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란 하나원 포교사 “아픈 사연 많은 북한이탈주민은 내 가족, 눈물 닦아줄 것”

“북한이탈주민의 눈물을 닦아 주는 손수건이 되고 싶습니다.” 7월14일은 첫 번째 북한이탈주민의 날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이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정착 지원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위기 상황에 처한 북한이탈주민을 경기도 긴급복지 콜센터에 제보한 경기도민이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하나원의 홍성란 포교사(65)가 그 주인공. 홍 포교사에게 봉사는 삶의 일부였다. 어렸을 때부터 군부대, 절 등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다녔다. 홍 포교사는 2007년부터 안성에 있는 하나원에서 포교사 활동을 시작했다. 하나원에는 도움이 필요한 수많은 북한이탈주민이 있었고 그는 지금까지 그들을 돕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위기에 빠진 북한이탈주민 김정선(가명)씨를 도왔다. 김씨는 지난해 6월 임신 8개월 차에 남편과 여섯 살 아이를 데리고 북한에서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탈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남편이 공안에게 잡혀갔고 아이와 함께 한국에 들어왔다. 출산일이 다가와도 도와줄 사람이 없자 김씨는 하나원에서 만난 홍 포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홍 포교사는 즉시 경기도 긴급복지 콜센터에 연락해 김씨가 도움을 받게 했다. 쌍둥이를 임신한 채 북한에서 한국에 온 정경란(가명)씨도 홍 포교사의 관심과 따뜻한 배려로 도움을 받았다. 지난 6월 정씨는 출산 예정일보다 한 달 이르게 양수가 터져 다급한 상황에 놓였다. 마찬가지로 도움을 청할 곳이 없는 정씨는 홍 포교사를 떠올렸고 홍 포교사는 출산할 때까지 정씨의 곁을 지켰다. 그는 그동안 북한이탈주민들과 보내며 “단 한 번도 봉사에 가기 싫다는 마음이 든 적이 없었다”고 했다. 홍 포교사는 “북한이탈주민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가슴 아픈 사연이 많다. 그들을 남이 아닌 가족으로 생각하고 품어준다면 한국에 조기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내게 소중한 가족들이고 엄마같이 그들을 사랑으로 품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 매력에 빠진 이상진 화백 “수묵화는 강 그림자처럼 거짓 없어”

“그림은 마음의 거울이고 자신을 표현하는 예술입니다.” 양평군 강상면 송학리에서 주민들에게 수묵화를 가르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상진 화백(78)의 그림 철학이다. 이 화백은 “수묵화는 검은색만 담는 것 같지만 먹 하나로 빛, 깊이 등 내면의 세계를 10가지 색으로 표현한다”며 “강의 그림자처럼 있는 듯 없는 듯한 색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강의 그림자 색은 산하(山河)를 받아들이는 색이며 거짓이 없다”며 “수묵화는 엄마의 눈을 크게 그리는 초등학생의 그림처럼 표현이 순수하다”고 전했다. 이 화백은 ‘북한강 상류’를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꼽았다. ‘북한강 상류’는 물의 어둠과 밝음을 수묵으로 표현했는데 한 손으로만 물의 흐름과 방향을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 나뭇가지를 꺾어 땅에 그림을 그렸고 유명 화가를 따라다니며 미술가의 꿈을 키웠다. 그러다 1993년 47세가 된 그는 양평의 빼어난 자연과 수려하고 아름다운 강물에 매료돼 양평에 정착했다. 그는 생계로 건축업을 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붓을 놓지 않았다. 그런 노력이 쌓이면서 일본과 중국 등 외국을 오가며 전시회를 열었다. 대한민국미술대전과 동아미술제에서 잇달아 수상했고 개인전도 여러 번 열며 화단에 이름을 올렸다. 1983년에는 대한민국문예진흥원을 통해 동남아 세계 각국 대사관 주재원을 대상으로 그림 체험 강습을 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1987년 문예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일본 신주쿠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이 화백은 1980년대부터 그림 재능기부를 해오고 있다. 불교의 나라 스리랑카에서는 재능봉사로 현지인들에게 연꽃 그림을 가르쳤다. 지난해 3월부터는 송학리 주민 20여명을 대상으로 그림을 가르치고 있다. 교육생은 은퇴자나 펜션 운영자, 주부, 회사원 등 다양하다. 그는 그림을 배우는 후배들에게 “자신이 그리고 싶은 대로 붓이나 연필로 자유롭게, 본능적으로 그려보라”고 조언했다.

