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수련관 청원경찰 김용규씨

김포시 청소년수련관 청원경찰 김용규씨(53).그의 하루는 하성시장 거리 청소로 시작된다. 일터인 수련관으로 출근하기 전인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집을 나서는 그는 어둠이 가시지 않은 시장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골목길을 정돈한다. 김씨는 지난 91년 30년간의 집배원 생활을 털고 청원경찰이 됐다. 집배원 시절 그는 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깊은 산골에 홀로 사는 노인에게 외지에 나가있는 가족이 보내온 편지를 배달해 주고 글을 읽지 못하는 노인에겐 편지를 대신 읽어 주기도 했다. 또 눈이나 폭우로 읍내에 나오지 못하는 주민들을 위해 한쪽 어깨에는 행랑을, 한 손에는 주민들이 기다리고 있을 생필품을 들고 수북히 싸인 눈밭을 헤치고 폭우를 맞으며 하루 수백리 길을 걸는등 주민들의 손과 발이 돼 주기도 했다. 30년간의 집배원 생활동안 그는 문패가 없는 700여가구에 목재소에서 버린 나무토막으로 문패를 직접 만들어 달아주기도 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만 졸업한 그는 지난 94년 틈틈이 여행을 하면서 느낀 감정을 담은 수필‘다듬이 소리’로 문단에도 등단했다. 어린시절 어려운 가정을 돕기위해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불우한 시절을 보냈던 그는 부족한 배움을 위해 사서 읽은 5천권의 도서를 김포도서관과 인근 부대에 기증하기도 했으며,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박봉을 쪼개 어려운 처지의 학생들도 돕고 있다. 나의 어려움보다는 주위의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베푸는 그의 소박한 선행은 작은 소망을 일구는 우리들의 평범한 이웃의 모습으로 다가 서고 있다. /김포=권용국기자 jkkwun@kgib.co.kr

인천 부평전화국 직원들의 이웃사랑

“더 많은 이웃을 돕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김종수 인천 부평전화국 고객설비운용실장(45)을 비롯한 27명의 직원들이 ‘불우이웃돕기 후원회’를 운영하면서 갖는 한결같은 생각이다. 이들은 지난 96년 12월, 불우이웃을 돕자는데 생각을 같이하고 박봉에도 작은 정성들을 모았다. 이렇게 모은 정성으로 직원들은 매월 25일 부모가 이혼하고 아버지마저 중풍으로 앓아 누워 혼자 힘으로 가족을 부양하는 소녀가장 권모양(16·S여고 1)과 학교장 추천을 받은 장모군(13·B초등학교 6)을 찾아 3년째 위로금을 전달하고 있다. 특히 직원들은 명절 때마다 별도의 성금을 마련해 쌀가마니를 전달하는가 하면, 매월 권양 부녀를 찾아 세상돌아가는 이야기에서부터 공부에 대한 조언에 이르기까지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김실장과 직원들의 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집중호우로 200여 세대가 침수된 부평구 부개동 일대 주택가에서 자원봉사를 자청, 토사로 뒤덮힌 각 가정의 복구작업은 물론, 침수된 전화기를 찾아 전화선로를 복구·정비하는 등 몸을 아끼지 않는 봉사활동으로 주민들로 부터 아낌없는 칭송도 받기도 했다. “미력이나마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간다는 증거아닙니까” 라는 김실장은 “무엇보다 이 일을 통해 직원간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우의와 화목을 다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한다. 오늘도 힘들게 전신주를 오르내리는 직원들이지만 작은 정성을 꾸준히 모으고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마음만은 우리 사회의 밝은 촛불이 되고도 남을 만 하다. /김창수기자 cskim@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