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의 노래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MB)의 정치적 한계다. 되지 않을 일을 되게 하는 것이 아니고, 되지도 않을 일을 고집하는 것이 그의 한계점이다. 이른바 한나라당 개헌의총은 사흘로 예정했던 것을 이틀인 어제로 앞당겨 끝낸 것 같다. 이틀째의 의총 쇼는 첫날보다 참석자도, 발언자도 적어 분위기가 맥빠졌다. 친박계의 암묵적 반대가 있었지만, 친이계에서도 시큰둥하는 수가 점점 더 느는 모양이다. 당내 개헌논의기구가 구성된다 해도, 주류 그들만의 반쪽 기구로 전락할 전망이다.정치는 타이밍이다. MB가 우기고 있는 개헌은 당론이다느니 18대국회의 약속이다느니 하는 소린 설사 그랬다손 치더라도 시효를 잃었다. 정치는 생물과 같아서 정체되지 않고 변화한다. 이엔 필연적 변화와 인위적 변화가 있어 시비의 대상이 되곤 한다. 국민사회가 생뚱맞게 여기는 개헌을 굳이 들먹이는 것은 필연적 변화에 대한 역린이다.인기 없는 레퍼토리MB는 야권에 개헌의 미끼를 던졌다. 이른바 개헌 가이드 라인을 권력 구조 개편에서 헌법의 전 조항으로 확대시켰다. 기본권 수정 문제를 예로 들었으나, 이렇게 되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 무너지고 양심의 자유가 왜곡되고 복지가 이념화되는 등 대한민국 건국의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다. 경제 조항도 사회주의 색채로 덧칠 안 된다는 보장이 없다. 개헌에 여야 합의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의 주장을 외면하는 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럼에도 야권이 MB의 도박에 불응하는 덴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어떻든 다행이다.정신 나간 소리란 것은 개헌을 둔 국민사회의 목소리다. 아예 관심 밖이다. 서민층은 더한다. 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개헌의 노래를 듣거나 말거나, 틀어대는 MB는 정말 딱하다. 이에 끌려만 가는 한나라당은 더 딱하다.헌법이 잘못되어 나라가 이 모양인 것은 아니다. 정치를 잘못해서 민생이 어렵다. 개헌을 못하고 개헌 논의를 끌고 가는 것만으로도, 친이계 결속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게 MB의 내심이라는 말이 맞다면 짧은 생각이다. 노골적인 친박 견제는 당의 응집력을 와해시킨다. 친이, 친박의 공멸이다.친이계 결속은 상대적으로 친박계 배제를 의미한다. 박근혜는 차기 후보로 안 된다는 것이, MB의 친이계 결속 요량일 것 같으면 용렬하다. 박근혜를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마음가짐이 협량하다.친이계에서 마땅한 박근혜 대항마가 없는 것은 고민일 것이다. 도토리 키 재기로 자천하고 나선 수는 수명이나, 박근혜 대세론을 잠재울 만한 사람은 아직 없다. MB가 자신의 당선에 공이 많은 이재오를 후계자로 점찍었으면, 그를 되지도 않을 개헌 전도사 삼아 띄울 일이 아니다. 더는 MB의 짐이 안 되게 이재오를 풀어주는 것이 옳다. 그 다음 일은 그 자신의 역량에 달렸다. 신념과 아집은 달라생명은 오늘 해야 할 일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했다. 미국이 낳은 20세기의 예언자 에드가 케이시가 그랬다. 그의 말은 인간의 존재 가치를 일깨운다. 내가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낼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국민사회가 MB에게 답답하게 여기는 것은, 자기 사람 외엔 만나지 않는단 사실이다. 야당 대표와 만난 지 오래다. 야당은 고사하고 같은 당내 박근혜하고도 한참 됐다. 정치는 협상이고 협상은 소통이다. 자기네들끼리 소통은 소통이 아니다. 편한 사람만 만나고 불편한 사람은 안 만나는 것은 대통령직이 요구하는 존재 가치가 아니다.만나도 소용이 없는 것은 진정성이 가난하기 때문이다. 기묘한 건 상대의 진정성이 없는 것은 탓하면서, 자신의 진정성이 없는 것은 덮어두는 것이다. 개헌의 노래 또한 이런 선상에서 부르고 있다. 한마디만 더하겠다. 신념과 아집을 구분치 못하면 결국 불행할 수밖에 없다. 본사 주필

죽산<竹山> 조봉암<曺奉岩>의 부활

피고인 망(亡) 조봉암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지난 20일 대법원 전원합의부 이용훈 재판장이 낭독한 대법관 전원일치 판결의 주문이다.1959년 7월3일 당시 대법원에서 사형이 선고된, 간첩 및 국가변란죄 누명을 뒤집어 쓴지 18시간만에 서둘러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지 52년만이다. 무죄를 내린 재심은 간첩 혐의의 유일한 직접증거인 증인 양모의 진술은 특무부대가 민간인을 영장없이 연행해 수사하는 등 불법으로 확보해 믿기 어렵고, (피고인이 당수이던) 진보당은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거나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했다고 볼 수 없어 국가 변란을 목적으로 했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 판결 요지다. 죽산 조봉암은 혁신주의자다. 1945년 광복 직후 조선공산당의 박헌영과 결별 하면서 공산주의를 일탈했다. 일제강점 시 그의 공산주의 활동은 민족저항운동의 방편이다.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초대 농림부장관으로 보인 농지개혁은, 이도 지주와의 보혁전쟁이다. 그때 같은 시기에 있었던 북의 농지개혁은 권력에 의한 무상몰수 무상분배로, 사실상 국가가 지주가 되고 농민은 소작농이 되는 것이어서 쉬웠다. 이에 비해 신생 대한민국은 유상몰수 유상분배로, 개인의 소유권 존중에 난점이 많았으나 죽산은 심혈을 기울여 추진했다.진보주의는 맞아도그러나 알아둬야 할 분명한 사실이 있다. 죽산은 혁신세력의 진보주의자일 뿐, 종북주의자는 결코 아니다. 진보당 사건이 무죄가 났다 하여, 지금의 종북주의 좌파세력이 무슨 살판이 난 것으로 여긴다면 착각이다. 죽산의 진보주의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적극적으로 극복하려 한 것으로, 자본주의 모순을 소극적으로 극복하려는 보수와 차별화 된다. 그를 처형한 이유였던 북의 동조(간첩) 흔적은 없다.지금은 보수주의인 내가 진보주의에 심취, 광주 충장로에 있었던 진보당 전남도당 사무실을 들락거렸던 것은 서울 집에서 가출후 입대하기 전이다. 제대하고 나서 제2공화국 지방의원선거 때 서울시서대문구 제5선거구(홍제홍지부암 등)에서 나선 시의원 후보 선거구호 무산계급에서 나온사람, 무산대중이 밀어주자는 것 또한 그 영향이다. (그땐 이미 죽산이 처형당한 이후로, 무소속 기호 2번이었다) 장황하게 이런 말을 하는 덴 이유가 있다. 진보당 안에 들어가서 본 체험상으로도 국가 변란의 기미는 추호도 없었고, 그 연유로 혁신적 신거구호를 내건 나 역시 공산주의자는 아니었던 것이다.죽산이 만약 공산주의자였다면 1956년 5월15일에 있었던 제3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승만의 간담을 서늘케한 유효득표수의 30%인 216만3천808표를 얻을 수 없었다. 왜냐면 그 무렵은 1953년 7월27일 625가 휴전된 지 불과 3년도 안되어, 남침에 대한 공산당 저주의 국민감정이 한창이었기 때문이다.집권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것은 있다. 예컨대 이승만의 통일구호는 북진통일이다. 이에 비해 진보당 정강은 평화통일이다. 혁신정치 구현의 진보당 강령은 이승만의 독재정치 저항이다. 죽산의 사형을 사법살인이라고 한다. 엉터리 재판으로 죽인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미스터리가 있다. 배후를 모른다. 반공청년단이 1심형을 가볍게 선고한 서울지방법원에 난입한 소동이 있긴 있었다. 사법살인을 이승만이 사주했다고도 한다. 개연성은 있다. 하지만 구체적 사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종북주의는 아니다돌아보면 조선공산당의 조봉암과 박헌영이 남과 북에서 비슷한 시기에 가당치 않은 죄목으로 처형된 것 또한 기이하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부수상겸 외상 박헌영은 1955년 5월 민족보위상 최용건이 재판장이 된 최고재판소 특별군사재판에서 미제 고용간첩분파주의쿠데타 등 죄로 사형을 선고받고 처형됐다. 남로당 출신의 박헌영은 이렇게 죽산보다 4년전에 김일성에 의해 숙청 당했다.죽산이 박헌영의 조선공산당을 비판한 것은 (당시 소련에 대한) 사상적 사대주의와 교조주의에 대한 반발이다. 지금의 종북적 진보주의자들은 진보당이 표방한 평양집단의 625죄과 비판 정강 정책에, 평양이라면 말한마디 못하고 사족을 못쓰는 자신들이 얼마나 못났는가를 깨달아야 된다.죽산의 부활 반세기는 참으로 긴 세월이다. 그의 진보주의 복권은 종북적 진보주의자들에 대한 경고다. 또한 죽산의 부활은 종북적 진보주의자들이 얼마나 위장된 것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본사 주필

국사를 홀대하는 나라

자기 나라 역사를 홀대하는 나라가 있다. 우리 나라다. 학교에서 잘 가르치지 않는다. 어느 국가고시에도 국사과목은 안보인다. 대학입시에도 출제되지 않다보니 관심 가질리 없다. 세상에서 우리처럼 자국 역사를 푸대접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그런대로 고1 필수과목이었던 게 올부턴 그나마 선택과목이 돼버렸다. 2009 개정 교육과정 실시로 고등학교 전 교과가 선택교육과정으로 바뀌면서 선택과목이 됐다. 그러잖아도 홀대받는 국사를 학교에 따라선, 고등학교 3년동안 단 한시간을 배우지 않고도 버젓이 졸업할 수가 있다. 필수과목으로 해야일본 초등학생 입에서 청일전쟁(1894년~95), 노일전쟁(1904~05)얘기가 나왔다. 국사와도 무관하지 않다. 수원의 한 초등학교 축구부는 일본의 자매학교와 해마다 교환경기를 가지면서, 서로 상대 선수들 집에서 민박한다. 일본의 그 학생 얘긴 비록 축구경기는 졌어도, 일찍이 일본이 중국과 러시아를 이긴바가 있다는 자긍심을 은근히 과시한 것이다. 무서운 아이들이다. 우리 학생은 일본 학생의 말이 무슨 말인지 알리가 없었다. 고등고시(高等考試)는 지금의 사법시험, 행정고시를 말한다. 정부수립 이듬해인 1949년에 생겼다. 고시(高試)는 사법과 행정과로 나뉘어 행정과에 또 1부 (일반행정) 2부 (세무행정) 3부 (외교행정) 4부(교육행정)가 있었다.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고등고시에 국사과목은 공통 필수과목이었단 사실이다. 이랬던 국사과목이 빠진 것은 고등고시가 14회로 끝나고, 사법시험 행정시험으로 바뀐 1962년부터다. 자기 나라 역사를 잘 모르는 국민을 좋은 국민이라고 하긴 어렵다. 하물며 공무원, 특히 고급공무원은 더 말할 것이 없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미래의 경험에 대비하는 것이 국사다. 내가 누구인가를 아는것이 국사교육이다. 국사교육을 소홀히 해선 국민사회의 공동체 의식이 발전할 수 없다. 여기에 텔레비젼 사극, 특히 조선의 사색당파는 부정적으로 묘사하여 역사를 비하하기 일쑤다. 물론 일부 역사책은 사색당쟁을 좋지 않게 말하고 있다. 이런데다가 드라마마다 흥미를 경쟁적으로 가미하다 보니 음모와 모함 등 암투가 더욱 흉악하게 연출되곤 한다. 난 역사학도는 아니다. 그러나 사관(史觀)은 있다. 당쟁을 나쁘게만 보는 사관은 일제 식민지사관의 잔재다. 일본은 한반도와 만주를 지배할 당시, 만선(滿鮮)연구소라는 걸 두어 역사 격하를 위해 사실(史實)과 사관등을 날조 왜곡했다. 사색당쟁은 물론 나쁜점도 많다. 그러나 바탕은 그게 아니다. 왕조의 정당정치가 사색당쟁이다. 이의 고전적 정당정치는 탈당도 몰랐고, 배신도 몰랐다. 집권과 실권의 진퇴가 분명했다. 지금의 민주주의 정당을 하는 사람들 보다. 정치적 도덕성이 더 훌륭했다. 할일없이 싸웠다는 것은 만선연구소가 지어낸 소리다. 모든 국가고시에도예를 들어 대비의 초상을 며칠장으로 치르느냐는 문제를 두고 싸웠다는 비아냥, 즉 비하는 현대적 관점이다. 유교사회의 당시 관점에서는 정당 (당파)의 이견이 중대 이슈였던것은 당연하다. 결론을 내려야겠다. 이젠 다문화시대지만, 국사는 한민족으로 통칭된다. 민족사관에 의한 국사교육을 필수과목으로 하여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모든 국가고시에는 국사과목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국사를 알아 나라사랑 마음이 더한다면, 애국심이 선양되는 사회건설을 위해서도 국사를 소중히 할줄 아는 기풍이 진작돼야한다. 중국은 동북공정으로 고구려 발해등 우리의 북방사를 자기네 변방정권이라며 침탈하려하고, 일본은 독도를 역사적으로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 턱없는 영유권을 주장한다. 이도 국사를 알아야 능히 대응한다. 국사는 국민교과다. 안병만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이 며칠전 국사의 고교 필수과목화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국회에서도 지난해 7월 발의된 한국사 필수과목 지정법률안이 계류중이다. 기왕이면 국회에서 잠자는 법안이 잠을 깨기전에, 대통령이 단안을 내리면 더 좋을 것이다.임양은 본사 주필

