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를 복구한 지 한달도 안돼서 이번엔 역대급 태풍이라니…추석 대목인데 웃지도 못해요”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인천지역 구도심 상인들이 11호 태풍 힌남노의 북진 소식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5일 오전 10시께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제일시장.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비가 내리자 상인들은 추석 대목을 목전에 두고도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지난달 이례적인 폭우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지 불과 한달 만에 태풍이 북상하고 있어서다. 제일시장 한 켠을 40년째 지키고 있는 이점수씨(71·여)는 “지난달 폭우 때 100만원 가량 피해를 봤는데, 지원금 한 푼 못 받았다”며 “태풍에 또 가게가 물에 잠겨 장사를 못 할까봐 잠도 안 온다”고 불안해했다. 제일시장 상인들은 대부분 가건물에서 장사를 해 비 피해를 입어도 지자체로부터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같은 시간 부평구 부평종합시장의 상인들도 마찬가지. 이곳도 지난달 폭우에 침수피해를 겪었다. 청과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복순씨(68·여)는 “몇 년 전 시장 내 배수관 공사를 했는데도, 지난달 폭우 때는 속수무책이었다”며 “추석 대목에 북상하는 태풍이 원망스럽다”고 하소연했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동·미추홀갑)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 상습침수지역은 원도심에 집중, 큰 피해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미추홀구는 상습침수지역이 전체 면적 대비 30.58%로 가장 넓고, 부평구는 30.56%로 2번째다.
이번 힌남노로 인해 원도심 전통시장 등의 비 피해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시가 상습침수지구와 침수우려 취약도로 등에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는 최고 수준의 대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허 의원은 “힌남노가 역대급 태풍이다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발생시킬 것으로 보인다”면서 “행정 당국은 최고 수준의 대비 태세를 준비해야 하고 주민들은 외출 최소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배수펌프장과 우수저류시설 등 방재시설을 점검하고, 재해 우려 지역에 대한 점검 순찰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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