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승인 유전자변형 주키니호박 검출 '줄줄이'...13개 식품 추가

국내산 주키니호박(돼지호박) 종자 일부가 미승인 유전자변형 생물체(LMO)로 확인돼 회수·폐기 조치된 가운데, 해당 호박이 사용된 일부 가공 식품에서도 미승인 유전자가 검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주키니호박을 원료로 한 가공 식품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추가 수거한 제품들을 검사한 결과, 13개 제품에서 미승인 호박 유전자가 검출돼 관할 기관에 회수·폐기 등 조치를 요구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회수조치가 내려진 '쉬림프 로제 파스타' 등 6개 가공 식품에 이은 추가적 조처다. 새롭게 미승인 호박 유전자 검출 목록에 오른 제품은 ㈜한살림사업연합에서 제조한 ▲닭고기볶음밥(300g, 제조일자 2023년 1월 26일) ▲소불고기볶음밥(300g, 2022년 12월 7일) ▲새우볶음밥(300g, 2023년 1월 30일) ▲채소볶음밥 (300g, 2023년 1월 26일) 등 4종이다. 또 성남시에 위치한 ㈜현대그린푸드 스마트푸드센터에서 생산된 ▲건강한짜장소스(400g, 유통기한 2024년 3월 2일) ▲단호박콩크림리소토&뽀모도로치킨(240g, 2023년 11월 27일) ▲매콤라타투이뇨끼(295g, 2023년 12월 11일) ▲매콤주꾸미짜장밥(390g, 2023년 12월 4일) ▲불고기퀘사디아(272g, 2023년 9월 20일) ▲밸런스밀 스파이시 치킨&쿠스쿠스(550g, 2023년 10월 27일) ▲주꾸미짜장면(550g, 2023년 10월 27일) 등 즉석 조리 식품 7종도 포함됐다. ㈜신세계푸드 음성공장에서 생산된 '칼만둣국(960g, 소비기한 2023년 6월 10일)'과 용인 소재 ㈜프레시지의 '듬뿍담은 매운새우탕수제비(325g, 소비기한 2023년 10월 5일)'도 회수됐다. 식약처는 '위해식품판매차단시스템'을 통해 해당 가공 식품에 대한 판매를 차단했다. 이는 계산대에서 바코드 인식 시 판매 중단된 제품을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당초 4월 중순까지 마무리할 계획이었던 주키니호박 원료 사용 가공 식품에 대한 조사를 이번 주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미승인 유전자변형 생물체로 확인된 주키니호박에 대한 환불 조치를 진행했다. 이어 주키니호박이 들어간 가공 식품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했다. 이 결과, 6개 제품에서 주키니호박 유전자가 발견, 이 중 판매 금지 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성남 소재 ㈜프렙의 즉석조리식품인 '쉬림프 로제 파스타(495g)'와 '쉬림프 로제 리조또(495g)', 수원에 위치한 울퉁불퉁 팩토리의 '파프리카 쥬키니 처트니(잼류, 130g)'에 대한 회수 요청을 내린 바 있다.

영양제 챙겨먹는 10명 중 8명 "효능·부작용 모두 알지는 않아"

"몸 건강에 좋다니까 챙겨 먹긴 하는데, 효능과 부작용은 정확히 몰라요" 자신이 복용하는 영양제·건강기능식품의 효능과 부작용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먹는 복용자가 10명 중 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R테크기업 인크루트는 지난달 29일과 30일 인크루트 회원 944명을 대상으로 영양제 복용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4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86.1%)는 평소 영양제·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51.4%)은 2~3가지 종류의 영양제·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5가지 종류 이상을 먹는 응답자도 약 20%나 됐다. 영양제·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에게 복용 가짓수가 많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응답자의 17.1%는 본인 스스로 영양제를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전체 복용자에게 복용 종류를 더 늘릴 생각이 있는지에 대해 묻자, 10명 중 7명(71.2%)는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에게 지금 먹는 영양제의 효능과 부작용에 대해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해 묻자, '효능과 부작용까지 모두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5.3%에 그쳤다. 이 밖에 '효능 정도만 안다'(57.3%)는 답이 가장 많았고 ▲둘다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제품의 퀄리티가 좋다는 평만 믿고 먹고 있다(27.2%) ▲효능과 부작용을 아예 모르고 먹는다(0.2%)는 답변도 있었다. 효능 또는 부작용에 대해 알고 먹는다는 응답자에게 그 정보를 어떻게 얻고 있는지 묻자 ▲포장에 적힌 내용(44.1%)으로 파악하는 경우와 ▲유튜브·블로그 등 SNS 후기를 본다(25.4%)는 답변이 다수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25%p다.

