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가 '160%' 오른 배추…'카눈' 영향에 농산물 가격 상승 전망

장마와 폭염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더 오를 전망이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1일 ‘상’ 등급 배추 도매가는 10㎏에 2만5천760원이다. 1개월 전 9천880원이었던 것에 비해 160.7% 상승한 가격이다. 1년 전의 1만9천96원과 비교하면 34.9% 비싸다. 배추값 폭등에 ‘중’등급 배추 도매가도 10㎏에 2만2천920원으로, 1개월 전 8천880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158.1% 상승했다. 무 도매가는 20㎏에 2만9천320원으로 지난달(1만2천900원) 대비 127.3% 급등했다. 대파 도매가는 1kg에 3천250원으로, 지난달(2천76원)과 비교하면 56.6% 올랐다. 시금치 도매가도 4kg에 5만9천500원으로 지난달(3만9천228원)보다 51.7% 올랐다. 특히 지난 10일 한반도에 상륙해 이틀동안 우리나라를 통과한 태풍 '카눈'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반영되면 농산물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6시 기준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 농지는 1천565.4㏊로 여의도 면적(290㏊)의 5배가 넘는 수준이다.  침수와 조풍(소금기가 있는 강한 해풍) 피해를 입은 농경지는 952.8㏊로 집계됐다. 농작물 피해 중 3분의 1인 557.4㏊가 벼에 집중됐다. 그다음 당근(95.0㏊), 콩(86.7㏊), 고추(60.4㏊) 등에 피해가 나타났다. 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태풍 전 폭염·폭우 등 올해 좋지 않은 기상 여건으로 과일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과일의 경우 사과, 배는 봄철 이상기온 영향으로 생산량이 작년에 비해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으며 이번 태풍에 피해가 발생해 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공급량 감소에 따라 이달 사과 도매가격이 작년 동월 대비 5.6% 비싸고, 배는 10.9∼20.1% 상승한다고 내다봤는데, 이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따라서 피해 집계가 마무리되고 초가을~늦가을 수확 기간이 다가올수록 과일 도매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역 메가박스’ 시대 개막…“돌비 시네마도 갖췄다”

‘수원역 메가박스’ 시대가 개막한다. 11일 수원AK플라자점 내 영화관이 ‘CGV’에서 ‘메가박스’로 새 단장하는 가운데 영화관 현장은 손님 맞이 준비에 한창인 모습이다. 정식 오픈을 하루 앞둔 10일 메가박스 수원AK플라자점. 영화관 로비에 들어서니 하얀색, 오렌지색 등 알록달록한 컨셉의 네온 조명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백화점을 방문한 고객들도 아름다운 네온 사인에 이끌려 사진을 찍는 등 구경에 한창이다. 직원들도 개장을 앞두고 매점의 상품을 진열하거나, 놀이공간인 ‘퍼니버스’를 청소하는 등 마지막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돌비 시네마관을 제외한 모든 7개관은 1인 쇼파석인 ‘컴포트존’으로 구성됐는데, 실제 앉아보니 목받침도 있어 편안한 영화 감상이 가능해 보였다. 11일 개장하는 메가박스 수원AK플라자점은 하루 평균 11만명으로 경기도에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수원역 내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이 때문에 수원을 넘어 경기남부지역의 대표적인 멀티플렉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영화관은 총 8개관 1천918석의 대규모 극장이다. 또 메가박스 수원AK플라자점은 전국에서 여섯 번째 차세대 프리미엄 영화관인 ‘돌비 시네마’를 구축했다. 