복지의 실체론

복지는 물심 양면의 이익이다. 인간의 기본적 욕구다. 사는 목적이 이에 있다. 이의 행복추구권은 천부의 자연법적 권리이며, 실정법으로 정한 헌법상 권한이다. 국민의 사회적 복지 증진을 적극 도모하는 것이 복지국가다. 빈곤 타파와 사회보장 발달 추구는 복지국가론이다. 그러나 농경문화시대엔 복지의 개념이 별로 있을 수 없었다. 성장이 거의 정체돼 분배 또한 침체 됐었다. 산업화시대에 들어 비로소 복지의 개념 정립이 있었으나, 중앙 지방 할 것 없이 예산편성에서 하위를 면치 못했다. 우선은 분배보다 흔히 말하는 성장의 파이 키우기가 급했기 때문이다. 애플 파이든 치킨 파이든 파이가 커야 성장과실의 분배, 즉 복지 또한 가능했던 것이다. 이젠 정보화시대다. 복지를 말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복지를 공짜로 아는 잘못된 인식이다. 민주당이 무상급식에 이어 구호로 삼는 무상의료, 무상보육 등은 핸드폰 상가 길목에 도배하다시피 내붙인 공짜 공짜를 연상케 한다. 핸드폰을 당장은 공짜로 준다지만, 결국은 공짜가 아닌 것은 흙을 파다가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인간의 보편적 행복추구권잘사는 게 복지라면 국민사회의 생업인 무엇이든, 잘 벌어먹게 하는 것이 복지의 진수다. 일자리가 없거나 장사가 안되어도 문제지만, 일자리가 있어도 예컨대 노력의 대가를 받지 못하면 불행하다. YTN은 2년째 노임체불액이 1조원을 돌파, 피해자가 27만6천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악덕 기업주의 복지 저해다. 복지를 시혜자립식 두 가지로 분류하면 자립식 복지를 극대화 하는 것이 진정한 복지사회다. 영국은 서유럽의 대표적인 복지국가다. 이런 나라가 수년에 걸친 긴축예산으로도 만성적 적자재정을 못벗어나 마침내 복지예산을 대폭 삭감, 수십만명의 공무원을 줄이고 세금을 크게 올렸다. 스웨덴 국민은 실업수당 등 사회보장제를 너무 잘 발달시킨 정권을 실각시켰는데, 이유는 세금이 많아진 탓이다. 지난해 그리스발 유럽의 재정위기는 재원이 바닥난 연금 지급을 위해 이웃나라 여기저기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일어난 연쇄 파문이다.흔히 한국형 복지모델을 말한다. 복지비가 줄줄 새거나 겹치고, 안 갈곳엔 가고 갈곳엔 안가는 것이 지금의 사회복지 실태다. 모델을 말하기 전에 이같은 시책의 불균형과 복지비의 누수가 시정돼야 한다.김황식 총리가 과잉복지를 말했다가 혼쭐났다. 전철 요금을 연금받는 노인 등 돈 있는 노인에게까지 무료로 획일화 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이런 과잉복지가 적자요인을 가중하면 고쳐야 한다. 이를 지적한 김 총리의 말은 맞는 말이다. 그런데 총리실에서 사과했다. 바른 말을 하고도 사과하는 세태다. 포퓰리즘이 이토록 극성이다.공짜 타령은 재앙을 부른다앞서 밝힌 자립식이 한국형 복지 모델이어야 한다. 시혜식은 자립이 불가능한 사람으로 국한해야 된다. 자립이 가능한 사람에게까지 시혜식 복지를 베푸는 것은 효율성의 낭비다. 외국의 선례를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 영국스웨덴그리스 같은 전철을 밟지 않는 한국형 복지모델 정립이 시급하다. 정부 채무액은 346조1천억원, 지방채는 25조5천351억원에 이르는 실정에서 과잉복지의 후유증이 겹치면, 국민사회의 삶의 질이 종내엔 곤두박질 친다.우선 먹긴 곶감이 달다란 옛말이 있다. 장애아동 학습 자재비를 깎아 충당한 것이 무상급식이다. 학교 시설비를 깎아 보탠 것이 무상급식비다. 부잣집 아이까지 공짜밥을 먹이기 위해 이런 짓을 했다. 그놈의 표 때문이다. 재정 파탄으로 살림이 거들나는 것은 나중 일이고, 당장은 표를 낚는 낚시밥이 무상급식이며 무상의료며 무상보육 등 공짜타령이다.그같은 낚시밥으로 표를 긁어 모으는 것이 맞을 것 같으면 중우정치다. 유권자에게도 책임이 있다. 손톱밑에 가시 든줄은 알아도 염통 곪는 줄은 모르는 것이나 진배없다. 복지는 달콤해도 그저 생기는 것이 아닌, 성장의 결실인데도 공짜로 여기는 족속들 때문에 복지가 멍든다.요컨대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실용주의 복지가 구현되어야 한다. 즉 포퓰리즘이 아닌 프래그머티즘의 추구가 필요하다. 전자는 재앙이 되고, 후자는 위복이 된다. 본사 주필 임양은 칼럼

인물이 없다

얼마전 연합뉴스는 여야 잠룡들 신묘년 대권행보 기지개란 제하의 보도를 했다. 이에 거명된 인사를 가나다 순으로 보면 여권 김문수박근혜오세훈이재오정몽준홍준표, 야권 손학규유시민정동영정세균 등이다. 여권 6명, 야권 4명에 모두 10명이다. 그러나 잘 모르긴 해도 이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궁금한 것은 독자가 이 사람이다 하고 딱 집을만 한 인물이 과연 있느냐는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별로 있을 것 같지 않다. 한마디로 나라에 인재가 없다. 이 시대를 난세가 아니라고는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난세엔 영웅이 난다는 데 영웅이 없다. 시대가 인물을 만든다고도 하는 데 인물이 안나온다. 우린 지금 인물난이다. 다음 대권을 앞서 거명된 사람 가운데서 잡는다면, 누가되든 지금 같아선 비록 대통령에 당선 됐을지라도 사회정서가 그를 경세의 인재로 평가하는 것은 유보할 것 같다. 더욱이 여권이고 야권이고 간에 대권가도는 예선에서부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 대체로 친이계, 친박계 뿐만이 아니라 민중계, 상도동계 등이 얽히고 설킨 것은 여권의 속사정이다. 야권은 더 복잡하다. 동교동계, 친노파, 구민주계열 외에 의 군소정당이 있다. 누구든 독자 생존은 어렵다. 박근혜의 단독 드리블이 예상되지만 초반 뿐이다. 완주엔 파트너 물색이 필연이다.쌈닭 지도자는 저리가라여야의 대선 예선은 한마디로 이합집산 합종연횡의 연출이다. 계파간 배신과 분노의 계절이 될 것이다. 한데, 이 예선전이 정식으로 시작되는 것은 내년 초다. 올 한 해 지루하게 이어질 내부 암투 탐색전은 그 전초전이다. 이같은 전초전에 이어 예선을 통과해도 오는 2012년 12월19일 실시될 제18대 대통령선거 본선은 어느 대선 못지 않게 불을 뿜어 분위기가 혼탁스러울 것이다. 거듭된 이전투구의 이런 선거판에서 정치 협잡꾼이 아닌, 경세의 인물이 과연 나올 수 있느냐가 국민적 의문이다. 잠룡이 잡놈이 안되려면 달라져야 한다. 경국제세의 인물이 어느날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잠룡이 그같은 변화의 능력을 보여줘야 된다. 그렇다 하여 도깨비 방망이같은 요술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갑자기 잘되고 잘사는 방법은 없고, 또 아무리 뛰어난 지도자 일지라도 그런 재주는 있을 수 없다. 소박하다. 감동을 줄 줄 알고 희망과 신뢰를 줄 줄 아는 지도자 같으면, 당장의 고통은 얼마든 감내할 줄 아는 국민사회다. 어떻게 감동을 주고, 무엇으로 신뢰와 희망을 제시할 것인가는 역량이다. 단 한가지 분명히 전제할 수 있는 것은 진정성이다. 되풀이 되는 레퍼토리엔 식상했다. 쌈닭정치는 추하다. 싸울일은 싸워야 하지만, 강공만이 능사가 아니다. 연공으로도 상대를 제압할 줄 아는 것이 지도력이다. 복싱 역시 강연공을 병행하는 펀치의 가격효과가 크다. 동양철학의 기본이 되는 중용(中庸)은 이도저도 아닌 중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도저도 다 용해하는 화합의 구심점을 의미한다. 우린 이런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욕망을 통제하는 이성, 그리고 과대와 과소의 어리석음을 예방하는 지견(知見)이라는 것은 중용에 대한 서양철학의 해석이다. 이를 요즘말로 바꿔말하면 덕(德)이다. 화합의 구심점 형성해야지난해말 브라질 대통령 임기를 90%의 국민들 지지속에 마친 룰라를 보며, 불행하게 느낀 것은 우린 브라질과 여건이 다른 점이다. 브라질은 국가안보의 직접적 위협이 없지만 우리는 휴전선에서 총칼을 맞대고 있다. 이렇게 다른 점은 인정해야 하나 공통된 것도 있다. 룰라가 성공해보인 성장과 분배의 조화, 부자와 빈자를 포용한 지도력은 곧 중용이였던 것이다. 배우지 못한 막 일꾼 출신의 대통령이 브라질을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키운 것은 소통과 실용주의 즉, 덕치의 결과다. 다음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 세상일은 악다구니만 쓴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국민사회를 갈레갈레 갈라놔 불안하게 만들 것이 아니라, 생각이 좀 달라도 이리저리 한데 모아 국민사회를 편하게 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 난세에 영웅은 정녕 없는 것일까, 인재는 영 안나오고 말 것인가, 인물이 기다려진다. 본사 주필

