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기 재부천경남도민회 회장, “어려운 어르신들 끼니 걱정 않도록”

“어려운 이웃 어르신을 보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생각나 그분들에게 식사 한 끼라도 챙겨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경남지역에서 부천으로 올라온 사람들이 모여 어려운 지역주민과 홀몸어르신들에게 매달 식사 한 끼 챙기는 모임이 있어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그 모임의 시작과 중심에 재부천경남도민회 정재기 회장(55)이 있다. 12년 전 우연히 이웃의 권유로 코오롱FC에 입단해 활동하며 축구로 만난 동향 사람들과 함께 재부천경남도민회 일원이 됐다. 정 회장은 올해로 16년째 부천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시흥에서 ‘자석 응용기기’를 제조하는 해성마그네트㈜의 대표이사다. 재부천경남도민회는 2018년 안찬중 초대 회장을 필두로 부산, 거제, 통영, 삼천포, 사천, 진주, 합천, 창원 등 경남지역에 고향을 둔 부천 거주 사람들이 모인 향우회다. 정 회장은 “회원들이 모이려면 친목 도모뿐만이 아니라 회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의미 있는 사회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회원들과 함께 급식봉사 행사를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하고 있다. 정 회장은 급식봉사와 함께 공헌활동 활성화를 위해 재료비를 모두 부담하고 있다. 경남도민회 회원들은 제2대 회장을 지낸 최동경 봉사국장이 운영하는 ‘황제오리’ 음식점에서 매달 지역 어르신들께 음식을 대접하고 있으며 그날만큼은 어르신들의 아들딸로 말동무가 돼 드리고 있다. 정 회장을 비롯해 회원들은 경남도민회가 이제는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식사 끼니를 걱정하며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봉사하는 의미 있는 모임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정 회장은 “사실 저는 이전까지 먹고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봉사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었다”며 “하지만 부천에서 두 아들 키우면서 살다 보니 부천이 이제는 제2의 고향으로 애정이 많이 간다. 그래서 다소 생활이 어려운 지역 어르신들을 보면 고향의 부모님 생각에 식사 한 끼 챙겨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식사 거르기 쉬운 어르신들께 음식을 대접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 경남도민회가 코로나를 겪으면서 회원들이 많이 분산됐는데 선행하는 건강한 모임으로 자리 잡으면 회원들도 더 모이고 많은 향우가 우리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다”며 “또 봉사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하는 것으로 더 많은 봉사를 위해 사업도 열심히 하고 있다. 앞으로 경남도민회를 더욱 발전시켜 회원 모두가 봉사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황갈리나 평택고려인지원협의회 공동대표 “고려인, 고국 정착 도울 것”

어느 날 손주가 질문을 던졌다. “고려인(한국인)인 나는 왜 카자흐스탄에 살고 러시아어를 사용하느냐”는 물음에 마음이 울렸다. 기억 속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아리랑을 부르곤 했다. 그럴 때면 고국이 그립다며 종종 눈물을 훔치셨다.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궁금했고, 보고 싶었다. 다섯 해 전 황갈리나 평택고려인지원협의회(이하 협의회) 공동대표(66)가 한국행을 택한 이유다. 황 대표가 정착한 곳은 평택시 포승읍이다. 그는 포승읍 도곡 6·7·12리에 동구권과 중앙아시아 출신 이주민 5천여명이 거주 중이며 이 가운데 3천500명 이상이 고려인이지만 아직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의사소통이다.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아 구직 활동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이 최초로 정착한 지역인 우슈토베에서도 가장 큰 학교인 ‘우슈토베 51번 학교’ 교장으로 근무했던 그도 정작 한국에서 처음 구한 일자리는 식당 청소였다. 그는 “한국어를 할 수 없으니 화가였던 사람도 재능을 살리지 못하고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근무 중인 데다 고려인 대부분 노동 시간이 길고 맞벌이인 경우가 많다”며 장시간 노동에 따른 자녀 교육과 돌봄에 공백이 생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후 8~9시 일을 마치고 퇴근하면 아침 일찍 출근하기 위해 저녁식사 후 바로 자야 하는 상황”이라며 가정교육과 돌봄이 어렵다고 했다. 더욱이 러시아어 화자가 있는 돌봄 기관이나 학원이 없어 아이들은 하교 후 또래와 어울려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고 했다. 교육자였던 그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2020년 포승에 학원을 차렸다. “고려인 아이들이 한국어를 배워 한국 사회에 적응하고 부모보다 더 좋은 직장에 다니면서 미래를 일궈나갈 기회를 만들어줘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월9일 발족한 협의회 공동대표를 맡은 것도 고려인이 겪는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그는 평택안성흥사단, 평택외국인복지센터, 안중로타리클럽 등과 함께 협의회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단체와 힘을 모아 지원 조례 제정은 물론 고려인 커뮤니티 센터 설립, 고려인 마을 축제 개최 등을 추진하려 한다. 그는 “학원을 운영하면서도 언어장벽을 넘기 쉽지 않았는데 지역 단체들로부터 협의체를 만들자는 제의를 받아 굉장히 기뻤다”며 “이런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혼자가 아니란 사실과 함께 한국인과 고려인은 차이가 없다고 지역으로부터 받아들여진 것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생각이 많지만 아이들을 위한 공간과 젊은 사람들이 한국 전통문화를 배우거나 노인 대상 의료 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커뮤니티 센터를 우선 설립하고 싶다”며 “우리를 반기는 다른 나라는 없다. 앞으로 고려인들이 한국에서 정착해 잘 살아갈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김희걸 경기북부근로자건강센터 센터장 “근로자들의 건강이 곧 센터의 자랑”

