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오피스 수상한 공실… 인근 근린생활시설도 ‘텅텅’

1년6개월 동안 약국·편의점 두 곳만 입주 주민들 불편 호소
부동산 “취약한 인프라 높은 가격 의문”… 소유주 ‘연락두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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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특혜의혹이 불거진 정자동 한국가스공사 부지 내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 70%가 1년6개월째 비어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은 오피스텔 건물 모습. 안치호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특혜 의혹이 불거진 정자동 한국가스공사 부지 내 업무용 오피스 건물 전체가 1년6개월째 공실(경기일보 4일자 1면)인 가운데 같은 부지 내 주거용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도 대부분 공실이어서 또 다른 의문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근생시설 소유주는 같은 부지 내 장기간 비어 있는 지상 21층 규모의 업무용 오피스건물 소유주이자 해당 부지 전체를 시행한 A시행사의 특수관계자로 확인됐다.

 

19일 성남시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 부지에 들어선 주거복합단지는 아파트 5개동, 주거용 오피스텔 1개동, 기부채납 건물 1개동 그리고 업무시설용 오피스 1개동 등이며 지난 2018년 4월20일 착공해 2021년 10월21일 준공 및 사용승인을 받았다.

 

이 중 주거용 오피스텔 건물은 25층 규모로 근린생활시설 지상 1층에는 10개 호실, 지하 1층에는 8개 호실 등 18개 호실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준공된 지 1년6개월이 지나도록 약국과 편의점 두 곳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비어 있다. 건물과 1㎞ 넘게 떨어진 대학병원 외에는 인근에 병원도 없는데 약국이 1층에 3개 호실과 지하 1층 1개 호실에 입주해 있다. 지하 1층에는 편의점 한 곳만 건물 한 편에 있어 찾기도 쉽지 않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특혜의혹이 불거진 정자동 한국가스공사 부지 내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 70%가 1년6개월째 비어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은 오피스텔 건물 모습. 안치호기자

 

근생시설 내부는 불이 꺼진 상가들이 대부분이어서 어둡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고 이곳을 찾는 사람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인근에 있는 부동산 세 곳을 찾아 문의한 결과 해당 근생시설은 매물로도 나와 있지 않은 상태로 온라인 포털사이트 부동산에만 올라와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다른 곳보다 임대료가 비싸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다. 신축 건물이어서 비쌀 수는 있지만 주변 인프라가 매우 좋은 것도 아닌데 지금 가격을 감당하고 들어올 업종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근생시설에 상가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던 아파트나 오피스텔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 강모씨(54)는 “상가 입점을 기대했는데 준공된 지 1년6개월이 지나도록 아직 약국과 편의점밖에 없다. 미용실이나 음식점 등 뭐라도 빨리 더 들어오면 좋을텐데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해당 근생시설 소유 관계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소유주는 B회사로 확인됐는데 이 회사는 같은 부지 내 21층 전체가 공실인 업무용 오피스 건물 소유주이자 부지 전체를 시행한 A시행사의 경영이나 영업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특수관계자다.

 

서류상에 나와 있는 B회사 주소로 직접 찾아가 본 결과 사무실에는 C업체가 들어와 있었다. 사무실은 필요 없으나 사업장 주소가 필요한 사업자를 위한 비상주 사무실을 운영하는 업체로 안에는 아무도 없이 불이 꺼진 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이와 관련해 과거 해당 근생시설의 소유주이자 현재 소유권을 가진 B회사의 특수관계자인 A시행사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한편 정자동 한국가스공사 부지 특혜 의혹은 가스공사가 이전하면서 매각 절차가 진행된 부지를 지난 2015년 시행사가 경쟁입찰을 통해 낙찰받는 과정에서 성남시가 업무·상업용인 부지에 주택 개발을 허용해주고 건물 기부채납 등을 조건으로 용적률을 상향해 주는 특혜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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