대통령의 친구

연평도 피격 바람에 조용히 묻혀가는 큰 사건이 하나 있다. 대통령의 친구인 천신일 세종나모여행 회장의 구속 기소다. 지난 23일 법원에 넘겨진 검찰의 공소장 요지는 어느 기업인에게 금융권 대출과 세무조사 무마, 특사, 공유수면 매립 분쟁 등 해결 명목으로 47억1천여만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특가법상의 알선수재 죄목이 적용됐다. 그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 8월19일 미국으로 출국해 한동안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안았다. 이래서 나온 것이 살아있는 권력의 측근 비리엔 수사가 물렁하다는 야권의 비난이었다. 심지어는 도피시켰다고도 했다. 검찰의 강력한 귀국 종용에도 버티던 그가 미국에 이어 일본에 머물다가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 것은 출국 100 여일만인 11월30일이다.아닌게 아니라 평양사람들의 연평도 포격으로 국내 사정이 어수선한 틈을 타서 들어왔다. 들어와서는 이내 건강검진을 받는다며 서울 삼성병원 20층 VIP 병동에 입원했다. 검찰 수사가 다시 시작된 것은 그 다음주부터다. 그러나 천 회장이 실제 어떤 경로로 도움받은 사람의 청탁을 해결하려고 했는진, 거의 함구로 일관해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천신일, 권력예매한 장사꾼주목되는 것은 있다. 지난해 초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뇌물수수 사건 수사과정에서 박 전 회장을 위한 세무조사 무마 청탁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적이 있다. 재판은 세종나모여행 주가 조작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항소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것으로 끝났으나, 재판과정에서 천 회장이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대통령 형님인 이상득 의원에게 청탁 전화를 건 것이 확인된 것은 그의 평소 처신을 짐작게한다.이 사람이 이명박 대통령과 대학동기로 40여년의 지기지우(知己之友)인 것은 세상이 다 안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과 대통령선거 때 이명박 후보의 인맥관리를 맡는 등 막후 기여가 절대적이라는 것도 모르지 않는다. 그의 비리는 이러하여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부담이 된다. 대통령의 도의적 책임 또한 없지 않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아본다는데, 이 점에서 인간 천신일은 친구 이명박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주는 못할 짓을 했다.그가 권력 측근 실세로 협잡질을 하기 위해 친구를 대통령에 당선시키는데 애쓴 것은 중국 전국시대 말기의 거상 여불위를 생각케 한다. 여불위는 조나라의 볼모로 있으면서 냉대 받고 있는 진나라 왕의 서자 자초에게 접근, 장차 태자가 될 수 있다고 후대하면서 한 날은 자기 집으로 초청해 주연을 베풀어 조희라는 무희와 동침케 해 미구에 낳은 옥동자가 정(政)이라는 아이로 후일의 진시황이다.여불위는 진나라 왕실에도 황금 600 근으로 이사람 저사람을 매수해 자초가 마침내 태자에 이어 왕위에 올라 자신은 승상이 됐는데, 얼마 안되어 자초가 죽자 13살 난 정이 왕이 되면서는 숙부를 겸한 실권을 행사하며 온갖 영화를 누렸다. 거상이었던 여불위는 자초를 이용한 투자로 진나라의 막대한 이권을 얻었으나 노매의 반란사건 연유로 BC 238년에 파직된지 2년뒤 음독 자살했다.빛내는 측근, 망치는 측근세종나모 회장 천신일씬 바로 거상 여불위처럼 권력을 예매한 장사꾼이다. 장사꾼이어서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악덕 모리배를 방불케 하여 욕을 얻어먹는다. 이는 친구 이명박에 대한 우정이 아니다. 우정은 커녕 배신이다. 고사지만 이런 경우가 있다. 오나라에 항복한 와신상담의 월나라 왕을 도와 오나라를 패망 시키는데 수훈을 세운 범려는 벼슬길에 오르지 않고 그 길로 잠적했다. 한고조 유방을 도운 장량은 초패왕 항우가 자결하자 역시 종적을 감췄다. 진정한 친구는 권력을 쥔 친구의 곁에 다가서길 꺼린다. 권력의 잘못된 유혹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이렇긴 해도 역시 측근이 필요하긴 필요한 것이 대통령 자리다. 측근이 대통령을 빛낼 수도 있고, 망칠 수도 있다. 미국 대통령을 사임 직전의 궁지로 몬 배후의 인물이 알고보니 대통령의 30년 지기였다. 미더100이란 영화 얘기지만 의미가 있다. 천신일 회장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이 뭔지 궁금하다.

중국의 ‘적반하장’

연평도 어민 치고 불법 어획을 일삼는 중국 어선 어부들로 부터 신변 위협을 안 느낀 사람이 없다. 갈고리, 삽, 낫, 쇠파이프, 몽둥이 등을 들고 대든다. 이들은 우리 어민이 쳐 놓은 정치망 등 어구도 걷어 간다. 그러니까 영해에서 협박 당하고, 도둑질을 당한다. 수십척, 수백척씩 무리지은 중국의 불법 어로선단은 다수의 위세를 떨쳐 이토록 안하무인이다. 연평도 피격으로 우리 어민의 어로 금지기간에는 서해5도 북방한계선(NLL) 영해를 마구 휘젓고 다니며 꽃게를 싹쓸이 해갔다. 특히 연평도에 심한 중국의 불법 어로는, 이곳만이 아니다. 서해에서 가장 골치 아픈 것이 이들의 출몰이다.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의 21일 발표는 무례의 극치다. 군산시 어청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이 단속하는 해경 경비함을 들이받고 침몰한 사고에 대해 우리더러 책임지라는 것은 도둑이 매드는 격이다. 중국 외교부는 한중어업협정을 말했으나, 양국은 상대국 EEZ(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조업 할 수 있지만 상대국이 입어 허가증을 발급한 국민 및 어선만 해당한다란 것이 협정 규정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침몰 중국 어선의 어로는 불법인 것이다. 북문제로 잘못 길들인 10년중국 어선의 불법 어로는 작금의 일이 아니다. 무려 10년 고질이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는 모른채 눈감아 왔다. 이런 새에 불법 어로 또한 점점 대규모화 하고 흉포화 해졌다. 우리 정부가 외교문제화 할 일을, 오히려 중국이 먼저 들고 나선 것은 우릴 그만큼 얕잡아 봤다는 얘기다. 과거의 두 역대 정부가 불법 어로를 묵과한 것은 평양집단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의 비위를 거슬리지 않으려는 원려였고, 이는 현재의 이명박 정부 역시 답습하고 있다. 해양 경찰관이 권총 등 무기를 지니고도 쇠파이프나 몽둥이를 든 중국 어민에게 맞아 부상을 입는 것은 자칫 말썽을 우려한 총기사용의 까다로운 규제 때문이다. 이번에 우리 경비함을 들이받고 침몰한 중국 어선 어민이 휘두른 쇠파이프로도 해경 4명이 중상을 당했다. 올해 중국 어민에게 얻어맞아 다친 해양 경찰관은 모두 12명이다. 중국 어선의 불법 어로에 중국의 눈치를 살핀 결과는 대저 뭔가, 중국 정부로 부터 당한 수모밖에 없다. 자국의 영해에서 자국의 보호를 받지 못했던 것이 중국 어선에 늘 시달려온 연평도 어민들이다. 이런 연평도 어민들이 저번엔 북이 퍼부은 소나기 포격으로 치도곤을 치렀다. 정부가 평양집단에 말좀 잘해달라고 중국에 그토록 보비위 해온 공력이, 포탄으로 돌아온 셈이다. 중국은 원래가 그런 사람들이다. 우리가 중국에 아무리 비위를 맞춰도 평양집단보다 우릴 더 위할 그들이 아니다. 몸을 낮출수록 그들은 더 우릴 무시한다.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의 중국 모시기 그리고 이의 이명박 정부 답습은 중국을 아주 못되게 길들여 놓았다. 서해 불법어로 근절 계기돼야차라리 러시아는 다르다. 지난 19일 유엔 안보리의 평양 규탄 논의에서도, 러시아는 규탄 쪽으로 간 데 비해 중국은 남북 양자 자제를 내세워 평양집단을 두둔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북녘 땅은 중국의 동북지방인 만주 3성(省)과 함께 동북 4성으로 꼽힌지 오래다. 중국의 후견을 받는 김정일 자치구다. 우리 외교부는 이같은 중국에 더 눈치 볼 것 없이 사리를 따져 당당히 대응해야 된다. 시비 역시 분명히 밝히는 강온 양면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 어선의 불법 어로는 공지의 사실이다. 지난 5년간 가뭄에 콩나듯 검거된 어선만도 363척(선원 738명)이다. 중국 연안은 남획으로 고기가 씨가 말라 한국 어장에 가야 고기를 잡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이야기다. 산둥반도, 칭따오, 웨이하이 등지 어선의 불법 어로가 특히 심하다. 중국 외교부의 당치않은 문제 제기가 언짢긴 해도 한편으로는 차라리 잘됐다. 앞으로는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어장의 불법 어로에 철저히 대응해 모조리 검거할 계기가 됐다. 이 정부만의 책임은 아니지만, 이 정부 역시 책임이 있다. 어쩌다가 경찰 공권력이 중국의 어민에게 까지 예사로 무시당해 마침내 적반하장의 저들 외교문제가 됐는 지, 나라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러나 중국에도 정부가 대응할 약점은 있다. 본사 주필

변질돼 가는 이들

연평도 포격은 가슴 아픈 이야기다. 북한은 국민의 생존에 대해 양식이 없다고 손을 벌리고, 진리를 차단하고 자유가 없다. 비관적이다 누가 했든 이는 바른말이다.그런데 이 말을 한 정진석 추기경더러 꼴통 반공주의자라며 서울교구장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윽박지른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라는 사람들이 그런다.이들이 꼬투리 잡은 또다른 말이 있다. 주교단에서는 4대강 사업이 자연파괴와 난개발 위험이 보인다고 했지, 반대한다고 한 소리는 안했다라는 대목이다. 이를 그들 사제단은 추기경의 궤변이란 성명에서 주교회의의 분별력을 경시하고 판단행위마저 부정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선 가톨릭 내부의 일임으로 더 뭐라고 하지 않겠다. 다만 나이로나 지위로 보아, 국내 가톨릭 수장인 어른에게 차마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는다. 외국 토픽감이다. 나라 망신이다.정의구현사제단의 불의 도대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추구하는 정의란 무엇인가, 공동선이 정의라고 한다면 이들 사제단은 정의를 말할 수 없다. 이 사람들이 추구하는 정의는 공동선이 아닌 독선이기 때문이다. 정의는 커녕 불의다. 정진석 추기경 말을 가르켜 (북에 대해) 미움이나 부추기는 골수 반공주의자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으니 교회의 불행이다라는 것은 억지 논리의 비약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공동선은 균형 감각이 활성화한 반면에 독선은 한쪽 감각에 빠진다. 남북관계 비교를 들어 이들 사제단 행적을 보면, 독선이 얼마나 자심한가를 안다. 예컨대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와 이른바 광우병대책회의를 주도하고, KAL 858기 폭파 조작설,1987년 대통령선거 컴퓨터 부정 개표설을 들고 나오는 등 터무니 없는 주장이나 폭로가 비일비재 했다. 정부가 하는 일은 사사건건 트집잡기 일쑤이면서, 평양집단엔 관대하기가 무한한 것이 소위 이들 사제단이 말하는 정의다.배곯은 인민들이 딴 나라로 도망가 유랑하는 탈북사태에도, 정치범 수용소며 공개총살을 일삼는 인권 부재에도, 현대판 김가 왕조의 3대 권력 세습에도, 핵 등 대량살상 무기 개발에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에도 구린 입하나 떼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비겁자들이 이들 사제단이다. 한국 영토에 포격을 가해 인명피해를 낸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것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 13일 모스크바를 찾은 박의춘 평양 외상 면전에서 한 말이다. 러시아 외상은 한미 연합훈련엔 우려를 표시했으나, 사태의 발단이 된 연평도 포격엔 이처럼 평양집단의 책임을 추궁했다. 북러 외무장관의 이 회담에 북의 중앙통신은 호상 관심사에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이 진행됐다고만 짤막하게 보도했다. 러시아 이국도 이런터에 국민인 이들 사제단이 평양에 사족을 못쓰는 북맹심취(北盲深醉)는 과연 남들이 말하는 좌파종북주의병이 맞는지 묻는다. 이미 한물간 구닥다리 해방신학 영향이라면 의식 수준이 한심하다. 공동선 아닌 독선에 빠져지금은 유신정권이나 신군부시대가 아니다. 국민들 선택에 의한 합법정부의 헌정시대다. 이런 정부를 두고 평양집단을 우위시하는 이들 사제단의 헌정 위협 착시(錯視)는 위험하다. 1970년대 독재정권에 저항했던 원래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는 판이하게 변질됐다. 정치를 정녕 그토록 하고 싶으면 옷을 벗고 정치일선에 나서라, 종교의 우산 가림막 속에서 무책임한 소리를 일삼는 것은 떳떳지 못하다. 북녁 땅엔 신부가 없다. 있다면 가짜다.진정으로 용기가 있다면 그곳에 가서 정의를 구현하고 순교하라는 어느 누구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우리 천주교는 대원군 시절 국내 초대교회 순교자들이 흘린 수많은 피로 시작됐다. 이 순교자들이 지금의 이들 사제단을 보면 뭐라고 말할 것인지 궁금하다. 이런 말은 들었다. 한 가톨릭 평신도의 말이다. 싹수없는 것들 본사 주필

