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조사 시작 12시간여만인 10일 오후 10시40분께 검찰 청사에서 빠져 나왔다. 그는 다시 한번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검찰 측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법정에서의 진실공방을 예고했다.
이날 조사를 마치고 나와 기자들 앞에 선 이 대표는 “조사 과정에서 충실하게 설명할 것은 설명했다”며 “검찰이 기소할 것은 명백하고, 조사 과정에서도 그런 점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제시되는 여러 자료를 봐도 납득할 만한 그런 것은 없었다”며 법정공방 역시 무리 없이 치러낼 것임을 내비쳤다.
특히 이 대표는 이날 출석 당시와 마찬가지로 제1 야당 대표로서의 권위를 유지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조사하는 검찰도 고생 많았다”,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고 함께해주신 많은 분께 감사하다” 등의 발언으로 조사보다는 통상적 일정 소화에 따른 소회 표명 정도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박홍근 원내대표, 정청래·장경태 의원 등 민주당 지도부 및 의원들과 동행해 검찰에 출석했던 이 대표는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이들과 함께 했다.
이 대표가 청사를 빠져나오자 오전부터 성남지청을 지키고 있던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은 각각 “이재명은 고개를 숙이라”거나 “이재명은 무죄다”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날 이 대표는 오후 7시30분께부터 조사를 마치고 조서 검토를 시작했지만, 4시간이 넘도록 청사를 빠져나오지 않았다. 이는 그만큼 검찰과 이 대표 간의 공방이 치열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통상 조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조사 대상은 자신이 한 말과 다르게 기록되거나 왜곡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을 바로잡게 되는데, 이 과정이 길어졌다는 것은 수정 여부를 두고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같은 양측의 공방은 검찰의 기소 이후 재판 과정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할 당시인 2014~2017년 두산건설과 NH농협은행 성남시지부, 네이버, 분당차병원, 현대백화점, 알파돔시티 등 기업 6곳으로부터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여원을 받고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는 게 핵심이다. 기업별로는 두산건설과 농협이 50억원, 네이버가 39억원, 분당차병원 33억원, 현대백화점 5억6천만원, 알파돔시티 5억5천만원 가량이다.
검찰은 이들 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조사에서 후원금 및 광고비 지급에 대한 강요를 받았다는 내용의 진술을 이미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대가성 입증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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