돌비 시네마는 돌비의 프리미엄 HDR 영상 기술 ‘돌비 비전’과 관객의 온몸을 감싸는 차세대 공간 음향 기술 '돌비 애트모스’가 결합된 영화관으로 경기남부지역에선 최초다. 아울러 푸드 엔터테인먼트 공간인 ‘야미버스’와 놀이 공간 ‘퍼니버스’ 등도 함께 들어서 차별화된 콘텐츠와 공간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민정 메가박스 그룹장은 “수원AK플라자점이 수도권 남부를 대표하는 새 문화 공간이 되도록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돌비 시네마는 2020년 처음 선보인 후 지난 3년간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관객들이 차원이 다른 영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원 "숙박 플랫폼 이용 시 '다크패턴' 등 주의"

코로나19로 줄었던 해외여행 수요가 최근 회복되면서 글로벌 숙박 플랫폼과 관련된 소비자 불만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주로 웹사이트 기술상 문제로 취소된 예약비를 늦게 환급하거나, 예약한 객실과 다른 객실이 제공되는 등의 내용이다. 1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9~2022년) 소비자원 ‘국제거래 소비자포털’과 공정거래위원회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숙박 관련 국제거래 소비자상담 건수는 총 9천93건으로 집계됐다. 국내에 코로나19가 발병하기 전인 2019년 3천642건이었던 것이 이듬해 3천438건으로 소폭 줄더니, 다음해(2021년)엔 735건으로 급감했다. 이어 지난해에 1천278건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특히 상담 접수가 많은 글로벌 숙박 플랫폼 5곳(▲아고다 ▲부킹닷컴 ▲호텔스닷컴 ▲익스피디아 ▲트립닷컴·최다 접수 순)을 조사한 결과다. 소비자원은 4년치 건수(9천93건) 중 절반 이상(5천814건·63.9%)이 ‘취소·환불 지연 및 거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음으로는 ‘위약금·수수료 부당 청구 및 가격 불만’(1천214건·13.4%), ‘계약불이행(불완전이행)’(753건·8.3%) 순으로 불만이 많았다. 또 판매가격 표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5개 업체 중 4개 업체는 예약 첫 페이지에 세금·수수료 등을 제외한 금액만 표시하거나, 추가 요금 또는 최종 결제 금액을 작은 글씨로 함께 적는 방식으로 가격을 표시했고, 트립닷컴만 첫 페이지부터 최종 결제 금액을 알아보기 쉽게 표시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소비자원이 최근 1년간 글로벌 숙박 플랫폼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500명에게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도 57.2%(286명)가 최초 표시 가격보다 최종 결제단계에서 더 큰 금액이 청구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처음부터 최종 결제 가격을 알기 쉽게 표시하지 않는 경우, 소비자는 세금·수수료 등이 포함되지 않은 가격을 할인된 가격으로 오인할 수 있는데, 이는 이른바 ‘눈속임 상술’인 다크패턴(Dark Pattern)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조사대상 사업자들은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 사유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조항을 두고 있는데, 자연재해 등으로 숙박업소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때도 환급을 거부하는 근거로 이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는 천재지변으로 소비자의 숙박지역 이동 또는 숙박업소 이용이 불가해 숙박 당일에 계약을 취소하는 경우 대금을 환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불가항력의 사유로 숙박이 불가한 경우에는 소비자에게 대금을 환급하도록 거래조건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숙박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예약 첫 페이지부터 최종 결제 금액 확인이 가능하도록 판매가격 표시 개선’, ‘전자상거래법이나 약관법 등에 소비자보호 규정을 반영해 거래조건 개선’ 등을 권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단백질 보충제 제품마다 함량 차이 커…가격도 최대 11배

