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자전거’ 강인봉,조PD 능가하는 래퍼?

“나무자전거에 래퍼가 있었다!” 지난 1월 서울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에서 있었던 첫 번째 ‘만원의 행복’을 전회 매진시켰던 포크 듀오 나무자전거가 울산을 시작으로 부산, 창원, 제주를 찍고 서울로 다시 돌아왔다. 부산,창원,제주 찍고 다시 서울! 상반기 10개 도시, 하반기 10개 도시를 목표로 전국에 ‘만원으로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전파시키고 있는 나무자전거. 서울 앵콜 공연(4월1일까지) 후에도 대전(4월7∼8일), 전주(4월14일), 수원(4월28∼29일), 경기도 고양(6월23∼24일)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표값에 대한 부담이 없는 공연을 선사하고자 하는 그들의 진심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서 진행 중인 서울 앵콜 공연이 1위, 공연을 앞둔 대전편과 전주편이 각 2·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너무 좋아 또 갑니다” 관객들은 공연 전에는 표로, 공연 후에는 게시판의 관람후기로 나무자전거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고 있다. 예매사이트에 댓글이 100여개가 붙는가 하면, 공연을 보고 돌아간 늦은 밤에도 나무자전거 홈페이지에 감상평을 올리고 있다. 실명으로 운영되는 홈페이지에 김호찬씨는 만원으로 볼 수 있는 콘서트를 마련해준 나무자전거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완성도 높은 공연을 호평했다. “대낮에 우박이 쏟아지고 봄을 재촉하는 빗줄기 속에서 찾아간 나무자전거 공연. 혼자만 보기엔 아쉬워 직장동료 4명을 이끌고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1만원 공연티켓에 ‘미안한’ 25곡의 주옥같은 연주와 열창은 함께 간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나무자전거 공연 특유의 훈훈함은 직장생활의 스트레스에 찌든 심신을 달래준 청량제 역할을 해주었고 공연 도중 돌발사태로 무대에서 떨어진 형섭씨, 공연내내 부상으로 힘들면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프로 정신에 감명받았습니다. 큰 부상 아니길 빌며 너무나 좋았던 공연 다시 보고 싶어 31일 저녁에 또 갑니다”라며 큰 만족감을 표했다. ‘래퍼 강인봉’에 열광 서선화씨의 재미있는 후기가 눈길을 끈다. “전 이번 공연을 보고 알았습니다. 나무자전거에는 래퍼가 있었다는 걸. 강인봉님의 랩 실력에 저와 함께한 일행들은 뒤로 넘어가고 말았답니다.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내내 ‘래퍼 강인봉’에 열광했다는 사실”. 서선화씨 외에도 ‘래퍼 강인봉’의 실력에 놀랐다는 평도 있고, 애칭으로 쓰자는 글도 올랐다. 나무자전거는 인순이와 조PD의 ‘친구여’를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리메이크해 불렀다. 김형섭이 보컬 인순이, 강인봉이 래퍼 조PD의 파트를 맡았다. 인순이와 또다른 색깔의 고음으로 열창을 한 김형섭보다 더욱 관객들을 놀라게 한 것은 ‘래퍼 강인봉’이었다. 관객들의 눈은 휘둥그레 커졌고, 열광의 함성이 터졌다. “한 곡에 400원짜리 공연” 28일 시작된 서울 공연의 경우 이틀 내내 비가 내렸다. 빗속을 뚫고 목동 오목교역에서 제법 멀리 떨어져있는 엔젤씨어터까지 삼삼오오 설레는 발걸음을 재촉하기도 하고, 어떤 관객은 ‘티켓 만원의 일곱배 되는 택시비’를 내고 공연장을 찾아왔노라 밝히기도 했다. 강인봉은 재치있는 말로 고생(?) 끝에 찾아온 관람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저희가 공연을 짧게 할 땐 괜찮은데 길게 한다 싶으면 꼭 ‘장마철’이 됩니다. 비가 오지 않는 나라에서 기우제 대신 저희를 불러 콘서트를 하면 될 것 같아요. 오목교 역에 셔틀버스라도 대절시켜 모셔오고 싶었지만 ‘만원의’ 행복이다 보니 어려웠습니다.” 관객들은 “괜찮아요”라고 화답했다. 이에 강인봉은 “‘만원의 행복’이지만, 그래서 공연장도 멀지만 노래 만큼은 5만원, 10만원짜리 공연보다 더 좋다고 자신합니다. 연습도 많이 했고, 25곡을 준비했어요. 한 곡당 400원 꼴입니다”라고 답했고 객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누구나 행복을 담아가는 공연 나무자전거의 ‘만원의 행복’은 골수팬들만을 위한 공연이 아니다. 귀에 익은 대중적인 노래들이 다수 포함돼 남녀노소 누구라도 흥겹게 즐길 수 있다. 실제로 공연장에는 20,30대는 물론이고 40,50대 장년층이 가족 단위로 참석한다. 앞서 소개한 ‘친구여’를 비롯해 나무자전거만의 색깔이 묻어난 리메이크 앨범 ‘통생통사’에 들어있는 ‘짝사랑’ ‘니가 참 좋아’, 앨범 ‘너희가 통키타를 믿느냐’에 수록된 ‘가시나무’ ‘오빠’ ‘DOC와 춤을’ 등이 관객들의 흥을 돋군다. ‘보물’ ‘죽지 않아’와 같이 나무자전거를 한층 가깝게 느끼게 해줬던 노래도 소개된다. ‘보물’은 영화 ‘선생 김봉두’에 삽입됐던 곡으로, 첫 8개 소절 “술래잡기 고무줄 놀이…놀다보면 하루는 너무나 짧아” 부분이 ‘개그콘서트’ 마빡이 코너에 쓰이면서 ‘마빡이송’으로 알려져 있다. ‘죽지 않아’ 송은 나무자전거가 라디오 프로그램 ‘하하의 텐텐클럽’에서 생방송 중 작곡한 것으로, 당시 휴대전화 벨소리 다운로드 횟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4월1일까지 서울에서 공연 물론 나무자전거의 노래도 들을 수 있다. ‘내 안에 깃든 너’ ‘힘이 들어’ ‘떠나지마’와 자전거탄풍경 시절의 곡 ‘너에게 난,나에게 넌’ ‘사랑하기 위해서’ ‘그대와 함께 라면’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나무자전거에서 작곡과 기타, 건반을 맡고 있는 리더 강인봉은 1977년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연주하는 그룹 ‘작은별 가족’으로 데뷔했다. 열 한살의 나이에 가요계에 첫발을 내딛었으니 경력 30년차의 음악인이다. 김형섭은 1989년 포크 그룹 ‘여행스케치’ 멤버로 음악생활을 시작했다. 한 번 공연을 본 사람들이 다른 지역의 공연을 원정가는 풍경을 만들고 있는 ‘만원의 행복’. 이번 주말 실력있는 가수들이 선사하는 ‘만원으로 얻기엔’ 커다란 행복을 담으러 목동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사진 출처=나무자전거 홈페이지.