설우요 김종훈·문지영 부부 작가 “흙의예술 도자기, 함께하니 완성도 높아져”

“일본의 국보 이도차완(井戶茶碗)을 우리는 막사발이라고 부릅니다. 막사발은 전통과 자연스러움이 그대로 담긴 도자기로 특별한 기술이나 장식 없이 흙과 불의 본질에 충실하고 일상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여주 대신면의 도예공방 ‘설우요’를 운영하는 남편 김종훈, 아내 문지영씨 부부 작가. 이들은 전통도예의 아름다움을 자신만의 감각으로 재해석해 독창적인 작품을 창조하고 있다. 두 작가 모두 어릴 적부터 전통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하며 도자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후 흙이라는 소재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며 창의적인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꼈다. 부부는 각자의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바탕으로 작업을 시작하지만 작품의 완성 단계에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며 조율한다. 서로의 시각을 반영해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함이다. 특히 색감과 형태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더한다. 김 작가는 전통적인 요소를 자신의 감각을 통해 재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전통도예의 아름다움에 현재를 살아가는 감각으로 흙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연스럽고 독창적인 형태를 찾아내는 것 역시 신경 쓴다”고 강조했다. 문 작가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작품을 알리기 위해 전시회를 꾸준히 열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통하고 싶어 했다. 그는 “도자기를 이해하는 서로의 감각을 나누기 위해 전시와 워크숍 등에서 도자기의 매력을 서로 느껴 보려 한다”며 “우리가 만든 작품을 통해 전통을 바라보는 또 다른 조화로움을 느껴보면 좋겠다. 도예는 시간이 걸리는 예술이다. 우리의 작품을 통해 도예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함께 느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부 도예작가의 바람은 딸이자 설우요의 2대 작가인 김은하 작가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김 작가는 열 살이던 2014년 당시 여주 반달미술관에서 첫 작품전을 개최하며 최연소 작가로 데뷔했다. 부부는 “천년의 맥을 잇고 있는 전통도자기와 현대도자기의 조화로 새로운 시대의 도자기를 빚기 위해 오늘도 설우요에서 흙과 불이 예술로 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학부모 앙상블 ‘그라치오소’ “누구의 엄마가 아닌 당당한 연주자입니다”

“이곳에선 ○○엄마가 아니라, 당당한 바이올린 연주자가 됩니다.” 음악 앙상블 ‘그라치오소’는 용인 기흥구 초당중 학부모들이 결성한 자치 동아리로, 지난해 연말부터 인원을 모집한 뒤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에 돌입했다. ‘그라치오소(grazioso)’는 음악용어로 ‘우아하게, 아름답게’라는 뜻이다. 피아노 박은주·박효정·신혜영, 바이올린 김미숙·송희경·장현수, 첼로 양지연·이선명, 매니저 변지영 등 동백지역을 기반으로 총 아홉 명의 엄마들이 모였다. 대부분 초당중을 다니는 자녀를 뒀고, 수지구 정평중 자녀를 둔 엄마도 있다. 같은 학교를 다니는 자녀들의 엄마로 만났지만, 여기서 이들은 ‘○○엄마’, ‘□□맘’이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는다. 그들은 이곳에서만큼은 각자 이름으로 불리는 당당한 연주자가 된다. 그라치오소가 특별한 이유는 모임이 만들어진 배경과 동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은 학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모임을 조직하지 않았다. 악기에 관심 있던 학부모 두세 명이 모여 동아리를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은 뒤 서로 커뮤니티(밴드)에 모집 공고를 올렸고, 학교도 이들의 취지에 공감해 멤버 구성에 도움을 줬다. 그렇게 멤버들은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와 소통하는 접점을 늘릴 수 있게 됐고, 아이들 역시 무대에 오르는 엄마를 보며 엄마의 몰랐던 면모를 깨우치며 폭넓은 예술 향유 기회를 얻는다. 