단백질 보충제 제품마다 영양 성분 함량에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단백질 보충 일반식품 16개(분말형, 음료형 각 8개)의 단백질 함량을 조사한 결과, 1g을 기준으로 제품별 가격이 최대 11.7배 차이가 난다고 8일 밝혔다. 단백질 보충제는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으로 분류된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아미노산스코어 등의 관리기준이 있으나 일반식품은 별도 기준이 없어 구매 시 참고할 정보가 부족하다. 이에 소비자원은 ▲품질(내용량, 영양성분) ▲안전성(이물, 보존료, 미생물, 곰팡이독소, 중금속,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 적합성(원산지, 제품 및 온라인몰 표시) ▲가격 등 항목 조사에 나섰다. 우선 분말형 제품의 경우 1회 섭취량과 하루 권장 섭취횟수가 제품에 표시되어 있으나 일반적으로 한 번에 제품 1개를 섭취하는 음료형은 섭취방법에 대한 표시가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시험대상인 분말형 제품의 하루 권장량에 따른 단백질 최대 섭취량은 12~63g으로 제품 간 최대 5.3배 차이가 났다. 구체적으로 '뉴트리션팩토리 뉴욕웨이 WPC 리치초콜릿'의 섭취량이 최대 63g(1일 3회 섭취 시), '닥터유 프로 단백질 파우더 아이솔레이트 초코'가 최대 58g(1일 2회 섭취 시)으로 상대적으로 많았다. 음료형 제품의 경우도 1개당 단백질 함량을 분석해보니 4~21g으로 제품 간 최대 5.3배 차이가 났다. 단백질 함량 1g당 가격은 최소 32원에서 최대 375원으로 제품 간 11.7배 차이로 집계됐다. 분말형인 ‘뉴트리션솔루션 NS포대유청 WPC 오리지널’과 ‘뉴트리션팩토리 뉴욕웨이 WPC 리치초콜릿’이 단백질 1g당 각각 32원, 33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음료형인 ‘아몬드브리즈 뉴트리플러스 프로틴’과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는 각각 375원, 356원으로 비싼 편이었다. 제품에 포함된 단백질 양은 ‘파스퇴르 이지프로틴 저당 초코’가 21g, ‘더단백 드링크 초코’가 20g으로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와 함께 필수아미노산이 적정비율로 함유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아미노산스코어는 45~141로, 14개 제품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1회 섭취량을 기준으로 당류는 제품에 따라 0.2~20.9g 함유되어 있었는데, 일부 제품의 함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최대 105배 차이가 났다. 분말형 중에서는 ‘건강앤 MBP 유단백추출물 분말’의 당류가 8.6g으로 가장 많고 ‘칼로바이 퍼펙트 파워쉐이크 아이솔레이트 초코맛’이 0.2g으로 가장 적었다. 음료형 중에서는 ‘닥터유 단백질 드링크 초코맛’의 당류가 20.9g으로 최대, ‘더단백 드링크 초코’가 0.5g으로 최소였다. 한국소비자원은 시험대상 전 제품(16개)에 칼슘 등 무기질이 3~7종 함유돼 있었고, 비타민의 경우 9개 제품에 2~12종이 함유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단백질 보충제 비교 정보는 ‘소비자24’ 사이트의 비교공감란에 게시될 예정이다. 한편 ‘뉴트리션팩토리 뉴욕웨이 WPC 리치초콜릿’은 제품에 표시하지 않은 알레르기 유발성분(대두)이 검출됐고, 내용량과 나트륨 함량이 실제 표시값과 차이가 있었다. 뉴트리션팩토리는 제품의 알레르기 유발성분 및 나트륨 함량 표시개선과 내용량 관리강화를 위한 생산 공정을 개선했다고 회신했다.