"한국인 열창 성인가요 1위는 '남행열차'"

김수희의 '남행열차'가 한국인이 가장 즐겨 부르는 성인가요로 뽑혔다. KBS 2라디오 해피FM(106.1㎒, 603㎑) '이호섭 임수민의 희망가요'(연출 박성철 김호상)는 작곡가 이호섭과 임수민 아나운서의 공동진행 10주년을 기념해 '한국인의 열창 성인가요 30선, 당신의 애창곡은?'이란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노래방과 각종 모임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노래 1위는 566표를 얻은 김수희의 '남행열차'가 차지했다.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463표), 박상철의 '무조건'(408표)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이어 나훈아의 '고향역'(376표)이 4위,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과 혜은이의 '열정'이 330표로 공동 5위에 올랐다. 그 외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강진의 '화장을 지우는 여자', 서주경의 '당돌한 여자', 한혜진의 '너는 내 남자'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30위권에 두 곡이 포함된 가수는 심수봉ㆍ조용필ㆍ한혜진 등이다. 작곡가로는 임종수ㆍ김정호ㆍ김희갑ㆍ박현진ㆍ심수봉이, 작사가로는 양인자ㆍ한산도ㆍ심수봉ㆍ김순곤 등이 두 곡씩 이름을 올렸다. '희망가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일부터 28일까지 이뤄진 이번 조사는 유명 작곡가와 가요 담당 PD 등이 시대별, 가수별로 엄선한 100곡에 대해 응답자가 1인당 3곡씩 노래방 애창곡을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응답자는 5천113명이었다. 상위 30위권 노래와 함께 100위부터의 순위는 내달 2일부터 5일간 소개될 예정이다. 한편 이호섭과 임수민 아나운서의 공동진행 10주년을 맞아 이 프로그램은 4월2일부터 8일까지 '희망가요 MC 10년, 7일간의 빅쇼'를 방송한다. 남진, 송대관, 주현미, 설운도, 장윤정 등 인기가수들이 이들을 축하하기 위해 출연한다. 두 진행자는 4월2일 오후 4시 KBS 2라디오 생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진행 10주년 기념식에서 골든MC 기념패를 받는다. /연합뉴스