엄마도 학교도 아이도 모두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지난달 열린 학교 1학년 입학 100일 기념 등굣길 음악회 무대는 아이들과 소중한 교감의 기회를 만드는 시간이었다. 이들의 열정은 이달 들어 용인교육지원청 대강당에서 펼쳤던 학부모 연수 공연과 초당중 축제로 이어졌다. 이들은 앞으로 더 많은 무대에 서려고 한다. 경기도내 학교와 관공서뿐 아니라 문화 복지 사각지대가 있다면 얼마든지 공동체의 순기능을 전파할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로 구성된 앙상블이지만 향후 악기나 음악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고 멤버 구성을 다양하게 조정하는 등 자유롭게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또 비전공자들이 주축을 이루다 보니 오히려 상호 간 소통에 어려움이 없다. 전공자 위주라면 각자의 음악 색채가 뚜렷해 충돌할 수 있지만, 그라치오소 멤버들은 서로 모르는 부분이 많아 터놓고 의논하고 맞춰가는 게 수월한 편이다. 멤버들은 그저 이 자그마한 모임이 초당중을 넘어 용인 전체에 자치 동아리 문화를 확산하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돈을 바라는 것도, 명예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음악이 좋아서 시작했고, 아이들과 또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연구할 수 있어 연주를 이어가려고 한다. 그라치오소 구성원들은 “중요한 것은 거창한 목표를 수립하는 데 있지 않다. 하루라도 더 얼굴을 보고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올라 용인의 더 많은 이들과 만나는 일이 중요하다”며 “단발성 모임이 아니라, 오랫동안 지역 사회에 녹아들어 공동체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포천 영중면기업인협의회 강태선 회장 “지역의 든든한 버팀목 되고 싶다”

포천시 영중면에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이가 있다. 영중면 기업인협의회 강태선 회장(64·태산건설 대표)이 그 주인공이다. 영중면 토박이인 강 회장은 영중중학교 총동문회장, 영중면 체육회장, 새마을지회장, 포천시의회 4·5대 시의원과 부의장을 역임해 지역의 큰 형님이나 다름없다. 예전 영중면에 기업인협의회가 있었지만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던 강 회장은 지난 4월 지역을 이끌어갈 후배들에게 좋은 자산을 물려주고 싶다는 바람에서 협의회 재결성을 주도했다. 협의회는 지역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봉사하는 마음에서 연회비 1인당 100만원씩 모아 경로잔치, 면민의 날 행사, 마을 걷기대회 등 지역 대소사를 지원하고 있다. 새로 태동한 방범대엔 야광조끼를 선물했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영평1리 게이트볼장에 달려가 190만원 상당의 냉온풍기를 전달했다. 강 회장은 “협의회를 재정적인 문제 등으로 이어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젊은 후배들이 돈 걱정 없이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많은 기업인을 설득해 참여토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요즘 MZ세대들은 ‘N분의 1’ 시대를 살다 보니까 회비를 걷기도 힘들어 해 지역 행사를 치르기에도 버거워하고 있다”며 “힘 닿는 데까지 노력해 협의회를 반석 위에 올려놓아 후배들에게 지역의 자산으로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가입한 회원은 모두 32명. 올해 연말까지 40명을 채우는 것이 1차 목표다. 기업인협의회가 기업인들로만 구성된 다른 지역과 달리 체육회장, 이장협의회장, 주민자치위원장이 당연직으로 입회한다. 강 회장은 이들과 함께 모든 것을 공유하면서 지역발전과 지역봉사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강 회장은 자신의 고향이 영중면이기 때문에 고향 후배들을 위해 고생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타지 출신 회원들은 그렇지 않아 이들이 희생한 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강 회장은 “기업이 이웃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것이 진정한 복지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가면서 영중면 지역에 희망과 미래를 선물하는 기업인협의회가 되겠다”고 말했다.

