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왜 이러나?

도내 기초자치단체의 관심에 차별이 있을 순 없다. 사실적으로는 다같은 광역사회며 법률적으로는 다같이 수평관계다. 이런 가운데 수원시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수부도시로서 지방자치의 시범이 돼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러함에도 이상한 연수에 대해 논평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은 심히 유감이다. 이미 시행한 1천50명의 공무원 연수가 ‘자치능력 향상과 행정쇄신’명분에 과연 얼마나 합치된 결과를 냈는가 하는것은 지역사회의 의문이다. 1박2일의 일정과 연수프로그램 내용 또한 궁금하다. 공무원의 연수는 물론 인정한다. 하지만 준비, 입안, 평가가 객관화 됐다고 보기 어려운 실시가 직무수행능력 및 정신교육에 투자효과만큼 도움이 됐다고는 믿기지 않는다. 공무원의 제주도 산업시찰은 더욱 당치않다. 시공무원들에 대한 연수가 이러한터에 민간인 600명을 대상으로 한 연수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 통·반장, 바르게살기협의회, 새마을부녀회, 새마을문고, 주민자치센터위원등이 대상이었다. 수많은 이들 가운데 연수대상으로 600명을 임의 선정한 기준 또한 무엇인지 잘 알 수 없다. 공무원과 같은 1박2일의 연수목적 역시 불분명하다. 시정홍보는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대상으로 해야 순수하다. 시가 일방적으로 선정한 특정인들에 대한 홍보 행사는 선심성이 짙다. 특히 예산을 투입해가며 추진한 특혜성 행사여서는 차기 선거포석이라는 말을 듣기쉽다. 실제로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그런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가 이같은 연수를 위해 무려 2억원을 투입한것은 주민 납세로 부담하는 자치비용을 알뜰하게 썼다고 볼 수가 없다. 지방재정법이 요구하는 건전재정운영의 기본원칙에 어긋난다. 감사원감사에 의해 잇따라 지적되고 있는 지방재정의 방만한 운영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는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다. 불경기에 겹친 대기업의 부도로 협력사등이 도산 직전에 처해 지역경제가 IMF때 못지않게 암울한 실정이다. 수원시 정도면 나름대로 지역경제를 걱정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도 아직 그런 말을 듣지 못했다. 이런판에 수백명의 민간인까지 동원, 이해못할 행사를 끝까지 강행했다. 지역사회가 이를 도덕적으로 용인할 것인지 궁금하다. 공무원의 사기앙양은 췌언이 불요한 당면과제 이긴하나 거창한 행사성 연수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잘못하면 오히려 저항을 유발하기 십상이다. 평소의 전문교육과 공정한 근무성적평정 및 인사의 투명성이 병행돼야 한다.

정치검찰 퇴출논란

최근 정치권에 ‘정치검찰 퇴출’ 논란이 한창이다. 4·13총선사범에 대한 편파수사 문제가 한나라당의 검찰 수뇌부에 대한 탄핵소추안 제출로까지 확전된 것이다. 물론 검찰쪽에서는 “검찰의 중립의지를 꺾는 행동”, “정치권의 검찰 길들이기”라며 집단 반발하기도 했고, 민주당은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6개월 이상 공권력이 마비된다”(10일, 서영훈 대표)며 야당의 탄핵안 발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의 ‘정치검찰 퇴출선언’을 단지 정략적 발상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각종 대형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치권 관련의혹이 제기됐고, 검찰수사는 ‘눈 가리고 아웅식’, ‘도마뱀 꼬리 자르기식’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9일 옷로비 사건과 괄년 국회 청문회 위증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핵심 4인방에 대한 법원판결도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형자씨 자매의 자자극으로 결론을 내린 검찰과는 반대로 법원이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 특별검사쪽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이어 10일 “옷사건 재판에서 드러났듯이 이제 더이상 권력형비리를 검찰에 맡길 수 없는 지경에 왔다”고 배수진을 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처럼 검찰이 정치검찰로서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정치불개입’, ‘엄정 중립’의 원칙을 지키지 못한 흔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파업유도 사건으로 낙마했던 김태정 전 법무장관의 경우 검찰총장 시절 정치권 사정이나 재벌관련 수사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어 검찰 내부에서 조차 ‘전형적인 정치검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최근 대검특수부 차장검사 출신인 민주당 이원성 의원의 ‘검찰동원 정치개혁’ 발언도 검찰의 중립성을 의심케하는 대목이다. 이런 억울함(?) 때문에도 검찰은 오는 17일 수뇌부에 대한 국회의 탄핵안 표결결과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어차피 여야의 당리당략에 따른 표결이 되겠지만, 이번 기회를 정치검찰이라는 멍에를 벗어던질 수 있는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민봉기자 mblee@kgib.co.kr