정명훈의 라디오프랑스필 한국투어 공연

마에스트로 정명훈(54)은 1989년 프랑스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단 음악감독 겸 전임지휘자로 취임했으나 5년 만에 정치적인 이유로 지휘봉을 놓아야 했다. 정명훈은 사임한 지 6년 만인 2000년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맡으면서 화려하게 파리로 복귀한다. 1937년 창단된 프랑스 국립 라디오방송공사(ORTF) 필하모닉을 모태로 하는 라디오 프랑스 필은 국영방송사인 ORTF가 몇 개 방송국으로 나눠짐에 따라 1976년 현재의 모습으로 새롭게 정비된다. 사실상 제2의 창단이었던 것. 정명훈이 이끄는 라디오 프랑스 필은 창단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올 3월부터 파리에서 미국, 독일, 한국, 일본, 중국으로 이어지는 월드 투어 콘서트를 펼치고 있다. 최근 시카고 투어 콘서트는 현지언론인 시카고 트리뷴으로부터 "정명훈이 아직까지는 라디오 프랑스 필을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변화시키지 못했을지 몰라도 그가 이끄는 오케스트라는 머지않아 세계 정상이 될 것 같은 연주를 들려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라디오 프랑스 필의 한국 투어 콘서트가 5월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프로그램은 라디오 프랑스 필의 대표적 레퍼토리인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과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 피아노협주곡은 지난해 리즈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한다. 정명훈이 뛰어난 피아니스트에서 출발해 세계적 지휘자의 길을 걸었고, 김선욱 또한 지휘자의 꿈을 가지고 있어 두 사람이 빚어낼 하모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협연곡을 직접 고른 김선욱은 "이 협주곡은 기교보다는 (매끄러운) 프레이즈나 소리로 승부해야 하는 곡이고, 잘못 치면 지루하지만 잘 치면 화려한, 마법 같은 곡"이라며 "정석으로 가고 싶고, 아직 더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이 곡을 골랐다"고 밝혔다. 4만-15만원(VAT 별도). 한편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4월3일), 성남아트센터(4일), 대구오페라하우스(5일)에서도 같은 프로그램으로 공연이 열린다. ☎02-547-5694. /연합뉴스

비 "하버드생들 美 공연에 초대할게요"

가수 비(본명 정지훈ㆍ25)가 하버드생들과 만났다. 미국 하버드 행정대학원인 케네디 스쿨 학생 62명은 27일 박진영이 대표로 있는 서울 청담동 JYP엔터테인먼트를 방문했다. 비는 직접 JYP 내부를 안내하며 이들에게 회사 시스템과 커리큘럼 등을 소개했다. 또 하버드생들을 미국 공연에 초대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질의응답 시간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미국 유명 아티스트와 어떤 작업을 했느냐"는 질문에 비는 "크리스티나 아귈레라와 광고 작업을 했고, 오마리온과 듀엣한 '맨 업(Man up)'이란 곡은 발표 전 유출돼 안타깝다. 조만간 미국에서 음반 혹은 영화로 인사드리겠다"고 답했다. 이어 "사회 환원 차원에서 어떤 시도를 하느냐"고 묻자 "베트남 학교 건설 및 캄보디아 우물 건설에 동참했고, 현재 월드투어를 통해 월드비전이란 기관과 함께 에이즈로 고통받는 이들을 돕고 있다"고 했다. JYP는 "하버드생들은 안무, 음악 제작, 트레이닝, 의상, 녹음, 마케팅 등이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이뤄지는 JYP의 인-하우스(In-house) 시스템과 미국 및 중국으로의 사업 확장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며 "비를 실제로 보자 카메라 플래시, 환호 소리에 마치 팬 미팅 현장을 방불케 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구라 삼국지’펴낸 개그맨 전유성

