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질주’...인천 부평 고가 밑 ‘ㅅ’자 급커브길에 창고 [현장, 그곳&]

“작은 차도 한 번에 바로 들어갈 수 없는 곳에 창고가 있으니, 차량 정체가 보통 아니에요.” 28일 오전 8시30분께 인천 부평구 부평동 남부고가교 인근 사거리. 1t 트럭 한 대가 고가교를 내려와 물치장(창고)으로 들어가기 위해 오른쪽으로 핸들을 확 꺾자 다른 차들이 경적을 울려댔다. 너무 급커브길이라 트럭이 창고 부지로 한 번에 들어가지 못하고 전·후진을 반복하며 길을 막아서자 뒤따르던 차들도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화물차가 고가교를 내려오자마자 이 곳 창고 부지로 들어가려면 거의 유턴하듯 우회전을 해야 한다. 입구가 좁아 1t 트럭 정도의 소형 화물차도 창고 부지로 들어가려면 여러 번 전·후진을 반복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날 오전 9시를 전후한 30분 동안 화물차 10대 정도가 창고를 오가는 데도 차량 정체가 극심했다. 매일 이곳을 오간다는 천성민씨(28)는 “작은 차도 한 번에 회전하기 어려워 여러 번 전·후진을 반복해야 할 정도라 대형 화물차가 들어갈 땐 일대 차량 통행이 마비될 정도”라고 토로했다. 국가철도공단이 차량 진입이 힘든 인천 부평구 철도용지를 창고 용도로 임대하면서, 창고 진출입 화물차가 일대 교통 흐름을 방해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2029년 6월30일까지 부평역창고㈜에 부평구 부평동 738의21 일대 철도용지 1천㎡를 물치장 목적으로 임대했다. 이 회사는 이 철도용지에 컨테이너 수십여개를 두고 이삿짐 등 물품을 보관하며 보관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차량 출입이 어려운 곳의 철도용지가 화물차 출입이 많은 창고로 쓰이면서 교통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인천 부평구모범운전자회원 A씨는 “특히 출퇴근 시간에 많이 드나드는 화물차들이 중앙선 침범이나 교통법규를 어기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국가철도공단의 해당 철도용지 사용자 입찰공고는 주민 민원이 3회 이상 생기면 즉시 반환하도록 했다. 하지만 국가철도공단은 이 창고 관련 민원이 없었다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 부평역창고 관계자는 “차량 정체가 이뤄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가능한 시민들 불편이 없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오면 그때 다시 현장에 나가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발달·정신장애인 안전귀가 돕는 ‘지문등록’...10년째 제자리

인천지역 발달·정신장애인들의 실종자 수색에 효과적인 ‘지문 등 사전등록제’ 참여율이 낮아 독려 활동 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지문 등 사전등록제’는 지문, 신원, 보호자 연락처 등을 경찰에 미리 등록하는 제도로, 지난 2012년 도입했다. 신청 가능 대상은 실종에 취약한 발달·정신장애인이나 미성년자, 치매환자 등이다. 가까운 경찰서를 방문하거나 ‘안전드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지문을 등록할 수 있다. 또 단체로 희망하는 경우, 경찰이 직접 찾아가는 등록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문을 미리 등록해두면 지문을 인식하는 것 만으로 실종자 정보를 알 수 있어 실종자 귀가에 큰 효과를 나타낸다. 그러나 도입한 지 10년이 넘도록 인천 발달·정신장애인 등록률은 30%에 불과하다. 올해 5월 기준 지역 발달·정신장애인 1만9천880명 가운데 5천701명(28.7%)만이 등록했다. 미성년자 28만985명(67.8%), 치매환자 1만4천762명(66.8%)에 비해 매우 낮은 비율이다. 반면, 지역 발달·정신장애인 실종신고는 지난 2023년 480건, 2024년 482건 등 끊이지 않는다. 지문등록이 안된 장애인 실종의 경우, 실종자를 찾아도 신원이나 보호자 연락처 등을 몰라 보호자에게 인계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장애인들은 지문 등록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현장 등록의 경우, 보호자가 장애인을 데리고 이동해 등록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또 앱 등록은 잘 모르거나, 보호자가 어르신인 경우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지 않아 등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찾아가는 등록 서비스도 제공하지만 시설 미이용자나 홍보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은 이를 잘 알지 못한다.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A씨는 “현장 등록만 가능한 줄 알았는데 앱 등록 방법이 있는 줄 몰랐다”며 “주변에도 여러 사정으로 아직 등록 못하거나 아예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홍보는 물론, 장애인들이 보다 쉽게 지문을 등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과 교수는 “필요한 제도인 만큼 경찰이 지금보다 더 자주, 다양한 곳을 찾아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달·정신장애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쉬운용어’ 안내문을 함께 마련한다면 보호자뿐만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도 제도 취지에 동의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제도를 보다 널리 알리고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방법을 계속 찾겠다”고 답했다.