미국의 大選

미국의 大選 아메리카합중국(USA) 건국사상 대이변이 일어났다. 1776년 독립전쟁에 승리, 영국의 식민지에서 벗어났다. 서부개척, 남북전쟁을 거쳐 적극적인 국민성, 풍부한 자연자원에 힘입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1·2차 세계대전을 연합국의 승리로 이끌었으며 1945년 전후 자유진영의 지도국이 됐다.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연방(USSR) 붕괴이후에는 세계 질서를 주도하다시피 하고있다. 미국의 이런 자존심을 송두리째 깔아 뭉기는 34대통령선거 이변은 건국 224년만에 처음 맛보는 가장 치욕으로 기록할만 하다. 공화당 부시후보 진영은 적확성을 이유로 들어 플로리다주의 재검표수작업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을 내 마침내 법정으로 비화했다. 이에 민주당 고어후보 진영은 “그들이 승리를 믿는다면 수작업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맏받아쳤다. 지난 2일 대통령선거를 치룬지 10여일이 되도록 당선자를 내지못하는 미로는 전례가 없었던 혼란이다. 잘해야 오는 17일에나 판가름날 전망이다. 이때문에 백인과 유색인종, 대도시와 소도시, 부유층과 빈곤층의 갈등이 더욱 증폭돼가고 있다. 미국의 언론들은 국론분열을 심히 우려하고 있다. 누가 집권하든 정통성 시비에 휘말려 권력 장악에 누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유력하다. 미국의 쇠퇴조짐으로도 보인다. 미국의 대선혼선은 누가 딱 부러지게 잘못했거나 해서 일어난 것이 아니다. 박빙의 선거판도 역시 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어떤 섭리의 조화다. 새천년들어 발생한 미국대선의 이변은 21세기 이변을 예고하는 것인지 모른다. 장차 언젠가는 세계질서가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면 지구촌은 20세기 초기와 같은 혼전을 거듭할 것이다. 역사학자 토인비는 ‘인류의 역사는 나선형으로 발전한다’고 말했다. /白山

서해대교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는 미국 뉴올리언즈 폰차트레인 호수를 가로지르는 코즈웨이 브리지다. 3만8천400m로 1969년에 개통했다. 바다 위에 놓인 다리로는 샌프란시스코만을 가로지르는 총길이 1만3천227m의 ‘베이 브리지’가 가장 길다. 일본에서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대표적 장대교로는 혼슈(本洲)와 시고쿠(四國)를 연결하는 세토(瀨戶)대교가 있다. ‘일본의 자존심’이라 일컬어지는 세토대교는 세토 내해(內海)의 5개 섬을 연결한 것으로 길이가 1만3천100m이다. 상층부에는 4차선의 도로가 나 있고 아래층에는 복선식 철로가 지나는 형태인데 도로-철도 겸용 다리로는 세계에서 가장 길다. 1985년 현대건설이 완공한 말레이시아 페낭대교는 말레이시아 본토와 천연관광 명소인 페낭섬을 연결한다. 해상구간 교량 길이만 8천500m로 다리 높이가 수면 위 40m여서 마치 물위를 달리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10일 개통된 국내최장의 서해대교도 세계적인 다리다. 왕복 6차선, 길이 7천310m로 세계에서 9번째다. 다리 중간에 있는 ‘H’자 모양의 2개의 주탑 높이는 제주도 성산 일출봉과 똑같은 182m다. 경기도 평택시 포승면 희곡리∼충남 당진군 송악면 복원리를 이어주는 서해대교는 7년간 6천7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완공했다. 안전운전과 추락사고를 막기 위해서 방어벽을 일반적인 높이(80m)보다 훨씬 높은 1.3m로 쌓아 승용차 안에서는 아름다운 주변경관을 잘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움이다. 그래도 주탑부근 1km구간의 방어벽은 80cm 정도여서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서해안 시대의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희망의 다리’로 국내는 물론 세계적 명물이 될 서해대교가 자랑스럽다. /淸河