조정현 ㈜호재에프에스 대표 “경쟁보다 협력, 어려운 요리보다 쉬운 요리 추구합니다”

“회사 운영에는 함께 성장하면서 발전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성남에서 간편식 밀키트 생산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조정현 ㈜호재에프에스 대표는 ‘함께한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젊은 시절을 보낸 조 대표는 ‘직접 생산하고 기획한 양질의 제품을 판매하고 싶다’는 의지 하나로 자신의 주특기인 프랑스 요리 전공을 살려 요식업에 뛰어들었다. 요리에 대한 철학이 남달랐던 그는 ‘남들이 어려워하는 멋진 요리’보다 ‘누구나 뚝딱 만들 수 있는 간편하고 맛있는 요리’를 추구했고 그런 자신의 신념을 담은 호재에프에스를 2018년 설립했다. 창업이라는 어려운 길에 들어섰지만 조 대표는 자신감을 무기로 단계적 성장을 이뤄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조 대표의 호재에프에스는 도내 다른 중소기업과 경쟁 대신 협력을 도모했다. 호재에프에스는 2020년부터 경기도주식회사의 도내 중소기업 마케팅 지원 사업에 참여해 경기도 소재 기업과 제휴해 함께 성장 발판을 만들어 갔고 이를 통해 신규 가공식품을 개발 및 생산 판매하며 기업 간 상생을 이끌었다. 또 경기도주식회사 이커머스 지원을 통해 여러 플랫폼에서 입점 기회를 확대, 판로를 확장하고 ‘아빠식당’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적극적인 판로 개척으로 더 많은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 이런 조 대표의 노력으로 호재에프에스는 제품 디자인부터 물류, 공장 선택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소화하는 능력을 갖추게 됐고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에는 연 9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처럼 노력의 결실을 조금씩 맺어가는 가운데 호재에프에스는 여타 도내 기업들과 힘을 모아 제품을 생산한 점을 높게 평가받아 이달 초 ‘2024년 경기도 중소기업 유공 표창’을 받았다. 경기도 중소기업 유공 표창은 호재에프에스같이 기업 지원 활동을 통해 중소기업 성장과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호재(好材)’의 연속인 호재에프에스 조 대표는 올 하반기 자사 쇼핑몰을 구축, 더 많은 생산자가 소비자를 만날 수 있도록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쇼핑몰 비즈니스를 구상 중이다. 조 대표는 “경기도내 기업들과 상호 보완, 협력하고 경기도주식회사의 사업 등을 통해 성장하다 보니 함께 발전하는 즐거움으로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많은 소비자를 만족시키며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니어 모델 차안나씨, “제2의 인생 설계하는 사람들에게 희망 주고 싶어요”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망설이기엔 인생은 정말 짧습니다. 진정 원하는 일이 있다면 고민하지 말고 바로 도전하세요.” 배우와 CF 모델로 두 번째 인생의 문을 활짝 연 차안나씨(68)는 삶을 이끈 키워드를 ‘도전’이라 밝혔다. 30대부터 지금까지 안양에 살고 있는 그는 안양4동 바르게살기위원회 위원장과 안양4동 홍보위원, 주민자치위원장, ㈜컴투게더 대표 등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다. 60세가 넘어서는 그동안 꿈꿔 왔던 배우를 해보고자 도전장을 내밀었다. 차씨는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연기수업을 받아왔고 단편영화 ‘자화상’, ‘시사회’ 등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 활동의 지평을 넓혀 가고 있다. 최근에는 CF 모델과 배우로 활동하면서 애플 광고, 드라마 ‘모범형사’ 단역, 현대홈쇼핑 모델, 디자이너 이상봉 화보 모델 등 다양한 영상을 촬영하는 등 배우로 성과를 이뤄냈다. 