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살리기 나선, 이영수 화평 축제위원장 “꽃 들판의 벚꽃 보러오세요”

“꽃의 들판인 여주 화평리에서 50년 넘게 농사를 지었습니다. 고령화에 내 고향이 사라지게 놔둘 수 없어 벚꽃축제를 개최합니다.” 제1회 화평리 뚝방벚꽃 축제가 다음 달 중순께 여주 가남읍 화평리 일대에서 열린다. 이영수 추진위원장(70·화평1리 이장)은 “내 고향 화평리를 한자로 풀이하면 ‘꽃 들판’”며 “관광객들과 출향민들이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게 벚꽃축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 화평리 사람들은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 마을 앞 본두천 둑에 왕벚나무 묘목 108그루를 심었다. 어린 벚나무는 20년이 지나 아름드리 나무로 자랐고 만개한 벚꽃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화평리는 벚꽃 명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화평리를 찾은 방문객들과 출향민들 사이에서 ‘축제를 개최하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었고 이번에 마을발전위원회와 화평향우회 등이 힘을 모아 축제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이 위원장은 “관광객들과 출향인사들이 축제를 즐기고 주민들과 소통했으면 한다”며 “축제를 통해 농촌 고령화로 인한 마을 슬럼화를 차단하고 발전적인 모델(‘돌아오는 농촌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해법을 찾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축제에선 여주지역 20여개 기관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자연환경 캠페인 ‘2050 탄소중립실천 새집 달아주기’도 함께 진행된다. 화평1리마을발전위원회 및 여주시도시농업포럼과 산림형 예비사회적기업 낭구야놀자가 공동 기획하고 여주교육지원청과 여주시산림조합, KCC글라스여주공장 등이 참여해 직접 벚나무에 새집 달아주기 행사를 한다. 이 위원장은 평소 이장 일로 바쁜 일상을 보냈다. 하루에 동네 한 바퀴, 많게는 세 바퀴씩 돌면서 집집마다 농자재를 나눠주고 일손이 부족한 주민들을 도우며 대소사를 챙겼다. 그런 그가 축제 준비로 더 바빠지며 온힘을 쏟고 있다. 이 위원장은 “돌아오는 농촌마을, 살기 좋은 화평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올해 처음 개최되는 우리 마을 벚꽃잔치에 많은 분들이 추억을 담아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남양주소방서 김현채·김용기 소방위, 재능기부로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 만들기 앞장

“저희를 통해 시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하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남양주소방서 소속 김현채 오남119안전센터 소방위와 김용기 다산119안전센터 소방위는 본업은 물론 재능기부를 통해서도 시민 안전과 행복에 힘쓰고 있다. 김현채 소방위는 손가락 부상을 극복하고 어르신들 위해 기타 연주를 하고 있다. 그는 현장 활동 중 사다리에 손가락이 끼여 두 번의 수술을 했다. 당시 후유증이 심한 데다 재활도 쉽지 않았다. 이발 봉사를 하던 아버지를 보고 자란 그는 항상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꿈꿔왔던 터라 상심이 컸다. 우연히 기타를 접한 그는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에게 공연을 해야겠다는 목표를 갖고 연습을 했고 문득 자유롭게 움직이는 자신의 손가락을 발견했다. 자신의 연주를 듣고 행복해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본 그는 지역 어르신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 3년 간 쉬는 날에는 항상 지역 노인정과 노인보호센터를 방문해 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김현채 소방위는 “이제는 어르신들이 먼저 저를 찾기도 한다. 열심히 시민을 위해 일하고 쉬는 날 어르신들의 웃음을 보며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기 소방위는 지식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소방시설관리사라는 전문 자격증을 갖고 있는 그는 동료 직원들에게 보다 많은 지식을 전파하기 위해 일주일에 하루 2시간씩 비번 날이면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또 다른 자격증인 소방기술사를 목표로 도전하고 있다. 그는 경기도성능위주설계 평가단원이기도 하다. 좀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통해 현장에서 뛰는 소방대원과 시민이 다치지 않도록 설계 과정부터 안전한 건물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김용기 소방위는 “전문적인 자격증을 취득해 동료 직원들에게 양질의 내용을 전파해 보다 많은 시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 개개인이 화재 안전의식을 갖는 것이다. 공동주택 대피요령 지도, 학생 대상 소방교육 등 생각보다 소방서가 시민 생활에 많이 녹아들어 있다”며 “최근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소방서도 시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한다. 시민 여러분도 안전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봉진 진고을 대표 “요리는 예술…조화 갖춰야 제대로 된 음식”