공적자금國調, ‘책임’밝혀야

여야가 전격 합의한 공적자금 국정조사는 하루라도 빨리 착수해야 한다. 서민들은 잘 듣지도 못했던 것이 공적자금이다. 김대중정부는 이런 돈을 110조원이나 집행하고도 모자라 추가공적자금 40조원의 국회 동의안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한해 예산보다 많은 150조원의 공적자금을 퍼붓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 5월까지만 해도 공적자금은 국회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강변하였다. 연간 10수조원의 금리를 재정자금으로 부담하는데도 애써 국회를 외면 해오다가 추가 공적자금이 소요되는 다급한 상황이 되자 이번엔 국회동의를 자청했다. 여당 또한 공적자금의 방만한 운영을 더이상 방관만 하는 것은 나중에 더큰 정치적 부담이 된다고 보아 거부해온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전격 수용했다. 금융권 구조조정 등에 공적자금 투입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공적자금투입 및 관리에 투명성을 잃어 사각지대가 된데 문제가 있다. 따라서 국정조사는 부실운용의 책임규명에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 그간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쓰면서도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던 것은 정부의 도덕성 해이가 얼마나 막심한가를 말해준다.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는 부실기업 및 부실금융기관의 판단에 심한 오류를 범해 공적자금 투입규모를 훨씬 줄일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여기에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까지 겹쳐 부실규모를 더 키우기도 했다. 4·13 총선 때 민주당이 경제장관들에게 ‘공적자금 불요론’ 주장을 압박한 것은 그러한 사례의 하나다. 공적자금의 투입과정 및 사후관리와 함께 회수대책이 또한 중요하다. 21조6천560여억원은 이미 회수가 불가능하고 회수 전망이 투명치 못한 공적자금 역시 이보다 많은 것으로 안다. 정권의 정책과오 및 실패를 국민의 혈세로 충당해야 할 판이다. 공적자금투입을 잘못한 정부관리, 공적자금을 방만하게 운용한 은행경영자와 부실기업주들의 책임을 반드시 규명해내야 한다. 사법적 조치대상의 현저한 책임자를 색출해내야 하는 것이 국정조사의 소임이다. 그러지 않고는 천문학적 수치의 공적자금에 심히 부담을 갖는 국민정서가 용납지 않을 것이다. 특히 여당은 국정조사 과정에서 책임모면을 위한 사실호도의 인상을 주어서는 더큰 재앙이 돌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인천경제 회생의 길

11·3 기업퇴출에 이은 대우자동차의 최종부도 충격으로 경기 인천 지방경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특히 최종부도 하루만에 가동중단된 대우차 부평공장과 협력업체들이 몰려있는 인천경제는 파산직전의 빈사상태에서 신음하고 있다. 경제계는 인천지역 실업률이 7월 3.9%에서 10월 4.7%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대우차 협력업체 종사자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게되면 10%선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음부도율도 9월 0.26%에서 10월 0.43%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1∼3차 협력업체들의 도산을 감안하면 1%선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하고 있다. 그밖에 인천경제의 심각성은 산업현장 곳곳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98년 경기은행 퇴출로 금융산업구조가 취약해져 자금난을 극복못한 중소기업의 부도사태가 속출한 데 이어 올해는 13개의 신용금고 중 6곳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서민금융권이 붕괴되면서 예비공황상태를 맞고 있다. 환란이후 대형건설업체들은 도산 또는 법정관리상태에 있고 1천400여 전문건설업체들은 하도급 공사대금으로 받은 진성어음을 은행에서 할인해주지 않아 극심한 자금경색에 빠져 있다. 대우차 부평공장도 협력업체들이 납품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부품공급을 중단, 3일간 휴업에 들어갔으나 협력업체의 현금결제요구가 확산될 전망이어서 언제 재가동하게 될지 모를 상황이다. 대우차의 주력수출기지였던 인천항만업계도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했다. 국민경제 회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경제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지방경제 전체가 최악의 고통속에 신음하고 있지만 특히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어느 지방도시보다 큰 인천지역 경제가 회생불능 상태라면 결코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안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경제 회생을 위한 장단기 대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 우선 대우차가 재가동할 수 있게 협력업체들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사태는 긴박하다. 부품업체 소지 진성어음의 새어음 교환·협력업체의 운영자금 지원·신용보증기관의 보증한도 상향 등 정부가 내놓은 방안들을 즉각 실행하지 않으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다. 실직자들의 재취업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실시 등 효율적인 고용 안정 방안을 강구해야 함은 물론 도산업체에 대한 업종전환과 창업을 지원할 새로운 산업재건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 당국은 이밖에 금융 건설 등 취약해진 산업전반에 대한 회생책도 마련, 실천에 옮기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인천, 문예공간 너무 부족하다