건설현장·전통시장 땀 ‘뚝뚝’… 찜통 더위에 백화점·은행 ‘북적’

“날이 더워도 너무 덥네요…밖에서 1분만 일해도 탈수증세가 와서 쓰러질 것만 같아요.” 4일 낮 12시께 수원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35도에 달하는 ‘찜통더위’ 탓에 현장은 이글이글 타는 듯 했다. 작업 중인 근로자들은 그대로 내리쬐는 햇빛에 화상을 피하기 위해 머리에는 수건을, 팔에는 팔토시를 한 채 땀을 뚝뚝 흘렸다. 연신 땀을 닦아낸 윤모씨(64)는 “이런 날씨에는 작업을 하다 보면 너무 더워서 쓰러질 것 같던 적도 한 두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시각 화성시 오산동의 한 백화점 야외주차장 앞. 주차요원 김모씨(20대)가 간이용 냉장고에 넣어뒀던 ‘넥쿨러’를 꺼내 목에 둘렀다. 하지만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와 차들이 뿜어내는 뜨거운 바람으로 숨은 턱 막힐 듯 했고, 이동식 에어컨에서 찬 바람으로 열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는 “햇빛이 너무 강할 때는 어지러움도 느껴지고, 탈수증세가 오기도 한다. 특히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는 참기 힘든 수준”이라고 털어놨다. 북수원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도로 양옆으로 늘어선 가게들에선 뜨거운 직사광선을 피하기 위해 저마다 형형색색의 파라솔을 펼쳐놓은 상태였다. 상인들은 선풍기는 물론 부채까지 부치며 더위를 쫓으려 애쓰고 있었지만 열기를 가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상인 강명자씨는 “그늘막도 쳐보고, 파라솔도 갖다 놨지만 더위를 쫓기에는 역부족이다. 신선식품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낮 최고 기온이 35도에 달해 전국적으로 폭염경보가 발효되는 등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현장 등 야외 근로자들이 폭염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반면, 시민들은 더위를 피해 백화점 등 시원한 곳으로 몰리고 있다. 이날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판교점. 냉기를 뿜어내는 에어컨들로 인해 실내는 바깥 공기와는 다르게 서늘했다. 백화점 내부의 휴게 공간 곳곳에는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한 사람들 외에도 시원한 바람을 쐬며 ‘쉬러 온’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자녀와 함께 이곳을 방문한 이선영씨(45) 역시 “아이들이 방학을 했는데,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백화점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수원시 팔달구의 한 은행도 ‘도심 속 피서지’가 되긴 마찬가지. 특히 영업점 내부에는 어르신들이 더위를 피해 삼삼오오 시원한 바람을 쐬며, 냉수를 마시는 모습이었다. 해당 은행의 모든 영업점은 3일부터 ‘무더위 쉼터’로도 활용해, 고령층 및 폭염 취약계층 주민들은 이곳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최신 기상예보 등을 반영해 전력 수급 상황을 재검검한 결과 오는 10일 오후 전력 수요가 92.5∼97.8GW(기가와트)로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주 1천원 시대 온다?… 자영업자 “남는 것도 없는데 무슨”

정부가 소매점 주류의 할인 판매를 허가하며 ‘1천원대 소주’도 출시가 가능해진 가운데 자영업자들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일축하고 있는 모습이다. 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음식점‧편의점 등 주류 소매업자가 기념일‧행사 등을 이유로 소비자에게 주류 가격을 할인해 판매할 수 있다는 내용을 지난달 27일 공시했다. 소매업체가 전략 차원에서 술값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근간을 만든 것으로, 한국주류산업협회가 지난달 26일 국세청에 서면으로 ‘주류소매업자의 소비자 대상 가격할인 가능 여부’에 대해 질의한 것에 따른 것이다. 그간 소매업자는 주류 거래 질서확립을 위해 구입가 이하로 주류를 팔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통상적으로 소매업자들은 소주는 1천원대, 맥주는 1천500원대에 구매해 4천~5천원대에 판매하게 된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고시로 원칙적으로는 1천원대 소주와 1천500원대 맥주도 나올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도내 자영업자들은 현실성 없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그간 상승했던 재룟값으로 인해 ‘남는 것’도 없는 상황에서 술값마저 내리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수원에서 삼겹살 가게를 운영하는 김영득씨(56)는 ‘1천원대 소주’ 소식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재룟값이 너무 올라 사실상 이득을 남기는 게 ‘술’인데, 술값을 내린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했다. 그는 “식자재 가격을 포함해 전기세도 다 올랐는데, 소주·맥주 가격마저 내리라는 것은 죽으라는 소리”라며 “다 가격을 안 내리는데 나 혼자 가격을 낮추는 게 가능하겠느냐”며 반문했다. 