“말 그대로 구라입니다. 제가 쓴 것을 소설이라고 한다면 욕먹죠.” 개그맨 전유성(58)씨가 나관중의 ‘삼국지’를 재구성한 ‘구라 삼국지’(소담출판사)를 펴냈다. 본업인 개그 외에도 ‘아이디어로 돈 벌 궁리 절대로 하지 마라’ ‘남의 문화유산 답사기’ 등을 출간해온 전씨는 “여러 권의 책을 썼지만 이번 만큼 힘든 작업은 없었다”면서 “누구나 다 아는 삼국지를 다시 쓴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는데 출판사 사장 권유에 넘어가고 말았다”고 털어놓았다. “삼국지는 1700∼1800년 전 이야기지만 당시 살았던 인물이나 그들이 처한 상황은 요즘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여기에 제가 알고 있는 에피소드나 유머를 추가해 좀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구라 삼국지’는 현대인의 생존법을 염두에 둔 일종의 지침서라는 설명이다. 그 특유의 풍자와 독설이 웃음을 자아낸다. “그동안 이런저런 판본의 ‘삼국지’를 스무번 가량 읽었는데, 궁금한 것이 많았어요. 예를 들어 책에는 상사의 마음을 꿰뚫어본 부하가 여럿 나오는데요, 누구는 죽임을 당하고 누구는 중용되죠. 이런 경우 윗사람의 심리가 어떻길래 생사가 바뀌는 것인지, 또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내용을 덧붙였어요.” 그는 영웅호걸에 대한 관점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예전에는 자신의 야심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숱하게 죽인 인물이 영웅호걸이었지만 현대에는 백성이 편하게 살도록 복지정책을 펴는 사람이 영웅호걸인 것 같아요. 조조에게 입바른 소리를 하다 죽는 예형이란 인물이 나오는데, 그런 사람이 많아야 사회가 좋아진다고 봐요.” 책은 ‘한번 첫인상은 영원한 첫인상’ ‘출세의 키워드, 리더를 파악하라’ 등 주제별로 이어지고 전씨의 다양한 경험을 ‘추가구라’라는 코너를 통해 덧붙였다. 이와 함께 삼국지의 원판 삽화들은 온데간데 없고 컬러풀한 사진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반영된 삽화들이 책의 이미지를 뒤집어놓는다. 이번에 1,2권이 나온 ‘구라 삼국지’는 5월까지 전체 10권이 간행될 예정이다. “빨리 구라 삼국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말로 이번 작업에 들인 고충을 털어놓은 그는 앞으로 코미디 전문 극장을 만들 계획이다. “대학로에서 하는 개그콘서트와 달리 좋은 공연장에서 3대가 같이 볼 수 있는 코미디를 하고 싶어요. 300석 정도 규모에서 관객들에게 판타지를 주는 코미디를 하는게 개그맨이 본분인 제 꿈입니다.”

“박기웅,‘동갑내기2’ 끝나면 톱스타 될 것”