'식당 단골 재료' 양파, 1년새 값 3배 ↑…‘양파플레이션’ 오나

외식 메뉴의 기본 재료인 양파 가격이 오르면서 경기도내 식당가가 울상을 짓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양파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외식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양파 플레이션’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일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양파 15㎏ 도매가는 평균 2만2천70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7천863원)과 비교하면 188% 증가했고, 평년(1만3천456원)과 비교해도 68.7% 상승한 수준이다. 이 같이 양파 가격이 오른 이유는 1차적으로 ‘공급 부족’이다. 지난해와 올해 겨울 대규모로 발생한 냉해로 양파 수확량이 저조했고, 3월 초면 이뤄지는 햇양파 출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한 달 이상 늦어진 탓이다. 여기에 물류비 상승까지 더해져 이전에 출하된 저장 양파들도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산 양파의 공급 부족으로 그간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중국산 양파 가격 역시 덩달아 뛰고 있다. 경기도내 주요 채소 도매시장을 확인한 결과, 중국산 양파도 15㎏에 2만~2만3천원대로 국산 양파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지역 내 소규모 식당들에선 양파 구매가 겁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수원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김만호씨(56)도 양파 값 상승으로 자장면과 탕수육 가격 인상을 고려 중이다. 그는 “양파처럼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재료 가격이 오르는데, 음식 가격을 올리지 않고는 도리가 없다”고 털어놨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지난달부터 부랴부랴 1㎏당 200원의 출하 장려비를 지급하며 양파 조기 출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현장에선 아직 양파 수확량이 약 80%에 그쳐 당장의 상승세가 억제되기 힘들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파 값 상승으로 외식 물가가 오르는 ‘양파 플레이션’도 발생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한국양파연합회 관계자는 “평년보다 늦었지만 이번 달 출하가 마무리되면 가격 상승세는 어느 정도 잡힐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이미 양파 가격이 너무 오른 상태라 외식 메뉴 가격 상승도 배제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미세먼지에 웃는 유통업계…공기청정기 매출 '껑충’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가 반가운 업계가 있다. 이달 들어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잦은 빈도로 나타나면서 공기청정기 등 공기 질 개선을 위한 제품 수요가 급격히 증가, 관련 업계가 반색하는 분위기다. 30일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경기도를 기준으로 이달 1일부터 30일까지 초미세먼지 대기환경 기준치(24시간 평균 35㎍/㎥)를 초과한 날은 총 13일로 집계됐다. 이틀에 하루꼴로 대기질이 ‘나쁨’이었던 셈이다.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에 일부 유통업계에서는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등의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공기청정기는 대기환경에 따라 판매 추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전이라는 점에서 두드러지는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이달 1~28일 공기청정기 매출이 지난달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38.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일주일(3월23~29일)간의 공기청정기 매출이 직전 일주일(3월16~22일) 대비 약 20% 증가했다. 전자랜드 역시 이달 1~28일까지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전월 동기 대비 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극심했던 이달 6~19일의 판매량은 직전 2주(2월27일~3월5일) 대비 41% 급등했다. 온라인 매장도 비슷한 흐름이다. 롯데ON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짙게 나타난 이달 14일부터 20일까지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세탁기 및 세탁용품 등 ‘안티더스트’ 상품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공기청정기의 경우 지난달과 비교했을 때 30%의 신장률을 보였고, 같은 기간 의류관리기 매출은 2배 이상 뛰었다. 세탁기 및 세탁용품 매출은 전월 대비 각각 3배씩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는 봄철에 수요가 증가하는 트렌드를 보이는 가전”이라며 “최근 황사 영향으로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세탁기 등 미세먼지 관련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용기 10개 중 6개 '재활용 어렵다'