“요리에는 창작과 예술에 대한 감각이 필요합니다. 음식은 맛도 있어야 하지만 보기에도 좋아야 합니다. 그런 음식을 만들려면 독창성과 창의성이 필요합니다.” 양평 강상면 화양리에서 ‘진고을 한정식’을 운영하고 있는 윤봉진 대표(67)의 요리 철학이다. 그는 최근 각종 프랜차이즈나 음식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요식업은 오랜 경험과 준비가 필요한 업종이다. 할 것이 없으면 식당이나 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에서 6년간 운영하던 한정식 식당을 정리하고 터전을 화양리로 옮겼다. 식당 이름도 ‘진정한 고을’이라는 뜻인 ‘진고을’로 바꿨다. 마을의 옛 표현인 ‘고을’에 본인 이름의 끝 자인 ‘진’을 붙여 만든 상호다. 그는 병산리 식당이 협소한 탓에 손님들이 기다리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 것이 마음에 걸려 큰마음 먹고 화양리로 옮겨 식당 규모를 넓혔다. 가족들이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가족실도 만들고 어르신이나 어린이 등이 불편하지 않도록 식탁도 들여놨다. 칠순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윤 대표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손님들이 편안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식당을 운영중이라고 했다. 1990년대 후반 서울에서 웨딩홀을 운영하며 한 때 요식업계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그였지만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자 청춘이다. 그는 1997년 당시로서는 거액이던 20억원 투자해 웨딩홀을 개업했지만 IMF 구제금융 위기를 넘지 못하고 결국 투자금을 날려야 했다. 이후 20여년 전 양평으로 귀촌해 평생의 업인 음식업을 이어오고 있다. 사실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싱가포르 요리 경진대회에서 양식부분 금메달을 수상하고 호텔에서 30년을 근무한 검증된 실력파다. 50년간 외길을 걸어 온 때문인지 윤 대표는 요리에 대한 자부심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열정도 여전해 지금도 감각을 가다듬으며 요리에 대한 연구의 손을 놓지 않고 있다. 요리 인생은 그의 성격을 변화시켰다. 남 앞에서 발표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소심했던 그였지만 요식업을 하며 다양한 유형의 손님을 접하다 보니 사교적으로 바뀌었다. 윤 대표는 “음식은 내용 안에 기교를 과하게 부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플라스틱 용기는 사용하지 않고 무겁더라도 무조건 도자기를 고집한다. 쉽고 편하려면 장사를 하지 말아야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녹두전을 만들 때 100% 녹두를 고집하고 숙주, 김치, 고사리 등을 넣어 바삭한 식감을 살리는 것도 이런 그의 소신이 묻어나온 결과다. 윤 대표는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봉사하고 양평지역 외식업계 사람들과 음식경연축제 등을 개최해 요리에 대한 재능을 나누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다. 또 지역사회와 함께 음식을 매개로 어려운 이웃과 정을 나누는 것도 그의 계획이다. 그는 “양평군이 음식 타운 등을 만들거나 먹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기울인다면 50년간 쌓은 노하우로 메뉴개발 등에 힘을 보태고 기술지원과 진단평가, 개선 사항 등에 대한 조언과 기술을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표의 식당은 농림축산부가 인증한 안심식당이다. 하지만 그는 그 타이틀을 자랑하지는 않는다. 지역 사람들이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게 먼저라는 게 그의 소신이다. 그래서인지 양평에 대한 생각을 묻자 “제2의 고향이자 죽어서 묻히고 싶은 곳”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HR그룹 신호룡 대표 “세미 프로축구 후원하며, 청년의 꿈 응원”