국제도시라는 인천광역시가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오명 가운데 하나가 ‘문화예술공간 불모지’라는 말이다. 인천은 우선 공연장부터 크게 부족하다. 인천지역 문화예술인들과 인천시민들이 서울에 가서 공연하고 관람하는 실정이다. ‘서울문화 종속’이라는 자탄이 그래서 심화되고 있다. 수도권의 공연장은 서울 32개, 경기도가 26개인데 비해 인천은 고작 3개뿐이다. 인구 비례도 서울과 경기도가 각각 31만명과 33만명당 1개꼴로 공연장을 갖춘 반면 인천은 겨우 87만명당 1개꼴의 공연장을 가진 셈이다. 게다가 인천 공연장 3곳 중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1천544석)을 제외한 서구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957석)과 계양문화회관(758석)은 시내 중심지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문화예술인들과 공연기획사들이 대관을 꺼리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시립공연단체, 공연기획사들이 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으로 몰려들어 대공연장 대관 경쟁률이 치열하다. 이러한 이유는 지난 1990년대 중반 1천석 이상을 가진 시민회관 대공연장이 문을 닫은 탓도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점은 문화예술 지원행정의 미흡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지난 1995년 이전 각각 문화재단을 설립해 문화예술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인천시는 오는 2002년 이후에야 문화재단 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1998년 구조조정 차원에서 문화관광국을 없애려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거센 반발에 밀려 취소한 과거사를 돌이켜 보면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인천시의 마인드부족 실태를 짐작케 한다. 지역문화예술을 발전시키는데는 자치단체장의 의지와 관심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출범 직후 위축된 지자체의 문화예술 지원행정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러나 인천시의 경우는 안타깝기까지 하다. 인천지역 문화예술 공간의 확충을 위해 인천시는 문화재단 설립을 앞당기는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 또 인천 소재 기업들도 문화예술지원에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초등교사 땜질충원 이제 그만

내년에도 초등교원 수급차질이 또 우려되고 있다. 지난 8일 경기 인천교육청이 마감한 초등교사 공개채용시험 원서접수 결과 경기 714명(모집정원 2천명), 인천 43명(모집정원 700명)이 각각 모집정원에 미달됐다. 이에따라 교육당국은 앞으로 부족한 초등교사를 메우기 위해 교과전담교사(기간제교사)의 배치가 불가피해졌다. 지난해에도 2천200여명(경기 1천744명·인천 510명)이 부족해 교과전담교사로 충원한 바 있는 경기 인천교육계에 이처럼 초등교원 부족현상이 고질화되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다. 초등교원의 이같은 수급난조는 인구증가로 교원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터에 지난 98년 교원정년 단축으로 해당교사가 대거 사직한데다 예기치 못했던 명예퇴직자의 대량속출로 비롯된 부족사태의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족인력의 누증으로 초등교원의 내년 전국 수요인력이 8천명인데 비해 교대졸업생은 4천명에 불과하니 절대인원이 부족한 것이다. 중등교원이 사범대와 일반대 교직과목 이수자를 포함해 실제 수요의 4∼5배 가량 양산되는 것과 달리 초등교원은 평상시 수요에 거의 비례해 교대에서 양성하고 있으므로 정년단축 때처럼 대량 결원이 생기면 특단의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도 교육당국이 그동안 소극적으로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었으니 한심한 일이다. 교과전담교사의 부작용은 이미 교육현장에서 드러난 바 있다. 2년전 초등교원 대량사직으로 다급해진 교육부가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에게 2개월의 단기교육을 실시, 기간제교사로 채용한 것은 땜질식 충원에 불과했다. 초등학생의 발달수준에 맞는 교수방법을 제대로 교육받지 않은 교사들이 배치된 결과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기존교사들과의 마찰도 생겼다. 이러함에도 교육당국이 전담교사를 대량 채용할 수 밖에 없게된 것은 무계획적 행정의 소치다. 특히 경기도는 초등학생 증가율이 전국 6.5%의 두배가 넘는 15%에 이르러 교원수요도 매년 2천명에 달해 짜집기식 결원보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이런데도 당국이 수도권집중억제를 이유로 경기교대 설립을 불허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신도시 개발로 서울인구를 유입시켜 교육수요를 늘려 놓고도 교대설립을 못하게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만성화된 교원부족사태를 해결하고 계속 늘어나는 교원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선 도내에 교대를 설립하는 일이 급선무다. 교원의 안정적 수급과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당국의 숙고가 있어야 할 것이다.