2003년 김하늘 권상우 주연의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500만명을 웃겼다. 4년만에 2탄격인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Ⅱ’(이하 ‘레슨Ⅱ’)가 선을 보인다. 전작 흥행의 덕을 보기도 하지만 웬만해선 본전도 못 차리기 십상인 게 속편의 운명이다. 물론 ‘형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1편을 넘어서기 위한 2편의 무기들 다음달 19일 개봉을 앞두고 21일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또래의 남녀가 과외 선생과 학생으로 등장한다는 뼈대만 차용했을 뿐 인물과 상황, 줄거리에 연속성은 없다. 전편에서 여자(김하늘 분)가 선생, 남자(권상우 분)가 학생이었다면 이번엔 뒤바뀌었다. 착한 선생, 불량 학생의 구도도 엽기 선생, 모범 학생으로 역전됐다. 등장인물도 국제화(?) 됐다. 허하룡(이영하 분)이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에는 일본에서 온 준꼬(이청하 분)와 국적 불명의 외국인 조지(줄리안 분)가 산다. 영화는 아버지 하룡의 강요에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작한 종만(박기웅 분)의 엽기 과외를 주 내용으로 한다. 기웅은 실용 한국어를 핑계로 속어, 은어, 욕지거리를 가르치고 준꼬가 성실하게 학습하며 유발되는 갖가지 웃음을 무기로 준비했다. 전편에서는 무엇을 가르치냐보다 남녀의 역학관계가 중요했지만, 이번엔 가르치는 내용을 웃음의 원천으로 삼았다. 여기에 ‘선풍기’와 ‘성문란’, 합해서 풍기문란 콤비도 포진됐다. ‘색즉시공’ ‘방과후 옥상’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조달환,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서 이소룡을 연상케 하는 노란색 운동복을 줄창 입고 다녔던 윤영삼이 그들이다. 박기웅, ‘제2의 권상우’로 너무 약한 거 아니냐고 캐릭터, 상황 등의 역전과 다변화를 통해 이야기가 풍성해진 듯하다. 그러나 ‘동갑내기 과외하기’ 류의 영화가 다른 어느 요소보다 과외 선생과 학생을 맡은 두 배우의 파워와 찰떡 호흡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인 이청아-박기웅 커플이 다소 약해 보인다. 특히 2005년 ‘늑대의 유혹’으로 대종상과 황금촬영상 신인여우상을 받은 이청아에 비해, 일약 주연을 맡은 박기웅이 한 작품을 끌고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 박기웅은 일명 ‘맷돌춤’이라고 해서, 춤추는 여자들 틈에서 맷돌 돌리듯 기이하게 목을 돌린 휴대전화 CF로 유명세를 탔다. 국내에서 ‘싸움의 기술’, 일본에서 ‘괴담’에 출연한 바 있지만, 국내 관객의 뇌리에 각인된 영화는 아직 없다. 지길웅 감독과 공동연출을 맡은 김호정 감독은 박기웅과 그의 연기에 대해 신뢰와 만족감을 표했다. “연출을 맡아 최종 각색을 하기 전에 박기웅은 종만이 역으로 결정돼 있었다. (직접 캐스팅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와 생각해 보면 기웅이 말고 다른 누구도 종만이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굉장히 잘해줬고 만족하고 있다.” 함께 출연한 이영하도 “이번 영화가 끝나면 기웅이는 톱스타가 돼 있을 것”이라며 “영화에 기웅이가 권투하는 장면이 있다. 체육관을 빌려 이틀 내내 권투 신만 찍었는데, 열의가 대단하더라. 지칠 만도 한데 자기 맘에 안 들면 다시 찍고 또 다시 찍더라. 여기에 감독도 흡족한 장면이 나올 때까지 다시 찍었다. 개봉하면 톱스타가 될 기웅이를 잡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며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욕사마’ 박기웅 “욘사마 같은가요” 박기웅은 첫 주연답지 않게 시종일관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준꼬에게 욕을 가르치는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욕사마’라는 별명을 얻으며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던 박기웅. 그는 “별명 ‘욕사마’에 맞춰 ‘욘사마’ 차림을 연출했다. “급하게 구하느라 상의가 낀다. 즐겁게 해드리려는 시도였는데 재미있게 느끼셨는지 모르겠다”며 넉살을 부렸다. 전편의 남자 주인공 권상우, 과외 선생 김하늘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선배들이 캐릭터의 디테일을 잘 살린 점이 특히 매력적이었다. 그 분들보다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잘해서 관객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욕사마’로 이미지가 굳혀질까 우려한듯 관객에게 당부의 말도 남긴다. “아주 건전한 역할이다. 극중에서 전직 복서다. 한 번 나오기는 하지만 권투 장면이 있어 사전 제작 단계 때 권투 연습을 많이 했는데, 몸이 너무 좋아져서 억지로 망가뜨려야 했다. 현직 복서가 아니라 쉬고 있는 복서를 표현해야 하니까 망가뜨릴 필요가 있었다. 종만이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맘고생도 했고 노력도 많이 했다.” 김호정 감독 “전편 뒤집을 색다른 속편 기대해 주세요” 전편에 대한 부담감, 감독에겐 없을까. 김호정 감독은 “전편이 여러가지 면에서 호평을 받았고 인기가 많았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부담이 있지 않느냐는 문의가 많은 게 사실이다.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다. 그보다는 전편을 뒤집을 수 있는 색다른 속편을 만드는 데 연출의 중점을 뒀다. 1편이 당시에 없었던 신선한 트렌디 스타일이었다면, ‘와, 이런 속편도 나오는구나’ ‘또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다’는 평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1편에 코믹함이 주로 담겨있다면, 2편에는 코믹에 따뜻함을 덧칠했다. 우정, 가족애에 대해 생각할 수 있고 극장 문을 나서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유쾌했다고 느낄 수 있게 만들고자 했다. 재미를 넘어서는 ‘정감 있는 코미디’를 선사하고 싶다.” 10년차 부부가 함께 만든 영화 지길웅 감독과 김호정 감독은 결혼 10년차 부부다. 김 감독은 ‘패자부활전’ 조감독 출신으로 이번 영화가 감독 데뷔작이다. 지 감독은 ‘황산벌’ ‘왕의 남자’ 촬영감독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촬영상을 수상한 바 있고, ‘동갑내기 과외하기’에 이어 공동연출을 맡은 ‘레슨Ⅱ’도 촬영감독을 겸했다. 지 감독은 “우리가 종만이와 준꼬처럼 보이지 않느냐”며 닭살 애정을 과시했고, 김 감독은 “조수 시절, 언젠가 꼭 한 번 공동 연출을 해보자 했다. 결혼10년 만에 이뤄져 개인적으로도 뜻깊은 영화”라고 밝혔다. 이청아도 “영화를 촬영하며 힘든 때도 있었다. 그 때마다 이 작품이 저 두 분에게 얼마나 소중한 작품일까를 생각했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같은 작품을 한다는 건 드문 일이다. 그 소중한 영화를 내가 못해서 망쳐버릴 순 없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했고 힘을 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