“프로리그에만 관심을 갖기보다 프로리그를 향해 달려나가는 꿈꾸는 청년들에게 더 집중해 더 치열한 세미프로 리그 현장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K3와 K4 리그를 집중적으 후원하는 신호룡 HR그룹 대표(39)의 세미프로리그를 바라보는 축구철학이다. 국내 배달물류업계에서 최강자로 인정받는 HR그룹은 지난해부터 K3리그인 파주시민축구단과 K4리그 노원 유나이티드 FC를 후원하고 있다. 국내 축구리그인 허리 역할을 하는 K3, K4리그가 앞으로 한국 축구의 발전과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지난 2021년 10월 창립한 HR그룹의 헌신적인 뒷받침으로 K3리그 파주시민축구단은 국가대표 출신 오범석 감독을 영입해 아마·프로가 참여하는 코리아컵에서 초반 무서운 상승세를 타면서 신 대표의 세미프로리그에 대한 놀라운 관찰력과 역동적인 예리함에 화답하고 있다. 신 대표는 파주시 유소년 축구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HR풋볼 클럽을 확장하고 있다. HR 물류의 노하우를 활용해 HR 레포츠와 리테일 사업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HR 레포츠는 파주운정 1호점을 시작으로 금촌동 2호점과 일산 덕이동 3호점 파주교하7호점을 보유하고 있다. 성인 축구뿐만 아니라 유소년 축구 발전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사회체육학을 전공한 신 대표는 30대 초반에 트럭 3대의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불과 2년 만에 800여대의 물류 차량을 보유한 배달물류업계에서는 전설적인 인물로 손꼽힌다. 신 대표의 눈부신 성장세는 쿠팡 CLS 퀵플렉스의 영입 대상이 됐다. 그가 혼란스러운 물류 시장 안정화 노력과 택배기사 인식 개선에 노력한 데 높은 점수를 부여하며 1차 업체로 영입, 쿠팡을 대표하는 파트너십(쿠팡 파트너 연합회장)을 형성했다. HR그룹은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널리 전파할 수 있도록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이다. 신 대표는 위드인 후원회장으로 대학생들의 청년 창업장학금, 북한이탈주민 교육 지원 사업, 연말 연탄 나눔 행사 등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신호룡 대표는 “파주시민축구단 등이 프로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상생, 공존의 여정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서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본부장 “아이들 도전할 수 있는 기회 만들 것”

“아이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와 무대를 만드는 게 우리의 역할입니다.” 이서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장은 모든 아이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1948년 설립된 초록우산은 어린이들의 행복한 성장을 위한 아동복지전문기관이다. 전쟁고아 구호 사업을 시작으로 돌봄, 자립, 교육, 건강 · 안전, 주거 등의 영역에서 복지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법·제도 및 인식개선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어린이의 권리를 보호, 존중, 실현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지역사회 내에서 어린이를 후원할 수 있는 후원자를 만나거나 후원사를 방문해 참여와 관심을 독려하거나 지역 네트워킹을 통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이를 보호하고 알리는 게 주된 업무”라고 했다. ‘인천 아이리더’는 초록우산 인천지역본부가 하는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인천의 인재, 인천이 키웁니다’를 취지로 경제적 어려움이나 주어진 환경으로 인해 꿈을 펼치지 못하는 어린이를 지원한다. 지난해 73명의 어린이를 지원했고 61개의 기업과 후원자가 참여했다. 이 본부장은 “어린이와 꿈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것은 어린이의 무한한 가능성과 앞으로 살아갈 많은 시간 때문”이라며 “자신만의 무대를 꿈꾸며 지금도 도전하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가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리더 후원자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어린이들에게 아낌 없는 지지를 보내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선한 영향력을 전한다. 지난 2022년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이해 우리 사회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아이들이 직접 골라 발표했다. 당시 선정된 말은 “다양한 꿈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세요”였다. 이 본부장의 목표는 모든 아이들의 꿈이 각자의 시간과 모습대로 꽃 피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계절마다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르듯 아이마다 자라는 꿈의 속도도 다르다”며 “모든 아이의 꿈이 각자의 시간과 모습대로 꽃피울 수 있도록 기회와 무대를 많이 만들겠다”고 했다.