그는 “그간 엄마로, 아내로, 지역사회 일원으로 열심히 살아왔다”며 “18년 전부터 군포에서 유통회사 대표를 맡게 되면서 본격적인 사회활동을 시작했고 60세가 넘어 모델로 캐스팅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를 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는 “내 모습을 되찾아 나답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5년 전 방송국 PD를 통해 우연히 시니어 모델을 제의받았고 예쁘게 늙고 싶다는 생각으로 제의를 받아들였다. 한 달, 두 달 교육을 받으면서 전문 시니어 모델의 꿈을 키워왔다. 165㎝의 크지 않은 키, 바쁜 일정으로 몸에 밴 빠른 걸음 등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부족함이 많았지만 스트레칭과 모델 워킹 등 꾸준한 훈련으로 몸의 균형이 잡히고, 건강한 몸도 되찾을 수 있었다. 차씨는 “모델워킹을 잘할지 따지기 전에 곧고 바르게 걷고 싶었다. 100세 시대에 필요한 것은 건강과 일”이라며 “오랫동안 일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우선이다. 일상 루틴으로 운동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시니어 모델의 아름다움은 자기와의 치열한 싸움으로 다져진 내공이 외면으로 자연스레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차씨는 멋스러운 은빛 머리카락, 메이크업, 패션 감각을 키워 나가면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이미지를 찾아가고 있다. 차씨는 “CF 모델과 배우로서 하고 싶은 일을 거침없이 해보고 싶다”며 “어르신들이 워킹과 연기를 배울 수 있도록 강좌를 만들어 재능을 이웃과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영상] "봉사는 지역사회 가꾸며 나를 찾는 여정"…엄유태 화성시자원봉사센터장 [명품도시, 봉사자가 만든다]

"봉사는 남을 마냥 돕기만 하는 게 아니에요. 나의 만족을 채우고, 자아 성장을 완성해 가는 인생의 과정이죠." 젊은 인구가 채워진 동쪽, 아름다운 생태계가 위치한 서쪽. 화성시에는 지역마다 다양한 매력이 묻어 있다. '동탄신도시'를 둔 동쪽은 어린아이들이 많고 '궁평항'이 있는 서쪽은 드넓은 자연경관이 자리 잡은 식인데, 봉사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도 이 같은 지역색이 함께 담긴다. 지난 2001년 개관한 후 2009년부터 사단법인으로 운영된 화성시자원봉사센터는 '화성만의 봉사 프로그램'을 늘 고민한다. 많은 봉사 기관·단체처럼 '사랑의 밥차', '김장 나눔', '취약계층 무료 진료' 등을 지속적으로 운영하지만, 특히 이보다도 지역 봉사자가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화성지역이 동서 격차가 있기 때문에 '화성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을 더 고민해야 한다는 게 엄유태 화성시자원봉사센터장의 생각이다. 엄 센터장은 "화성은 100만 인구의 대도시인 만큼 인적 구성도, 지역별로도 과거와 현재의 봉사 프로그램이 다르게 추진될 수밖에 없다"면서 "단순히 밥해주고 청소해주는 식의 봉사만 진행할 게 아니라 봉사자들의 재능과 욕구에 적합한 개인 맞춤형 봉사활동을 찾아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첫 소개를 했다. 이어 "저희는 화성시 안의 인적·물적 자원을 서로 연결해주는 것이 관건이라 생각한다"면서 "센터에 등록된 자원봉사자 23만여 명을 섬기며, 이들이 봉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만드는 게 저희의 역할이자 숙제"라고 설명했다. 센터 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가동 중이지만 대표적으로는 '화성호 횡단 플로깅'과 '페트병 모으기'가 꼽힌다. 화성호 횡단 플로깅은 9.8㎞의 화성호 방조제길을 따라 산책하면서 쓰레기 등을 줍는 내용인데,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구간만큼 자유로이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엄유태 센터장은 "방조제 1㎞마다 QR코드를 심었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QR코드로 인식하면 그 구간 동안의 플로깅 시간이 봉사 시간으로 누적되는 방식"이라며 "여력에 따라 누구나 365일 자유롭게 봉사를 할 수 있고 중간중간 포토존도 있어서 풍경을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고 전했다. 