성남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모씨(45)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1천원대에 소주를 들여와 현재 4천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사실상 주류 판매가 가게 수입의 절반은 차지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에서 오히려 가격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수입의 절반이나 되는 주류 수입을 어떻게 포기하겠느냐”며 “정부에서 할인 판매를 가능하게 하더라도 앞으로도 이를 따라갈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주류로 사실상 손해를 메우고 있다”며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 업계에선 정부가 진행하는 할인 행사를 따라가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무인매장 육회 1개 제품서 식중독균 검출

무인매장에서 판매된 육회 1개 제품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됐다. 또 다른 매장에서는 소비기한이 100일 이상 지난 식품이 판매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서울, 경기, 충북지역 내 29개 무인 식품 판매점에서 판매하는 밀키트·과자·생선회 등 35개 식품의 안전성과 표시사항 등을 조사했다고 3일 밝혔다. 조사 결과, 손질된 육류를 포장·판매하는 무인정육점에서 구입한 육회 2개 제품 중 1개(㈜진성그린푸드 육회)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무인밀키트판매점에서 구입한 불고기 제품 10개 중 1개 제품은 버섯·파·양파 등의 재료가 변질돼 있었다. 무인과자점 12개 매장 중 1개 매장에서는 소비기한이 경과한 과자 4개 제품을 판매했으며, 그 중 1개 제품은 소비기한이 100일 이상 지난 것으로 확인됐다. 용인에 소재했던 해당 매장은 현재 폐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체 조사대상 35개 식품 중 영양성분이 표시된 15개 제품의 실제 나트륨 함량을 조사한 결과, ▲이룸무역 ▲㈜한진식품 ▲이멕스무역㈜ ▲하임상사 등 4개 제품이 표시기준에 부적합했다. 또 의무표시사항인 소비기한·내용량 등을 기재하지 않거나 잘못 표시한 경우도 일부(6개 제품)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식품을 판매하는 무인매장 사업자에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3년 식품안전관리지침: 무인 식품취급시설 안전관리’를 참고해 매장을 관리할 것을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무인매장 사업자에 대한 위생관리 교육 및 홍보를 요청할 계획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무인매장에서 식품을 구입할 때 포장 상태 및 소비기한·원재료·영양성분 등 표시사항을 꼼꼼히 확인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행객 늘면서 항공권 관련 피해도 증가…"꼼꼼한 약관 확인 필요"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항공권 관련 소비자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항공권과 관련해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총 834건으로, 작년 상반기(305건)보다 173.5% 많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항공권은 여행사 또는 항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구매할 수 있는데,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항공권 관련 피해구제 신청 총 1천960건 중 ‘여행사 구매’ 관련 피해가 1천327건(67.7%)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소비자들은 인터넷에서 여행사를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항공권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동일한 여정의 항공권이라도 항공사 직접구매인지 여행사를 통한 구매인지에 따라 정보제공 정도와 취소 시 환급조건 등 계약 조건이 다를 수 있으며, 특히 취소수수료에서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사례는 다양하다. 일단 여행사를 통해 구매한 항공권을 취소할 시, 항공사 취소수수료와 여행사 취소수수료가 함께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 항공사 취소수수료는 일정 조건에 따라 출발일까지 남은 일수에 따라 차등 계산되고 여행사 취소수수료는 취소 시점과 무관하게 정액으로 부과되나, 이러한 환급 규정을 미리 인지하지 못해 소비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주말, 공휴일 등 영업시간 외에 대부분 여행사가 실시간 발권은 하면서 즉시 취소처리는 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항공사들은 예매 후 24시간 이내에는 취소수수료 없이 환불처리를 하고 있으나, 여행사는 영업시간 외(평일 9~17시 이후, 주말 및 공휴일)에는 발권취소가 불가능해 항공사 취소수수료가 부과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특히 소비자가 항공권 취소를 요청했는데 실제 취소처리는 다음 평일 영업시간에 진행돼, 남은 기간에 따라 차등 부과되는 항공사 취소수수료가 더 늘어나는 소비자피해 사례도 접수되는 중이다. 