저들은 망한다

대피시설 얘길 꺼냈다가 계면쩍게 됐단 사람이 있다. 의정부서 가진 어느 모임에서다. 그때가 노무현 정부 시절이다. 남북관계가 봄바람인 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는 좌중 분위기 였다고 한다.그로부터 수년이 지났다. 연평도가 포격당한 이후, 비로소 민통선 인근의 대피시설 무대책이 거론 된 것 같다. 영세 중립국 스위스에 지하생활이 가능한 비상 대피시설이 있다면 잘 믿지 않을런지 몰라도 사실이다. 대피시설은 국가 재난관리의 기본 시설이다. DJ의 햇볕정책이 오늘의 남북관계를 유발했다느니, MB의 강경정책이 원인이라니 하는 소린 무위하다. 평양정권은 원래가 그런 집단이다. 햇볕정책이 아니고, 강경정책이 아니었어도 연평도를 공격했을 작자들이다. 평양과 하노이의 차이대피시설만도 아니다. 효과 없는 방독면 얘긴 전에도 종종 나왔지만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필요없는 물건으로 치부 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와선 연평도 주민에게 지급된 방독면이 모자라고 그나마 낡아빠져 문제가 된 모양이다. 지하 대피시설이 기막히게 잘된데가 북녘땅이다. 저들 말로 전 국토의 요새화가 됐다. 주요 군사기지는 거의 땅속에 있다. 심지어 동해 해저 핵 기지설까지 나왔다. 발견 안된 남침 땅굴도 파놨다는 말이 있다. 압록강 밑바닥으로 중국까지 땅굴을 파놓았을 것이란 추측 또한 무성하다. 아무튼 암벽 등 지세를 이용한 지하시설이나 땅굴을 파는 덴 이골이 난 게 그럴 수 밖에 없다. 예산을 들이는 게 아니다. 인민이나 군대를 동원하면 된다. 누가 뭐라는 야당도 없고 언론도 없다. 남쪽에서 햇볕정책을 쓰건 강경정책을 쓰건 상관없이, 그저 쉼 없이 땅굴을 팠다. 지난 반세기 동안 땅굴만 파왔으니 그 미로가 어떨지 짐작도 못 할 일이다. 평양집단이 믿는 구석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공중에서 아무리 때려부숴도 저들은 끄떡 없을 뿐만이 아니라, 지상에선 땅굴을 이용해 오히려 우리의 뒷덜미를 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에 변변한 대피시설 없이 노출 될대로 노출된 남쪽을 자기네 맘대로 유린할 수 있다는 게 저들의 계산이다.평양집단의 두더지 작전은 베트남을 모방한 것이다. 하노이 정권은 땅굴의 원조다. 유명한 호치민 루트도 요소엔 비상 땅굴이 있어 전쟁물자 수송이 끊임없이 가능했던 것이다. 아울러 베트공의 땅굴은 한마디로 거미줄망이다.트로이 목마 될 북의 도발그러나 평양집단과 하노이 정권의 땅굴은 같을지라도, 양 정권의 도덕성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호치민은 인민에게 이웃처럼 함께 한데 비해 김일성은 인민에게 별종처럼 군림 했다. 호치민 박물관에 전시된 그의 목침대 등 생전 일용품은 서민과 조금도 다름이 없는 검소한 것들이다. 진정한 민중의 지도자 덕목을 갖춘 호치민이 민중의 추앙을 받는것은 당연하다. 베트공의 물불을 가리지 않은 용기는 이념보단 호치민에 대한 신뢰와 충성심이다.김정일이 50억원대의 호화 요트를 사들였다. 어쩌면 김정은이 산 것인지도 모른다. 이 사실은 최근에 오스트리아 법원이 요트를 북에 밀수출한 혐의로 자국 사업가에게 벌금형을 선고함으로써 밝혀졌다. 실로 권력의 3대 세습이 호사판이다. 북녘 통제사회가 단단해 보인 것은 표면일 뿐, 속은 흐물흐물하다. 인민의 탈북행렬이이를 말해준다.평양집단은 땅굴을 믿지만 결국은땅굴 때문에 망할 것이다. 땅위의 민심을 얻지 못한 집단이 땅밑을 팠다고 해서, 더 존속할 길이 트이는 것은 아니다. 일단 유사시엔 빙벽처럼 녹아 내린다. 나치 정권이 그러했고, 동독이 그러했다.그러나 역사의 주인이 되는 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된다. 우린 지금부터라도 그간 소홀 했던 것을 하나하나씩 챙겨야 한다. 예컨대 지하 50m의 대심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는 교통도 교통이지만, 만일의 경우엔 지하 대피시설이 된다. 현재의 지하철은 시멘트 철근 등 구조물 한 거풀만 벗기면 밖이 드러나 완전 대피시설로는 미흡하다. 저들의 연평도 도발은 안보의식을 일깨웠다. 새로운 경각심을 갖게 했다. 우리의 영토에 겁없이 퍼부은 포격은 되레 재앙을 안기는 트로이 목마가 될 것이다. 우린 저들을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임양은 본사주필

전쟁, 안 난다

전쟁이 날 것인가? 북의 연평도전투 도발 이후의 최대 화두다. 이에 대한 답은 이렇다. 한마디로 안 난다는 것이다. 왜냐면 대한민국이 그만큼 대비하기 때문이다. 건드려보는 국지전은 치고 빠지면 그만이지만 전면전은 다르다. 이쪽을 먹을 만큼 우리가 만만해 보인 허점을 드러내지 않는 한, 저들은 되레 우리에게 먹힐 전면전을 감히 못 일으킨다. 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은 참 이상한 사람이다. 북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대통령의 확전 방지 지시설을 두고 무던히도 물고 늘어졌다. 어디까지가 사실인 진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전으로 안 간건 바른 방향이다. 박지원에게 묻겠다. 그럼 전면전으로 가야 했단 말인가, 아니다. 그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전쟁 위기설을 퍼뜨리며, 전쟁이 안 날려면 민주당을 찍어야 한다고 한 사람이다. 그랬던 위인이 확전 방지를 트집 잡았다. 수원 조원동 조원시장내 한 음식점에서 박지원 그 것을 뭣하고, 그런데 이명박은 물러 터져서란 큰 소리가 튀어 나왔다. 날품파는 이들로 보이는 40대 세명의 좌석엔 생막걸리병이 널려 있었다. 박지원에 대한 그의 말은 여기에 차마 그대로 옮길 수 없다. 대통령의 1129 대국민담화 발표 전이다. 그들은 MB의 담화로 물러 터졌단 건 다소간 다르게 봐 졌을 것 같다. 그러나 박지원에 대한 인식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것은, 요즘 당내 일각에서 나오는 6자회담 복귀론 때문이다. 전면전은 국지전과 또 달라우리의 군부대와 민가를 초토화한 기습적 침략 포화가 있은 지 이제 열흘이다. 이런 저들과 6자회담에 나가 이마를 맞대라니, 중국이야 그런다손 치더라도 민주당이 제정신인지 의아스럽다. 미워서가 아니다. 민주당에도 쓸만한 사람들이 적잖다. 대화하고 교류를 하라고 한다. 안 한 것이 아니다. 할만큼 했다. 하지만 약발은 그때 뿐이다. 속내는 이중성이다. 예컨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기간에 핵무기를 개발하였다. 이명박김정일 정상회담 추진 접촉엔 저들이 거액을 요구해 불발됐다. 이를테면 출연료다. 김대중은 김정일 면담 출연료로 나랏돈 4억5천만 달러를 주었다. 별도의 대북지원 또한 지속됐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최근엔 연평도를 포격한 지난 23일 그날도 시멘트의약품 등 대북지원 물자를 중국 단동에서 선적하던 참이다. 임진강 수해는 북측과 관련된 골치아픈 지역 현안이다. 이의 해결을 위한 남북공동 현지조사 일정을 세번이나 잡아 놓고도 번번히 어겨 무산 시킨 저들이다. 또 당했구나, 하고 뒤통수를 맞을 때 마다 우린 그랬다. 심지어 금강산에 간 손님 박왕자를 총으로 쏴 죽이기도 했다. 점점 간덩이가 커진 저들이 벌린 최대의 도박이 이번 연평도전투 도발이다. 후계자 옹립 기념으로 한번 더 떠본 것이다. 동포라고 했다. 동포애를 말했다. 틀린말은 아니다. 저들은 동포인 우리에게 온갖 몹쓸 짓을 다해도, 우린 저들에게 동포애로 대해야 한다고 해서 그런 사람들이려니하고 그렇게 대했다. 그런데 끝이 없다. 조금도 달라질 기색이 안 보인다. 알고보면 그럴 수 밖에 없다. 저들의 최고 가치는 남북 공존이 아닌 남조선 혁명이며, 교류는 다만 수단이기 때문이다.단호한 응징태세, 전쟁 막아이젠 우리도 변해야 한다. 잘못 길들여진 저들의 버릇을 당장은 고치기 어렵더라도 달리 대해야 한다. 이런 말이 있다. 대북강경책에 무슨 뾰족한 수가 있냐고 한다. 없다. 이래서 고민이지만 갈 길은 있다. 더 이상 호락호락해 보여선 정말로 전쟁난다. 전쟁 날 것을 두려워해선 전쟁이 나고, 전쟁 날 것을 두려워 하지 않으면 전쟁이 안 난다. 천암함 폭침 후 대북심리전을 위해 휴전선에 큰 돈들인 시설물을 안 쓰고 묵혔다. 확성기에 포탄 세례를 퍼 붓겠다는 북의 협박 때문이다. 이런 굴복을 양보란 이름으로 더 해선 한 없이 굴복당해 결국 전면전까지 도발 당한다.평양집단이 진정성을 보일 때까진 단호하게 나가는 것이 전쟁을 막는 길이다. 서해5도의 한 섬을 자기네 해상경계선을 구실 삼아 침략 점거 하고자 하는 것은 전면전 유발의 한 시나리오 일 수 있다. 저들 시나리오는 이 밖에도 또 있다. 어제 끝난 서해 한미연합훈련은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다. 헐렁한 것 같지만 견고한 것이 자유민주주의며 국민적 태세다. 자유민주주의인 대한민국은 이래서 북의 도발을 막는다. 임양은 본사주필