경기도물리치료사회 23일 ‘제19차 산학협력회의’ 개최

경기도물리치료사회는 지난 23일 경기도회 사무국에서 ‘제19차 산학협력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진수 경기도물리치료사회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이병준 경복대학교 교수, 이경희 동남보건대학교 교수, 김지성 수원여자대학교 교수, 김형근 신구대학교 교수, 김동훈 안산대학교 교수, 정연규 여주대학교 교수, 김명철 을지대학교 교수, 장우남 용인대학교 교수와 경기지역 내 물리치료학과 설치 대학 8개 학교 학생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자문교수 위촉식, 학생대표 장학금 수여식이 열렸다. 또 산학활동 경과보고 및 경기도장애인보건의료센터와 함께하는 ‘시동 사업’ 학생봉사 참여, 근감소증에 대한 물리치료사의 역할 등 폭넓은 논의가 이뤄졌다. 김구식 경기도물리치료사회장은 “초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현재 근감소증 관리는 움직임과 근육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물리치료사가 활동하고 참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협회와 대학 간 긴밀한 협업과 공동 연구로 기능회복 전문가인 물리치료사들을 양성해 국민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낡은 집 우리에게 맡기세요”···명지대학교 M.U.V는 오늘도 ‘뚝딱뚝딱’ [함께 토닥토닥]

“처음 할 때는 고되죠. 여길 언제 다 고칠까 생각도 해보고. 하지만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집을 다 고치고 나서 둘러보면 그동안 힘들었던 기억은 눈 녹듯 사라지고 내 손으로 누군가를 도왔다는 생각에 뿌듯하더라구요.” 용인시 처인구 갈담리에 위치한 한 지하방. 햇빛이 잘 비추지 않는 울퉁불퉁한 벽에는 곰팡이가 슬었다. 천장에는 거미줄이, 구석에는 먼지가 가득한 이곳을 찾은 한 무리의 대학생들의 손에 낡은 벽지는 뜯겨져 나가고 떼어진 자리에는 벽지를 바르기 전 붙이는 초배지와 방습지가 붙여졌다. 정배솔과 칼받이를 들고 치수에 맞춰 벽지를 잘라내고 풀칠하고 먼지를 빗자루로 쓸어내는 등 일사분란하게 작업을 이어갔다. 경기도 내 취약계층 주거지를 대상으로 무상 집수리를 진행하는 이들, 바로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리지’ 소속 명지대학교 자연캠퍼스 동아리 M.U.V다. ‘Myongji University Volunteers’의 앞 글자를 딴 M.U.V는 항상 누런색이 가득한 방안에 희망을 주겠다는 목표로 2013년 3월 23일 비공식 동아리로 출발해 1년 만인 2014년 3월에 명지대 정식 중앙동아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2017년 8월 희망브리지 봉사단 제2호 동아리에 선정되기도 하는 등 도내 집수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월 1~2회의 집수리 활동을 꾸준히 이어온 M.U.V의 손길을 거친 집만 70가구 이상. 활동마다 필요한 수리에 필요한 도배지나 장판은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리지를 통해 제공받으며 정배솔, 칼받이 등 물품은 공모전이나 자체 회비를 통해 마련한다. 이번 ‘제76회 독립봉사 활동’에 모인 단원은 11명. 모인 단원들은 조장의 지시에 따라 재단, 풀칠, 기초작업 등 역할을 나눈 뒤 작업에 들어갔다. 올해 동아리에 입부해 봉사 활동이 처음이라는 양승훈씨는 “모르는 것이 많아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선배들이 도와주고 있는 중”이라며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하루 종일 서서 작업을 하기에 허리도 아프고 작업 중 나오는 먼지에 기침이 나오지만 누런 벽지가 깔끔한 흰 벽지로 교체되고 수리 중 먹을 것을 챙겨주거나 응원의 말을 건네는 수혜자를 생각하면 힘이 솟아난다는 게 단원들의 설명이다. 총 84명의 단원을 보유한 M.U.V는 단순한 수리 활동에서 그치지 않고 수혜자들에게 감동을 주겠다는 목표 아래 다른 대학 동아리와 연합해 집 수리 활동을 진행하거나 경기도 외 다른 지역에도 파견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길영 M.U.V 회장은 “M.U.V는 수혜자들이 수리된 집에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낡은 집을 새롭게 바꿔나가고 있다”며 “동아리 단원들의 손으로 집이 바뀌는 과정을 눈으로 직접 보는 것만큼 뿌듯한 순간이 없다. 앞으로도 손길이 필요한 곳에 가 집을 수리하며 감동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는 춤추고 노래하는 21세기 예인”…안영화 예기 대표