“더워도 다 같이 더 뜨겁게”…헬로벨비비·밴드죠, 펜타 라이브 클럽파티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날씨가 덥지만, 모두 더 뜨겁게 즐겨봅시다.” 28일 오후 8시께 인천 남동구의 라이브 클럽인 ‘재즈카페 공감’은 음악의 선율에 취하기 위한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가끔 빗방울이 떨어지는 습한 궃은 날씨도 관객들의 발길을 막지 못했다. 다소 생소한 악기인 핸드벨이 등장하자 관객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모였다. 이곳을 찾은 관객들은 나이도, 성별도, 복장조차도 모두 다르지만 곧 흘러나오는 핸드벨의 음색에 모두가 하나로 뭉쳤다. 오는 8월1~3일 열리는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앞서 인천지역의 라이브 클럽 곳곳에서 열리는 펜타포트 라이브 클럽파티의 2번째 무대는 특이한 악기인 핸드벨로 무장한 ‘헬로벨비비’의 공연으로 시작했다. 헬로벨비비는 15년째 사람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고 있다. ‘비비’라는 이름은 본인의 이름인 ‘최은비’에서 따왔다. 핸드벨이라는 생소한 악기를 통해 친근한 멜로디로 관객과 호흡하고, 익숙한 곡들을 새롭게 편곡해 연주하며 ‘무언극 속 음악 광대’라는 자신만의 색을 쌓아가고 있다. 관객들은 악기가 주는 낯섦도 잠시, 헬로벨비비가 현란한 손놀림으로 ‘오버 더 레인보우’를 연주하자 핸드벨에 매력에 빠져들었다. 뒤이어 ‘아빠의 청춘’이 흘러나오자 트로트와 핸드벨의 독특한 음색과 조화를 이루고, 관객들 사이에서는 박수와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헬로벨비비는 ‘문어의 꿈’ 등 여러 곡을 연주하면서 관객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어 모두가 함께하는 공연을 선보였다. 이어 한국 블루스를 향해 끝없는 열정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밴드죠’가 무대에 올랐다. 지난 1997년 결성한 밴드죠는 4~5인조로 활동을 이어오다 현재는 건반과 보컬로 구성한 2인조로서 무대에 오르고 있다. 밴드죠는 흑인 블루스의 색깔을 팀의 정체성을 삼으면서도 한국 전통의 정서를 녹여낸 연주를 공연했다. 밴드죠는 첫 곡으로 ‘어느 봄날’을 연주, 잔잔한 선율로 관객들을 맞이했다. 이어서 밴드죠는 ‘한산섬 달 밝은 밤에’, ‘훈민정음’의 글을 재치 넘치는 리듬으로 해석한 ‘아름다운 사람’을 연주했다. 연주했다. 이윽고 밴드죠는 ‘코끼리 아저씨’, ‘아빠의 손난로’ 등 재미있는 가사의 노래를 그와 대조되는 묵직한 보컬로 선보여 관객들의 웃음과 집중을 한번에 이끌어냈다. 밴드죠의 보컬 배철씨는 “20여년을 공연했지만 늘 무대는 긴장된다”며 “우리만 즐거운 무대가 아니라 관객 모두가 함께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을 감상하기 위해 인천 곳곳에서 많은 관객들이 모였다. 관객들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웃고 박수치면서 함께 무대를 장식하며 호흡했다. 김태식씨(40)는 “밴드죠 공연은 일부러 시간 내서라도 보러 올 만큼 진지하면서도 유쾌하다”며 “흥을 돋워주고 같이 즐길 수 있는 무대라 매번 질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안연희씨(30)는 “최근 펜타포트 라이브 클럽파티에서 공연을 보고 너무 즐거워 이번에도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펜타포트와 연계한 공연 덕분에 새로운 공간에서 더 많은 밴드를 만나보고 있어 너무 즐겁다”고 덧붙였다. 최규호 재즈카페 공감 사장은 “펜파포트 라이브 클럽파티는 언더 그라운드에서 노래하는 아티스트들을 위한 축제”라며 “인천 대중음악을 키울 수 있는 이러한 무대를 운영할 수 있어 항상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경기일보가 공동주관하는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오는 8월1~3일 인천 연수구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 60여팀이 출연한 가운데 열린다.

인근 아파트 재건축 공사 탓?... 인천서 교회·자활센터 외벽 ‘와르르’ [현장, 그곳&]