아! 불타는 연평도

갑자기 쿵콰당하는 굉음과 함께 땅바닥이 들썩 하면서 화염이 치솟았다. 민가가 잇따라 부숴지고 주민이 다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지난 23일 오후 2시34분, 오후 3시10분 께 두차례에 걸쳐 북이 쏘아댄 해안포 사격은 170여발 중 80여발이 이렇게 연평도에 떨어졌다. 전쟁이다. 어선을 타고 인천으로 긴급 대피한 주민들은 피난민 신세가 됐다. 이 와중에서 부부나 모녀가 함께 배를 타지 못해 잠시 생긴 이산가족이 한동안 서로 애를 태우기도 했다. 연평도를 먹구름으로 뒤덮은 화염과 포연, 전쟁의 실황은 멎었으나 국지전 긴장의 여진은 남아 아직 준전시 상황이다. 조선 서해 연평도 일대의 우리 측 영해에 포 사격을 가하는 군사적 도발에 우리 혁명무력이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취했다는 것은 평양의 조선중앙TV 방송이 인민군 최고사령부 발표를 보도한 한 대목이다. 우리측 영해란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한 저들이 임의로 만든 해상분계선으로, 연평도 등을 북의 영해에 포함 시키는 가당찮은 생떼다.625 남침 후 1950년대 후반부터 있었던 어민 및 어선납북, 울진삼척 주민을 학살한 무장공비 남파, KAL기 납북, 아웅산 테러, KAL기 폭파, 천안함 폭침 등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행된 북의 대남 공격이다. 예를 들자면 이만도 아니다. 알아둬야 할 것은 그때마다 생떼를 썼다는 사실이다. 저들의 생떼는 이번 연평도 포격에서 처음 부리는 것이 아니다. 실로 가증스러운 것은 민간민가에 대한 무차별 포격이다. 저들이 주장한대로 군사적 조치라면 적어도 양민에 대한 피해는 없도록 하는 것이 국제적 전쟁 수칙이다. 수해가 났으니까 쌀을 달라, 쌀농사를 위해 비료를 달라고 할때마다 내세우는 것이 동포애다. 걸핏하면 동포애를 노래부르는 저들이 평화로운 남쪽 섬마을에 곡사포직사포로 불바다를 이뤄 놓고도 미안해 하지 않는다. 혁명무력이므로 그같은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저들이다.남조선 통일혁명은 조선로동당이 규약으로 정한 지상 목표다. 6자회담은 절대적 불변의 이 전략을 위해 무한히 구사하는 상대적 변화의 전술일 뿐이다. 평양정권의 대남도발은 생존 방법이다. 개방개혁은 폐쇄사회의 체제 붕괴를 유발하므로 3대 세습을 위해서는 간헐적 말썽을 일으켜 대내외적 긴장을 부단히 고조시키는 것이 저들의 상투적 행태다.세계언론은 연평도 피격사태를 주요 뉴스로 일제히 타전했다. 중국이나 러시아도 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김정일김정은 부자는 이를 의식하기는 커녕 되레 즐긴다. 저들은 세계적 비난을 장삿속으로 만드는 데 도가 튼 집단이다. 아마 김정은은 또 뭘 보여줄 것인가를 골몰 할 것이다. 중국이나 러시아의 쓴 소릴 겁내지 않은 것은 예컨대 아비가 망나니 아들을 내칠 수 없는 입장과 같음을 알기 때문이다.이번 무력 도발은 노골적인 협박이다. 미국의 핵 전문가들을 불러 우라늄 원심분리기를 광고한 데 이어 자행된 해안포 공격은 핵무기 공격을 저들 나름대로 시사한 것이라하겠다. 그러나 단언컨데 전면전은 평양정권의 종말을 가져온다. 그런데도 피해야 하는 것은 상상을 불허하는 엄청난 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우린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고수한다. 평양정권은 미국의 대북변화가 선행되야 핵을 포기하고, 미국은 북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관계개선이 가능하단 입장이다. 그러나 평양정권은 절대로 핵무기 개발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포기하는 체 한다면 대가를 받기위한 장삿속일 뿐이다. 조선인민공화국은 어떤 경로로든 결국은 망한다. 왜냐면 인간의 본성을 억압하는 반자연법적 한시 권력은 인류와 같이하지 못한 것이 역사의 경험법칙이기 때문이다. 끊임 없는 탈북사태는 그같은 징후의 하나다. 하지만 연평도를 쑥대밭으로 만든 만행에 당장 어떻게 실효성 있게 대응할 것인진 참으로 어렵다. 막말로 죽이지도, 살리지도 못하는 판이다. 정부는 대북관계에 원칙을 고수하고, 미국은 북의 해외 돈줄을 더 바짝 조이면서 좀 더 관망해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국론 분열을 조심해야 된다. 저들이 노리는 게 바로 그같은 허점으로, 국지전이 전면전으로 확전 될 수 있는 틈새가 된다.아! 연평도여, 불타는 연평도여.본사 주필

대포폰의 미로?

야당 탄압이란 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의 말은 생떼다.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란 그야말로 국민을 우롱하는 오만의 극치다. 청목회의 3억원대 입법로비와 관련, 이미 청목회 간부 3명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의 피의사실 상대가 민주당 등 11명의 국회의원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국회의원이 돈받고 법을 특정집단에 유리하게 만들어줬다는 것이다.국민사회는 손뼉을 친다. 염치없는 그런 국회의원은 엄벌에 처해 본때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 사회적 정서다. 검찰이 뒤늦게 나마 그랜저 검사에 대해 자정적 재수사를 하기로 한 것도 환영 받는다. 검사가 사건을 두고 받은 그랜저 승용차를 검찰이 뇌물이 아닌 선물로 보고 무혐의 처분한 당초의 사건처리가 잘못된 것이다. 그랜저 승용차가 선물이 될 수 없는 것은 사회적 통념이다.검찰이 잘하고 못하는 것그런데 검찰이 욕 얻어먹어도 싼게 민간인 사찰의 대포폰에 관한 건이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 과정서 청와대 행정관이 제공한 대포폰에 수사가 미진했다는 것은 정치권만이 아닌 국민사회의 객관적 시각이다. 한나라당 지도부 일각에서도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으나 청와대 측은 새로운 사실관계가 아니다며 부정적 입장이다. 더 기소할 것이 없다는 것은 법무부 장관 이귀남의 말이다. 문제는 대포폰이 이용된 사실이다. 혹은 대포폰이 아니고 차명폰이라고 강변하지만, 굳이 실명폰이 아닌 것을 쓴데는 뭔가 켕기는 게 없다 할 수 없다. 대포폰이든 차명폰이든 떳떳하지 못한 폰이 동원된 것은 시인하면서, 별 게 아니란 것은 설득력이 없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을 청와대의 아킬레스건으로 꼽는 관측이 있다. 그 정점을 대통령의 형님으로 보는 배경 때문이다. 다음 인용문은 한겨레신문이 지난 16일자에 보도한 기사 내용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은 15일 최근 불거진 불법사찰 배후 논란 등과 관련해 날더러 대통령 형님이니까 99% 조심해야 한다고 하는데 99%가 아니라 100%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략) 내가 (중략) 사찰의 원흉이라는 말까지 있다며 오직 국익만 생각해 일을 하는데, 정말 답답해서 복장이 터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민간인을 불법사찰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윗선으로 지목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중략) 이 의원은 리비아 한국인 억류사태 해결에 나선 일로 관련해 리비아가 부족국가라 연장자를 존중하는 풍토가 있다는 것을 알고 특사로 갔다며 (중략) 국익을 위해 일하는 데 형님이 왜 나서냐고 얘기하는 것은 정말 곤란하다고 말했다. (후략)MB의 짐되는 형님 문제국회의원 이상득이 언필칭 국익을 위한다는 것은 좋지만, 인간사엔 입장 이란 것이 있다. 군자는 오해 살 일을 안 한다는 것은 옛 성현의 일깨움이다. 왕위를 아우님에게 내준 양녕대군이 평생 천하주유를 일삼은 것은 그가 도성에 있음으로 하여 미치는 아우님 임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아우님 대통령께서 형님 국회의원 더러 국익을 위해 일해달라고 했는 지, 형님이 자청한 것인 진 모르겠다. 그러나 어떻든 대통령 형님은 대통령의 짐이다. 의문은 대통령 형님의 하소연대로 불법사찰의 윗선이 아니라면, 대포폰 진실 규명의 재수사를 청와대는 왜 꺼리고 검찰은 왜 안 하느냐는 것이다. 이를 뒤집으면 꺼리고 못할 사정이 있어서 안 한다는 것이 된다. 어느 조폭 두목이 교도소 안에 있으면서 대포폰으로 조직을 관리 했다더니, 대포폰 비선이 화근이다. 대통령의 결단에 달렸다. 이젠 청와대가 무슨 말을 해도 대포폰에 관한한 곧이 듣기 어렵게 됐다. MB는 꽤나 부지런하다. 나랏일 또한 열심히 한다. 이런데도 좋은 소릴 못듣는 것은 형님에 대한 부담에도 연유가 있다. 대포폰 재수사가 끝내 불발하면 더 말 못할 속내가 있어 마냥 세월속에 묻히기만 기다리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야당 탄압이란 당치않은 목소리가 더 커지게 된다. 임양은 본사주필

과잉복지의 ‘덫’

김황식 총리의 과잉복지 말이 쑥 들어갔다. 전동차 노인 무임승차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가 혼났다. 무엇이 과잉복지냐고도 하고, 노인 홀대라는 비난이 빗발쳐 총리실에서 적당히 사과하고 넘어갔다. 비정상이다. 바른말에 사과란 당치않다. 김 총리의 말은 맞다. 노인 무임승차는 과잉복지의 사례다. 부끄럽게도 수원역에서 서울시청 앞까지의 전철요금이 얼마인 지 모른다. 나도 무임승차 혜택을 받는 노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히 잘못됐다. 돈을 내고 탈 수 있는 나같은 사람이 공짜로 타기 때문에 경영이 더 나빠져 전철요금을 올리는 요인이 된다. 즉 과잉복지로 정작 돌아가야 할 사람에 대한 복지가 줄고 또 남에게 폐를 끼친다. 노인공경과 과잉복지는 구분된다.총리실의 사과성 해명은 포퓰리즘적 영합이다. 집단이기에 대한 굴복이다. 흔히 국민을 들먹인다. 국민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한다. 다원화하고 다계층인 구조의 국민사회다. 도대체 어느 국민을 말하는 것인 지, 종횡으로 얽힌 집단이기가 국민의 이름으로 둔갑해 판치는 대중주의 세태다. 잘못된 복지, 나라 망칠수도또한 대중주의 영합을 일삼는 것이 정치권이다. 나라가 골병들고 국민사회가 병든다. 그리스를 예로 든다. 정년이 남자는 58세, 여자는 55세다. 정년 퇴직을 하고 나서는 평생 일을 안해도 먹고 살 수가 있다. 요족한 연금 때문이다. 그러나 덜 내고 많이타는 연금제로 재원이 바닥나 이웃 나라에서 빌린 돈으로 연금을 지급했다. 마침내 여러 군데의 다른 나라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일어난 것이 그리스가 유발한 유럽의 재정 위기다.우린 그리스 같지 않으므로 괜한 걱정이라고 할 지 모르겠다. 잘못된 생각이다. 거덜나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잠깐이다. 2007년 25.8%이던 정부의 복지예산이 2010년엔 27.8%로 늘었다. 내년엔 30% 수준이다. 국가채무가 한해 예산보다 많은 360조인 나라에서 과잉복지 경쟁이 한창이다. 진보진영의 무상급식 등 복지놀음에 보수진영 또한 질세라 하고 덩달아 경쟁놀음에 열 올린다.이런 복지경쟁이 건전복지라면 무척 다행한 일이다. 그런데 매우 불행한 것은 과잉복지인 데 문제가 있다.이에 겹쳐 관리조차 허술해 국민의 세금인 복지비가 줄줄 샌다. 예컨대 맞벌이 부부를 위한 어린이집 육성지원은 어린이집 재벌을 양산 하였다. 노인요양은 실속보다 노인 머릿수 챙기기 사업이 됐다. 실업수당이 직업인의 부수입이 되기도 한다. 집단이기 아닌, 건전복지로황당한 것은 무상급식이다. 경기도 교육청이 내년에 무상급식 예산을 마련키 위해 여기 저기서 빼낸 돈이 2천800억원이다. 이 가운데는 학습환경개선, 시설개보수사업비 등을 깎은 돈도 들어 있다. 자기돈 내고 점심 먹을 수 있는 학생들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작 학생들은 열악한 학습자료나 낡아빠진 교실에서 공부를 해야 할 판이다. 역평등의 과잉복지가 교육의 주객이 뒤바뀐 모순을 가져왔다. 복지정책이 절실한 것은 사실이다. 성장에만 치우쳐 분배에 소홀했던 과거가 있어 더욱 그렇다. 복지시책의 잣대로 문명국가의 수준을 가늠한다. 그러나 과잉복지가 복지의 실체는 아니다. 국민의 세금을 쓸모없이 허비하는 과잉복지는 재앙의 근원이다. 문젠 무상급식처럼 듣기에 우선 솔깃한 과잉복지가 대중 속에 파급되는 것을 정치권이 이용하는 중우정치다.소신있는 정치인이 없다. 케네디 처럼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 지 묻기전에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자신에게 물어봐라는 말도 할 줄 알아야 한다. 무서운 것은 과잉복지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 그리스 사회가 그러했다. 우리 역시 과잉복지에 더 중독되기 전에 벗어나야 한다. 이의 탈출을 위해 필요한 것이 소신있는 정치인이다.복지시책을 사회, 경제 양면으로 나눈다면 고길잡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은 경제적 복지다. 이에 비해 고기를 잡아서 주는 것은 잡을 능력이 없는 약자에게 국한하는 사회적 복지다. 우린 지금 이 양자의 혼돈을 구분치 못해 일이 더 꼬인다. 임양은 본사주필