“까만 보자기 안에 손을 넣고 어떠한 조각들을 주물럭거리다 보면 어느 순간 딱 끼워 맞춰지는 짜릿한 순간이 와요. 맞추기 전까지는 ‘이게 과연 될까’하는 두려움이 들기도 하고. 그렇게 알 수 없는 조각들을 설렘과 긴장으로 맞춰가는 작업이 연출이라 생각합니다.” 경기도립무용단 수석단원을 거쳐 역사가 담긴 문화원형을 소재로 지역 공연콘텐츠를 개발하는 공연기획의 연출가이자 경기도 지정 전문예술단체 ‘예기’의 대표까지. 안영화 대표(58) 앞에는 여러 수식어가 함께한다. 안 대표는 지난 달 수원화성의 정조테마공연장에서 열린 정조와 혜경궁 홍씨의 이야기를 다룬 ‘해후’를 성황리에 종료하며 한결 홀가분한 미소를 보였다. 해후는 화성 행궁에서 진행된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를 바탕으로 정조가 왕이 돼 겪은 어려움과 역경, 어머니와의 화해 과정이 담긴 전통예술 창작극이다. 한때 도립 수석 무용단원으로 정통 봉수당 진찬연 행사의 혜경궁 홍씨로 무용을 펼쳤던 그녀는 이제 연출가가 돼 지역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연출가로서 그의 삶을 이끈 건 조선시대 예인, 기생들이었다. 안 대표는 2010년 무용단을 나와 수원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독립운동가이자 기생인 김향화의 이야기를 알게 됐다. 안 대표는 “일패기생 김향화는 고종이 승하하자 동료 기생을 이끌고 수원에서 서울로 가 대한문 앞에서 망곡례를 올리고, 1919년 3월29일 수원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라며 “수원 토박이 출신이자 같은 예인으로서 그녀의 이야기는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그때부터 그는 수원의 기생에 관한 역사를 찾아보기 시작했고, 역사를 거듭 올라가 조선시대 이야기까지 닿게 됐다. 안 대표는 “의궤를 살펴보면 서울의 기생과 수원의 기생이 함께 봉수당 진찬연을 준비하는 모습도 있다”며 “만약 내가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관에 소속됐던 관기였을 것이란 상상을 펼치며 그 속에 빠져 들었다”고 말했다. 한글로 번역된 수많은 역사서와 자료를 살펴보며 지역의 이야기에 매료된 안 대표는 대중이 쉽게 그 이야기를 접할 수 있도록 관광자원으로서 로컬 이야기를 풀어냈다. 1993년 도립무용단 수석단원을 역임하고, 201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약 일무 이수자로 선정됐던 그는 2011년 수원예기보존회(이후 ‘아트컴퍼니 예기’로 변경)를 발족했다. 한 마디로 ‘무모하지만 너무나 즐거웠다’고 그는 지난 세월을 회상했다. 광복 70주년 기념 ‘수원, 그날의 함성’, 3.1운동 100주년 기념 시민문화재 ‘100년의 울림’ 등 고유의 사라져가는 전통예술과 인문학 자료 및 사료를 발굴하고, 연출은 물론 저서를 펴내며 전통문화 콘텐츠를 현대에 살려내고자 한 시간은 전국에서 단 두 팀만 꼽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통예술 지역브랜드 상설 공연에 선정되는 등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한 때 소규모 극단과 극장이 즐비했던 행궁동 공방거리에 복합문화공간 ‘가회당’의 문을 열었다. 연습실로 구상했던 공간을 공연이 열리는 소극장으로 만든 건 지역의 젊은이들 때문이다. 동료와 후배들은 고향을 벗어나 서울로 하나둘 떠났다.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수록 젊은 사람들이 꿈을 펼칠 수 있게 서포트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조건 없이 내주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곳에선 국악과 재즈, 때론 연기와 무용, 무술과 전통 탈춤, 서커스 등을 수원 지역의 10대부터 60대 예술가가 함께하는 공연으로 담아낸다. “전통을 얼만큼 해체하고 확장할 수 있을까는 정말 재밌는 작업이에요. 그런데 그게 나만의 장르만 가지고 되는 건 아니고, 다른 장르와 만나 시너지를 내는 게 지금 세대에 훨씬 맞다고 봅니다.” 이제 안 대표는 무용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한 콘텐츠를 만들면서 동시에 로컬의 이야기를 해외 시장에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그는 “어떤 분야가 됐건 최대한 많이 예술을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러한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