화장품 용기 10개 중 6개는 재활용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9월 1일~12월 12일까지 국내 상위 화장품 유통·판매 업체 15곳의 제품 294개를 대상으로 '화장품 용기의 분리배출 및 재활용 용이성·표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화장품은 포장재 재질에 따른 분리 배출 표시 의무가 있고,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평가를 받아야 한다. 평가 등급은 '최우수', '우수', '보통', '어려움' 4개로 구분된다. '어려움' 등급을 받은 경우, 포장재에 '재활용 어려움'이라고 표시해야 한다. 전체 294개 제품 중 184개(62.6%)는 최하 등급인 '어려움'을 받았다. 반면, 최상위 등급인 '최우수'를 받은 제품은 2개(0.7%)에 그쳤다. 소비자원은 또 같은 기간 국내 상위 화장품 유통·판매업체에서 운영하는 공식 온라인 쇼핑몰 16곳에서 제품별로 재활용 용이성 등급 및 분리배출 표시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재활용 용이성 등급 표시 정보를 게시한 곳은 단 1곳 뿐이었다. 분리배출 정보와 관련 분리 배출 방법과 분리 배출 표시를 제공하는 곳도 각각 1곳에 그쳤다. 이 가운데 소비자원이 지난해 7월 29일부터 8월 3일 최근 6개월 내 화장품을 구매한 여성 소비자 7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소비자 10명 중 5명(57.3%)은 '온라인을 통해 화장품 정보를 얻은 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활용 용이성 등급 등 화장품의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 받길 바라는 소비자의 심리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심리를 반영하듯, 소비자원이 5점 척도를 기준으로 '화장품 업체의 환경보호 노력 정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7개 항목으로 나눠 조사하자 전체 항목의 평균은 2.6점에 그쳤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한화장품협회와 화장품 유통·판매업체에게 화장품 용기에 대한 정보 제공 확대와 친환경 경영 노력 강화를 권고할 예정이다.