4대강 문제

4대강 문젠 잘 모르는 분야다. 토목공사이면서 수자원분야다. 환경 문제이기도 하다. 이토록 어려운 4대강 문젤 잘 모르면서 꺼내는 것은 전문가라는 사람들조차 말이 다르기 때문이다. 비유컨대 페인트 만드는 과정은 몰라도, 색깔은 구분할 줄 아는 것과 같아 말을 꺼낸다. 민주당은 4대강 사업 반대투쟁이 간판구호다. 원내대표 박지원은 범국민운동을 벌인다고 하고, 당대표 손학규는 운하사업이라고 우긴다. 4대강 사업이 악의 대명사인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어느 자리에서 상당한 지위가 있는 사람에게 왜 보가 나쁘냐고 물었더니 강물은 흘러야지 가두면 썩는다는 것이다. 팔당댐 물이 썩는다는 소리를 못 들었다고 했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준설에 대해선 찌꺼기가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안 된다해서 그럼 찌꺼기를 긁어내야 되잖느냐고 했더니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것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반대에 설득력 있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 말하기로 하면 학술 및 기술 양면에서 고급 논리에 속하는 것이 4대강 문제다. 그러나 반대의 이유는 어느 것도 이에 근거하지 않는다. 그냥 이명박이 미워 주술적으로 반대한다. 생명논리를 내세우는 종교계의 반대는 그들의 교리일뿐이다. 어설픈 환경론은 시민운동의 순수성을 잃은 생업수단이다. 그렇다고 찬성의 논리를 알아듣게 들은 것 또한 없다. 찬성하면 무슨 코딱지가 얻어걸리는 게 있어서가 아니다. 이명박이 탐탁지 않긴 매한가지다. 굳이 어렵게 말할 것이 없다. 4대강을 가만 놔둬선 안 되겠다고 생각한 것은 소년시절에 멱 감고 고기 잡던 영산강이 바싹 말라붙어 실개천이 된 것을 보고 나서다. 전남도지사 박준영이 민주당 사람인데도 4대강 사업을 해야 한다고 한 것은 그 뒤다. 요즘은 민주당 경남도지사 김두관, 같은 당 충남도지사 안희정은 반대하는 데 비해 다대수의 경남이나 충남 시장군수들은 해야 한다고 하는 것으로 들린다. 지금의 4대강을 정상이라고 볼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강물이 썩는 것은 죽어가는 것이다. 이를 손보는 것은 죽이는 것이고, 가만둬야 살린다는 것은 소피스트적 궤변이다. 이미 자정능력을 상실한 강변이 많다. 이 부분에 대해 새로운 생태계를 복원시켜 주는 것이 4대강 사업인 것으로 안다. 물 부족 국가가 되지 않게 대비하는 것은 연간 강수량이 적어서가 아니다. 홍수가 나는 것은 치산이 잘 안 돼서도 아니다. 빗물의 95% 이상을 바다로 흘려 내버리고, 강물을 조절하지 못해 홍수가 난다. 또 건천이 되곤 한다. 물줄기를 조정하면서 일정량을 두고 쓰기 위해 물을 가두고, 강바닥을 준설하는 것을 두고 마치 역적질하는 것처럼 야단이다. 전두환이 서울 한강 연안공사 하나는 잘해놨다. 서울시장 염보현이 전두환을 받들어 심혈을 기울였다. 호안공사를 하기 전엔 마포나루 큰물이 공덕동 로터리까지 치밀기가 예사였다. 지금의 한강공원은 그때 이룬 수변공원 등 조경사업의 산물이다. 그래도 당시엔 반대의 목소리가 없었다. 신군부의 5공정권 치하였기 때문이다. 이젠 그만둘 수 없어이젠 민주화가 이룩된 지 오래다. 그래서인지 요란스런 4대강 사업 반대가 삼인성호(三人成虎)처럼 들리지만 아니다. 4대강 문젠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이제 심판 단계에 들어선다. 지난해 봄에 시작한 4대강 사업은 이미 4조6천600억원이 집행됐다. 전체 예산 15조4천억원의 33%다. 공정은 보 건설만도 57%가 진척됐다. 중단될 수가 없다. 대통령 자신이 재임 중에 마쳐야 하는 부담감도 있고 여름에는 장마철도 있어 공사를 서둘러 추진하는 것 같다. 아마 다음 대선 전까지는 공사가 마무리될 것이다. 공사는 마무리돼도 즉효가 나는 것은 아니겠으나,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이슈가 될 것은 분명하다. 심판은 그때 가서 국민들이 한다. 요컨대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은 국토의 젖줄이다. 이 젖줄이 되살아나 경제환경문화가 아우르는 새 생명이 움트느냐, 아니면 국토를 망친 죄업의 예산낭비냐가 판가름 나는 것이다. 민주당은 더 이상 공연한 시비를 걸지 말라, 예컨대 박근혜더러 (반대의 말을) 한마디하라며, 남의 당 분란을 부채질하는 것은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 4대강 문젠 여기서 일단 접어두고 지켜보는 것이 민주당을 위해서도 낫다. 임양은 본사주필

손학규는 ‘학규’다워야

예전의 손학규가 아니다. 중앙정치 무대의 지체가 달라졌다. 민주당 103 전당대회에서의 당대표 당선은 화려한 부활이다. 한나라당 탈당 3년6개월 만이다.한나라당 탈당은 멍에이긴 하다. 비난 또한 들을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선택의 자유에 속하는 문제다. 어쨌든 경기도지사를 지낸 사람이 굴지의 당대표가 된 것은 괄목할 만하다.한데, 달라졌어도 그는 역시 손학규다. 줄타기 놀음이 아슬아슬하다. 당대표가 되고 나서 맨 먼저 달려간 곳이 김해 노무현 묘역이다. 이어 호남 우대의 당직 인선을 했다. 이파 저파의 정파를 아우르는 탕평책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이파 저파마다 아부하는 기생 정치로 비칠 수도 있다.문젠 원칙이 없단 사실이다. 노무현은 민중 지도자의 순수성을 잃은 지 오래다. 대통령직에서 부정 축재한 그를 민중의 지도자로 보는 민중은 없다. 졸개 등 정치 세력만 있을 뿐이다. 민주당의 호남 색깔은 김대중 사후 퇴색됐다. 호남 인맥도 여러 갈래다. 호남 중심 인선은 생색 안 나는 편중 인사다.여러 정파의 민주당 속에서 야당의 선명성을 살리는 것은 그 자신이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이념을 내세운다. 한미 FTA를 반대하고, 4대강공사는 운하사업이라고 우긴다. 전엔 안 했던 소리다. 선명성 부각이란 게 하필이면 구닥다리 정치에 치우치는 것은 유감이다. 정치는 현실이어서 부득이하다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손학규다운 원칙은 아니다. 진보주의로 둔갑된 그를 보면 생소하지만 이젠 인정한다. 원래의 진보에서 보수로 왔다가 원래의 진보로 되돌아간 걸로 친다. 그래서 웬만한 것은 이해하려고 한다. 황장엽 빈소를 끝내 찾지 않은 것도 그렇고, 북의 3대 세습이 상식에 안 맞지만 어차피 상대해야 할 사람이라는 것도 그렇다.그러나 결단코 용납되지 않은 처신은 박지원의 시진핑 발언 두둔이다. 시진핑이 김대중에게 이명박이 한반도 평화 훼방꾼이라고 했다는 박지원의 말은 중국 외교부의 공식 부인으로 거짓말인 게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시진핑의 평화 훼방꾼 설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그런데 이를 두고 특정 표현에 매달려선 안된다는 박지원 감싸기는 문제의 본질을 왜곡한다. 거짓말이 들통난 게 마치 외교관계에 기인되는 것처럼 호도하는 박지원의 비열행위를 거드는 손학규 역시 용렬하다.손학규는 투쟁 위주의 선명성 노름보다는, 진보의 참 가치를 민중에 인지시키는 정치 변화를 추구해 보이는 차별화가 사는 길이다. 진보주의가 평양정권에 맹종하는 종북주의는 아니며, 진보정치가 의사당을 부수는 폭력정치는 아니며, 분배 우선이 무상급식 같은 포퓰리즘 위주가 아닌 민생의 새 모럴을 모색해 정립하는 것이 민주당을 새롭게 하고, 정치를 새롭게 하고, 나라를 새롭게 하는 길이다.충고하는 것은 독사 같은 눈으로 이명박을 헐뜯는 것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난 한나라당 대권 구도에서 홀대받은 저주를 그런 식으로 푸는 것은 인품을 잘못 의심받기 십상이다. 손학규가 유권자 층에 얼마나 지지를 받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기는 해도 중도성향 유권자들 지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어쩌면 진보층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그가 내세운 (2007년 대선에서) 잃어버린 600만표 되찾기는 이런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어야만 가능하다. 중도성향에는 보수 중도성향도 있고 진보 중도성향도 있다. 물론 아직은 모른다. 그가 당대표에 이어 민주당 차기 대통령 후보에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상당히 접근했을 뿐이다. 또 민주당 후보로 지명돼도 상대당이 있고 상대당 후보가 있다. 차기 대통령 선거는 장차의 일이다. 당장 제1야당 대표로서 거는 기대는 정쟁의 정치가 아닌, 정치의 생산적 변화를 주도하는 큰 정치인이 되는 것이다. 이러지 못하는 손학규일 것 같으면 그의 줄타기는 일찍이 노무현이 말한 대로 보따리장수에 그치고 만다.젊었을 적에 위장취업한 구로공단에서 경찰에 쫓기면서도 책을 손에서 떼지 않았다. 생활의 원칙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합리주의자다. 이러한 그가 보따리장수가 되지 않기 위해선 손학규는 (정치 무대가) 달라졌어도, 역시 손학규다워야 할 것이다.