“근로자들의 건강이 곧 센터의 자랑입니다. 일하는 모든 근로자들이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경기북부근로자건강센터가 함께할 것입니다.” 경기북부근로자건강센터 김희걸 센터장(가천대 간호학과 교수)의 작은 소망이다. 경기북부근로자건강센터는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이 추진하고 가천대 산학협력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가정의학전문의, 산업간호사, 심리상담사, 산업위생기사, 운동처방사 등 전문가들이 상주하면서 경기 북부지역 근로자들의 건강한 삶과 안전한 근무환경을 위해 맞춤형 건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센터는 경기 북부지역 각종 행사장을 찾아 건강상담 부스를 운영하며 근로자들의 건강 챙기기에 열심이다. 지난 10월 양주시민 건강걷기대회에서 양주시와 함께 뇌심질환 예방과 직무 스트레스 예방을 위한 상담과 혈관나이 측정 등 검사,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상담 등 근로자 직업병 예방을 위한 건강주치의로서 건강 상담 부스를 지원했다. 최근에는 근로자의 건강관리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5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들의 직업병과 정확한 건강상담을 위해 빠르고 쉬운 엑스바디(Exbody) 검사를 통해 1분 안에 체형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비도 장만했다. 김 센터장은 “그동안 영세한 사업장의 근로자들은 건강과 안전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왔다. 근로자건강센터는 근로자 개인의 건강관리부터 작업장의 직업환경까지 모든 보건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타워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북부는 외국인 근로자의 산재 사망사고가 특히 많은 지역이다. 김 센터장은 “지난 3년간 뇌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산업재해가 전체적으로는 줄어들었지만 사망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며 “센터는 뇌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언제나 준비돼 있고 지속적으로 외국인, 다문화가정 근로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다양한 건강프로그램을 기획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접근성이 떨어져 근로자들이 상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센터 이전을 모색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검준공단 내에 위치해 있다 보니 접근성이 떨어져 상담이나 건강관리를 받고 싶어도 찾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많다”며 “내년에 근로자들이 찾기 좋은 곳으로 이전해 더 나은 환경에서 봉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광희 가평읍 새마을부녀회 회장 “어려운 이웃위해 더 노력하겠다”

“바쁜 일과 속에서 시간을 쪼개 회원들과 한마음이 돼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고광희 회장은 2013년 가평읍 개곡1리 새마을부녀회장을 시작으로 가평읍 새마을부녀회장으로 재임하며 주변의 생활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회·봉사활동에 헌신적으로 참여하면서 가평군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투철한 사명감과 봉사정신으로 이웃에 희망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 바자회를 개최해 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든 가방으로 일회용 쇼핑백을 대체하는 등 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활동 수익금 전액으로 백미 80포(240만원)를 구입해 가평읍에 거주하는 어려운 이웃에 기부했다. 명절이 다가오면 손수 만든 밑반찬과 명절 음식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고 새마을부녀회원들과 매월 3천~1만원씩 자발적으로 모은 성금으로 취약계층 70여가구에 생필품을 전달했다. 매년 취약계층 돕기 김장김치 담그기 행사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2022년에는 6개 읍·면 새마을회원과 유관기관까지 함께하는 대규모 행사를 진행해 김치 5천500포기를 관내 홀몸어르신 등 취약계층 1천여가구에 전달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는 홀몸어르신 60~80명을 대상으로 목욕봉사를 했다”며 “김장‧고추장 담그기 행사를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등 지역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녀회 회원들과 함께 가평천 제방 도로변의 잡초를 제거하고 영산홍 1천800주, 백일홍 1천주를 구슬땀을 흘리며 심은 데 이어 새마을지도자들과 합심해 읍내 하천변에 즐비한 생태교란식물인 돼지풀 제거 작업에 적극 참여하는 등 깨끗한 가평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경기 대청소의 날 행사에선 가평역을 비롯한 가평읍 주요 시가지에서 쓰레기 줍기 행사 등을 통해 깨끗한 거리 환경 조성에 나서는 등 관광객이 다시 찾고 싶은 가평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같은 공로로 그는 2018년 도지사상, 2022년 국회의원상, 2023년 가평읍 읍민대상 등을 수상했다. 고 회장은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공동체의식을 함양하고 지역주민의 사회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의왕 청계사·새중앙교회, '사랑의 동지팥죽' 나눔 전달