4년 만에 마스크 없는 봄…여행·의류업계 기대만발

“엔데믹 이후 첫 봄인 만큼 오랜만에 가족 여행을 위해 부모님과 함께 오는 손님들도 많고…앞으로 매출이 더 늘어날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4년 만에 마스크 없는 봄을 맞이해 관련 상품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의류 및 여행업계가 ‘엔데믹 특수’를 위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는 등 기분 좋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26일 수원특례시 권선구의 롯데백화점. 백화점 내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 매장에는 노랑·하늘·분홍색 등 산뜻한 색감의 겉옷과 바지는 물론 등산화나 캠핑용품이 진열돼 있었다. 연인부터 가족 단위 고객들까지 손님 약 10명은 세심하게 옷을 고르는 모습이었다.  어머니와 함께 매장을 찾은 30대 김유경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걱정에 여행 다니길 꺼렸는데, 올해는 더 자유롭게 놀러 다니려 한다”며 “다음 주 가족끼리 오랜만에 벚꽃을 보러 나들이를 가는데, 그 때 입을 겉옷을 사러 왔다”고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용인특레시 수지구의 신세계백화점도 꽃 놀이와 등산에 앞서 쇼핑을 하러 온 손님들로 붐볐다. 다섯 살 아이의 손을 잡고 방문한 젊은 부부 등 손님들의 얼굴에선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백화점 내 입점한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매장 역시 이번 달 매출이 전년 보다 15% 가까이 증가했다. 해당 매장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본격 해제되며 손님들이 이제는 여행지를 먼저 이야기하고 옷을 추천 받기도 한다”며 “제주도는 물론 해외여행을 가는 손님들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홈쇼핑 업계도 봄을 맞아 외출 수요가 늘어나, 맞춤형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지난달 가디건, 원피스 등 외출복 주문량은 30% 증가했고, 색조 화장품 등 뷰티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아무래도 마스크 없는 첫 봄인 만큼 외출 수요가 커져 패션이나 뷰티 쪽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행 업계 역시 봄 여행 수요에 즉각 반응하고 있다. 지난 25일 진해 군항제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벚꽃 축제가 열리기 시작했고, 국내 여행 전문 여행사인 ‘하늘투어’ 역시 봄꽃 여행 시즌을 맞아 하동 쌍계사 십리 벚꽃길·화개장터 당일 코레일 기차여행 패키지, 경주 벚꽃축제 국내 당일치기 버스여행 등 상품을 내놨다. GS홈쇼핑에선 구례 섬진강 벚꽃 기차여행 상품을 출시하는 등 관련 상품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시민들 역시 봄 여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가 ‘봄꽃 여행 계획’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6.2%가 국내 봄꽃 여행을 가겠다고 밝혔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올해 전국 벚꽃 축제는 코로나 이후 4년 만에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것이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벚꽃 축제가 차례로 개최돼 상춘객들의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NO재팬은 없다”…일본産 앞세운 유통·극장가 ‘활기’ [김정규 기자의 오늘 E-현장]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 그만이지, 그게 일본 것이든 아니든 뭐가 중요한가요?”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국내 비판적 여론이 커지는 것과 달리, 일본 제품을 내세운 유통가나 극장가 등은 활기를 띠는 등 더 이상 ‘노 재팬’은 없는 모습이다. 24일 성남의 한 대형백화점 내 일본의 패션 브랜드인 ‘유니클로’ 매장. 매장 안에는 셔츠, 자켓 등 형형색색의 봄 상품이 진열돼 있었고, 이곳을 방문한 30여명의 손님들은 옷을 입어보기도 하며 꼼꼼히 제품을 살펴보고 있었다. 지난 2019년 들끓었던 ‘노 재팬’ 운동 당시 국내 유니클로 매장들은 직격탄을 맞았고, 전국 매장 수는 190여개에서 지난해 130여개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당시와 같은 ‘노 재팬’ 분위기는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유니클로 매장의 맞은 편에 있는 일본의 생활용품·의류·가구 브랜드 ‘무인양품’에서도 손님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침구류를 사러 왔다는 이명환씨(32)는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도 저렴하고, 내구성도 좋으면 그만”이라며 “정치와 민간 교류는 구분돼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서점가에서도 ‘노 재팬’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  성남의 한 서점에선 슬램덩크 만화책과 일본 작가들의 추리소설 코너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특히 지난 1월 ‘슬램덩크’는 개봉 당시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날 해당 서점에 시리즈 별로 진열돼 있던 슬램덩크 만화책들은 손님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시들해진 ‘노 재팬’ 분위기는 극장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CGV 수원점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러 온 20~30대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해당 영화는 개봉 이후 누적 관객 약 220만명을 동원했고, 지난 24일 기준 16일 연속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선두를 놓치지 않고 있다.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러 온 김현정씨(23)는 “영화 ‘너의 이름은’부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를 좋아해 이번 영화도 보러 왔다”며 “일본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건 정치의 영역일 뿐, 일본 영화든 아니든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 그만”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며 도쿄나 오사카 등 일본의 주요 관광지로 여행을 가는 한국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찾은 외국인 147만명 중 한국인은 56만8천명(38.5%)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노 재팬’ 분위기가 사라진 이유 중 하나로 ‘효용성’을 꼽았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19년 당시 '노 재팬' 운동의 경우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를 수치 상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현재는 일본에 의한 국내 피해가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이라 ‘노 재팬’ 운동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라 분석했다. 이어 “특히 젊은 세대들은 정치적, 역사적 관계와는 무관하게 개인의 효용성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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