나의 非煙記<비연기>

담뱃값 인상은 서민 건강 개선이므로 서민 부담 가중이 아니란 것이 보건복지가족부의 주장이다. 이에 한나라당은 서민층 반발의 요인이 된다며 인상을 반대한다. 보건복지부는 담뱃값 인상을 금연에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에 한나라당은 부정적으로 보고 하는 말이다. 어떻든 연내 담뱃값을 갑당 2천500원에서 1천원을 더 올리고자 하는 보건복지부 제안은 되니 안되니 하고 한나라당과 승강이가 벌어졌다. 담뱃값은 2005년 500원이 오르고 나서 5년째 동결됐는데, 이듬해 노무현 정부에서도 역시 흡연율을 떨어뜨리는 방안으로 인상을 추진했다가 그만뒀다.담뱃값을 올리는 것이 금연의 요인이 되는지, 아니면 사는 게 힘들어 열불 나는 서민들이 담배조차 마음대로 못 피우게 되는진 딱 잘라 말하기가 어렵다. 건강과 관련짓는 것 역시 그렇다. 흡연이 건강에 이로울 건 없다. 백해무익하다. 하지만 상대적이다. 담밸 안 피워도 골골하거나 일찍 죽고, 골초인데도 별 탈 없이 오래 사는 사람이 있다. 장죽은 니코틴을 순화한 선조들의 지혜다. 길이 한 자가 넘는 긴 담뱃대는 절로 필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장죽을 비스듬히 누워 피우다 담뱃재를 재떨이에 탕탕 치며 털어내는 것은 양반들의 일상적 멋이기도 했다. 부자가 마주앉아 이런 멋을 부릴 수 없어 생긴 것이 어른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풍습이다. 일본이나 서구사회에서 부자가 맞담배질을 하는 것은 그들에겐 일찍이 장죽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상민들은 장죽이 금지되어 대가 한 뼘쯤 되는 곰방대로 담밸 피웠다. 또 시작된 담뱃값 연내 인상설각설하고, 담밸 안 피운 지가 이제 겨우 두 달이 넘는다. 안 피운다는 것은 아직 끊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려 3년이나 끊고도 다시 피우는 사람이 있고 보면 금연의 장담은 어려운 것 같다. 내가 담배를 안 피운 건 순전히 오기다. 담배 피우는 사람을 무슨 괴물 대하듯이 하기 때문이다. 내년부턴 서울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면 이제 10만원을 물린다는 것 같다. 난생 처음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운 것은 버스로 기억한다. 새파랗게 젊었을 적이다. 그땐 버스 좌석에 재떨이가 붙어 있었다. 혐연권보다 끽연권이 우선이었다. 그동안 춘풍추우 50년을 훨씬 넘게 피웠으면 어지간히도 많이 피웠다. 세태가 달라져 지금 버스 칸에서 담배를 피우다간 치도곤을 당할 것이다. 오직 혐연권만이 있을 뿐 끽연권은 철저히 무시되는 세상이다. 같은 정부 안에서 기획재정부 산하 담배인삼공사는 담배를 만들어 팔고, 보건복지부는 피우지 말라는 것도 이상하지만 문제는 또 있다. 정부는 국민 건강에 해롭다는 담배를 전매품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 개인 건강의 위해를 무릅쓴 흡연인들의 기여도(?)는 외면한다.담뱃값 2천500원 안엔 지방세(행정안전부), 지방교육세(기획재정부), 건강증진부담금(보건복지부) 등이 갑당 도합 1천549원77전이나 들어 있다. 담배를 안 태우는 나의 오기는 바로 이 같은 돈을 더는 천대받아 가며 내기 싫어서다. 담배를 안 태운다니까 끊는 비결을 알려준다는 별의별 소리를 다 듣게 됐다. 담배 생각이 간절할 땐 맹물을 배가 뺑뺑해지도록 마셔두면 한동안은 담배 생각이 안 난다는 말도 있었다. 금연 보조품 권고도 받았다. 그러나 다 부질없다. 작심하기에 달렸다. 흡연은 습관이다. 금연은 습관의 거부다. 그리고 습관은 심신의 욕구다.금연, 즐기는 맘으로 해야 가능담배와 싸운다고 생각하면 심신의 흡연 욕구를 견뎌내기 어렵다. 담배와 싸운다기보다는 담배를 달래가며 참는 것이다. 처음엔 아침에 눈 뜨자마자 가는 화장실에서 한 대 피워 물지 않는 것이 허전하여 일조차 제대로 볼 수 없었으나 습관 들이기에 달렸다. 담배 안 태우는 것을 고통스럽게 여기면 참지 못한다. 담배 안 피우는 것을 재미로 알면 한결 참기가 쉬워진다. 물론 문득 담배 생각이 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화딱지가 나거나 글이 막혀 쓰여지지 않을 경우다. 책상 한 켠엔 두 달 전에 피우다 만 에쎄 담배가 있고 라이터도 있다. 그러나 한 번도 손 댄 적은 없다. 하루 참고, 일주일 참고, 한 달 참은 것이 아까워 또 참곤 해 가며 넘어간다. 잘은 몰라도 끊게 될 것 같다. 정부가 담배 가지고 하는 짓이 아니꼽고, 흡연에 대한 사회적 냉대가 마뜩잖은 생각이 드는 이들에게 참고가 될까 해서 담배 안 피우는 얘길 했다.하루에 두 갑씩 피워 오천원이 들었으므로, 한 달에 십오만원이 절약된 셈이기도 하다. 나에겐 큰 돈이다. 임양은 본사주필

김정남과 김정은 사이

김일성을 빼닮은 것은 김정은이 아니고 김정남이다. 김정일도 아버질 별로 닮지 않았다. 김정남의 보도 사진을 보면 625 인공 치하에서 본 제 할아버지 사진과 영판 닮았다. 625 당시 김정남 할아버지가 지금의 김정남 나이와 비슷한 같은 30대다.김정남이 베이징에서 북한의 3대 세습을 개인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힌 일본 TV 아사히 인터뷰 보도에 김정남이 저러다가 죽지 않겠느냐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이한영의 경우가 있다. 이한영은 김정일의 전처 성혜림의 언니아들이다. 이한영은 김정일이 이모부가 되고 김정일에겐 이한영이 처조카다. 성혜림이 낳은 김정남과는 이종사촌인 이한영이 제네바에서 어학연수 중 우리 공관을 통해 귀순한 것은 1982년 8월이다.김정남, 중국이 보호한다그런데 그가 피살된 것은 1997년 2월15일이다. 이 무렵 이한영은 TV에 잇따라 출연, 김정일의 호화 생활을 폭로하고, 대동강 로열패밀리 서울 잠행 14년이란 수기를 출판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평양 중앙통신이 신경질적 반응을 보여 보복이란 용어를 노골적으로 써가며 한국 측을 비방하던 중, 돌연 이한영이 분당 집앞에서 권총 저격을 받고 숨졌다.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남파공작원들의 소행으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살해 지령을 받고 남파됐다가 체포된 공작원 2명도 같은 소속이다. 그러나 김정남이 이한영처럼 당할 확률은 제로에 가까울 만큼 지극히 낮다. 그것은 비록 형제가 배는 달라도 아직은 아버지가 있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다. 중국이 김정남을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 김정남이 베이징이나 마카오 같은 중국 지배하에서 생활하는 한 암살당할 염려는 없다. 중국 지도부가 김정일에게 셋째 아들의 권력 세습을 비준하면서, 김정남의 보호를 단단히 다짐받았을 공산이 높다.물론 여기에 내놓을 그에 대한 근거는 없다. 그러나 이유는 있다. 도대체 세 살 난 아이가 무슨 총을 쏠 수 있어 백발백중시켰단 말인가, 이 밖에도 말도 안되는 김정은 우상화에 중국 정부인들 속이 없을 린 없다. 술 한 병에 고기 1㎏이 뭐가 대단하다고 특배인가, 군사퍼레이드 세습 행사는 거창했을지라도 하는 짓이 싹수가 있어 보이지 않기는 후진타오 속내인들 다르지 않을 것이다.중국 지도부가 걱정하는 것은 김정일 사후에 닥칠 김정은으로서는 감당키 어려운 권력 투쟁이다. 이 과정에서 파생되기 쉬운 평양정권의 대남 도발은 중국이 원치 않는다. 그러나 반면에 정변이 나거나 붕괴될 순 있다. 이를 중국이 염려해 북의 예비 지도자로 점지해 두고 있는 것이 바로 김정남이다.중국은 한반도에 전쟁이 나는 것도 원치 않고 통일이 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지금의 김정일 정권이나 앞으로의 김정은 정권이 붕괴되면 곧 통일이 될 것으로 아는 것은 착각이다. 그 같은 혼란이 닥치면 휴전선을 넘는 난민이 밀어닥치는 것은 분명하다.한반도는 독일 통일과 달라그러나 한반도는 지정학상 독일과 다르다. 중국이 어떤 수단 방법으로든 평양정권의 존속을 획책한다. 정 안되면 베이징에 북의 망명정부라도 세울 것이다. 연유가 있다. 북녘 땅은 이미 사실상 중국땅이 다 됐다. 예컨대 지하자원은 거의가 중국 소유로 넘어갔다. 언젠가 완전 통일이 되어도 북의 망명정부를 앞세운 중국의 북녘땅 기득권 주장의 갈등이 심각할 것이다.그런데 중국이 북의 예비카드로 삼는 김정남이 누구보다 제 할아버지를 빼닮은 것은 권력의 순혈주의를 추구하는 북녘사회에선 이점이 될 수 있다. 반면에 중국도 불안한 점이 없지 않다. 가령 김정남이 중국의 주권 밖인 제3국에 나갈 경우다. 김정은 측이 중국 밖에서는 일을 저지르고 둘러댈 수 있다. 또 있다. 김정일 사후에 전쟁을 일으키는 경우다. 중국은 물론 전쟁을 원치 않지만, 저들이 먼저 터뜨리고 보면 중국 또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된다.평양정권의 3대 세습 이후 평양과 베이징의 왕래가 부쩍 왕성해졌다. 하루가 멀다 하고 오간다. 그들은 우호관계의 증진이라고들 말하지만 아니다. 후진타오의 친권 강화다. 중국의 영향력을 권력 세습의 틈바구니에서 거듭 확인하는, 이도 동북공정 작업이다. 임양은 본사주필

