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에도 함정이 있다.
17k를 18k로 알았다거나, 가품을 진품으로 속였다거나, 장품임을 몰랐다거나 하는 식이다.
특히 미래에 가치가 오를지 떨어질지 미지수라는 게 가장 큰 변수이기 때문에 금 구매는 보다 신중히 고민한 후 이뤄져야 한다.
2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금의 가치 판단은 ▲중량 ▲함량 ▲보증서 ▲3대 마크 등 네 가지를 명확히 확인하는 데서 출발한다.
먼저 ‘중량’이 포인트다. 단 0.1g 차이로도 1만 원가량의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중량 자체가 금의 큰 가치가 된다. 기본 단위인 돈은 3.75g을 뜻하는데, 1돈씩 늘어날 때마다 3.75를 곱하면 된다. 중량을 눈으로 가늠하긴 어려운 만큼 전문적인 측정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함량’도 관건이다. 금의 함량은 캐럿(k) 단위나 퍼센트(%)로 표시되며 24k는 999.9%, 18k는 75%(750), 14k는 58.5%(585)로 표기된다. 금매입 관계자들은 오래된 제품의 경우 순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업체의 검증을 권한다.
‘보증서’도 중요하다. 수원금매입전문점 운영자는 “개인 간 거래 시 일반인은 거래 제품과 보증서에 적힌 제품이 동일한지 확인하기 쉽지 않다"며 “‘금은방 동행 가능’을 명시한 판매자를 선택하거나 그런 말이 없어도 요청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전했다.
중량이나 순도 등에 대한 걱정을 덜려면 공신력 높은 국내 3대 검인마크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해당 마크는 태극 마크(한국귀금속감정원), 금자 마크(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무궁화홀 마크(한국귀금속보석기술협회)로, 표기가 정확할 시 재판매할 때 금전적으로 유리해진다. 다만 유사한 마크를 찍어 판매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금·은 투자 전문가이자 ‘골드 플레이션’ 저자인 조규원 씨는 “금을 단순 투자 상품이 아니라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한 보험으로 보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고 본다”며 “단기간 큰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물 금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면 금에 투입되는 값 외에 ‘보관 값’까지 생각해야 한다. 금을 보관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은행 대여 금고와 가정용 금고가 있다.
은행 대여 금고는 최소 예치금, 보증금, 이용료 등 조건이 은행마다 다르며 영업시간에만 이용할 수 있고, 50㎏ 이상의 가정용 금고를 사려면 십만 원대부터 많게는 천만 원대까지 돈이 들어 사전에 방법을 준비해두는 것이 유용하다.
보관의 어려움이 부담이라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고 금 펀드, 금 ETF를 통한 간접 투자를 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금을 사고 파는 건 개인의 자유지만 물리적인 부분을 떠나 심리적인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은 조심해야 한다.
최승욱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금속공예디자인학과 교수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부유층은 고급 주얼리를 안정적 투자처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 패턴이 일반 소비자에게도 고급화 소비를 촉진하는 아이러니함을 일으킨다”며 “팬데믹 이후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고가 주얼리 구매로 이어지는 현상도 관찰되는데 이는 ‘보복 소비’ 현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금 구매 시 ‘필요한 구매인지’ 고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임낭연 경성대 심리학과 교수 또한 “금값 상승은 군중심리를 자극해 ‘나도 사야겠다’는 행동으로 이어지기 쉽다. 반대로 금값 하락은 손실 회피 심리를 유발해 구매를 망설이게 하고 합리적 판단을 방해한다”며 “특히 외부 환경이 불안할수록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때 금은 개인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통제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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