아울러 가격만 보고 영세한 해외 온라인 여행사에서 구매하는 경우, 항공권 정보제공이 미흡하고 피해구제도 어려운 경우가 있다. 해외 온라인 여행사의 경우, 변경·취소·환급 관련 주요 정보를 항공사를 통해 직접 확인하도록 안내하거나, 항공권 예약등급과 세부 가격 정보 등이 확인하기 어렵게 되어있는 등 정보제공이 부족한 사례가 많았다. 또한 사업자 일부는 항공권 환급 시 포인트로 지급하거나, 항공사 사정에 의한 항공권을 취소하는 경우에도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원은 피해 다발 해외 온라인 여행사들에게 자율 개선을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으나, 일부 영세한 해외온라인 여행사의 경우 연락조차 되지 않는 등 해결이 쉽지 않아 구매에 주의가 필요하다. 소비자원은 “항공권 관련 소비자피해 예방을 위해 구매 전 취소·환급 규정 등 관련 약관을 자세히 확인하고, 가급적이면 여행 일정 확정 후 항공권을 구매할 것을 당부한다”며 “운항 정보 변경이 발생할 수 있으니 항공권 구매 시 등록한 메일을 수시로 확인할 것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주말‧공휴일 환불 불가’ 조항 등 여행사의 항공권 구매대행 약관을 검토해 불공정약관조항을 시정할 예정이다. 또 소비자원과 함께 항공사 및 여행업협회 등 일부 사업자단체와 개선방안을 논의 중이다.

"코로나에 폭염까지"… 과일·채솟값 급등에 신음하는 자영업계 [현장, 그곳&]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탓인지 갑자기 채솟값이 너무 올랐어요. 납품 업자도, 식당 사장들도 ‘숨 못 쉬겠다’고 난리인 상황이죠.” 코로나19 사태로 식자재값이 폭등한 상태에서 최근 장마, 폭염 등 기상 악재까지 덮치면서 과일·채솟값이 급등하고 있다. 정부는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자영업계나 도소매 현장 등에선 여전히 신음 중이다. 31일 오전 4시께 수원특례시 권선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채소2동. 꼭두새벽부터 채소 박스를 실어 나르는 도매상인과 구매자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시장 한 켠에선 채소 경매가 한창이었지만, 물건을 고르는 업체 관계자나 상인들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풋고추를 낙찰받은 구매자 A씨는 "한 달 전보다 5배가량은 뛴 것 같다. 나날이 채솟값이 뛰어 올라 원가 부담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그 여파는 식당가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수원 팔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 역시 걱정이 크다. 식자재 구매 영수증을 보던 그는 “1주 전만 해도 상추 한 박스 가격이 11만5천 원이었는데 지금은 이보다도 더 뛴 상태”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출혈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일, 채솟값까지 인상되다 보니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 자료를 보면 지난 30일 기준 적상추 4㎏당 도매가 평균값은 7만220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1개월 전(2만2천432원)과 비교해도 222%나 뛴 수준이다. 시금치 역시 4㎏당 4만9천800원으로, 한 달 전(1만9천76원)보다 161.1% 올랐다. 이어 ▲브로콜리 8㎏당 4만1천260원(전월 대비 26.1%↑) ▲열무 4㎏당 1만2천266원(20.6%↑) ▲무 20㎏당 1만7천29원(8.8%↑) 등이 적게는 8%부터 많게는 222%까지 급등했다. 과일 가격도 엇비슷한 상황이다. ▲수박 1개당 2만2천740원(28.2%↑)  ▲사과 10㎏당 7만9천380원(17.6%↑) ▲망고 5㎏당 5만4천320원(12.6%↑) 등 상당수 품목이 12~28.2%까지 몸값을 올렸다. 이처럼 농산물값이 고공행진한 주 이유는 ‘폭우·폭염’ 때문이다. 농지 침수 피해 등으로 생산량이 떨어지면서 소비 수요를 맞출 수 없게 된 것이다. 특히 이 같은 피해는 이번 폭염으로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과수·채소·축사·양식장 관련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해 대안을 꺼내기도 했지만 현장에선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는 지난 27일 과수·채소·축사·양식장 관련 폭염 피해가 없도록 차양막 설치, 환기 시설 가동 등을 지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배추·무 비축 물량 적기 방출 ▲시설채소에 대한 출하장려금 지원 등 농·축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채솟·과일값에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는 당분간 이 같은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물가 안정을 위해선 유통 과정 모니터링 등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예측 불가능한 농·수산물 시장이 불안정한 기후 여건까지 겹치며 가격 상승 기조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는 유통 과정 모니터링 등을 통해 안정적·체계적인 수급 체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 사먹기 겁나네” 생수 1천원 시대… 휘발유보다 비싼 물값?