“침대에 누워 있어도 진동이 느껴질 정도예요. 시끄럽고 불안해서 못 살겠어요.” 27일 오전 9시께 인천 부평구 삼산동 한 교회. 이 교회는 지난 5월 2개 면의 외벽이 떨어져 나간 이후 현재까지 해당 위치는 파란색 가림막으로 가려진 상태였다. 무너진 벽을 살피고 있는 사이, 바로 옆 아파트 건설 공사장에서 갑자기 천둥소리와 같은 굉음이 들려왔다. 교회 관계자는 “아파트 건설 공사 이후 멀쩡하던 건물 외벽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렸다”고 토로했다. 이 교회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부평지역자활센터 건물 지하 벽면 균열도 최근 더 선명해졌다. 멀찍이 거리를 두고 봐도 갈라진 벽면이 언제 무너질지 모를 정도로 위태로워 보였다. 근처 빌라 주민들도 인근 아파트 공사로 소음과 진동이 심하게 느껴진다고 호소한다. 주민 김모씨(67)는 “인근 아파트 건설 공사 이후 아침부터 시끄러운 공사 소리와 진동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며 “안 그래도 빌라가 낡아서 작은 진동에도 불안한데 주변 건물에서 외벽이 떨어지거나 균열이 생기니 걱정된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인천 부평구에서 대규모 아파트 재건축 공사가 시작된 뒤 주변 건물 외벽이 떨어지거나 내부 벽 균열이 갈수록 벌어지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날 구에 따르면 A건설사는 지난 2024년 9월부터 부평구 삼산동 191 일대 1만8천496㎡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삼산대보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실제 착공은 올해 2월 말 이뤄져 공정율은 1% 정도이며 현재 토목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공사 이후 주변 건물 벽이 무너지거나 갈라져 주민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 공사장과 5m도 채 떨어지지 않은 한 교회는 지난달 17일 건물 외벽이 무너졌다. 이 교회는 A건설 공사로 외벽이 무너졌다고 판단, 이를 확인하기 위해 민간 업체에 안전진단을 의뢰했다. 부평자활센터 역시 지난달 20일 지하에서 회의장 내부 벽 균열을 확인했다. 이후 센터는 A건설과 협의했고, 최근 A건설 측이 해당 균열을 보수하는 공사를 마쳤다. 센터는 균열이 생긴 벽에 균열측정기를 부착, 벌어짐 정도를 관리 중이다. 상황이 이렇자, 구도 공사 현장 인근에서 추가적인 특이 사항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아직 공사로 인해 벽이 무너졌거나 갈라졌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다만 주민들의 관련 민원이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건설 관계자는 “공사장과 주변 주택들이 밀접해 있어 민원이 있는 것 같다”며 “원만하게 공사를 이어가기 위해 주민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선 ‘건강옹진호’ 공식 취항…인천 바다 위 공공의료 새 시대 열어 [현장, 그곳&]

“배 안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니…, 앞으로는 서해5도 주민들의 의료사각지대가 많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27일 오전 10시께 인천 중구 역무선부두 4잔교. 인천시의 새 병원선 ‘건강옹진호’가 바다를 가르며 힘차게 출항한다. 270t급 규모의 배 안에는 하나의 종합병원이 마련돼있다. 접수대 옆으로 환자들이 진료를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 차려져 있고, 복도 양쪽으로는 내과·치과·한의과·물리치료실 등이 나란히 배치해있다. 이날부터 ‘건강옹진호’는 본격적인 정기 진료에 나선다. 각각의 진료실 안에는 스케일링 기기와 멸균기, 좌식 침상 및 온열 치료 장비, 전자자극기 등이 가지런하게 정돈되어있다. 특히 2층에 있는 방사선실에는 골밀도 검사 장비 등을 두어 기본적인 건강검진이 가능토록 했다. 김현주 임상병리사는 “이제는 배 안에서 바로 검사하고, 바로 결과를 알려줄 수 있어 진료가 훨씬 신속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육지에서 처방하는 약들도 병원선에서 처방할 수 있어 편리한 이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바다 위의 종합병원이라 불리는 ‘건강옹진호’가 닻을 올렸다. 시는 이날 ‘건강옹진호’의 공식 취항을 알리는 기념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유정복 인천시장과 문경복 옹진군수, 신영희 인천시의원, 지역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건강옹진호’는 126억원을 들여 만든 전장 47.2m, 270t급 규모의 병원선이다. 시속 46㎞(25노트)로, 44명 정원의 승선 공간을 갖췄다. 종전 병원선 ‘인천531호(108t)’보다 2.5배 크고, 진료 범위와 장비도 대폭 확장했다. 배 안에 내과·치과·한의과·물리치료실·방사선실·임상병리실·보건교육실 등의 진료 기능을 갖췄으며, 의료진은 공중보건의사 3명을 포함해 간호사·임상병리사·방사선사·물리치료사 등 15명이다. ‘건강옹진호’는 주 1회, 2박3일 일정으로 옹진군 6개 면, 17개 도서를 순회하며 진료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5월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첫 진료를 시작했다. 유 시장은 “건강옹진호가 섬 주민과 바다 위에서 살아가는 어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옹진은 인천의 보물섬이고,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보물섬 프로젝트와 도서 지역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을 최우선 순위로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문 군수는 “건강옹진호는 단지 선박이 아니라 도서 주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희망의 상징”이라며 “앞으로도 의료 사각지대 없는 지역으로 만들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 의원 “건강옹진호는 단지 의료선이 아니라,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건강을 지켜온 옹진시민을 위한 따뜻한 응답”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강옹진호와 함께 도서지역의 의료 복지가 더욱 단단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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