듬직한 민중의 지팡이 심곡파출소 오경환 경사

강원도 영월에서 소식이 끊긴 언니를 만나기 위해 지난 5일 무작정 부천에 상경했다가 길을 잃은 김정예 할머니(75·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덕포리)는 앞이 캄캄했다. 김할머니는 너무나 변해버린 부천의 도심지가 생소할뿐만아니라 설상가상으로 언니의 집 주소도 모르는데다 전화번호마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도심 한복판에 주저앉은 할머니는 자신의 몸조차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지치고 힘에 겨웠다. 김할머니가 부천남부경찰서 심곡파출소에 구원을 요청한 것은 이날 오후1시께. 김할머니가 기억하는 언니 김순이씨(80)는 2∼3년전에 부천에서 수영장을 운영했다는 것과 언니의 호주가 구씨 성을 가진 사람이었다는 것뿐이었다. 심곡파출소 오경환 경사는 우선 관내 삼영수영장 등 5개소를 수소문하는 동시에 주민조회를 실시, 구씨 성을 가진 사람의 인적사항을 발췌한 다음 관할 동사무소에 주민등록등본과 초본을 일일이 확인했다. 오경사는 김할머니가 언니를 찾지 못하면 어떻게하나 하는 생각에 불안하고 피곤한 기색을 보이자 따뜻한 식사를 대접하고 말벗이 돼 주었다. 4시간에 걸친 수소문끝에 언니가 원미구 춘의동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김할머니는 언니를 상봉한다는 감격보다는 오경사를 비롯한 경찰의 친절함에 대한 감사의 눈물을 글썽였다. 김할머니 자매는 저녁이라도 하고 가라며 오경사의 소매를 놓아주지 않았으나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뿐이라는 오경사의 정중한 사양에 섭섭한 마음을 달래며 듬직한 민중의 지팡이를 보는것으로 만족해야 했다./부천=조정호기자 jhcho@kgib.co.kr

강윤나 한국무용협회 고양시지부장

“그동안 미비한 점도 많았지만 성숙한 무용예술인이 되는 밑거름이라 생각하고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오는 11일 고양시 문예회관 공연장에서 개막되는 ‘제3회 99 춤 대공연’의 총예술감독을 맡은 강윤나 한국무용협회 고양시 지부장(54). 한국국악협회 정귀채 고양시 지부장의 부인이기도 한 그녀는 국악협회 창립 1년후인95년 12월 무용협회 고양시지부를 창립하면서 남편과 함께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다. 강 지부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춤 대공연’은 97년 6월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는 고양관내 유일한 무용 관련 행사로 제1부에서는 부채춤 살풀이춤 검무 입춤 태평무 등이 공연된다. 특히 2부에서는 고양시 무용협회 산하 ‘고양무용단’이 올해 제8회 전국무용제 경기도 예선대회에 출전, 입상했던 작품 ‘회향’이 선보인다. ‘회향’은 씨앗이 나무로 성장하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은뒤 다시 대지에 또 다른 씨앗을 남기고 사라지는자연현상을 인간사에 비유해 표현한 작품이다. 동덕여고 때 부터 이화여대 무용학과를 졸업하기까지 10년을 김진걸 선생으로 부터한국무용을 사사받은 강지부장은 69년 국립무용단에 입단하고 94년 중요 무형문화재 제92호인 태평무 이수자로 지정되는 등 정통코스를 밟아온 엘리트. 2남1녀를 두고 있는 강지부장은 ‘강선영 태평무의 미적 구조 분석’ ‘몽골의 라마교가 불교 예술에 미친 영향’ 등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광명시 시민대상((시민봉사) 수상한 이광열씨

“13세때부터 가장의 역할을 해오면서 효녀상을 수상한 것이 계기가 돼 봉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제11회 광명시 시민대상(시민봉사부문)을 수상한 이광열씨(67·여·광명5동 통장). 지난 32년 만주에서 태어나 광복과 함께 독립운동가였던 아버지를 따라 국내로 돌아온 이씨는 어려운 가정형편 아래서도 병중인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등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해 지난 54년 효녀상을 수상했다. 이를 계기로 이씨는 지난 89년 광오사랑회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기금을 조성하고 영세민 구호사업과 장학사업 등을 활발하게 벌여나갔다. 지난 90년과 94년 광명5동에 내린 집중호우로 수재민이 발생하자 759세대에 1천200만원 상당의 연탄(6만장)을 지원했으며, 94년에는 모자세대 독거노인 어려운 학생 등 192세대에 장학금 등으로 860여만원 지급했다. 또 97년에는 최윤선 어린이의 혈액암 치료비 등으로 330여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사비로 자신의 집에 재활용폐품 수집창고를 마련한 뒤 폐품을 팔아 600만원의 기금을 조성한 뒤 91년 소화기 44대를 구입, 주민들에게 배부해줘 이듬해 오씨종산에 산불이 났을때 이를 조기진화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아니라 폐식용유를 이용한 무공해 비누를 만들어 이웃에 나눠주고 있으며, 지난 8월에는 경기북부 수해지역을 방문해 떡과 음료수를 지원하는 등 봉사활동을 몸소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광명시장(5회)·소방서장·경기도지사 표창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경제적인 도움은 어렵지만 몸으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은 계속하겠다”는 이씨는 자식들도 봉사활동에 앞장섰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광명=권순경기자 skkwon@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