“날 더워서 물 좀 마시려다 깜짝 놀랐어요. 기름값보다 물값이 비싸더라니까요.” 수원의 한 편의점에 방문한 정모씨(63)는 생수 가격에 깜짝 놀랐다. 오전에 방문한 주유소에서 본 휘발유값보다 생수값이 더 비쌌기 때문이다. 정씨는 “물값이 이렇게 비싼지 몰랐다”며 “해외서 여러 공정을 거쳐 들어오는 석유보다 국내서 생산되는 물이 더 비싼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생수 물가 상승률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갈수록 오르는 생수값에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폭염 등으로 여름철 생수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필수재인 생수의 가파른 가격 인상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수값은 용량별, 판매처별 다르게 형성되는데, 소비자의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이 대형마트 등과 비교해 가격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경기일보 취재진이 시중 편의점에 유통되는 생수(500㎖) 6종류를 분석한 결과 생수 가격은 700원에서 2천200원대 사이에 형성, 평균 1천125원꼴이었다. 가장 비싼 제품은 수입 제품인 ‘에비앙’(2천200원)이었고, GS와 CU의 PB(Private Brand) 상품인 ‘지리산맑은샘물’과 ‘HEYROO미네랄워터’는 각각 700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1·2위인 광동제약의 ‘제주삼다수’와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는 각각 1천100원이었다. 이를 같은 날 기준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게재된 휘발유의 ℓ당 평균 가격(약 1천602원)과 같은 단위로 환산해 비교할 시 ‘기름값’(160.2원/100ml)보다 ‘물값’(225원/100ml)이 더 비싼 격이었다. 생수값 상승의 주된 이유는 업계 1,2위 제품들의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생수시장 점유율 1위인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지난 2월 ‘제주삼다수’ 출고가를 평균 9.8%,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2월부터 ‘아이시스’ 등 생수 제품 출고가를 평균 8.4% 올렸다. 업계에선 생수 마진율이 약 50%로 높은 편이고, 생수에 활용되는 페트값, 물류비용 상승 등도 원인으로 꼽았다. 국내 한 생수 제조업체 관계자는 “원‧부자재 및 물류비가 지속적으로 인상함에 따른 원가 인상 압박으로 불가피하게 출고가를 인상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생수가 필수재인 만큼 유통 과정, 유명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 등을 고려해 지나친 가격상승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물은 필수적인 소비재로 가격이 높아져도 소비를 줄이지 못한다는 특성이 있다”며 “특히 ‘물’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건강하고 품질 좋은 물’을 마셔야 한다는 인식이 갈수록 형성되고 있는데, 이것이 업계 마케팅 트렌드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며 “시장 점유율이 높은 브랜드가 가격을 올릴 시 연쇄적으로 업계 전체 가격이 인상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유통 구조상 소비자가 불이익을 감수하게 되는 점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상품을 낱개로 판매할 수밖에 없는 편의점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관계자는 “유명 생수 브랜드는 마진율이 33%, 비교적 소비자 선호도가 떨어지는 제품은 60~70%가량의 마진이 남지만 이들은 1+1행사 등을 많이 해 다른 유통채널과 비교해 마진이 큰 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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