그는 "화성호는 바다로 향하는 마지막 보루다. 낚시인이나 캠핑족 등이 무단투기한 쓰레기들을 여기서 못 막으면 곧장 바다로 가기 때문에 저희가 여기서 플로깅 활동을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친구와 걷는 날, 가족과 걷는 날, (혼자) 사색의 시간 등 다양한 테마도 있어서 환경적으로도 일석십조의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플로깅 활동은 점차 화성시 전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화성호 외에도 지역 내 강변이나 등산로 등으로의 확대를 논의하고 있어서다. 야외에서 편히 임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 '서쪽 화성'만의 메리트다. 다음은 ‘동쪽 화성’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페트병 모으기 활동이다. 화성시 관내 어린이집과 협약을 맺고 기관마다 페트병함을 만들어, 일반 플라스틱과 분리해 투명 페트병을 수거하는 일이다. 페트병에 붙은 라벨을 떼고 병과 뚜껑을 세척 및 압축해 페트병함에 넣으면 끝이다. 어릴 때부터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교육하고, 일상 속에서의 봉사를 실천하기 위해 올해 처음 추진됐는데 '어린이 신규 봉사자'가 크게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엄 센터장은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재생할 수 있는 자원'을 배울 수 있고 가정으로 돌아가 그 내용을 보호자들에게도 안내하고 실천한다"며 "어릴 때부터 자원봉사와 끈을 놓지 않게 하면서 점차 봉사를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올해 또 다른 목표는 어린이 교통안전 공원 조성이다. 지역 내 소재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등이 각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엄 센터장은 "센터 옆에 트랙이 있는 교통공원 하나가 있는데 현재는 별다른 용도 없이 방치돼 있다. 저희 센터 안에서 교통안전 이론교육을 하고 이 공원에서 아이들이 경찰 역할, 보행자 역할, 운전자 역할 등을 나눠 맡으면서 현장교육을 실천해보는 식으로 봉사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다"며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꿈꾸고 있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화성시자원봉사센터에선 공무원 출신인 봉사자가 행정서류나 사업계획서 등의 작성을 돕는다던지, 원예 전문가가 경로당 등에 방문해 원예치료를 제공하는 식의 '공터' 프로그램도 열고 있다. 엄유태 화성시자원봉사센터장은 "화성시민 100만명이 1년에 한 시간만 봉사해도 100만 시간이다. 굳이 경제적 가치로 따져 최저시급(현 9천860원)으로 환산한다면 100억여원에 달하는 규모"라며 “소수의 봉사자가 100~200시간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다수의 봉사자가 1~2시간 봉사에 동참하는 것도 사회적 문화를 갖추고 가치를 만들어 가는데 큰 의미가 될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많은 분들이 화성지역을 위해 함께 봉사해 주시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봉사시간이 전년도 기준 100시간이 넘거나, 그동안의 누적이 2천시간이 넘으면 '우수자원봉사자'로 인정받는다. 현재 화성시자원봉사센터 안에는 2천여명의 우수자원봉사자가 있으며, 이들은 지역 내 협약을 맺은 식당·병원 등 할인가맹점에서 일부 혜택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