해 고양, 양주, 동두천, 포천 등 발생지 인접 시군으로 ASF가 확산하는 것을 막는 데 힘쓸 방침이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달 15일 이후 16개 시군에 포획틀 533개와 포천연천남양주파주 등 4개 시군에 포획트랩 76개를 설치하고 29개 시군에 656명의 포획단을 운영, 모두 1천616마리의 야생멧돼지를 포획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발생지역 축사를 모두 비운 만큼 발생지역 밖으로 ASF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는 데 방역을 집중하고 있다"며 "야생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나오는 등 타지역 전파 가능성이 있어 멧돼지 포획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칠게·망둥이 싹쓸이… 신음하는 시화호

최근 시화호에 불법 칠게ㆍ망둥이 잡이가 극성을 부리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갯벌 속에서 구멍을 파 이동하면서 갯벌이 썩지 않도록 공기를 순환시키고 유기물을 잡아먹는 저서생물(해저면에 서식하는 생물)인 칠게를 마구잡이로 포획해 수생태계 교란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29일 오후 찾은 화성시 송산면의 시화호 형도 인근 갯벌. 이곳에는 약 6m 길이의 그물망 수백 개가 설치돼 있었다. 이 그물망은 일명 지네그물이라 불리며 칠게와 망둥이 등이 밀물 때 그물망 옆에 난 구멍으로 들어오면 썰물 때 나갈 수 없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이 같은 지네그물은 시화호 형도 인근 5~6㎞ 거리 내 갯벌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설치돼 칠게와 망둥이 등을 잡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나 시화호는 지난 1987년 한국수자원공사가 방조제 및 매립 공사 등을 추진하면서 기존에 해당 지역에서 어업에 종사하던 어민들에게 어장 완전 소멸 및 전면 조업 제한을 전제로 보상을 진행, 어획이 폐쇄된 수역이다. 이에 따라 시화호 안에서의 모든 어업행위는 불법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시화호 환경감시단 관계자는 약 2주 전부터 형도 인근 갯벌에 칠게와 망둥이 등을 잡기 위한 지네그물 수백 개가 설치됐다며 본격적인 겨울을 앞두고 다른 어류와 조개류 등의 포획이 감소하면서 시화호에서 칠게와 망둥이를 싹쓸이 포획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불법 어획을 막고자 시화호 내수면으로 진입할 수 있는 도로를 철문과 울타리 등으로 차단했지만, 불법 어획을 하는 사람들은 울타리를 넘거나 썰물 때는 갯벌로 걸어들어와 어획을 일삼고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시화호에서 자행되고 있는 불법 어획에 대해 수생태계 교란을 우려하고 있다. 홍재상 인하대 해양과학과 명예교수는 시화호는 과거 오ㆍ폐수가 넘치는 죽음의 호수라고 불렸으나 지난 2004년 조력발전소 건설을 통한 해수(海水) 유통이 이뤄지면서 지금의 수질로 정화됐다며 갯벌이 썩지 않도록 숨구멍을 만드는 칠게는 철새의 먹이로 생태계 먹이사슬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불법 어획으로 개체 수가 감소하면 어렵게 복원한 시화호의 수생태계가 훼손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 시화사업본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시화호 인근 지역 내 어민이 아닌 타지역에서 온 외부인들이 불법 어획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불법 어획에 대한 단속 권한을 가진 평택해양경찰서와 안산시 및 화성시 등 지자체 등과 협력해 행정대집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구재원ㆍ채태병기자

가을 하늘 덮친 ‘미세먼지’… 경기북부 8개 시·군 첫 ‘주의보’ 발령

경기도에 올가을 첫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도민에게 정확한 대기질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대기성분측정소 2곳이 추가 설치ㆍ운영될 전망이다. 도는 29일 오후 1시를 기해 김포, 고양, 의정부, 파주, 연천, 양주, 동두천, 포천 등 북부권 8개 시군에 미세먼지(PM 10) 주의보를 발령했다. 올해 4월 이후로 경기지역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건 처음이다. 이들 지역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51㎍/㎥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권역별 평균 농도가 2시간 이상 150㎍/㎥ 이상일 때 발령된다. 이와 함께 도 보건환경연구원은 김포시 월곶면(서부)과 이천시 창전동(동부)에 대기성분측정소를 추가 설치키로 했다. 미세먼지 관리를 위한 과학적인 기초자료 확보 등을 위해 세워지는 이 대기성분측정소는 오는 11월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앞서 연구원은 지난해 9월 평택시 안중읍(남부)과 포천시 선단동(북부)에도 측정소를 설치한 바 있다. 대기성분측정소는 중금속, 이온, 탄소 성분, 블랙 카본 등 120개 항목을 측정해 분석하며 미세먼지 발생 원인 기여율 평가와 유해성 분석, 고농도 사례 연구의 전초기지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미세먼지 중 중금속 성분 측정자료를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경기도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에 실시간 공개한다. 도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심할 시 노약자, 어린이, 호흡기ㆍ심혈관 질환자는 외출을 삼가고 불필요한 차량 운행을 자제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도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측정소 자료를 토대로 중국 명절 폭죽놀이가 도내 초미세먼지 농도 증가에 미치는 영향과 평택 포승공단 일대 미세먼지 실태 등의 분석 결과 등을 발표했다. 김해령기자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권고에 흡연자들 '혼란'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을 강력히 권고하자 흡연자들 사이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얼마나 해롭다는 것이냐', '일반 담배는 덜 해롭다는 뜻이냐' 등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에 처음에는 '사용자제'를 권고했다가 '사용중단'으로 권고 수위를 대폭 높였다. 하지만 흡연자들은 일반 담배와 비교해 액상형 전자담배가 얼마나 더 유해한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사용중단 권고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김 모(34) 씨는 "연초(일반 담배)보다는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고 해서 바꿨는데 다시 연초를 피우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사용중단을 권고할 정도면 연초와 전자담배 중 뭐가 더 안 좋은 것인지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부의 권고는 결론적으로 일반 담배를 피우다 액상형 전자담배로 전환한 경우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해야 하고, 다시 일반 담배로 돌아가는 것도 안 된다는 것이다. 금연이 정답인 셈이다. 오경원 질병관리본부 건강영양조사과장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고 해서 일반 담배를 피워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는 둘 중 뭐가 덜 해로운지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금연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전자담배의 유해성이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만큼 상대 비교는 어렵다고 답한다. 다만 일반 담배든 전자담배든 흡연 자체는 해롭다는 게 공통된 결론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아직 연초와 액상형 전자담배 둘 중 뭐가 더 해롭다는 결론을 내긴 어렵다"며 "이번 조치는 담배를 끊는 대신 전자담배로 바꾸거나 담배 냄새가 덜 난다는 점 때문에 비흡연자가 쉽게 전자담배를 시작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혜숙 경희의료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역시 "결론적으로 연초와 액상형 전자담배 모두 해롭다"며 "연초는 오랫동안 폐암의 명확한 원인으로 지목돼 왔고 액상형 전자담배는 가향성분,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이 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실험실에서는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액상형 전자담배는 연초보다 해로운 성분들의 농도가 낮지만, 가열을 통해 미세입자가 나오면서 폐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단점 등이 있다"며 "둘 다 해롭지만, 그 강도가 어느 것이 더 높은지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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