10대

10대들의 행동은 변덕스러운 날씨같다고 한다. 그만큼 10대의 시간은 심한 ‘기복’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하지만 부모는 10대의 기복을 ‘성장’과 ‘관점’이란 요소로 이해해야 한다. 10대의 신진대사는 매우 활발하다. 너무 키가 커서, 너무 뚱뚱해서 고민하는 여학생, 고등학교 1학년인데 초등학생처럼 보이는 남학생, 여드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10대들은 모두 정상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부모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10대들에게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보일 수 있다. 관점에 따라 삶의 방식이 다른 것이다. 낮은 성적, 깨어진 친구관계, 이성의 관심을 받지 못함, 운동신경의 미발달 등이 삶과 죽음의 문제로까지 확대되기도 한다. 10대의 상상력은 매우 풍부하다, 공상, 이상에 대한 동경을 강하게 느껴 낭만적인 것을 좋아하고 행운, 마술, 미신 등을 믿는 경향이 있다. 또 자기만의 영웅을 가지고 이에 심취한다. 10대들은 어떤 새로운 것에 대한 모험이나 성취에 대한 공상을 좋아한다. 10대들의 공상은 높은 야망과 꿈을 품게 만든다. 이들의 상상력은 방향을 제대로 잡을 때 기성세대가 생각해내지 못한 기발하고 참신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상상 중에도 희망과 완전한 것을 찾는 상상은 이상이다. 이상이야 말로 10대들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는 강한 원동력이다. 이상을 품은 10대들, 청소년은 현실이 어렵다해도 현실에 지배받지 않는다. 청소년기는 도전과 회심의 시기가 될 수 있다. 이때 가장 효과적인 것이 부모의 인내이며 대화이다. 15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그야말로 코앞에 닥쳤다. 10대자녀들을 위한 보살핌이 가장 절실한 요즈음이다. /淸河

시급한 공기업 구조조정

현대, 쌍용양회 등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전국이 시끄럽다. 이들 기업에 대한 처리는 시장원리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해야 되며, 이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를 정부는 사전에 충분히 준비해야 된다. 그러나 민간기업도 문제이지만 정부의 지원을 받는 공기업의 구조조정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민의 귀중한 혈세로 만든 공기업이 구조조정을 통하여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보다는 정부의 보호막 속에서 무사 안일한 경영을 함으로써 사실상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어 비판이 대단하다. 이번 국감에서 나타난 공기업의 운영행태를 보면 문제점이 너무도 많다. 한국전력은 인력감축을 한다면서 실제로 현업에 필요한 하위직종인 기능직은 대량 해고하면서 상위 직급은 오히려 증가시켰는가하면, 한국마사회는 기능직의 평균 연봉이 3천3백만원에 달하고 있다. 농민을 위한다는 농업기반공사는 불과 30%만이 농민을 상대하는 직원이고 나머지 70%는 경리·관리 등 지원업무인력이며, 한국통신 감사실 등 12개 부서는 법인카드로 지난 1년반 동안 무려 19억원을 술값에 지출했다. 한국종합화학과 같은 공기업은 매출액의 수배에 달하는 적자를 보고 있어 사실상 도산 상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기업이란 이유만으로 그대로 버티고 있다. 공기업은 통신, 에너지, 제철, 비료 등 국가 기간산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사실상 독점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경쟁체제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 더구나 대부분 경영자들이 정부로부터 논공행상 형태로 낙하산식으로 지명된 퇴직관리 또는 총선에서 낙천·낙선한 정치인들이기 때문에 회사경영보다는 정치권의 움직임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니, 회사 경영이 제대로 될 리가 있겠는가. 자질없는 경영자들의 방만한 경영으로 국민 혈세만 축내는 것이다. 정부는 공기업도 시장논리에 따라 구조조정을 해야 된다. 사실 수십조에 달하는 공기업의 예산은 특별한 감사나 심의도 없이 집행되고 있다. 국민의 혈세만 축내는 공기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 없이 어떻게 민간기업에만 구조조정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정부도 낙하산 인사나 경영에 간섭하지 말고 자율적 경영을 지원해야 되며, 민영화가 가능한 기업은 시급히 민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공기업이 구조조정에 모범을 보일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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