의왕시 청계사(주지 성행스님)와 새중앙교회(담임목사 황덕영)지역 어르신과 어려운 이웃에게 동지팥죽 행사와 생필품을 지원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청계사는 최근 청계 종합복지센터를 찾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300인분의 팥죽과 4종의 반찬과 과일 등 ‘사랑의 동지팥죽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자원봉사 단체인 ‘청계사 무여회’는 배식봉사를 도와 어르신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성행 주지스님은 “지역 어르신들께서 팥죽을 통해 몸과 마음의 나쁜 기운을 떨쳐내고 새해에는 건강하시길 염원한다”며 “지역사회의 소외계층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새중앙교회도 김성제 시장을 비롯해 황덕영 담임목사, 나문성·박주환 목사, 이칠수·장화순 장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크리스마스를 맞아 어려운 이웃을 지원하기 위한 생필품 꾸러미 ‘사랑의 천사박스’ 1004상자(4천만원 상당)를 의왕시에 기부했다. 황덕영 담임목사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소외된 이웃에 사랑을 전하고자 해마다 교인들의 마음과 뜻을 모아 생필품 꾸러미를 마련해 왔는데 올해도 많은 마음이 모였다”며 “천사박스가 사랑을 전하는 좋은 선물이 돼 어려운 이웃이 조금이나마 따뜻한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석근 의정부 호원중 교사 “장애학생 교육은 천명”

“할머니가 장애가 있으셨어요. 제가 장애학생에게 관심을 갖고 교육하는 게 천명인 거죠.” 의정부 호원중학교에서 특수학급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송석근 교사는 교육자로서 자신의 사명감을 이같이 밝혔다. 송 교사는 장애학생의 사회 자립을 위해 진로 및 직업교육뿐 아니라 예절, 일상생활 관리까지 학생과 함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교사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는 특수교육대상자의 취업이 힘들고 사회에서 뒤처지는 현실을 극복하고 싶었다. 이에 지난 2019년부터 학생들과 유튜브 강의를 준비해 지난 4월 ‘잡잡고(Jobjobgo)’ 채널을 개설했다. 프로그램은 학생주도, 교사주도, 학생과 교사 함께 주도하는 3개 주제다. 학생주도로는 장애학생이 읽어주는 동화, 호특이 브이로그(Vlog), JOB프로젝트, 직업백서로 만들었다. 교사주도로는 실무향상프로그램, 예절백서, ‘어떻게가?’이며 학생과 교사 주도는 ‘어떻게해?’로 구성했다. 이 가운데 호특이 Vlog는 학생의 생활, 등·하굣길, 여행, 방학생활 등 다양한 일상을 영상으로 담아 업로드한다. 사회 구성원으로 자존감을 높이기 위함이다. 진로와 직업을 위한 실질적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그는 직업 탐색, 취업 가능한 직업 분류, 취업 가능한 직업에 관한 내용 등을 녹음해 구글 클래스룸에 업로드한다. 완성된 녹음본은 편집을 통해 유튜브에 올리도록 했다. 특히 JOB프로젝트를 실행한 결과 선택 직업에 대한 관심도와 이해가 높아지고 직업을 갖는 데 필요한 것을 학생 스스로 찾기 시작했다. 태도 면에서도 적극적으로 변화할 뿐만 아니라 유튜브 영상을 시청한 사람들에게 장애학생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주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아울러 자기관리, 대인관계, 일상생활, 예절 등 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한 상황을 연출,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상 출연진은 그가 직접 섭외해 학생들에게 실감 나는 교육을 지원함으로써 부모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서울지역 특수학교인 은평대영학교는 영상자료를 받아 교육교재로 활용하고 있다. ‘잡잡고(Jobjobgo)’ 채널 업로드 건수도 최근까지 230여건에 달한다. 그는 “처음에는 시간·사회적 여건이 어려워 고민도 많았지만 학생들이 타인에게 구애받지 않는 유튜브를 활용한 교육에 관심을 가져 함께 제작할 수 있었다”며 “변화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부모님들도 좋아하고 주변에서도 격려해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