용주사의 승무

근대문학의 국민시인 조지훈(1920~1968경북영양 출생)이 쓴 시 승무(僧舞)를 옮긴다.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고깔에 감추오고 /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올린 외씨버선이여 /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눈물 나도록 시리면서도 은근한 정감을 느끼게 하는 시어(詩語)다. 무상(無相)의 달관(達觀)이다. 시인도 많고 시 또한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토록 많아도 승무를 형상화한 시는 이 한 편 뿐이다. 승무는 대표적인 민속춤의 하나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로 지정됐다. 유래에 대해 억불숭유 이후 민간에 의해 재연됐다는 설 등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모두 확실치 않은 추측이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펴낸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의하면 승무가 체계적으로 집대성된 것은 1930년대다. 당시 국고(國鼓)로 불리도록 북을 잘 친 한성준이 춤사위와 가락을 정리하여 1934년에 세운 조선음악연구소를 통해 손녀 한영숙 등 문도들에게 전승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발달하여 뒤에 유명해진 것이 박금설의 경기승무다. 조지훈의 시 승무는 1939년 문예지 문장 12월호에 발표됐다. 나이 스무 살에 이 시로 등단했다. 시의 산고(産苦)가 꽤나 컸다. 그리고 시의 산실(産室)이 다름이 아닌 바로 용주사다. 작가는 1956년에 펴낸 시론집 시의 원리(산호장 출판)란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한 편의 시가 이루어지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밟는가 하는 데 대하여 졸시 승무의 작시 체험을 말함으로써 시의 비밀을 토로하겠습니다. 내가 승무를 시화해 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기는 열아홉 때의 일이었습니다. (중략) 이 난산의 신(新)을 회태하기까지 나는 세 가지의 승무를 사랑하였습니다. 첫 번은 한성준의 춤, 두 번째는 최승희의 춤, 세 번째는 이름 모를 승려의 춤이 그것입니다. (중략) 참 승무를 보기는 열아홉 살 적 가을이었습니다. 그 가을 어느 날 수원 용주사에는 큰 재(齋)가 들어 승무 밖에 몇 가지 불교 전래의 고전음악이 베풀어지리라는 소식을 듣고 난 나는 그 자리에서 수원으로 내려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밤 나의 정신은 온전한 예술 정서에 싸여 승무 속에 용입되고 말았습니다. 재가 파한 다음에도 밤 늦게까지 절 뒷마당 감나무 아래서 넋 없이 서 있는 나를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이리하여 그 밤의 승무의 불가사의한 선율을 안고 돌아온 나는 이듬해 늦은 봄까지 붓을 들지 못하고 지내왔었습니다. (후략)작가는 이어 내가 승무를 비로소 종이 위에 올리게 된 것은 스무 살 되던 해의 첫 여름의 일입니다라고 했다. 그러니까 전년 가을에 시작된 산고가 이듬해 여름에 풀려 송년호에 발표하기까지 일 년도 더 걸린 셈이다. 승무는 스님만 추는 춤이 아니다. 속인도 스님처럼 차려입고 춘다. 여자만 추는 것도 아니다. 남자도 춘다. 조지훈이 그날 용주사에서 보고 그토록 용입된 승무는 아마 어느 말사의 비구니가 추었던 것 같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고깔에 감추오고 /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시어가 그렇게 말해 준다. 춤사위 또한 경기승무였을 것이다.조지훈은 박목월, 박두진과 함께 청록파 시인이다. 일제 말기엔 민족 정서로 항거했고, 광복 직후 카프(KAPF)의 프로문학에는 순수문학으로 문단을 지키고, 625 전쟁 중에는 종군문인단을 만들어 전쟁터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자유민주주의를 선양했다.오는 9일 열리는 정조대왕 탄생 258주기(週期) 기념 2010 화성 용주사 승무제는 실로 뜻깊다. 조지훈이 승무를 보고 몰입했던 것도 지금과 같은 가을이다. 비록 우린 그 같은 시인은 못 되어도 절로 생기는 시심은 살아가는 생명의 양식일 것이다.

조선로동당

남조선에서 미제국주의 침략군대를 몰아내고 (중략) 남조선 인민들(필자 주석종북주의 좌파세력)의 사회주의화와 생존권 투쟁을 적극 지원하고 (중략) 투쟁한다는 것은 조선로동당 규약 전문의 일부다.조선로동당 당원은 당과 수령,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위하여 헌신하는 주체형 공산주의 혁명투사이다는 당규약 1조다.따라서 로동당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에 의해 창건된 (중략) 혁명 조직(전문)으로서, 이의 당규약은 평양정권 즉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보다 상위 개념에 든다. 실제로 헌법 제11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로동당의 령도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라고 규정해 놓고 있다.당규약상 엊그제 평양서 열린 로동당 대표자회는 당의 최고지도기관(21조)으로 5년에 1회 소집하게 돼 있으나 건너 뛰어도 그만이다. 당중앙위원회는 필요에 따라 당대회를, 규정된 기간보다 빨리 또는 늦게 소집할 수 있다(21조)라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규약상 당대회가 없을 때는 당중앙위원회가 최고지도기관이 된다(14조 1항)이러므로 1966년 10월5일 제2차 당대표자회 이후 5년 주기로 열어야할 것을 44년 동안 갖지 않고, 또 모처럼 9월 상순에 열기로 했던 당대회를 온갖 소문 끝에 하순이 다 되어 가져도 규약상 하자가 없는 것은 당중앙위원회가 맘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제3차 당대표자회또 있다. 절대 복종의 원칙이다. 이는 당의 지상명령이다. 당규약 11조 2항은 당원은 당조직에 복종하고 (중략) 하급당 조직은 상급당 조직에 복종하며, 모든 당 조직은 당중앙위원회에 절대 복종한다라고 됐다. 이어 3항은 모든 당조직은 당의 로선과 정책을 무조건 옹호 관철하며, 하급당 조직은 상급당 조직의 결정을 의무적으로 집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야말로 무조건 절대복종만이 용인되는 일당독재 체제다. 정치기관들은 (중략) 당중앙위원회가 비준한 지시에 따라 조직되고 사업한다(55조)라고도 되어 있다.조선로동당 대표자회는 온 나라 전체 당원과 인민군 장병, 인민의 한결 같은 의사와 염원을 담아 김정일 동지를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하였음을 내외에 엄숙히 선포한다라는 것은 조선중앙 TV의 28일 오후 2시 방송이다. 인민들의 최대 영광이고 행복이며 민족의 대경사라고도 했다.그러나 규약에 총비서의 임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재추대를 안해도 여전히 부동의 총비서다. 굳이 재추대한 것은 이에 앞서 셋째아들 김정은을 일약 대장으로 임명한 후계자 공식화의 일환이다. 이번 당대표자회 고위직 개편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대장의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선임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신이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당중앙군사위에서 원래 없던 부위원장 자리를 새로 만들어 부자가 나란히 정부위원장을 맡았다.3대 세습 성공 못한다외신들이 이같은 북의 동향을 대서특필하는 것은 세기적 진문의 흥미거리 기사로 보기때문이다. 하필이면 동족이 21세기 지구촌에 유례가 없는 3대 세습의 희화적 화제에 올라 입방아 감이 되는 지 민망한 생각이 든다. 그러나 저들은 창피한 생각은 커녕 당당하다. 되레 주체의식이라고도 하고 우리식 사회주의라고도 한다.그러나 우리식 사회주의는 수정주의다. 피붙이 정권은 종파주의다. 일찍이 레닌이 우려하고 경계했던 수정주의와 종파주의가 북녘땅에서 판을 치고 있다.평양정권의 3대 세습은 성공할 수 없는 재앙의 불씨다. 김정일 위원장이 건강상 오래 살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의 사후에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 대장이나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아무리 후계자 조카를 옹위한다 하여도, 권력 투쟁이 불가피 하다. 이럴 경우 남북관계는 지금보다 더 긴박해 진다.요컨대 전대미문의 전설적 독재 신화가 연출된 것이 조선로동당 주축의 이번 제3차 당대표자회다. 이러면서도 민주주의를 한다고 저들은 말한다. 김정은 대장 동지는 문무를 겸비한 선군혁명 위업의 위대한 계승자라는 것은 당원 학습문서다. 이런 민주주의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임양은 본사주필

‘흥부네 11남매’ 이야기

스물한 살의 의젓한 첫아들에서 갓난 젖먹이 공주까지 11남매면 몇 살 터울일까, 정말 가장 한국적인 가정을 텔레비전에서 보았다.K1TV-인간극장에서다. 이 프로그램의 다큐 미니시리즈 5부작 흥부네 11남매다. 매주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닷새 동안 아침 7시50분부터 8시20분까지 방영된다. 지난 월요일 첫날 1부작을 우연히 중간에서 보았고, 2부작은 못 본 채 어제 3부작은 다 봤다. 오늘 아침 4부작에 이어 금요일인 내일 5부작이 모두 끝난다.한 자녀만 낳거나, 잘 해야 두 자녀만을 고집하는 것을 적게 낳아 잘 키우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즉 자녀와 부모의 행복을 위해서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 행복한 가정이 많긴 하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 본다. 자녀를 잘 키운다는 개념은 어떤 것이며, 행복의 실체적 가치가 뭣인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흥부네 11남매 가족의 행복은 그동안 실종된 한국적 가치를 재발견케 한다.용인에서 이런 일이전형적인 농촌의 단독주택이다. 대체로 내 방, 네 방이 따로 없다. 어디서나 밥상 놓고 공부하다, 졸리면 그 자리서 뒤엉켜 잔다. 라면을 끓여도 나중에 먹는 형제나 자매는 더 끓이기 귀찮으면 남은 국물에 밥 말아 먹는다. 바깥 놀이는 마치 운동회같다. 궂은 일이 생겨도, 좋은 일이 생겨도 11남매가 층층이 부추기고 다독거리며 서로 알아서 처리한다.어깨를 온통 파스 딱지로 도배하다시피 한 아버지가 누워 쉬면 중간 아이들은 다릴 주무르고, 꼬맹이들은 얼굴이며 배 위를 기어다닌다. 어머니는 작은 아이들 신경쓰느라, 큰 아이들에게 소홀해지는 것을 늘 가슴 아파 한다. 이래저래 울음소리도, 웃음소리도 가득하다. 그것은 곧 사람 냄새다.남매가 많아서 집이 좀 가난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아니다. 그만큼 사는 형편도 고맙게 여겨야 한다. 아니 부자다. 남매가 많은 것이 돈보다 더 귀하고, 보람되고, 얼마나 자랑스런 것인가를 앞으로 살면서 두고 두고 느낄 것이다. 그것은 샘물처럼 마르지 않는 행복의 원천이다.형제자매, 즉 남매가 많은 집 자녀들은 인간의 품성 개발이 앞서간다. 우애와 경쟁을 부단히 경험하며 성장한 아이들은 자기 주장의 이기심과 협조의 이타심을 구별할 줄 아는 인격 형성이 빨라진다. 어려서부터 대가족 간의 집단생활 속에 숙성한 인성은 사회생활 또한 원만하다. 농경문화시대의 원래 전통농가 대가족은 아버지 밑에서 형제들 가족이 함께 살았다. 그러므로 한 할아버지 밑에서 사촌이 살면서, 오촌 나아가 육촌이 나오기도 했다. 한 지붕 밑에서 육촌 난다는 속담이 있는 연유다. 이는 분가할 집이 없어서가 아니고, 노동집약형의 농경문화에 실효적 적응을 위해서였다.다자녀는 행복의 원천세상이 달라져 정보통신시대의 첨단화에 이르렀다. 전통적 농가의 대가족제는 소용이 없으나, 자녀가 많은 대가족의 인적 가치가 부정될 수 없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사회는 같기 때문이다.흥부네 11남매가 지역사회의 화제인 것이 자랑스럽다. 화면에는 장계부락이란 게 나와도 어딘 줄 몰랐으나, 처인구보건소가 나와 비로소 용인이란 것을 알았다. 용인시장님이 상을 줘야 한다는 것은 어느 용인시민의 말이다. 그렇다. 상을 줘도 단단히 줘야 한다. 요즘 정부가 저출산 대책을 쏟아낸다. 그러나 11남매의 부모는 그 같은 것과 무관한 자발적 기여다. 예컨대 국민훈장 같은 것을 흔히 관변단체장 등 공적을 부풀려 당치 않게 주기보단 바로 이런 국민에게 줘야 한다.그 많은 자녀의 인물이 모두 준수하다. 이토록 반듯하게 잘 키우고 가르친 부모가 김정수(49) 함은주씨(39) 부부다. 열두째 자녀도 기대할 수 있을만큼 아직 젊다. 운명이다라는 것은 함은주씨의 말이다. 그러나 역시 쪼들린 티가 김정수씨의 이빨에서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위쪽 앞니가 휑하니 빠진 지가 오래된 것 같은 데도 해 넣을 형편이 못되는 듯 하다.어떻든 이들 부부는 다자녀의 표상이다. 저출산 대책의 훌륭한 홍보대사다. 우리 사회가 아일 낳기 권장한다면, 이런 부부에게 응분의 대책이 강구돼야 공정한 사회라 할 것이다. 임양은 본사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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